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45화

리나네기 2020. 1. 1. 12:00

(역자 잡담: 몇번이고 언급하는거지만, ソルダートJ는 솔다트 J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탈리아어로 병사를 의미하는 Soldato로 표기하기 때문에 솔다토가 맞습니다.)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GGG 블루와 그린은, 죽음을 각오한 작전에 나선다.
아직도 광룡과 암룡의 기체에 잔류해 있는 트리플 제로를 활용하여, 월룡, 일룡과의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을 감행. 매우 강력한 출력을 지닌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과 대항하자는 작전이다. 하지만 그것은, 월룡과 일룡이 트리플 제로에 침식될때까지의 얼마 되지 않는 시간동안 해치워야 한다는 가혹한 일. 조금이라도 침식을 늦추기 위하여, 월룡과 일룡에는 마모루와 카이도가 타게 되었다.
그리고, 칙술루브 충돌구에서 드디어 시작된 용신 형제와 용신 자매의 사투. 한편, 그 싸움에 패계왕 킹 제이더를 개입시키지 않기 위하여, 가이, 케이타, 히노키가 죽음을 각오한 싸움에 도전한다!



number.07 煉 -PURGATORY- A.D. 2017(6)



7(承-前)


불타는 듯한 날개를 펼치고, 오렌지빛의 오라를 전신에서 내뿜은 거대한 기체가, 땅을 울리며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의 앞에 내려섰다. 높이는 100m를 넘고, 좌우로 펼쳐진 여러 날개는 심지어 500m 이상에 이르고 있다. 거인이라기보다는 후광을 뿜는 초거대 천수관음상으로조차 보이는 그 모습이 내뿜는 위압감은 엄청나다. 가오가이고의 양 헤드 안에서, 케이타와 히노키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 아아아……」

가오가이고를 등으로 감싸듯 앞으로 나서는 가오파이가. 그 모습을 보고, 패계왕 킹 제이더의 오라가 흔들렸다. 얼굴과 겹쳐진 오라가 미소로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여전히, 약해빠진 녀석들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구나……… 가이」

사악한 미소로 보이는 패계왕에서 들린 것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르네」

각오하고 있었다. 라는 말투로 가이가 사촌동생의 이름을 말했다.
르네 카디프 시시오(Renais Cardiff Shishioh)――패계 환룡신이나 패계 강룡신 속에 있다고 추측되는, 이번 작전의 최중요 보호대상. 시시오 라이가의 딸이다. 가이에게 있어서는 사촌동생이며, GGG 블루의 장관인 아카마츠에게 있어서는 이복동생에 해당한다. 그녀는 레프리진 지구에서 우연히 조우한 솔다토 J와 전사인 탓에 통하는 것을 느끼고, 솔 11 유성주와의 결전 동안, 킹 제이더로서, 함께 메가퓨전했었다.
오렌지빛의 오라로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아마 그 아래의 거체의 전신은 백은빛으로 빛나고 있겠지. 가오가이고가 카이도의 J주얼과 마모루의 G스톤을 공진시켰을 때 처럼.
가이는 전율을 느꼈다. 안 그래도 가오파이가나 가오가이고를 상회하는 파워를 지녔던 킹 제이더가, G와 J의 공진으로 출력을 대폭 증대시키고, 게다가 트리플 제로로 강화되어 있다. G 아일랜드 시티 이래, 몇번의 교전을 거치면서, 그 무시무시한 성능은 몸으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망칠 수 없다. 이길 수 없다고 해도, 휘룡신과 신룡신이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을 이기고, 시시오 라이가를 되찾는――그 목적을 달성할 때 까지는, 패계왕 킹 제이더의 발을 묶어놔야만 하는 것이다.

「이상한 일도 있군…… 예감이 든다, 가이」

르네와 교체하듯 들려온 것은 남자의 목소리다. 때로는 적으로, 가끔은 아군으로 있었던 전사의 목소리.

「지금까지, 네놈과 나 사이에 결착이 나지 않은 채였지. 하지만, 오늘 이 날이야말로, 결착의 시간. 이곳이 우리들이 결착을 낼 곳!」

압도적인 힘을 배경삼아 한 선언. 케이타와 히노키와 마찬가지로 가이 역시 공포를 느꼈다. 그래, 시시오 가이는 공포를 모르는 자가 아니다. 그가 죽음의 공포. 소중한 것을 잃는다는 공포를 느낀 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그 때마다 극복해왔다――지켜야 할 사람들과 수많은 동료들이 있기에 솟구치는 〈용기〉의 힘으로. 그렇기에 생물의 본능으로서 뒤로 물러서려는 다리를, 초월한 혼을 통해 한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소리쳤다.

「솔다토(Soldato) J…… 넌 두가지가 틀렸어!」
「뭐라고?」

솔다토 J는 허를 찔렸다. 그건 일찍이, 그 본인이 몇번이고 가이에게 던졌던 말이었다.

「하나, 네 예감은 빗나갈거야!」
「……호오」
「그리고, 두번째. 내가 결착을 낼 상대는, 긍지 높은 전사. 너 같은, 패계의 권속 따위가 아냐!」
「훗…… 남의 말로 설득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건가?」
「아아, 분명히 예전의 네가 했던 말이었지. 하지만…… 그러니까, 네 속의 무언가에게 한 소리다. 전사였던 그 무렵의, 긍지 높은 솔다토 J에게!」
「………」

그 말에, 패계의 권속에서 제일가는 전사는 응하지 않았다. 대신 말한 것은 르네다.

「너희들, 티타임은 그 정도로 해 두라고. 작전이겠지, 가이. 그 도발…… 시간벌기에 계속 어울려줄 필요는 없다고, J」

그 정확한 지적에 가이는 이를 갈았다.

(역시, 저 녀석에게는 뻔히 보였나……)

감정파(直情径行)로 보이지만, 가이도 르네도 세계 10대 두뇌라 불린 과학자를 가족으로 지닌 자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 이기는 것이 아닌, 휘룡신과 신룡신의 싸움에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 목적이라는걸 단숨에 간파당했다. 둘의 몸에 흐르는, 동일한 시시오의 피이기에 가능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훗, 그렇군…… 전사가 해야 할 것은 대화가 아니다! 싸우는 것이야말로 나의 존재의의!」

J의 말과 함께, 패계왕 킹 제이더가 양손을 들어올렸다.

「5연 메이저포, 반중간자포, ES미사일――」

온다! 그 직감과 동시에, 가오파이가는 자세를 취했다.

「전 일제사격(全斉射)!!」

패계왕의 전신에서 눈부신 섬광이 쏘아진다. 아니, 빛으로 보인 것은 무수한 무장이다. 양손의 손가락 끝에서 유도방출에 의한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팔뚝 바깥쪽에서, 물질 결합을 파괴하는 반 중간자 빔! 그리고, 양 다리쪽에서 ES공간을 경유하여 회피하기 힘든 유도탄이, 일제히 쏘아진 것이다!
가오파이가는 상공으로 이탈하려다가 포기했다. 바로 등 뒤에, 가오가이고가 옴짝달싹 못 한채로 서 있었던 것이다.

「케이타, 히노키!」

가이는 둘을 부르며 가오파이가를 뒤로 도약시켰다. 가오가이고를 안고 그대로, 같이 대지를 구른다. 즉시 윗몸만을 일으켜, 차례대로 날아오는 메이저포와 반중간자포를 향해 왼팔을 치켜들었다.

「프로텍트 월!」

하지만 동시에, 그 등 뒤에서 열린 ES윈도우에서, 무수한 ES미사일이 나타나 덤벼들었다. 마이크로웨이브나 빔은 겨우 튕겨냈지만, 배후지근거리에서의 미사일 직격을 피할 수 있을리 없고, 물리공격에 적중당한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는 땅에 내팽겨쳐졌다.

「크윽…… 케이짱! ……제대로 컨트롤 해!」

가오가이고의 하부, 움헤드의 히노키가, 메인이 된 상부 세레브헤드로 소리쳤다.

「으악…… 미안…… 히노키…… 가, 가이 씨…! ……저」

간신히 제정신을 찾았는지, 케이타의 비통한 목소리가 가이에게도 들렸다.

「똑바로 서! 케이타!」
「아, 넷, 죄송함다!」
「사과는 됐어, 다음이 온다!」

가이가 경고한 직후, 용사왕들의 주변에 차례대로 시간차로 ES윈도우가 열린다. 그곳에서 솟아나오는 미사일 폭격을 어떤 건 피하고, 어떤 건 방어하며, 가이도 케이타도 히노키도 필사적으로 돌아다녔다.

「포르코트 씨,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제로로보의 상대를 하고 있던 상룡이, 옆에 있던 빅 포르코트에게 필사적으로 말을 걸었다. 평상시라면 잘못 불렀다고 실수를 지적할 빅 포르코트였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자신의 임무에 집중하게, 소년! 지금 우리가 가더라도, 발목만 잡을 뿐이다」
「……그 말대로입니다. 우리들은 흑화를 막는데만 전념하죠!」

빅 볼포그가 빅 포르코트의 말에 동의했다. 상룡도 그 이상 반론하려 하지 않았다. 초AI가 첩보로보들이 맞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 못할 녀석이, 야마츠미의 함상에서 소리쳤다.

「어이, 가오파이가…… 든 가오가이고든, 어느쪽이라도 좋으니까, 날 써!」
「안 돼, 골디!」

ES미사일의 연속공격을 울텍엔진의 높은 기동력으로 피하며, 가이가 소리치며 대답했다.

「지금 중요한건 민첩한 기동성이야. 제자리에 멈춰서면 당해!」
「하, 하지만!」
「네 차례는 분명 올거야! 거기서 기다려!」

골디 더블마그는 침묵을 지켰다. 납득해서가 아니다. 가이의 목소리에 깃든, 귀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존다와의 싸움 도중 기동한 이래, 몇번이고 같이 궁지를 넘어왔었다. 그런 골디조차, 들은 적 없는 열백이 담긴 기합이었다.



8


「오로라! 일루전!」

휘룡신과 신룡신을 무수한 패계 환룡신이 둘러싼다. 진짜는 하나 뿐. 나머지는 얼음으로 생긴 허상이다. 당황하며 주변의 서치에 모든 회로를 돌리는 여동생들을 향해, 패계 강룡신도 공격을 쏘았다.

「멜팅! 허리케인!」

초고열의 폭풍이 둘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이것에 반응한건 하나뿐이었다.

「그 공격은 예측했었습니다…… 암야(暗夜)와 신월(新月)의 노을―――

신룡신은 조용히 중얼거리더니, 등의 무장을 좌우로 전개했다. 오른쪽의 프로텍트 프로텍터는 프로텍트 쉐이드의 간이형이라 해야 할 여섯 방어유닛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한데 모으면, 원본에도 필적하는 방어력이 된다. 한 덩어리가 된 프로텍트 프로텍터는 열풍을 정면으로 받아내 확산시킨다! 게다가 왼쪽의 멀티플 암드 컨테이너에서 수십발의 유탄이 쏘아졌다. 공중에서 작렬한 유탄에서 무수한 파편이 흩뿌려지며 얼음의 허상은 차례대로 박살나고 흑연에 휩싸인다!

「제법이군, 여동생아……!」

앞이 보이지 않는 연막 속에서 여유롭게 서치하는 패계 강룡신. 유탄의 파편과 얼음조각이 반짝이며 흩날리는 가운데, 밝게 빛나는 수려한 모습이 위쪽으로 뛰어올랐다.

「YAAAAAAA! 머리 위쪽의 서치, 텅 비어있다고요, 오라버니!」

하이텐션의 외침과 동시에 휘룡신도 등의 무장을 전개했다.

광휘(光輝)와 일륜(日輪)의 궁시(弓矢)―――

왼쪽의 브로큰 브레이커 여섯이 일제히, 패계 환룡신의 머리를 향해 쏟아진다. 하지만 공격용 유닛의 난타는 직격하지 않았다. 패계 환룡신이 왼팔의 전자하대덴 잔 호를 방패로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섯 유닛에 의한 무자비한 난타로, 전자하대는 방어 일변도로 돌 수 밖에 없는 상황!
그 틈을 노린듯 쏘아지는 메이저포. 휘룡신의 오른쪽에서 쏘아진 날카로운 열선이, 패계 환룡신의 머리부위를 저격했다!

「어이쿠!」

겨우 흉부 미러실드로 저격을 튕겨냈지만, 전자하대의 방어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브로큰 브레이커 하나가 복부에 직격한 패계 환룡신. 뒤로 날려지지만, 그 기체를 패계 강룡신이 받아냈다.

「제법, 하는군」

패계 환룡신의 말에, 이미 방심따윈 없었다. 강적을 앞에 둔 긴장감이 담겨져 있었다. 애당초 초룡신과 격룡신은, 공방이 뛰어난 밸런스형 합체 비클로보로 개발되었다. 기적의 시머트리컬 도킹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그건 변함없다.
하지만, 여동생들의 경우, 공격중시의 광룡과 공격특화의 일룡. 방어특화의 월룡과 방어중시의 암룡이 합체하는 것으로, 혼자서 오빠들의 공격을 막고, 혼자서 죽창(痛打)을 퍼붓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스모로 치면 밸런스형인 운류카타(雲龍型)인 오빠들과 대비되어, 특화형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시라누이카타(不知火型)인 여동생들. 전지로 비유하자면 병렬연결의 지구전 타입인 형제 VS 직렬연결의 단기결전 타입의 자매라고 할까. 트리플 제로라는 요소를 고려하여, 그녀들의 사양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격형의 휘룡신에 탑승한 마모루와, 방어형의 신룡신에 탑승한 카이도는, 그 운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주 : 운류카타 / 시라누이카타. 요코즈나 도효이리(横綱 土俵入り)의 양대 형식. 도효이리란 스모선수가 씨름판에 나설 때 행하는 의식이다. 동시에 각 스모 역사의 공격 패턴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운류카타는 공방 밸런스형, 시라누이카타는 공격 특화형이다.)
「잘 하고 있어……휘룡신. 이대로 모두를 구하는거야!」
「하지만 오래는 못 버텨…… 서둘러, 신룡신」

내G시트로 전투의 충격을 버티며, 마모루와 카이도는 트리플 제로의 침식에 저항하고 있었다. 아무리 싸움이 우위라고 해도, 결착이 나기 전에 침식당해버리면 모든 것이 의미 없어진다. 이 전투에 진다는 것 만이 아니다. 오늘이 인류 최후의 날이 될지도 모르는거다――

「………네, 알고 있어요」
「YEAH! 어서 파티를 끝내버리죠!」

신룡신과 휘룡신은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 들키지 않도록, 외부 발신을 차단하고 운전석의 청년들에게 말을 걸었다. 자매기지만 기적의 시머트리컬 도킹에 의해, 퍼스널리티에 커다란 차이가 생긴 것도 개발시의 상정에서 빗나갔겠지.

「과연…… 공격형끼리와 방어형끼리의 합체 콤비네이션인가」

감탄한듯한 패계 환룡신의 목소리에, 패계 강룡신도 동의했다.

「각각 특기로 삼는 영역에서는, 우리를 웃돌 수 있다는 건가. 제법인데」

오빠들의 칭찬에, 여동생들이 가슴을 폈다

「YAAA, 그 말대로에요!」
「……오라버니들, 이대로 저희들에게 돌아와주시지 않겠어요?」

신룡신의 말에는 술책도, 뒤의 의미도 섞여있지 않았다. 그저 솔직히, 진심을 담은 마음이다.

「여동생들아, 그 마음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너희야말로 "이쪽"으로 와서, 우주의 섭리에 따르는거다」
「알고 있다고, 그 기적의 시머트리컬 도킹…… 트리플 제로를 쓰고 있겠지?」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이 말을 이었다.

「이미 기체는 우리들쪽에 다가왔을거다」
「초AI도 바로 뒤를 이어라…… 편해질거다」

휘룡신과 신룡신의 마음을 강하게 흔드는 유혹이었다. 이미 초AI의 일부에 트리플 제로의 침식이 시작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우주의 섭리에 따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이지만 확실히 존재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경애하는 오빠들에게로 가고 싶다는 마음은 강렬했다.

(휘룡신……)
(신룡신, 너는……)

마모루와 카이도는 숨을 죽이고, 둘의 대답을 기다렸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지금은 자신들이 말을 걸 순간이 아니다. 휘룡신과 신룡신의 초 AI가――마음이, 스스로 생각하여, 판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라는 것을.
마모루와 카이도에게 있어서, 영원이라 생각되는 몇초의 침묵 후, 처음으로 말을 꺼낸 것은 신룡신이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확실히 편해지겠죠. 하지만 오라버니들. 암룡과 광룡의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패계의 권속이었을 무렵, 아무리 충족과 안식을 느끼고 있었다지만, 그 때 해 버린 일이, 그 후에 얼마나 자신을 책망하는지를……」
「HOOO, 그리고 일룡과 월룡의 마음도 알고 있는걸! 패계의 권속이 된 한 때의 동료와 싸우는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그러니까 저희는 패계의 권속으로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라버니들을 되찾겠어! 모든것이 끝난 후, 마음껏 어리광부리고, 속죄시키겠어요!」

휘룡신과 신룡신의 소리는, 오비트 베이스의 메인 오더룸에도 들리고 있었다.

「젠장, 저 녀석들, 사람 울게 만들고 있잖아……」

코를 훌쩍거리며, 아카마츠가 눈가에 고인 눈물을 소맷자락으로 닦았다. 그 앞자리에 있던 양은, 눈 앞의 모니터를 보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들을 되찾을 타이밍을 놓치지 마, 시간이 없다!」

모니터에는 휘룡신과 신룡신의 초AI가 침식 당해 버릴 때까지의 카운트다운이 표시되어 있었다. 물론 추정치에 지나지 않지만, 그 숫자는 이미 200 아래로 떨어졌다.

「헷, 아무래도 전력으로 싸울 수 밖에 없겠군!」
「이쪽은 이렇게 싸울수도 있다고!」

패계 환룡신은 왼팔의 전자하대덴 잔 호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동시에 패계 강룡신은 오른팔의 쟈오단지를 발 아래로 내렸다.

「하아아앗!」

두 거체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쟈오단지와 덴 쟌 호에는, 확실히 풍룡과 뇌룡을 비상시키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합체상태의 거대한 저 덩치를 부상시킬 줄이야―――트리플 제로에 의해 강화된 초상능력이다.
이대로는 상공에서 일방적으로 공격받는다――그리 예감한 휘룡신과 신룡신은, 동시에 같은 이름을 불렀다.

「상룡…… 오세요!」
「네, 누님들!」

빅 볼포그, 빅 포르코트, 마이크와 함께 제로로보와 싸우고 있던 상룡은 바로 비클모드가 되어, 누나들에게로 향했다. 고속 애크러뱃 비행이 가능한, 상룡만이 갖추고 있는 특수한 울텍 유닛을 풀 가동시키며.

「저녀석은…… 막내인 상룡인가」
「알고 있다고. 원래는 우리들을 위해 개발된, 비행 옵션이다」

오빠들은 시각 서치로, 접근하는 상룡을 파악했다.

「과연, 최후의 수단이라는건가」
「그러면 먼저 쓰러트릴 뿐!」

한팔의 장비로 비행하며,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은 다른 한 팔로 공격한다. 팔뚝 파츠에 짜넣어진, 빙룡의 프리징건과 염룡의 멜팅건. 그들 치고는 위력 낮은 공격이지만,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그 총격의 연사는, 상룡의 주변을 둘러싸서 퇴로를 막은 뒤 서서히 중심으로 조준이 좁혀진다. 애크러뱃 비행을 특기로 삼는 상룡도 도망갈 곳이 없어지면 직격을 맞는 것은 필연. 그 경량급의 기체는 단숨에 산산조각났다. 처럼 보였다――

「아니, 아냐!」
「허상인가!?」

패계 천룡신과의 싸움 도중에 사용한, 프로젝션 빔 발사장치 〈우츠세미〉. 산산조각난건 허공에 투영된 허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진짜 상룡은 〈우츠세미〉로 영상을 상공에 투영시키며, 초저공비행으로 누나에게 향하고 있었다――휘룡신에게로.

「YEAH, 가요…… 트리니티 도킹!」
슬레이브 모드로 이행한 상룡이, 휘룡신의 등에 도킹했다.

「상휘룡신(翔輝龍神)!」

삼체합체로 상휘룡신이 된 합체 비클로보는, 하늘색의 날개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부탁합니다. 상휘룡신……」

땅에서 바라보는 신룡신. 전투 개시 전. 야마츠미 함내의 브리핑시 그녀들은 결정했던 것이다. 상룡과 합체할 수 있는 것은 휘룡신과 신룡신중 하나 뿐. 그러면 망설임 없이 상휘룡신을 탄생시키자. 라고――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할 때까지의 얼마 되지 않은 시간동안, 목적을 달성해야만 하는 가혹한 싸움. 그러면 방어를 버리고서라도 공격을 택해야만 한다. 그 판단 탓의 선택이지만, 지상에 남아야만 하는 신룡신은 살을 에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어왔다.

「Hey, My Friend. No Problem이라GO」

뒤돌아본 신룡신이 본 것은, 공중에 부유하는 스튜디오 7을 탄 붐로보 형태의 마이크 사운더스 13세다.

「Lady를 위해서라면, 스튜디오 7도 Rental OK라GO!」
「고마워…… 마이크」

저공에 체류중인 스튜디오 7에서 마이크가 뛰어낼자, 교차하는 순간 하이터치를 주고받으며, 신룡신이 대신 뛰어올랐다. 하지만――

「꺄아!」

합체 비클로보의 기체중량은 마이크의 10배 이상이다. 양 어깨에 한기씩의 울텍엔진이 탑재되어 있다고는 해도, 요동치며 저속비행할 수 밖에 없었다.

「Wow! 역시 무거웠나!」
「………아가씨에게 창피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I'm sorry……」

흔들흔들 날아오르는 스튜디오 7 위에 주저앉아서, 스러질듯한 소리를 내는 신룡신에게, 마이크는 땅에서 사죄했다.

칙술루브 충돌구의 상공을 비상하는 세 용신. 그들은 2:1로 나뉘어져 격렬히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의 맹공에 대한, 상휘룡신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었다.
패계 환룡신은 왼팔의, 패계 강룡신은 오른팔의 장비를 비행에 쓰고 있기에, 최대 위력의 필살기를 쓸 수 없다. 반면 합체 비클용의 순정 그리아노이드인 상룡의 기능으로 비행하는 상휘룡신은 고도의 기동성으로 대항하고 있었다.

「프리징 라이플!」
「멜팅 라이플!」

패계의 권속 둘의 공격을, 높은 기동성으로 회피해가는 상휘룡신. 때때로, 상룡에게 탑재된 〈우츠세미〉를 통한 프로젝션 의사영상 투영으로 변환자재로 희롱해가면서. 그리고, 자유로운 양 팔로 마음껏, 반격을 해간다.

「프라임로즈의 달! 브로큰 브레이커!」

물론 치명상을 줄 수는 없지만, 공격은 일방적으로 히트해간다. 그래도 상휘룡신의 마음속에는 초조함만이 가득했다.

(OH! 오라버니쪽을 막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공격을 맞춰야 하는거야!? 이쪽은 한발이라도 맞으면 끝인데!)

방어력이 매우 낮은 상휘룡신에게는 여유가 없다. 게다가 트리플 제로에 의한 침식의 타임리미트도, 계속해서 다가오는 중. 그리고 메이저와 공격유닛의 연타를 맞았어도,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의 아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흥, 고기동을 통한 공격……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인가」
「훌륭한 공격이지만, 봉하는 수단이라면 얼마든지 있다고」

형제는 반신의 무기를 동시에 쏘아냈다.

「프리징건! and 라이플!」
「멜팅건! and 라이플!」

냉각 에너지와 작열 에너지의 사선이, 공중에서 십자포화를 그린다.

「큭, 맞을 수는―――!」

상룡의 울텍엔진을 최대출력으로 가동시켜 전부 회피하는 상휘룡신. 하지만 계산된 사선은, 그녀의 눈 앞에서 교착했다. 아니, 격돌했다!
패계 환룡신은 기체 내부의 냉각액을 동격시켜 쏘아낸다. 그것이 패계 강룡신의 공격에 부딪힌 순간, 순간적으로 엄청난 증기가 발생한 것이다. 단숨에 말하지 않고도 연계플레이를 떠올려, 쏘아낸 공격을 한 점에서 충돌시킨다――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밖에 할 수 없는 기술이겠지.

「NEIN! 앞이 안 보여!」

증기폭발로 시야가 가로막혀, 공중에서의 자세제어에 지장이 발생한 휘상룡신. 프로젝션 빔으로 허상을 투영해서 피하려고 한, 바로 그 순간. 하얀 증기 속에서 두 그림자가 뛰쳐나왔다!

「늦었어. 자, 잡았따고!」
「도망치는 것도 여기까지다!」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은, 앞 뒤에서 상휘룡신의 본체를 붙잡고 졸랐다.

「오라버니들, 저를 파괴할건가요!」
「아니, 귀여운 여동생에게 그런 짓은 하지 않아」
「그래. 이대로 느긋하게 패계의 권속이 되어주는걸 기다릴 뿐이지」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이, 상냥하게……라고도 할 수 있을 말투로 속삭였다. 그래. 여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증오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서서히 트리플 제로에 마음이 침식당하면서, 상휘룡신은 서서히 저항을 멈추고 오빠들에게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건 후면 유닛으로 동화되어 있는 상룡도 느끼고 있었다.

(아아…… 이게…… 트리플 제로에 의한…… 침식……)

상휘룡신이 오렌지빛에 휩싸이려는 바로 그 순간―.

「안 돼, 상휘룡신! 마음을 강하게 먹어!」

왼쪽 어깨의 운전석에서 외부에는 연결되지 않는 회선으로 마모루가 소리쳤다.

「가이 형이 말했어…… 트리플 제로에 대항할 수 있는 건, 강한 마음이라고! 그것만 있으면 우리는 절대 지지 않아!」

상휘룡신이 놓아버릴 것 같은 의식을, 그 소리가 계속 붙들어 맸다.

지상에서도 마이크가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었다.

「디스크 P로 상휘룡신의 하트를 타오르게 한다면……」

말을 꺼냈다가, 마이크는 깨달았다. 그래, 디스크 P를 쓰면 분명히 상휘룡신의 GS라이드를 활성화시켜서, 일시적인 출력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도 효과를 발휘한다. 그들 역시, G스톤을 지니는 용자니까.

느린 탓에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스튜디오 7 위의 신룡신도, 자매의 위기를 눈치챘다.

「마음이 져서는 안됩니다, 상휘룡신……!」

절망적인 마음을 담아, 그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아득하게 위인 상휘룡신에게도, 패계의 권속들에게도 그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신룡신 안의 카이도도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쉘부르의 비나 프로텍트 프로텍터등의 장비가 닿을 거리가 아니다. 주변에 가세 가능한 아군도 없다. 지금 당장 자신이 뛰쳐나가도 늦는다.

「마모루!」

무심코 소리친 그 목소리는,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중인 현 상태에서는 마모루에게 닿을 리 없지만, 상휘룡신 안에서도 마모루는 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다.

「이쿠미……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바로 뛰쳐나가서 가세하고 싶지만, 자신이 내부에서 저항하지 않으면, 상휘룡신은 단숨에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릴 것이다.

「아아…… 상휘룡신이…… 이젠……」

지상의 신룡신이 절망에 꺾일 것 같은 그 순간, 머나먼 곳에서 소녀가 소리쳤다.

올거야クルヨ!!』

그 목소리는 신룡신에게 닿지 않는다. 하지만, 허공에는 림피드 채널에 의한 마음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다음 순간, 신룡신의 눈 앞에 〈소키우스의 길〉이라 불리는 차원게이트가 열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허공에 샤라의 괴로운 울음소리가 울린다. 이어서 라칸, 라미아, 유우야, 라이, 히이라기, 가쥬마루가 나타났다.

『음… 아무래도 상황은 촉박한 것 같군』

라칸의 의사에, 망설임 없이 유우야의 의사도 겹쳤다.

『데우스의 말이 되는 것은 바라는건 아닌데……』

바로 가쥬마루의 의사가 소리쳤다.

『이렇게 된 이상 할 뿐이야!』

그에 뒤잇는 히이라기의 의사.

『나도…… 할거야』

능청대는 태도의 의사는 라이.

『소인도 준비완료랍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상황확인을 마친 라미아가 호령을 외쳤다.

『우리들, 솜니움…… 간다』

라미아의 의사와 함께, 베터맨들은 꺼내든 아니무스의 열매를 먹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그들의 몸이 부풀어 올라, 오우그, 루메, 투르바, 폰두스, 아리만. 그리고 네브라라는 변신형태로 모습을 바꿔갔다.

『음…… 우둔한 자들이여, 나를 따르라. Pectophores.Sanctus!

라칸의 변신형태인 오우그의 흉선에서, 무지개빛의 입자가 뿜어져 그 입자를 쐰 베터맨들은 퍼즐처럼 전신의 형태롤 재조립해갔다. 여기까지 겨우 몇초만에 일어난 사건에, 패계의 권속인 형제의 초AI는 정보처리가 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뭐야?」
「뭘 한거지?」

신룡신의 오른쪽 어깨에서 그 광경을 바라본 카이도도 경악했다.

「이건…… 목성에서와 같은건가!?」

다음 순간, 그 머리속에 라미아의 의사가 전해져왔다.

『숨어 있는 자(影なる者)여…… 우리들은 너희의 톱니가 되마』
「뭐!?」

초AI는 전파와는 다른 의식의 파장인 〈림피드 채널〉을 순식간에 수신, 해독할 수 없다. 시간절약을 위한건지, 라미아는 신룡신에게 탑승하고 있는 카이도에게 그 의지를 전해온 것이다. 라미아의 의사가 의미한 것――그건 바로 판명되었다.
여섯 솜니움 변신형태가 마치 무장한 갑옷인 듯, 신룡신의 전신에 덮어씌워졌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 스스로를 최선(Better)의 형태로 변모시키는 종족. 그리고, 이것이 그 새로운 합체장비형태의 모습이었다.
누구에게 전하고 있는지도 불명한, 소녀인채인 〈사쿠라〉의 마음은, 더욱 커다란 메아리가 되어 울려퍼졌다.

『……베터맨!!』

(계속)

다음화 2020년 1월 갱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