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47화

리나네기 2020. 3. 3. 12: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GGG 블루와 그린은, 죽음을 각오한 작전에 나선다.
기체에 트리플 제로를 잔류시킨 채로, 광룡·암룡이 좌우를 재편성하여, 일룡·월룡과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을 감행. 매우 강력한 출력을 지닌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 대항하여, 시시오 라이가 박사를 탈환하자는 작전이다. 그러나 그것은, 초AI가 트리플 제로에 침식 당할 때까지의 얼마 되지 않는 시간동안 해치워야만 한다. 서포트로서 광룡과 일룡에 의한 휘룡신에는 마모루가, 암룡과 월룡에 의한 신룡신에게는 카이도가 타게 되었다.
멕시코 칙술루브 충돌구에서 시작된 사투. 케이타와 히노키의 가오가이고는 기체 한계까지 가이의 원호를 시도했다. 그리고 드디어, 골디온 더블해머를 구사하는 가오파이가에 의해, 아슬아슬한 공방으로 패계왕 킹 제이더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한편, 트리니티 도킹으로 애크러뱃 비행을 실현하게 된 상휘룡신은,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 공중전을 걸고 있었다. 거기에, 베터맨 군단과의 경이로운 합체를 이룩한 신룡신은, 초속비행을 실현하며 궁지에서 구한다. 솜니움의 변신형태를 갑옷 삼아 두른 신룡신은, 이 결전에서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인가!?

number.07 煉 -PURGATORY- A.D. 2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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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유카탄 반도 상공에서 칙술루브 크레이터의 대지로 옮겨서, 패계 환룡신 및 패계 강룡신과 대치하는, 상휘룡신 및─신룡신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아니, 그 용사의 이름은 이미 <신룡신>은 아니다.

『우리들 몽인(夢人)솜니움을 두르고 싸워라, 용자여――!』

신룡신을 타고 있는 카이도 이쿠미의 뇌리에, 베터맨·라미아의 의사가 울렸다. 그들 자신을 지칭하는<솜니움>이라는 단어에 겹쳐진,<몽인(夢人)>이라는 개념. 언어에 의한 전달이 아닌 까닭에, 카이도에게는 단숨에 그 이름이 전해졌다.

「몽장(夢装)…… 몽장신룡신이라고 하는건가」
「우오오오오옷!」

몽장신룡신의 품으로 패계 환룡신이 뛰어들어, 오렌지색의 고에너지를 실은 오른쪽 정권찌르기와 왼쪽의 전자하대덴 잔 호를 연속으로 찔렀다. 하지만 몽장 신룡신은 양 팔로 이 연타를 교묘하게 받아넘겼다. 아니, 그건 오히려 오른팔에 덮어씌워지듯 장착된 포르테의 굵은 팔과, 왼팔에 장착된 오우그의 등에 달렸던 거대한 사벨 덕분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음― ……저걸 정통으로 맞을 수는 없으니』

림피드 채널로 퍼지는 라칸의 의사에, 평상시 같은 냉소의 분위기는 없다. G 아일랜드 시티 지하공간에서, 패계의 양장에게 단숨에 대패당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트리플 제로를 이용하여, 적과 거의 동등한 파워를 지닌 지금의 신룡신과 같이 싸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 순간이라도 긴장을 풀 수는 없었다.

「하아아아앗!」

이어서 패계 강룡신이,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엄청난 풍압과 함께, 강렬한 발차기를 몽장 신룡신의 가슴팍으로 날렸다. 하지만, 직격했음에도 휘날려지지는 않는다. 동체에 둘려진 유체형의 루메가 충격을 흡수하여 완화시키고 있었다.
이어서 패계 강룡신은 오른팔의 자오단지에서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폭풍을 쏘았다. 바로 그 순간, 가쥬마루의 의사가 공간을 뒤덮는다.

『그러면, 이쪽의 폭풍도 먹으라고! Broun!』

지근거리에서 쏘아진 회오리를 영격한건, 직선상의 갈색빛을 띈 회오리다. 신룡신의 등 부분에 달라붙은 투르바가 양 어깨 너머로, 펙토포레이스 입자를 풍압에 실어 쏘아낸 것이다. 같은 색으로 빛나는 폭풍과 폭풍이, 두 용신의 중앙에서 서로 상쇄된다.

「굉장해…… 이 힘이 있으면, 오라버니에게도 지지 않아……」
「YAAAA! 신룡신, 이번에는 이쪽의 차례에요!」

공중에서 들리는 소리. 셋의 머리 위에 상휘룡신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른쪽 등 부분에서 광룡의 메이저포가 쏘아진다. 재빨리 머리를 지키려는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 하지만 빛의 창이 노린 것은 자매인 신룡신이었다.

「프로텍트 프로텍터!」

상휘룡신의 의도를 깨달은 몽장 신룡신이, 오른쪽 등 부분에서 여섯기의 방어유닛을 전개했다. 프로텍트 쉐이드와 동질의 공간만곡 배리어 시스템이, 메이저의 궤도를 비틀어서 오빠들을 향해 단숨에 꺾었다. 예기치 못한 방향의 빛의 기둥이, 방어자세를 취한 오빠들의 등에 직격했다!

「크아아악! 이녀석들…… 행동 패턴 데이터도 적은 합체형태인데!」
「계속 같이 훈련을 받아온듯한, 호흡이 맞는 콤비네이션이잖아!」

역전의 용사인 둘이 기습공격에 뒷걸음질쳤다.

「……당연하죠」
「YEAH! 우리 자매에게는 공통된 목적이 있으니까!」

이번에는 몽장신룡신이 허공을 향해, 암룡의 소형 미사일을 연사했다. 공중의 상휘룡신이 재빨리, 브로큰 브레이커로 날아오르는 미사일을 격파. 주변에 센서를 교란시키는 연막이 퍼지고, 다음 수단을 감지하지 못하게 된 순간, 이번에는 특수 관통탄 미사일이 쏘아졌다.
피할 방도도 없이 전신에 맞아, 드디어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은 무릎을 꿇었다.

「크윽…… 자매들, 제법이잖아」
「아아, 아무래도 우리가 너무 물렀던 것 같은걸, 환룡신」
「그래. 시간을 벌고,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기다린다…… 그런 전투법으로는, 이 용기 있는 여동생들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강룡신」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하나!」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이 뒤로 물러서서, 여동생들에게서 거리를 취하고, 더욱 몸을 낮추고 자세를 잡았다.


그 전투영상을 오더룸에서 보는, 휴마와 엔토우지가 절망에 찬 소리를 내뱉었다.

「어이 잠깐만, 위험한거 아냐!?」
「네, 저 자세에서 나올 건 아마도……!」

우시야마 카즈오는 나카이 아키코와 손을 잡고, 옆의 스탈리온은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버텨 줘, 상휘룡신, 신룡신……!」



칙술루브 충돌구에서의 결전은, 드디어 최종단계를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휘몰아쳐라, 빙설! 울려퍼져라, 뇌광!」

「울부짖어라, 질풍! 타올라라, 작열!」


일찍이, 목성에서 기계 31원종과의 싸움에서, 달과 동등한 위성과 융합한 거대 원종을 일격으로 쓰러트린 궁극의 기술――더 파워를 넘은 트리플 제로를 두른 전무후무한 공격이, 이 지구상에서 쏘아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 GGG와의 전투 데이터로, GGG 블루 역시 그 기술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오빠들이 그 초동자세를 취했을 때, 여동생들도 거울처럼,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빛나라, 섬광! 비추어라, 일륜!」

「반짝여라, 월륜! 궤뚫어라, 암흑!」


오빠들도, 여동생들도 깨닫고 있었다. 어떤 결말이 찾아오더라도, 이 숙명의 대결에서 피할 수는 없다.
옛 종교의 교리에 이런 개념이 있다. 천국도 지옥도 가지 못하는 혼은, "연옥"이라 불리는 곳에서, 괴로운 벌을 받으며 죄를 씻어내야만 한다고. 인류의 번영과 우주의 섭리――그 틈새에서 괴로워하는 초 AI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괴로움이 바로, 연옥의 괴로움일까.
여덟 용신 시리즈에 의해 구성된 네 용신은, 동시에 같은 절규를 외쳤다.

「맥시멈 토우론!!」

한쪽에서 청과 황, 녹과 적의 에너지체의 폭룡이 만들어지고 돌진한다. 맞서 싸우는 것은 백과 금, 은과 흑의 폭룡 에너지! 여덟 색의 폭룡들은 공중에서 격렬히 얽히며, 서로 부딪혔다! 마치 의사를 지닌 거대한 생물처럼, 고에너지체의 폭룡들이 서로를 삼키고, 공격해서 부수기 위해 전신을 떨며 포효한다. 그 여파는 주변 공기를 끓어오르게 하고, 대지를 격진시켰다! 용신들 본인조차 경험한 적 없는 충격이, 강철의 기체를 삐걱거리게 했다.

「이, 이것이 맥시멈 토우론끼리의 격돌!」
「굉장한 위력인걸!」
「하지만, 물러설 수는 없어……」
「YAAA! 오라버니들을 되찾을 때까지!」

자신의 힘과 힘의 격돌. 그 잉여에너지에 전신이 희롱당하지만, 용신들은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음 순간 힘의 균형이 깨져서, 이 곳에서 휘날려진다고 하더라도! 오빠들과 여동생들. 어느의 "질 수 없는 이유"가 더욱 강한건지――이것은 그런 싸움이다.
그리고,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격돌에도, 희미한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오빠들의 폭룡이 아주 조금씩이지만, 여동생들의 폭룡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마모루! 그쪽은 괜찮아? 이대로는……」
「응, 이쿠미. 아직은 버틸 수 있지만…… 충격이 너무 강해서 움직일 수 없어!」

용신 여동생들의 기체에 탑승하고 있는 카이도와 마모루도, 가세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주변에 원군의 존재도 없지만, 누가 도우러 오더라도, 이 고출력 에너지의 충돌로 다가올 수도 없을 것이다.

「이쪽은 트리플 제로의 무한 에너지가 전신에 흘러넘치고 있지」
「아군으로 삼은 파워의 차는 분명하지. 처음부터 승부는 정해진 듯 하군」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의 목소리에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둘은 기체 밸런스를 잃었다.

「뭐지!?」
「땅 속에서 중력파가!?」

오빠들의 발 밑 지면에서, 가는 나무직물을 복잡하게 얽어서 만들어낸듯한 구슬발 같은 물체가 늘어져 있었다! 그곳에서 중력파가 쏘아지고 있었다.

「이쪽도 아군은 있다고요!」
「YAA! 승부는 끝까지 몰라!」

여동생들의 목소리에서는, 아직도 포기의 기색은 엿보이지 않았다.

『이런. 소인의 아리만은, 이렇게 먼 곳까지 파이프라인을 뻗는 것에 자신 있기에』

익살맞게 대답하는 솜니움, 라이의 의사가 카이도들에게도 닿았다.

「베터맨의 능력인가……」
『내, 폰두스의 중력파를 먼 곳까지 전달시켰어』

재빨리, 온화한 목소리의 솜니움, 히이라기의 의사도 마모루들에게 전해졌다.

「우왓하! 그런 일도 할 수 있다니……!」
『우리들이 할 수 있는건, 여기까지다』

라미아의 의사가 청년들에게 닿았다.

「여기까지……?」
『활동 한계를 넘었다…… 빛 된 자, 어둠 된 자여, 모든 걸 맡긴다……』

신룡신에게 달라붙어 있던 몽장 베터맨의 갑옷은, 차례대로 돌 처럼 섬유화하기 시작했다. 궁지에서, 그 능력조차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 쪽의 아군의 힘 따윈, 고작 그럴 뿐이겠지?」
「미안한걸…… 남은건 같은 기체의 4대 4. 그렇다면 우리가 더 유리하다」

베터맨의 기습공격에서 자세를 바로잡은 오빠들이지만, 여동생들은 즉석에서 반론했다.

「아뇨, 오라버니들. 당신들은 틀렸어요」
「YES! 이건 4대 4의 싸움이 아니라고요!」

여덟 색의 폭룡들이 격돌하며, 방대한 에너지를 흩뿌리며, 서로 얽히는 공간. 그 중앙에 시인하기 어려운 기세로 달려가는 또 한마리의 폭룡이 있었다――몸집이 작은, 황녹색의 폭룡이!
상휘룡신과 신룡신의 목소리가 겹쳤다.

「이건 4대 5의 싸움입니닷!!」

조금 전, 베터맨들이 만들어 준, 한 순간의 틈이 있으면 충분했다. 상휘룡신의 등에서, 상룡이 쏜 9번째 색의 작고 가는 폭룡이, 하늘과 동화하듯 눈치채이지 않고 재빨리 전장의 중심을 달려가서 지금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 도달, 결국 직격에 성공한 것이다.

「뭐!?」
「막내인가!?」

전신의 에너지를 맥시멈 토우론에 쏟아붓던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은 방어자세를 취하지도 못하고, 황녹색의 폭룡의 직격을 받아버렸다. 다음 순간, 공간에 흘러넘치던 방대한 에너지가 균형을 잃고, 패계의 양장을 향해 쏟아져서 그 장갑을 잘게 부숴간다.

「크아아아악!」

둘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청과 황, 녹과 적의 폭룡의 에너지체가 소실됐다. 재빨리 백과 금, 은과 흑의 폭룡을 거두고, 상휘룡신과 신룡신이 달려들었다.

「오라버니들, 죄송합니다――」
「잠시 참아주시길!」
「Lime à ongles und Nagelfeile」

상휘룡신이 패계 환룡신의, 신룡신이 패계 강룡신의, 장갑이 박살난 기체에 에너지 칼날을 꽂았다. 용신형 합체 비클로보의 기체 깊숙한 곳에는, 비클로보의 요점인 초AI가 있었다. 여동생들의 목적은, 오빠들의 AI유닛을 확보하는 것. 에너지칼날에 이어서 쑤셔넣어진 두 주먹이 목적한 것을 찾아내서, 4개의 주먹이 4개의 AI유닛을 뽑아냈다.

「오오오……」

두뇌라 해야 할 초AI를 잃은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의 두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져간다. 드디어 상휘룡신과 신룡신은 패계의 양장에 승리했던 것이다!
하지만, 여동생들에게도 이미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메인 오더룸에 있는 양의 콘솔에 표시된, 트리플 제로에 휩쓸리기까지의 카운트다운은 0이 되어 있었다. 추정치일 뿐이라고는 해도 이미 한계를 넘었다.

「서둘러라! 너희까지 침식되어 버릴거다!」

양의 목소리에 등을 떠밀리듯, 양 기체의 어깨 부분 운전석에서 공중으로 탈출한 마모루와 카이도가, 리모트 컨트롤러의 스위치를 눌렀다. 마모루나 카이도도, 30m급의 기체를 모조리 정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안해, 상휘룡신!」
「신룡신, 잘 버텨줬어……!」

그 조작으로 폭렬볼트가 기동, 상휘룡신과 신룡신의 기체에서, 5개의 AI블록이 강제 배출되었다.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버티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녀들을 패계의 권속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걸 위한 안전장치로서, 마모루와 카이도의 손에 맡겨진 결단의 스위치다.
하지만, 그녀들은 성공했다.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리기 전, 오빠들을 구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폭발과 동시에 각각의 기체는 트리플 제로채로 산산조각났다.
폭연이 걷혀가는 칙술루브 크레이터의 흑화된 대지에, 9개의 AI 유닛이 조용히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는, 녹초가 된 마모루와 카이도. 그리고 또 다른 4개의 유닛파츠도 놓여 있었다.


10


유카탄 반도 서쪽에는 멕시코의 광대한 토지가 보인다. 더욱 서쪽. 태평양에 석양이 가라앉는다. 오렌지색으로 물들어가는 주변 광경은, 마치 트리플 제로로 지배되어버린 듯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세계는 지켜진 것이다. 용자들의 목숨을 건 싸움에 의해.
패계왕 킹 제이더를 물리친 가오파이가가, 말하지 않는 용신들 곁에 내려섰다.

「모두, 잘 힘냈어…… 자…… 같이 돌아가자. 우리들의 GGG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가이는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의 잔해를 내려다봤다. 그 속에는, 원형을 남긴 4개의 블록이 있었다. 폭산 직전, 브로큰 브레이커와 프로텍트 프로텍터의 조합기술로, 헬 앤드 헤븐처럼 적출해 낸, 둘의 어깨부 운전석이다. 각각에서 생명반응이 관측되고 있었다. 아마 한개씩 제로핵이 수납되어 있겠지. GGG 수뇌부들의 예상이 올바르다면, 그 중 하나는 최우선목표인 시시오 라이가일 터, 그리고 가이 본인에게 있어서, 가장 되찾고 싶은 존재 역시――.
바로 제로핵을 꺼내서, 마모루나 카이도와 함께 정해를 하면 작전은 완료……될 터였다. 하지만 가이는 믿기지 않는 것을 보았다. 패계 강룡신의 오른쪽 어깨 운전석 유닛에서, 사람 그림자가 보이고 있었다. 그 이형의 모습을 가이는 본 기억이 있었다.


「조누다……!」

가이는 자신의 신경계와 가오파이가 조종계의 접속을 차단하고, 퓨전아웃해서 기체에서 뛰어내렸다. 조누다처럼 보이는 존재에게서, 수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가이 형!」

이변을 알아차린 마모루와 카이도도 가이의 뒤로 다가왔다.

「설마, 기계신종……!?」

마모루는 10여년 전의 신주쿠에서, 카이도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각각 조누다와 조우하고 있었다. 눈 앞의 존재를 착각할 일은 없다. 하지만 가이는, 눈 앞의 존재가 조누다가 아니라 직감했다. 눈치챈게 아니다. 그저 느꼈을 뿐이다.

「미코토…… 왜, 그런 모습으로……」

지금까지 GGG가 회수해 온 제로핵은, 오렌지빛의 누에고치 같은 물체였다. 하지만 눈 앞의 이건 조누다의 모습이었다. 미코토는 스스로의 의지로 제로핵을 이 형상으로 만든 것이다. 그건 가이의 동요를 권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이 모습이, 이 곳에 어울린 의복이라 생각한걸까.

「미코토…… 지금 갈께……」
『미안해, 가이…… 그 이상 다가오지 말아줘……』

가이의 머리속에 미코토의 의사가 울렸다. 림피드 채널――삼중련태양계에서 위독한 상태가 되었을 때, 미코토가 체득한 능력. 조누다를 본뜬 제로핵에 발성기관이 없더라도, 미코토는 가이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할 수 있다.
미코토의 제지대로, 가이는 발걸음을 멈췄다. 제로핵의 발 밑 부분에 있는 어떤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대치를, 메인 오더룸에서 숨을 죽이고 바라보는 양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저건 최종장치……」

그건 일찍이 중국과학원항공성제부에서, 양 본인이 기밀보유를 위해 짜넣었던 것이다. 레플리 지구에서 솔 11 유성주와의 결정시 비장의 카드로 사용됐었지만, 오렌지사이트에서 복원되었던 것이다.

(설마, 시시오 가이와 함께……!)

양은 그 장치의 의미를 깨닫고 섬뜩해졌다.
가이도 역시 양과 같은 결론을 냈으면서도, 동요하지 않고 말을 걸었다. 조용하고, 상냥하게――

「미코토, 죽을 셈……이야?」
『우리 지적생명체는 멸망해야만 해…… 그게 우주의 섭리니까』

미코토의 의사가 떨렸다. 비록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하고 있더라도, 미코토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다 생각하는건 물론 아니다. "그래야만 한다"라는 강렬한 의무감이 덧씌워져 본인의 자유의지 이상으로 행동을 지배하고 있다.

『가이는 분명, 죽을 때는 함께라고 말해줄거야…… 하지만, 적어도 마지막까지 살아있어주면 좋겠어…… 지금이 아니라, 내일까지라도, 모레까지라도 좋아. 하루라도 오래…… 그러니까……』

그건 미코토의 거짓없는 마음이었다. 패계의 권속으로서의 의무감과,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개인적인 생각. 그 틈새에서 괴로워하며 발버둥치고 있다. 그리 깨달은 가이는 멈추지 않고 미코토를 향해 갔다.

『오지 말아 줘…… 가이……』

잠시 멈춰설 수 밖에 없는 긴박상황의 마모루와 카이도. 하지만 가이는 냉정하게 걸어가서, 제로핵에 휘감긴 미코토를 껴안았다.

「미코토…… 언제나 함께야」
『가이…… 그렇게 말해줄거라 생각했어…… 그런 말 하지 말았으면 했는데……』

가이의 등 뒤에서, 결국 참지 못한 마모루가 말을 걸었다.

「미코토 누나! 부탁이니까, 그 장치에서 멀어져! 그런 건 쓰면 안 돼!」
『마모루 군, 늠름해졌네…… 하지만 안 돼…… 이건 내가 아니라도 기폭시킬 수 있어. 타이가 장관이라도, 라이가 박사라도, 스완이라도……』

역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의 유닛 내부에 수용된, 다른 3개의 제로핵의 주인이 그 셋이겠지. 지금 당장 장치를 기폭시키지 않는건, 가이와 미코토에게 최후의 시간을 주려는 배려인걸까. 어찌됐건 다음 순간에는 언제 기폭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 때였다――

『원흉된 자여……』

(넌…… 베터맨 라미아!)

림피드 채널로 말을 걸어온 것은 라미아였다. 뒤돌아 본 가이는, 사람 모습의 베터맨들을 보았다. 전투 중, 신룡신에게 몽장된 몇몇 솜니움이, 가이와 조누다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가장 선두에 있는 라미아의 이마에, 십자광이 점멸했다.

『우리들 솜니움에게 있어서, 쓰러트려야만 하는 원흉…… 하지만, 지금만은 도와주도록 하지――』

그런 의사에 이어, 수많은 의사가 가이의 머리속에 뛰어들어왔다. 그건 마모루와 카이도의 의사. 그리고 오비트 베이스에서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GGG 대원들의 의사. 미코토들을 구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자들의 의사였다. 그 중에는 사쿠라의 의사도 강하게 울리고 있었다.

『부숴서는 안 돼…… 그건 열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상자……』

일찍이, 삼중련태양계에서 싸우는 가이를 향해, 지구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의사를 라미아가 전달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의사가 라미아를 경유하여, 제로핵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 중에서 생각의 강함에 비례하여, 보다 강한 의사가 말을 걸어왔다.

『어이, 코짱(幸ちゃん), 머저리 같은 짓 하지 말라고! 우린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인생을 바치겠다고, 코우이치나 모모코나 카스케에게 맹세했었짢아? 모모코가 쥬피터 X를 쐬어 이상해져버렸을 때하고 같잖아. 나도 한번은 휩쓸려서 잘 알아. 트리플 제로라는 강한 술이, 코짱을 심하게 취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ID5의 맹세는…… 영원하잖아?』
『휴마 군…… 아니, 게키……』

오랫동안 쓰이지 않았던, 젊은 시절의 통칭에 무심코 타이가의 의사가 반응했다. 기억 구석에 남아있던, 잊을 수 없는 과거의 동료들의 이름. 움직임 하나 취할 수 없던 제로핵 속에서, 타이가는 한줄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 같았다.

『스완, 나야…… 스탈리온이야……』
『Oh, My brother……』
『지구로 돌아가면, 또 같이 라이브를 하자. 그렇게 약속했었잖아. 네 보컬이 지구의 Stage에서 필요하다고……』

목성으로 여행을 떠나기 직전의 오비트베이스에서도, 원종대전 후 미국 GGG 우주센터에서도, 스탈리온과 스완의 남매 트윈 보컬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그리운 나날의 추억이 스완의 가슴을 단단히 조였다

『임마! 망할 아버지! 댁이 지구에서 떠난 동안, 손주들도 자랐다고! 만나고 싶지 않은거냐!』
『시게루…… 호, 그런가…… 내 손주가……』
『그래, 여기서 죽으면 사쿠라도 만날 수 없다고. 그래도 괜찮겠냐!』
『으음, 그렇지…… 괜찮지 않은걸……』

우주의 섭리에 따라 죽음을 각오했었을 라이가의 음색이 숙연하게 변해갔다.
교착하는 동료들의 의사. 그걸 수신한 미코토의 의식이 떨렸다.

『어째서? ……모두, 섭리 아래서 함께 될 수 있는데……』
『정말, 그래도 괜찮은거야, 미코토……』

동료들의 의사와 의사의 상호작용에 당황하던 미코토를, 가이의 의사가 상냥히 감쌌다.

『분명히 죽어서 함께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아버지와 어머니도 더 파워의 힘으로,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서 영원을 얻었을테니까. 하지만 난, 살아서 너와 함께 있고 싶어……』
『살아서……?』
『그래. GGG 헌장 제5조 14항 기억하고 있지?』
『……GGG 대원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동료끼리, 서로 협력하고 대처하라……』
『서로 협력하자…… 살아남아서 계속……』
『……살아도…… 괜찮은거야……?』
『미코토의 이름은, 생명이라고 쓰잖아.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담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부모님이 붙여주신 이름이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해』
『생명……』
『내가 계속 함께 있어…… 그러니까, 죽을 때는 물론이고, 살 때도 함께야……』

일찍이, 같이 죽는다고 했던, 그 때와 변하지 않는 마음이, 이번에는 확실하게 전해진다. ――함께 살자, 라고.

『아아, 가이……!』

트리플 제로――우주의 섭리에 침식당해서 굳어버렸던 마음들이, 서서히 녹아간다.
걸음을 멈춘 시시오 가이가, 이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양 팔로 꽉 껴안았다. 발 밑의 최종장치가 기폭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기폭시키는 자는 없다.
그건 에볼류더의 능력일까? 정해를 통한 간섭작용일까? 아니면 기적일까?

아니――

적어도, 이번 일을 이룬 것은 초 에너지도, 슈퍼 테크놀러지도 아니다. 매우 작은, 최소단위의 인간관계. 혹은 친구끼리, 혹은 남매, 혹은 부모자식, 혹은 연인끼리의 매우 개인적인 인간관계가―――
생각이라는 이름의 파워가――
인간들의 영혼이――
이 순간을 초래한 것이다.
무에서 발생하여 우주 전체로 퍼지고, 다시 무로 돌아가는 우주의 역학. 우주에서 단 하나, 이에 저항하는 것이 지적생명체의 활동이라 한다면, 그들이 이룩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필연이었을거다.
제로핵을 껴안는 가이의 모습을 바라보던 마모루와 카이도는, 어느샌가 베터맨들에 자취를 감춘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제 도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걸까. 둘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몸에서 빛을 뿜었다.


Curatio!
Templum……

둘의 힘이 조합된 정해로 인해, 4개의 제로핵이 본래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Coctura……
Redire……


강력하면서도 상냥한 정해력이 주변을 휩쓴다. 가이의 팔 속에서 조누다를 본뜨던 그 모습은, 우츠기 미코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보다 사랑스러운 마음을 담아, 가이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 몸을 껴안았다. 이제 두번 다시, 이번에야말로 두번 다시, 놓치거나 하지 않겠어.

「어서 와…… 미코토……」
「다녀왔어…… 다녀왔어! 가이!」

그건 둘에게 있어서 몇달 만인가, 아니면 10년 만인가, 아니면 150억년 만인가. 시간이라는 개념을 넘어온 지금 이제 와서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터무니 없이 오랜만에 주고받는――림피드 채널을 개입시키지 않는――육성 회화였다.



12


메인 오더룸에 환호성이 울렸다.
우츠기 미코토, 타이가 코타로, 시시오 라이가, 스완 화이트에 더하여, 제로로보에 봉쇄된 수많은 GGG 대원들도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등의 활약 덕분에 생환시킬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가장 많은 동료들을 되찾을 수 있었던 가치 있는 승리다. 케이타와 히노키도 귀환하여, 반쯤 놀려지면서 축복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작전목표였던 시시오 라이가의 탈환에도 성공했다. 어느정도 치료야 필요하겠지만, 세계 10대두뇌인 그가 복귀하면, 틀림없이 패계의 권속에 대한 열세를 만회할 수 있다.
그런 희망도 담겨진 환호성이었다.

그런 가운데, 홀로, 양 롱리 만큼은 터무니 없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애당초 여럿이 기뻐하고 있는데 그 반응을 따라가지 못하는건 그의 나쁜 버릇 중 하나다.
이 때 생각하고 있던 것은, 6500만년 전 초룡신이 도달한 운명에 대해서였다.

(일찍이, ES윈도우로 사라진 거대 운석이 칙술루브 충돌구로 낙하할 때, 초룡신은 거기서 이탈하여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했었지)

지표에 격돌할 거대 운석에 깔리면, 아무리 더 파워의 힘을 얻었다고는 해도 초룡신도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소멸했겠지. 그런 의미로는 그 판단은 정확하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2005년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것은 어째서지? 조산활동으로 솟아난 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그것도 ES윈도우 너머로 사라지고 나서 겨우 수주일만에. 그런 일이 가능한건가?)

실은 10년 전부터, 양이 의문으로 가지고 있던 것이다. 그 사건이 일어날 때 까지, 지층 속에 초룡신은 존재하지 않던게 아닐까? 그가 ES윈도우 너머로 사라진 순간, 역사가 바뀌어 지층 속에 출현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역사가 여러번 개편되어, 바뀌었다고 해도 인류는 그걸 지각할 수 없다. 인식할 수 있는 것은, 개편된 후의 세계 뿐이니까.
기쁨에 들끓는 사람들 속에서 양은 홀로, 초월자의 손 위에서 놀아나는듯한 감각에 붙잡혀 있었다.


같은 시각――
유카탄 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 허술한 작은 배 위에서, 소년이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소년처럼 보이지만, 흔히 말하는 사람과는 다르다. 솜니움인 데우스――그는 미소지으면서, 이마에 십자광을 점멸시켰다.

『앞으로 2번……』


또한 같은 시각――
새틀라이트 서치의 추적을 뿌리칠 정도의 고속으로 이탈한 패계의 방주 J-Ark는 일본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규슈 쿠마모토현의 아소산 화구에 그 거체를 가라앉혔다. 연기와 지열이 카모플라주가 되어 외부에서 탐지될 일은 없다.
하지만, 여기에 잠복한 것은 J-Ark만이 아니었다. 각각 J-Ark의 4배 정도는 될 법한 거함이 3척. 모두 삼중련태양계에서 소실되었을텐데, 쿠시나다라는 탈출정을 코어삼아 트리플 제로에서 재생된 것이다. 그것도 바로 지금.

「지금까지 시간을 벌어 온 의미가 있었군」
「아아, 이걸로 드디어 끝낼 수 있어」

얼마 남지 않은 패계의 권속인 솔다토 J와 르네 카디프 시시오가, 패계 J-Ark의 함교에서 올려다보는 거함 세척.
그 이름은 패계 츠쿠요미, 패계 히루메, 패계 타케하야――
패계왕 킹 제이더는 전황이 불리하다고 보고 철퇴한 것이 아니다. 이 새로운 힘을 얻는걸 우선하기 위하여 아소산으로 향한 것이다. J의 손에는 기동용 승인 키. 동시에 사용될 또 다른 승인 키는 르네의 손에 있었다. 이 2개의 열쇠로 거함을 합체시켜 완성되는 궁극의 얼티메이트 툴.
즉, 〈패계 골디언 크러셔!!〉
그 힘이, 전 인류에게 향해질 때가,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number.07·完 number.08에서 이어진다)



다음화 2020년 3월 하순 갱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