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56화

리나네기 2020. 8. 16.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 과거의 동료를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지금 여기에,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하여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찾아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년 (1)



1

「……오랜만이네, 시게루」
「아, 안젤리카……」
「본명으로 불리다니, 엄청 오랜만이네. 평상시에는 Doktor 아로 통하니까 말야」

GGG 오비트 베이스의 장관실에는 개인용 통신단말이 존재한다. 한정된 통신량을 전체와 나눠야 하는 우주기지에서, 일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애당초, 아카마츠 GGG 블루 장관이 이 특권을 행사하는 일은 어지간하면 없다. 육친도, 친한 동료도, 대부분이 오비트 베이스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드물게도, 프라이빗 통신을 받았다. 안젤리카 아네모네 아카마츠(Angelika Anemone 阿嘉松)――별거중인 아내로부터의 연락이다. 애당초, 그녀는 GGG 독일 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며, 프라이빗 통신에서도 임무 관련 화제가 많았다. 다만 이 날의 대화는 순수한 부부의――아니, 아버지와 어머니로서의 대화였다.

「미안해! 사쿠라 녀석, 아직 찾지 못했어! 필사적으로 찾고 있지만…… 난, 난……」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에서, 이미 사흘이 지났다. 그건 GGG 블루와 GGG 그린의 총력을 모은 일대 작전이며, 살얼음을 밟듯 얻어낸 승리였다. 그렇기에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 발착 도크의 구석에 주기(駐機)시켜놨던 각성인 V2의 움헤드에서, 아카마츠와 안젤리카의 딸인 사쿠라의 모습이, 어느샌가 사라져버린 것을…….

「모든 대원들의 개인실도 포함해서, 찾을 수 있는 곳은 전부 찾아봤어. 하지만, 어디에도 없어…… 마치, 카미카쿠시처럼, 사라져 버렸다고……」

아카마츠가 어쩔줄 몰라하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오비트 베이스는 중력제어되는 우주기지다. 인간 한명 분량의 질량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유일한 가능성이라면, 이미 기지 밖에 데리고 가졌을 가능성이다. 만약 사고로, 우주공간으로 내팽겨쳐졌다면…… 아카마츠의 마음은 미칠 듯 아파왔다.

「내가…… 내가 곁에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줘. 내 몫까지 그 애를 보살펴준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너니까」
「그쪽이야말로, 스스로를 탓하는거 아냐? 사쿠라를 돌봐주지 못한건, 당신 탓이 아닌데……」

Doktor 아는 십여년 전, 사고로 사지를 잃었다.그녀가 GGG 독일 과학연구소에 틀어박히게 된건 그 탓이다. 애당초 그녀는 로봇 팔의 우수한 개발자이며, 그 기술은 과거의 가이의 사이보그 보디나 용자로보의 사지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 본인의 의수와 의족이 된건 짓궂은 운명이었다.
아무튼, Doktor 아, 안젤리카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용자로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독일에서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다. 사쿠라도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통신으로 가끔씩 이야기할 뿐인 관계에 납득하고 있었다――납득하고 있는 듯 보였다.

「사람의 마음을 제법 이해할 수 있게 되었네. 시게루. 나도 기쁜걸」
「그만 둬. 그 무렵의 꼬맹이가 아니라고. 이제 나이도 적당히 먹은 중년 아저씨고, GGG의 장관이다만」
「……내게 있어서는, 언제나 그 무렵의 사랑스러운 소년인 채로야. 너는」

Doktor 아의 눈동자에 비쳐지는 건, 20세에 만난 은사의 조카인, 14살 소년의 모습인 듯 했다…….



2

「………여」

그런 인사일지, 신음일지 모를 소리를 내며, GGG 블루 장관이 메인 오더 룸에 들어왔다. 당직 스텝들이 놀라서 아카마츠를 바라봤다.

「장관!」
「벌써 복귀하시는건가요!?」

하츠노 하나와 우시야마 카즈오가 무심코…… 이런 소리를 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 사후처리 후, 사쿠라의 행방불명을 알고, 스스로 휴식을 신청했던 것이다. 1주 정도는 임무를 할 경황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겨우 24시간만에 복귀한거니까.

「저…… 이제 괜찮은건가? 좀 더 진정된 후라도……」
「뭘 나사 빠진 소리를 하는거냐!」

양 롱리 답지 않은 걱정에, 아카마츠는 일갈했다.

「우리들의 일은 말이지잇! 부모를 잃는 아이나, 아이를 잃는 부모를 만들지 않기 위한거다! 언제까지 쉬고 있을 틈 있겠냐!」

이 때, 아카마츠의 눈가에, 빛나는게 보였다. 하지만, 그걸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흐음…… 훌륭하게 자랐구만」
「정말, 영감탱이의 아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
「넨장 영감탱이! 르네!」

이 곳에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친부와 이복동생의 말에, 아카마츠의 소리가 뒤집혔다.

「……태도는 훌륭해졌지만, 말투가 거친건 여전하구만」

자신이 감정적으로 된 모습을 보여서, 아카마츠의 표정이 조금 붉게 물들었다. 뭐, 오랜 교제인 야마 영감이라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에 지나지 않겠지만.

「지금, 둘에게서 패계의 권속으로 있던 사이의 일을 듣고 있었던 참이다. 다행이라기에는 씁쓸하지만, 기억의 연속성은 유지되고 있는 듯 해서 말이지」

시시오 라이가와 르네 카디프 시시오가 이 메인 오더 룸에 있던 사정에 대해서는 양이 그렇게 설명했다.
평상시라면 아무리 나쁜 버릇을 지적받아도 기 죽지 않을 불량노인이,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인지, 내 손으로 인류를 멸하려고 했다니, 한심해서 눈물만 나오는구만」
「……그래도, 좌절하고 있을 정도라면, 해야 할 일을 하는게 좋으니까 말이지. 후회도 속죄도 그 후에 하면 돼」
「헷. 저 영감탱이 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좋은 마음가짐인걸」

아직도 죄의식에 시달리는 라이가와는 달리, 르네는 이미 회복한 것 같았다. 활수한(気っ風のいい) 여동생의 태도에, 아카마츠의 표정이 밝아졌다. 르네도 역시 아카마츠를 향해 히죽 미소지었다.
(※활수하다 : 털털하고 쪼잔하지 않고 기분좋게 멋있다라는 의미. 사람의 성격을 표현하는 형용사.)

「이봐! 너희는 남매 똑같이, 부모를 디스하냐, 끄윽!」

방금 전까지 낙담했을 부친이, 아들과 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런 광경을 보며, 알루에트가 중얼거렸다.

「성격은 역시 부모 자식 쌍둥이구나. 외모가 닮지 않아서 다행이네」
「……알루에트 짱. 너무 솔직해」

중얼거린거 치고는 소리가 너무 컸을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하나가 당황해했다. 다만, 그런 말을 들은 사람 중 한명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지만.

「괜찮아. 프랑스 소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게 장점인걸」
「그래 그래」

르네와 알루에트가 서로 웃었다. 사실 이 둘에게도 같은 국적 이상의 인연이 있었다.

「……그건 어쨌든 놀랐네. 그 때의 꼬맹이가 이렇게 커져서, 내 오퍼레이터를 해 주다니」
「오. 그러고 보니 알루에트는, 어릴 적에, 르네와 함께 수수한 적이 있었던가」
「네. 바이오네트에게 납치된 미코토를 되찾으려고」

그건 알루에트가, 아직 5살의 천재아로 GGG에 협력하고 있었던 무렵의 이야기다. 가오파이가 용으로 개발된 신형 가오머신이 바이오네트에게 탈취되고, 미코토가 납치된다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알루에트와 르네는 그 수사과정 도중, 한 때 행동을 같이했던 것이다.

「그 이후 콤비 부활이라는건가. ……응? 오퍼레이션이라니, 무슨 이야기지?」

아카마츠가 의문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건 타이가 특무장관이 바로 조금 전 승인한 결정사항이었으니까.

「GGG 그린 장관이, 베터맨이 가지고 온 가오가이가를 타게 되어서, 가오파이가가 남게 되었지. 그걸 르네 군에게 맡기기로 한거다」

양의 설명에 아카마츠가 눈을 크게 떴다.

「뭐, 뭐라고오오! 너도 파이널 퓨전 할 수 있는거냐?」
「할 수 있는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거니까」

단언하는 르네의 말에, 라이가가 보충했다.

「뭐, 내가 만든 사이보그 보디고, G스톤의 보유자니까 이상하지 않겠지」
「옛날 가이에 비하면 생체파츠의 비율이 많지만. 그 점은 영감탱이와 알루에트가 조정해주는 것 같아」

르네의 이 말에 아카마츠도 납득했다.

「으으음, 가오파이가의 하드와 소프트 개발자가 모이니, 그런 것도 할 수 있는건가…」

한 순간이라고 해도, 귀여운 딸이 행방불명된 슬픔을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며칠만인지 아카마츠는, 평상시의 호쾌한 미소를 지었다.

「한다면 그건가? GGG는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가. 세 용자왕을 운용할 수 있다는건가. 이거 굉장한걸!」

아카마츠는 순수하게 기뻐했지만, 실제로는 베터맨이 가지고 온 초대 가오가이가를 취급하는데는 신중론도 있었다.
가이를 적대시하는 베터맨에 의한 무언가의 함정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는 가이 본인이 반론했다.

「그 때, 난 베터맨 라미아의 의지를 받았어. 패계왕을 이기기 위해, 모든 힘을 결집한다――그 녀석의 의지에 거짓은 없었어. 난 알아」

그리고, 여러 해석데이터를 통해, 이 갤레온이 2005년 4월 7일에서 옮겨져 온 것이 확정되었다. 가오가이가의 첫출격. EI-02와 싸웠던, 틀림없는 그 날이다. 원종대전 동안, 가오가이가는 외견은 변하지 않아도, 몇번이고 버전 업과 개수를 반복하고 있었다. 최초기형 기체로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전혀 문제 없어! 개수된건 주로 가오머신이고, 그 쪽은 2017년 버전의 최신모델을 쓰니까, 오히려 성능은 압도적으로 향상하고 있다고. 응」

그렇게 말하며 확실하게 보증한건 시시오 라이가다. 가오파이가와는 달리, 가오가이가를 개발한건 시시오 레오다. 죽은 남동생이 만든 초대 가오머신의 선진적인 개발사상과 확장성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평가한 사람이 라이가였다.
무엇보다도, 이 갤레온은 삼중련태양계의 G크리스탈로 재조정되기 전의 상태다. 2003년의 EI-01와의 교전으로 내부 블랙박스가 손상,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걸 보충하고도 남을 가이의 에볼류더 능력이 있다. 퓨전하는 것과 동시에 가이가 자신의 신경계를 블랙박스에 접속, 보완하는 것으로 2005년보다도 아득하게, 갤레온의 능력을 끌어내는게 가능할거라 여겨진 것이다.
하지만, 초대 가오가이가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혹은 위험성은, 다른 곳에 있었다.

빅 오더 룸에서 이어지는 정비블록에서, 한 정비부원이 같은 제복을 입은, 비슷한 외모의 대원에게 보고했다.

「……형. 갤레온 정비 끝났어」
「그래. 지금 체크중이야」

보고한 사람은 우시야마 스에오. 보고된 사람은 우시야마 카즈오. 네 형제의 장남과 막내이며, 비슷한 것도 당연하다. 원래는 10살 이상의 연령차가 있지만, 장남이 연령 그대로 10년 후의 태양계에 귀환했기에, 외견은 완전히 동년배였다.

「……응. 완벽하네. 제법 성장했구나. 스에오」

카즈오가 안 그래도 가는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남동생을 칭찬했다.

「헤헤, 지금의 카즈오 형과 동갑이 될 때에는 틀림없이 앞질러줄테니까!」
「아무래도, 말만 그런건 아닌 것 같네」

동일한 GGG 정비부원이 된 우시야마 츠구오와 스에오에게 있어서, 카즈오는 동경하는 선배이면서도, 구름 위의 존재 였다. 하지만, 지금의 스에오는, 발돋움에 따라 손이 닿을 것 같이 여겨졌다.

「그러고 보니 갤레온 말인데……」
「뭔가 신경 쓰여?」
「응. 우리들이 보기에는, 10년 이상 전의 상태니까. 블랙박스의 손상부분이라던가 수복해보는게 어떨까 하는데」
「……절대 안 돼」

언제나 온후하던 카즈오 답지 않은 강한 어조로 부정되었다.

「역시구나……. 자칫 잘못하면, 역사가 바뀌어 버리는걸」

유혹을 느끼기야 하지만, 물론 스에오도 이해하고는 있다. 이 갤레온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 혹은 위험성이란, 역사의 개변의 위험성이다.
베터맨들은 약속했다. 패계왕과의 싸움이 끝난 후, 갤레온을 원래 시대로 돌려보낸다고. 잘못 건드리면, 역사에 어떤 영향이 나올지, 그 누구도 모른다.
갤레온을 결코 상처입히지 않는다. 비록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손대지 않는다. 그것이 GGG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우시야마 카즈오에게는, 또 하나의 이유가 존재했다.

「이 갤레온은 분명 일부 파손되어서, 문제도 있어. 하지만, 이 녀석과 시행착오하는건, 10년 전의 형들의 특권이야. 지금 시대의 인간이 손을 대서는 안 돼」

카즈오는 지나가버린 나날을 그리워하듯 중얼거렸다.

「형들 스스로 말이지……」


――드디어 찾아올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 그것이 내일 있을 일일지, 몇달 뒤가 될지, 혹은 다음 시대의 사람들이 맞이할 시련이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GGG는 싸움의 준비에 우선순위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즉,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가의 3대 용자왕이,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이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사투로 손상된 용자들의 수복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정비부나 연구부가 불면불휴의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기동부대에게는 또 다른 의무가 존재했다. 다음의 싸움에 대비하여,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다.

그 날,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인 우츠기 미코토는 약간 짧은듯한 근무시간을 마치고, 개인실로 돌아왔지만, 거기에는 내방자가 있었다.

「……죄송해요. 개인실까지 와 버려서」

사전의 약속을 통해, 미코토의 방을 찾아온 것은, 같은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인 하츠노 하나였다. 신 체재가 된 기동부대에서는 미코토가 가오가이가, 하나가 가오가이고, 이 곳에 없는 알루에트가 가오파이가의 오퍼레이트를 담당하게 되어 있다.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나도 하나 짱과는 여러모로 이야기 하고 싶었으니까」
「아, 저도 묻고 싶은게 있었어요!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의 마음가짐이라던가, 프로그램 드라이브때 주먹의 각도라던가…… 저, 바로 손목이 아파져버려요」
「아. 그거 조심하지 않으면 골수염에 걸려버리는걸」
「알루에트 짱하고 둘이서, 미코토 씨의 기록영상 보면서 연구했어요」

하나는 몸을 내밀며 뜨겁게 말했다.

「어떻게 하면 손목이 아프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답게 프로그램 드라이브 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 결과물이, 하나의 양손 드라이브이며, 알루에트의 회전 드라이브다.

「어머, 그런 영상 남아있었어!?」

미코토의 근무풍경은 일찍이, TV프로에서 밀착취재된 적도 있었다. 기록영상이 남아있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미코토 본인에게는, 후배들이 그걸 참고하고 있었다고 듣는건, 부끄럽달까, 간지럽달까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불쾌한건 아니다.

「하지만 기쁘네…… 하나 짱만이 아니라, 알루에트도 후배가 되어주다니…… 언젠가 이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실현되어 버리다니」
「저희들에게는, 눈 깜짝할 시간이 아니었어요」
「아, 그런가. 그렇지!」

천연스럽게 눈치채지 못했던 미코토는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선배지만, 그런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하나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렇게 되면 오늘은 소중하게 간직해둔 프로그램 드라이브나, 세이프티 디바이스 릴리브나, 이미션 가르쳐 줄테니까!」
「네, 코치!」

하나는 기쁜 나머지, 무심코 그렇게 대답해버렸다. 사실, 마음 속에는 기쁨만이 아니라, 불안 덩어리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아, 못 물어봤어…… 사실은 그 이야기가 듣고 싶었는데……. 미코토 씨가, 기계신종이 되어버렸을 때의 이야기를……)



3

사이 히노키는 어떤 연락을 받아 의무실에 찾아갔다. 실버리온 크러셔 속에서 회수된 27번째의 제로핵. 즉, 구 GGG 최후, 그리고 수수께끼의 귀환자가 정해되어 요양하고 있었지만, 의식을 회복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매우 닮아있어……)

침대 위에서 반신을 일으킨 남성의 옆모습을 보고, 히노키가 가진 감상이었다. 그 인물의 이름은, 사기노미야 타카시(鷺の宮隆). 몇달 전, 알저논이 발병하여 오비트 베이스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의 친형이다. 일본과 프랑스인의 하프였던 카무이의 머리카락은 짙은 갈색이었지만, 부모님이 둘 다 일본인인 타카시의 머리색은 칠흑. 둘의 외견의 차이는 그 정도였다.

「저기, 사기노미야 대원…… 이군요」
『넌…… 사이 히노키 군, 이구나』

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건가…… 그렇게 물으려다가, 히노키는 좀 더 놀라야 할 일을 눈치챘다. 지금, 사기노미야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의지가, 히노키의 머리속에 흘러온 것이다.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그런 의지를 발한 사기노미야의 이마에는, 십자광이 점멸하고 있었다. 그 의미는 명백했다. 적어도 히노키에게 있어서는.

『그래. 난 목성결전 당시 언어능력을 잃었지. 대신 얻은거다…… 림피드 채널 능력을――』

자신의 몸에 일어난 지금까지의 경위를 사기노미야는 설명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05년 12월. 당시 GGG는 목성에서, 기계 31원종과의 최종결전에 임하고 있었다. 그 격전 도중, 백식사령부다차원함 〈스사노오〉가 굉침당했다. 첩보부원으로 스사노오에 탑승하고 있었던 사기노미야는, 그대로 우주공간을 표류하게 된 것이다.
우주복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진공공간에서 즉사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산소 잔량에는 한계가 있다. 격전 도중인 GGG가, 구조하러 와줄 전망은 적다.

(내 생명도, 겨우 몇시간인가……)

사기노미야는 죽음을 각오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사기노미야 타카시는, 다른 무언가로 변모하여 살아남은 것이다――

『그 때의 난, 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 하지만, 지금이라면 알고 있어. 난 농밀한 더 파워의 흐름에 휩쓸린거다』
「농밀한 더 파워라니, 그건 즉……」
『그래. 오스 오버 오메가…… 트리플 제로다. 난 그 시점에서,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린거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고는 해도, 윤리관이 변질될 뿐, 육체적으로 다른것으로 변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로핵이라는 상태가 되는 것 만은 할 수 있다. 사기노미야는 이렇게 제로핵이 되어, 가사상태로 우주를 표류했다.
그에게 있어서 다행이었던 점은, 그로부터 1년 반 후, 갤리오리아 혜성의 궤도 바로 근처를 지나게 된 것이다. 마침 그곳에 반란자 취급으로 삼중련태양계를 향하던 GGG 디비전 함대가 왔다. 그리고, 디비전 함대는 갤리오리아 혜성이라는 차원게이트에 돌입하기 직전, GGG의 식별신호를 발하던 제로핵을 회수했던 것이다.

「그러면, 사기노미야 대원은 그 때 이미……」
『그래. 난 의식 없는 제로핵인채로 GGG의 동료들과 함께, 레프리진 지구에 가게 되었어……』

원래는 GGG는 회수한 제로핵을 철저하게 조사했었을 터. 하지만, 이 때 그들 눈 앞에는 레프리진 지구라는 방대한 조사대상이 존재했다. 게다가 그 직후, GGG 대원들은 솔 11 유성주에 의한 신경공격에 시달려버렸다. 사기노미야의 제로핵은, 최격다원연도함 〈타케하야〉의 구석에 방치되게 된 것이다.

『그 후, 솔 11 유성주와의 결전을 거치고, 오렌지사이트에서…… 난 터무니 없는 죄를 범하게 되었어…… GGG 동료들에게, 아니. 전 인류에게…』

기구한, 너무하도 기구한 운명을 강요당해버린 남자의 눈에, 굵은 눈물이 떠올랐다.

(계속)

다음화 2020년 8월 31일(월) 갱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