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4화

리나네기 2020. 12. 21. 19: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결전의 땅 남극에서, 사람과 솜니움의 쌍력을 결집한 헬 앤드 헤븐이 패계왕을 쳐부순다! 하지만, 최후의 힘을 쥐어짜낸 패계왕은, 갤리오리아 로드로 차원 게이트를 열었다. 트리플 제로의 본체가 흘러들면, 지구는 커녕, 전 우주가 멸망해버린다. 이 궁지에서 가오가이가는, 인류 모두의 용기 있는 맹세를 결집한 브로큰 팬텀을 쏜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9・完)



9(承-前)


「트리플 제로 관측한계치, 트럭넘버 003에서 665까지, 준위(準位) 저하중!」
「브로큰 에너지의 손실분량, 마이너스를 유지! 이대로면 됩니DA!」

알루에트와 스완의 보고가 메인 오더 룸에 울렸다. 그것이 의미하는건 명백했다. 남극 상공에 출현한 차원 게이트에서 흘러넘치려는 초 에너지 〈트리플 제로〉의 유출이, 제지당하려고 하고 있다. 아니, 차원 저 너머로 되밀리고 있는 것이다.

「만능역작경악함 〈카나야고〉에서, 카펜터즈를 발진!」

타이가의 지령에 따라, 남극점 부근에 체공하던 카나야고에서 툴 로보 무리가 발진한다. 패계왕 제네식에 의해 괴멸당하 남극관측기지 구원활동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여기서 생각지도 못할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부탁한다…… 모두!」
「라져!」
「맡겨줘!」

가오가이고와 가오파이가가 날아올랐다. 브로큰 팬텀을 쏜 자세의 가오가이가의 양 옆에서.

「툴 커넥트!」

공중에서 양 팔을 치켜든 두 용자왕에게, 카나야고에서 날아온 툴 로보가 셋 씩 커넥트해서, 플라이어 형태의 하이퍼 툴을 구성했다. 이어서, 제이더도 날아올랐다.

「우리들도 간다!」

당황하며 각성인 V2도 뒤를 이었다.

「저, 저돔까!?」

각각 치켜든 양 팔에는, 버전업된 DP-S4 / T5 / P6이라는 다른 기체가 커넥트해서 규격차를 조정, 미묘하게 사양이 다른 하이퍼 툴을 장비했다. 멀티툴(十得マルチ工具) 같은 수많은 편성의 커넥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확하게 오퍼레이트를 계속하는 메인 오더 룸의 오퍼레이터 진에 의한 숙련된 기술이다.

「좋아…… 나도 간다!」

마침내 트리플 제로를 완전히 밀어낸 가오가이가도 오른팔을 회수,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또 너희들의 힘을 빌리겠어…… 툴 커넥트!」

공중을 날아다니는 무수한 카펜터즈 중에서, 셋이 가오가이가에게 커넥트해간다. 기쁜 듯 카메라아이를 점멸시키는 그 셋은, 아무래도 시시오 라이가가 가장 처음 개발했던 플라이어즈였던 것 같았다. 커넥트를 마친 가오가이가,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제이더, 각성인 V2가 모였다!

「디멘전! 플라이어!!!」

다섯 기에 퓨전, 혹은 다이브한 여섯 명의 목소리가 일제히 겹친다.

『전 기체, 사방에서 게이트를 폐쇄하라!』
「라져!」

양 롱리의 지시에 따라, 전 기체가 하이퍼 툴로 공간을 왜곡시켜간다.

「……큭, 엄청난 압력이야」
「이쿠미! 나도 분담하겠어!」


거대한 브로큰 팬텀으로 되밀었다고는 해도, 차원게이트에서 흘러넘치려는 트리플 제로의 에너지 압력은 어마어마하다. 가오가이고의 메인 헤드 다이버인 카이도 이쿠미가 맹렬한 부하를 버티기 힘들어하는걸 알아차려, 마모루가 그 반의 컨트롤을 맡았다.

「살았어, 마모루!」
「이쿠미가 싸울 때도, 언제나 내가 같이 있으니까!」

바로 조금 전 들은 대사를, 마모루가 되받아쳤다. 카이도는 미소를 지으며, 디멘전 플라이어의 출력조정에 전념했다.

「끄아아아아악! 링커 젤이 끓어오르고 있어!」

기체가 분해될 것 같은 압력을 버티는 케이타. 강화된 투석시스템이 탑재된 V2였으나, 고출력에 의한 기동한계는 가까웠다.

「이것이 우리들 생명 있는 자의 최후의 발버둥이다!」

등에 제이쿼스를 짊어진 가오파이 속에서, 르네가 금빛의 하이퍼 모드로 출력을 상승시킨다. 다섯 기에 의한 하이퍼 툴의 동시 사용! 하지만, 그래도 트리플 제로의 방대한 압력을 이기고 차원 게이트를 닫는 것은 곤란했다. 그 때――

「와 줬나…… 벗이여!」
「기다렸구나, J!」

제이더의 머리 위에, 거대한 함선이 모습을 나타냈다. 패계왕 제네식에 의한 파손의 자기수복을 마친 킹 제이더의 동체부. 그 변형한 모습인 제이 캐리어다. 디멘전 플라이어를 휘두른 채로, 제이더가 소리쳤다.

「메가퓨전!」

솔다토 J가 퓨전하고 있는 제이더는 그 자리에서 머리파츠가 되어, 그의 벗인 생체컴퓨터 〈토모로 0117〉이 제어하는 제이 캐리어가 동체가 되고, 자이언트 메카노이드가 완성되었다.

「킹…… 제이더――――!!!」

머리 부분에 하이퍼 툴을 보유한 채로, 킹 제이더가 열 손가락을 내민다. 그러자, 거기에 서른기의 카펜터즈가 모여들었다. 3기 1조로 형성된 직렬합체의 10개 툴이 되어, 각각 자이언트 메카노이드의 열 손가락에 장착되어 간다.

「디멘전! 텐타임즈! 플라이어즈!!」

킹 제이더는 그 거대한 동체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파워를 통해, 열개의 툴을 단숨에 차원게이트에 꽂아넣었다. 이 강력한 원군의 파워 덕분에, 극점 상공에 발생된 왜곡된 공간의 구멍이, 조금씩 조여지듯 닫혀간다.

「이것으로 모든게 끝나…… 모든게……!」

일찍이, 멸망해가는 태양계에서, 사람들이 남기 위해 시작된 계획프로젝트―――그것은, 종언을 넘어서 미래의 우주를 희생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비롯된 위기에, 언제나 직면하고, 운명이 희롱당해온 것은, 시시오 가이와 그 혈족이었다.

(잘 했다, 가이…… 그대로, 차원 게이트를 닫는거다……)
(저희들도, 이쪽에서 터졌던 흔적을 수복하겠습니다……)

가이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림피드 채널하고도 다르다. 정신생명체로서, 오렌지사이트와 통상공간 사이의 틈새 차원에 존재하는 자들이, 가이의 지각에 간섭해온 것이다. 가이에게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친근하며 그리운 소리. 그 주인을, 착각할 리 없다.

「그런가. 아버지도 어머니도, 더 파워로 다시 태어난 정신생명체…… 이제 이쪽에는 존재할 수 없는건가……」

쓸쓸한듯한 가이의 말에, 둘이 웃는 듯한 소리가 돌아왔다.

(슬퍼할 필요 없단다, 가이………)
(우리 부부는, 이제부터 탄생할 우주의 알과 하나가 되는거지. 뭐, 간단히 말하면 태어나게 될 우주의 모든 것이, 나와 키즈나의 아이라는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잊지 마렴, 가이…… 150억년 전에 탄생한, 이 우주의 모든 것이…… 네 형제란다……)

둘의 말이, 가이의 마음 속에 스며든다. 이제 슬퍼할 일도, 쓸쓸해할 필요도 없다. 왜냐면, 용기 있는 맹세의 모든 것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고마워…… 아버지, 어머니……」

시시오 가이는 소년기에, 더 파워에 얽힌 탐사 계획으로 어머니를 잃고, 우주를 목표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계31원종과의 목성결전에서, 아버지를 잃었다. 그런 그의 여행길은, 지금 여기서 하나의 결말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우리 지적 생명체는, 앞으로도 이 우주에서 살아가…… 섭리로 우주가 식어가는, 몇십억년 후의 미래까지…… 그것이 나의, 우리들의, 우리 모두의 맹세……」

가이는 더욱 크게 소리질렀다.

「이것이 "종언을 초월한 맹세"다아아아앗!!!!」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킹 제이더, 각성인 V2, 그리고 가오가이가가 모든 출력을 쥐어짜내서, 하이퍼 툴을 휘두른다. 다섯 기에서 뿜어지는 에너지의 흐름은 오망성 같은 빛을 그리며, 그 빛은 전 우주를 씻어내려는 에너지의 흐름을 봉인해갔다……….



10

「차원 게이트의 폐색를 확인했습니DA!」
「트리플 제로의 에너지 반응, 관측되지 않음!」
「각 남극기지의 생존자들로부터의 통신을 확인. 남은 14개소의 기지는 건재합니다!」
「좋아, 야마츠미, 와다츠미를 구조로 보내! 따뜻한 거라도 전해주라고!!」

아카마츠가 큰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이 때, 이미 오비트 베이스는 안정된 위성궤도로의 천이를 마쳤다. 용자로보군단의 울텍 엔진을 통한 가속으로, 궤도유지에 필요한 대지(対地)속도를 회복한 것이다. 그 덕분에, 야마츠미와 와다츠미를, 구조 활동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했다.

「……뭐야뭐야. 서둘러서 돌아왔는데, 벌써 끝난거냐!」

메인 샤프트 옆에 휴마가 서 있었다. 중추 울텍엔진 제어실에서 돌아온 것이다. 바라보는 일동을 대표하듯, 타이가가 물어봤다.

「사이 군은 같이 있지 않았나?」
「의료블록이야. ……아틴과 타마라를 데리고 갔어」

침통한 대답에 고개숙인건, GGG 블루 장관이며 그들의 상사였던 아카마츠였다.

「젠장. 내가 고른 스텝은 왜 항상……」

언제나 알저논에 걸려버리는거냐―― 아마 그렇게 투덜거리고 싶었겠지. 사실, 기병(奇病)으로 분류되는 알저논을 발병하는데에는, 인류가 상상하지 못한 메커니즘(病因)이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그 메커니즘을 모르더라도, 병리(病理)와 계속 대치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 최전선에 서는 자들이 있었다.
오비트 베이스의 의료블록으로 옮겨진 아틴 프릭클과 타마라 고골 둘에게는, 즉시 히노키의 지시를 통한 치료가 베풀어지고 있었다.

「……PPS, 뇌실 내부로의 지속투여를 개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속적으로 드레이니지(Drainage)를 부탁합니다」

둘의 모니터에서 한눈 팔 틈도 없이, 히노키는 의료 스텝들에게 고했다. 짧지 않은 교제의 동료들에게, 저승사자가 다가오고 있다. 생각하는 점은 많지만, 히노키가 그걸 드러내는 일은 없다.

『……이미 무슨 짓을 해도, 둘은 살아나지 않을텐데?』
(아직 그렇다고 정해진건 아닙니다. 하지만……)

머리속으로 말을 걸어오는 의사에, 노력해서 냉정하게 히노키는 대답했다. 음성 언어에 의한 것이 아니다. 대답을 의식적으로 언어로 형성하는 것을 통한 발신――림피드 채널로 보낸 것이다.

(배양된 뇌조직에 대한 임상에서는, 분명히 이상형 프리온 단백질로의 변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 치료법에 거는 수 밖에……)

배양된 뇌조직――이라는 말을 했을 때, 히노키의 가슴 속에 따끔거리는 아픔이 달렸다. 명백하게 의식하지는 않았을텐데, 상대에게는 전해진 것 같다.

『고마워. 그 녀석을 신경써줘서. 하지만…… 분명 기뻐하고 있을거야. 이런 형태로나마, 너나 동료들의 힘이 될 수 있다면……』

림피드 채널 너머로도 분명히 전해져온다. 그 의사의 주인이 "그 녀석"이라고 부른 존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히노키가 시험투여를 할 때 사용된 뇌조직은,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의 것이었다. 지금까지 알저논을 발병한 사람은, 대규모 사건의 당사자가 되는 일이 많고, 그 사체 대부분은 아니무스 꽃의 열매가 맺히기에, 솜니움이 가지고 가 버린다. 하지만 다행이라 하기에는 어폐가 있지만, 카무이의 사체는 오비트 베이스 내부에 보관되고 있고, 본인의 생전의 의사도 있어서, 헌체(献体)로서 제공된 것이다.
(※헌체(献体) : 의료 실험을 위해서 기증된 시체, 혹은 자신이 죽은 뒤의 시체를 의료 발전을 위해서 제공하는 것)

(사기노미야 대원……… 저, 카무이 씨의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어요. 반드시, 이 치료법으로 둘을…… 프리클 참모와 타마라를 구해보겠어요)

그 결의에, 수십미터 떨어진 치료실에서 응원의 의사가 돌아왔다.

『성공하기를 기도할게…… 그게 바로, 그 녀석카무이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사기노미야 타카시와,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 트리플 제로와 알저논에 의해서, 기구한 운명을 강요당한 형제였다. 하지만, 인류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무수한 희생을 양식 삼아, 수많은 적과 싸워간다. 그것이, 병마라는 보이지 않는 적이라 할지라도, 히노키는 10년 이상이나 계속 싸워오는, 알저논과의 사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을, 다시 마음 속에 맹세한 것이었다.

디멘전 플라이어 무리로 인해, 공간수복된 남극 상공. 전 우주를 휘날려버리려 한 차원 게이트가 존재하고 있던 흔적은,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카펜터즈는 각 남극관측기지의 구원으로 흩어지고, 남겨진 용자왕들은 그 자리에 무릎꿇었다. 가오파이가와 킹 제이더는 서로를 지지하고, 각성인 V2는 큰 대자로 쓰러져 있었다.

「하, 하하하……나, 아직 살아있어…… 살아남았다고! 하하하하!」

세레프 헤드 안에서 케이타가 크게 웃는다. 그 옆에서 가오가이고는, 옆에 있는 초대 용자왕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가이 형……」

마모루가 걱정하는 소리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격전에서 만신창이가 된 가오가이가는, 그 상태에서 초 고출력 브로큰 팬텀을 쏘게 된 것이다. 기체 각부가 스파크를 뿜으며, 삐걱거리듯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가이는 작게 중얼거리듯 말을 걸었다.

「……무리를 시켜서 미안했어. 갤레온. 이제, 과거로 돌아가서, 또 나를 도와줘야 하는데……」

지금부터 갤레온이 가는 운명을 알고 있는 만큼, 가이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빙판에 쓰러진, 다른 파트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드디어 돌아왔구나. 갤레온」

거기에 쓰러져 있는 것은, 패계왕 제네식――아니,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통한 폭주상태에서 해방된 그것은, 더는 패계왕이 아니다. 왼 다리와 중추의 블랙박스를 잃은, 가이의 둘도 없는 전우다.

「가이 형…… 갤레온은, 예전처럼 될까?」

가오가이고의 움 헤드에서 마모루가 물어왔다.

「아마도…… 저 녀석들에게는, 무언가 생각하는게 있겠지……」

가이에게도,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제네식의 옆에는, 가오가이고가 쥐고 있던 블랙박스가 놓여져 있다. 거한 솜니움, 히이라기가 중력제어를 통해서 절단된 왼 다리 파츠와 함께 이동시켜놓은 것이다.

『이거면 되지…… 라칸』
『음…… 감사하마. 인력의 사용자여』

제네식의 앞에 선 라칸에게, 유우야가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라칸…… 그대, 우리들이 잠에서 깨기 전, 혼자서 무언가 잔재주를 부리고 있었던 것 같더만……』

라미아들이 선잠에 빠진 사이, 라칸만이 가장 먼저 잠에서 깨어나서, 무언가를 했던 것 같다.

『걱정하지 마라…… 유우야』

유우야의 추구를 막은 것은, 라미아다.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하기 위해……』

그러니, 조금 전의 행동에도 의미가 있다…… 라미아의 의사에는, 라칸의 움직임도 예정대로라고 느껴졌다.

『그런가……드디어……구나……』

유우야도 그 이상의 의사는 말하지 않는다. 라칸은 오만한 미소를 지은 채, 제네식을 다시 바라봤다.

『음…… 그러면, 시작해볼까』

그 곳의 자들에게 연설하듯, 림피드 채널로 라칸의 의사가 확산된다. 사람들과 솜니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라칸은 흉문을 전방으로 향했다.

『Pectusfollis…… Clarus!』
(※Clarus : 라틴어로 '맑아지다, 맑게 빛나다'라는 의미)

무색투명한 면역입자가 방출된다. 그것은, 부드러운 비눗방울처럼, 제네식의 기체와 파츠를 감싸갔다.

「굉장해…… 제네식에게서, Z0 시밀러(Similar)가 사라져 가……」

마모루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가오가이고의 움 헤드는, 각성인 가이고에 탑재된 조사기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센서나 리셉터에 관측된 수치에서, 잔류 트리플 제로가 소거되어 가는 것은 명백했다.

「놀라운걸…… 천룡신이나, 이 가오가이고의 시점에서, 그 효과는 증명되어 있었지만……」

카이도도 마모루의 목소리에 중얼거렸다. 패계 천룡신이나 패계 가오가이고를 분쇄하지 않고 트리플 제로를 소거하는 것으로, 솜니움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판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힘이 사용되는 순간을 실제로 직접 목격하면, 그건 경이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별 일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시원한 표정의 라칸이, 그 시선을 각성인 V2에게 향했다.

『음…… 사람이여, 공물은 눈치챘나?』

라칸의 시선을 느끼고 당황하는 케이타.

「에, 나? 나 뭔가 먹을거라도 받았던가!?」

V2의 세레브 헤드 안에서 얼빠진 목소리를 낸 케이타였지만, 바로 아래에 위치한 움 헤드에서 그 소리에 대답하는 답이 있었다.

「공물은…… 나……」
「어, 사…… 사쿠라 짱!?」

몽장 가오가이고가 패계왕 제네식을 격파했을 때, 제휴 플레이로 솜니움이 구해낸 사쿠라의 육체는, 베터맨 아리만의 섬세한 암 액션으로 옮겨지고 있었다――각성인 V2의 움 헤드 내부로. 극한의 극점에 내팽겨칠 수는 없다는 배려다.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라……고, 들었어……」

사쿠라의 시선은, 제네식 앞에 서 있는 라칸을 바라보고 있었다. 10년 이상 전, 본래의 육체에서 벗어나서, 계속 헤메던 사쿠라의 영혼마음이, 최근 몇년간 라칸이 사는 남미의 세풀크룸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자는 없다. 하지만――

(사쿠라 짱에게 돌아가라니…… 저 녀석베터맨들……)

케이타는 묘한 감개를 느끼며, 오비트 베이스의 메인 오더 룸으로 통신회선을 이어서, 아카마츠 장관을 불러냈다. 그리고 움 헤드 내부를 비췄다.

『아, 아아아……』

격전을 극복한 것에 대한 격려의 말이라도 할까 했던 아카마츠는, 화면에 비춰진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시트에는 앉아있었지만, 링크 캡슐에 손을 넣지 않았기에, 움 헤드의 시스템은 기동하고 있지 않았다. 격전으로 인해 각부의 고장을 알리는 경고표시도 점등하고 있었다. 그 탓에 사쿠라의 생체반응은, 메인 오더 룸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10년간, 계속 닫혀져 있던 사쿠라의 눈꺼풀이, 올라가 있었다. 모니터 너머로 사쿠라의 눈동자를 본 아카마츠는, 통곡하며 절규했다.

『우오오오오오, 사쿠라…… 드디어 눈을 떠 줬구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보여주거라아아아아!!』

영상이 나빠서, 잘 안 보이는 통신 모니터에, GGG 블루 장관의 눈물로 비뚤어진 얼굴이 달라붙었다. 아니, 그건 장관이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얼굴이다.

「응…… 여기 있어…… 이제 멀리 가지 않을테니까……… 괜찮아」

꺼져가는 모니터 안에서 블록 노이즈 범벅의 미소가 떠오르자, 아카마츠는 평상시의 노호성도 지를 수 없었다. 그저 오로지, 목 안에서 오열을 짜낸다. 소리로 나오지 않는 그 소리가, 통신을 듣는 케이타나 메인 오더 룸의 스탭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정말 잘 됐네요, 아카마츠 사장님……)

케이타 역시, 아카마츠 공업에서 알바를 뛰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마음이 뜨거워졌다. 생각지도 못한 우연에서, 여러 사건에 휘말려들며 생사의 위기에 빠진 그 무렵, 몇 명의 죽음을 바라보고, 비극과 종이 한장 차이였던 그 사건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사쿠라가 눈을 뜬 것은, 드디어 모든 것을 과거로 흘려보내듯, 상쾌한 마음을 케이타에게 전해준 것이다.

『샤라, 움직일 수 있어?』

가쥬마루가, 휘청거리는 샤라의 차가워진 어깨를 지지하며, 이마의 십자광을 빛냈다.

『가쥬마루는 언제나, 내 걱정만……』

의존할 생각은 없다는 의사를 전하면서도, 샤라의 림피드 채널에는 감사의 생각도 담겨져 있었다.

『때가 와…… 하지만…… 샤라……』
『괜찮아…… 난 그걸 위해 태어났으니까……』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의 샤라의 어깨를, 가쥬마루는 보다 꽉 껴안았다. 지금부터 일어나야 할 무언가에 대해서, 각오를 다진 샤라…… 가쥬마루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몸을 지지하는 것 뿐이었다.

「베터맨…… 제네식과 사쿠라 짱에 대해서, 감사한다. 고마워……」

가오가이가 속에서, 가이가 소리를 냈다. 지상에 서 있는 라미아와 전고 30m를 넘는 가오가이가의 시선이 교차한다. 발해진 말의 내용은 틀림없이 사례였으나, 그 말투는 차갑고 단단하여, 시시오 가이라는 인물의 인품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침묵하고 의사를 발하지 않는 라미아를 대신하여, 음유시인풍의 복장의 솜니움이, 가오가이가를 올려다보며, 의사를 음성언어로 표출했다.

「아뇨. 예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소인들에게는 소인들 나름대로의 형편이 있었기에 말이죠」
「형편…… 그건, 갤레온을 과거로 되돌릴 때가 왔다는 것도 포함인가?」
「호오, 그것도 눈치채신겁니까!」

라이가 더욱 호들갑스럽게 놀란 척 했다. 일찍이, 라이 본인이 설명한 것 처럼, 지금의 가오가이가의 코어인 갤레온은, 과거에서 데려온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다시 과거로 되돌리기로 한 상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에 모순이 생겨서, 새로운 분기가 생겨 버리겠지. 그것은 사람에게 있어서도, 솜니움에게 있어서도, 바라지 않는 점이다.

「……베터맨 라미아. 한가지 물어보고 싶어」
『………』
「파트리아의 때란―― 무엇을 의미하지?」

서로 바라본다――라기보다는, 서로를 궤뚫는듯한 시선을 내뿜는, 베터맨과 가오가이가. 즉, 라미아와 시시오 가이. 무언을 관철하던 라미아가, 드디어 자신의 의사를 발신했다.

『――에볼류더 가이.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들에게는 숙전이 찾아온다』
「역시…… 그렇게 되는건가」

라미아의 의사는, 약간 당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이는 놀라지도 동요하지도 않고, 조용히 그걸 받아들이고 있었다.

(에, 뭐야? 라미아와 가이 씨가 서로 싸운다는건가, 어째서!?)

그들의 의사의 교감을 듣고 깜짝 놀란건 케이타다. 베터맨들은, 인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원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과 적대하는 존재는 아니어서, 케이타라던가는 소년 시대로부터 몇번이고 베터맨들에게 도움을 받아온 것이다. 눈 앞의 상황전개를, 믿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인간과는 공생한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에볼류더가 되면……)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추측을 해 온 카이도는, 베터맨의 행동원리에 거의 근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도…….

(가이 형, 라미아…… 함께 패계왕과 싸운 동지인데…… 어째서……?)

패계왕 제네식을 타파할 때, 마모루들은 베터맨의 힘을 빌렸다. 그 때, 분명히 베터맨은 이 지구에 사는 생명체동료로서, 함께 싸웠다. 하지만, 그래도 와야 할 싸움은 결코 피할 수 없다고, 마모루도 느끼고 있었다.
가이와 라미아의 사이에, 그 이상의 의사의 교감은 없었다. 이윽고, 솜니움들은, 눈보라에 숨듯 그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림피드 채널로 나눠진 대화는, 통신이나 방송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 탓에, 라이가 말한 음성 외에, 솜니움과의 대화를 알고 있던 것은, 그 곳에 있던 사람들 뿐이었다.
전세계에서 중계영상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모든 싸움이 끝났다는 방송에 들끓고, 오비트 베이스의 스탭들도 귀환하는 용자들을 큰 환호로 마중했다.
그리고――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 그런 일이……」

프리클과 타마라의 알저논 발병에 의한, 오비트 베이스 추락의 위기. 그리고 용자로보군단의 목숨을 건 행동. 귀환하자마자 그것들을 알게 된 가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은, 남극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비트 베이스는 무사해. 지금은…… 그걸 기뻐하자!」

미코토가 그렇게 말하며, 피로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 무리도 아니다. 지금까지의 GGG의 싸움은, 하나의 승리를 얻더라도 바로 다음 싸움에 대비해야 했던, 한 순간의 승리뿐이었던 것이다.

「아아, ……여러가지 준비할 것도 있으니까!」

가이는 그렇게 말하며, 미코토의 어깨를 안았다. 패계의 권속에 있는 동료들을 구해내면, 가능한 빨리 결혼하자…… 몇주 전, 그렇게 이야기했던 직후다. 준비 해야 하는건 여럿 있었다.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 너무나도 기구한 운명에 희롱당한 둘이, 이렇게 솔직하게 웃을 수 있는 순간은, 도대체 몇년만의 일인걸까. 곁에서 그걸 지켜보는 마모루에게도, 눈부시게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가슴도 아프다. 바로 방금 전, 가이와 라미아 사이에서 나눠진 "약속"을, 미코토는 아직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무엇보다도 걱정인 문제가 있어서, 마모루는 어떤 인물의 모습을 눈으로 찾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착함 데크에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시야에 들어온 것은, 사이 히노키였다.

「히노키 누나……」
「어서 와, 마모루 군. 이쪽으로…… 하나 짱이……」

심상찮은 모습에 말 없이 수긍한 마모루는, 히노키의 뒤를 따라갔다. 통로를 따라가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어도, 히노키는 묘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않았다. 참지 못한 마모루는, 드디어 물어보았다.

「저기…… 하나 짱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하나 짱 본인에게 부탁받아서, 간이 검사를 했어」

그 발언이 준 충격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생체의공학자인 히노키가 검사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였던건 틀림없다. 아니, 출격 전의 그 때, 하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내가 인류의 적이 되면, 마모루 군의 손으로 날 쓰러트려줬으면 해……)

거대한 충격과, 그에 수반된 공포에 찌부러질 것 같은 마모루에게, 히노키는 말을 걸었다.

「마모루 군, 자세한건 하나 짱과……」
「……」

마모루가 아무 소리도 못하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의료구획이 있는 플로어에 멈췄다. 망설임 없이 통로를 나아가는 히노키를 따라, 마모루도 쭈뼛거리며 벙실에 도착했다.
그 이후의 기억은 애매하다. 히노키에게 뭔가 듣고, 문을 노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안에서 대답이 들려서, 마모루는 입실했다. 히노키는 마모루에게 운명을 맡기듯 퇴실하고, 정적이 찾아왔다. 실내에는 침대가 있고, 거기에는 대원복에서 갈아입은 하나가 자고 있었다. 그 외에는 아무도 없다.

「마모루…… 군………」

힘 없는, 하나의 목소리.

「………」

마모루의 입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남극의 전투가 끝난 후에, 쓰러져 버려서……」

힘 없는 미소로 그렇게 말하는 하나의 모습은, 힘은 없지만 평상시와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하얗게 희미해지는듯한 마음으로, 마모루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하나 짱 ……검사 받았어?」

마모루는 드디어 말을 쥐어 짜냈다.

「……응」
「그거, 발진 전에 말하던 것하고, 관계…… 있어?」

하나는 말 없이 수긍했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마모루는 깜짝 놀랐다. 그 말은, 어릴 적, 마모루 본인이 가르쳐준 주문이었다. 겨울의 눈집에서 보냈던, 어렸을 적의 소중한 추억. 그 주문으로, 하나는 용기를 쥐어짜내려고 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말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도 용기를 강하게 먹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마모루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뭐든지 말해줘. 하나 짱. 어떤 일이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자」
「응……마모루 군, 고마워. 그래. 뭐든지 함께…… 지금부터 난 엄마가, 마모루 군은 아빠가 되니까

그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허를 찔린듯한 마모루의 표정은, 눈물투성이가 된 환한 미소로, 서서히 변해갔다.

「우……우와……우와…… 우왓하―――!!!」


(number.09・完 FINAL of ALL로 이어진다)

다음화 2021년 1월 15일(금) 갱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