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네기 2021. 9. 30. 08:58
VS 해골병



생각보다도 순조롭게 가던 도중인 덕분에, 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요새가 보여왔다.
실제로 한번 본 경험으로도, 여행의 지식을 리츠카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고찰로서도, 그렇게 크지 않다는 링크의 정보대로.

소규모지만 이 부근 일대를 지켜왔을 요새는, 자연스레 발생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해골 괴물의 습격을 받고 있었다.
상처입은, 만신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몸으로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병사들의 모습을 본 일동의 마음에, 더욱 더 전의의 불꽃이 타올랐다.




《마력반응 확인, 해골병이다!!
이번에는 마음껏 날뛰어도 좋아, 둘 다!!》

「네, 마스터, 지시를!!
산산조각 내……어라, 링크 씨!?」

「링크!!」


리츠카와 마슈를 이끄는 형태로 달리던 링크는, 말하지 않고도 공유하던 둘의 예상과는 다르게, 달리는 스피드를 조금도 줄이지 않고 검극이 난무하는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냉정하고, 자신들보다도 더욱 여행에 익숙해서, 이쪽에서 딱히 아무 말도 안 해도 정확하게 판단해줄거라 생각한 그가, 설마 이렇게 기세에 맡겨 달려갈 줄이야.

링크를 구하라고 지시를 내린 리츠카와, 그 지시를 받고 방패를 치켜들며 그를 뒤쫓아 달리려던 마슈였지만, 그 마음씀씀이는 헛될 뿐이었다.


이미 쓰러진 병사를 향해 무기를 치켜드는 해골병 하나.
그 뼈와 마력으로 구성된 몸이, 갑자기 산산조각나며 흩어졌다.

전속력으로 달린 기세를 실어, 해골병의 무방비한 등으로 뛰어든 링크가 도중에 꺼내든 나이프를 드러난 두개골을 향해 때려박았던 것이다.
오퍼레이션 룸에서 측정을 하고 있던 다빈치는, 링크가 휘두른 일격이 해골병을 구성하던 마력의 핵을 파괴하는 자초지종을 지켜보았다.



《잠깐…… 아니 정말 잠깐만! 이거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왜 그리 당황하는거야, 다 빈치. 저 나이프. 그렇게 굉장한 물건이었어!?》

《반대야. 신비라고는 조금도 계측되지 않았어!!
아무런 특색도 없는, 여행용으로 삼기에 딱 좋은 흔해빠진 나이프야!!
그 어떤 신비의 도움도 없이, 단순한 물리적 행위만으로 해골병의 핵을 부숴버린거야, 그는!!》


로마니가, 다 빈치가 통신 너머에서 지른 비명같은 소리를, 리츠카와 마슈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경직되어버린 사고 구석으로 듣고 있었다.
그저 한순간. 단 일격으로, 그 나름대로 단단할 해골병을 파괴한 소년을, 그 곳의 모든 해골병들이 최우선 공격대상으로 인식했다.
방금 전까지 싸우던 병사를 무시하면서까지 다가오는 해골병들에게, 링크는 당황하지도 한탄하지도 않고, 그저 고요히 나이프를 쥐고 자세를 취하는 걸로 응했다.


동시에, 일제히, 단 한명을 향해 사방에서 덤벼드는 해골병 무리.
멈춰버린 사고가 가부간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동요되어, 당황해서 가세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는걸 깨닫고 스스로를 책망한 마슈였지만, 그녀가 상상했던 광경이 현실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해골병의 공격이 향해진 곳을 축 삼아, 날카로운 일섬이 원을 그린 직후, 모든 해골병이 사방으로 날려졌다.
너무나도 강렬해서 슬로우 모션이라고 착각할만한 광경의 중앙에서, 큰 기술을 사용한 여운을 전신으로 풍기는 링크. 그 표정은 어째서인지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뭐가 부족한걸까. 덤벼든 해골병의 반수를 지금의 일격으로 파괴했으면서.




(…………아니, 설마, 반 『밖에』 쓰러트리지 못한게 불만인거야?)



그런, 『전사』의 사고회로를 희미하게나마 파악한 리츠카는, 오싹하고 등골에 소름이 돋는다는 감정을 맛보고 있었다.
부숴지고 등뼈가 꺾여서, 이미 일어나지 못하며 발버둥밖에 치지 못하는 것들의 머리를 짓밟아 부순다.

그대로, 발을 내딘 기세로, 다른 녀석이 무기를 쳐든 팔 관절을 단칼로 끊어낸다.

중량이 급격히 변하며 밸런스가, 몸의 자세가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마력의 핵이라 생각되는 머리를 파괴하는…… 그런, 그의 속에 명확하게 그려졌을 공정이, 두개골에 중간정도 박혔을 뿐인데 부러져버린 나이프 때문에 무산되었다.
칫 하고 혀를 차며, 그래도 링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팔을 치켜들고, 대신해서 폼멜 부분으로 다시 두개골 깊숙히 부러진 칼날을 때려박았다.

칼 끝이 닿고, 부순 반응을 느낀 직후, 얼마 되지 않는 저항과 함께 해골병이 쓰러졌다.


쓰러트린 수는, 덮쳐온 수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하다.

그걸 알고 있던 링크는, 찌그러져서 이미 타격에도 쓰지 못할 폼멜을 내던지고, 쓰러트린 해골병중 하나의 소지품이었을 검으로 손을 뻗었다.
보기에도 조악품인데다가, 손질이 되어있을리도 없어서 이곳저곳에 날이 나가있는 꼴이지만, 그래도 비무장하고는 비교할 것도 없지.

거의 뛰어들었다 싶어도 좋을 기세로 폼멜을 쥐고, 다음 공격에 대비해 자세를 돌렸……더니 그 뒤에, 남아있던 수와 딱 맞는 해골병들이 분쇄된 잔해 옆에 마슈가 서 있었다.

리츠카와 같이, 딱 보기에도 『화나 있습니다』라는 듯한 표정과 박력으로, 이쪽을 노려보면서.




「저기 말야, 링크…… 우리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머리 좋은 너라면 알겠지?」

「…………미안, 전혀」

「혼자 뛰어드는 놈이 어디 있냐, 우리들이 같이 있었는데도!!」

「링크 씨가 생각보다 매우 강했다는건 보고 알았지만, 그것과 이건 다른 문제에요!!」

「미안. 둘이 있었다는거 까먹었어」

「「더욱 더 질이 나쁘잖아(요)!!」」



그들의 분노가, 혼자 뛰어든 것에 대한 걱정과, 의지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한 슬픔에서 왔다는 것을.
과거의 버릇 탓에 『동료』를 잊어버린 자신에게 죄가 있다는걸 정확히 이해해버린 링크에게는, 사과한다는 것 외의 선택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혼전에 갑자기 난입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순식간에 뒤엎고, 지금은 괴물 잔해 속에서 설교에 열중하고 있고,

그런 자신들이 요새의 병사들에게 멀리서 포위되었다는걸 알아차리고 당황해서 처음 목적으로 돌아가게 되는 건, 아직 좀 지난 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