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네기 2021. 9. 30. 09:06
현상 파악



「『서번트』라는게, 뭐야?」

앞으로의 갈 길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이제 괜찮나』라고 리츠카와 마슈가 판단했기에, 전투 도중에서 지금까지, 쓰지 않고 벗어둔 후드 속의 머리.
그게 조금 기울어지며 말한, 이제 와서,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당연한 그 질문에, 그 부분의 지식이 있다는 것을 대전제 삼아 이야기하던 일동은, 등 뒤에 『움찔』이라는 의성어가 떠오를 정도의 기세로 굳어졌다.
『이런……』이라는 마음 속 목소리가 들릴듯한 표정으로 표정이 굳은 리츠카와 마슈를 향해, 잔느는 흠짓거리며 물어봤다.



「저, 저기…… 저 분은, 설마」
「응, 아냐」
「그럴수가, 그렇게 강한데도!?」
「저희들도 아직도 믿기 어렵지만,
『서번트 반응이 없다』라고, 확실하게 들었으니까요」
「……엑스트라 클래스, 룰러 클래스의 서번트에게는 『진명간파』라는 스킬이 있습니다.
약체화한 탓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서번트와 일반인을 구분하는 정도는 문제 없을건데 말이죠.
다시, 제대로 확인해봤지만…… 아무래도 리츠카 씨들이 말하는 대로인 듯 하네요」
「중세 이후, 근대에 가까워지면서도, 『영웅』이 되기에 충분한 자들은 얼마 되지 않아도 나타난 것 같습니다.
링크 씨는 분명, 그런 여러분들 속에서도 특출난 존재라는게, 다 빈치 짱의 고찰입니다」



자신에게 없는, 무언가의 『공통인식』으로 소근소근 이야기하는 셋을, 링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약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단어가 많고, 상황이 넘치는 것을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 나름대로 있다.
그들이 놀란 것은, 특출난 전투능력을 발휘한 자신이, 그걸 기반으로 상정하던 어떤 존재가 아니었다는 점.
그런 존재라는, 본래대로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
그 이유를, 링크는 확실하게 짐작하고 있었다.




(일단, 만약을 위해서…… 정도로만 기대했을 뿐인데, 예상보다 잘 먹힌 것 같네)



도움을 청하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응하여 눈을 떴을 때.
이 땅에 내려왔을 때,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

여기는 어디인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유일하게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자기 자신이, 잠이 들기 전의 『자신』과는 무언가가 다르다는 이상한 감각과 확신 뿐.
어쩌할 바를 몰라야 할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잘 통할 수 있도록, 『통하면 좋겠다』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오히려, 앞으로의 결의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보다 강하게, 그는 소원을 빌었던 것이다.

『자신이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존재인듯 하다는 것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이라고.

왼손(利き手)의 손등의 문장, 막대한 무색의 힘의 덩어리에게.
(역주: 링크는 원칙적으로 왼손잡이. 실제로 1장 끝난 후의 에피소드에서 친구와는 다르게, 그 검을 오른손에 잡고 있었다. 이라고 언급되면서 간접적으로 이 링크가 왼손잡이라는걸 언급한다.)



(이미, 『원망기』는 아니게 된 것 같으니까, 정말로 밑져야 본전이었는데.
효과를 명확하게 이미지 한 뒤, 확실하게 방향성을 더하기만 하면, 어지간한 일은 할 수 있는 듯 하네.

…………이걸로도 충분히 원망기잖아. 오히려 제약이 사라진 것 같아서 반대로 무섭다고 이거.
쓰는 일은, 최대한 한정시키자)




힘에 취할 정도로 약하지 않고, 착각해서 콧대만 높아지는 바보도 아니다.
그런고로, 자신이 손에 넣은 것의 무시무시함과, 그걸 계속해서 소지·관리해가야 한다라는 중책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해해버린 링크는,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며 등골에 서늘한 공포심이 훅 달리는 마음을 맛보고 있었다.
장갑 아래의 문장을 무의식적으로 문지르며, 링크는 계속 생각했다.

지금의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 있다는 것.
리츠카 들은 그 『무언가』의 정체와 취급법을 알고 있다는 것.
본래대로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자각』과 『설명서』가, 자신 속에는 없는 것 같다는 것.
현재 상황에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머리속에 써내려가며, 링크는 중요한 방향성을 잡았다.


(아무래도, 나도 『그것』같다는 건, 당분간은 덮어두자.
리츠카 들과, 그 배후의 조직을 신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단체의 외부에서 볼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이라는건, 여러가지로 모색중인 현 상황에서는 분명 중요할거야.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 나한테도 알려줄 수 있는건 확실하게 알아둬야겠지만)


링크의 그런 기대는, 그 본인이 딱히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이뤄지게 된다.
리츠카와 마슈, 링크, 잔느라는 제각각인 지식과 인식을 비교, 대조해보기 위한 대화가 그날 야영지에서 행해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장 발언과 정보 제공을 꺼릴거라 예상했던, 조직의 일원인 리츠카들의 제안으로.




「……조직이 뒤에 있다면, 보통은 이런거 싫어하지 않아?」
「닥터가 허가를 내려주셨어요. 그러면 저희들에게도 이론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들이 부탁해서 허가를 받을 생각이었으니까.
링크에게는 제대로 설명해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현재 상황에서 매우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비밀엄수 의무라던가는 이제 와서고(인리가 소각된 지금 상태에서는 은닉이니 뭐니 하면서 떠들 녀석도 없고, 애당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기도 하고)》

「…………왠지, 죄책감이 장난 아냐」

《아…… 링크 군. 무언가 사정이 있어서 말할 수 없는게 있다면, 우리들이 말했다고 무리해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넌 리츠카 군과 마슈를 진심으로 도와줬어. 그것만으로도 신용하기에는 충분해》


「링크 씨가 『말할 수 없다』라면, 무언가 의미나 사정이 있을거라고 추측합니다」
「정말로 필요할 때에는, 확실하게 이야기 해 줄거잖아?
그리 초조하지 않게, 그 때를 느긋하게 기다릴게」

「포우포우!」

「……고마워. 그 기대에 탈게
그리고 약속할게. 때가 되면, 확실하게 전부 털어놓겠다고」

무릎 위에서, 자기 것인양 편히 쉬는 포우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하는 링크의 말에, 리츠카와 마슈, 그리고 통신 너머의 로마니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수긍했다.


























































십인십색. 다시 분위기를 잡고 행한 정보교환은, 리츠카와 마슈가 소속된 조직 『칼데아』쪽 상황 설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건 몰랐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절망적인 사실이었다.


「…………즉, 너희들은 미래에서 왔고.
미래에서, 세계는 이미 멸망했고…… 게다가 그 멸망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사람이라는 존재 전부, 사람이라는 종이 살아온 역사 그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이고.
그리고, 그 계획의 『쐐기』라고 할 수 있을 것에 대항하기 위해, 이 시대까지 왔다」
「그렇게 인식해주시면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덧붙여서, 『과거로 가는』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냐.
그게, 네가 조금 전에도 신경썼던, 아마추어나 다름 없는 우리들이 실동부대로서 최전선으로 와야만 했던 이유」
「………그 외에, 도움을 요청하는건 할 수 없었어?
평상시 어떤 속박이 있었다고 해도 그 정도의 사태이니 문제 없을텐데」

《유감스럽지만, 소각을 면한건 우리들 뿐이야.
칼데아의 시설과, 소속되어 있는 몇 안 되는 스탭…… 그게, 지금 세계에 남겨진 전부야》

「어쩜 참혹한 일이……」

(세계가 싸그리 불타버린 그 이미지, 세지 못할 사람들이 최후에 남긴 기원의 목소리.
그건, 그런거였나……)


세계가 이미 멸망해버렸다는 사실. 얼마 되지 않은 희망을 믿으며 그에 맞서고 있다는 리츠카들을 둘러싼 현상을 염려하여, 링크와 잔느의 표정이 비장하게 비틀렸다.
그게, 리츠카는 기뻤다.



「고마워, 링크」
「뭐가?」
「믿어줘서」
「……이런 질 나쁜 거짓말, 너희들은 하지 않을거잖아?
아무튼, 다시 말할게.
다짜고짜 시작되어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길동무였지만.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동참하겠어. 그보다 억지로라도 따라갈거니까.
이 여행의 성공여부에 사람이라는 종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하는데, 가만히 듣고 무시할 수 있을까보냐」
「링크 씨…!」
《고마워, 링크 군.
네가 앞으로도 따라와 준다면, 이 이상 믿음직스러운 일은 없겠어!》
「나로서는, 링크는 이미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새삼스래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 웃은 셋은, 잔느와 함께, 요새에서 나눠준 목제의 초라한 컵과 가죽주머니의 물로 자그마하게 건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