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네기 2021. 9. 30. 09:12
VS 블라드 3세

리츠카나 로마니들의 걱정과 명백하게 고양되던 전투 전의 모습과는 반대로, 두 서번트는 각자 싸움을 걸어왔다.
여유의 표현인건지, 아니면 그저 놀고 있을 뿐인건지, 자신들에게는 제휴 따윈 불가능하다는걸 자각한 후의 전술인건가.
아무튼 그건, 칼데아 측에서의 호기였다.


「링크 씨, 저도……!」

「마슈, 넌 움직이지 마!!」


달려가려던 그 다리를 일갈로 제지당해서, 발목만 잡을 뿐이라고 생각되고 있는건가 생각하여 머리속이 새하애진 마슈였지만, 링크의 말에는 그 다음이 있었다.


「눈 앞의 적을 쓰러트리는데만 붙잡히지 마. 방패병으로서의 싸우는 방식을 의식해!!
속도 대신 얻은 중후함은, 눌러붙어서 지키고, 시간을 벌고, 버텨내기 위한 거야!!」

「동료에게 조언을 하면서라니…… 상당한 여유로군, 용사여」

「큭……!」

「링크 씨!!」

보여버린 얼마 안 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찔러진 창이 링크의 몸을 스친다.
숨통을 끊는 것이 아닌, 희롱하고, 몰아붙이고, 조금이라도 오래 괴롭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차츰차츰 침식해 오는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무릎 꿇은 순간을 호기라 여긴 그 끄트머리가, 비록 직격을 맞아도 바로 죽지는 않을 곳을 향해 쏘아지고……… 둔탁한 금속음과 함께 튕겨내졌다.
몸의 자세가 무너트려진데다가, 예상하지 못한 저항을 받아서 경악하여 한 순간 사고가 정지되어버린 랜서를, 혼신의 칼날이 베어가른다.
어깻죽지에서 시작하여 몸의 전면을 힘차게 대각선으로 베어내렸는데, 살짝 피가 나올 정도의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는 것에, 불만스럽게 혀를 차는 링크.
자신이 대단한 짓을 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 그 모습을 앞에 두고, 그를 제외한 전원이 아연실색. 말을 잃었다.


「리, 링크 씨……」

「봤지. 마슈.
너의 그것만큼 훌륭하지는 않지만, 사용법에 따라서는, 전황을 얼마든지 바꿀 힘이 방패에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되돌아 본 링크가 보여준, 검을 든 것과는 반대측의 팔에, 단 한순간의 공방에 얼마나 굉장한 충격이 가해졌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금속판이 힘차게 찌그러져서 두번 다시 써먹지 못할 듯한, 아무런 특색도 없는 단순한 일반병사의 방패가 들려져 있었다.
지금은 잔해가 되어버린 마을을 열심히 지키려고 한, 이름도 모르는 병사의 소지품이었겠지.
그걸 그저 몸을 지키는데만이 아니라, 쏘아지는 공격을 받아내고, 막아낸 순간 되밀어서 튕겨내고, 공세로 바꾸는 절호의 찬스를 낳았다.
일련된 흐름은 틀림없이, 링크가 조금 전 마슈에게 조언하던, 방패를 이용하여 싸우는 방법의 실천 그 자체.
몰아넣기 위해 일부러 대충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하필이면 자신과의 공방 속에서, 동료에게 싸우는 법의 표본을 피로하는 여유를 줘 버렸다는,
프라이드를 성대하게 상처입어서 굉장한 표정으로 이를 가는 랜서에게, 어새신의 조소가 쏘아졌다.


『악마』드라클라고 두려워해진 흡혈귀인데도, 상당히 한심한걸.
놀이에도 정도가 있지」

「닥쳐라. 남의 잎에서 나의 진명을 말하지 마라.
그 애송이도 그렇고 네놈도 그렇고, 실로 불쾌하기 짝이 없구나」

「괜찮잖아.
우리 반영웅은 그 이름을 알려서, 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전율하게 하는게 본분일텐데」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다가 실수하여, 도망쳐버린 자의 손에 파멸당한건 네놈일텐데.
엘리자베트 바토리…… 아니, 카밀라.
끔찍하면서도, 정말 헛된 최후였지」

「………눈치 없는 분이네. 이러니 뿌리부터 무인인 남자분은.
흡혈귀로 영락했으면서도, 고결한 정신에 목매달다니」

진심으로 서로 죽이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살기를 두르며, 서로 노려보는 두 괴물의 대화에, 마지막 접전에 망가져버린 방패를 버리고, 다시 검을 쥔 링크가, 소리만 들리는 로마니에게 물어봤다.

「닥터. 지금 대화에서 저 녀석들의 정체는 알겠어?」

《남자 쪽은 블라드 3세. 통칭 『가시공』!!
압도적인 전력차로 쳐들어온 적국 병사들에게, 포로를 꼬챙이의 산으로 가득 채운 지옥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의를 잃게 만들고, 그로 나라를 지키면서도, 그 지나친 일화에 악마라 두려움받은 구국의 영웅!!

여자쪽은 엘리자베트 바토리. 블라드 3세의 발언을 고려하면 그 진명은 카밀라. 통칭 『피의 백작부인』!!
늙어서 미모가 쇠약해지는걸 두려워한 그녀는 소녀의 피에 회춘의 효력이 있다고 믿고, 자신의 영지에 사는 소녀들을 수백명 넘게 고문, 쥐어 짜낸 피로 목욕했다고 전해져!!

사람의 생혈을 갈구하는 무시무시한 괴물, 흡혈귀…… 둘 다, 그 이미지의 원점이 된 괴물들이야!!》

「……과연, 굉장한 녀석들인걸」

《알았구나. 그러면 조금이라도 빨리 철퇴 준비를》

「고마워, 닥터. 덕분에 싸울 방향성이 정해졌어」

《아직 이해하지 못했지. 나 제대로 설명한거 맞지!?
해골병이나 와이번을 압도한 네가 강하다는건 알고 있어. 하지만 서번트 상대는 역시 무모해!!
조금 전의 공격도 힘껏 했는데 별 타격도 없었어. 오히려 화만 돋궜잖아!!》

「현 상황에서 쓰러트릴 수 있다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어.
이건 어디까지나 위력정찰…… 덤으로, 저 높게 솟은 콧대를 힘차게 꺾어서, 한방 먹여주고 싶을 뿐이라고」

《부탁해, 링크 군. 분노는 접어둬. 제발 냉정하게 되어줘!!》

「몇번이나 말하지만, 난 냉정해」

링크는 그렇게 말하며 웃으며, 독특한 난폭한 금속음으로 날려진 쇠사슬을 검으로 튕겨냈다.
그 움직임에, 상정보다 빠르게 한계가 찾아왔다.
경련을 일으키며, 끌려가는 감각을 느껴 뒤돌아보니, 완전히 걷어냈다고 생각한 쇠사슬이, 검을 쥔 자신의 왼손을 힘껏 묶어버린 광경을 봐 버렸다.

「붙잡았는걸…… 공교롭게 됐네, 용사님.
고문기구를 다루는 방법과, 기분 좋게 비명지르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내 상대는 없다고 자부하고 있는걸.
자, 절망을 노래해주렴. 그 한탄과 피, 남김 없이 양식으로 삼아줄테니」

가면 너머의 눈동자를 요염하게 번뜩이며, 서번트와 괴물이 된 것으로 그 몸에 익힌 여력으로 사냥감을 잡은 쇠사슬을 힘차게 당긴다.
링크는 그에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그 기세를 타는 형태로 땅을 박찼다.
예측대로였다면, 조금의 오차도 없이 뛰어들었을 곳에 보구를 전개시킨 카밀라는, 자신의 상정을 넘은 속도로, 보구를 넘어서 자신을 향한 기세로 날아드는 링크에 놀랐고,
아주 조금이지만, 그에게는 결코 허락해서는 안 되는 순간을, 경직된 채로 맞이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