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네기 2021. 9. 30. 09:12
VS 카밀라

마슈의 방패 뒤쪽에서, 화면 너머 관제실에서.
어떤 공통의 지식을 지니고 전황을 지켜보던 리츠카와 에미야는, 그 광경을, 그 때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중에 이렇게 설명하게 된다.
「저건 틀림없는 라이더킥이었어」라고.

훌륭한 육체와 밸런스 감각을 통해,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자세를 바로잡은 링크는, 바로 내민 한쪽 발에 낙하의 기세를 더한 전 체중을 담아, 노린 그대로 힘차게 때려박았다.
카밀라의, 소녀를 죽여서 피로 목욕해서라도 미모를 유지하고 싶다고 바랬던 여자 흡혈귀의 맨얼굴에, 가면을 부수고도 멈추지 않는 위력과 기세로.

구두 바닥을 맛보면서 날아가서, 기왓조각과 돌무더기 산으로 굉음과 함께 머리부터 박힌 카밀라.
돌격의 기세를 전부 그녀의 안면에 넘기는 것으로, 자신은 문제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깔끔하게 착지한 링크.
처음에 상정한 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형태의 격전에, 그 광경에, 거기 있던 사람들은 적아를 가리지 않고, 멍하니 전의를 상실해서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뭐라 할 수 없는 침묵이, 파편과 돌무더기가 흩어지는 소리와, 그 속에서 일어난 카밀라의 움직임으로 사라진다.
아름다움을 긍지로 여기는 여성이, 하필이면 얼굴을 발로 맞고 날아갔다니…… 터무니 없는 굴욕을 맛본 그녀가 광분한다는 것을, 체면따윈 신경쓰지 않고 공격해 올 것을 상정하고 전투태세를 취한 마슈와 잔느였으나, 그 기세는 직후 사라져버렸다.

「으, 으윽…… 훌쩍, 히익, 으윽……………」

부숴진 가면 아래에서 나타난, 평상시라면 여자 흡혈귀의 대명사에 어울릴 냉철한 미모가 가득했을 얼굴이, 그 눈동자가, 고통과 공포와 굴욕에 흔들리면서, 약간 비틀어지고 피가 주륵주륵 흐르는 코를 힘차게 누르며, 유린된 소녀처럼 허약하게 흐느껴 울고 있었으니까.

「거짓말이야, 거짓말. 말도 안 돼…… 무슨 짓을 한거야. 이 나를, 백작부인인 나를, 하필이면 얼굴을 이렇푸휅!?」

《링크 군―――!!?》


적은 커녕 아군조차 기겁하고 있다는걸, 눈치채지 못할리 없는데, 그래도 상관 없다는 듯, 링크는 카밀라의 콧대에 추격의 발차기를 날렸다.
손만으로는 지키지 못하고, 완전히 뭉개져버린 코에서 폭포처럼 피가 쏟아져 내린다.
자랑의 얼굴을 구성하는 파츠를 웃는 얼굴로, 조금의 주저도 없이 뭉개버린다.
용사와 같은 이름을 지니고 있어야 할 눈 앞의 소년이, 카밀라에게는 흡혈귀와는 비교도 안 되는 괴물로 보이고 있었다.

「히이이이이익…!!」

「역시, 생각한 대로야.
넌, 약한 자. 도망치는 자, 저항하지 못할 자를 괴롭힌 적은 있어도, 자신이 책망당한 적은 없고, 직접적이거나 원시적인 폭력에 대한 정신적인 내성이나 마음가짐이 눈꼽만큼도 없어」

《그, 그렇구나…… 카밀라와 같이 소녀들을 고문, 학살하던 부하들은 전부 잔혹한 형을 받았지만, 주범격일 카밀라는 그렇지 않아!!
귀족이었기에, 틀림없이 고귀한 여성이었기에, 누구도 그녀를 처벌할 수 없었어!!
사형판결조차 직접적이 아니라, 출입구도 창도 전부 틀어막은 성의 자신의 방에 죽을 때까지 갇힌다는 형태로 집행되었어!!
링크 군의 말대로…… 그녀는 확실히 흡혈귀라는 괴물이지만, 그 베이스는 백작부인!!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유린, 착취하는 것 과는 달리, 고귀한 존재에게의 경의나 사양이 완전히 없어지고, 때로는 수렁이나 다름없을 난전에는, 그녀는 기본적으로 어울리지가 않아!!》

「나도 들었던 적 있어. S라서 당하는데 약하다고, 유리검이라고!!」

「………선배. 그런 편중된 지식을 도대체 어디서 얻으신건가요?
개인의 취미나 기호는,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역시 그건 어떨지……」

「아니아니아니 아니야. 그런 이상한건 아니니까!!
만화 읽었을 뿐이야! 그러니까 마슈,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줘?!」

《어, 어쨌든…… 이건 혹시, 정말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닥터. 왕이면서도 동시에 무인이기도 한 블라드 3세에게는 그 이치는 통하지 않아요!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너무 서두른다고 생각합니다!」

「………… 마슈, 저기, 저걸 봐」

「……………………………」

「가시공이 경악하고 있어요!?」

《그는 확실히 전장을 아는 무인이지만, 그 전에 여성을 존중하는 의식이 소양으로 몸에 익은 왕후귀족이니까 말야.
죽이는 데는 주저는 없겠지만, 얼굴은 상처입히지 않는다거나, 사체를 욕보이지 않는다거나, 그런 고결함과 경의는 지니고 있을거야.
그런 사람에게, 고귀한 여성을, 그것도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울고 있는 여성을, 상관 없다는듯 때려눕히는 행위와 광경이라니, 이해의 범주 밖이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