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네기 2021. 12. 2. 16:25
용살의 영웅
성녀 마르타가 제시한 용살자 서번트를 찾는 길을 떠난 일행은, 과거 리옹을 지키던 검사의 정보를 비교적 근처 마을에서 얻은 후, 지금은 괴물의 둥지가 되어버린 폐허를 탐색했다.
검은 잔느가 이끄는 서번트들의 습격이 예상되고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건 단순한 염려로 끝.
이미 익숙해진 해골병이나 비룡의 습격이나, 잔느의 생전 지인을 포함한 프랑스병들과의 절대로 우호적이라고 정리할 수 없는 접촉 등등.
아무 일 없이 만사 순조롭다. 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파편 속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 또 한명의 새로운………… 저주에 침식되어 살아있는게 겨우인 상태라서, 현 상태로는 반 사람 몫 밖에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확실히 늘어난 아군. 용살의 영웅의 대명사로도 유명한 지크프리트와 함께, 전선 후퇴로 인해 내팽겨쳐진 요새를 하룻밤의 안식의 땅으로 삼아 쉬고 있었다.


「지크프리트 씨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서, 내일부터는 분담해서 성인 탐색이네요」

「그나저나…… 모처럼 찾아낸 믿음직스러워야 할 『용살자』가, 설마 저주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다니」

「……미안하군. 전력은 커녕 발목을 잡아 버릴 뿐이라서」


안 그래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으로, 더욱 힘이 들어가지 않은 허약한 소리를 낸 것은, 쓰러트린 용의 가호로 지켜진 강인한 체구와 이룩한 위업에 반하여, 비굴할 정도로 여겨질 정도로 겸허하며 자학적인 인품을 지닌 영웅 지크프리트.
진심으로 낙담하는 그에게, 리츠카는 당황해서 보충했다.


「아니아니, 따로 책망하는거 아니라고!!
……그저 역시, 전투직쪽이 늘어나는건 기대하고 있었을 뿐이니까」

《그런가, 링크 군이 드디어 편해질거라 생각하고 있었지》



「링크…… 아아, 그 소년인가.
그렇게 젊은 몸으로, 장래가 걱정될 정도로 훌륭한 전사였지.
그 용사와 같은 이름을 받고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았어. 오히려 어울린다고 생각해버릴 정도로」

《우와~, 영웅 지크프리트가 봐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래서 아쉽군…… 내가 그의 전투를 직접 목격한건 이제 겨우 몇번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그가 지닌 내심의 불만이나 초조를 알아차리기에는 충분했지.
무기를 다룰 때 그 때마다 신경을 써서, 언제 망가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품고 있는 채로는, 만전의 힘을 발휘하기에는 거리가 있을테니」

「……확실히, 링크 씨의 경우, 실력을 버티는 무기가 없다는 것이, 유일하면서 최대의 문제사항인 것 같네요」

《그 정도의 일품을 얻을 기회가, 어딘가에 있으면 좋을텐데 말야》



「그보다, 지금까지의 그게 아직도 진심을 보인게 아니라는 사실이, 내게는 가장 큰 충격인데……」


일동의 머리속에는, 저주로 움직이지 못하는 지크프리트라는 짐을 품으면서도 철퇴전의 쐐기로서 지지해온, 작은 체구에 호리호리한 몸의 소년의 너무나도 커다란 뒷모습이 선명히 떠오르고 있었다.
화제가 된 당사자의 모습은 지금 이곳에 없었다.
불난 집에 도둑질인 것 같아서 주눅들기는 해도, 그래도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요새를 탐색하러 갔던 것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이 땅에서 순직한 자들이 남긴 소지품이나, 철퇴할 때 가지고 가지 못한 값어치 있는 것이라는 그런게 아니다.
칼날이 크게 빠진 검을, 창대가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창을.
과거의 소유자가 나라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온 증거가 새겨진 무기를, 리옹 철거지에서 지크프리트를 찾을 때도, 그는 부지런히 찾고 회수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은 무기 전부를 철퇴전에서 다 써버렸기 때문에, 굉장한것이 남아있을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이 요새에서도, 검 하나, 화살 하나라도 찾으면 다행이다라는, 평범하게 생각하면 비효율 그 자체의 탐색을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잔느와 마리는 그 도움을.
아마데우스는 밤 산책이라도 떠난건지, 어느샌가 모습이 없어져 있었다.


「……뭐랄까, 엄청 조용하네」

「링크 씨는,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셨고.
순진하게 웃는 마리 씨에, 즐거운 듯 이야기하는 아마데우스 씨가 더해진 후로는, 계속해서 떠들썩했으니까요」

「…………센스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과묵하고 멋 없는 남자라 미안하다」

「어째서. 그러니까 누구도 책망하는게 아니라고!」

「오히려 그 이전의 문제에요. 몸이 괴로운 지크프리트 씨에게 억지로 말하게 할 생각은 없어요」

사람마술사에 따라서는, 사역마 이전에 혹사할 수 있는 병기 취급되는 것도 불사하는 서번트를.
반생반사의 몸을 한계까지 혹사당하는 것 조차 고려하고 각오하던 지크프리트를, 눈 앞의 소년소녀는 둘도 없는 동료 중 한명으로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몇초 멍하게 있다가 상냥한 미소를 지은 지크프리트는, 멋 없는 남자라 자칭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센스 넘치는 말을 했다.


「그러면, 내가 말하지 못한 대신 들려주지 않겠나?
너희들이 지금까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어떤 모험을 해 왔는지」


자신의 말에 웃으며 수긍하고, 눈을 빛내는 둘이 말하는 지금까지의 여정.
처음 만난 이래 계속 힘이 되어준 소년에 비중을 둔 그 내용에, 저주에 시달리던 고통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지크프리트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그런가…… 내가 이 땅에 불려서 오늘 이 순간까지 버텨낸 이유는, 이 아이들의 힘이 되기 위해서였나.
용을 다루는 성녀여, 그 인도에 감사를)


그들이 바란다면, 그들이 힘이 되기 위해서라면,
비록 성인이 발견되지 않아, 이 몸을 좀먹는 저주가 풀리지 않더라도, 버티기 힘든 고통과 자신의 몸의 소멸을 대가로 내밀어진다고 하더라도, 전력으로 검을 휘두르겠다 마음에 결심했다.
용살의 영웅, 지크프리트의 자신의 몸을 건 맹세는, 누가 듣지도 않고, 그 자신의 속마음에만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