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네기 2021. 12. 3. 17:48
잠깐동안의 나홀로 여행
칼데아 일행의 하룻밤의 휴식과 우호의 장소가 된 다 무너져가는 요새.
그들이 이미 출발하고, 다시 인기척이 끊어졌을 그 땅에, 은밀하게 돌아온 사람이 있었다.
출발 직전, 마슈가 정성스럽게 불씨를 꺼트린 모닥불을 다시 피우고, 그 옆에 앉았다.
한숨 돌린 입에서, 천재 음악가의 지옥귀에 들리는 것을 고려해서, 지금까지 하지 못한 말이 흘러넘쳤다.


「……모두 미안해. 제멋대로만 움직여서.
하지만 난,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닿지 않을 사죄의 말을, 자기만족이라는걸 알면서도 참지 못한 링크의 머리속에는, 오늘 아침부터의 모두와의 대화가 떠오르고 있었다.





























비밀 대화를 나눈 다음날 아침. 성인 탐색을 시작하기 전의 마지막 한 때. 아마데우스는 빠르게 링크와의 약속을 실행해줬다.
수다를 좋아하고, 변덕쟁이에다가, 호기심도 왕성하고,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델리커시가 없는.
그런 아마데우스가 『전부터 흥미가 있었는데』라는 이유로 엉뚱한 화제를 꺼내도, 놀라는 사람은 있더라도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건 당사자에게 있어서도, 말하는걸 주저할 내용은 아니었지만.
아마데우스의 표정에 경련이 일어난 것은, 알아내는 것 자체는 시원스럽게 잘 넘어갔던, 그 화제의 내용 쪽이었다.


「…………마물을 일부러 유인해서, 정신이 피폐해질 때 까지 싸웠다고?」

「네…… 지도해주신 쿠 훌린 씨 말로는.
'영령과 보구는 동일한 것이니, 서번트로써 싸울 수 있다면 이미 그 시점에서 보구는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그리고 이렇게도 말씀하셨어요.
'보구란 건 영령의 본능이며, 오히려 이성이 있으면 잘 안 나오는 법'이라고」
(※역주 - 염상오염도시 후유키 8절 '마슈의 특훈' 진행도 1/5)

「그래서, 본능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뭐야 그거. 지도한 녀석 뇌가 근육으로 꽉 차 있던거야?
하지만…… 뭐, 확실히. 영령으로서의 능력이 『본능』이라면, 그런 억지로 밀어붙이기가 정답이라는건 사실이겠지」


숨을 내쉬듯, 심장이 뛰듯.
그 자체로 『살아간다』라는 것인 것 처럼, 당연하게 음악의 세계를 살아온 아마데우스는, 그런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이 매일같이 공언하듯, 아마데우스는 본래 육체노동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랄까 인연이 먼 존재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한발짝 물러서서 한숨과 함께 토해내며, 시선만을 자연스럽게 돌려 바라본 곳에서.
『과연』이라 생각하고 있는게 얼굴만으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남의 눈이 없다면 손에 주먹을 내리쳤을게 너무나도 눈에 선할 정도로.
전력으로 납득하는 용사의 모습을 보아버려서, 더욱 큰 두번째 한숨이 흘러나왔다.





























「맞다, 생각났어!
여러분, 이번에는 꼭 제비뽑기를 해요!」


성인 탐색의 본격적인 길은, 사랑받는 왕비님의 그런 사랑스러운 고집에서 시작되었다.


「……네?」

「그러니까 이럴 때에는 역시 제비뽑기잖아요!
아마데우스, 제비를 만들어 줘!」

「너는 그냥 제비뽑기를 하고 싶을 뿐이잖아.
……뭐, 괜찮나.
알았어. 그걸로 그룹을 나누자.
마스터, 마슈. 뭔가 재료로 쓸만한거 없을까?」

「메모장과 연필로도 괜찮다면, 가지고 있어요」

《리츠카 군, 마슈. 그런 걸로 정해도 되겠어?
마리 님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는건 알지만, 정말 소중한 건 까놓고 말하는게 좋아》


「고마워, 닥터. 걱정해줘서.
……하지만 말야. 솔직히 말해서
이 멤버를 나누는데 머리를 써도, 그렇게 차이는 없을 것 같아」

《……뭐, 확실히. 수비 중시와 서포트형으로 치우친건 부정할 수 없네》


「그렇다면, 차라리 하늘에 모든걸 맡겨도 되지 않을까.
대담한 발원에서, 좋은 흐름이 나올지도 모르는걸」


그렇게 말하며 웃는 리츠카의 말을 등 너머로 들으며, 제비 작성을 돕던 링크는 마음 속으로 살그머니 중얼거렸다.
운명이란 맡기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잡아채서, 바꾸는 거라고.
표시를 하기 전의 백지 메모장을 한 장, 살며시 손아귀에 숨기면서.
은밀한 계획이 실행으로 옮겨진 건, 바로 그 직후.
○와 ×의 둘로 나눌 터였는데. 실제로는 그 이외에는 제대로 나뉜 가운데, 링크 혼자, 어느쪽도 아닌 백지의 제비를 들고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 패턴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죄, 죄송해요……… 모든 제비에 제대로 표시했다고 생각했는데요」

《마슈의 미스라고만 할 수는 없어. 제비는 모두가 만들고 있었으니까.
그보다 어쩌지. 이 제비뽑기는 발원도 겸하고 있었잖아?
결과가 예상치 못했다고 다시 하기에는, 반대로 재수 없을 것 같아》


「하지만, 이래서는 한마디로, 링크가 단독으로 행동한다는건데………」

「걱정할 필요 없어. 리츠카. 나라면 괜찮아」

「네 강함이라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친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걱정하고 싶은데도 그걸 잘 할 수 없어서, 신음소리와 함께 고뇌하는 리츠카.
그런 그를 곁눈질하며, 링크는 몰래, 제대로 표시가 그려진 진짜 제비를 작게 말아, 입 안에 넣고 꿀꺽 삼켰다.
그리고 웃으며, 새침한 얼굴로, 아직도 끙끙거리는 리츠카를 설득했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확실한 실적 덕분에, 잠시나마 단독행동을 인정시키는데 성공했다.

너무 무리 하지 마. 라고, 무슨 일이 있다면 바로 둘 중 한 팀에 합류하라고.
주변이 저도 모르게 링크 편을 들어 설득할 정도로, 몇번이고 다짐하고 있었다.
표현할 방도 없는 싫은 예감에 시달리던 리츠카의 감을 가볍게 봐 버린 것을
일동이 진심으로 후회하게 된 것은, 좀 지난 뒤의 일이 된다.









「그럼 아마데우스! 다녀올게!
돌아오면 오래간만에 너의 피아노를 들려줘!」


변함없는 꽃의 미소와 자그마한 약속에, 이별의 각오를 숨긴 마리.









「아름다운 것만 사랑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인간은, 아름다운 것도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야」


쓰레기라던가, 사람도 아니라던가라고 기죽지 않고 자칭하는 그 입으로, 확실한 미와 사랑의 형태를 말한 아마데우스.









「성인이 발견되고, 지크프리트의 저주가 풀리면…… 다시,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어」


괴로운 듯, 고통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무언가 강한 결의를 담아 말을 꺼낸 리츠카.









「그러면 링크 씨. 나중에 뵈요」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이걸로 끝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믿으며 웃던 마슈.









이별할 때 주고 받은 대화 하나 하나를 다시 떠올리며, 링크는 홀로,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