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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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화까지의 이야기》
패계의 권속에 의한 파상공격은 최종페이즈로 이행하여, 인류의 적으로서 구 GGG의 지휘를 담당하는 타이가 코타로의 작전에 의해 제로로보의 군세가 G 아일랜드 시티로 침공을 개시했다.
아오노 케이타가 히노키와 같이 살기 위해 비밀리에 구입한 집과, 독립해서 새로운 회사를 시작하기 위한 창고는 야박하게도 제로로보의 공격에 의해 산산조각나버렸다.
비슷한 무렵. 각성인 가이고로 출격한 아마미 마모루와 사이 히노키는 G아일랜드 시티 인근의 절벽으로 상륙, 홀로그래픽 카모플라쥬를 해제한 패계 빅 볼포그와 대치하고 있었다.
3
「빅 볼포그……」
각성인 가이고 업섹트모드의 상부 움헤드에서, 아마미 마모루는 중얼거렸다.
「………오랜만입니다, 마모루 대원」
앞에서 가로막고 서 있는 그리운 모습이, 그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 마모루 대원이라 부르는건 적절하지 않겠군요. 마모루 기동대장」
패계 빅 볼포그는 의리있게 정정했다. 다만 그것은, 현재 GGG블루의 내부정보는 파악하고 있다는 어필의 뜻이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제로로보의 습격에 의해 타오르는 G 아일랜드 시티. 그 연안부에서 패계 빅 볼포그는 각성인 가이고에 다이브한 아마미 마모루에게 말을 걸었다.
「삼중련 태양계에서 당신과 카이도 소년을 마중보낸 후, 조금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지구에서는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렸다…… 이상한 기분이군요」
「어릴 적, 난 빅 볼포그가 지켜줬어. 그래서 난 살아남을 수 있었어. 그리고, 살아갈 힘을 얻은거야」
「기체 너머가 아닌, 성장한 지금의 마모루 기동대장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면……」
「응. 나도 보여주고 싶어……」
서로 괴로워하는 음성이 교차한다. 지금의 패계 빅 볼포그와 아마미 마모루는 대립하는 입장이다. 둘의 듀얼카인드를 통한 탑승으로 움직이는 각성인 가이고. 그 움헤드에서 나가는 것은, 치명적인 틈을 만드는 행위나 다름없다. 할 수 있을리가 없지.
(왜, 볼포그와 내가 이런 관계가………)
마모루의 머리속에, 그리운 나날이 되살아났다. 언제나 자신을 지켜준 믿음직스러운 존재에게, 틈을 보일 수 없는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슬프다. 그리고, 그 마음은 패계 빅 볼포그도 공유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을 기체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연기일까?
하지만, 마모루는 그런 생각을 품으면서도, 냉정하게 현실에 대처하고 있었다. 패계 빅 볼포그에게 눈치채이지 않도록, 말이 아닌 손가락 끝을 통한 컨트롤 볼의 탭과 풋페달 조작을 통해 미즈하에 가오머신의 투입을 요청했다.
그리고, 하부의 세레브헤드에 있는 히노키에게도 그걸 전했다.
(26초 후 가오머신 도착…… 동시에 모드체인지? ………알았어, 마모루 군!)
모니터에 떠오른 히노키의 답변을 곁눈질로 확인하며, 마모루는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빅 볼포그…… 우리하고 함께, 지구를 위해 싸울 수는 없는거야?」
「……할 수 없습니다. 우주의 섭리외 하나 된 저희들은, 사랑하는 인류가 깊은 죄를 범하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멸하는거야?」
「멸망…… 그로서 우주는 구해집니다……」
고뇌를 느끼지만, 패계 빅 볼포그의 말에 망설임은 없다. 마모루는 가슴 속으로 아파하면서도, 보이스 커맨드를 토했다.
미리 타이밍을 들은 히노키가, 지체하지 않고 소리쳤다.
울텍 엔진이 파괴된 가이고는, 높이 날 수 없다. 그 때문에, 각력을 통한 후방도약만으로 가이고로의 변형을 시작했다. 동시에, 접근중인 세 가오머신이 저공으로 진입해왔다. 패계 빅 볼포그와는 아직 충분히 떨어져 있어서, 방해받지는 않는다.
「가이고!」
각성인 가이고는 뉴로 메카노이드 〈가이고〉로 변형하여, 그 조정권이 마모루에게서 히노키에게로 위양되었다. 히노키는 재빠르게 파이널 퓨전 요청 시그널을 발신했다.
「가이로로부터, 파이널 퓨전 요청 시그널 수신했습니다!」
위성궤도상의 GGG 오비트 베이스. 알저논이 발병된 사기노미야 파브르 카무이가 꾸민 파괴공작에 의한 타격의 복구도 하는둥 마는둥, 메인 오더 룸은 풀로 가동하고 있었다. 하와이의 가오파이가, 두바이의 상성룡신에게 응급 수리를 하면서, G 아일랜드 시티로의 이송 준비를 진행한다. 그런 대혼란 가운데, 하나의 가냘픈 소리를 아카마츠 장관은 놓치지 않았다.
「좋아아아아아아! 파이널 퓨전 승이이이이이인!」
「라져에요! 프, 프로그램 드라이브!」
장관을 승인을 얻어, 하나는 머리 위로 두 주먹을 단단히 깍지를 끼고, 드라이브 키를 향해 내리쳤다.
인비지블 버스트에 의한 강한 전자기장이 소실된 지금, 오비트 베이스에서 전송되는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은 아무 장해도 없이 지상에 도달했다. 수신을 확인한 히노키는 있는 힘껏 음성 커맨드를 소리쳤다.
「파이널 퓨저어어언!!」
가이고는 복부에서 전방을 향해 EM토네이도를 발생시켰다. 그걸 확인한 순간, 패계 빅 볼포그는 내장장비를 사용했다.
「미러코팅!」
순간적으로, 기체 전신에 미러입자를 증착시킨 패계 빅 볼포그는, 가이고의 EM토네이도가 일으킨 전자폭풍에 돌진했다. 미러코팅된 왼 팔의 무라사메소드가, 전자폭풍의 겉을 갈랐다. 강력한 자속밀도를 통한 방벽에, 마치 뜨거운 나이프에 버터가 갈라내리듯 베어져 갈라졌다.
「……지금입니다!」
전방에 나타난 전자폭풍의 틈으로, 패계 빅 볼포그는 기체를 반전하듯 오른팔을 내밀었다.
그 때, 가이고는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에 따라, 양 다리에 드릴가오Ⅱ를 장착한 직후였다. 이어서, 몸의 공동으로 진입하려던 라이너가오Ⅱ는 패계 빅 볼포그의 오른팔로 튕겨져 날려졌다!
아니, 그건 오른팔이 아니다. 패계 빅 볼포그의 본체에서 분리된 오른팔이었지만, 지금은 반쯤 로봇 상태로 변형한 패계 건도벨이다. 본체에서 나온 이륜의 휠이 산산조각나면서도, 패계 건도벨은 가이고 내부 공간에 틀어박혔다.
「아아아아앗!」
이물과의 격렬한 접촉에, 가이고의 전신이 힘차게 뒤흔들렸다. 링커 젤의 쇼크 업소버로도 완화하지 못하는, 거절감에 가까운 충격이 히노키를 덮쳤다.
「이런 대항수단이 있다니……」
마모루의 눈 앞에, 중단된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이 엄청난 에러표시를 일으키며 반짝이고 있었다.
「프로그램 중단, Take 2는 실행하지 말아줘!」
히노키의 날카로운 지시에, 통신음성의 하나가 따랐다.
『아, 알겠습니다!』
보통, 무언가의 이상에 의해 파이널 퓨전이 중단시, 프로그램의 재기동, 합체 Take 2를 실행한다.
하지만, 현재는 가이고의 공동에 패계 건도벨이 틀어박혀있다. Take 2를 통해 라이너가오Ⅱ가 재돌입하면, 격돌해서 내부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었다. 히노키의 지시의 의미를 이해한 하나는, 즉석에서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을 완전 정지시켰다.
가이고의 EM토네이도 방출이 중단되어, 전자폭풍이 소실, 스텔스가오Ⅱ와 라이너가오Ⅱ는 FF모드에서 순항모드로 변경, 상공을 선회한다. 하지만……
「이런, 드릴가오가!」
움헤드에서 서브파일럿으로 기체 컨디션을 모니터중이던 마모루는, 패계의 권속들의 목적을 깨달았다. 이미 합체한 드릴가오Ⅱ는, 비행불능상태인 가이고의 양 다리를 구속한 채, 추로서 작용해 버린 것이다.
밸런스가 무너진 가이고는, 내부에 패계 건도벨이 틀어박힌 채로 G아일랜드 시티에 쓰러지고 말았다.
「어서, 이 이물을 배제해야 하는데――」
히노키가 사태를 대처하려고 했을 떄, 땅에 쓰러진 가이고에게 새로운 충격이 덮쳤다. 외팔의 패계 빅 볼포그가, 위에서 가이고를 억누른 것이다.
「………마모루 기동대장. 여기까지입니다」
가이고의 메인파일럿, 히노키를 무시하고, 패계 빅 볼포그는 마모루에게 말을 걸었다. 현재 가이고의 양 팔은 변형도중이라 움직일 수 없다.
「무엇을 할 셈이야, 빅 볼포그……」
「당신이, 우주의 평화를 위협하지 않도록, 이 기체를 행동불능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패계 빅 볼포그는 왼팔을 치켜들었다. 무라사메 소드가 고속으로 회전한다. 히노키는 직감했다. 그 칼날이 자신에게 향해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부에서는 패계 건도벨의 4000매그넘이 무방비한 히노키를 향해 발사되려 하고 있었다.
「그, 그만 둬……」
「하지 마아아아앗!」
히노키와 마모루가 동시에 소리쳤다. 그 말이 들렸는데도 불구하고, 패계의 빛을 두른 탄환이 쏘아지며 패계의 빛을 내는 고속회전하는 칼날이 휘둘러진다―――가이고의 머리. 세레브헤드를 향해서. 밖에서 무라사메 소드. 안에서 4000매그넘이 동시에……!
(………케이……짱……)
히노키의 머리속에 한 순간. 두번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를 연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4
G아일랜드 시티의 주택가에 파괴의 흔적을 남기고, 제로로보는 통과해갔다. 그건 어떤 목적이 있어서라고 해도, 아오노 케이타라는 개인을 향한 악의가 있던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확실히 케이타는 많은 것을 잃었다. 언젠가는 시간이라는 약에 의해서 치유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케이타는 인생의 많은걸 잃어버렸다고 느껴버렸다.
집이었던 파편을 앞에 두고, 케이타는 주저앉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 주렁주렁 땅으로 흘러간다.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있을 곳을……… 이, 이렇게 되어버리면…… 히노키가 돌아올 곳이, 없어져 버렸잖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은 멈췄다.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무언가가 증발시켜버린 것이다. 그 무언가에 이름을 굳이 붙이자면? ―――아오노 케이타와 오랫동안 교제한 친구 우시야마 츠구오라면, 「저거 빡침(逆ギレ)모드」잖아……라고 평가했으려나.
생애의 일대결심이 엉망진창이 된 케이타의 분노는 정당하기에, 그저 빡침이라 하는건 가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궁지에 몰렸을 때, 케이타의 마음 속에 타오르는 그것은, 정당이라는 범주를 넘는 연소력을 발휘한다. 굳이 이름붙이자면 역시 빡침이 제격이었다.
일찍이, 고교생일 때, 아카마츠 공업에서의 아르바이트 시절. 알저논 조사업무를 했던 케이타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빡침을 통한 폭발력이 있었기 떄문이다.
쌓여온 분노와 슬픔과 스트레스만큼, 빡침은 지금까지 유래없을 정도로 불타올랐다!
「임마 짜샤아아! 돌아와서 승부하라고오오! 너 따윈 단숨에 고철로 만들어서, 폐품업자에게 킬로당 100엔에 팔아치워버리겠어어어!!!」
방화 물통과 긴 빗자루로 무장한 전사가, 떠나가는 제로로보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 하지만 우주의 섭리에 이끌린 존재가 힘 하나 없는 일반 시민의 목소리에 반응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빡친 소리에 반응하는 존재는 있었다.
『케이타(ケータ), 여전히 재미있네――』
머리속에 울리는 그 목소리에, 케이타는 주변을 둘러봤다.
「지, 지지지지, 지금 그거 리미채널!?」
케이타가 그 말――림피드 채널. 줄여서 리미채널――을 쓰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알저논의 조사에 임하고 있었을 무렵, 공간에 존재하는 의식의 물결을 구사하는 존재와 몇번이고 마주쳤다.
어떤 자는 적이며, 어떤 자는 아군………이라 하기는 힘들지만 도와줬다. 어쨌든, 머리속에 울리는 그 의지를 수신하는 것은, 생사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뿐이다.
그리고, 케이타는 그 의지의 주인을 기억하고 있었다.
「서, 설마……에? 거짓말이지? 그, 그러니까…… 도마뱀 소녀???? 챈디(チャンディー)……!?」
『케이타, 기억해주고 있었네~』
어린 소녀같은 의지가 머리속에 감돈다
「살아있었어? ……챈디」
케이타가 그 주인을 찾아, 주변을 돌아봤을 떄, 머리 위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내려왔다.
크기 20m의 철덩어리. 그것이 케이타의 눈 앞에 진동을 내며 착지했다. 이미 허리 힘이 다 빠졌다 생각한 케이타도, 등뼈의 관절이 전부 탈골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허리 힘이 축 빠졌다.
「으아아아앗! 뭐야 뭐야! 파편!? 빌딩? 철도?!」
불평하다가, 케이타는 눈치챘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이 녀석……)
그것도 그럴게, 크기는 3배정도로 되어 있었지만, 그 전체적인 스타일은 한 때 케이타가 다이브하던 기체를 닮았다.
「가, 각성인인가…… 이거!」
아카마츠 공업에서의 아르바이트 시절 탑승한, 뉴로노이드 〈각성인 1호〉――그 모습을 매우 닮은 기체였다. 아니, 오히려 뒤에 개발된 〈각성인 Z호〉에 더 가깝다.
각성인 Z호는 아카마츠 공업과 GGG가 공동 개발한 뉴로메카노이드다. 원래 아오노 케이타와 사이 히노키가 헤드 다이버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8년 전에 어떤 사고로 아마미 마모루와 카이도 이쿠미에 의해 기동된 일이 있다. 그 후, Z호를 개수하여 완성된 것이 지금 G 아일랜드 시티에서 싸우고 있는 〈각성인 가이고〉다. 밀리터리 오타쿠이며, 실제로 1호나 Z호를 마주봤던 케이타는, 눈 앞의 기체가 각성인의 동계기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움직여서 여기까지 왔다는건, 타고 있는건……? 설마 챈디?」
『응, 그래!』
림피드 채널의 대답과 동시에, 그 기체의 하부 세레브헤드 해치가 열렸다. 그곳에서 뛰쳐나오는 작은 몸집.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의 변화는 있지만, 키나 체형, 얼굴생김새는 케이타의 기억 속의 11년 전의 그 때와 변함없었다.
「정말 챈디였구나! 진짜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무심코 달려든 케이타를, 챈디는 얼굴을 가져다 대고 큰 눈동자를 깜빡이며 바라봤다.
『케이타는 많이 바뀌었네, 텔로미어가 짧아졌어』
염색체의 말단소립을 시인 판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챈디는 케이타의 나이 든 시간의 흐름을, 그런 형태로 표현했다.
「텔로미어…… 그런 어려운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나. 그때처럼 아이처럼 보이지만, 속은 성장했구나」
『케이타, 이 기계인형. 너에게 주려고 가져왔어…… 케이(ケイ)가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
「에? 나에게 준다고? 이 큰걸? 그래서, 케이………는……?」
여러가지 설명되지만, 모두 케이타에게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림피드 채널이 전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의식이다. 그렇기에, 〈케이〉라는 단어가 사람이라는 것까지는 알았다. 케이타는 그 이름에 이끌리듯 머리 위를 올려봤다.
―――케이는 거기 있었다.
빌딩 4~5층에 해당하는 높이인, 각성인의 어깨 위에, 소년이 앉아있었다. 10세 정도려나. 잘 생긴 모습에 머리카락에 꽃장식을 단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각성인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움헤드 해치가 열려있어서, 거기에서 나온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당연했다. 뉴로노이드의 기동에는, 두 명의 듀얼카인드가 필요하니까.
그건 어쨌든 잘 생긴 소년이다. 그 외모에, 케이타는 기억 속이 시큰거렸다. 어디선가 만난 것 같기도 한데……
(기분…탓이지? 이런 미소년. 전에 만난 적 있었다면 잊어버릴리가 없어……)
데자뷰와 비슷한 그 감각을 일단 잊으려고 하여, 케이타는 높은 곳에 있는 케이를 불렀다.
「어이, 네가 케이야? 왜 이 각성인을 나에게 전해주려는거야?」
「……」
케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른걸 눈치채지 못한건 아니었다. 제비꽃 색의 눈동자가 조금 움직여, 케이타를 분명히 바라봤다.
「……케이타 씨. 죄송해요. 제가 설명하죠」
이제서야 착실한 회화가 통하는, 3번째 사람이 나타났다. 챈디가 타고 있던 세레브헤드. 그 시트 뒤에서 비틀비틀 기어나온, 약간 뚱뚱한 안경을 쓴 남자.
「너, 너너, 너…… 미츠……오? 미츠오야!? 왜 이런 곳에!」
우시야마 미츠오는 케이타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우시야마 츠구오의 바로 아랫 동생이다. 4형제중에서 유일하게 GGG에 입대하지 않고 필드워크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들었다.
「저…… 듀얼카인드가 아니라, 챈디의 의자 뒤에 매달려 있었어요」
「아니, 그건 설명하지 않아도 왠지 모르게 알겠는데 말야……」
「그, 그렇죠! 그럼 무엇부터 설명해야 좋으려나……」
미츠오는 머리를 움켜쥐면서도, 어서 전해야 하는걸 빠르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상당히 이전 일이 되는데 말이죠. 해외에서 제가 죽을뻔 한걸, 챈디와 케이에게 구해져서, 아아. 챈디는 전에 쿠시로에 있던 BPL이라는 연구소에서 합성된 클론이라는 것 같아요……」
「아. 그것도 알고 있어」
일찍이, 케이타 역시 챈디에게 목숨을 구해진 적이 몇번이고 있었다. 그녀는 유전자공학의 대가가 낳은, "D타입 헌터"라 불리는 강화클론이다. 일종의 생체병기지만, 탄생시킨 사람은 사망, 그 연구기관의 괴멸 후, 생체유지가 불가능해졌는데도 상관없이, 공생 박테리아에 의한 양분보완을 통해 살아오고 있다. 독자적인 판단으로 호의를 가진 상대를 지키고, 죽여야 한다 느낀 상대를 이겨왔다. 케이타가 챈디의 마음에 들었던건 커다란 행운이었지만, 미츠오 역시 그 행운을 얻게 된 것 같다.
「그러면 이야기가 빠르네요. 케이도 챈디가 구한 것 같은데…… 어릴적부터 계속 챈디와 살아온 것 같아서」
「말하자면, 늑대에게 길러진 소년처럼?」
어떤 이유로, 부모를 떠나 동물에게 길러진 아이 이야기는 전 세계를 뒤지면 여럿 있다. 말을 익힐 나이가 되기 전, 그런 환경에 놓일 경우, 사람의 말을 습득할 기회가 없어진다.
어릴적부터 챈디에게 길러졌다면 케이도 그런 처지였겠지. 상대의 의식을 읽어내고 자신의 의식을 보내오는, 음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챈디 상대로, 언어를 습득할 필요는 없다.
「뭐, 그래서 저도 아직 케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모른다고는 해도, 그건 케이에게 본인의 의지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 미소년은 그 나름대로의 목적의식이 있어서 행동하는 듯 해서, 림피드 채널이 없는 미츠오와는 챈디를 통역 삼아 의사소통을 하며 접해온 듯 했다.
「그 대신, 여러가지로 귀찮은 일을 도와달라고 했는데 말이죠, 저…… 국제지명수배라도 되어버렸을려나……」
지금 GGG에 있는 우시야마 츠구오나 스에오와는 다르게, 미츠오는 마음 여리고 섬세한 초식계 남자의 대표같은 녀석이다. 흠짓흠짓거리는 말소리. 안경으로 보이는 눈동자에도 눈물이 고여있다. 무엇보다 UN 하부시설에 침입, 뉴로노이드를 강탈한다라는 범죄 현장에 한몫 끼게 되면, 누구라도 다소 불안해지겠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 뉴로노이드를 꺼내서, 오늘 이 날 이 곳에 보내야만 한다…… 케이가 그렇게 말했어요」
실제로는 케이의 의지를 챈디가 미츠오에게 림피드 채널로 전했기 때문에, 좀 더 복잡한 내용인 듯 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던게 이 정도겠지.
「저기…… 그런 관계지만, 이거. 무언가 도움이 되나요?」
흠짓흠짓 거리는 미츠오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리고 케이타는 히죽 웃었다.
「아아, 도움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케이타는 머리에 뒤집어 쓴 물통과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를 내던졌다.
「괜찮은건지, 챈디…… 이거 가져가도?」
『괜찮아. 줄게. 케이타가 하고 싶은데로 해도 돼』
확인을 얻은 케이타는, 미츠오나 챈디가 타고 있던 세레브헤드로 올라갔다.
「타실건가요? 케이타 씨. 이거 파일럿이 둘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데요」
「아아, 그것도 잘 알고 있어」
케이타는 신경쓰지 않고 올라탔다. 미츠오가 걱정이듯 각성인 어깨 위의 케이를 바라봤다. 하지만, 케이는 움헤드의 해치를 외부에서 닫고, 단숨에 기체에서 내려와, 챈디 옆에 섰다.
「에? 잠깐, 케이타 씨 혼자서는……!」
「괜찮아, 미츠오! 조금 떨어져―――」
라고 말하다, 케이타는 발 아래 굴러다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건 둥글게 말린 아르마딜로 같은 구체였다.
「이 녀석, 설마……!」
「아아앗! 그렇지, 그거 가져와야지. ……맞는거죠, 챈디」
『응. 가져와』
챈디의 상냥한 의지를 얻어, 미츠오는 놀라서 케이타의 발 밑으로 달려가, 직경 50cm정도 되는 구체를 들어올렸다.
「그거……분명…… 프레토(プレト)……였지?」
케이타도 잘 기억하고 있는, 챈디와 공생하는 갑각형성 박테리아다. 평상시에는 솔방울 같은 표피의 싱글백도마뱀(マツカサトカゲ)을 닮은 모습이지만, 둥글게 된 상태는 처음봤다.
「왠지 휴면상태인 듯 해서…… 존재를 잊고 있었어요」
프레토를 품에 안고, 미츠오는 허겁지겁 밖으로 나갔다.
「굉장한걸…… 모두, 확실히 살아있어. 나도…… 꼭 살아남아주겠어」
그렇게 말하고, 케이타는 세레브헤드의 해치를 닫았다. 동시에 링커 젤 속의 컨트롤 볼을 양손으로 꽉 쥐었다. 그 직후, 각성인의 세레브헤드의 각종 모니터가 점등하여, 기체가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운 느낌에 표정도 달아오른다.
「우오옷!」
「어라? 아무렇지도 않게 기동하고 있어!? ………뉴로노이드는 머리속에 듀얼 임펄스를 지닌, 다른 헤드 다이버와의 편성이 필수불가결일텐데!」
당황해서 소리치는 우시야마 미츠오. 기내 메뉴얼을 읽어서, 그도 뉴로노이드의 기본개념은 알고 있는 듯 했다.
「내 뇌는 특별제라서 말야. 이렇게도 된다고!」
(※역주 - 케이타가 어릴 적 사고로 뇌경막이 손상되어 로리에 느와르(빠삐용 느와르의 어머니)의 뇌경막을 이식받았기 때문. 그래서 혼자서 2인분의 듀얼임펄스를 낼 수 있다.)
단 혼자서, 뉴로노이드를 기동시킨 케이타. 그 정면 모니터에, 그리운 아카마츠 공업의 로고와 함께, 기체명이 떠올라 있었다.
「각성인―――V2. 1호의 후계기에 Z호의 형님에 해당하는 버전. 즉 2호기라는건가. 좋아! 빅토리 2연승! 부탁한다!」
여러 컨디션 표시 너머, G 아일랜드 시티의 실제 풍경도 같이 떠올라 있었다. 케이타의 자그마한 꿈과 희망을 짓밟고 간 제로 로보의 뒷모습도 보였다.
「Wake!」
11년 전 사용하던 보이스 커맨드에 반응하여, 느긋하게 V2의 거체가 일어섰다. 미츠오들은 서둘러 그 곳에서 멀어졌다.
「Nitro!」
각성인 1호는 그 커맨드에 롤러대쉬했지만, V2는 각부에 장비된 크롤러를 고속회전, 길 없는 길을 돌진했다. 캐터펄트가 케이타의 집의 잔해를 넘어, 기체를 전진시켰다. 이윽고 스피드는 상승하여, 탄환전차라 불러야 할 정도로의 진동을 내며 돌격을 개시했다.
V2의 업섹트모드는 하부 세레브헤드의 형상이 각성인 1호같은 돔형에, 가이고처럼 상부 움헤드도 돔형이다. 가슴에 돌출된 TM시스템은 1호나 가이고와 별 차이 없지만, 어깨에서 뻗은 태양전지 형태의 파츠가 새로웠다. 각부가 캐터펄트 주행할 수 있게 증강되고 뒤쪽의 꼬리를 닮은 밸런서 좌우로, 그리아노이드의 날개도 표준장비. 그 끝 유닛에, 울텍 엔진이 탑재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희미한 가슴의 아픔을 느끼며, 케이타는 전방에 보이는 증오스러운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다음화 8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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