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계왕~가오가이가 對 베터맨~ EX: 結-CEREMONY- 웹 공개본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최종장
2021. 9. 30. 12:00
자네들에게 최신 정보를 공개하지!
『패계왕 ~가오가이가 VS 베터맨~』 하권이 오늘 9월 29일에 발매하는 것을 기념하여, 단행본 신작 외전 에피소드 「number.EX 結-CEREMONY- A.D.2018」의 서두를 특별 게재!
「……신랑들이여, 당신들은 신부를 건강할 때도 병든 때에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갈 것을 맹세합니까?」
A.D.2018년 6월의 길일. 목사 복장의 야기누마 노리유키의 목소리가 푸른 하늘에 울렸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예상 못했다…라는 분위기의 작은 감탄이 새어나왔다.
「……어이어이, 전 장관, 마음껏 즐기고 있잖아」
참모인 휴마 게키와, 일찍이 슈퍼바이저를 맡았던 타카노하시 료스케도, 단상에 선 전직 상사를 감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야, 야기누마 목사님 덕분에, 이 식은 98%… 아니, 108% 대성공이군요」
틀림없이, 야기누마가 Gutsy Galaxy Guard의 제2대 장관이었던 시대를 아는 사람들조차도, 성직 칼라(ローマンカラー)에 흰 슈트를 입은 그를, 진짜 목사라고 착각할 정도로 위화감이 없었다.
(※성직 칼라: Roman Collar, 혹은 Clerical Collar라고 하여, 기독교 성직자들이 셔츠 안쪽에 별도로 입는 흰 칼라. 플라스틱으로 된 것은 약식 성직 칼라라고 하며, 정식 성직 칼라는 흰 천으로 만든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기독교에서는 카톨릭 신부님들의 전용 복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듯.)
「……맹세합니다」
야기누마의 앞에서, 두 신랑이 한 목소리를 냈다. 둘 다 화이트 턱시도를 입고 있었다. 시시오 가이의 가슴에는 진한 주홍색 장미 부토니아(Boutonnière)에 녹색 넥타이. 아마미 마모루는 핑크 장미 부토니아, 블루 넥타이. 둘 다 동일한 핀뱃지. G의 문자를 본뜬 금빛 넥타이 핀을 달고 있었다. 마모루에게는 12년만의 두번째 결혼식이지만, 역시 이번에는 우주복을 입지는 않았다.
「난 우주복이라도 상관 없었지만」
――라는건, 오랜 시간동안 의상을 맞출 때, 완전히 지쳐버린 가이가 투덜거린 말이었다.
마모루도 한 순간 동의할 뻔 했지만, 바로 곁에서 즐겁게 자신들의 의상을 서로 보여주는 애처들의 상태를 보며, 작게 주의했다.
「안 돼, 가이 형. 이런 곳에서는 분위기 읽지 않으면, 부인에게 평생 원망받는데」
「그, 그런거야……」
마모루의 매우 진지한 어드바이스에, 가이도 저도 모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아. 그 정보는 우리 아버지 이야기가 아니야. 웃시 2호씨에게 들었어」
GGG 블루 정비부 오퍼레이터인 우시야마 츠구오를, 4형제의 차남이라 "2호"라고 부르는 것은 아카마츠 장관의 말버릇이었지만, 너무나도 입에 착착 발리는 덕분에 지금 와서는 전 대원들에게 전염되어 있었다. 마모루에게 있어서는 동서에 해당하는 웃시 2호의, 매우 유효한 개인적 어드바이스에 감사하면서 둘은 턱시도를 골랐던 것이었다.
가이와 마모루의 목소리는 겹치면서도, 온화한 바람에 실려 흘러간다. 푸르른 언덕 위에 설치된 특설 회장.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초여름의 바람이, 백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뺨을 경쾌하게 어루만진다. 아니, 사람들만이 아니다. 인간들의 뒤쪽에는 잘 손질된 초원이 있어서, 거기에서는 용자로보들도 미풍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사실 그들도 출석하기 때문에, 광대한 오픈 스페이스에서 결혼식이 열리게 된 것이다.
(마모루 기동대장, 훌륭한 모습입니다……)
하얀 턱시도를 입은 마모루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볼포그다. 그 카메라아이는 그저 지켜볼 뿐만 아니라, 결혼식을 남김없이 녹화중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취미로 하는건 아니다. 신랑신부들의 희망으로 기록계를 부탁받은 것이다. 회장 주위에는 건도벨이 이동카메라로, 상공에서는 건글이 공중촬영 카메라로, 다른 앵글에서의 영상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 동작을 슬쩍 보던 엔토우지도, 같은 테이블의 노자키, 히라타와 같이 앉아있는 이누보자키 박사를 향해 슬그머니 엄지를 치켜들었다.
「……신부들이여, 당신들은 신랑을 건강할 때도 병든 때에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갈 것을 맹세합니까?」
신랑들의 선서에 수긍한 야기누마 전 장관이, 이번에는 신부들에게 물었다.
「……맹세합니다」
가슴 펴는 듯한 우츠기 미코토의 목소리와, 긴장에 떨고 있는 하츠노 하나의 목소리. 아니, 이미 입적을 마친 둘은, 시시오 미코토와 아마미 하나라는 이름이 되어 있었다.
이 식의 더블 주연이라 해도 될 둘의 복장은, 대조적으로 선명했다. 미코토는 흘러 넘치는 가슴팍이 대담하게 열린 뷔스티에에 아가씨다운 퍼프 슬리브. 짧은 기장의 스커트 아래에는, 썸씽 블루에 맞춘 가터가 슬쩍 보이고 있었다. 약간 짧은 베일을 붙잡는 클립은 토끼 모습이지만, 오늘부터는 옛 성에 관한 것이다……라는게 되겠지. 초커와 앵클릿, 그리고 트레인(※웨딩드레스 뒤에 길게 끌리는 옷자락)을 장식하는 것은 부케에 맞춘 진한 주홍색 장미.
(※썸씽 블루: 썸씽 포(Something Four), 즉 신부가 결혼식 때 가지고 있으면 행복해진다는 4가지 물건 중 하나.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상징하는 오래된 것(썸씽 올드), 사랑과 겸손을 의미하는 푸른 것(썸씽 블루), 신부의 결혼생활을 동료와 가족들이 언제나 힘을 빌려주겠다는걸 상징하는 빌린 것(썸씽 버로우드), 신부의 앞으로의 삶을 상징하는 새로운 것(썸씽 뉴)으로 구성되어 있다.)
활짝 핀 꽃 같은 미코토 곁에 선 하나는, 가련한 사랑스러운 꽃 그 자채다. 수많은 꽃으로 장식된 롱 베일에, 프린세스 라인의 볼륨 있는 스커트도, 재봉선에 꽃을 잔뜩 달고 있었다. 미코토의 쇼트 글로브와 다르게, 이쪽은 롱 스커트와 맞춘 롱 글로브. 손에 든 부케는, 마모루의 부토니아와 같은 희미한 핑크빛.
그런 하나의 모습에, 기시감을 느끼는 참석자도 많았다. 왜냐면, 이 드레스는 소학생 무렵 하나가 마음에 그리던 디자인이며, 친구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여행을 떠나려던 마모루 앞에 나타났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 때, 보름달이 뜬 언덕에 모인 사람들 전원이 이 곳에 와 있었다. 기시감을 느껴도 당연한 것이다.
「초 베리 굿이네! 천도 깔끔하고, 역시 프로가 만든건 조금 색달라」
감탄한 말을 흘린 것은, 소학교 때 하나의 동급생이던 코모리 레이코. 그 때, 혼자 드레스를 마무리하려다가,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어쩔 바를 모르던 하나를 도운 것이, 실은 재봉이 특기였던 레이코였다. 당시의 자신들이 만든걸로는 최고의 완성도라 생각했지만, 오늘의 드레스와 비교하면 역시 천양지차.
「아니아니, 난 그 때의 드레스도 좋았다고 생각하는걸」
레이코의 중얼거림에 그리 대답한 것은 웃시 4호, 우시야마 스에오다. 신랑신부들에게 있어서는 GGG의 동료지만, 동시에 마모루와 하나의 소학교 이래 동급생이다. 이 때는 GGG 대원 테이블이 아니라, 스노우 타카야스, 스즈키 와카바, 테자토 타마요, 그 외 옛 클래스메이트들과 함꼐 앉아 있었다.
「그래? 초 베리 배드 아냐?」
「그렇지 않아. 우리들의 식에서도, 스스로 만들면 좋잖아?」
레이코와 4호의 대화에 히죽거림이 멈추지 않는 와카바와 타마요. 혼자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여, 친구들의 얼굴을 두리번두리번 계속 보는 스에오의 눈에서는, 왠지 폭포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좋네, 웨딩드레스도……」
소리로 낼 생각은 없었을텐데, 무심코 중얼거려, 당황해서 소맷부리로 입가를 가린 것은 사이 히노키. 그녀도 2달 전, 신사(神前)에서 결혼식을 올린 직후이기에, 신조한 토메소데(留袖)를 입고 있었다.
(※토메소데: 기혼여성이 입는 격식 있는 기모노.)
「어, 혹시역시사실은혹시, 합동으로 하고 싶었어?」
곁에서 당황한 것은, 몬츠키를 입은 아오노 케이타다.(이들은 결혼할 때 부부별성을 선택했기 때문에, 시시오 가나 아마미 가와 다르게, 별성을 자칭하고 있다) 거식을 준비할 무렵, 오늘의 주역인 저 둘이 「함께」라며 권유했지만, 둘이서 상담한 후, 거절했다.
「후회는 하지 않으니까, 괜·찮·아」
「아하……그렇지, 그렇지. 저 사이에 끼어드는건 촌스러운걸」
히노키의 대답에 케이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게다가 나, 츠노카쿠시(角隠し)를 동경하고 있었어」
(※츠노카쿠시: 일본 전통 혼례에서 신부가 쓰는 천으로 된 머리쓰개.)
모두 거짓말은 아닌 진심이지만, 히노키에게는 숨기고 있는 생각도 있었다.
(턱시도 모습으로, 가이 씨나 마모루 군과 늘어서면, 케이 짱, 조금 불쌍하니까……)
아직 20대인데도 불구하고, 조금 배가 나온 케이타도, 전통혼례에서의 화복은 잘 어울렸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자신의 지금까지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말로 하지는 않지만, 히노키는 그런 생각을 재확인하고 있었다.
어떠셨나요?
신경쓰이는 다음 내용은, 부디 오늘 발매된 단행본을 기대해주세요!
『패계왕 ~가오가이가 VS 베터맨~』 하권이 오늘 9월 29일에 발매하는 것을 기념하여, 단행본 신작 외전 에피소드 「number.EX 結-CEREMONY- A.D.2018」의 서두를 특별 게재!
number.EX 結-CEREMONY- A.D.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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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들이여, 당신들은 신부를 건강할 때도 병든 때에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갈 것을 맹세합니까?」
A.D.2018년 6월의 길일. 목사 복장의 야기누마 노리유키의 목소리가 푸른 하늘에 울렸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예상 못했다…라는 분위기의 작은 감탄이 새어나왔다.
「……어이어이, 전 장관, 마음껏 즐기고 있잖아」
참모인 휴마 게키와, 일찍이 슈퍼바이저를 맡았던 타카노하시 료스케도, 단상에 선 전직 상사를 감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야, 야기누마 목사님 덕분에, 이 식은 98%… 아니, 108% 대성공이군요」
틀림없이, 야기누마가 Gutsy Galaxy Guard의 제2대 장관이었던 시대를 아는 사람들조차도, 성직 칼라(ローマンカラー)에 흰 슈트를 입은 그를, 진짜 목사라고 착각할 정도로 위화감이 없었다.
(※성직 칼라: Roman Collar, 혹은 Clerical Collar라고 하여, 기독교 성직자들이 셔츠 안쪽에 별도로 입는 흰 칼라. 플라스틱으로 된 것은 약식 성직 칼라라고 하며, 정식 성직 칼라는 흰 천으로 만든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기독교에서는 카톨릭 신부님들의 전용 복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듯.)
「……맹세합니다」
야기누마의 앞에서, 두 신랑이 한 목소리를 냈다. 둘 다 화이트 턱시도를 입고 있었다. 시시오 가이의 가슴에는 진한 주홍색 장미 부토니아(Boutonnière)에 녹색 넥타이. 아마미 마모루는 핑크 장미 부토니아, 블루 넥타이. 둘 다 동일한 핀뱃지. G의 문자를 본뜬 금빛 넥타이 핀을 달고 있었다. 마모루에게는 12년만의 두번째 결혼식이지만, 역시 이번에는 우주복을 입지는 않았다.
「난 우주복이라도 상관 없었지만」
――라는건, 오랜 시간동안 의상을 맞출 때, 완전히 지쳐버린 가이가 투덜거린 말이었다.
마모루도 한 순간 동의할 뻔 했지만, 바로 곁에서 즐겁게 자신들의 의상을 서로 보여주는 애처들의 상태를 보며, 작게 주의했다.
「안 돼, 가이 형. 이런 곳에서는 분위기 읽지 않으면, 부인에게 평생 원망받는데」
「그, 그런거야……」
마모루의 매우 진지한 어드바이스에, 가이도 저도 모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아. 그 정보는 우리 아버지 이야기가 아니야. 웃시 2호씨에게 들었어」
GGG 블루 정비부 오퍼레이터인 우시야마 츠구오를, 4형제의 차남이라 "2호"라고 부르는 것은 아카마츠 장관의 말버릇이었지만, 너무나도 입에 착착 발리는 덕분에 지금 와서는 전 대원들에게 전염되어 있었다. 마모루에게 있어서는 동서에 해당하는 웃시 2호의, 매우 유효한 개인적 어드바이스에 감사하면서 둘은 턱시도를 골랐던 것이었다.
가이와 마모루의 목소리는 겹치면서도, 온화한 바람에 실려 흘러간다. 푸르른 언덕 위에 설치된 특설 회장.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초여름의 바람이, 백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뺨을 경쾌하게 어루만진다. 아니, 사람들만이 아니다. 인간들의 뒤쪽에는 잘 손질된 초원이 있어서, 거기에서는 용자로보들도 미풍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사실 그들도 출석하기 때문에, 광대한 오픈 스페이스에서 결혼식이 열리게 된 것이다.
(마모루 기동대장, 훌륭한 모습입니다……)
하얀 턱시도를 입은 마모루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볼포그다. 그 카메라아이는 그저 지켜볼 뿐만 아니라, 결혼식을 남김없이 녹화중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취미로 하는건 아니다. 신랑신부들의 희망으로 기록계를 부탁받은 것이다. 회장 주위에는 건도벨이 이동카메라로, 상공에서는 건글이 공중촬영 카메라로, 다른 앵글에서의 영상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 동작을 슬쩍 보던 엔토우지도, 같은 테이블의 노자키, 히라타와 같이 앉아있는 이누보자키 박사를 향해 슬그머니 엄지를 치켜들었다.
「……신부들이여, 당신들은 신랑을 건강할 때도 병든 때에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갈 것을 맹세합니까?」
신랑들의 선서에 수긍한 야기누마 전 장관이, 이번에는 신부들에게 물었다.
「……맹세합니다」
가슴 펴는 듯한 우츠기 미코토의 목소리와, 긴장에 떨고 있는 하츠노 하나의 목소리. 아니, 이미 입적을 마친 둘은, 시시오 미코토와 아마미 하나라는 이름이 되어 있었다.
이 식의 더블 주연이라 해도 될 둘의 복장은, 대조적으로 선명했다. 미코토는 흘러 넘치는 가슴팍이 대담하게 열린 뷔스티에에 아가씨다운 퍼프 슬리브. 짧은 기장의 스커트 아래에는, 썸씽 블루에 맞춘 가터가 슬쩍 보이고 있었다. 약간 짧은 베일을 붙잡는 클립은 토끼 모습이지만, 오늘부터는 옛 성에 관한 것이다……라는게 되겠지. 초커와 앵클릿, 그리고 트레인(※웨딩드레스 뒤에 길게 끌리는 옷자락)을 장식하는 것은 부케에 맞춘 진한 주홍색 장미.
(※썸씽 블루: 썸씽 포(Something Four), 즉 신부가 결혼식 때 가지고 있으면 행복해진다는 4가지 물건 중 하나.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상징하는 오래된 것(썸씽 올드), 사랑과 겸손을 의미하는 푸른 것(썸씽 블루), 신부의 결혼생활을 동료와 가족들이 언제나 힘을 빌려주겠다는걸 상징하는 빌린 것(썸씽 버로우드), 신부의 앞으로의 삶을 상징하는 새로운 것(썸씽 뉴)으로 구성되어 있다.)
활짝 핀 꽃 같은 미코토 곁에 선 하나는, 가련한 사랑스러운 꽃 그 자채다. 수많은 꽃으로 장식된 롱 베일에, 프린세스 라인의 볼륨 있는 스커트도, 재봉선에 꽃을 잔뜩 달고 있었다. 미코토의 쇼트 글로브와 다르게, 이쪽은 롱 스커트와 맞춘 롱 글로브. 손에 든 부케는, 마모루의 부토니아와 같은 희미한 핑크빛.
그런 하나의 모습에, 기시감을 느끼는 참석자도 많았다. 왜냐면, 이 드레스는 소학생 무렵 하나가 마음에 그리던 디자인이며, 친구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여행을 떠나려던 마모루 앞에 나타났을 때와 같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 때, 보름달이 뜬 언덕에 모인 사람들 전원이 이 곳에 와 있었다. 기시감을 느껴도 당연한 것이다.
「초 베리 굿이네! 천도 깔끔하고, 역시 프로가 만든건 조금 색달라」
감탄한 말을 흘린 것은, 소학교 때 하나의 동급생이던 코모리 레이코. 그 때, 혼자 드레스를 마무리하려다가,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어쩔 바를 모르던 하나를 도운 것이, 실은 재봉이 특기였던 레이코였다. 당시의 자신들이 만든걸로는 최고의 완성도라 생각했지만, 오늘의 드레스와 비교하면 역시 천양지차.
「아니아니, 난 그 때의 드레스도 좋았다고 생각하는걸」
레이코의 중얼거림에 그리 대답한 것은 웃시 4호, 우시야마 스에오다. 신랑신부들에게 있어서는 GGG의 동료지만, 동시에 마모루와 하나의 소학교 이래 동급생이다. 이 때는 GGG 대원 테이블이 아니라, 스노우 타카야스, 스즈키 와카바, 테자토 타마요, 그 외 옛 클래스메이트들과 함꼐 앉아 있었다.
「그래? 초 베리 배드 아냐?」
「그렇지 않아. 우리들의 식에서도, 스스로 만들면 좋잖아?」
레이코와 4호의 대화에 히죽거림이 멈추지 않는 와카바와 타마요. 혼자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여, 친구들의 얼굴을 두리번두리번 계속 보는 스에오의 눈에서는, 왠지 폭포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좋네, 웨딩드레스도……」
소리로 낼 생각은 없었을텐데, 무심코 중얼거려, 당황해서 소맷부리로 입가를 가린 것은 사이 히노키. 그녀도 2달 전, 신사(神前)에서 결혼식을 올린 직후이기에, 신조한 토메소데(留袖)를 입고 있었다.
(※토메소데: 기혼여성이 입는 격식 있는 기모노.)
「어, 혹시역시사실은혹시, 합동으로 하고 싶었어?」
곁에서 당황한 것은, 몬츠키를 입은 아오노 케이타다.(이들은 결혼할 때 부부별성을 선택했기 때문에, 시시오 가나 아마미 가와 다르게, 별성을 자칭하고 있다) 거식을 준비할 무렵, 오늘의 주역인 저 둘이 「함께」라며 권유했지만, 둘이서 상담한 후, 거절했다.
「후회는 하지 않으니까, 괜·찮·아」
「아하……그렇지, 그렇지. 저 사이에 끼어드는건 촌스러운걸」
히노키의 대답에 케이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게다가 나, 츠노카쿠시(角隠し)를 동경하고 있었어」
(※츠노카쿠시: 일본 전통 혼례에서 신부가 쓰는 천으로 된 머리쓰개.)
모두 거짓말은 아닌 진심이지만, 히노키에게는 숨기고 있는 생각도 있었다.
(턱시도 모습으로, 가이 씨나 마모루 군과 늘어서면, 케이 짱, 조금 불쌍하니까……)
아직 20대인데도 불구하고, 조금 배가 나온 케이타도, 전통혼례에서의 화복은 잘 어울렸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자신의 지금까지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말로 하지는 않지만, 히노키는 그런 생각을 재확인하고 있었다.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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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9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최종장
2021. 3. 22. 18:00
우리들은 임종을 맞이했다――――
용자왕 파이널 가오가이가!
초생왕 베터맨 카타프락트 테라!
그 최종결전의순간 을!
그리고, 우리들은 최후의동화 를 목격한다!
잘 있거라, 가오가이가!
잘 있거라, 베터맨!
우리들은 그 유구한 싸움을
결코 잊지 않는다―――
가이의 눈동자에서 오렌지색의 빛이 퍼지며, 황금의 용자와의 기체는, 새벽빛으로 발광하기 시작했다.
「이봐! 이 힘이 넘치는 감각은……」
거대한 손바닥의 중추가 되어 있는 골디의 초AI가 소리쳤다. 패계의 권속이 되어 있었던 무렵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었다. 일찍이 같은 체험을 한 미코토나 르네도, 같은 감각에 경악했지만, 말할 틈도 없이 가이는 맹돌진을 시작하고 있었다.
「우오오오오!」
『하아아아아!』
라미아도 맞서듯, 베터맨을 날아오르게 했다.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월면의 상공에 난무하는 황금과 백금의 유성. 타오르는 환염의 꼬리가 이어진 그들은, 서로를 삼키려고 하는 두 용처럼 보인다.
하지만,지구광(地球光) 으로 비춰지는 정적의 월면에서, 그 아름다우면서도 처참한 투쟁을 지켜보는 자는 없다.
월면 알프스 기지에 상주하던 관측원들은, 솜니움에 의해 그 목숨을 끊기고 아니무스의 꽃의 모판으로 전락했다. 가이들은 그 모습을 봤으니까.
가오가이가와 함께 싸워온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킹 제이더, 용자로보군단은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마완 소키우스 테라에 삼켜져 소실했다――
지금 또한, 베터맨이 최후에 남은 존재를 지워버리기 위한 날카로운 의사를 발하며, 거대한 오른팔을 휘두른다. 그것이야말로, 초생왕 최대의 공격――
「사이코 피날레!」
소실 직전 외친 사쿠라의 그 목소리는 허공에 울려퍼진 후, 정적 너머로 사라졌다.
『저 너머로―― 사라져라』
오른 어깨에서 이어지는 팔에 접속되어 있기는 해도, 그것은 "팔"이라 불러야 할까. 부풀어오른 꽃봉우리로도 보이는 소키우스 테라는, 끄트머리에 여덟개의 꽃잎을 펼치고, 불길한 큰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그 꽃잎은 손가락도 닮아서, 아슬아슬 팔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꽃의 중앙에 손바닥은 없고, 거기에는 빛조차 들이마시는 암흑만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물론 벌려진 것이 입은 아니다. ST바이패스―――초공간경로라 불리는, 아공간으로의 창문이, 저항하는 모든 자를 허무의 심연으로 인도하려 하고 있었다.
지금 그야말로, 월면에 접근한 파이널 가오가이가를 등 뒤에서 삼키기 위해, 소키우스 테라가 휘둘러진다! 하지만, 초생왕의 치명적인 일격을 가만히 받을 용자왕은 아니다.
골디온 아머가 전개한 금빛의 날개가 중력편향을 발생, 바람에 휘날리는 종이조각 같은 경쾌함으로 황금의 용자를 급부상시켰다. 월면에 내팽겨쳐진 직전의 소키우스 테라는 표적을 잃고, 월면의 레골리스(Regolith)채로, 수십억년동안 누구도 밟은 적 없는 강고한 암반을 삼켜간다. 허무의 심연으로 사라진 평원은, 공간채로 지워내진듯한, 일그러진 크레이터가 되었다.
(※역주 : 레골리스(Regolith) - 암석 위를 뒤덮고 있는 푸석푸석한 불균일 물질층. 퇴적되어 퇴적암이 되기 전의 층을 말한다. 달이라면 표면에 수많은 운석 충돌로 인하여 암반 위로 바스라진 모래가 쌓여있는데 이걸 의미한다.)
「―――파악했다!」
소리 없는 전장에 울려퍼진 열백의 절규. 순간이동에 가까운 고속기동으로 베터맨의 등 뒤에 출현한 가오가이가가, 마그 암을 준비하고――― 그리고 눈 앞의 숙적을 묵사발낸다!
「빛이! 되어라아아앗!!」
기이하게도, 베터맨과 정 반대로, 가오가이가의 오른팔 역시 황금빛과 새벽빛이 뒤섞인 거대한 빛의 손바닥을 피웠다. 삼중련 태양계에서 제네식 가오가이가의 투쟁을 목격한 시시오 라이가가, 오비트 베이스에 귀환한 후 새롭게 개발한 최종 툴이 이 마그 암. 다섯 손가락 모두가 그래비티 쇼크웨이브 제네레이팅 툴이며, 닿은 모든 것을 광자변환시키는, 용자왕 최후의 기술―――골디언 핑거!
하지만, 다섯겹으로 겹겹히 쏘아지는 중력충격파가 쏟아지는 그 순간――― 베터맨은 거대한 오른팔을 등 뒤로 향했다. 생명체라고는 해도, 융합된 관절은 각도도 관계 없다는 듯 자유자재로 돌아간다. 초고밀도의 그래비티 쇼크웨이브도, 암흑의 소용돌이를 전개하여, 통째로 흡수해버리는 소키우스 테라.
최대의 공격이 상쇄되어 불발로 끝난 가오가이가가 월면에 다가왔다. 베터맨도 뒤돌아봐서 서로 마주본다. 이성문명의 유산에, 지구인류의 예지를 쏟아부은 용자왕. 그리고, 끝없는 생명연쇄(生命連鎖) 끝에, 초절의 적응능력을 통해 탄생한 초생왕. 소리를 전하는 공기가 없는 정적의 평원에서, 지구광으로 빛나는 가운데, 두 왕이 대치한다. 그것은 마치, 지구라는 기적의행성 의 영장류의 왕좌를 두고 겨루는 투쟁 같았다.
「대답해라 라미아! 왜 GGG의 모두를 죽인거지!? 인간과 솜니움―― 지혜를 맞대면, 알저논을 극복한 후에도 공존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런데 네놈들은―――!!」
오렌지빛의 불길을 양눈에 불태우며 가오가이가가――아니, 시시오 가이가 소리친다. 바로 조금 전, "패계왕"이라 불린 의사는 도달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눈 앞에서 동료들이 소거된 것에 대한 분노가, 그의 영혼을 불태우며 솜니움의 의사전달을 저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함께 퓨전한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새벽빛을 발하는 용자왕에 불신을 품기보다는, 거대한 슬픔과 상실감이, 마음을 단단히 틀어막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왜, 모두가……」
「미코토 누나……!」
실의 속의 미코토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마모루였다.
「아직, GGG의 모두나 J들이, 죽었다고 정해진건 아냐. 그러니까……」
마모루는 열심히, 말을 꺼냈다.
「……우리들은 이겨서, 들어야 해. 베터맨에게! 모두를 되찾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건지!」
「마모루 군……!」
제정신을 차린 것은 미코토만이 아니다. 르네도 카이도도 케이타도 히노키도, 슬픔이나 충격이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지만, 눈 앞의 사태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칫, ……J나 아버지나 포르코트에게, 보기 흉한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단 말이지!)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냐. 방심하면 우리들도 지워져! 게다가 마모루야말로…… 이 일곱 중에서, 누구보다 괴로워 하고 있을테니까……!)
(안 돼 안 돼. 지금 내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히노키까지 말려들어버릴텐데!)
(마모루 군이 말하는 대로…… 확인해야만 해. 라미아가 이런 짓을 한 것은, 내 탓인건지……!)
지금, 그들 여섯의 마음은 하나가 되어 있었다. 분노나 슬픔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찾아냈다는 마음 아래로. 하지만――
「우오오오오오!」
그것은 전례없는 급격한 가속이었다. 가이의 의지에 의한 폭발적인 돌진이, 마모루들의 육체를 괴롭힌다.
「받아라, 스트레이트 드리이일!」
베터맨의 눈 앞에 단숨에 접근한 가오가이가는, 거완이 아니라 왼쪽 무릎을 힘차게 올렸다. 허를 찔리지 않았을 베터맨이었으나, 커다란 꽃보다 가까운 품까지 비집고 들어와서는, 역시 회피가 늦는다. 머리를 감싼 왼팔이 맹렬한 기세로 깎여간다.
『큭―――』
「아직이다앗!」
처음부터 이 일격에 끝날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 마음을 담은 듯, 가오가이가는 사지를 흉기로 바꿔 연타를 퍼붓는다. 왼팔의 정권찌르기! 오른쪽 돌려차기! 왼팔로 잡아당긴 후 박치기! 오른팔의 손톱으로 찌르기!
용자왕은 최대의 황금 툴의 공격을 포기하고, 접근전으로 돌려서, 초생왕의 백금의 꽃잎의 흡입을 봉인했던 것이다. 일방적인 방어전으로 돈 베터맨은 전신의 구조체가 도려내여져 간다. 그것은 그들 솜니움의 육체 자체는 아닌지라, 아픔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불요불굴의 그들의 마음에조차 공포를 새겨간다.
『이것이 패계왕의 진력――』
『라미아 군, 이대로는 소인들이 먼저 멸해지게 됩니다!』
절박한 라미아나 라이의 의사에 반응한 가쥬마루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투르바의 날개를 흔든다.
『라이의 말대로다! 가만히 당할쏘냐!』
가오가이가의 목을 노린 날카로운 칼날. 산소를 분출하는 진공칼날의 날개로 참수될 것 같았지만, 가오가이가의 아랫턱에서 뻗은 송곳니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송곳니 끝이 날개를 튕겨내고, 베터맨이 밸런스를 잃는다. 하지만, 가쥬마루의 공격이 막히는 것을 라미아는 예지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머리 부분의 더블 파이어링 샤벨을 빛을 뿜으며 지근거리의 가오가이가의 머리를 향해 쏘았다. 트리플 제로를 둘러서, 물질구조는 커녕, 분자레벨의 구성까지 분해하는 강렬한 공격이다. 그것을 동시에 둘이나 조준당한 용자왕은, 어쩌할 방도 없이 꿰뚫릴 수 밖에 없다. 아니, 그렇게 생각되었지만, 황금의 날개는 초고속으로 기체를 후퇴시켜, 간신히 직격만은 면했다. 하지만, 한 쌍의 샤벨은 끝없이 맹추격해온다.
「미코토……!」
이름을 불린 미코토는 가이의 분노에 압도되면서도, 그 목적을 정확하게 느끼고 있었다.
「알았어…… 프로텍트 볼트!」
왼쪽 어깨의 프로텍트 가오에서 제3의 볼트가 사출된다.
「가제트 툴!」
카이도가 재빨리, 꼬리 파츠를 분리, 볼팅 드라이버가 되어 왼팔에 장착되었다.
「볼팅 드라이버!!」
드라이버 끝에 장착된 나사 형태의 원주볼트가, 정면의 공간에 쏘아진다. 순식간에 일어난 공간만곡의 소용돌이가, 더블 샤벨을 감싸고, 그대로 베터맨의 발 밑으로 펼쳐진 월면에 도달했다. 조준이 틀린 것은 아니다. 월면의 땅 속에서 파열된 소용돌이는, 응축된 공간만곡 에너지를 단숨에 개방, 베터맨을 주변의 월면채로 보자기 속에 감싸듯 오로라의 막에 감쌌다!
『음…… 아무래도 차폐공간에 붙잡힌 듯 하군』
『내 중력결계보다 강력해…… 끊임없이 나아가도 끝이 오지 않을 정도로 압축된 공간에 갇혀서, 탈출할 수 없어!』
복잡하게 굴곡된 공간 내부에 봉인되어, 라칸이나 히이라기가 절망의 의사를 나눈다. 눈 앞에서는, 다시금 파괴신이 손바닥을 황금으로 빛내고 있었다. 압축공간채로 내부의 베터맨을 빛으로 바꾸기 위해.
「베터맨…… 모두의 복수다!」
「기다려, 가이 형! 여기서 그들을 쓰러트리면――」
마모루가 필사적으로 제지한다. 하지만, 지금의 가이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빛이! 되어라아아아앗!!」
황금의 거완이, 밝게 빛나는 다섯 손가락으로 차폐공간채로 묵살했다. 탈출불능의 공간 내부에도 그래비티 쇼크웨이브가 방사되어, 거기 존재하는 모든 것이 광자변환되었다.
――확실하게.
하지만, 다음 순간, 눈부신 빛이 흘러넘치는 가운데, 가오가이가의 뒤쪽 공간이 갈라졌다.
아니, 그렇지 않다. ST바이패스의 출구가 열렸던 것이다. 빛이 되기 직전, 베터맨은 마완 소키우스 테라의 능력을 확장시켜, 그 내부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칠흑의 허무를 넘어, 타임랙조차 없이 이 주역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가오가이가의 사각으로!
『지금이야말로, 파트리아를 맞이하라―――』
라미아의 필멸의 의사와 함께, 베터맨은 머리에서 재생된 더블 파이어링 샤벨을 다시 조준한다. 신속의 날개를 가지고도, 이번에는 회피할 수 없을 초지근거리의 한쌍의 사격! 솜니움들이 승리를 확신한 순간――
두 파이어링 샤벨에 두 물체가 격돌한다! 그것은 G블록 01과 06이었다. 가오가이가의 후두부 에너지 아큐메이터와 가제트 툴을 구성하는 꼬리 파츠에 접속된 G블록이, 고속으로 휘둘러진 것이다. 고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제너레이터이기도 한 G블록이, 더블 샤벨의 위력을 상쇄하듯 격돌하여, 그 충격으로 산산조각 폭산했다.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의 사이에서 발생한 폭발은, 양자를 함께 강렬한 에너지의 폭염 속으로 감쌌다.
「기다렸다고, 이 순간을!」
불꽃 속에서 가이가 소리쳤다. 동시에, 남은 G블록 4기가 차례대로 베터맨을 향해 돌진했다. 그것은 G블록을 미사일처럼 사용한 자폭공격. 루메가 유체장갑으로 방벽처럼 전신을 감싸지만, 연속된 폭발을 전부 막아낼 수는 없다.
맹렬한 업화 속에서, 산산조각 흩어져가는 루메의 유체. 거기에 용자왕의 거완이, 황금을 넘은 새벽빛을 뿜으며 추격을 걸어온다. 같은 새벽의 영기를 두른 루메라고 해도, 재생이 따라잡을 레벨이 아니었다. 라미아의 머리속에는, 일찍이 자신을 지켜주며 멸망해간 세메의 모습이 떠올랐다.
『유우야!』
『라미아, 그대의 방패로서 도움이 되어서, 난――』
생각 전부를 전하지 못하고, 유우야의 의사가 끊어져간다. 광자변환되면서, 합체형태에서 벗어나면서도 마지막까지 벽으로서 역할을 이루며, 그 모습은 소멸해간다. 하지만 망연자실할 수는 없었다. 눈 앞에는 폭염을 뚫고 나온, 가오가이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음…… 그 이상, 그 팔을 휘두르게 둘 수는 없군』
베터맨의 왼팔이 오렌지빛을 뿜으며,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을 부메랑처럼 발사했다!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어깨부분부터 양단되어, 마그암 채로 월면을 빛으로 바꾸며 추락한다. 빛의 입자와 굉음을 흩뿌리며, 스스로도 그 와중에 빛에 휩싸여져간다.
「르네! 골디!」
「우리들에게 신경쓰지 마!」
「냉큼 결착부터 내라고!」
사라져가는 그 목소리에 등을 떠밀리듯, 가오가이가는 주저하지 않고 카타프락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스파이럴 드리일!」
고속회전하는 드릴과 함께, 오른쪽 무릎을 휘두른다. 필살의 골디언 핑거는 사라졌다. 한 팔로는 헬 앤드 헤븐을 쏠 수도 없다. 그래도, 녀석을 쓰러트려야 한다! 그 기백과 함께 베터맨의 복부를 노린 일격이었으나, 그 후방에서 튀어오른 꼬리에 의해, 순식간에 휘감겼다.
『소인의 아리만이라면, 이 정도는―――』
새벽빛을 뿜는 긴 꼬리는, 드리를 옭아매지만, 오렌지색의 빛으로 힘이 상쇄되고, 스파이럴이 반대로 아리만을 휘감는다!
『얕봤습니다. 이대로는 소인도――』
꼬리 어디에 잠복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아도, 라이의 림피드 채널은 거기서 끊겼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젠장하아아알!」
케이타의 노도의 기합과 함께 그대로 오른다리가 휘둘러졌다. 앞발톱으로 아리만의 잔해를 힘차게 뜯어내고! 더욱 치켜든 뒷꿈치를 베터맨의 머리를 향해 내리찍는다. 뒷발톱이 작렬할것 같은 순간――
베터맨 등 부분의 쌍익이, 머리를 감쌌다. 가오가이가 오른다리의 세 발톱에 갈기갈기 찢기면서도, 투르바는 지근거리에서 새벽의 영기의 위력을 실은 압축산소탄을 발사했다.
「크아악!」
오른다리 내부의 케이타가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단말마를 외쳤다.
「케이 짱!!!」
왼다리의 히노키도 소리쳤다.
「……어라? 나, 이런 곳에서 끝나는건가? ……히노키…저…ㄱ…」
거기서 케이타의 의식은 정지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비통한 히노키의 절규가 메아리친다. 스파이럴 드릴은 폭산하면서 발생한 소용돌이로, 바람술사의 날개를 휘말려들게 해서 유폭되어갔다. 그 파괴충격파가 합체본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투르바는 분리되어, 스스로의 몸을 방파제처럼 바쳤다.
『라미야, 샤라를 부탁한다!』
스파이럴 가오와 투르바가 동시에 부서졌다!
『가쥬마루!』
샤라도 비통한 의사를 울렸다. 마완 소키우스 테라가 가오가이가의 머리부분을 부수려는 듯 내밀어졌다! 가쥬마루 최후의 의사에 응하려는 샤라의 마음을 담고, 하지만 흡입 직전 허무로의 심연에 가오가이가는 왼팔을 쑤셔넣었다!
「프로텍트 셰이드!」
소리친건 가이가 아니다. 왼팔을 제어중인 미코토가, ST바이패스의 입구에 자신의 몸을 던져 봉인한 것이다. 폐쇄공간에서 전개된 프로텍트 셰이드는, 굴곡된 공간과 서로 상호간섭, 결과적으로 가오가이가의 왼팔과 베터맨의 오른팔을 동시에 자괴시켰다!
「가이…… 나, 신혼여행은………」
지금 말해야 한다고 느낀걸까. 마음에 그리던 미래의 희망을 전하려던 미코토였으나, 그 뒷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미코토오오오오오!!」
『샤라!』
가이의 목소리와 라미아의 의사가 울려퍼졌다. 방금 직전, 가쥬마루가 라미아에게 맡긴 직후의 소키우스 테라의 주인은, 흩어지는 꽃잎 투성이가 되어, 그 모습을 이미 시인할 수 없게 되었다. 터무니 없는 공간만곡 에너지의 소용돌이와 허무의 심연의 칠흑의 어둠이 서로 뒤섞이고, 압축되어 밖을 향해서 양자 모두 새벽빛을 발하며, 격렬하게 단숨에 폭산했다. 하지만, 용자왕도 초생왕도 멈추지 않는다. 라미아의 등에 패계의 영기가 후광처럼 솟구친다. 동시에 가이의 머리카락이 거꾸로 솟아오르고, 새벽빛을 방출한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양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가오가이가에게, 베터맨은 오른쪽 돌려차기를 날렸다. 단순한 타격이 아니다. 폰두스의 초중력을 뒤덮은 무거운 일격이다.
『미안해…… 난 인간을 좋아했어. 하지만――』
「미안한걸…… 우리는 가축으로 사랑받고 싶은게 아냐」
가오가이가의 무방비한 몸통에 쳐박힐 폰두스를 막아낸건, 검은 새의 양 다리였다. 카이도의 판단으로 분리된 가제트 가오가, 가늘고, 하지만 날카로운 양 손톱으로 폰두스를 잡으려 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비력. 가녀린 그 기체는, 초중력에 순식간에 짜부려져간다.
「이쿠미, 이쿠미! 빨리 탈출을!」
짜부러지는 칠흑의 기체를 목격한 마모루가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기체가 압괴되는 소리 너머에서, 카이도는 친구의 눈물 섞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떠올렸다.
(이쿠미, 인가…… 어머니 외의 사람에게 그렇게 불렸을 때, 솔직히 당황했지. ……하지만, 기뻤어. 마모루가 그렇게 불러주기 시작했던…… 그 때부터…… 우리들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으니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도, 카이도는 정확하게 가제트 가오를 조종한다. 가동정지 전에, 검은 새의 목을 에메랄드 그린으로 빛나는 윌 나이프로 변형, 아르마로서 지닌 가슴의 J주얼을 선명한 루비레드로 빛내며, 용자왕에게서 흐르는 오렌지사이트의 빛과 함께―――폰두스를 꿰뚫었다.
『───!』
히이라기의 의사가 두절된다. 패계의 재생력을 두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베터맨의 그 모습은 이미 합체형태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만신창이인 것은 초생왕만이 아니다. 동시에 초중력으로 압괴되어가던 가제트 가오도 가동한계를 맞이했다. 연료계의 유폭으로, 검은 새는 모습을 감췄다.
「으와아아아아아앗!」
마모루가 영혼의 바닥에서부터 쥐어짜는듯한 절규를 질렀다. 용자왕은 날개, 오른다리를 잃어서, 저중력하가 아니었다면 설 수조차 없는 상태다. 그래, 이것은 왕과 왕. 패계왕의 힘을 깃들인 자들끼리의 대결이며, 대소멸의 소모전이다.
「어째서지!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서 싸우는거냐!」
가이의 말을, 히노키가 이었다.
「내가…… 인류가 알저논을 극복해서는 안 되는거야!? 대답해! 라미아!」
마지막으로 남은 왼다리로, 가오가이가가 날아차기를 날린다. 정확하게 베터맨의 머리를 노렸을텐데, 받아낸 것은 왼쪽 어깨였다.
『음…… 인간이여. 너희들의 적응능력. 나는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직격당한 어깨 부위가 대소멸해간다.
『하지만, 너희들 속에 잠복된 원흉 된 자는, 멸해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라칸 최후의 의사였다. 용자왕의 등 뒤에서 부메랑처럼 돌아온 플라잉 샤벨이, 스트레이트 가오를 오우그의 왼팔채로 잘라버린 것이다. 직후, 그 샤벨은 대소멸에 휘말려들듯 부숴진다. 본체에서 분단된 양 파츠는, 눈부신 빛과 함께 폭산해갔다.
『우리들의 희망……!』
라미아가 의도치 않은 결말을 맞이한 듯한 의사를 발했으나, 그걸 수신할 여유가 있는 자는 이곳에 없다. 히노키는 사라져가는 의식 속에서, 등을 돌린 채 멈춰 선 오빠 - 마리오(真理緒)의 환영을 보고 있었다.
「……오……빠……?」
서서히 뒤돌아본 오빠의 얼굴은, 라미아처럼도 보였지만, 히노키는 이미 그걸 인식할 수 없었다. 인류를 기병(奇病) 알저논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싸워온 생체의공학자 사이 히노키가, 마지막으로 본 광경이었다.
『위웨레(Vivere)여… 우리들은 멸한다. 용자의 왕에 잠복된 원흉――최후의 패계왕을!』
(※역주. 위웨레(VIvere) - 아니무스 꽃의 열매 중 하나. 패계왕에서 수많은 희귀 아니무스 꽃의 열매가 나와서 상당히 의미를 잃었지만, 베터맨 본편 시점에서는 가장 희귀했던 아니무스 꽃의 열매를 말한다. 다 죽어가는 솜니움도 먹는 것으로 완전하게 부활시키는 생명에너지의 덩어리. 라미아는 히노키의 오빠인 사이 마리오에게서 피어난 위웨레 열매를 먹고 부활했다. 이 때 위웨레 열매의 영향으로 라미아는 마리오의 기억과 함께 마리오의 외견과 매우 닮게 변했다.)
남은 전신을 진동시키며 베터맨은 소리쳤다.
「――――――――――――――――――!!!」
의사가 아니다. 크게 벌려진 턱에서 울려퍼지는 초음파 〈사이코보이스〉다. 지근거리의 고유진동은, 가오가이가의 전신을 위협한다. 하지만 종이 한장. 얼마 안 되는 잔해파츠를 벗겨, 거짓 몸으로 삼는 것으로 본체를 뒤로 물리는데 성공했다. 마모루와 가이는 초음파의 궤도에서 아슬아슬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찍이 제네식 머신이었던 파츠는, 그 모든게 산산조각나간다.
「아아아아아앗………!」
마모루는 사그라든 동료들을 생각하며,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내가 원흉…… 내가 패계왕이라는거냐!」
오렌지색의 덩어리가 더욱 격렬히 타오른다. 사지와 날개를 잃은 가오가이가. 아니, 거기 남겨진 것은 하얀 짐승의 화신――제네식 가이가겠지. 하지만 전신에서 오렌지빛의 격렬한 환염을 뿜어내는, 완전한 패계왕의 모습이었다. 반면, 전신 대부분이 벗겨져나간 베터맨도, 이미 카타프락트라 불릴 일은 없다. 거기 있는 것은, 흡수한 트리플 제로의 힘을 환염으로 방출하는, 패계생체(覇界生体) 베터맨 오르투스.
패계의 권속과, 패계와 공생을 이룩한 초생명의 길고 힘든 투쟁. 그 패계대전의 결말은, 월면에서 패계왕 가이가와 패계왕 오르투스. 오렌지빛의 환염을 두른 자들끼리의 격돌이었다.
가이가와 오르투스는 정면에서 격돌한다. 마모루를 중추로 삼은 기체로 싸우는 에볼류더 가이. 반면 고고해진 최후의 솜니움―――베터맨 라미아. 트리플 제로의 덩어리가 된 둘은, 서로의 몸을 무기로 서로를 파괴하려고 부딪힌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격렬하며, 용맹하게. 오르투스는 머리의 파이어링 샤벨을 재생시키며 승기를 찾는다. 가이가는 패계의 오라와 싱크로한 제네식 클로로 그걸 계속해서 막아낸다.
「거짓말이야…… 이런 싸움…… 가이 형이…… 가이 형이 패계왕이라니……」
이미 전의를 잃은 듯, 마모루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에볼류더의 육체는, 인간과는 다르다. 새벽의 영기에 의한 침식도, 다른 양상을 보이지――』
마모루의 속에, 생생할 정도로 선명하며 강렬한 라미아의 의식이 흘러들었다. 그것은 림피드 채널에 의한 의사소통을 아득하게 넘은 의식공유. 라미아에게서 마모루에게 막대한 정보가 흘러들었다. 그것은 라미아가 초감각으로 지각한 진실. 우주의 알――오렌지사이트에서 일찍이 일어난, 잔혹한 진실이다.
그 때, GGG의 대원들이나 용자로보. 붉은 별의 전사들은 농밀한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해, 패계의 권속화되었다. 시시오 가이 역시, 그걸 면할 수 있을리 없었다. 그의 육체에도, 뼛속까지 트리플 제로는 침식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그 때부터 계속 가이 형은 패계왕이었어!?」
『아니, 그렇지 않다. 에볼류더의 전신의 세포는, 그 때부터 계속 싸워오고 있었다――』
라미아의 의사가, 무시무시한 진실을 고했다. 가이의 전신의 세포는 하나 하나가 미세한 G스톤과 동화되어 있었다. 그것이 오늘까지, 트리플 제로에 저항해왔다. 가이는 침식당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금도 침식되는 도중이었던 것이다.
마모루의 물음에 답하면서도, 라미아는 가이와의 싸움을 느슨하게 하지 않았다. 가이가와 오르투스의 공방은 치열하며, 가열하고, 맹렬하게,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다. 그 싸움에 참가할 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한 마모루는, 결정적인 의문을 말했다.
「그러면…… 왜? 왜 가이 형을 패계왕으로 각성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던거야?」
일부러 가이를 파괴신과 퓨전시킨 것. 눈 앞에서 동료들을 날려버려야 했던 것. 모든 것은 패계왕으로의 각성을 재촉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마모루는 눈치채고 있었다.
『원흉 된 자의 속에 잠복된 진정한 적―― 그것은 우리들에게는 필요불가결하기도 한 독. 즉, 그 모순에서 생기는 싸움이기도 하다. 떠나게 될 우리들의 최후의 사명……』
「떠나 가……? 최후의 사명!?」
『패계왕을 멸하지 않으면, 패트리아의 때는, 맞이될 수 없다――』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던 공방은, 점점 오르투스의 일방적인 방어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초생왕의 힘이, 상대하는 패계왕에게 뒤떨어진 것은 아니다. 전에, 한번 오르투스의 능력을 얻었던 라미아는, 그 후 오랜 잠에 빠져, 눈뜨기 위한 에너지를 대량으로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를 눈을 뜨게 만든 것은, 사람들의 용기를 변환한 힘. 하지만, 라미아는 생명체다. 트리플 제로와 공생한 현재의 오르투스도, 그 활동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지금 틀림없이 라미아의 육체는, 한계를 맞이해가고 있다. 한 번은 칸켈과의 싸움에서 멸망하여, 거기서 간신히 재생하게 된 몸. 원래라면, 100년, 200년의 잠을 통해, 림피드 채널을 개입하여 정기를 충분하게 흡수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패계왕 강림이라는 사태는 라미아에게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라미아…… 그러면, 솜니움의 목적은――― 파트리아의 때라는건――」
마모루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하지만, 대답이 돌아오기 전, 가이가의 클로가, 오르투스의 가슴팍을 꿰뚫고 있었다. 필살의 더블 샤벨은 쏘아지지 않고, 가슴의 Pectusfollis의 형상이 터져나가며, 초생왕의 전신에서 힘이 빠져 서서히 섬유화해간다. 이 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라미아는 두번 다시 재생 불가능한 상태까지, 그 육체를 혹사해 온 것이다. 솔 11 유성주중 하나, 팔파레파는 그것을 〈물질 세계의 규정〉이라 말했었다. 지금 틀림없이, 라미아라는 개체의 완전한 끝이 온 것이다.
「이것이, 너희들이 바란 결말인거냐! 이런 끝이!」
섬유화한 오르투스를 꿰뚫은 채, 가이가 소리쳤다. 거기에 승리의 기쁨은 느껴지지 않았다. 깊고 깊은, 슬픔만이 있었다.
『――아뇨. 아직 결말은 맞이되지 않았답니다』
그 의사를 발한 것은 라미아가 아니다. 베터맨 라이가 발한 것이었다. 바로 몇분 전. 스파이럴 가오에 산산조각났을 아리만이, 완전히 멀쩡한 모습으로 사각에서 달라붙었다. 그리고 가이가의 동작을 취하지 못하도록, 등 뒤에서 억누른 다른 존재도 있었다. 그것은, 과거로 돌아갔을게 틀림없던, 또 다른 하얀 짐승이었다.
「갤레온!!」
마모루의 경악한 목소리가 울릴 틈도 없이, 무수한 기둥 모양의 아리만이, 패계왕 가이가의 사지를 옭아매었다.
「어째서지!?」
가이의 말에, 라이의 익살맞은 의사가 도달했다.
『과거에 돌아가기 전, 조금 들렀을 뿐입니다만, 오히려 정답이었군요』
이 공격을 예측하는건 불가능했다. 템푸스의 열매로 갤레온과 함께 시간이동할 터였던 라이가, 역전의 때를 위해 가세해 올 줄이야――
「우오오오옷!」
하지만, 가이가는 바로 혼신의 패계의 힘으로 아리만을 튕겨냈다.
「이 정도로 지지 않아! 난 패계왕! 우주의 섭리를 관장하는 자다!」
가이는 경악했다. 자신이 할 리 없는 말에. 자신 속에 잠복한 것이 말하게 한 말에.
『유감입니다만, 소인의 아리만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기에, 과거로 퇴피하도록 하죠. 지나가버린 시간은 바꿀 수 없습니다만. 미래라면……』
하마터면 산산조각날 뻔 했던 갤레온을 품은 아리만은, 얼마 남지 않은 템푸스의 열매가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사용하여 시간이동을 실시, 단숨에 그 곳에서 사라졌다.
「……!」
갑작스러운 사태와 자신이 내뱉은 말에 당황한 가이였지만, 바로 자세를 고쳤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의 상황이, 최후의, 그리고 유일한 틈이 되었다.
결정화하고, 그 곳에서 붕괴되는 오르투스. 능력이 없어져서, 트리플 제로와의 공생광계도 사라져, 베터맨의 패계의 힘은 소멸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뛰쳐나온, 날카롭게 솟은 뿔을 전방으로 내민 가오리 같은 빛이, 마치 물의 흐름처럼, 그 곳에 존재하는 분자레벨의 물질 속을 헤쳐나가며, 가이가의 흉부로 뛰어들었다!
『패계왕이여――지금이야말로, 모든 결착을 낸다!』
라미아의 육체와 의사가 공중을 달린다. 그것은 비장의 카드로 최후의 일격을 위해 온존하고 있던, 베터맨 아쿠아의 특수능력이다.
「라미아! 난 지지 않는다! 최후에 이기는 것은, 패계왕이다!」
바로 자세를 취한 가이. 수류와 함께 가이가의 내부로 침입한 라미아는, 아쿠아의 능력을 풀고, 즉석에서 실체화한 오른팔의 손톱을 내밀었다. 전방에 앉아, 퓨전한 채로 피할 수 없는 가이에게로 덤벼든다. 가이는 전신에 G파워를 두르고, 이를 맞서 싸운다.
하지만――그 전신은 녹색으로 빛나지 않았다. 오렌지빛의 환염이 휘감기고 있었다. 그 색조에, 가이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일어난 현상의 뒤에 있었던 것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라미아가 한 수수께끼로 찬 말의 뒤에 숨겨진 진실을.
(생명을 초월한 원흉 된 자여. 이 땅으로 돌아와서는 안 됐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은――인간 된 자, 모두의 희망없는 멸망)
(※25화)
가이는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하지만, 패계의 힘은 그 몸을 반격으로 이끌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저항하려고 발버둥친다. 우주의 섭리가 자신을 침식해온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가이는 자기 자신의 싸움에서 파열될 것 같았다.
「가이 형!」
중추부에 퓨전한 마모루도 움직일 수 없다. 이미 힘이 다하려는 비력한 라미아 대 패계의 힘이 넘쳐흐르는 가이의 승패의 행방은, 명백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오렌지빛의 불길 속이기에 실현된 만남이 일어났다.
「가이…… 지지 말아줘」
가이의 머리속에, 누구보다 사랑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격전 도중에 사그라졌을,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의 목소리.
「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이래―― 언제나 넌 내용자 . 그러니……」
「……미코…… 토……」
모든것을 태워버리는 겁화에 지배된 마음 속에서도, 그 소리는 확실히 도달하고 있었다. 그 순간, 최후의 기적이 일어났다. 황폐해져가던 가이의 영혼이, 순식간에 조용한 수면처럼 온화하게 변해간다. 사랑스러운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의 응원으로 충분했다. 가이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용기 있는 싸움〉에, 도전할 결의를 굳혔다. 마지막에 이기는 자. 그것은――
다음 순간, 라미아의 손톱이 가이의 가슴을 깊게 꿰뚫었다. 이미 한계를 넘어, 본래대로라면 깊은 잠에 빠져야 했던 라미아의 힘 없는 일격이, 거뜬하게 꿰뚫었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양 손을 펼친 가이의 가슴을, 꿰뚫은 것이다.
중추부의 마모루도 느끼고 있었다. 평온한 가이의 표정이, 이형의 꽃으로 뒤덮여가는 것을. 아니무스라고 불리는, 사람의 혼백을 양분삼아 피어나는 요염한 커다란 꽃이, 가이 형의 태양같은 미소를 전부 뒤덮는 광경을.
그리고, 이형의 꽃은 이형의 열매를 여물었다. 라미아의 떨리는 손가락이, 힘 없이 그 열매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미 그의 수명은 다하고 있었겠지. 무수한 난적을 이겨온 그 팔은, 아니무스의 열매를 딴다는 행위도 이루지 못하고, 힘을 다하고 있었다.
『……파트리아의 열매. 난…… 이것을 얻어야만―――』
라미아의 의사에, 지금까지 없던 색이 섞였다. 그것은 "원통"이라는 색. 언제라면 무색투명했던 의사가, 안개 속으로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원통"은, 마모루에게 어떤 결의를 시켰다.
(알았어, 라미아…… 가이 형……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주륵주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려고도 하지 않고, 마모루는 중추부에서 퓨전아웃했다. 단숨에 가이가의 전 기능은 정지. 어둠 속에 초록의 빛을 두른 천사가 날아올랐다.
정적 속――
마모루와 같은 색의, 에메랄드 그린으로 빛나는 아니무스의 꽃을 피운 채, 미동조차 하지 않는 가이. 그 앞에서 힘을 다해 일어나지 못하는, 새하얗게 변색된 라미아. 둘의 사이에 선 마모루는, 흘러넘치는 눈물로 젖은 얼굴로 둘을 바라보며 살며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생명의 보석이 결정화된, 그 과실을 쥐어, 상냥하게, 깨지기 쉬운 것을 다루듯 서서히 땄다.
「마지막에 이기는 것은, 용기 있는 자들이야……」
―――GGG 오비트 베이스 26층 B구획 통로를 한 여성 대원이 걸어갔다. 그녀와 엇갈린 대원들은 한결같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렇다, 고 해야겠지. 월면결전 직후에 그녀가 의식을 되찾은지, 아직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아직 요양생활이라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녀――타마라 고골이 입은 연구부 대원복은, 이미 임무에 복귀했다는 것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목적한 방에 도착한 타마라는 장문(掌紋)과 홍채의 이중인증으로 락을 해제, 실내에 들어갔다. 입구의 연구실에는 〈생체의공학 연구실〉이라 씌여진 플레이트가 걸려 있었다.
실내에는 내실자와 면회중인 사이 히노키가 있었지만, 타마라를 보고 놀랐다.
「타마라! 이제 괜찮은거야?」
「네히노키씨괜찮아요문제없어요다시감사할수있게해주세요제가알저논에서회복할수있었던것은모두히노키씨덕분이에요감사감격대감격이에요」
「으, 응. 알았어, 하지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걸」
그렇게 말하며 히노키는 미소지었다. 그 모습은 전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스트레이트 가오가 대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았던 것이다. 히노키만이 아니다. 르네도 미코토도 케이타도 카이도도 마찬가지다. 우연일리 없다. 아마도, 그것이 베터맨들의 의도였겠지. 시시오 가이를 패계왕으로 각성시키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걸 위해 주변 사람들을 상처입히는 것은 원하는게 아니다. 그래, 그 싸움에서 가이의 동료들은 누구 하나 다치지 않았던 것이다. 마완 소키우스 테라에 의해, ST바이패스 너머로 사라져버린 사람들도――
1주일 전――
반괴한, 월면 알프스 기지 일각. 간신히 여압(與壓)이 유지된 구획에서 눈을 감은 가이의 옆에 서 있는 마모루가, 파트리아의 열매를 내밀었다. 귀중한 과실을 받은 라미아의 주변에는, 여섯 베터맨이 있었다. 라칸, 유우야, 가쥬마루, 샤라, 히이라기, 그리고 한명뿐인 라이. 격전에서 부숴진 변신태는, 그들에게는 임시의 몸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파괴되고 부서지더라도, 내부의 본체는 상처 하나 입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주에 내팽겨쳐져서는 역시 살아남기 어렵기에, 샤라의 소키우스의 상처로 끌려가, 아공간에 퇴피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실내에 열린 소키우스의 창문에서, 카이도, 르네, 미코토, 케이타, 그리고 히노키가 서서히 나타나, 이미 상황을 파악한 모습으로 생환했다.
「라미아…… 조금 의심했지만…… 그래도, 믿고 있었어」
히노키가 눈물 고인 눈동자로 말을 걸었다.
「아니~ 난 이미 끝난건가 싶었지만 말이지~」
축 쳐진 기진맥진한 케이타가 익살맞게 말했다.
「그래서, 어디지? 아니무스의 모판이 되어버린, 이 기지의 관측원들은」
아직 납득하지 못한 르네가 캐물었지만, 카이도는 이미 스스로 답을 얻어낸 상태.
「아마, 그건 림피드 채널로 보여준 환영, 즉 이미지에 지나지 않겠지. 그렇겠지?」
수긍하는 마모루의 뒤에는, 고요하게 숨을 내쉬는 관측원들이 보이고 있었다. 라미아의 Pectusfollis Flavum으로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물론 모판이 된 자는 없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홀로 누워있는 자가 있었다. 호흡이 멈춘 듯, 그 가슴은 움직이지 않았다.
「가이……」
움직이지 않는,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의 몸에, 미코토는 매달렸다. 누구나 용자가 시체가 될리 없다고 믿고 있었지만, 숨만 삼킬 뿐,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감사하마…… 빛 된 자여』
거인 히이라기의 부축을 받은 채, 라미아가 이마에 십자광을 점멸시켰다.
「괜찮아. 솜니움의 목적…… 확실히 알았으니까」
사투의 도중, 마모루와 라미아 사이에는 의식공유가 성립, 서로의 생각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올바르다 생각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이 형에게 전했다면, 분명 제대로 되지 않았겠지……)
역시 갤레온이 퓨전했지만, 분노의 불길 속에 있던 가이에게는, 그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태가 아니라면 가이를 패계왕으로 각성시키는건 할 수 없었다. 삼중련태양계 출신인 마모루이기에 지닌 초감각. 라미아는 그걸 지각하고 있었기에, 마모루를 〈빛 된 자〉라고 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마모루는 자신의 속에서 전부 처리하지 못하는 수많은 복잡한 생각을 품고 있었지만, 그 머리 위 강화유리 너머에 보이는 우주공간이 요동치기 시작하자, 희망에 가슴이 뛰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우주공간에, 원형의 일그러짐이 생겨나갔다.
「……ES윈도우!」
그 현상은, 일찍이 몇번이고 본 것이었다. 초노급전함 J-Ark가 ES미사일로 발생시키는 ES공간과 현실공간을 잇는 창문. 그곳에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하얀 거함이다.
「J…… 역시 무사했구나」
마모루의 옆에서 감격으로 찬 목소리를 낸 것은 카이도다.
「돌아올거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르네의 얼굴도 환하게 바뀌어갔다. J-Ark에 이어서 ES윈도우에서 용자로보들을 실은 와다츠미가 나타날 무렵에는, 일동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왓하아아! 하나 짱…… 모두……」
기뻐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마모루도 굵은 눈물이 고여있었다.
「난, 터무니 없는 꼴을 당했지만 말이지」
통신 너머로 들려온건 골디의 목소리다. 창 밖 월면에, 제네식 머신의 중추 블록과 함께 얼굴만 남은 모습으로 구르고 있었다. 그들을 복원하는건 꽤나 어렵겠지만, GGG라면 할 수 있겠지.
「살아 있어……… 모두, 살아 있어!(生きてる……みんな、生きてるんだ!)」
(※역주 : 가오가이가 TVA 49화에서 플라이어즈 출격 후 마모루의 대사인 「살아 있구나…… 모두…… 살아 있어!(生きてるんだね………皆……生きてるんだ!)」의 자체 오마쥬)
기뻐하는 마모루의 목소리. 그 소리에 이끌리듯,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용자의 가슴이, 서서히 위 아래로 움직였다――
이리하여, GGG 일동과 J-Ark는 오비트 베이스로 귀환했다. 모든 싸움은 드디어, 드디어 끝난 것이다.
남은 문제는 단 하나. 타마라가 온 타이밍은, 기이하게도 그 문제에 결착을 내는 순간이었다.
「아아죄송합니다바쁜도중인것같네요절신경쓰지말고계속해주세요」
「그러면, 그렇게 할게」
그렇게 말하고, 히노키는 다시 둘을 바라봤다. 타마라보다 먼저, 이 방에 찾아온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에게로.
「여러 생리검사의 결과,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가이 씨. 당신의 몸에는 더 이상, 트리플 제로는 잔류하지 않습니다. 틀림없는 건강체입니다」
「그런가, 안심이 되네…… 고마워」
정밀검사로 보증을 요구했으나, 결과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가이 본인이 그걸 눈치채고 있었다.
「솜니움과의 의식공유로 마모루 군이 알게 된, 그들의 목적―― 그것이 증명된 것이 되겠네요」
히노키는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솜니움의 목적이란, 파트리아라고 불리는 특수한 아니무스의 열매를 얻는 것이라는 것을. 그 설명을 듣고, 평소의 클리어 카츄사의 위치를 고치며 미코토가 물었다.
「하지만, 아니무스의 열매라는거, 인간의 영혼을 빼앗아서 맺히는 것이었지? 왜 가이는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일찍이, 라미아는 말한 듯 합니다. G스톤은, 생명의 보석이라고――」
히노키가 말한 그것은, 비유표현이 아니다. 아니무스의 열매가 그렇듯이 G스톤 역시 인간의 생명―――즉, 삼중련태양계의 사람들의 영혼이 결정화한 것이다.
「설마 오렌지사이트에서, 나보다 먼저 전신의 G스톤이 침식당하고 있었을 줄은 말이지……」
그것이, 라미아가 고한 진실. 다른 사람들이 가장 먼저, 자신의 영혼을 침식당한 것과 반대로, 가이의 경우 G스톤이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저항해오고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가이 씨를 방치해두면, 언제 패계왕이 각성할지 모르는 불발탄 같은 존재가 되는 상황이었어. 그러니까, 그들은 일부러……)
인류를 구하기 위해, 푸른 별의 패계왕을 각성시켜 결착을 내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솜니움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양식을 섭취하기 위한 대상이라는 것은 사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인류라는 이웃을 공생하는 상대로 존중하며 사랑해온 것 역시 틀림없는 사실이다.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해 변질된 G스톤. 그걸 결정화시켜, 아니무스의 열매로 깃들게 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가이의 육체에서, 패계왕으로서의 힘을 정해시켜, 개화를 통해 적출과 동일한 행위가 된 것이다.
「저기, 가이…… 혹시 말인데, 이제 괜찮지 않을까?」
가이를 가만히 바라본 뒤, 미코토가 몸을 내밀고 히노키에게 다가갔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예측한 가이가 가로막으려 했지만, 멈추지 않는다.
「우리들, 아이를 가져도 괜찮은거지!」
너무 직구인 말에 뺨을 붉히면서도, 히노키는 대답했다.
「그렇겠죠…… 지금의 가이 씨는, 따지고 보면, 미코토 씨와 마찬가지로 세미 에볼류더에 근접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성형질도 없어져서, 두 분의 자녀분이 탄생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에볼류더가 된다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전 단언할 수 있어요. 괜찮아요! 라고」
「잘 됐다!」
옆에 앉은 가이를 미코토가 껴안았다. 히노키와 타마라가 보는 것을 신경쓰며, 미코토를 밀어내려는 가이. 하지만, 인생 최대의 행복에 허우적대는 미코토는, 가이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이런……」
작게 중얼거린 가이도, 더는 억지로 떼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미코토가 껴안은 대로,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
(그 때…… 미코토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면…… 난…… 우리들은 승리할 수 없었어……)
미코토는 무의식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동일한 세미 에볼류더이기에 일어난 기적으로서, 가이는 평생 잊을리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어깨를 꼭 껴안았다.
「오랜 싸움의 끝에…… 이번에는 하느님이 아니라 베터맨이 포상을 줄 줄이야……」
(※TVA 49화의 미코토 정해 직후의 가이의 대사 「하느님이 챙겨주신 것 같아. 우리들의 승리의 포상으로서…」의 자체 오마쥬)
가이의 중얼거림을 들은 히노키는 생각했다.
(인류와 솜니움의 공생…… 그리고 이별…… 그건 분명, 내가 알저논의 치료법을 확립한――그것 때문이 아냐……)
아직 가설에 지나지 않았지만, 히노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10년 전의 사건 당시, 대량의 알저논 발병자가 나타난 것은, 면역항체로서의 솜니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건에서는 발병자가 매우 극소수였다.
그건, 이미 인류는 면역항체에 의지하지 않고, 수많은 적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흘러넘치는 용기의 힘으로, 스스로 살아남는 힘을 얻었기에, 알저논의 발병자가 감소했다…… 즉, 우리가 솜니움이라는 보호자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러니……)
히노키는 벽의 구석을 바라봤다. 아니, 벽이 아니다. 두꺼운 벽과 격벽 너머, 푸른 행성 방향을 바라본 것이다.
「그러니…… 당신들은 여행을 떠나는 거구나」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그렇게 중얼거린 히노키의 입가는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남미, 중앙 안데스에는 알티플라노(Altiplano)라고 불리는 표고가 높은 고원지대가 존재한다. 결코 인류는 지각할 수 없으나, 이 곳에는 세계 최대의 불가지영역―――세플크룸이 있었다.
지금, 따스한 태양빛 아래, 이곳에는 온 세상에 점재해 있던 솜니움이 거의 대부분이 모여있었다. 월면에서 귀환한 이래, 라이나 라칸이 림피드 채널로 불러모은 것이다.
『이것 참, 솜니움이 거의 대부분이 한 곳에 모인 것은, 실로 2000년 만이라는군요』
『음…… 대충 보아하니, 수는 천 정도인가』
1천 내외의 솜니움은, 붉은 눈을 제외하면 단순히 무질서한 군중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것이 이 행성의 생물종의 정점에 서 있는 영장류인 것이다.
『장관이다, 라미아……』
일동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서, 바위 위에 주저앉은 라미아에게, 유우야가 말을 걸었다.
『아아, 유우야의 눈을 통해서, 내게도 보여. 드디어 찾아왔구나―――파트리아의 때가』
패계왕과의 싸움 이래, 라미아는 일어설 수도, 스스로의 눈으로 보는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몸에 가혹한 부담을 주는 오르토스의 열매를 먹은데다가, 트리플 제로를 제어. 네브라와 아쿠아의 열매까지 먹고 육체의 한계를 넘어 싸워온 것이다.
라미아라는 개체. 이미 그 수명이 다하려고 하는것을 유우야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솔선수범하고 있었다. 이 곳의 광경, 소리, 냄새. 그 모든 것을 전부, 자신의 시각과 청각과 후각으로 포착하여, 정확하게 림피드 채널로 보내자. 고.
(라미아가 계속 바래오던 이 순간을, 적어도 내 감각을 통해―――)
이윽고, 이 땅에 찾아올 솜니움이 더는 없다고 알아차린 라칸과 라이가 서로 수긍했다. 곁에 있던 가쥬마루와 히이라기, 그리고 샤라도 그 때가 온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시작할게』
한 걸음 나선 샤라는, 빛나는 아니무스의 열매를 손에 들었다. 그것은, 푸른 별의 패계왕에 깃든 선명한 녹색으로 빛나는 과실. 시시오 가이의 전신에 융합되어 있던 생명의 보석이 결정화된, 파트리아의 열매다. 소녀는 가는 송곳니로 파트리아의 열매를 씹어 부수고, 삼켜간다.
그러자, 샤라의 배가 밝게 빛나며, 그 빛이 순식간에 펼쳐져, 발 밑에서 지면으로, 이윽고 안데스의 평원을 둥글게 가르기 시작했다.
『음――…… 훌륭한 파트리아의창문(窓) 이로군……』
반짝반짝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대지. 아름다운 호수처럼 열린 창문을 바라보는 라칸의 의사에도, 평상시 같은 냉소의 울림은 없다. 드디어 찾아온 "차원넘기(次元渡り)"의 순간을 맞이했다는, 엄숙함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자, 여러분. 여행을 떠나보죠. 우리들을 기다리는 미개의 차원으로―――!』
라이가 선두에 서서, 창문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히이라기는 그 억센 힘으로, 약한 자들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확실히 잡아…… 차원의 틈새에서, 떨어져버리지 않게』
라칸이 수백의 솜니움과 함께 뒤를 이었다. 그리고, 한번 멈춰서, 라미아가 있는 언덕을 바라봤다.
『음…… 잊을리 없다. 옛된 라미아여』
라미아는 라칸과 처음으로, 서로 포르테로 싸운 그 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포르테의 내성을 지닌 라칸은, 당연히 오르토스의 내성도 지니고 있게 된다.
『음…… 언젠가 다시, 필요하게 되었을 때, 이 라칸이 오르토스를 계승하여, 솜니움을 지키마. 미래 영겁, 이 몸이 멸해지는 그 날까지』
그리 고하고 다시 나아가는 라칸. 그 의사를 받아, 라미아는 조금 미소짓는 것 같았다. 유우야는 여행을 떠나는 일족의 모습을, 결코 놓치지 않으려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라미아의 의사가 속삭였다.
『유우야…… 너도 가 줘』
『라미아……』
『난 여기서 여행을 떠나는 동포들을 전송하겠어. 파키라 장로나 보다이쥬, 세메와 함께……』
더욱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유우야는 숨을 삼켰다. 라미아의 몸에 생기는, 어떤 변화를 눈치챈 것이다.
『―――알았어. 세메 언니와 사이 좋게 있어』
그 의사를 남기고, 유우야도 창문으로 몸을 던졌다. 더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라미아가 남긴 것을 속에 품고, 그녀에게 주어진 다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거의 모든 솜니움이 창문으로 몸을 던져가고, 가쥬마루는 샤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샤라……』
아득한 수천년 전, 솜니움은 차원넘기를 통해, 이행성 에 왔다. 그리고, 아직 연약했던 인간의 수호자가 되어, 그 생명을 나눠받아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그들의 비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여행을 떠난다. 차원을 넘어, 새로운 고향이 될 땅으로.
희망으로 가득 찬 여행――하지만, 샤라는 고개를 저었다.
『가는거야, 가쥬마루……』
『숙명인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이 창문은 아득한 너머까지 이어져 있어. 난 여기서 창문을 계속 열고 있어야 해. 소키우스와는 달라. 멀리, 멀리…… 좌우가 바뀔 정도의 세계. 그러니 난 힘을 전부 쓸 때 까지 움직일 수 없어. 창문의 너머로 건너갈 수……없어……』
가쥬마루가 고개를 숙였다. 샤라의 의사가 고하는 것은 진실이며,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한 것이다. 포기한듯 창문을 향해 걸어가는 가쥬마루의 등을, 샤라가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이 창문 너머로 몸을 던지는 일은 없었다. 바로 뒤돌아서, 소녀에게 달려들어, 가는 몸을 껴안았다.
『샤라를 홀로 두지 않아! 내가…… 나 만큼은, 계속 곁에 있겠어!』
그 말에, 샤라의 눈동자에 눈물이 흘렀다. 솜니움의 신체구조는, 시각을 관장하는 기관을 세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넘쳐나오는 감정이 액체화하는걸 막을 수는 없었다.
『응…… 고마워…… 가쥬마루, 계속 같이 있어줘』
『같이 있겠어! 이 몸이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난 샤라와 같이 살아가겠어!』
서로 굳게 포옹하는 둘의 모습을, 언덕 위의 하얀 덩어리가 지켜보고 있었다. 웅크린 사람처럼 보이는 그 덩어리는,몽인(夢人) )의 육체가 섬유화한 잔해다.
『그걸로 됐다, 가쥬마루…… 샤라…… 어디 있더라도, 우리들은 빛을 찾을 수 있지……… 아름다움이 흘러넘치는 미래를…… 지켜봐줬으면 해……. 이 땅과, 우리들의 희망을―――』
안데스 평원에, 반짝반짝 빛나는 안개 같은,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희미하게 흐르던 의사는, 그 바람에 흩날리듯이, 사라져갔다…….
「……!」
같은 시각. 히노키가 오비트 베이스의 통로에 멈췄다.
「왜 그래?」
같이 있던 케이타가 말을 걸었지만, 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걷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살짝, 바람을 느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궤도상에서 창 밖의 푸른 행성을 바라보던 사쿠라는, 솜니움들이 떠나는 안개의 반짝임을 지각하고, 홀로 뺨을 적시고 있었다.
「잘 가…… 꿈의 조각」
※역주. 원문은 翼 -MIRAI-. 같은 미래라는 뜻의 Future로 번역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GGG 오비트베이스 근처에, 하얀 방주, J-Ark가 유익(遊弋)하고 있었다. 계류용 볼라드에 고정되지는 않았다. 조용히 구동을 시작한 쥬얼 제너레이터는, 아이들링 상태에 있어서, 출항의 때가 눈 앞으로 다가온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함교에서, 창 밖의 우주를 바라보는 둘이 있었다. 지구의 방향이 아니다. 함수가 향하는 곳은, 태양계 바깥쪽, 심우주의 방향.
우주복을 입은 시시오 가이가, 옆의 시시오 미코토에게 말을 걸었다.
「우주비행사로 돌아가게 되면, 외우주탐사를 나가고 싶다고는 생각했는데, 다짜고짜 은하의 너머로 갈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걸……」
「저기, 가이…… 이거 신혼여행이 되는걸까?」
승무원 둘의 대화에, 함장이 자기 자리에서 반론했다.
「여행이 아니다! 초노급 전함 J-Ark는 조사를 떠날 뿐이다. 우주 어딘가에 목성 같은 차원의 비틀림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Merci, 함장. 나까지 동승시켜줘서 감사하고 있어」
솔다토 J의 태도가 재미있다는 듯, 르네가 익살맞게 말했다.
「뭐, 넌 원래 전사니까. 신혼여행의 운전기사 따윈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알지만」
「……누가 운전기사냐!」
화를 내는 J의 모습에, 역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가이가 수습했다.
「우주 전체를 위한 중요한 임무니까. 이제 두번 다시, 트리플 제로가 유출되는 사태는 피하고 싶으니까 말이지. 신혼여행이라니, 안이한 기분은 지니고 있지 않아」
「에엑~ 아니었어~?」
미코토의 말투에 르네가 뿜어버릴 뻔 했고, J의 뺨에 경련이 일어났다.
「토모로! 출항 준비는 어떻게 됐지!」
「완료됐다. 남은 건, 최후의 승무원의 도착을 기다릴 뿐이다」
충실한 메인 컴퓨터가 그렇게 대답하면, 함장으로서는 남은건 가만히 기다릴 뿐이었다. 가이는 시선을 돌려, 이번에는 지구를 향했다.
(자, 드디어 출발이다. 기다리고 있다고……)
가이의 시선이 바라보는 곳은, 홋카이도의 설원, 지금, 최후의 승무원은 이 곳에서, 전송을 받는 중이었다.
애당초 21년 전 겨울의 어느 밤, 최후의 승무원이 어떤 목적으로 내려간 곳도, 그 땅이었다.
설원에 서 있는 거대한 메카 라이온. 그 앞에 서 있는 젊은 부부. 둘의 팔 안에는 작은 갓난아이가 껴안겨 있었다. 그건 21년 전의 밤과 꼭 닮은 광경이었다.
그 때처럼, 갓난아이는 자신들을 내려보는 기계의 시선에 두려워하지 않고, 기분 좋다는 듯 웃고 있었다.
「춥지 않아? 조금만 참으렴」
모친이 갓난아이를 어르며,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미안해, 츠바사(翼). 하지만 어떻게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곳에 데리고 오고 싶었어」
21년 전과 차이점――과거의 하얀 갤레온과는 조금 다르며, 조금 베이지 색이 덧씌워진 제네식 갤레온. 그리고 그 때의 갓난아이가 성장하여, 지금 훌륭한 부친으로서 이 땅에 서 있다는 점이겠지.
사랑스러운 아내·하나와 첫 아이·츠바사의 옆에서, 아마미 마모루는 최후의 승무원인 하얀 짐승에게 말을 걸었다.
「다녀와. 갤레온. 하지만, 작별인사는 하지 않을게. 탐사임무가 끝나면, 바로 가이 형과 함께 돌아와줄테니까」
갤레온이 어린아이를 놀래키지 않게, 상냥하게 작게 울었다. 마모루의 말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모루들의 뒤에는, 당시에는 신혼이었던, 초로의 부부도 있었다.
「고마워, 북극 라이온…… 이 아니라, 갤레온. 넌 우리들에게 아들만이 아니라, 며느리와 손자도 내려줬어」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요」
말을 건 것은 아마미 이사무와 아이. 일찍이 이 설원에서, 갤레온과 만난 부부다. 그 때와 닮은 듯 하면서도, 지금 이 곳, 이 순간의 광경에는, 크게 다른 점이 있었다.
마모루와 그 가족 주변에는, 수많은 동료가 모여있었다.
「J와 잘 지내줘, 갤레온」
마모루의 파트너이면서 친구인 카이도 이쿠미. 그에게 달라붙은 알루에트. 게다가 어릴적부터의 친구들도 여럿 와 있었다. 아오노 케이타와 사이 히노키. 타이가 특무장관에 아카마츠 장관. 휴마 참모에 복귀한 프리클. 양과 라이가, GGG의 수많은 대원들. 그리고 용자로보군단. 전원이 일부러 이 곳에서 갤레온을 마중보내고 싶다고 바래서 모여든 것이다.
「갤레온…… 가이 형을, 도와줘」
마모루의 말에 다시 조용히 대답하고는, 갤레온은 G임펄스 드라이브를 저출력으로 분사, 밤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저걸 보렴, 츠바사――」
그 날 밤처럼, 지상에 내려온 유성이, 하늘로 날아올라간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마모루는 츠바사에게 말을 걸었다.
「언젠가 인류도 은하로 날아오르겠지. 그 때, 모두의 날개(翼)가 되었으면 해서…… 그렇게 바라고, 난 네 이름을 "츠바사(翼)"라고 붙였단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츠바사는 기쁜듯 웃었다. 그 이마에 문장이 떠오르는 일은 없다. 지구인으로 태어난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젊은 부부는, 밤 하늘로 날아오르는 한 줄기 유성을, 언제까지나 바라보았다.
저자: 타케다 유이치로(竹田裕一郎) - 가오가이가 메인 각본가
감수: 요네타니 요시토모(米たにヨシトモ) - 가오가이가 시리즈 감독
용자왕 파이널 가오가이가!
초생왕 베터맨 카타프락트 테라!
그 최종결전의
그리고, 우리들은 최후의
잘 있거라, 가오가이가!
잘 있거라, 베터맨!
우리들은 그 유구한 싸움을
결코 잊지 않는다―――
FINAL of ALL 対 -VERSUS- A.D. 2017 (5·完)
8(承-前)
가이의 눈동자에서 오렌지색의 빛이 퍼지며, 황금의 용자와의 기체는, 새벽빛으로 발광하기 시작했다.
「이봐! 이 힘이 넘치는 감각은……」
거대한 손바닥의 중추가 되어 있는 골디의 초AI가 소리쳤다. 패계의 권속이 되어 있었던 무렵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었다. 일찍이 같은 체험을 한 미코토나 르네도, 같은 감각에 경악했지만, 말할 틈도 없이 가이는 맹돌진을 시작하고 있었다.
「우오오오오!」
『하아아아아!』
라미아도 맞서듯, 베터맨을 날아오르게 했다.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월면의 상공에 난무하는 황금과 백금의 유성. 타오르는 환염의 꼬리가 이어진 그들은, 서로를 삼키려고 하는 두 용처럼 보인다.
하지만,
월면 알프스 기지에 상주하던 관측원들은, 솜니움에 의해 그 목숨을 끊기고 아니무스의 꽃의 모판으로 전락했다. 가이들은 그 모습을 봤으니까.
가오가이가와 함께 싸워온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킹 제이더, 용자로보군단은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마완 소키우스 테라에 삼켜져 소실했다――
지금 또한, 베터맨이 최후에 남은 존재를 지워버리기 위한 날카로운 의사를 발하며, 거대한 오른팔을 휘두른다. 그것이야말로, 초생왕 최대의 공격――
「사이코 피날레!」
소실 직전 외친 사쿠라의 그 목소리는 허공에 울려퍼진 후, 정적 너머로 사라졌다.
『저 너머로―― 사라져라』
오른 어깨에서 이어지는 팔에 접속되어 있기는 해도, 그것은 "팔"이라 불러야 할까. 부풀어오른 꽃봉우리로도 보이는 소키우스 테라는, 끄트머리에 여덟개의 꽃잎을 펼치고, 불길한 큰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그 꽃잎은 손가락도 닮아서, 아슬아슬 팔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꽃의 중앙에 손바닥은 없고, 거기에는 빛조차 들이마시는 암흑만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물론 벌려진 것이 입은 아니다. ST바이패스―――초공간경로라 불리는, 아공간으로의 창문이, 저항하는 모든 자를 허무의 심연으로 인도하려 하고 있었다.
지금 그야말로, 월면에 접근한 파이널 가오가이가를 등 뒤에서 삼키기 위해, 소키우스 테라가 휘둘러진다! 하지만, 초생왕의 치명적인 일격을 가만히 받을 용자왕은 아니다.
골디온 아머가 전개한 금빛의 날개가 중력편향을 발생, 바람에 휘날리는 종이조각 같은 경쾌함으로 황금의 용자를 급부상시켰다. 월면에 내팽겨쳐진 직전의 소키우스 테라는 표적을 잃고, 월면의 레골리스(Regolith)채로, 수십억년동안 누구도 밟은 적 없는 강고한 암반을 삼켜간다. 허무의 심연으로 사라진 평원은, 공간채로 지워내진듯한, 일그러진 크레이터가 되었다.
(※역주 : 레골리스(Regolith) - 암석 위를 뒤덮고 있는 푸석푸석한 불균일 물질층. 퇴적되어 퇴적암이 되기 전의 층을 말한다. 달이라면 표면에 수많은 운석 충돌로 인하여 암반 위로 바스라진 모래가 쌓여있는데 이걸 의미한다.)
「―――파악했다!」
소리 없는 전장에 울려퍼진 열백의 절규. 순간이동에 가까운 고속기동으로 베터맨의 등 뒤에 출현한 가오가이가가, 마그 암을 준비하고――― 그리고 눈 앞의 숙적을 묵사발낸다!
「빛이! 되어라아아앗!!」
기이하게도, 베터맨과 정 반대로, 가오가이가의 오른팔 역시 황금빛과 새벽빛이 뒤섞인 거대한 빛의 손바닥을 피웠다. 삼중련 태양계에서 제네식 가오가이가의 투쟁을 목격한 시시오 라이가가, 오비트 베이스에 귀환한 후 새롭게 개발한 최종 툴이 이 마그 암. 다섯 손가락 모두가 그래비티 쇼크웨이브 제네레이팅 툴이며, 닿은 모든 것을 광자변환시키는, 용자왕 최후의 기술―――골디언 핑거!
하지만, 다섯겹으로 겹겹히 쏘아지는 중력충격파가 쏟아지는 그 순간――― 베터맨은 거대한 오른팔을 등 뒤로 향했다. 생명체라고는 해도, 융합된 관절은 각도도 관계 없다는 듯 자유자재로 돌아간다. 초고밀도의 그래비티 쇼크웨이브도, 암흑의 소용돌이를 전개하여, 통째로 흡수해버리는 소키우스 테라.
최대의 공격이 상쇄되어 불발로 끝난 가오가이가가 월면에 다가왔다. 베터맨도 뒤돌아봐서 서로 마주본다. 이성문명의 유산에, 지구인류의 예지를 쏟아부은 용자왕. 그리고, 끝없는 생명연쇄(生命連鎖) 끝에, 초절의 적응능력을 통해 탄생한 초생왕. 소리를 전하는 공기가 없는 정적의 평원에서, 지구광으로 빛나는 가운데, 두 왕이 대치한다. 그것은 마치, 지구라는 기적의
「대답해라 라미아! 왜 GGG의 모두를 죽인거지!? 인간과 솜니움―― 지혜를 맞대면, 알저논을 극복한 후에도 공존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런데 네놈들은―――!!」
오렌지빛의 불길을 양눈에 불태우며 가오가이가가――아니, 시시오 가이가 소리친다. 바로 조금 전, "패계왕"이라 불린 의사는 도달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눈 앞에서 동료들이 소거된 것에 대한 분노가, 그의 영혼을 불태우며 솜니움의 의사전달을 저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함께 퓨전한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새벽빛을 발하는 용자왕에 불신을 품기보다는, 거대한 슬픔과 상실감이, 마음을 단단히 틀어막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왜, 모두가……」
「미코토 누나……!」
실의 속의 미코토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마모루였다.
「아직, GGG의 모두나 J들이, 죽었다고 정해진건 아냐. 그러니까……」
마모루는 열심히, 말을 꺼냈다.
「……우리들은 이겨서, 들어야 해. 베터맨에게! 모두를 되찾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건지!」
「마모루 군……!」
제정신을 차린 것은 미코토만이 아니다. 르네도 카이도도 케이타도 히노키도, 슬픔이나 충격이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지만, 눈 앞의 사태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칫, ……J나 아버지나 포르코트에게, 보기 흉한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단 말이지!)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냐. 방심하면 우리들도 지워져! 게다가 마모루야말로…… 이 일곱 중에서, 누구보다 괴로워 하고 있을테니까……!)
(안 돼 안 돼. 지금 내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히노키까지 말려들어버릴텐데!)
(마모루 군이 말하는 대로…… 확인해야만 해. 라미아가 이런 짓을 한 것은, 내 탓인건지……!)
지금, 그들 여섯의 마음은 하나가 되어 있었다. 분노나 슬픔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찾아냈다는 마음 아래로. 하지만――
「우오오오오오!」
그것은 전례없는 급격한 가속이었다. 가이의 의지에 의한 폭발적인 돌진이, 마모루들의 육체를 괴롭힌다.
「받아라, 스트레이트 드리이일!」
베터맨의 눈 앞에 단숨에 접근한 가오가이가는, 거완이 아니라 왼쪽 무릎을 힘차게 올렸다. 허를 찔리지 않았을 베터맨이었으나, 커다란 꽃보다 가까운 품까지 비집고 들어와서는, 역시 회피가 늦는다. 머리를 감싼 왼팔이 맹렬한 기세로 깎여간다.
『큭―――』
「아직이다앗!」
처음부터 이 일격에 끝날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 마음을 담은 듯, 가오가이가는 사지를 흉기로 바꿔 연타를 퍼붓는다. 왼팔의 정권찌르기! 오른쪽 돌려차기! 왼팔로 잡아당긴 후 박치기! 오른팔의 손톱으로 찌르기!
용자왕은 최대의 황금 툴의 공격을 포기하고, 접근전으로 돌려서, 초생왕의 백금의 꽃잎의 흡입을 봉인했던 것이다. 일방적인 방어전으로 돈 베터맨은 전신의 구조체가 도려내여져 간다. 그것은 그들 솜니움의 육체 자체는 아닌지라, 아픔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불요불굴의 그들의 마음에조차 공포를 새겨간다.
『이것이 패계왕의 진력――』
『라미아 군, 이대로는 소인들이 먼저 멸해지게 됩니다!』
절박한 라미아나 라이의 의사에 반응한 가쥬마루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투르바의 날개를 흔든다.
『라이의 말대로다! 가만히 당할쏘냐!』
가오가이가의 목을 노린 날카로운 칼날. 산소를 분출하는 진공칼날의 날개로 참수될 것 같았지만, 가오가이가의 아랫턱에서 뻗은 송곳니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송곳니 끝이 날개를 튕겨내고, 베터맨이 밸런스를 잃는다. 하지만, 가쥬마루의 공격이 막히는 것을 라미아는 예지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머리 부분의 더블 파이어링 샤벨을 빛을 뿜으며 지근거리의 가오가이가의 머리를 향해 쏘았다. 트리플 제로를 둘러서, 물질구조는 커녕, 분자레벨의 구성까지 분해하는 강렬한 공격이다. 그것을 동시에 둘이나 조준당한 용자왕은, 어쩌할 방도 없이 꿰뚫릴 수 밖에 없다. 아니, 그렇게 생각되었지만, 황금의 날개는 초고속으로 기체를 후퇴시켜, 간신히 직격만은 면했다. 하지만, 한 쌍의 샤벨은 끝없이 맹추격해온다.
「미코토……!」
이름을 불린 미코토는 가이의 분노에 압도되면서도, 그 목적을 정확하게 느끼고 있었다.
「알았어…… 프로텍트 볼트!」
왼쪽 어깨의 프로텍트 가오에서 제3의 볼트가 사출된다.
「가제트 툴!」
카이도가 재빨리, 꼬리 파츠를 분리, 볼팅 드라이버가 되어 왼팔에 장착되었다.
「볼팅 드라이버!!」
드라이버 끝에 장착된 나사 형태의 원주볼트가, 정면의 공간에 쏘아진다. 순식간에 일어난 공간만곡의 소용돌이가, 더블 샤벨을 감싸고, 그대로 베터맨의 발 밑으로 펼쳐진 월면에 도달했다. 조준이 틀린 것은 아니다. 월면의 땅 속에서 파열된 소용돌이는, 응축된 공간만곡 에너지를 단숨에 개방, 베터맨을 주변의 월면채로 보자기 속에 감싸듯 오로라의 막에 감쌌다!
『음…… 아무래도 차폐공간에 붙잡힌 듯 하군』
『내 중력결계보다 강력해…… 끊임없이 나아가도 끝이 오지 않을 정도로 압축된 공간에 갇혀서, 탈출할 수 없어!』
복잡하게 굴곡된 공간 내부에 봉인되어, 라칸이나 히이라기가 절망의 의사를 나눈다. 눈 앞에서는, 다시금 파괴신이 손바닥을 황금으로 빛내고 있었다. 압축공간채로 내부의 베터맨을 빛으로 바꾸기 위해.
「베터맨…… 모두의 복수다!」
「기다려, 가이 형! 여기서 그들을 쓰러트리면――」
마모루가 필사적으로 제지한다. 하지만, 지금의 가이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빛이! 되어라아아아앗!!」
황금의 거완이, 밝게 빛나는 다섯 손가락으로 차폐공간채로 묵살했다. 탈출불능의 공간 내부에도 그래비티 쇼크웨이브가 방사되어, 거기 존재하는 모든 것이 광자변환되었다.
――확실하게.
하지만, 다음 순간, 눈부신 빛이 흘러넘치는 가운데, 가오가이가의 뒤쪽 공간이 갈라졌다.
아니, 그렇지 않다. ST바이패스의 출구가 열렸던 것이다. 빛이 되기 직전, 베터맨은 마완 소키우스 테라의 능력을 확장시켜, 그 내부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칠흑의 허무를 넘어, 타임랙조차 없이 이 주역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가오가이가의 사각으로!
『지금이야말로, 파트리아를 맞이하라―――』
라미아의 필멸의 의사와 함께, 베터맨은 머리에서 재생된 더블 파이어링 샤벨을 다시 조준한다. 신속의 날개를 가지고도, 이번에는 회피할 수 없을 초지근거리의 한쌍의 사격! 솜니움들이 승리를 확신한 순간――
두 파이어링 샤벨에 두 물체가 격돌한다! 그것은 G블록 01과 06이었다. 가오가이가의 후두부 에너지 아큐메이터와 가제트 툴을 구성하는 꼬리 파츠에 접속된 G블록이, 고속으로 휘둘러진 것이다. 고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제너레이터이기도 한 G블록이, 더블 샤벨의 위력을 상쇄하듯 격돌하여, 그 충격으로 산산조각 폭산했다.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의 사이에서 발생한 폭발은, 양자를 함께 강렬한 에너지의 폭염 속으로 감쌌다.
「기다렸다고, 이 순간을!」
불꽃 속에서 가이가 소리쳤다. 동시에, 남은 G블록 4기가 차례대로 베터맨을 향해 돌진했다. 그것은 G블록을 미사일처럼 사용한 자폭공격. 루메가 유체장갑으로 방벽처럼 전신을 감싸지만, 연속된 폭발을 전부 막아낼 수는 없다.
맹렬한 업화 속에서, 산산조각 흩어져가는 루메의 유체. 거기에 용자왕의 거완이, 황금을 넘은 새벽빛을 뿜으며 추격을 걸어온다. 같은 새벽의 영기를 두른 루메라고 해도, 재생이 따라잡을 레벨이 아니었다. 라미아의 머리속에는, 일찍이 자신을 지켜주며 멸망해간 세메의 모습이 떠올랐다.
『유우야!』
『라미아, 그대의 방패로서 도움이 되어서, 난――』
생각 전부를 전하지 못하고, 유우야의 의사가 끊어져간다. 광자변환되면서, 합체형태에서 벗어나면서도 마지막까지 벽으로서 역할을 이루며, 그 모습은 소멸해간다. 하지만 망연자실할 수는 없었다. 눈 앞에는 폭염을 뚫고 나온, 가오가이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음…… 그 이상, 그 팔을 휘두르게 둘 수는 없군』
베터맨의 왼팔이 오렌지빛을 뿜으며,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을 부메랑처럼 발사했다!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어깨부분부터 양단되어, 마그암 채로 월면을 빛으로 바꾸며 추락한다. 빛의 입자와 굉음을 흩뿌리며, 스스로도 그 와중에 빛에 휩싸여져간다.
「르네! 골디!」
「우리들에게 신경쓰지 마!」
「냉큼 결착부터 내라고!」
사라져가는 그 목소리에 등을 떠밀리듯, 가오가이가는 주저하지 않고 카타프락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스파이럴 드리일!」
고속회전하는 드릴과 함께, 오른쪽 무릎을 휘두른다. 필살의 골디언 핑거는 사라졌다. 한 팔로는 헬 앤드 헤븐을 쏠 수도 없다. 그래도, 녀석을 쓰러트려야 한다! 그 기백과 함께 베터맨의 복부를 노린 일격이었으나, 그 후방에서 튀어오른 꼬리에 의해, 순식간에 휘감겼다.
『소인의 아리만이라면, 이 정도는―――』
새벽빛을 뿜는 긴 꼬리는, 드리를 옭아매지만, 오렌지색의 빛으로 힘이 상쇄되고, 스파이럴이 반대로 아리만을 휘감는다!
『얕봤습니다. 이대로는 소인도――』
꼬리 어디에 잠복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아도, 라이의 림피드 채널은 거기서 끊겼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젠장하아아알!」
케이타의 노도의 기합과 함께 그대로 오른다리가 휘둘러졌다. 앞발톱으로 아리만의 잔해를 힘차게 뜯어내고! 더욱 치켜든 뒷꿈치를 베터맨의 머리를 향해 내리찍는다. 뒷발톱이 작렬할것 같은 순간――
베터맨 등 부분의 쌍익이, 머리를 감쌌다. 가오가이가 오른다리의 세 발톱에 갈기갈기 찢기면서도, 투르바는 지근거리에서 새벽의 영기의 위력을 실은 압축산소탄을 발사했다.
「크아악!」
오른다리 내부의 케이타가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단말마를 외쳤다.
「케이 짱!!!」
왼다리의 히노키도 소리쳤다.
「……어라? 나, 이런 곳에서 끝나는건가? ……히노키…저…ㄱ…」
거기서 케이타의 의식은 정지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비통한 히노키의 절규가 메아리친다. 스파이럴 드릴은 폭산하면서 발생한 소용돌이로, 바람술사의 날개를 휘말려들게 해서 유폭되어갔다. 그 파괴충격파가 합체본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투르바는 분리되어, 스스로의 몸을 방파제처럼 바쳤다.
『라미야, 샤라를 부탁한다!』
스파이럴 가오와 투르바가 동시에 부서졌다!
『가쥬마루!』
샤라도 비통한 의사를 울렸다. 마완 소키우스 테라가 가오가이가의 머리부분을 부수려는 듯 내밀어졌다! 가쥬마루 최후의 의사에 응하려는 샤라의 마음을 담고, 하지만 흡입 직전 허무로의 심연에 가오가이가는 왼팔을 쑤셔넣었다!
「프로텍트 셰이드!」
소리친건 가이가 아니다. 왼팔을 제어중인 미코토가, ST바이패스의 입구에 자신의 몸을 던져 봉인한 것이다. 폐쇄공간에서 전개된 프로텍트 셰이드는, 굴곡된 공간과 서로 상호간섭, 결과적으로 가오가이가의 왼팔과 베터맨의 오른팔을 동시에 자괴시켰다!
「가이…… 나, 신혼여행은………」
지금 말해야 한다고 느낀걸까. 마음에 그리던 미래의 희망을 전하려던 미코토였으나, 그 뒷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미코토오오오오오!!」
『샤라!』
가이의 목소리와 라미아의 의사가 울려퍼졌다. 방금 직전, 가쥬마루가 라미아에게 맡긴 직후의 소키우스 테라의 주인은, 흩어지는 꽃잎 투성이가 되어, 그 모습을 이미 시인할 수 없게 되었다. 터무니 없는 공간만곡 에너지의 소용돌이와 허무의 심연의 칠흑의 어둠이 서로 뒤섞이고, 압축되어 밖을 향해서 양자 모두 새벽빛을 발하며, 격렬하게 단숨에 폭산했다. 하지만, 용자왕도 초생왕도 멈추지 않는다. 라미아의 등에 패계의 영기가 후광처럼 솟구친다. 동시에 가이의 머리카락이 거꾸로 솟아오르고, 새벽빛을 방출한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양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가오가이가에게, 베터맨은 오른쪽 돌려차기를 날렸다. 단순한 타격이 아니다. 폰두스의 초중력을 뒤덮은 무거운 일격이다.
『미안해…… 난 인간을 좋아했어. 하지만――』
「미안한걸…… 우리는 가축으로 사랑받고 싶은게 아냐」
가오가이가의 무방비한 몸통에 쳐박힐 폰두스를 막아낸건, 검은 새의 양 다리였다. 카이도의 판단으로 분리된 가제트 가오가, 가늘고, 하지만 날카로운 양 손톱으로 폰두스를 잡으려 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비력. 가녀린 그 기체는, 초중력에 순식간에 짜부려져간다.
「이쿠미, 이쿠미! 빨리 탈출을!」
짜부러지는 칠흑의 기체를 목격한 마모루가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기체가 압괴되는 소리 너머에서, 카이도는 친구의 눈물 섞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떠올렸다.
(이쿠미, 인가…… 어머니 외의 사람에게 그렇게 불렸을 때, 솔직히 당황했지. ……하지만, 기뻤어. 마모루가 그렇게 불러주기 시작했던…… 그 때부터…… 우리들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으니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도, 카이도는 정확하게 가제트 가오를 조종한다. 가동정지 전에, 검은 새의 목을 에메랄드 그린으로 빛나는 윌 나이프로 변형, 아르마로서 지닌 가슴의 J주얼을 선명한 루비레드로 빛내며, 용자왕에게서 흐르는 오렌지사이트의 빛과 함께―――폰두스를 꿰뚫었다.
『───!』
히이라기의 의사가 두절된다. 패계의 재생력을 두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베터맨의 그 모습은 이미 합체형태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만신창이인 것은 초생왕만이 아니다. 동시에 초중력으로 압괴되어가던 가제트 가오도 가동한계를 맞이했다. 연료계의 유폭으로, 검은 새는 모습을 감췄다.
「으와아아아아아앗!」
마모루가 영혼의 바닥에서부터 쥐어짜는듯한 절규를 질렀다. 용자왕은 날개, 오른다리를 잃어서, 저중력하가 아니었다면 설 수조차 없는 상태다. 그래, 이것은 왕과 왕. 패계왕의 힘을 깃들인 자들끼리의 대결이며, 대소멸의 소모전이다.
「어째서지!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서 싸우는거냐!」
가이의 말을, 히노키가 이었다.
「내가…… 인류가 알저논을 극복해서는 안 되는거야!? 대답해! 라미아!」
마지막으로 남은 왼다리로, 가오가이가가 날아차기를 날린다. 정확하게 베터맨의 머리를 노렸을텐데, 받아낸 것은 왼쪽 어깨였다.
『음…… 인간이여. 너희들의 적응능력. 나는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직격당한 어깨 부위가 대소멸해간다.
『하지만, 너희들 속에 잠복된 원흉 된 자는, 멸해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라칸 최후의 의사였다. 용자왕의 등 뒤에서 부메랑처럼 돌아온 플라잉 샤벨이, 스트레이트 가오를 오우그의 왼팔채로 잘라버린 것이다. 직후, 그 샤벨은 대소멸에 휘말려들듯 부숴진다. 본체에서 분단된 양 파츠는, 눈부신 빛과 함께 폭산해갔다.
『우리들의 희망……!』
라미아가 의도치 않은 결말을 맞이한 듯한 의사를 발했으나, 그걸 수신할 여유가 있는 자는 이곳에 없다. 히노키는 사라져가는 의식 속에서, 등을 돌린 채 멈춰 선 오빠 - 마리오(真理緒)의 환영을 보고 있었다.
「……오……빠……?」
서서히 뒤돌아본 오빠의 얼굴은, 라미아처럼도 보였지만, 히노키는 이미 그걸 인식할 수 없었다. 인류를 기병(奇病) 알저논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싸워온 생체의공학자 사이 히노키가, 마지막으로 본 광경이었다.
『위웨레(Vivere)여… 우리들은 멸한다. 용자의 왕에 잠복된 원흉――최후의 패계왕을!』
(※역주. 위웨레(VIvere) - 아니무스 꽃의 열매 중 하나. 패계왕에서 수많은 희귀 아니무스 꽃의 열매가 나와서 상당히 의미를 잃었지만, 베터맨 본편 시점에서는 가장 희귀했던 아니무스 꽃의 열매를 말한다. 다 죽어가는 솜니움도 먹는 것으로 완전하게 부활시키는 생명에너지의 덩어리. 라미아는 히노키의 오빠인 사이 마리오에게서 피어난 위웨레 열매를 먹고 부활했다. 이 때 위웨레 열매의 영향으로 라미아는 마리오의 기억과 함께 마리오의 외견과 매우 닮게 변했다.)
남은 전신을 진동시키며 베터맨은 소리쳤다.
「――――――――――――――――――!!!」
의사가 아니다. 크게 벌려진 턱에서 울려퍼지는 초음파 〈사이코보이스〉다. 지근거리의 고유진동은, 가오가이가의 전신을 위협한다. 하지만 종이 한장. 얼마 안 되는 잔해파츠를 벗겨, 거짓 몸으로 삼는 것으로 본체를 뒤로 물리는데 성공했다. 마모루와 가이는 초음파의 궤도에서 아슬아슬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찍이 제네식 머신이었던 파츠는, 그 모든게 산산조각나간다.
「아아아아아앗………!」
마모루는 사그라든 동료들을 생각하며,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내가 원흉…… 내가 패계왕이라는거냐!」
오렌지색의 덩어리가 더욱 격렬히 타오른다. 사지와 날개를 잃은 가오가이가. 아니, 거기 남겨진 것은 하얀 짐승의 화신――제네식 가이가겠지. 하지만 전신에서 오렌지빛의 격렬한 환염을 뿜어내는, 완전한 패계왕의 모습이었다. 반면, 전신 대부분이 벗겨져나간 베터맨도, 이미 카타프락트라 불릴 일은 없다. 거기 있는 것은, 흡수한 트리플 제로의 힘을 환염으로 방출하는, 패계생체(覇界生体) 베터맨 오르투스.
패계의 권속과, 패계와 공생을 이룩한 초생명의 길고 힘든 투쟁. 그 패계대전의 결말은, 월면에서 패계왕 가이가와 패계왕 오르투스. 오렌지빛의 환염을 두른 자들끼리의 격돌이었다.
가이가와 오르투스는 정면에서 격돌한다. 마모루를 중추로 삼은 기체로 싸우는 에볼류더 가이. 반면 고고해진 최후의 솜니움―――베터맨 라미아. 트리플 제로의 덩어리가 된 둘은, 서로의 몸을 무기로 서로를 파괴하려고 부딪힌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격렬하며, 용맹하게. 오르투스는 머리의 파이어링 샤벨을 재생시키며 승기를 찾는다. 가이가는 패계의 오라와 싱크로한 제네식 클로로 그걸 계속해서 막아낸다.
「거짓말이야…… 이런 싸움…… 가이 형이…… 가이 형이 패계왕이라니……」
이미 전의를 잃은 듯, 마모루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에볼류더의 육체는, 인간과는 다르다. 새벽의 영기에 의한 침식도, 다른 양상을 보이지――』
마모루의 속에, 생생할 정도로 선명하며 강렬한 라미아의 의식이 흘러들었다. 그것은 림피드 채널에 의한 의사소통을 아득하게 넘은 의식공유. 라미아에게서 마모루에게 막대한 정보가 흘러들었다. 그것은 라미아가 초감각으로 지각한 진실. 우주의 알――오렌지사이트에서 일찍이 일어난, 잔혹한 진실이다.
그 때, GGG의 대원들이나 용자로보. 붉은 별의 전사들은 농밀한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해, 패계의 권속화되었다. 시시오 가이 역시, 그걸 면할 수 있을리 없었다. 그의 육체에도, 뼛속까지 트리플 제로는 침식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그 때부터 계속 가이 형은 패계왕이었어!?」
『아니, 그렇지 않다. 에볼류더의 전신의 세포는, 그 때부터 계속 싸워오고 있었다――』
라미아의 의사가, 무시무시한 진실을 고했다. 가이의 전신의 세포는 하나 하나가 미세한 G스톤과 동화되어 있었다. 그것이 오늘까지, 트리플 제로에 저항해왔다. 가이는 침식당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금도 침식되는 도중이었던 것이다.
마모루의 물음에 답하면서도, 라미아는 가이와의 싸움을 느슨하게 하지 않았다. 가이가와 오르투스의 공방은 치열하며, 가열하고, 맹렬하게,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다. 그 싸움에 참가할 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한 마모루는, 결정적인 의문을 말했다.
「그러면…… 왜? 왜 가이 형을 패계왕으로 각성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던거야?」
일부러 가이를 파괴신과 퓨전시킨 것. 눈 앞에서 동료들을 날려버려야 했던 것. 모든 것은 패계왕으로의 각성을 재촉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마모루는 눈치채고 있었다.
『원흉 된 자의 속에 잠복된 진정한 적―― 그것은 우리들에게는 필요불가결하기도 한 독. 즉, 그 모순에서 생기는 싸움이기도 하다. 떠나게 될 우리들의 최후의 사명……』
「떠나 가……? 최후의 사명!?」
『패계왕을 멸하지 않으면, 패트리아의 때는, 맞이될 수 없다――』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던 공방은, 점점 오르투스의 일방적인 방어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초생왕의 힘이, 상대하는 패계왕에게 뒤떨어진 것은 아니다. 전에, 한번 오르투스의 능력을 얻었던 라미아는, 그 후 오랜 잠에 빠져, 눈뜨기 위한 에너지를 대량으로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를 눈을 뜨게 만든 것은, 사람들의 용기를 변환한 힘. 하지만, 라미아는 생명체다. 트리플 제로와 공생한 현재의 오르투스도, 그 활동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지금 틀림없이 라미아의 육체는, 한계를 맞이해가고 있다. 한 번은 칸켈과의 싸움에서 멸망하여, 거기서 간신히 재생하게 된 몸. 원래라면, 100년, 200년의 잠을 통해, 림피드 채널을 개입하여 정기를 충분하게 흡수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패계왕 강림이라는 사태는 라미아에게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라미아…… 그러면, 솜니움의 목적은――― 파트리아의 때라는건――」
마모루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하지만, 대답이 돌아오기 전, 가이가의 클로가, 오르투스의 가슴팍을 꿰뚫고 있었다. 필살의 더블 샤벨은 쏘아지지 않고, 가슴의 Pectusfollis의 형상이 터져나가며, 초생왕의 전신에서 힘이 빠져 서서히 섬유화해간다. 이 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라미아는 두번 다시 재생 불가능한 상태까지, 그 육체를 혹사해 온 것이다. 솔 11 유성주중 하나, 팔파레파는 그것을 〈물질 세계의 규정〉이라 말했었다. 지금 틀림없이, 라미아라는 개체의 완전한 끝이 온 것이다.
「이것이, 너희들이 바란 결말인거냐! 이런 끝이!」
섬유화한 오르투스를 꿰뚫은 채, 가이가 소리쳤다. 거기에 승리의 기쁨은 느껴지지 않았다. 깊고 깊은, 슬픔만이 있었다.
『――아뇨. 아직 결말은 맞이되지 않았답니다』
그 의사를 발한 것은 라미아가 아니다. 베터맨 라이가 발한 것이었다. 바로 몇분 전. 스파이럴 가오에 산산조각났을 아리만이, 완전히 멀쩡한 모습으로 사각에서 달라붙었다. 그리고 가이가의 동작을 취하지 못하도록, 등 뒤에서 억누른 다른 존재도 있었다. 그것은, 과거로 돌아갔을게 틀림없던, 또 다른 하얀 짐승이었다.
「갤레온!!」
마모루의 경악한 목소리가 울릴 틈도 없이, 무수한 기둥 모양의 아리만이, 패계왕 가이가의 사지를 옭아매었다.
「어째서지!?」
가이의 말에, 라이의 익살맞은 의사가 도달했다.
『과거에 돌아가기 전, 조금 들렀을 뿐입니다만, 오히려 정답이었군요』
이 공격을 예측하는건 불가능했다. 템푸스의 열매로 갤레온과 함께 시간이동할 터였던 라이가, 역전의 때를 위해 가세해 올 줄이야――
「우오오오옷!」
하지만, 가이가는 바로 혼신의 패계의 힘으로 아리만을 튕겨냈다.
「이 정도로 지지 않아! 난 패계왕! 우주의 섭리를 관장하는 자다!」
가이는 경악했다. 자신이 할 리 없는 말에. 자신 속에 잠복한 것이 말하게 한 말에.
『유감입니다만, 소인의 아리만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기에, 과거로 퇴피하도록 하죠. 지나가버린 시간은 바꿀 수 없습니다만. 미래라면……』
하마터면 산산조각날 뻔 했던 갤레온을 품은 아리만은, 얼마 남지 않은 템푸스의 열매가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사용하여 시간이동을 실시, 단숨에 그 곳에서 사라졌다.
「……!」
갑작스러운 사태와 자신이 내뱉은 말에 당황한 가이였지만, 바로 자세를 고쳤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의 상황이, 최후의, 그리고 유일한 틈이 되었다.
결정화하고, 그 곳에서 붕괴되는 오르투스. 능력이 없어져서, 트리플 제로와의 공생광계도 사라져, 베터맨의 패계의 힘은 소멸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뛰쳐나온, 날카롭게 솟은 뿔을 전방으로 내민 가오리 같은 빛이, 마치 물의 흐름처럼, 그 곳에 존재하는 분자레벨의 물질 속을 헤쳐나가며, 가이가의 흉부로 뛰어들었다!
『패계왕이여――지금이야말로, 모든 결착을 낸다!』
라미아의 육체와 의사가 공중을 달린다. 그것은 비장의 카드로 최후의 일격을 위해 온존하고 있던, 베터맨 아쿠아의 특수능력이다.
「라미아! 난 지지 않는다! 최후에 이기는 것은, 패계왕이다!」
바로 자세를 취한 가이. 수류와 함께 가이가의 내부로 침입한 라미아는, 아쿠아의 능력을 풀고, 즉석에서 실체화한 오른팔의 손톱을 내밀었다. 전방에 앉아, 퓨전한 채로 피할 수 없는 가이에게로 덤벼든다. 가이는 전신에 G파워를 두르고, 이를 맞서 싸운다.
하지만――그 전신은 녹색으로 빛나지 않았다. 오렌지빛의 환염이 휘감기고 있었다. 그 색조에, 가이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일어난 현상의 뒤에 있었던 것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라미아가 한 수수께끼로 찬 말의 뒤에 숨겨진 진실을.
(생명을 초월한 원흉 된 자여. 이 땅으로 돌아와서는 안 됐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은――인간 된 자, 모두의 희망없는 멸망)
(※25화)
가이는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하지만, 패계의 힘은 그 몸을 반격으로 이끌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저항하려고 발버둥친다. 우주의 섭리가 자신을 침식해온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가이는 자기 자신의 싸움에서 파열될 것 같았다.
「가이 형!」
중추부에 퓨전한 마모루도 움직일 수 없다. 이미 힘이 다하려는 비력한 라미아 대 패계의 힘이 넘쳐흐르는 가이의 승패의 행방은, 명백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오렌지빛의 불길 속이기에 실현된 만남이 일어났다.
「가이…… 지지 말아줘」
가이의 머리속에, 누구보다 사랑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격전 도중에 사그라졌을,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의 목소리.
「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이래―― 언제나 넌 내
「……미코…… 토……」
모든것을 태워버리는 겁화에 지배된 마음 속에서도, 그 소리는 확실히 도달하고 있었다. 그 순간, 최후의 기적이 일어났다. 황폐해져가던 가이의 영혼이, 순식간에 조용한 수면처럼 온화하게 변해간다. 사랑스러운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의 응원으로 충분했다. 가이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용기 있는 싸움〉에, 도전할 결의를 굳혔다. 마지막에 이기는 자. 그것은――
다음 순간, 라미아의 손톱이 가이의 가슴을 깊게 꿰뚫었다. 이미 한계를 넘어, 본래대로라면 깊은 잠에 빠져야 했던 라미아의 힘 없는 일격이, 거뜬하게 꿰뚫었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양 손을 펼친 가이의 가슴을, 꿰뚫은 것이다.
중추부의 마모루도 느끼고 있었다. 평온한 가이의 표정이, 이형의 꽃으로 뒤덮여가는 것을. 아니무스라고 불리는, 사람의 혼백을 양분삼아 피어나는 요염한 커다란 꽃이, 가이 형의 태양같은 미소를 전부 뒤덮는 광경을.
그리고, 이형의 꽃은 이형의 열매를 여물었다. 라미아의 떨리는 손가락이, 힘 없이 그 열매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미 그의 수명은 다하고 있었겠지. 무수한 난적을 이겨온 그 팔은, 아니무스의 열매를 딴다는 행위도 이루지 못하고, 힘을 다하고 있었다.
『……파트리아의 열매. 난…… 이것을 얻어야만―――』
라미아의 의사에, 지금까지 없던 색이 섞였다. 그것은 "원통"이라는 색. 언제라면 무색투명했던 의사가, 안개 속으로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원통"은, 마모루에게 어떤 결의를 시켰다.
(알았어, 라미아…… 가이 형……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주륵주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려고도 하지 않고, 마모루는 중추부에서 퓨전아웃했다. 단숨에 가이가의 전 기능은 정지. 어둠 속에 초록의 빛을 두른 천사가 날아올랐다.
정적 속――
마모루와 같은 색의, 에메랄드 그린으로 빛나는 아니무스의 꽃을 피운 채, 미동조차 하지 않는 가이. 그 앞에서 힘을 다해 일어나지 못하는, 새하얗게 변색된 라미아. 둘의 사이에 선 마모루는, 흘러넘치는 눈물로 젖은 얼굴로 둘을 바라보며 살며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생명의 보석이 결정화된, 그 과실을 쥐어, 상냥하게, 깨지기 쉬운 것을 다루듯 서서히 땄다.
「마지막에 이기는 것은, 용기 있는 자들이야……」
9
―――GGG 오비트 베이스 26층 B구획 통로를 한 여성 대원이 걸어갔다. 그녀와 엇갈린 대원들은 한결같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렇다, 고 해야겠지. 월면결전 직후에 그녀가 의식을 되찾은지, 아직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아직 요양생활이라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녀――타마라 고골이 입은 연구부 대원복은, 이미 임무에 복귀했다는 것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목적한 방에 도착한 타마라는 장문(掌紋)과 홍채의 이중인증으로 락을 해제, 실내에 들어갔다. 입구의 연구실에는 〈생체의공학 연구실〉이라 씌여진 플레이트가 걸려 있었다.
실내에는 내실자와 면회중인 사이 히노키가 있었지만, 타마라를 보고 놀랐다.
「타마라! 이제 괜찮은거야?」
「네히노키씨괜찮아요문제없어요다시감사할수있게해주세요제가알저논에서회복할수있었던것은모두히노키씨덕분이에요감사감격대감격이에요」
「으, 응. 알았어, 하지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걸」
그렇게 말하며 히노키는 미소지었다. 그 모습은 전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스트레이트 가오가 대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았던 것이다. 히노키만이 아니다. 르네도 미코토도 케이타도 카이도도 마찬가지다. 우연일리 없다. 아마도, 그것이 베터맨들의 의도였겠지. 시시오 가이를 패계왕으로 각성시키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걸 위해 주변 사람들을 상처입히는 것은 원하는게 아니다. 그래, 그 싸움에서 가이의 동료들은 누구 하나 다치지 않았던 것이다. 마완 소키우스 테라에 의해, ST바이패스 너머로 사라져버린 사람들도――
1주일 전――
반괴한, 월면 알프스 기지 일각. 간신히 여압(與壓)이 유지된 구획에서 눈을 감은 가이의 옆에 서 있는 마모루가, 파트리아의 열매를 내밀었다. 귀중한 과실을 받은 라미아의 주변에는, 여섯 베터맨이 있었다. 라칸, 유우야, 가쥬마루, 샤라, 히이라기, 그리고 한명뿐인 라이. 격전에서 부숴진 변신태는, 그들에게는 임시의 몸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파괴되고 부서지더라도, 내부의 본체는 상처 하나 입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주에 내팽겨쳐져서는 역시 살아남기 어렵기에, 샤라의 소키우스의 상처로 끌려가, 아공간에 퇴피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실내에 열린 소키우스의 창문에서, 카이도, 르네, 미코토, 케이타, 그리고 히노키가 서서히 나타나, 이미 상황을 파악한 모습으로 생환했다.
「라미아…… 조금 의심했지만…… 그래도, 믿고 있었어」
히노키가 눈물 고인 눈동자로 말을 걸었다.
「아니~ 난 이미 끝난건가 싶었지만 말이지~」
축 쳐진 기진맥진한 케이타가 익살맞게 말했다.
「그래서, 어디지? 아니무스의 모판이 되어버린, 이 기지의 관측원들은」
아직 납득하지 못한 르네가 캐물었지만, 카이도는 이미 스스로 답을 얻어낸 상태.
「아마, 그건 림피드 채널로 보여준 환영, 즉 이미지에 지나지 않겠지. 그렇겠지?」
수긍하는 마모루의 뒤에는, 고요하게 숨을 내쉬는 관측원들이 보이고 있었다. 라미아의 Pectusfollis Flavum으로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물론 모판이 된 자는 없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홀로 누워있는 자가 있었다. 호흡이 멈춘 듯, 그 가슴은 움직이지 않았다.
「가이……」
움직이지 않는,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의 몸에, 미코토는 매달렸다. 누구나 용자가 시체가 될리 없다고 믿고 있었지만, 숨만 삼킬 뿐,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감사하마…… 빛 된 자여』
거인 히이라기의 부축을 받은 채, 라미아가 이마에 십자광을 점멸시켰다.
「괜찮아. 솜니움의 목적…… 확실히 알았으니까」
사투의 도중, 마모루와 라미아 사이에는 의식공유가 성립, 서로의 생각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올바르다 생각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이 형에게 전했다면, 분명 제대로 되지 않았겠지……)
역시 갤레온이 퓨전했지만, 분노의 불길 속에 있던 가이에게는, 그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태가 아니라면 가이를 패계왕으로 각성시키는건 할 수 없었다. 삼중련태양계 출신인 마모루이기에 지닌 초감각. 라미아는 그걸 지각하고 있었기에, 마모루를 〈빛 된 자〉라고 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마모루는 자신의 속에서 전부 처리하지 못하는 수많은 복잡한 생각을 품고 있었지만, 그 머리 위 강화유리 너머에 보이는 우주공간이 요동치기 시작하자, 희망에 가슴이 뛰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우주공간에, 원형의 일그러짐이 생겨나갔다.
「……ES윈도우!」
그 현상은, 일찍이 몇번이고 본 것이었다. 초노급전함 J-Ark가 ES미사일로 발생시키는 ES공간과 현실공간을 잇는 창문. 그곳에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하얀 거함이다.
「J…… 역시 무사했구나」
마모루의 옆에서 감격으로 찬 목소리를 낸 것은 카이도다.
「돌아올거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르네의 얼굴도 환하게 바뀌어갔다. J-Ark에 이어서 ES윈도우에서 용자로보들을 실은 와다츠미가 나타날 무렵에는, 일동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왓하아아! 하나 짱…… 모두……」
기뻐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마모루도 굵은 눈물이 고여있었다.
「난, 터무니 없는 꼴을 당했지만 말이지」
통신 너머로 들려온건 골디의 목소리다. 창 밖 월면에, 제네식 머신의 중추 블록과 함께 얼굴만 남은 모습으로 구르고 있었다. 그들을 복원하는건 꽤나 어렵겠지만, GGG라면 할 수 있겠지.
「살아 있어……… 모두, 살아 있어!(生きてる……みんな、生きてるんだ!)」
(※역주 : 가오가이가 TVA 49화에서 플라이어즈 출격 후 마모루의 대사인 「살아 있구나…… 모두…… 살아 있어!(生きてるんだね………皆……生きてるんだ!)」의 자체 오마쥬)
기뻐하는 마모루의 목소리. 그 소리에 이끌리듯,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용자의 가슴이, 서서히 위 아래로 움직였다――
이리하여, GGG 일동과 J-Ark는 오비트 베이스로 귀환했다. 모든 싸움은 드디어, 드디어 끝난 것이다.
남은 문제는 단 하나. 타마라가 온 타이밍은, 기이하게도 그 문제에 결착을 내는 순간이었다.
「아아죄송합니다바쁜도중인것같네요절신경쓰지말고계속해주세요」
「그러면, 그렇게 할게」
그렇게 말하고, 히노키는 다시 둘을 바라봤다. 타마라보다 먼저, 이 방에 찾아온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에게로.
「여러 생리검사의 결과,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가이 씨. 당신의 몸에는 더 이상, 트리플 제로는 잔류하지 않습니다. 틀림없는 건강체입니다」
「그런가, 안심이 되네…… 고마워」
정밀검사로 보증을 요구했으나, 결과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가이 본인이 그걸 눈치채고 있었다.
「솜니움과의 의식공유로 마모루 군이 알게 된, 그들의 목적―― 그것이 증명된 것이 되겠네요」
히노키는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솜니움의 목적이란, 파트리아라고 불리는 특수한 아니무스의 열매를 얻는 것이라는 것을. 그 설명을 듣고, 평소의 클리어 카츄사의 위치를 고치며 미코토가 물었다.
「하지만, 아니무스의 열매라는거, 인간의 영혼을 빼앗아서 맺히는 것이었지? 왜 가이는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일찍이, 라미아는 말한 듯 합니다. G스톤은, 생명의 보석이라고――」
히노키가 말한 그것은, 비유표현이 아니다. 아니무스의 열매가 그렇듯이 G스톤 역시 인간의 생명―――즉, 삼중련태양계의 사람들의 영혼이 결정화한 것이다.
「설마 오렌지사이트에서, 나보다 먼저 전신의 G스톤이 침식당하고 있었을 줄은 말이지……」
그것이, 라미아가 고한 진실. 다른 사람들이 가장 먼저, 자신의 영혼을 침식당한 것과 반대로, 가이의 경우 G스톤이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저항해오고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가이 씨를 방치해두면, 언제 패계왕이 각성할지 모르는 불발탄 같은 존재가 되는 상황이었어. 그러니까, 그들은 일부러……)
인류를 구하기 위해, 푸른 별의 패계왕을 각성시켜 결착을 내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솜니움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양식을 섭취하기 위한 대상이라는 것은 사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인류라는 이웃을 공생하는 상대로 존중하며 사랑해온 것 역시 틀림없는 사실이다.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해 변질된 G스톤. 그걸 결정화시켜, 아니무스의 열매로 깃들게 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가이의 육체에서, 패계왕으로서의 힘을 정해시켜, 개화를 통해 적출과 동일한 행위가 된 것이다.
「저기, 가이…… 혹시 말인데, 이제 괜찮지 않을까?」
가이를 가만히 바라본 뒤, 미코토가 몸을 내밀고 히노키에게 다가갔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예측한 가이가 가로막으려 했지만, 멈추지 않는다.
「우리들, 아이를 가져도 괜찮은거지!」
너무 직구인 말에 뺨을 붉히면서도, 히노키는 대답했다.
「그렇겠죠…… 지금의 가이 씨는, 따지고 보면, 미코토 씨와 마찬가지로 세미 에볼류더에 근접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성형질도 없어져서, 두 분의 자녀분이 탄생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에볼류더가 된다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전 단언할 수 있어요. 괜찮아요! 라고」
「잘 됐다!」
옆에 앉은 가이를 미코토가 껴안았다. 히노키와 타마라가 보는 것을 신경쓰며, 미코토를 밀어내려는 가이. 하지만, 인생 최대의 행복에 허우적대는 미코토는, 가이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이런……」
작게 중얼거린 가이도, 더는 억지로 떼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미코토가 껴안은 대로,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
(그 때…… 미코토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면…… 난…… 우리들은 승리할 수 없었어……)
미코토는 무의식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동일한 세미 에볼류더이기에 일어난 기적으로서, 가이는 평생 잊을리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어깨를 꼭 껴안았다.
「오랜 싸움의 끝에…… 이번에는 하느님이 아니라 베터맨이 포상을 줄 줄이야……」
(※TVA 49화의 미코토 정해 직후의 가이의 대사 「하느님이 챙겨주신 것 같아. 우리들의 승리의 포상으로서…」의 자체 오마쥬)
가이의 중얼거림을 들은 히노키는 생각했다.
(인류와 솜니움의 공생…… 그리고 이별…… 그건 분명, 내가 알저논의 치료법을 확립한――그것 때문이 아냐……)
아직 가설에 지나지 않았지만, 히노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10년 전의 사건 당시, 대량의 알저논 발병자가 나타난 것은, 면역항체로서의 솜니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건에서는 발병자가 매우 극소수였다.
그건, 이미 인류는 면역항체에 의지하지 않고, 수많은 적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흘러넘치는 용기의 힘으로, 스스로 살아남는 힘을 얻었기에, 알저논의 발병자가 감소했다…… 즉, 우리가 솜니움이라는 보호자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러니……)
히노키는 벽의 구석을 바라봤다. 아니, 벽이 아니다. 두꺼운 벽과 격벽 너머, 푸른 행성 방향을 바라본 것이다.
「그러니…… 당신들은 여행을 떠나는 거구나」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그렇게 중얼거린 히노키의 입가는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10
남미, 중앙 안데스에는 알티플라노(Altiplano)라고 불리는 표고가 높은 고원지대가 존재한다. 결코 인류는 지각할 수 없으나, 이 곳에는 세계 최대의 불가지영역―――세플크룸이 있었다.
지금, 따스한 태양빛 아래, 이곳에는 온 세상에 점재해 있던 솜니움이 거의 대부분이 모여있었다. 월면에서 귀환한 이래, 라이나 라칸이 림피드 채널로 불러모은 것이다.
『이것 참, 솜니움이 거의 대부분이 한 곳에 모인 것은, 실로 2000년 만이라는군요』
『음…… 대충 보아하니, 수는 천 정도인가』
1천 내외의 솜니움은, 붉은 눈을 제외하면 단순히 무질서한 군중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것이 이 행성의 생물종의 정점에 서 있는 영장류인 것이다.
『장관이다, 라미아……』
일동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서, 바위 위에 주저앉은 라미아에게, 유우야가 말을 걸었다.
『아아, 유우야의 눈을 통해서, 내게도 보여. 드디어 찾아왔구나―――파트리아의 때가』
패계왕과의 싸움 이래, 라미아는 일어설 수도, 스스로의 눈으로 보는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몸에 가혹한 부담을 주는 오르토스의 열매를 먹은데다가, 트리플 제로를 제어. 네브라와 아쿠아의 열매까지 먹고 육체의 한계를 넘어 싸워온 것이다.
라미아라는 개체. 이미 그 수명이 다하려고 하는것을 유우야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솔선수범하고 있었다. 이 곳의 광경, 소리, 냄새. 그 모든 것을 전부, 자신의 시각과 청각과 후각으로 포착하여, 정확하게 림피드 채널로 보내자. 고.
(라미아가 계속 바래오던 이 순간을, 적어도 내 감각을 통해―――)
이윽고, 이 땅에 찾아올 솜니움이 더는 없다고 알아차린 라칸과 라이가 서로 수긍했다. 곁에 있던 가쥬마루와 히이라기, 그리고 샤라도 그 때가 온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시작할게』
한 걸음 나선 샤라는, 빛나는 아니무스의 열매를 손에 들었다. 그것은, 푸른 별의 패계왕에 깃든 선명한 녹색으로 빛나는 과실. 시시오 가이의 전신에 융합되어 있던 생명의 보석이 결정화된, 파트리아의 열매다. 소녀는 가는 송곳니로 파트리아의 열매를 씹어 부수고, 삼켜간다.
그러자, 샤라의 배가 밝게 빛나며, 그 빛이 순식간에 펼쳐져, 발 밑에서 지면으로, 이윽고 안데스의 평원을 둥글게 가르기 시작했다.
『음――…… 훌륭한 파트리아의
반짝반짝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대지. 아름다운 호수처럼 열린 창문을 바라보는 라칸의 의사에도, 평상시 같은 냉소의 울림은 없다. 드디어 찾아온 "차원넘기(次元渡り)"의 순간을 맞이했다는, 엄숙함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자, 여러분. 여행을 떠나보죠. 우리들을 기다리는 미개의 차원으로―――!』
라이가 선두에 서서, 창문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히이라기는 그 억센 힘으로, 약한 자들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확실히 잡아…… 차원의 틈새에서, 떨어져버리지 않게』
라칸이 수백의 솜니움과 함께 뒤를 이었다. 그리고, 한번 멈춰서, 라미아가 있는 언덕을 바라봤다.
『음…… 잊을리 없다. 옛된 라미아여』
라미아는 라칸과 처음으로, 서로 포르테로 싸운 그 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포르테의 내성을 지닌 라칸은, 당연히 오르토스의 내성도 지니고 있게 된다.
『음…… 언젠가 다시, 필요하게 되었을 때, 이 라칸이 오르토스를 계승하여, 솜니움을 지키마. 미래 영겁, 이 몸이 멸해지는 그 날까지』
그리 고하고 다시 나아가는 라칸. 그 의사를 받아, 라미아는 조금 미소짓는 것 같았다. 유우야는 여행을 떠나는 일족의 모습을, 결코 놓치지 않으려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라미아의 의사가 속삭였다.
『유우야…… 너도 가 줘』
『라미아……』
『난 여기서 여행을 떠나는 동포들을 전송하겠어. 파키라 장로나 보다이쥬, 세메와 함께……』
더욱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유우야는 숨을 삼켰다. 라미아의 몸에 생기는, 어떤 변화를 눈치챈 것이다.
『―――알았어. 세메 언니와 사이 좋게 있어』
그 의사를 남기고, 유우야도 창문으로 몸을 던졌다. 더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라미아가 남긴 것을 속에 품고, 그녀에게 주어진 다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거의 모든 솜니움이 창문으로 몸을 던져가고, 가쥬마루는 샤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샤라……』
아득한 수천년 전, 솜니움은 차원넘기를 통해, 이
희망으로 가득 찬 여행――하지만, 샤라는 고개를 저었다.
『가는거야, 가쥬마루……』
『숙명인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이 창문은 아득한 너머까지 이어져 있어. 난 여기서 창문을 계속 열고 있어야 해. 소키우스와는 달라. 멀리, 멀리…… 좌우가 바뀔 정도의 세계. 그러니 난 힘을 전부 쓸 때 까지 움직일 수 없어. 창문의 너머로 건너갈 수……없어……』
가쥬마루가 고개를 숙였다. 샤라의 의사가 고하는 것은 진실이며,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한 것이다. 포기한듯 창문을 향해 걸어가는 가쥬마루의 등을, 샤라가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이 창문 너머로 몸을 던지는 일은 없었다. 바로 뒤돌아서, 소녀에게 달려들어, 가는 몸을 껴안았다.
『샤라를 홀로 두지 않아! 내가…… 나 만큼은, 계속 곁에 있겠어!』
그 말에, 샤라의 눈동자에 눈물이 흘렀다. 솜니움의 신체구조는, 시각을 관장하는 기관을 세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넘쳐나오는 감정이 액체화하는걸 막을 수는 없었다.
『응…… 고마워…… 가쥬마루, 계속 같이 있어줘』
『같이 있겠어! 이 몸이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난 샤라와 같이 살아가겠어!』
서로 굳게 포옹하는 둘의 모습을, 언덕 위의 하얀 덩어리가 지켜보고 있었다. 웅크린 사람처럼 보이는 그 덩어리는,
『그걸로 됐다, 가쥬마루…… 샤라…… 어디 있더라도, 우리들은 빛을 찾을 수 있지……… 아름다움이 흘러넘치는 미래를…… 지켜봐줬으면 해……. 이 땅과, 우리들의 희망을―――』
안데스 평원에, 반짝반짝 빛나는 안개 같은,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희미하게 흐르던 의사는, 그 바람에 흩날리듯이, 사라져갔다…….
「……!」
같은 시각. 히노키가 오비트 베이스의 통로에 멈췄다.
「왜 그래?」
같이 있던 케이타가 말을 걸었지만, 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걷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살짝, 바람을 느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궤도상에서 창 밖의 푸른 행성을 바라보던 사쿠라는, 솜니움들이 떠나는 안개의 반짝임을 지각하고, 홀로 뺨을 적시고 있었다.
「잘 가…… 꿈의 조각」
EPILOGUE 翼 -FUTURE- A.D. 2018
※역주. 원문은 翼 -MIRAI-. 같은 미래라는 뜻의 Future로 번역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GGG 오비트베이스 근처에, 하얀 방주, J-Ark가 유익(遊弋)하고 있었다. 계류용 볼라드에 고정되지는 않았다. 조용히 구동을 시작한 쥬얼 제너레이터는, 아이들링 상태에 있어서, 출항의 때가 눈 앞으로 다가온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함교에서, 창 밖의 우주를 바라보는 둘이 있었다. 지구의 방향이 아니다. 함수가 향하는 곳은, 태양계 바깥쪽, 심우주의 방향.
우주복을 입은 시시오 가이가, 옆의 시시오 미코토에게 말을 걸었다.
「우주비행사로 돌아가게 되면, 외우주탐사를 나가고 싶다고는 생각했는데, 다짜고짜 은하의 너머로 갈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걸……」
「저기, 가이…… 이거 신혼여행이 되는걸까?」
승무원 둘의 대화에, 함장이 자기 자리에서 반론했다.
「여행이 아니다! 초노급 전함 J-Ark는 조사를 떠날 뿐이다. 우주 어딘가에 목성 같은 차원의 비틀림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Merci, 함장. 나까지 동승시켜줘서 감사하고 있어」
솔다토 J의 태도가 재미있다는 듯, 르네가 익살맞게 말했다.
「뭐, 넌 원래 전사니까. 신혼여행의 운전기사 따윈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알지만」
「……누가 운전기사냐!」
화를 내는 J의 모습에, 역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가이가 수습했다.
「우주 전체를 위한 중요한 임무니까. 이제 두번 다시, 트리플 제로가 유출되는 사태는 피하고 싶으니까 말이지. 신혼여행이라니, 안이한 기분은 지니고 있지 않아」
「에엑~ 아니었어~?」
미코토의 말투에 르네가 뿜어버릴 뻔 했고, J의 뺨에 경련이 일어났다.
「토모로! 출항 준비는 어떻게 됐지!」
「완료됐다. 남은 건, 최후의 승무원의 도착을 기다릴 뿐이다」
충실한 메인 컴퓨터가 그렇게 대답하면, 함장으로서는 남은건 가만히 기다릴 뿐이었다. 가이는 시선을 돌려, 이번에는 지구를 향했다.
(자, 드디어 출발이다. 기다리고 있다고……)
가이의 시선이 바라보는 곳은, 홋카이도의 설원, 지금, 최후의 승무원은 이 곳에서, 전송을 받는 중이었다.
애당초 21년 전 겨울의 어느 밤, 최후의 승무원이 어떤 목적으로 내려간 곳도, 그 땅이었다.
설원에 서 있는 거대한 메카 라이온. 그 앞에 서 있는 젊은 부부. 둘의 팔 안에는 작은 갓난아이가 껴안겨 있었다. 그건 21년 전의 밤과 꼭 닮은 광경이었다.
그 때처럼, 갓난아이는 자신들을 내려보는 기계의 시선에 두려워하지 않고, 기분 좋다는 듯 웃고 있었다.
「춥지 않아? 조금만 참으렴」
모친이 갓난아이를 어르며,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미안해, 츠바사(翼). 하지만 어떻게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곳에 데리고 오고 싶었어」
21년 전과 차이점――과거의 하얀 갤레온과는 조금 다르며, 조금 베이지 색이 덧씌워진 제네식 갤레온. 그리고 그 때의 갓난아이가 성장하여, 지금 훌륭한 부친으로서 이 땅에 서 있다는 점이겠지.
사랑스러운 아내·하나와 첫 아이·츠바사의 옆에서, 아마미 마모루는 최후의 승무원인 하얀 짐승에게 말을 걸었다.
「다녀와. 갤레온. 하지만, 작별인사는 하지 않을게. 탐사임무가 끝나면, 바로 가이 형과 함께 돌아와줄테니까」
갤레온이 어린아이를 놀래키지 않게, 상냥하게 작게 울었다. 마모루의 말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모루들의 뒤에는, 당시에는 신혼이었던, 초로의 부부도 있었다.
「고마워, 북극 라이온…… 이 아니라, 갤레온. 넌 우리들에게 아들만이 아니라, 며느리와 손자도 내려줬어」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요」
말을 건 것은 아마미 이사무와 아이. 일찍이 이 설원에서, 갤레온과 만난 부부다. 그 때와 닮은 듯 하면서도, 지금 이 곳, 이 순간의 광경에는, 크게 다른 점이 있었다.
마모루와 그 가족 주변에는, 수많은 동료가 모여있었다.
「J와 잘 지내줘, 갤레온」
마모루의 파트너이면서 친구인 카이도 이쿠미. 그에게 달라붙은 알루에트. 게다가 어릴적부터의 친구들도 여럿 와 있었다. 아오노 케이타와 사이 히노키. 타이가 특무장관에 아카마츠 장관. 휴마 참모에 복귀한 프리클. 양과 라이가, GGG의 수많은 대원들. 그리고 용자로보군단. 전원이 일부러 이 곳에서 갤레온을 마중보내고 싶다고 바래서 모여든 것이다.
「갤레온…… 가이 형을, 도와줘」
마모루의 말에 다시 조용히 대답하고는, 갤레온은 G임펄스 드라이브를 저출력으로 분사, 밤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저걸 보렴, 츠바사――」
그 날 밤처럼, 지상에 내려온 유성이, 하늘로 날아올라간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마모루는 츠바사에게 말을 걸었다.
「언젠가 인류도 은하로 날아오르겠지. 그 때, 모두의 날개(翼)가 되었으면 해서…… 그렇게 바라고, 난 네 이름을 "츠바사(翼)"라고 붙였단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츠바사는 기쁜듯 웃었다. 그 이마에 문장이 떠오르는 일은 없다. 지구인으로 태어난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젊은 부부는, 밤 하늘로 날아오르는 한 줄기 유성을, 언제까지나 바라보았다.
우리들은 알고 있다――
21년 전의 이 날. 아마미 부부에게 내려준 아이가,
전 인류의 존망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었다는 것을――
자아내진 인연과 유대, 그리고 용기 있는 맹세가,
희망으로 넘치는 미래로, 전 인류를 이끌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자가, 생명을, 힘을, 영혼을,
용기를 통하여, 자아내려져 간다는 것을――
21년 전의 이 날. 아마미 부부에게 내려준 아이가,
전 인류의 존망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었다는 것을――
자아내진 인연과 유대, 그리고 용기 있는 맹세가,
희망으로 넘치는 미래로, 전 인류를 이끌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자가, 생명을, 힘을, 영혼을,
용기를 통하여, 자아내려져 간다는 것을――
(完)
저자: 타케다 유이치로(竹田裕一郎) - 가오가이가 메인 각본가
감수: 요네타니 요시토모(米たにヨシトモ) - 가오가이가 시리즈 감독
최종화의 전개가 어설픈 것은, 마감을 맞추지 못할 듯 해서 이렇게 된거고, 단행본에서 추가, 보완 할예정이라고 합니다.
2016년 9월 30일, 야타테 문고에 1화가 업로드.
2016년 10월 1일. 타입문넷에 1화가 번역.
그로부터 4년 하고도 3개월이 좀 넘었습니다.
2021년 3월 17일 정오.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69화가 야타테 문고에 업로드되며 막을 내리고, 3월 22일. 티스토리 기준으로 18시를 기해서(타입문넷과 카페는 조금 빠른 시간) 패계왕 소설판의 번역은 마무리지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번역할 내용은 한참 남아있지만요. 단행본에만 수록된 특전 소설이라던가(※베터맨 BD에 수록된 특전소설은 中권에 수록됨)… 구매하려면 좀 걸리겠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다 제가 좋아서 고생하는건데 말이죠. 좀 쉰 후에, 코믹스 번역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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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8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최종장
2021. 3. 20. 18:3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일찍이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하여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은 드디어 귀환하여, 패계왕과의 오랜 싸움도 드디어 결착을 맺었다.
――하지만, 동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푸른 별의 패계왕――
사쿠라의 그 말에 이어, 오렌지빛의 환염(幻炎)에 휩싸여진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월면에 출현! 킹 제이더와 최강용자 로보군단을 압도하는 카타프락트 앞에서, 드디어 최종 파이널 퓨전을 감행하는 파이널 가오가이가!
지금 여기에, 용자왕 파이널 가오가이가와, 초생왕 베터맨 카타프락트·改의, 서로의 생존을 건 결전이 시작된다―――!!
GGG 세 장관의 승인을 받고, 두 기동부대 오퍼레이터가 응했다.
「라져!」
30 「Oui!」
하츠노 하나는 왼손의, 알루에트 포미에는 오른손의 글로브를 벗고, 머리 위로 힘껏 치켜올렸다. 그녀들의 눈 앞의 콘솔에는, 장관들이 승인한 순간, 세이프티 디바이스의 해제 단말이 출현해 있었다.
「골디언 아머! 세이프티 디바이스, 릴리브!」
한 목소리로 소리친 하나와 알루에트. 손바닥을 단말에 휘둘렀다. 발광한 단말은, 둘의 장문(掌紋)을 읽어내어, 모니터에 〈인증〉이라는 문자열을 띄웠다. 장관들의 삼중 승인과, 오퍼레이터들의 이중 인증을 받아, 드디어 발동하게 되었다!
――그 이름하여, 골디언 아머!
이 때, 이미 정비부 오퍼레이터인 우시야마 브라더즈의 조작으로, 와다츠미의 미러 캐터펄트에는, 거대한 방파제용 오브제 같은 일곱 G 블록 중 여섯이 세트되어 있었다.
「G 블록! 01부터 06…… Emission!」
하나가 01, 02, 03―――알루에트가 04, 05, 06 사출패드를 인증에 쓰지 않는 주먹으로 연타했다. 바로 미러 캐터펄트는 전자가속으로 G 블록의 사출을 개시했다.
「좋아! 기다리고 있었어……… 가제트 페더!」
그렇게 소리친 가이는, 얽혀 있던 베터맨 카타프락트를 방치하고, 전개한 날개로 힘차게 파이널 가오가이가를 비상시켰다. 바로 추격하려는 베터맨이었으나, 그 전신에 매달린 자들이 있었다.
「가오가이가의 방해를 하게 두지 않겠습니다!」
「비록 이 몸이 부서지더라도!」
빅 볼포그와 상초룡신이다. 아니, 그 둘만이 아니다. 초격에 이미 큰 상처를 입었을 용자들이 모두, 사력을 다해 베터맨의 행동을 막으려 했었다.
『음…… 별거 아니군』
라칸의 의사와 동시에, 베터맨이 사지를 휘두른다. 별거 아닌 행동으로 보였지만, 트리플 제로로 배가된 여력은 그저 그것만으로 용자들을 가볍게 날려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벌게 된 시간이 겨우 십여초더라도, 이미 가오가이가는 여섯 G블록과 편대를 짜고 있었다.
가오가이가의 주변을 나는 G 블록은, 각각 스텔스 가오Ⅱ의 녹색으로 빛나는 울텍 엔진 파츠를 닮은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팬텀 링이나 월 링은 장착되지 않고, 그 부분은 세갈래로 나뉜 원추형. 그래서 합계 네개의 돌기가 지구상의 해안에서 사용되는 방파제처럼 보였다. 물론 콘크리트 덩어리는 아니다. 예전부터, 전 세계의 GGG 협력기관의 총력을 다해 개발중이던, 對패계왕 결전 TOOL이다. 여섯 G 블록에서 빛의 사슬――플라즈마 케이블이 뿜어지며, 가오가이가의 각 부위에 접속되었다.
「브로큰 커넥트!」
「스파이럴 커넥트!」
브로큰 가오의 르네와, 스파이럴 가오의 케이타가 소리쳤다.
가오가이가의 오른쪽 어깨에, 빛의 사슬로 이어진 G블록 02와, 마찬가지로 플라즈마 케이블로 오른쪽 무릎과 이어진 03이, 수면에 비춰진 역상 처럼 블록끼리 도킹했다!
「프로텍트 커넥트!」
「스트레이트 커넥트!」
이어서, 프로텍트 가오의 미코토와, 스트레이트 가오의 히노키의 보이스 커맨드에 의해, 가오가이가의 왼쪽 어깨에 이어진 G블록 04와, 마찬가지로 왼쪽 무릎에 이어진 05가 상하로 합체했다!
「가제트 커넥트!」
카이도의 커맨드와 함께, 가이가이가의 꼬리 부분이 바로 아래로 뻗어서, G블록 06에 끄트머리―――가제트 가오의 머리 파트를 끼워넣었다!
「갤레오리아 커넥트!」
갤레온의 중추에 퓨전한 마모루는, 가오가이가 후두부의 에너지 아큐메이터를 튜브 형태로 다시 짜넣어, 위에 위치한 G블록 01에 접속시켰다. 이로서, 여섯 G블록 4기는, 가오가이가의 상부와 하부에는 물리적으로, 좌우로는 플라즈마 케이블의 빛의 사슬을 통해 원격으로 커넥트된 전투대형이 되었다. 파이널 가오가이가에게, 상하좌우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흘러들었다!
「――골디언 아머!」
그 말과 동시에, 각 G블록은 진형 내측에서 플라즈마의 빛을 두르며, 가오가이가의 등 뒤에, 가제트 페더의 몇배에 달하는 거대한 V자형 플라즈마 윙의 벽을 형성했다! 월면 상공에 빛나는, 금빛의 날개!
용자로보들을 뿌리치고 돌진하는 베터맨은, 전방에서 밝게 빛나는 용자에 정신을 빼앗겼다.
『금빛의 날개―――!』
라미아의 적의가 솟구치고, 베터맨이 돌진의 기세를 실어, 트리플 제로의 불꽃을 두른 오르투스의 힘이 깃든 굵은 오른팔로 덤벼든다! 하지만, 가오가이가가 그 압도적인 파워를 맞는 일은 없었다. 거대한 플라즈마 윙이, 광속이라 착각할 정도의 스피드로 용자왕을 비상시켰던 것이다. 삼중련태양계의 기술로 만들어진 가제트 페더를 웃도는 신속의 날개짓. 가제트 페더에 골디언 아머가 더해져서 일어난 초고속이다. 황금의 날개를 지닌 비상체는 순간이동하듯 베터맨의 등으로 돌격한다.
「베터맨! 너희가 인류를 먹이로밖에 보지 않는다면!」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날개와 같은 색으로 밝게 빛난다. 아니, 팔이 아니다. 뻗은 팔의 끄트머리―――다섯 손톱이 발광하고 있다! G블록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얻은 골디언 네일이, 초생왕을 빛으로 만들기 위해 그 등에 꽂힌다. 아니, 종이 한 장 차로 방해받아, 그럴 수 없다. 베터맨이 상반신에 두르고 있는 루메가 초진동을 일으켜, 골디온 네일의 중력충격파를 통한 광화(光化) 현상을 상쇄하고 있었다.
「설마…… 빛의 손톱이 효과가 없어!?」
「진정해, 마모루!」
충격을 받은 마모루를 가이가 질타한다. 골디언 해머에도 필적하는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고 멍하니 있을 여유는 없다. 방어한 자는 패계의 위력을 통해, 다음 순간에는 반격으로 돌고 있다. 이건 그런 고차원의 싸움이니까.
유우야는 자신의 변신태로 골디온 네일을 무효화한 바로 다음 순간, 주파수를 바꾼 초진동을 투르바의 날개로 보내고 있었다.
『가, 가쥬마루――』
『당연하지!』
우주공간에서는 기체는 저온에서도 끓어오른다. 투르바 내부에 축적된 공기가, 가쥬마루의 제어하에서 진공으로 뿜어져, 순식간에 끓어오른다. 거기에 루메의 초진동을 통한 맹렬한 교반(攪拌)이 더해져서, 일종의 부스터가 되어 베터맨을 폭발적으로 가속, 가오가이가 후부로의 공격태세로 바꾼다.
(※교반 : 뒤섞다)
「시키겠냐!」
냉정을 잃지 않은 가이의 판단으로, 가오가이가도 황금의 날개를 빛내며, 고속으로 돌아서 추격. 맹렬한 둘의 추격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잔광을 월면주역에 번뜩였다.
초고속과 초고속의 격돌과 격돌! 그건 두 눈부신 유성이 서로 뒤얽히며, 치열하게 부딪히는 광경으로도 보였다. 조금 떨어져 있던 킹 제이더는 전신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원호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성의 한쪽에만 조준을 취할 수 없어서, 허무하게 포구가 허공을 가른다.
「큭, 무슨 싸움이지……!」
초고속으로 격돌하면서, 각각 다음 수를 노리는 치열한 공방. 손을 대지 못하는건 솔다토 J만이 아니다.
「어이, 07은 사출할 수 없는거냐!」
와다츠미의 브랜치 오더 룸에서, 아카마츠가 소리쳤다. 골디언 아머를 구성하는 G블록 01부터 06은 모두 파이널 가오가이가와의 커넥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시오 라이가가 추가한 07은, 아직도 와다츠미에 있다. 즉, 가오가이가와 커넥트를 완수한 현재의 골디언 아머는, 아직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이다. 07은 미러 캐터펄트로 세트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닌지라, 함 외부에 폭렬 캐터펄트를 증설해서 사출 타이밍을 꾀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전부터 계속 쏘려고 하고 있었지만!」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의 기동이 너무 고속인지라!」
「사출궤도를 설정할 수 없습니다!」
웃시 1호, 2호, 4호가 환상의 호흡으로 보고했다.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결전 툴도, 가오가이가에게 보낼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에이잇, 궤도를 산출할 수 없더라도, 일단 쏘기만 하면――」
「기다리게, 아카마츠 장관!」
아카마츠의 자포자기에 가까운 지령을 가로막은건 타이가 특무 장관이다.
「지금은 가이의…… 아니, 용자들의 싸움을 지켜보지. "그 때"는 반드시 온다」
그 때는 도대체 언제 말하는거야!? ……라고 물으려던 아카마츠는 말을 삼켰다. 가슴팍에 팔짱낀 타이가의 팔――그 주먹을 봐 버렸기 때문이다. 조용히 굳게, 온화하면서도 강하게 쥐어져서, 조금씩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주먹. 기회를 기다리고, 참는 것 역시 싸움이라고, 말 없이 말하고 있다. 아카마츠는 한 순간 전에 말하려던 대사와는 다른 말을 꺼냈다.
「G블록 07은 사출태세대로! 각 오퍼레이터는 베터맨의 데이터를 계속 취해라. 녀석들도 생물이다. 언젠가는 지쳐서 틈을 보이겠지!」
월면 상공에서, 격렬히 난무하는 파이널 가오가이가와 베터맨 카타프락트·改. 순간마다 공수가 교대되는 격렬한 싸움이며, 육안으로는 파악하는 것 조차 곤란한 공방이었다.
『음……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을 참을 수 있을까』
둘이 엇갈리는 순간, 라칸이 칠흑의 칼날을 투척했다.
「프로텍트 쉐이드!」
그리 소리친건 가이가 아니다. 가오가이가 왼쪽 어깨 파츠의 미코토가 재빨리 방어벽을 전개. 지독한 참격을 단숨에 막아냈다.
「가제트 툴!」
G블록 06에 끼워진 꼬리 끝 파츠를 카이도가 분리, 칼날이 되어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에 장착되었다.
「윌 나이프!」
망설임 없이 르네가 힘차게 찔렀다! 하지만 베터맨의 등에 우뚝 솟을거라 보인 그 일격은, 아리만의 꼬리가 얽혀있었다.
『어이쿠, 그렇게 두지 않겠습니다』
정밀한 세공 같은 꼬리가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을 졸라, 움직임이 봉쇄된다. 하지만, 그대로 구속될거라 보였던 순간――
「브로큰 매그넘!」
윌 나이프를 장착한 채로의 오른 주먹을 고속회전시켜 발사하여, 반대로 끌려당겨진 베터맨의 태세가 무너진다.
「으랴아앗! 스파이럴 드릴!」
오른 무릎의 드릴을 케이타가 회전시켜서, 그대로 무릎차기를 날린다! 지근거리의 공격을 회피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베터맨은 하반신의 폰두스에서 초중력파를 발생시키고 있었다. 국소적으로 증대한 힉스 입자에 의하여, 스파이럴 입자 주변의 시간흐름이 정지된다.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오른 다리를 조금도 움직일 수 없게 된 가오가이가!
『원흉된 자여…… 네놈의 운명을 끊는다』
라미아의 의사가 스친다. 베터맨은 열어재낀 입가에서, 투르바의 압축산소를 초진동시켜 방출했다. 그건 라미아가 다시 먹어치운 열매――네브라의 능력이다. 지근거리에서 쏘아진 사이코보이스와 가오가이가의 기체표면을 뒤덮은 제네식 오라가 충돌한다. 쳐부수려는 힘과, 물리치려는 힘.
「운명을 끊어지는건…… 너희들이다아앗!」
가이의 포효와 함께, 위력이 배가된 제네식 오라가 눈 앞의 베터맨을 날려버렸다. 교착상태는 뒤바뀌었다. 여섯 변신태(態)가 융합된 거체는, 월면에 낙하――힘차게 쳐박혀서 운석낙하같은 모래 먼지의 기둥이 솟구쳤다.
(굉장해…… 가이 형!)
갤레온의 일부가 되어 있는 마모루는, 파이널 퓨전하고 있을 때, 자신의 손발이 메카노이드의 손발과 일체가 되어, 시각도 메인 카메라와 공유되는 감각을 얻고 있었다. 그래서, 이 때의 마모루에게, 더블 퓨전하고 있는 가이는 곁에 있다기보다는 자신과 겹쳐져 존재하고 있다……라는 감각이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 마모루에게 있어서 그건 격렬한 불길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시시오 가이라는 존재는, 불타오르는 듯한 에너지 덩어리다.
(가이 형은, 언제나 이런거야……!?)
베터맨 카타프락트라는 전대미문의 강적을 앞에 두고, 가이의 존재는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초고압의 에너지와 다를바 없는 그 존재가, 그 상냥한 가이 형이라 생각하면, 왠지 거슬리는 위화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갤레온을 개입시켜야만 느껴지는 것이었을까. 하지만, 격렬한 싸움 속에서, 그 생각은 잡념과도 같다. 그리 생각한 마모루는, 의식에서 그 위화감을 뿌리쳤다.
베터맨이 내동댕이쳐진 곳은 월면――그것도 UN 알프스 기지가 존재하던 곳이었다. 제네식 오라의 폭압은 엄청나서,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베터맨은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고 있었다.
『음…… 이 정도의 힘을 지닐 줄이야. 용자의 왕…… 아니, 원흉 된 자. 얕볼 수 없군』
라칸의 의사에, 분한 마음의 가쥬마루가 끼어들었다.
『젠장…… 나보다 빨리 날아다닐 수 있을리가 없는데!』
『하지만, 나도…… 그 거리에서 피해질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초중력파의 구속으로도 치명상을 입힐 수 없었다. 히이라기의 의사는 약하다.
『새벽의 영기를 두르지 않았으면, 이미 패배하고 있었겠지……』
냉정하게 분석하는 유우야의 의사에, 말을 잇는건 라이다.
『물론, 물론이죠. 하지만, 아직 저 너머가 있으니 말이죠……』
『그걸로 좋다. 그를 넘어 우리들은, 그 자의 진력(真力)을 얻는다』
『라미아 군이 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그 전에 소인들이 멸해질 것 같단 말이죠』
맥이 빠진 라이의 의사에, 라칸이 반응했다.
『옛된 자, 라미아여. 음…… 알고 있겠지. 멸해지는 운명에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체없이 응한 라미아의 의사에는, 다른 솜니움들보다 강한 각오가 담겨져 있었다.
『샤라……!』
그 때, 가쥬마루는 조금 떨어진 곳을 보았다. 월면의 진공에 서 있는, 두건을 두른 작은 몸. 지구상의 세풀크룸에서 소키우스의 열매로 ST바이패스를 열어, 동포들을 이 달로 이끈, 솜니움 소녀. 그 손에는, 빛조차 빨아들이는 듯한 칠흑의 열매가 쥐어져 있었다.
『가쥬마루…… 나, 이 열매를 사용할 때구나』
샤라의 의사에,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다. 이미 결의를 정하고 있었다. 샤라를 누구보다 신경쓰는 가쥬마루 조차 반론의 의사를 가지려 하지 않는다. 샤라는, 그 "소키우스 테라의 열매"를 입가로 옮겨―――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씹어먹기 시작했다.
한편――
움직이지 못하게 된 베터맨을 관측한 브랜치 오더 룸에서는, 드디어 아카마츠에게서 지령이 내려지고 있었다.
「좋아아아아아았으으으으으으으! G블록 07, 사추울!!」
「라, 라져! 07…… Emission!」
즉시 하나가 기동패드를 두드려, 와다츠미의 함외에 증설된 캐터펄트에서 거대한 G블록이 사출되었다.
01부터 06까지의 G블록은, 스텔스 가오Ⅱ의 울텍엔진 파츠 수준의 사이즈다. 하지만, 최후에 사출된 07은, 가오가이가 본체와 대등, 아니 그 이상으로 느껴질 정도의 대질량 물체였다.
(간다, 모두!)
가이의 부름에, 마모루, 카이도, 르네, 미코토, 케이타, 히노키가 수긍했다. 신경계를 접속한 상태로 퓨전되어 있기 때문에, 말 없이도 의지는 통한다.
황금의 날개를 빛낸 가오가이가가, 날아오는 G블록 07의 후방으로 돌아가, 전망에 내민 오른 주먹을 회전시킨다.
「우오오오오오오오, 암 커넥트!」
그대로 뒷통수에 주먹이 쑤셔 넣어지자, 회전운동이 전해져서, G블록 07이 선회한다. 그리고 원심력으로, 그 외장이 터졌다! 내부에서 출현한 것은―――엄청나게 거대한 오른팔!
가오가이가 본체보다 더욱 큰 오른팔에는 황금의 터빈이 둘 있어서, 브로큰 매그넘의 회전에 연동되고 있는 것 같았다. 연장 터빈이 신음소리를 내자, 거대완부 〈마그암〉의 끄트머리에서, 팔 사이즈 수준의 대형 주먹이 천천히 펼쳐진다. 밝게 빛나는 거대한 다섯 손가락은, 하나 하나가 모두 골디언 해머 그 자체. 그리고 5개의 골디온 해머 중앙에 위치한 손바닥에는, 그 모든 것을 제어하는 초AI의 얼굴이 있었다.
「드디어 이 몸의 차례인 것 같구만!」
월면의 싸움을 지켜보던 만신창이의 용자로보군단. 거기 있던 마이크가 기쁜듯 소리질렀다.
「골더마(ゴデブー)가 살아있었다GO!」
「날 그런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이 몸은――」
황금의 날개를 짊어진 채로의 가오가이가가, 마그 암으로 자세를 취한다 거대한 황금의 다섯 손가락을 전방으로 내밀고, 퓨전하는 일곱의 소리가 합쳐진다.
「골디온!! 핑거!!」
그 순간, 합체한 전신 모두가 황금빛으로 빛났다. 이것이, 최후의 결전 툴. 지구 인류가 개발하던 골디언 아머에, 삼중련 태양계에서 골디온 네일의 존재를 알게 된 시시오 라이가가 추가한, 궁극의 황금오지(黃金五指;황금의 다섯 손가락).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묵사발 내는 것과 동시에, 광자변환으로 소립자로 바꿔버리는 최강의 힘.
하지만, 가오가이가 아래의 적은, 그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월면에서 수십기의 제로로보를 재결집시켜, 최후의 결착을 내기 위해서 돌격해온다. 하지만, 그 적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그래. 그것은 일곱번째의 변신태 〈소키우스 테라〉가 합체한 베터맨이다. 새로운 모습―――궁극초생왕 베터맨·카타프락트 테라!
마치, 가오가이가의 카피인 것 처럼, 카타프락트 테라의 오른팔에도, 이형의 거대한 물체가 합체해 있었다.
「뭐야 뭐야…! 흉내내고 자빠진거?」
「베터맨이…… 또 새로운 변신태로!」
경악하는 케이타와 히노키. 하지만, 금색의 빛 속의 가이는 당황하지 않았다.
「동요하지 마! 우리는…… 지지 않아!」
베터맨에 합체된 거대한 팔 소키우스 테라는, 담홍색의 꽃봉우리처럼 보였다.
「피어나……」
그에 무언가를 감지한건지, 와다츠미 속에서, 사쿠라가 떨리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피어나…… 피어나…… 피지 않았으면 하는…… 커다란……」
그 다음은 소리로 나오지 않았다.
『샤라…… 그 힘, 개화해라』
『그래. 라미아……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위해』
라미아와 샤라가 의사를 교감하자, 베터맨은 꽃봉우리를 닮은, 그 오른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이계의 꽃이여…… 활짝 피거라!』
라미아의 의사가 솟구치자, 공간에 샤라의 신음이 울려퍼진다. 동시에 꽃봉우리는 거대한 아니무스 같은 꽃잎을 전개했다. 손가락 처럼 보이는 꽃잎을 펼치자, 베터맨의 전신에서 뿜어지던 오렌지빛의 환염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건 체내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그 사이 타오르던 환염을 대신하여, 그곳에 나타난 거인의 표면색은 백금. 밝게 빛나는 모습 속에서, 오른팔의 꽃잎만이 담홍색으로 물들고, 그 내부는 허무로 이어지는 칠흑의 깊은 어둠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음…… 훌륭하군. 이것이 처음 보는 궁극의 각성』
『온다』
라칸의 감탄을 차단하는 유우야의 경고대로, 머리 위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용자가 다가온다.
『………내가, 시험해볼게』
히이라기의 중력파가, 주변에 부유시킨 제로로보 무리를 고속으로 돌격시켰다. 하나 하나가 용자로보에 필적하는 질량을 지닌 제로 로보들이, 탄환처럼 가오가이가에게 덤벼든다.
「그런걸로…… 우리를 막을 수 있을까!」
가이가 소리치자, 가오가이가는 전방으로 뻗은 오른 손을 펼쳤다.
「빛이 되어라아아!!」
거대한 오른 손바닥이, 제로로보 무리를 한숨에 움켜쥐었다. 아니, 잡힌 것 처럼 보인 순간에는 이미, 강철 덩어리는 모조리 빛으로 변환되어 있었다. 닿지도 않고 차례대로 적을 소멸시킨, 그 손가락 틈새에서는 눈부신 빛의 입자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건 이건…… 다가가는 것 만으로도 위험하겠는데요』
베터맨의 꼬리부분에서, 라이의 의사가 새어나온다. 언제나 품고 있던, 익살맞을 짓을 할 여유는 없다. 눈 앞에 있는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의 권화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미래를 잃게 두지는 않는다…… 비록 바뀌더라도, 우리들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할 뿐』
라미아의 의사가 달려, 백금의 베터맨은, 이형의 오른팔을 쥐고 돌진한다. 이에 맞서 싸우는 황금의 가오가이가도, 거대한 오른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빛이…… 되어라아아아!」
『저 편으로(彼方へ)…… 사라져라(去れ)』
가오가이가가 밝게 빛나는 충격파를 발하며, 베터맨을 거대한 손바닥으로 잡으려 한다. 베터맨도 역시, 암흑의 꽃잎을 펼쳐, 담홍색의 꽃가루와 비슷한 은은한 요기를 풍기며, 이를 받아낸다. 초대형의 오른팔과 오른팔이 정면으로 부딪힌다! 하지만, 초절의 힘과 힘이 격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오가이가가 어둠에 삼켜지는 일도, 베터맨이 빛이 되는 일도 없었다.
「거짓말!? 이 녀석들, 어떤 치트 치고 있는거야!?」
비명과도 같은 케이타의 목소리에, 히노키가 대답했다.
「쇼크웨이브가…… 지워지고 있어!」
어떤 수단을 이용한건지, 그건 히노키도 모른다. 하지만, 몇초 전 제로로보 군단을 단숨에 빛으로 만들어버린 골디언 핑거가, 무효화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눈 앞의 패계의 힘을 지닌 베터맨은, 궁극의 툴을 장비한 가오가이가에게도 필적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고!」
가이가 사념을 진형 내에서 공유하고, 오른팔을 붙잡은 채, 가오가이가가 왼팔을 치켜들었다.
「………가제트 툴!」
척수반사처럼 반응한 카이도가, 가제트 툴을 발동, 초록의 별에서 만들어진 파츠를 재조합하여 왼팔에 맞춰간다.
「제네식 볼트!」
재빨리 반응한 마모루의 외침과 함께, 갤레온의 입에서 에너지 볼트가 사출, 왼팔의 툴의 끄트머리에 장착된다.
「볼팅 드라이버!」
제네식 볼트에 충전된 고밀도의 제네식 오라는, 폭발적인 압력으로 지근거리의 베터맨의 본체를 날려버렸다.
『……무사해? 샤라!』
가쥬마루가 소키우스 테라 내부의 샤라를 신경썼다.
『나는 괜찮아…… 역시, 순서대로 가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는구나』
압도적인 폭압에 전신을 삐걱거리면서도, 솜니움들은 마치 체스나 바둑의 예측을 하듯 반격의 때를 기다린다. 하지만, 가오가이가의 오른쪽 어깨에서, 이미 제2의 볼트가 사출되어 있었다.
「브로큰 볼트!」
삼중련 태양계에서도 사용된 적 없던 볼팅 드라이버용 끝의 파츠――하지만, 브로큰 가오와 퓨전한 르네에게 있어서, 그 기능은 이미 지식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가라, 가이!」
르네의 의도를 깨달은 가이는, 가오가이가를 월면에 아슬아슬한 저공비행을 시켰다. 베터맨도 그 뒤를 뒤쫓아, 소키우스 핸드를 들어올렸다.
『저 너머로――』
「볼팅 드라이버――――엇!」
베터맨의 상세불명의 공격이 쏘아지는걸 기다리지 않고, 가오가이가는 볼팅 드라이버로 그 볼트 파츠를 월면에 쑤셔넣었다! 땅 속에서 작렬한 브로큰 에너지가 거대한 크레이터를 뚫었다. 그 곳에 존재하던 지면은 단숨에 수많은 탄환이 되어, 오른팔을 들어올리던 베터맨에게 덤벼들었다. 월면은 단숨에 소행성대급의 암반격류지옥이 되었지만, 그래도 초생왕은 동요하지 않는다.
『――사라져라』
고속으로 날아오는 암괴를 향해, 베터맨이 그 오른손을 휘둘렀다! 수백미터에 달하는 무수한 질량탄의 폭풍우 속에 휘말려든듯한 베터맨이었으나, 암괴군은 그 직후, 모조리 소멸하고 있었다! 소키우스 핸드의 중앙에는, 무한의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어서, 그곳에 단숨에 빨려들어간 것이다.
브랜치 오더 룸에서 전투 모습을 관측하던 스완이, 뒤돌아보며 보고했다.
「No! 저건 목성에서 기록된 공간의 일그러짐과 동질의 거십니DA!」
재빨리 서브 모니터에 표시시킨 과거 기록영상에서는, 샤라가 발생시킨 "공간을 도약하는 비틀림"에서 베터맨들이 출현하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ST바이패스……」
오더룸 입구 부근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사쿠라가 다시 림피드 채널을 수신한 것 같았다.
「ST바이패스…… 의미하는건 모르겠지만, 그 능력으로 바위덩이를 어딘가로 지워버리고 있었다는건가」
「어이, 양 양반! 어딘가라니 어딘데!」
아카마츠의 물음에 양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알 수 없지. 다만, 월면에서 솟구친 광범위한 바위덩이들을 단숨에 지워버릴 정도의 위력이다. 전에 골디언 핑거가 내쏜 그래비티 쇼크웨이브도, 그 아공간에 모조리 삼켜졌겠지」
「그 말은 그러니까, 이쪽의 공격은,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는건가!?」
「이론상으로는, 그렇게 되겠지……」
아카마츠와 양의 대화에, 일동은 경악했다. 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궁극의 툴을 무효화하는 베터맨의 초능력. 그 충격 탓에, 그들은 놓쳐버렸다. 사쿠라의 중얼거림을――
「푸른 별의 패계왕…… 이제 곧 올거야……」
골디온 핑거도, 브로큰 볼트도 무효화된 지금, 가오가이가는 황금의 날개의 초가속으로 월면에서 이탈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베터맨은 거리를 서서히 좁히며 다가온다. 고속과 고속의 추적은, 조금이나마 베터맨에게 유리하게 보였다. 그 이유를, 르네는 알 수 있었다.
(가이…… 너, 너무 상냥하다고!)
직전의 일격――르네라면, 브로큰 볼트를 베터맨 카타프락트 테라의 체내에 쑤셔박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내부로부터 파괴한다. 대 솔 11 유성주용으로 만들어진 이 툴은,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유성주를 넘는 재생력을 지니는 적에게는 벼락치기에 지나지 않겠지. 월면에 사용하여 암괴를 이용한 공격――그건, 한 때는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같이 싸운 솜니움에 대해, 비정하게 될 수 없는 가이의 상냥함일지도 모른다. 이전의 르네라면, 코웃음치고 있었겠지.
(너 다운걸…… 그 상냥함도, 강함도……)
그리고, 무한하게 이어질것 같았던 추격전 도중――
베터맨이 갑자기 궤도를 바꿨다. 급가속한 진로의 끝에 있는 것은, 와다츠미. GGG 기동완수요새함이 있었다.
「설마…… 베터맨!」
와다츠미의 위기를 깨달은 가이가, 가오가이가를 반전시킨다. 하지만, 위치관계로 보아, 시간에 맞을 것 같지도 않았다.
「베터맨 급속접근! 이대로는 30초 내로 격돌합니다!」
「그 전에 그 공격으로 소멸당하겠군」
엔토우지의 보고에 타이가가 냉정히 대답했다. 아니, 완전히 냉정한 것은 아니다. 그 이마에는 차가운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베터맨을 비추던 메인 스크린에 다른 모습이 비춰졌다.
「네놈들의 목적은 읽었다! GGG를 노리면, 가이들을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겠지!」
베터맨과 와다츠미 사이에 끼어든 것은 킹 제이더! 디비전 플리트를 등으로 지키며, 모든 무장을 조준한다.
「10연 메이저포, 반중간자포, 일제 사격!」
자이언트 메카노이드에게서 무수한 무장이 쏘아지고,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베터맨에게 직격했다.
「ES미사일!」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공격을 늦추지 않는다.
「제이쿼――――스!」
필살의 불의 새가, 전방에서 작렬한 ES미사일로 전송되어, 소키우스의 특기를 빼앗듯 허술했을 적의 후방부로 순간이동해서 직격했다.
――아니, 직격한 것 처럼 보였다.
솔다토 J가 마지막에 본 것은, 베터맨의 오른팔에 피어있는 소키우스의 꽃잎이 펼쳐지며, 제이쿼스와 온갖 에너지를 삼키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 광경은 펼쳐지며―――전고 100m를 넘는 기체를 단숨에 삼켜버린 것이다.
「J, 토모로……!」
카이도의 비통한 절규가 우주에 울려퍼진다. 직전에 ES폭뢰를 발사, 공간이탈을 시도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서, 폭뢰채로 하얀 거함로보의 모습은 이 세계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비극은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킹 제이더를 공간의 틈새로 지워버린 기세도 그대로, 베터맨은 와다츠미에 접근하고 있었다.
「푸른 별의 패계왕…… 올거야…… 올거야……」
브랜치 오더 룸의 구석에서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쿠라의 눈동자는, 다가오는 베터맨을 비추지 않았다. 마치, 푸른 별의 패계왕이란 베터맨과는 다른 무언가다――라고 고하듯.
하지만, 그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었다. 이미 와다츠미에 탑승한 대원들은 모조리, 공간의 틈새에 삼켜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다츠미의 거함채로.
「마모루……군……」
의식이 어둠에 삼켜져 정신을 잃기 전의 하나가, 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통신은 아니고, 림피드 채널도 아니지만, 마모루는 그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아, 아아…… 하나……짱………!」
마모루의 마음이, 너무나도 거대한 상실감과 절망감에 붙잡혔다. 파이널 가오가이가의 중핵에 더블퓨전한 듀 용자. 그 중 한명의 망연자실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가오가이가는 월면 근처 주역에서 경직되어, 그 제어를 잃었다.
「GGG의 모두가……!」
미코토의 목이 메였다.
「아버지……J…… 설마…… 그럴 수가……」
르네도 현실을 직시할 수 없었다.
「라미아……! 어째서…… 어째서……」
히노키가 소리쳤지만, 케이타는 소리도 나오지 않고 숨을 내쉬는게 겨우였다.
「………아…아………!!」
『아직인가……』
라미아가 괴로운 듯 의사를 발했다. 그걸 감지한 유우야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다.
(라미아…… 그렇게까지 하면서, 우리들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해야만 하는걸까―――)
필사적으로 속에 눌러삼킨 슬픔. 자신의 마음으로, 라미아를 현혹시켜서는 안된다는, 유우야의 헌신이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인건지, 라미아는 모든 생각을 억누른 채, 가오가이가에게로 향했다. 소키우스 핸드의 꽃잎이 서서히 펼쳐지며, 전방에서 경직된 가오가이가를 삼키려고 했다!
「대장―――!」
「도망쳐 주세요!」
초AI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움직일 수 없는 가오가이가 속에서, 가이들은 들었다. 오랜 싸움 동안, 계속 함께 싸워왔던, 그 헌신적인 목소리를.
상초룡신이, 빅 볼포그가, 마이크 사운더스 13세가, 격룡신이, 빅 포르코트가, 천룡신이, 성룡신이 뛰어들어온 것이다. 누군가는 가오가이가를 힘껏 밀쳐내고, 누군가는 베터맨에게 몸을 내던지고, 방패가 되며―――
그렇게, 그들 역시 마완 소키우스 테라가 발생시킨 시공의 일그러짐을 통해, 허무의 심연으로 삼켜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가이의 절규와 함께, 가오가이가의 양 눈이 빛났다―――아니, 그건 제네식의 눈에서 뿜어진 빛이 아니다. 파이널 퓨전하고 있는 그――시시오 가이의 양 눈이 빛난 것이다. 불타는 것 처럼 요동치는 오렌지빛으로. 그 색을 감지한 라미아는, 드디어, 드디어 도착했다……라는 감개를 느꼈다.
다음화 2021년 3월 17일(수) 갱신 예정
일찍이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하여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은 드디어 귀환하여, 패계왕과의 오랜 싸움도 드디어 결착을 맺었다.
――하지만, 동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푸른 별의 패계왕――
사쿠라의 그 말에 이어, 오렌지빛의 환염(幻炎)에 휩싸여진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월면에 출현! 킹 제이더와 최강용자 로보군단을 압도하는 카타프락트 앞에서, 드디어 최종 파이널 퓨전을 감행하는 파이널 가오가이가!
지금 여기에, 용자왕 파이널 가오가이가와, 초생왕 베터맨 카타프락트·改의, 서로의 생존을 건 결전이 시작된다―――!!
FINAL of ALL 対 -VERSUS- A.D. 2017 (4)
7(承-前)
GGG 세 장관의 승인을 받고, 두 기동부대 오퍼레이터가 응했다.
「라져!」
30 「Oui!」
하츠노 하나는 왼손의, 알루에트 포미에는 오른손의 글로브를 벗고, 머리 위로 힘껏 치켜올렸다. 그녀들의 눈 앞의 콘솔에는, 장관들이 승인한 순간, 세이프티 디바이스의 해제 단말이 출현해 있었다.
「골디언 아머! 세이프티 디바이스, 릴리브!」
한 목소리로 소리친 하나와 알루에트. 손바닥을 단말에 휘둘렀다. 발광한 단말은, 둘의 장문(掌紋)을 읽어내어, 모니터에 〈인증〉이라는 문자열을 띄웠다. 장관들의 삼중 승인과, 오퍼레이터들의 이중 인증을 받아, 드디어 발동하게 되었다!
――그 이름하여, 골디언 아머!
이 때, 이미 정비부 오퍼레이터인 우시야마 브라더즈의 조작으로, 와다츠미의 미러 캐터펄트에는, 거대한 방파제용 오브제 같은 일곱 G 블록 중 여섯이 세트되어 있었다.
「G 블록! 01부터 06…… Emission!」
하나가 01, 02, 03―――알루에트가 04, 05, 06 사출패드를 인증에 쓰지 않는 주먹으로 연타했다. 바로 미러 캐터펄트는 전자가속으로 G 블록의 사출을 개시했다.
「좋아! 기다리고 있었어……… 가제트 페더!」
그렇게 소리친 가이는, 얽혀 있던 베터맨 카타프락트를 방치하고, 전개한 날개로 힘차게 파이널 가오가이가를 비상시켰다. 바로 추격하려는 베터맨이었으나, 그 전신에 매달린 자들이 있었다.
「가오가이가의 방해를 하게 두지 않겠습니다!」
「비록 이 몸이 부서지더라도!」
빅 볼포그와 상초룡신이다. 아니, 그 둘만이 아니다. 초격에 이미 큰 상처를 입었을 용자들이 모두, 사력을 다해 베터맨의 행동을 막으려 했었다.
『음…… 별거 아니군』
라칸의 의사와 동시에, 베터맨이 사지를 휘두른다. 별거 아닌 행동으로 보였지만, 트리플 제로로 배가된 여력은 그저 그것만으로 용자들을 가볍게 날려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벌게 된 시간이 겨우 십여초더라도, 이미 가오가이가는 여섯 G블록과 편대를 짜고 있었다.
가오가이가의 주변을 나는 G 블록은, 각각 스텔스 가오Ⅱ의 녹색으로 빛나는 울텍 엔진 파츠를 닮은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팬텀 링이나 월 링은 장착되지 않고, 그 부분은 세갈래로 나뉜 원추형. 그래서 합계 네개의 돌기가 지구상의 해안에서 사용되는 방파제처럼 보였다. 물론 콘크리트 덩어리는 아니다. 예전부터, 전 세계의 GGG 협력기관의 총력을 다해 개발중이던, 對패계왕 결전 TOOL이다. 여섯 G 블록에서 빛의 사슬――플라즈마 케이블이 뿜어지며, 가오가이가의 각 부위에 접속되었다.
「브로큰 커넥트!」
「스파이럴 커넥트!」
브로큰 가오의 르네와, 스파이럴 가오의 케이타가 소리쳤다.
가오가이가의 오른쪽 어깨에, 빛의 사슬로 이어진 G블록 02와, 마찬가지로 플라즈마 케이블로 오른쪽 무릎과 이어진 03이, 수면에 비춰진 역상 처럼 블록끼리 도킹했다!
「프로텍트 커넥트!」
「스트레이트 커넥트!」
이어서, 프로텍트 가오의 미코토와, 스트레이트 가오의 히노키의 보이스 커맨드에 의해, 가오가이가의 왼쪽 어깨에 이어진 G블록 04와, 마찬가지로 왼쪽 무릎에 이어진 05가 상하로 합체했다!
「가제트 커넥트!」
카이도의 커맨드와 함께, 가이가이가의 꼬리 부분이 바로 아래로 뻗어서, G블록 06에 끄트머리―――가제트 가오의 머리 파트를 끼워넣었다!
「갤레오리아 커넥트!」
갤레온의 중추에 퓨전한 마모루는, 가오가이가 후두부의 에너지 아큐메이터를 튜브 형태로 다시 짜넣어, 위에 위치한 G블록 01에 접속시켰다. 이로서, 여섯 G블록 4기는, 가오가이가의 상부와 하부에는 물리적으로, 좌우로는 플라즈마 케이블의 빛의 사슬을 통해 원격으로 커넥트된 전투대형이 되었다. 파이널 가오가이가에게, 상하좌우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흘러들었다!
「――골디언 아머!」
그 말과 동시에, 각 G블록은 진형 내측에서 플라즈마의 빛을 두르며, 가오가이가의 등 뒤에, 가제트 페더의 몇배에 달하는 거대한 V자형 플라즈마 윙의 벽을 형성했다! 월면 상공에 빛나는, 금빛의 날개!
용자로보들을 뿌리치고 돌진하는 베터맨은, 전방에서 밝게 빛나는 용자에 정신을 빼앗겼다.
『금빛의 날개―――!』
라미아의 적의가 솟구치고, 베터맨이 돌진의 기세를 실어, 트리플 제로의 불꽃을 두른 오르투스의 힘이 깃든 굵은 오른팔로 덤벼든다! 하지만, 가오가이가가 그 압도적인 파워를 맞는 일은 없었다. 거대한 플라즈마 윙이, 광속이라 착각할 정도의 스피드로 용자왕을 비상시켰던 것이다. 삼중련태양계의 기술로 만들어진 가제트 페더를 웃도는 신속의 날개짓. 가제트 페더에 골디언 아머가 더해져서 일어난 초고속이다. 황금의 날개를 지닌 비상체는 순간이동하듯 베터맨의 등으로 돌격한다.
「베터맨! 너희가 인류를 먹이로밖에 보지 않는다면!」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날개와 같은 색으로 밝게 빛난다. 아니, 팔이 아니다. 뻗은 팔의 끄트머리―――다섯 손톱이 발광하고 있다! G블록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얻은 골디언 네일이, 초생왕을 빛으로 만들기 위해 그 등에 꽂힌다. 아니, 종이 한 장 차로 방해받아, 그럴 수 없다. 베터맨이 상반신에 두르고 있는 루메가 초진동을 일으켜, 골디온 네일의 중력충격파를 통한 광화(光化) 현상을 상쇄하고 있었다.
「설마…… 빛의 손톱이 효과가 없어!?」
「진정해, 마모루!」
충격을 받은 마모루를 가이가 질타한다. 골디언 해머에도 필적하는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고 멍하니 있을 여유는 없다. 방어한 자는 패계의 위력을 통해, 다음 순간에는 반격으로 돌고 있다. 이건 그런 고차원의 싸움이니까.
유우야는 자신의 변신태로 골디온 네일을 무효화한 바로 다음 순간, 주파수를 바꾼 초진동을 투르바의 날개로 보내고 있었다.
『가, 가쥬마루――』
『당연하지!』
우주공간에서는 기체는 저온에서도 끓어오른다. 투르바 내부에 축적된 공기가, 가쥬마루의 제어하에서 진공으로 뿜어져, 순식간에 끓어오른다. 거기에 루메의 초진동을 통한 맹렬한 교반(攪拌)이 더해져서, 일종의 부스터가 되어 베터맨을 폭발적으로 가속, 가오가이가 후부로의 공격태세로 바꾼다.
(※교반 : 뒤섞다)
「시키겠냐!」
냉정을 잃지 않은 가이의 판단으로, 가오가이가도 황금의 날개를 빛내며, 고속으로 돌아서 추격. 맹렬한 둘의 추격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잔광을 월면주역에 번뜩였다.
초고속과 초고속의 격돌과 격돌! 그건 두 눈부신 유성이 서로 뒤얽히며, 치열하게 부딪히는 광경으로도 보였다. 조금 떨어져 있던 킹 제이더는 전신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원호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성의 한쪽에만 조준을 취할 수 없어서, 허무하게 포구가 허공을 가른다.
「큭, 무슨 싸움이지……!」
초고속으로 격돌하면서, 각각 다음 수를 노리는 치열한 공방. 손을 대지 못하는건 솔다토 J만이 아니다.
「어이, 07은 사출할 수 없는거냐!」
와다츠미의 브랜치 오더 룸에서, 아카마츠가 소리쳤다. 골디언 아머를 구성하는 G블록 01부터 06은 모두 파이널 가오가이가와의 커넥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시오 라이가가 추가한 07은, 아직도 와다츠미에 있다. 즉, 가오가이가와 커넥트를 완수한 현재의 골디언 아머는, 아직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이다. 07은 미러 캐터펄트로 세트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닌지라, 함 외부에 폭렬 캐터펄트를 증설해서 사출 타이밍을 꾀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전부터 계속 쏘려고 하고 있었지만!」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의 기동이 너무 고속인지라!」
「사출궤도를 설정할 수 없습니다!」
웃시 1호, 2호, 4호가 환상의 호흡으로 보고했다.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결전 툴도, 가오가이가에게 보낼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에이잇, 궤도를 산출할 수 없더라도, 일단 쏘기만 하면――」
「기다리게, 아카마츠 장관!」
아카마츠의 자포자기에 가까운 지령을 가로막은건 타이가 특무 장관이다.
「지금은 가이의…… 아니, 용자들의 싸움을 지켜보지. "그 때"는 반드시 온다」
그 때는 도대체 언제 말하는거야!? ……라고 물으려던 아카마츠는 말을 삼켰다. 가슴팍에 팔짱낀 타이가의 팔――그 주먹을 봐 버렸기 때문이다. 조용히 굳게, 온화하면서도 강하게 쥐어져서, 조금씩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주먹. 기회를 기다리고, 참는 것 역시 싸움이라고, 말 없이 말하고 있다. 아카마츠는 한 순간 전에 말하려던 대사와는 다른 말을 꺼냈다.
「G블록 07은 사출태세대로! 각 오퍼레이터는 베터맨의 데이터를 계속 취해라. 녀석들도 생물이다. 언젠가는 지쳐서 틈을 보이겠지!」
월면 상공에서, 격렬히 난무하는 파이널 가오가이가와 베터맨 카타프락트·改. 순간마다 공수가 교대되는 격렬한 싸움이며, 육안으로는 파악하는 것 조차 곤란한 공방이었다.
『음……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을 참을 수 있을까』
둘이 엇갈리는 순간, 라칸이 칠흑의 칼날을 투척했다.
「프로텍트 쉐이드!」
그리 소리친건 가이가 아니다. 가오가이가 왼쪽 어깨 파츠의 미코토가 재빨리 방어벽을 전개. 지독한 참격을 단숨에 막아냈다.
「가제트 툴!」
G블록 06에 끼워진 꼬리 끝 파츠를 카이도가 분리, 칼날이 되어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에 장착되었다.
「윌 나이프!」
망설임 없이 르네가 힘차게 찔렀다! 하지만 베터맨의 등에 우뚝 솟을거라 보인 그 일격은, 아리만의 꼬리가 얽혀있었다.
『어이쿠, 그렇게 두지 않겠습니다』
정밀한 세공 같은 꼬리가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을 졸라, 움직임이 봉쇄된다. 하지만, 그대로 구속될거라 보였던 순간――
「브로큰 매그넘!」
윌 나이프를 장착한 채로의 오른 주먹을 고속회전시켜 발사하여, 반대로 끌려당겨진 베터맨의 태세가 무너진다.
「으랴아앗! 스파이럴 드릴!」
오른 무릎의 드릴을 케이타가 회전시켜서, 그대로 무릎차기를 날린다! 지근거리의 공격을 회피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베터맨은 하반신의 폰두스에서 초중력파를 발생시키고 있었다. 국소적으로 증대한 힉스 입자에 의하여, 스파이럴 입자 주변의 시간흐름이 정지된다.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오른 다리를 조금도 움직일 수 없게 된 가오가이가!
『원흉된 자여…… 네놈의 운명을 끊는다』
라미아의 의사가 스친다. 베터맨은 열어재낀 입가에서, 투르바의 압축산소를 초진동시켜 방출했다. 그건 라미아가 다시 먹어치운 열매――네브라의 능력이다. 지근거리에서 쏘아진 사이코보이스와 가오가이가의 기체표면을 뒤덮은 제네식 오라가 충돌한다. 쳐부수려는 힘과, 물리치려는 힘.
「운명을 끊어지는건…… 너희들이다아앗!」
가이의 포효와 함께, 위력이 배가된 제네식 오라가 눈 앞의 베터맨을 날려버렸다. 교착상태는 뒤바뀌었다. 여섯 변신태(態)가 융합된 거체는, 월면에 낙하――힘차게 쳐박혀서 운석낙하같은 모래 먼지의 기둥이 솟구쳤다.
(굉장해…… 가이 형!)
갤레온의 일부가 되어 있는 마모루는, 파이널 퓨전하고 있을 때, 자신의 손발이 메카노이드의 손발과 일체가 되어, 시각도 메인 카메라와 공유되는 감각을 얻고 있었다. 그래서, 이 때의 마모루에게, 더블 퓨전하고 있는 가이는 곁에 있다기보다는 자신과 겹쳐져 존재하고 있다……라는 감각이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 마모루에게 있어서 그건 격렬한 불길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시시오 가이라는 존재는, 불타오르는 듯한 에너지 덩어리다.
(가이 형은, 언제나 이런거야……!?)
베터맨 카타프락트라는 전대미문의 강적을 앞에 두고, 가이의 존재는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초고압의 에너지와 다를바 없는 그 존재가, 그 상냥한 가이 형이라 생각하면, 왠지 거슬리는 위화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갤레온을 개입시켜야만 느껴지는 것이었을까. 하지만, 격렬한 싸움 속에서, 그 생각은 잡념과도 같다. 그리 생각한 마모루는, 의식에서 그 위화감을 뿌리쳤다.
8
베터맨이 내동댕이쳐진 곳은 월면――그것도 UN 알프스 기지가 존재하던 곳이었다. 제네식 오라의 폭압은 엄청나서,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베터맨은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고 있었다.
『음…… 이 정도의 힘을 지닐 줄이야. 용자의 왕…… 아니, 원흉 된 자. 얕볼 수 없군』
라칸의 의사에, 분한 마음의 가쥬마루가 끼어들었다.
『젠장…… 나보다 빨리 날아다닐 수 있을리가 없는데!』
『하지만, 나도…… 그 거리에서 피해질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초중력파의 구속으로도 치명상을 입힐 수 없었다. 히이라기의 의사는 약하다.
『새벽의 영기를 두르지 않았으면, 이미 패배하고 있었겠지……』
냉정하게 분석하는 유우야의 의사에, 말을 잇는건 라이다.
『물론, 물론이죠. 하지만, 아직 저 너머가 있으니 말이죠……』
『그걸로 좋다. 그를 넘어 우리들은, 그 자의 진력(真力)을 얻는다』
『라미아 군이 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그 전에 소인들이 멸해질 것 같단 말이죠』
맥이 빠진 라이의 의사에, 라칸이 반응했다.
『옛된 자, 라미아여. 음…… 알고 있겠지. 멸해지는 운명에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체없이 응한 라미아의 의사에는, 다른 솜니움들보다 강한 각오가 담겨져 있었다.
『샤라……!』
그 때, 가쥬마루는 조금 떨어진 곳을 보았다. 월면의 진공에 서 있는, 두건을 두른 작은 몸. 지구상의 세풀크룸에서 소키우스의 열매로 ST바이패스를 열어, 동포들을 이 달로 이끈, 솜니움 소녀. 그 손에는, 빛조차 빨아들이는 듯한 칠흑의 열매가 쥐어져 있었다.
『가쥬마루…… 나, 이 열매를 사용할 때구나』
샤라의 의사에,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다. 이미 결의를 정하고 있었다. 샤라를 누구보다 신경쓰는 가쥬마루 조차 반론의 의사를 가지려 하지 않는다. 샤라는, 그 "소키우스 테라의 열매"를 입가로 옮겨―――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씹어먹기 시작했다.
한편――
움직이지 못하게 된 베터맨을 관측한 브랜치 오더 룸에서는, 드디어 아카마츠에게서 지령이 내려지고 있었다.
「좋아아아아아았으으으으으으으! G블록 07, 사추울!!」
「라, 라져! 07…… Emission!」
즉시 하나가 기동패드를 두드려, 와다츠미의 함외에 증설된 캐터펄트에서 거대한 G블록이 사출되었다.
01부터 06까지의 G블록은, 스텔스 가오Ⅱ의 울텍엔진 파츠 수준의 사이즈다. 하지만, 최후에 사출된 07은, 가오가이가 본체와 대등, 아니 그 이상으로 느껴질 정도의 대질량 물체였다.
(간다, 모두!)
가이의 부름에, 마모루, 카이도, 르네, 미코토, 케이타, 히노키가 수긍했다. 신경계를 접속한 상태로 퓨전되어 있기 때문에, 말 없이도 의지는 통한다.
황금의 날개를 빛낸 가오가이가가, 날아오는 G블록 07의 후방으로 돌아가, 전망에 내민 오른 주먹을 회전시킨다.
「우오오오오오오오, 암 커넥트!」
그대로 뒷통수에 주먹이 쑤셔 넣어지자, 회전운동이 전해져서, G블록 07이 선회한다. 그리고 원심력으로, 그 외장이 터졌다! 내부에서 출현한 것은―――엄청나게 거대한 오른팔!
가오가이가 본체보다 더욱 큰 오른팔에는 황금의 터빈이 둘 있어서, 브로큰 매그넘의 회전에 연동되고 있는 것 같았다. 연장 터빈이 신음소리를 내자, 거대완부 〈마그암〉의 끄트머리에서, 팔 사이즈 수준의 대형 주먹이 천천히 펼쳐진다. 밝게 빛나는 거대한 다섯 손가락은, 하나 하나가 모두 골디언 해머 그 자체. 그리고 5개의 골디온 해머 중앙에 위치한 손바닥에는, 그 모든 것을 제어하는 초AI의 얼굴이 있었다.
「드디어 이 몸의 차례인 것 같구만!」
월면의 싸움을 지켜보던 만신창이의 용자로보군단. 거기 있던 마이크가 기쁜듯 소리질렀다.
「골더마(ゴデブー)가 살아있었다GO!」
「날 그런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이 몸은――」
황금의 날개를 짊어진 채로의 가오가이가가, 마그 암으로 자세를 취한다 거대한 황금의 다섯 손가락을 전방으로 내밀고, 퓨전하는 일곱의 소리가 합쳐진다.
「골디온!! 핑거!!」
그 순간, 합체한 전신 모두가 황금빛으로 빛났다. 이것이, 최후의 결전 툴. 지구 인류가 개발하던 골디언 아머에, 삼중련 태양계에서 골디온 네일의 존재를 알게 된 시시오 라이가가 추가한, 궁극의 황금오지(黃金五指;황금의 다섯 손가락).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묵사발 내는 것과 동시에, 광자변환으로 소립자로 바꿔버리는 최강의 힘.
하지만, 가오가이가 아래의 적은, 그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월면에서 수십기의 제로로보를 재결집시켜, 최후의 결착을 내기 위해서 돌격해온다. 하지만, 그 적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그래. 그것은 일곱번째의 변신태 〈소키우스 테라〉가 합체한 베터맨이다. 새로운 모습―――궁극초생왕 베터맨·카타프락트 테라!
마치, 가오가이가의 카피인 것 처럼, 카타프락트 테라의 오른팔에도, 이형의 거대한 물체가 합체해 있었다.
「뭐야 뭐야…! 흉내내고 자빠진거?」
「베터맨이…… 또 새로운 변신태로!」
경악하는 케이타와 히노키. 하지만, 금색의 빛 속의 가이는 당황하지 않았다.
「동요하지 마! 우리는…… 지지 않아!」
베터맨에 합체된 거대한 팔 소키우스 테라는, 담홍색의 꽃봉우리처럼 보였다.
「피어나……」
그에 무언가를 감지한건지, 와다츠미 속에서, 사쿠라가 떨리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피어나…… 피어나…… 피지 않았으면 하는…… 커다란……」
그 다음은 소리로 나오지 않았다.
『샤라…… 그 힘, 개화해라』
『그래. 라미아……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위해』
라미아와 샤라가 의사를 교감하자, 베터맨은 꽃봉우리를 닮은, 그 오른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이계의 꽃이여…… 활짝 피거라!』
라미아의 의사가 솟구치자, 공간에 샤라의 신음이 울려퍼진다. 동시에 꽃봉우리는 거대한 아니무스 같은 꽃잎을 전개했다. 손가락 처럼 보이는 꽃잎을 펼치자, 베터맨의 전신에서 뿜어지던 오렌지빛의 환염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건 체내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그 사이 타오르던 환염을 대신하여, 그곳에 나타난 거인의 표면색은 백금. 밝게 빛나는 모습 속에서, 오른팔의 꽃잎만이 담홍색으로 물들고, 그 내부는 허무로 이어지는 칠흑의 깊은 어둠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음…… 훌륭하군. 이것이 처음 보는 궁극의 각성』
『온다』
라칸의 감탄을 차단하는 유우야의 경고대로, 머리 위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용자가 다가온다.
『………내가, 시험해볼게』
히이라기의 중력파가, 주변에 부유시킨 제로로보 무리를 고속으로 돌격시켰다. 하나 하나가 용자로보에 필적하는 질량을 지닌 제로 로보들이, 탄환처럼 가오가이가에게 덤벼든다.
「그런걸로…… 우리를 막을 수 있을까!」
가이가 소리치자, 가오가이가는 전방으로 뻗은 오른 손을 펼쳤다.
「빛이 되어라아아!!」
거대한 오른 손바닥이, 제로로보 무리를 한숨에 움켜쥐었다. 아니, 잡힌 것 처럼 보인 순간에는 이미, 강철 덩어리는 모조리 빛으로 변환되어 있었다. 닿지도 않고 차례대로 적을 소멸시킨, 그 손가락 틈새에서는 눈부신 빛의 입자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건 이건…… 다가가는 것 만으로도 위험하겠는데요』
베터맨의 꼬리부분에서, 라이의 의사가 새어나온다. 언제나 품고 있던, 익살맞을 짓을 할 여유는 없다. 눈 앞에 있는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의 권화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미래를 잃게 두지는 않는다…… 비록 바뀌더라도, 우리들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할 뿐』
라미아의 의사가 달려, 백금의 베터맨은, 이형의 오른팔을 쥐고 돌진한다. 이에 맞서 싸우는 황금의 가오가이가도, 거대한 오른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빛이…… 되어라아아아!」
『저 편으로(彼方へ)…… 사라져라(去れ)』
가오가이가가 밝게 빛나는 충격파를 발하며, 베터맨을 거대한 손바닥으로 잡으려 한다. 베터맨도 역시, 암흑의 꽃잎을 펼쳐, 담홍색의 꽃가루와 비슷한 은은한 요기를 풍기며, 이를 받아낸다. 초대형의 오른팔과 오른팔이 정면으로 부딪힌다! 하지만, 초절의 힘과 힘이 격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오가이가가 어둠에 삼켜지는 일도, 베터맨이 빛이 되는 일도 없었다.
「거짓말!? 이 녀석들, 어떤 치트 치고 있는거야!?」
비명과도 같은 케이타의 목소리에, 히노키가 대답했다.
「쇼크웨이브가…… 지워지고 있어!」
어떤 수단을 이용한건지, 그건 히노키도 모른다. 하지만, 몇초 전 제로로보 군단을 단숨에 빛으로 만들어버린 골디언 핑거가, 무효화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눈 앞의 패계의 힘을 지닌 베터맨은, 궁극의 툴을 장비한 가오가이가에게도 필적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고!」
가이가 사념을 진형 내에서 공유하고, 오른팔을 붙잡은 채, 가오가이가가 왼팔을 치켜들었다.
「………가제트 툴!」
척수반사처럼 반응한 카이도가, 가제트 툴을 발동, 초록의 별에서 만들어진 파츠를 재조합하여 왼팔에 맞춰간다.
「제네식 볼트!」
재빨리 반응한 마모루의 외침과 함께, 갤레온의 입에서 에너지 볼트가 사출, 왼팔의 툴의 끄트머리에 장착된다.
「볼팅 드라이버!」
제네식 볼트에 충전된 고밀도의 제네식 오라는, 폭발적인 압력으로 지근거리의 베터맨의 본체를 날려버렸다.
『……무사해? 샤라!』
가쥬마루가 소키우스 테라 내부의 샤라를 신경썼다.
『나는 괜찮아…… 역시, 순서대로 가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는구나』
압도적인 폭압에 전신을 삐걱거리면서도, 솜니움들은 마치 체스나 바둑의 예측을 하듯 반격의 때를 기다린다. 하지만, 가오가이가의 오른쪽 어깨에서, 이미 제2의 볼트가 사출되어 있었다.
「브로큰 볼트!」
삼중련 태양계에서도 사용된 적 없던 볼팅 드라이버용 끝의 파츠――하지만, 브로큰 가오와 퓨전한 르네에게 있어서, 그 기능은 이미 지식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가라, 가이!」
르네의 의도를 깨달은 가이는, 가오가이가를 월면에 아슬아슬한 저공비행을 시켰다. 베터맨도 그 뒤를 뒤쫓아, 소키우스 핸드를 들어올렸다.
『저 너머로――』
「볼팅 드라이버――――엇!」
베터맨의 상세불명의 공격이 쏘아지는걸 기다리지 않고, 가오가이가는 볼팅 드라이버로 그 볼트 파츠를 월면에 쑤셔넣었다! 땅 속에서 작렬한 브로큰 에너지가 거대한 크레이터를 뚫었다. 그 곳에 존재하던 지면은 단숨에 수많은 탄환이 되어, 오른팔을 들어올리던 베터맨에게 덤벼들었다. 월면은 단숨에 소행성대급의 암반격류지옥이 되었지만, 그래도 초생왕은 동요하지 않는다.
『――사라져라』
고속으로 날아오는 암괴를 향해, 베터맨이 그 오른손을 휘둘렀다! 수백미터에 달하는 무수한 질량탄의 폭풍우 속에 휘말려든듯한 베터맨이었으나, 암괴군은 그 직후, 모조리 소멸하고 있었다! 소키우스 핸드의 중앙에는, 무한의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어서, 그곳에 단숨에 빨려들어간 것이다.
브랜치 오더 룸에서 전투 모습을 관측하던 스완이, 뒤돌아보며 보고했다.
「No! 저건 목성에서 기록된 공간의 일그러짐과 동질의 거십니DA!」
재빨리 서브 모니터에 표시시킨 과거 기록영상에서는, 샤라가 발생시킨 "공간을 도약하는 비틀림"에서 베터맨들이 출현하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ST바이패스……」
오더룸 입구 부근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사쿠라가 다시 림피드 채널을 수신한 것 같았다.
「ST바이패스…… 의미하는건 모르겠지만, 그 능력으로 바위덩이를 어딘가로 지워버리고 있었다는건가」
「어이, 양 양반! 어딘가라니 어딘데!」
아카마츠의 물음에 양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알 수 없지. 다만, 월면에서 솟구친 광범위한 바위덩이들을 단숨에 지워버릴 정도의 위력이다. 전에 골디언 핑거가 내쏜 그래비티 쇼크웨이브도, 그 아공간에 모조리 삼켜졌겠지」
「그 말은 그러니까, 이쪽의 공격은,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는건가!?」
「이론상으로는, 그렇게 되겠지……」
아카마츠와 양의 대화에, 일동은 경악했다. 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궁극의 툴을 무효화하는 베터맨의 초능력. 그 충격 탓에, 그들은 놓쳐버렸다. 사쿠라의 중얼거림을――
「푸른 별의 패계왕…… 이제 곧 올거야……」
골디온 핑거도, 브로큰 볼트도 무효화된 지금, 가오가이가는 황금의 날개의 초가속으로 월면에서 이탈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베터맨은 거리를 서서히 좁히며 다가온다. 고속과 고속의 추적은, 조금이나마 베터맨에게 유리하게 보였다. 그 이유를, 르네는 알 수 있었다.
(가이…… 너, 너무 상냥하다고!)
직전의 일격――르네라면, 브로큰 볼트를 베터맨 카타프락트 테라의 체내에 쑤셔박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내부로부터 파괴한다. 대 솔 11 유성주용으로 만들어진 이 툴은,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유성주를 넘는 재생력을 지니는 적에게는 벼락치기에 지나지 않겠지. 월면에 사용하여 암괴를 이용한 공격――그건, 한 때는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같이 싸운 솜니움에 대해, 비정하게 될 수 없는 가이의 상냥함일지도 모른다. 이전의 르네라면, 코웃음치고 있었겠지.
(너 다운걸…… 그 상냥함도, 강함도……)
그리고, 무한하게 이어질것 같았던 추격전 도중――
베터맨이 갑자기 궤도를 바꿨다. 급가속한 진로의 끝에 있는 것은, 와다츠미. GGG 기동완수요새함이 있었다.
「설마…… 베터맨!」
와다츠미의 위기를 깨달은 가이가, 가오가이가를 반전시킨다. 하지만, 위치관계로 보아, 시간에 맞을 것 같지도 않았다.
「베터맨 급속접근! 이대로는 30초 내로 격돌합니다!」
「그 전에 그 공격으로 소멸당하겠군」
엔토우지의 보고에 타이가가 냉정히 대답했다. 아니, 완전히 냉정한 것은 아니다. 그 이마에는 차가운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베터맨을 비추던 메인 스크린에 다른 모습이 비춰졌다.
「네놈들의 목적은 읽었다! GGG를 노리면, 가이들을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겠지!」
베터맨과 와다츠미 사이에 끼어든 것은 킹 제이더! 디비전 플리트를 등으로 지키며, 모든 무장을 조준한다.
「10연 메이저포, 반중간자포, 일제 사격!」
자이언트 메카노이드에게서 무수한 무장이 쏘아지고,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베터맨에게 직격했다.
「ES미사일!」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공격을 늦추지 않는다.
「제이쿼――――스!」
필살의 불의 새가, 전방에서 작렬한 ES미사일로 전송되어, 소키우스의 특기를 빼앗듯 허술했을 적의 후방부로 순간이동해서 직격했다.
――아니, 직격한 것 처럼 보였다.
솔다토 J가 마지막에 본 것은, 베터맨의 오른팔에 피어있는 소키우스의 꽃잎이 펼쳐지며, 제이쿼스와 온갖 에너지를 삼키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 광경은 펼쳐지며―――전고 100m를 넘는 기체를 단숨에 삼켜버린 것이다.
「J, 토모로……!」
카이도의 비통한 절규가 우주에 울려퍼진다. 직전에 ES폭뢰를 발사, 공간이탈을 시도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서, 폭뢰채로 하얀 거함로보의 모습은 이 세계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비극은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킹 제이더를 공간의 틈새로 지워버린 기세도 그대로, 베터맨은 와다츠미에 접근하고 있었다.
「푸른 별의 패계왕…… 올거야…… 올거야……」
브랜치 오더 룸의 구석에서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쿠라의 눈동자는, 다가오는 베터맨을 비추지 않았다. 마치, 푸른 별의 패계왕이란 베터맨과는 다른 무언가다――라고 고하듯.
하지만, 그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었다. 이미 와다츠미에 탑승한 대원들은 모조리, 공간의 틈새에 삼켜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다츠미의 거함채로.
「마모루……군……」
의식이 어둠에 삼켜져 정신을 잃기 전의 하나가, 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통신은 아니고, 림피드 채널도 아니지만, 마모루는 그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아, 아아…… 하나……짱………!」
마모루의 마음이, 너무나도 거대한 상실감과 절망감에 붙잡혔다. 파이널 가오가이가의 중핵에 더블퓨전한 듀 용자. 그 중 한명의 망연자실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가오가이가는 월면 근처 주역에서 경직되어, 그 제어를 잃었다.
「GGG의 모두가……!」
미코토의 목이 메였다.
「아버지……J…… 설마…… 그럴 수가……」
르네도 현실을 직시할 수 없었다.
「라미아……! 어째서…… 어째서……」
히노키가 소리쳤지만, 케이타는 소리도 나오지 않고 숨을 내쉬는게 겨우였다.
「………아…아………!!」
『아직인가……』
라미아가 괴로운 듯 의사를 발했다. 그걸 감지한 유우야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다.
(라미아…… 그렇게까지 하면서, 우리들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해야만 하는걸까―――)
필사적으로 속에 눌러삼킨 슬픔. 자신의 마음으로, 라미아를 현혹시켜서는 안된다는, 유우야의 헌신이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인건지, 라미아는 모든 생각을 억누른 채, 가오가이가에게로 향했다. 소키우스 핸드의 꽃잎이 서서히 펼쳐지며, 전방에서 경직된 가오가이가를 삼키려고 했다!
「대장―――!」
「도망쳐 주세요!」
초AI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움직일 수 없는 가오가이가 속에서, 가이들은 들었다. 오랜 싸움 동안, 계속 함께 싸워왔던, 그 헌신적인 목소리를.
상초룡신이, 빅 볼포그가, 마이크 사운더스 13세가, 격룡신이, 빅 포르코트가, 천룡신이, 성룡신이 뛰어들어온 것이다. 누군가는 가오가이가를 힘껏 밀쳐내고, 누군가는 베터맨에게 몸을 내던지고, 방패가 되며―――
그렇게, 그들 역시 마완 소키우스 테라가 발생시킨 시공의 일그러짐을 통해, 허무의 심연으로 삼켜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가이의 절규와 함께, 가오가이가의 양 눈이 빛났다―――아니, 그건 제네식의 눈에서 뿜어진 빛이 아니다. 파이널 퓨전하고 있는 그――시시오 가이의 양 눈이 빛난 것이다. 불타는 것 처럼 요동치는 오렌지빛으로. 그 색을 감지한 라미아는, 드디어, 드디어 도착했다……라는 감개를 느꼈다.
『눈을 떴나――푸른 별의 패계왕』
(계속)
다음화 2021년 3월 17일(수) 갱신 예정
최근 현실도 바빠진데다가, 그 와중에 타입문넷은 점검으로 문을 닫고, 그 무렵부터 파타 그랑데를 여행하기 시작하면서 정신이 쏙 빠졌네요. 최종화는 22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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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7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최종장
2021. 2. 27. 00:01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일찍이,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은 드디어 귀환하여, 패계왕과의 오랜 싸움도 드디어 결착을 맞이했다.
――하지만, 동화(御伽噺)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푸른 별의 패계왕――
사쿠라의 그 말에 이어서, 오렌지빛 환염(幻炎)에 휩싸인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월면에 출현!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각성인 V2는 출격불능에 빠지고, J-Ark와 최강용자로보군단이 선행. 디비전 플리트 와다츠미는 특수사양의 제네식 머신을 싣고, 운명의 땅으로 향한 것이었다.
「……모두, 준비는 됐어?」
다섯 동료들에게 마모루가 물어봤다. 와다츠미의 주 격납고에서 수긍하는 카이도, 미코토, 르네, 케이타, 히노키. 그들은 지금부터 제네식 머신에 퓨전하여, 월면 알프스 기지의 구원을 하러 가게 된다. 라이가나 양에게서 필요한 정보는 들었고, 남은건 각오를 다질 뿐. 하지만, 누구의 눈동자에도 망설임이나 두려움은 없다. 마모루가 일동에게 말을 꺼내려던 그 때――
「마모루, 발진 전에 중요한걸 잊어버렸다고」
그리 말하며 가로막은 가이가 가리킨 곳으로 돌아보는 마모루. 눈에 보인 것은, 숨을 헐떡이는 사랑스러운 아내의 모습이었다.
「하아아…… 안 늦었어……」
「하나 짱…… 오더 룸에서 달려온거야?」
「미안해, 마모루 군.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와서…… 아무래도, 이 말 만큼은 직접 하고 싶어서……」
「아아…… 응. 들려줘」
「반드시…… 반드시…… 돌아와줘…… 우리들에게」
"우리들"이라고 복수형을 사용한 의미는 분명했다. 마모루는 둘을 안심시키듯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물론이야. 반드시 돌아올게. 괜찮아! 다녀올테니까!」
「다녀……오세요」
하나 역시,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분명, 배 속의 아이도 웃고 있겠지. 그 모습을 보며, 가이와 미코토, 히노키와 케이타. 카이도와 르네도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마모루는 하나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 말하지 않는 제네식 갤레온 앞으로 나아갔다.
「자, 가자…… 갤레온. 난 지금부터, 갤레온의 마음과 하나가 되겠어」
정해모드로 변신한 마모루는 크게 점프했다.
「퓨전!」
뒤를 잇듯, 다섯 동료들이 저마다 제네식 머신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퓨젼!!」
그 무렵, 와다츠미가 급가속으로 향하는 월면에선, 이미 전쟁의 발단이 시작되고 있었다.
「메가! 퓨전!!」
카타프락트의 초격을 버텨낸 초노급 전함이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로 변형한다.
「킹 제이더!!」
100m를 넘는 거체가, 1/6G의 평지에 착지한다. 그 주변에는 용자로보도 모여있다. 상초룡신, 격룡신, 천룡신, 성룡신, 빅 볼포그, 빅 포르코트. 그리고 스튜디오 7를 탄 붐 로보 형태의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용자왕을 제외한 GGG의 모든 전력이 선행해서 온 것이다.
그들과 대처하는건 베터맨 카타프락트. 그리고――
「이런이런, 제로로보까지 이끌고 있다는건, 이유는 어쨌든, 베터맨이 패계왕이 되어버린건 틀림없는 것 같은걸, 동기(ご同輩)」
냉정한 첩보부 콤비가 상황을 분석했다.
「확실히…… 관측 범위에 26체. 모두 내부에서 생체반응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트리니티 컬러의 기체도 자세를 취했다.
「제로로보는 우리가 맡겠어. 킹 제이더는 패계왕을 부탁한다!」
「좋다. 패계왕의 상대, 바라는 바다!」
상초룡신의 말에 즉답하는 것과 동시에, 오른팔의 조준을 취하는 킹 제이더. 패계왕의 재림이라는 사태도, 전사의 정신에 있어선, 갈망을 충족시키는 경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대하는 솜니움들에게는 다른 기대가 있는 것 같았다.
『음…… 어중이 떠중이 기계인형들 뿐인 것 같군』
카타프락트의 양 어깨와 등의 플라잉 샤벨을 구성하는 오우그 속의 라칸이 의사를 달렸다.
『용자왕은 없어! 노림수대로야!』
응한 것은 날개를 담당하는 가쥬마루. 노림수대로라는건, 겨우 몇시간 전 그들이 취한 공작을 말하는 것이다.
GGG 오비트 베이스에서 가오머신과 각성인 V2를 가동할 수 없게 된 비상사태―― 그것은, 그들 7체의 솜니움들이 일으킨 일이었다. 샤라가 소키우스의 열매로 열어낸 ST바이패스로 우주기지에 나타난 일곱은, 히이라기의 괴력으로 폐쇄 격벽을 비틀어 열고 격납고에 침입. 대인센서는 유우야, 조우한 목격자는 라미아. 각각의 펙토포레스를 통한 조작으로 기록에도 기억에도 그들의 존재는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라칸이 Sanctus로 가오머신의 G리퀴드나 각성인 V2의 링커젤을 강년물질과 융합시켜서, 그 기체들은 출격불가능하게 되었다. 한편, 라이와 가쥬마루가 카나야고 속에서 동일한 공작을 실시하여, 현재 상황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하기 위하여』
라미아의 의사는, 일곱 모두에게 공통된 숙원.
『음…… 기분은 어떤가? 옛된 자여』
『걱정할 필요 없다. 라칸. 새벽의 영기를 통해, 오르투스에 대한 내성도 충분히 갖춰졌다. 카타프락트의 핵을 담당하더라도, 그리 간단히 재로 돌아갈 일은 없다』
오르투스(Ortus)―― 그것은, 일찍이 원흉 된 자 〈칸켈〉을 멸했을 때, 라미아가 단 한번 먹은 열매다. 라미아가 내성을 지닌 열매 중에서도 가장 강대한 힘을 지닌 포르테의 열매를 3개 합성하여 얻는 특수한 아니무스. 그것이 오르투스 열매다. 라칸의 비술로 포르테도 입수가 쉬워져서, 희소한 열매가 맺힌 것이다. 변신 후에는, 자력으로 눈을 뜨는게 힘들 정도로 오랜 잠을 필요로 하게 될 만큼, 솜니움 본체의 소모가 현저하게 드러나는 오르투스. 하지만, 오르투스와 트리플 제로를 중첩하여, 지금은 한계 없는 최강의 베터맨이 완성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다. 찾아올 숙전에서 이기기 위해, 라미아가 선택한, 가장 Better한 선택수단―― 그 구현화다.
『음…… 그 각오, 지켜보지』
라칸의 말의 의미를 깨달은 유우야의 의사가 흔들린다.
『라미아……』
림피드 채널은, 말을 나누는 것 보다 대량의 정보를 교환한다. 지금까지의 의사의 교감도, 눈 깜빡일 사이에 행해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카타프락트의 눈 앞에 다가온 것이 있다. 킹 제이더가 오른팔에서 쏘아낸 필살의 일격―― 제이쿼스!
라미아도 라칸도 그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오르투스, 오우그, 투르바, 아리만, 폰두스, 루메의 합성체인 카타프락트는 날개를 펄럭이며, 진공의 월면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빠르다!」
신속의 전사 솔다토 J도 아연실색해질 정도의 스피드로, 카타프락트는 제이쿼스를 회피했다. 이 때는 이미, 용자로보들은 다가오는 제로로보군과의 교전상태에 돌입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과 귀――의 기능을 지닌 센서도 그에 못박혔다.
「OH! 뭔놈의 High-Speed냐GO!」
「마이크 군, 피해!」
천룡신이, 카타프락트의 비상을 넋을 잃고 보는 마이크에게 경고했다. 킹 제이더의 일격을 아슬아슬 피한 카타프락트가 투르바의 날개 개구부에서, 무수한 초압축 산소탄을 발사했다. 조금 전에야 J-Ark의 두꺼운 함저부 장갑으로 받아냈지만, 용자들의 기체로는, 도저히 버틸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강력한 충격이 다가온다.
「미러실드!」
「프로텍트 프로텍터!」
「크리스탈 실드!」
어떤 자는 방어장비를 쥐고, 또 어떤 자는 고기동으로 이탈한다. 하지만――
「크아아악, 미러실드가!」
「그럴수가!」
「꺄아아아!」
용신들의 방어방패가 부숴지고, 빅 볼포그와 빅 포르코트는 동체에 직격을 받았다. 간신히 상처가 없는건, 천룡신의 경고를 받은 마이크 뿐이지만, 대신 민첩한 스튜디오 7이 일격에 폭산한지라, 다음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단숨에 용자로보군단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무슨 위력이지! 틀림없어. 역시 저 녀석은……」
격룡신의 말을 듣고, 상초룡신이 수긍했다.
「아아, 트리플 제로로 강화되어 있어……!」
우주공간에 떠도는, 오렌지빛의 환염을 두른 카타프락트. 용자로보의 기체는 림피드 채널을 수신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솜니움도 통신파를 감청할 수 없다. 이 곳에서, 양쪽 모두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킹 제이더는, 초압축산소탄 세례도 제네레이팅 아머로 버텨내고 있었다.
「내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유감이군…… 솜니움」
자이언트 메카노이드가 바라보는 카타프락트의 머리 부분――포르테가 오르투스로 레벨업했다고 해도, 합체상태로는 외관에 차이가 없다――이 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계속 말해봐라. 라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오른팔로 돌아온 제이쿼스를 장착한 하얀 거대로보도, 암흑의 상공에 출렁이는 오렌지 빛의 마의 모습(魔姿)을 노려본다.
「너희들은 전사로 같이 있기에 족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시기가 되어서,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받아들이고 있었을줄이야!」
단언하고는, 킹 제이더는 전신의 스라스터를 분화, 부상했다.
「하지만…… 내게도 패계왕이 되었던 마찬가지 과거가 있다. 아르마나 가이에게의 빚, 너를 구하는 것으로 갚도록 하지!」
폭발적인 대추력의 돌진에 몸을 맡겨, 오른손을 카타프락트에 꽂아넣는 킹 제이더!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그 일격은 흉부 중앙에 제대로 쑤셔박혔다! 5연메이저포와 반중간자포를 제로거리로 발사하면, 숨통을 끊을 수 있는 태세다.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딱히 방어자세를 취하지도 않는, 라미아의 냉정한 의사가, 솔다토 J에게 흘러들었다. 거기에 고통의 영향은 없다.
『――우리들의 혼은, 새벽의 영기에 침식되지 않았다』
「뭐라고―――!?」
그 의사가 의미하는 것을 솔다토 J가 경악한 순간――카타프락트가 터져나갔다. 아니, 라칸의 Pectophores Sanctus를 통한 합체를 푼 것이다. 여섯 솜니움 변신태(変身態)가 전 방향에서 킹제이더에게 다가온다.
트리플 제로를 두른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이, 아리만의 찌르기가, 투르바의 날개가, 폰두스의 초중력파가, 루메의 초진동이, 그리고 오르투스의 주먹이, 킹 제이더의 전신에 때려박힌다.
「크으으윽!」
제네레이팅 아머로 방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공격을 전신으로 받아낸 충격은 헤아릴 수 없다. 그래도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는 흔들림 없이 버텨냈다.
『호오, 굉장하군요. 역시 차원 너머에서 찾아온 내방자!』
『쓸데없는 말 하지 마, 라이! 다음 공격이다!』
폭풍 같은 가쥬마루의 공격적인 의사. 그건 그들 여섯의 합의인 것 같기도 했다. 다음의 치명의 일격을 쏘기 위해, 솜니움들은 일단 킹 제이더들에게서 떨어져서, 다시 기세를 붙여 돌격한다.
「얕보지 마라…… 여기서 쓰러진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당할쏘냐!」
머리 위와 좌우와 전후와 아래―― 전방향의 무장을 준비한 킹 제이더! 하지만, 그게 쏘아지기 전, 여섯 그림자가 진공공간을 달려나갔다!
「J ……지키겠어!」
카이도의 절규가 울려퍼진다. 간발의 차로, 투르바에게 돌격한 것은, 초고속으로 날아온 가제트 가오다! 이어서 오우그에게 브로큰 가오가! 루메에게 프로텍트 가오가! 폰두스에게 스트레이트 가오가! 아리만에게 스파이럴 가오가! 그리고 오르투스에게 제네식 갤레온이 힘차게 들이받았다!
「……제네식 머신!」
월면에 내팽겨쳐진 빅 볼포그가, 상공에서 전개된 6대 6의 격돌에 감탄해했다.
여섯이 퓨전한 제네식 머신 전기가 와다츠미에서 출발, 렙톤 트래블러를 웃도는 급가속으로 날아든 것이다.
「히야~ 역시 링커 젤! 이런 강한 G도 버텨내버리잖아!」
높은 G도 버텨낸 케이타가, 스파이럴 가오 내부에서 쾌재를 울렸다. 양 박사들이 기체와 인체의 신경전달을 원활하게 이끌기 위해서 각 기체 내부에 충전한 링커 젤이 충격흡수제로서도 충분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맨몸인 케이타나 히노키가 전투기동을 버틸 수 없었겠지.
「이것이 이성문명과의 뉴럴 네트워크…… 방대한 지식이 계속 흘러들어와……!」
케이타와는 다른 흥분을 느끼고 있는건 히노키다. 퓨전하여, 스트레이트 가오와의 제어 중추와 뇌신경의 접속으로 인해 미지의 정보가 홍수처럼 머리속을 휘몰아친다. 생체의공학자로서의 직감이 고하고 있었다. 머지 않아 이걸 체계적으로 해명할 수 있다면, 인류문명은 비약적으로 진보할 거라는걸!
월면상공의 우주공간에 춤추는 여섯의 이형생물진과 여섯의 이성 머신 부대. 각각 생명진화의 최첨단과 기계문명의 도달점이라 해도 좋을, 틀림없는 힘의 결정. 스피드와 스피드. 파워와 파워. 다섯의 부딪힘은 호각으로 보였지만, 단 하나.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한 싸움이 있었다.
『빛 된 자여…… 오르투스의 창세의 힘에, 저항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크윽. 지금까지의 라미아하고는 전혀 달라……!」
제네식 갤레온의 중추와 일체화된 마모루는, 일방적인 방어전에 몰리고 있었다. 트리플 제로로 인해 배가된 오르투스의 힘은, 지금까지 목격해온 베터맨 변신태와는 차원이 다른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마모루! 나도 함께 싸우겠어!」
「알았어, 가이 형!」
마모루가 수긍한 순간, 오르투스는 이미 제네식 갤레온의 등 뒤에 있었다. 물질은 커녕, 에너지나 생체 유전정보를 분해, 소실로 이끄는 필멸의 더블 파이어링 샤벨을 꽂아내려, 머리 부분에 내리찍는다. 하지만, 짐승의 사각――등 뒤로 돌아갈 거라는건 예측되어 있었다.
「――당할까보냐!」
마모루는 자신의 전신이 된 기계의 사지 제어 스라스터를 구사하여, 허공에서 뛰어오른다. 필멸의 일격을 피해진 오르투스가 밸런스를 잃은 순간, 제네식 갤레온의 입에서 뛰쳐나온 사람 그림자.
「라미아! 네 천적은 여기 있다!」
전신을 녹색으로 빛낸 에볼류더. GGG 그린 장관이며 기동대장, 시시오 가이다!
「퓨전!」
오르투스가 몸을 뒤집는 것 보다 빨리, 하얀 백수의 왕의 기체에 초진화인류가 그 몸을 회전시키며 일체가 되어, 인간형 메카노이드로 변형해갔다.
「가이가!」
지금, 제네식 갤레온은, 두 용자, 마모루와 가이와 더블 퓨전한 것에 의해, 제네식 가이가. 아니, 파이널 가이가로 진화한 것이다!
「굉장한걸…… 이것이 더블 퓨전! 엄청난 힘이, 전신에 흘러넘치고 있어!」
「…… 으, 응」
가이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마모루는 가벼운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같이 퓨전하였기에, 지금 가이와 마모루는 하나의 메카노이드로 일체화되어 있다. 그렇기에 느껴지는 희미한 위화감. 하지만, 그 감각이 날아가듯, 눈 앞의 오르투스에서 찔러오는 듯한 의사가 쏘아졌다.
『원흉 된 자여…… 아직 부족하다. 너의 진정한 힘을 보여봐라!』
「그런 말 듣지 않아도 그럴거다! 하지만 라미아…… 아니, 패계왕! 들려줘라. 너희들은 왜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한거지!」
『――침식 따윈, 되지 않았다』
가이의 질문에, 오렌지빛의 오라를 뿜으면서도, 라미아의 의사가 대답했다.
『우리들의 혼은, 우리들의 것이다』
「패계왕은 아니라는건가! 하지만, 그 힘은――」
「……Z마스터와의 결전을 떠올려라, 가이」
그렇게 고한 것은, 전신에 깊은 상처를 입은 킹 제이더, 그 내부에 메가퓨전한 솔다토 J다.
「그 때, 나와 용자들은 더 파워의 힘을 몸에 깃들여 싸웠다. 하지만, 마음까지 침식당하지는 않았지」
「즉, 더 파워의…… 아니, 트리플 제로의 힘 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건가! 하지만, 제어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을텐데!」
『음… 그것은 다르다, 용자의 왕이여』
J와 가이의 대화에 끼어든 것은 라칸이다. 라미아들과 함께 싸우지면, 그의 본질은 연구자이며 탐구자. 그리고, 지금까지 패계의 권속과의 싸움 도중 거듭해온 수많은 실험들을, 저속촬영 기록영상처럼 의식의 파장에 흘러보냈다.
「이것은…… 베터맨의 실험!?」
프로텍트 가오에 퓨전하던 미코토가 반응했다.
「칫, 바이오네트의 괴인들을 개조하는 것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걸」
브로큰 가오의 르네도 혐오감을 드러냈다.
――영상 속, 세풀크룸의 속에서, 라칸이 실시하고 있었던 것은, 여러 동물을 이용한 생체실험이었다. 패계의 권속과의 전투 도중에 채취한 트리플 제로에, 일부러 동물을 침식시켜보는 것으로, 권속으로 화하는 프로세스를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Pectophores에 의한 정해의 비술도 짜낸 것 같았다――
「나, 나와 히노키가…… 가오가이고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베터맨 덕분인거야!?」
케이타도 링커 젤을 개입하여, 림피드 채널을 통해 선명한 영상을 수신하고 있었다. 2005년으로 옮겨지기 전, 패계의 권속이 되었던 그들이, 2017년에 귀환했을 때에는 흔적도 없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그것은, 라칸의 손에 의한 것이었다.
『음… 그런 거다. 그 능력의 응용으로, 정신에의 침식을 막고, 힘만을 이용할 방법을 짜냈다는거지』
트리플 제로는 의사가 없는 우주의 섭리 자체인 자연현상. 그건 우주를 탄생시켜서 종언으로 이끈다. 무한의 창생과 무한의 붕괴라는 양극단의 능력을 지닌 오르투스는, 그 닮은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인 탓에 공생이 가능한 것이다.
「그 힘을 손에 넣어, 무엇을 하려고 하는거지!?」
가이는 패계왕을 캐물었다. 아니, 눈 앞의 존재는 이미, 패계왕을 넘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패계의 제왕!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위해서다. 에볼류더』
라미아의 머리속에 떠오른, 어떤 광경. 그것이 가이들에게도 전달되어왔다.
――아름답지만, 하지만 불길한 경치. 조금 전까지 UN 알프스 기지였던 곳이, 화원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사람들의 사체를 모판삼아 피어나는 아니무스의 꽃밭. 기지에 상주된 관측원들이 전원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그 얼굴에서 아니무스의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라샤드!」
머리속에 보내져온 광경에 히노키가 비명을 질렀다. 관측원 라샤드 신은, 히노키가 GGG에 입대하는 연수를 받았을 당시의 동기. 미소가 상냥한 연상의 친구였다. 그 명랑했던 얼굴을, 아니무스의 뿌리가 빽빽히 뒤덮고 있었다.
「라미아…… 당신이, 이런 일을……」
『사람은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솜니움은, 시간과 함께 멸망을 향할 수 밖에 없다. 우리들에게는 필요한 거다. 아니무스가 자라고, 꽃을 피워서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목장이……』
히노키는 충격을 받았다. 타마라와 프리클에 대한 치료는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만약, 인류가 알저논을 극복할 수 있는게 예견되었다면, 자신의 연구가, 베터맨에게서 식량을 빼앗아, 이런 계획을 불러버린게 아닐까 하고.
「나 떄문……에……」
「녀석의 의사에 유혹되지 마!」
가이의 힘찬 말에도, 히노키의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아니, 그녀만이 아니다. 케이타는 물론이고 마모루와 카이도도 지금까지의 패계왕과의 싸움에서 솜니움에게 전우라는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그 탓에 이 아래의 월면기지 내부에서 행해지는 "참상"은 충격적인 배신이며, 전의조차 잃어버릴 정도로, 분노와 슬픔조차 넘은 경악스러운 장면이었다.
「솜니움은, ……인간과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거야……?」
마모루가 절망을 느낀 순간, 힘찬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당황하지 마라! 용자 제군!」
그 곳에 나타난 것은 와다츠미. 드디어 달에 도착한 기동완수요새함에서, 타이가 특무장관이 말을 걸어온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GGG는, 항상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는 상대와 싸워왔다. 그것이 지구외 지성체라 할지라도, 전 우주규모의 자연재해더라도, 바뀌는 것은 없다. 비록 베터맨이, 같은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난 이웃이라 하더라도, 생명을 위협한다면 같다! 화해의 방법을 잃었다면, 싸워야만 한다! 우리들은 싸운다……
생명이 있는 한!!」
브랜치 오더 룸의 스탭 일동들이 수긍했다. 아카마츠, 라이가, 양, 휴마, 기동부대를 서포트하는 하나와 알루에트, 오퍼레이터 들. 요양중인 타마라와 프리클을 제외한 메인 스탭 전원이 모여있었다. 전원이 같은 마음으로, 그들의 시선을 받아, 타이가가 역대 최대의, 포후같은 지령을 내렸다.
「최종 파이널 퓨전――승인!」
타이가의 지령을 받아, EM토네이도를 발생시키며 격벽을 만들어낸 파이널 가이가의 주변에 제네식 머신이 춤춘다.
「파이널 오브!」
주변의 동료들의 존재를 느낀 가이가 소리친다. 그리고 마모루가, 카이도가, 르네가, 미코토가, 케이타가, 히노키가 다음 말을 동시에 외쳤다.
「――파이널 퓨전!!」
파이널 오브 파이널 퓨전! 여섯 멋니은 하나의 파괴신으로 합체해간다. 그건 이미 기원기(起源機)가 아니라, 여러 살아있는 혼이 융합하여, 진화를 이룩한 최종기수(最終機獣)!
하지만, 그와 맞춰 거울같은 현상이, 그들의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Pectophores Sanctus』
베터맨 오우그의 중앙부의 흉선에서, 무지개빛의 입자가 뿜어진다. 그것은 자신을 포함한 솜니움 변신태들에게 쏟아져서, 퍼즐처럼 구조가 짜맞춰져간다.
『어울려져라(アワサレ)!』
그리고 오르투스 속에서, 라미아는 양 손에, 오렌지빛을 두른 네브라의 열매와 아쿠아의 열매를 쥐고 있었다.
『우리들도 솜니움의 존망을 걸고, 전력을 다해서, 이 최종결전에 도전하겠다……』
우걱우걱. 라미아는 두 열매를 베어물며, 자신의 몸으로 흡수했다. 안 그래도 3개의 포르테의 열매를 합성한 오르투스를 형성한 상태에서, 트리플 제로를 통해 더욱 더 합성변신태로, 그 모습은 진화해간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라미아의 깊고 강하며 용맹스러운 소리와 함께, 오르투스의 체표의 흑(黑)에, 힘찬 붉은색이나, 안개 같은 보라빛이나, 심해 같은 푸른 모양이, 아름답게 빛나며 달려간다. 그건 복잡한 퍼즐을 조립하듯, 다른 다섯 변신태와 합쳐져, 거대한 초거체로 합체해갔다. 그리고 신성하게, 두 거신은 완성되었다!
「가오―가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월면상에서는 용자로보군단이 군집된 제로로보와 싸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순간적으로 싸움을 잊고, 머리 위에 출현한 둘의 모습에 정신을 빼앗겼다.
「저것이…… 일곱 생명과 융합한 최후의 가오가이가!」
「그리고…… 패계와 공생을 이룩한 최강합체 베터맨!」
용자들의 감개가 개막을 알리는 징이라는 듯,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은 서로를 향해 돌격해갔다. 수백m는 떨어져 있던 거리가 단숨에 줄어들어, 양자가 격돌하려던 순간, 베터맨의 오른손이 가오가이가의 왼팔을 잡고, 내밀어진 가오가이가의 오른 주먹은 베터맨의 왼 손바닥으로 가로막히고 있었다.
대항하는 초력(超力)과 초력! 기묘한 교착을 메인 스크린으로 본 아카마츠는, 나란히 앉아있는 하나와 알루에트를 바라봤다.
「시작됐다! G아머의 준비는!」
「앞으로 70s에 시스템 인스톨이 완료!」
「좋아. 그렇게 되면 이긴거나 다름없지!」
아카마츠는 자신의 오른주먹을 왼손바닥에 부딪혔다. 가오파이가용으로 준비해둔 최후의 TOOL은, 패계왕 제네식과의 결전에는 늦었다. 하지만 아카마츠나 양, 그리고 Doktor 아. 개발에 관련된 사람들의 총의로, 제네식 가오가아용으로 사양을 변경하여 완성시키게 되었다. 거기에 라이가가 당초 예정에 없었던 신기능을 추가, 상정조차 하지 않던 형태로 실전에 투입되게 된 것이다.
「봐라, 베터맨…… 우리 인간을 모판으로 삼아 양식장을 만들려고 하더라도, 그렇게는 안 된다!」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의 결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월면 알프스 기지 내부에서는, 아니무스의 꽃밭에 머무는 7인째의 베터맨. 샤라가 동포들의 싸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손에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듯한 칠흑의 열매가 쥐어져 있었다.
『드디어, 이걸 사용할 때가 왔어……』
그 열매의 이름은, 소키우스 테라. 그 남극결전 때, 라미아에게 궤뚫려 사망한 데우스에게 맺힌 아니무스였다. 자신의 몸에 템푸스의 열매를 맺으며 공생하는 특이체질인 솜니움은, 그 죽는 순간에도, 이 터무니없는 이형의 열매를 남겼던 것이다. 샤라의 입술이, 소키우스 테라의 열매에 닿으려는 순간――
와다츠미에서 알루에트가 날카롭게 보고하고 있었다.
「G아머, 기동준비 완료!」
그 보고를 통신파 너머로 들은 GGG 그린 장관이 외쳤다.
GGG 블루 장관이 이어지는 말을 소리쳤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특무장관이 울부짖었다.
다음화 2021년 2월 26일(금) 2021년 3월 1일(월) 갱신 예정
일찍이,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은 드디어 귀환하여, 패계왕과의 오랜 싸움도 드디어 결착을 맞이했다.
――하지만, 동화(御伽噺)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푸른 별의 패계왕――
사쿠라의 그 말에 이어서, 오렌지빛 환염(幻炎)에 휩싸인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월면에 출현!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각성인 V2는 출격불능에 빠지고, J-Ark와 최강용자로보군단이 선행. 디비전 플리트 와다츠미는 특수사양의 제네식 머신을 싣고, 운명의 땅으로 향한 것이었다.
FINAL of ALL 対 -VERSUS- A.D. 2017 (3)
6(承-前)
「……모두, 준비는 됐어?」
다섯 동료들에게 마모루가 물어봤다. 와다츠미의 주 격납고에서 수긍하는 카이도, 미코토, 르네, 케이타, 히노키. 그들은 지금부터 제네식 머신에 퓨전하여, 월면 알프스 기지의 구원을 하러 가게 된다. 라이가나 양에게서 필요한 정보는 들었고, 남은건 각오를 다질 뿐. 하지만, 누구의 눈동자에도 망설임이나 두려움은 없다. 마모루가 일동에게 말을 꺼내려던 그 때――
「마모루, 발진 전에 중요한걸 잊어버렸다고」
그리 말하며 가로막은 가이가 가리킨 곳으로 돌아보는 마모루. 눈에 보인 것은, 숨을 헐떡이는 사랑스러운 아내의 모습이었다.
「하아아…… 안 늦었어……」
「하나 짱…… 오더 룸에서 달려온거야?」
「미안해, 마모루 군.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와서…… 아무래도, 이 말 만큼은 직접 하고 싶어서……」
「아아…… 응. 들려줘」
「반드시…… 반드시…… 돌아와줘…… 우리들에게」
"우리들"이라고 복수형을 사용한 의미는 분명했다. 마모루는 둘을 안심시키듯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물론이야. 반드시 돌아올게. 괜찮아! 다녀올테니까!」
「다녀……오세요」
하나 역시,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분명, 배 속의 아이도 웃고 있겠지. 그 모습을 보며, 가이와 미코토, 히노키와 케이타. 카이도와 르네도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마모루는 하나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 말하지 않는 제네식 갤레온 앞으로 나아갔다.
「자, 가자…… 갤레온. 난 지금부터, 갤레온의 마음과 하나가 되겠어」
정해모드로 변신한 마모루는 크게 점프했다.
「퓨전!」
뒤를 잇듯, 다섯 동료들이 저마다 제네식 머신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퓨젼!!」
그 무렵, 와다츠미가 급가속으로 향하는 월면에선, 이미 전쟁의 발단이 시작되고 있었다.
「메가! 퓨전!!」
카타프락트의 초격을 버텨낸 초노급 전함이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로 변형한다.
「킹 제이더!!」
100m를 넘는 거체가, 1/6G의 평지에 착지한다. 그 주변에는 용자로보도 모여있다. 상초룡신, 격룡신, 천룡신, 성룡신, 빅 볼포그, 빅 포르코트. 그리고 스튜디오 7를 탄 붐 로보 형태의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용자왕을 제외한 GGG의 모든 전력이 선행해서 온 것이다.
그들과 대처하는건 베터맨 카타프락트. 그리고――
「이런이런, 제로로보까지 이끌고 있다는건, 이유는 어쨌든, 베터맨이 패계왕이 되어버린건 틀림없는 것 같은걸, 동기(ご同輩)」
냉정한 첩보부 콤비가 상황을 분석했다.
「확실히…… 관측 범위에 26체. 모두 내부에서 생체반응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트리니티 컬러의 기체도 자세를 취했다.
「제로로보는 우리가 맡겠어. 킹 제이더는 패계왕을 부탁한다!」
「좋다. 패계왕의 상대, 바라는 바다!」
상초룡신의 말에 즉답하는 것과 동시에, 오른팔의 조준을 취하는 킹 제이더. 패계왕의 재림이라는 사태도, 전사의 정신에 있어선, 갈망을 충족시키는 경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대하는 솜니움들에게는 다른 기대가 있는 것 같았다.
『음…… 어중이 떠중이 기계인형들 뿐인 것 같군』
카타프락트의 양 어깨와 등의 플라잉 샤벨을 구성하는 오우그 속의 라칸이 의사를 달렸다.
『용자왕은 없어! 노림수대로야!』
응한 것은 날개를 담당하는 가쥬마루. 노림수대로라는건, 겨우 몇시간 전 그들이 취한 공작을 말하는 것이다.
GGG 오비트 베이스에서 가오머신과 각성인 V2를 가동할 수 없게 된 비상사태―― 그것은, 그들 7체의 솜니움들이 일으킨 일이었다. 샤라가 소키우스의 열매로 열어낸 ST바이패스로 우주기지에 나타난 일곱은, 히이라기의 괴력으로 폐쇄 격벽을 비틀어 열고 격납고에 침입. 대인센서는 유우야, 조우한 목격자는 라미아. 각각의 펙토포레스를 통한 조작으로 기록에도 기억에도 그들의 존재는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라칸이 Sanctus로 가오머신의 G리퀴드나 각성인 V2의 링커젤을 강년물질과 융합시켜서, 그 기체들은 출격불가능하게 되었다. 한편, 라이와 가쥬마루가 카나야고 속에서 동일한 공작을 실시하여, 현재 상황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하기 위하여』
라미아의 의사는, 일곱 모두에게 공통된 숙원.
『음…… 기분은 어떤가? 옛된 자여』
『걱정할 필요 없다. 라칸. 새벽의 영기를 통해, 오르투스에 대한 내성도 충분히 갖춰졌다. 카타프락트의 핵을 담당하더라도, 그리 간단히 재로 돌아갈 일은 없다』
오르투스(Ortus)―― 그것은, 일찍이 원흉 된 자 〈칸켈〉을 멸했을 때, 라미아가 단 한번 먹은 열매다. 라미아가 내성을 지닌 열매 중에서도 가장 강대한 힘을 지닌 포르테의 열매를 3개 합성하여 얻는 특수한 아니무스. 그것이 오르투스 열매다. 라칸의 비술로 포르테도 입수가 쉬워져서, 희소한 열매가 맺힌 것이다. 변신 후에는, 자력으로 눈을 뜨는게 힘들 정도로 오랜 잠을 필요로 하게 될 만큼, 솜니움 본체의 소모가 현저하게 드러나는 오르투스. 하지만, 오르투스와 트리플 제로를 중첩하여, 지금은 한계 없는 최강의 베터맨이 완성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다. 찾아올 숙전에서 이기기 위해, 라미아가 선택한, 가장 Better한 선택수단―― 그 구현화다.
『음…… 그 각오, 지켜보지』
라칸의 말의 의미를 깨달은 유우야의 의사가 흔들린다.
『라미아……』
림피드 채널은, 말을 나누는 것 보다 대량의 정보를 교환한다. 지금까지의 의사의 교감도, 눈 깜빡일 사이에 행해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카타프락트의 눈 앞에 다가온 것이 있다. 킹 제이더가 오른팔에서 쏘아낸 필살의 일격―― 제이쿼스!
라미아도 라칸도 그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오르투스, 오우그, 투르바, 아리만, 폰두스, 루메의 합성체인 카타프락트는 날개를 펄럭이며, 진공의 월면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빠르다!」
신속의 전사 솔다토 J도 아연실색해질 정도의 스피드로, 카타프락트는 제이쿼스를 회피했다. 이 때는 이미, 용자로보들은 다가오는 제로로보군과의 교전상태에 돌입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과 귀――의 기능을 지닌 센서도 그에 못박혔다.
「OH! 뭔놈의 High-Speed냐GO!」
「마이크 군, 피해!」
천룡신이, 카타프락트의 비상을 넋을 잃고 보는 마이크에게 경고했다. 킹 제이더의 일격을 아슬아슬 피한 카타프락트가 투르바의 날개 개구부에서, 무수한 초압축 산소탄을 발사했다. 조금 전에야 J-Ark의 두꺼운 함저부 장갑으로 받아냈지만, 용자들의 기체로는, 도저히 버틸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강력한 충격이 다가온다.
「미러실드!」
「프로텍트 프로텍터!」
「크리스탈 실드!」
어떤 자는 방어장비를 쥐고, 또 어떤 자는 고기동으로 이탈한다. 하지만――
「크아아악, 미러실드가!」
「그럴수가!」
「꺄아아아!」
용신들의 방어방패가 부숴지고, 빅 볼포그와 빅 포르코트는 동체에 직격을 받았다. 간신히 상처가 없는건, 천룡신의 경고를 받은 마이크 뿐이지만, 대신 민첩한 스튜디오 7이 일격에 폭산한지라, 다음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단숨에 용자로보군단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무슨 위력이지! 틀림없어. 역시 저 녀석은……」
격룡신의 말을 듣고, 상초룡신이 수긍했다.
「아아, 트리플 제로로 강화되어 있어……!」
우주공간에 떠도는, 오렌지빛의 환염을 두른 카타프락트. 용자로보의 기체는 림피드 채널을 수신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솜니움도 통신파를 감청할 수 없다. 이 곳에서, 양쪽 모두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킹 제이더는, 초압축산소탄 세례도 제네레이팅 아머로 버텨내고 있었다.
「내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유감이군…… 솜니움」
자이언트 메카노이드가 바라보는 카타프락트의 머리 부분――포르테가 오르투스로 레벨업했다고 해도, 합체상태로는 외관에 차이가 없다――이 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계속 말해봐라. 라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오른팔로 돌아온 제이쿼스를 장착한 하얀 거대로보도, 암흑의 상공에 출렁이는 오렌지 빛의 마의 모습(魔姿)을 노려본다.
「너희들은 전사로 같이 있기에 족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시기가 되어서,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받아들이고 있었을줄이야!」
단언하고는, 킹 제이더는 전신의 스라스터를 분화, 부상했다.
「하지만…… 내게도 패계왕이 되었던 마찬가지 과거가 있다. 아르마나 가이에게의 빚, 너를 구하는 것으로 갚도록 하지!」
폭발적인 대추력의 돌진에 몸을 맡겨, 오른손을 카타프락트에 꽂아넣는 킹 제이더!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그 일격은 흉부 중앙에 제대로 쑤셔박혔다! 5연메이저포와 반중간자포를 제로거리로 발사하면, 숨통을 끊을 수 있는 태세다.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딱히 방어자세를 취하지도 않는, 라미아의 냉정한 의사가, 솔다토 J에게 흘러들었다. 거기에 고통의 영향은 없다.
『――우리들의 혼은, 새벽의 영기에 침식되지 않았다』
「뭐라고―――!?」
그 의사가 의미하는 것을 솔다토 J가 경악한 순간――카타프락트가 터져나갔다. 아니, 라칸의 Pectophores Sanctus를 통한 합체를 푼 것이다. 여섯 솜니움 변신태(変身態)가 전 방향에서 킹제이더에게 다가온다.
트리플 제로를 두른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이, 아리만의 찌르기가, 투르바의 날개가, 폰두스의 초중력파가, 루메의 초진동이, 그리고 오르투스의 주먹이, 킹 제이더의 전신에 때려박힌다.
「크으으윽!」
제네레이팅 아머로 방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공격을 전신으로 받아낸 충격은 헤아릴 수 없다. 그래도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는 흔들림 없이 버텨냈다.
『호오, 굉장하군요. 역시 차원 너머에서 찾아온 내방자!』
『쓸데없는 말 하지 마, 라이! 다음 공격이다!』
폭풍 같은 가쥬마루의 공격적인 의사. 그건 그들 여섯의 합의인 것 같기도 했다. 다음의 치명의 일격을 쏘기 위해, 솜니움들은 일단 킹 제이더들에게서 떨어져서, 다시 기세를 붙여 돌격한다.
「얕보지 마라…… 여기서 쓰러진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당할쏘냐!」
머리 위와 좌우와 전후와 아래―― 전방향의 무장을 준비한 킹 제이더! 하지만, 그게 쏘아지기 전, 여섯 그림자가 진공공간을 달려나갔다!
「J ……지키겠어!」
카이도의 절규가 울려퍼진다. 간발의 차로, 투르바에게 돌격한 것은, 초고속으로 날아온 가제트 가오다! 이어서 오우그에게 브로큰 가오가! 루메에게 프로텍트 가오가! 폰두스에게 스트레이트 가오가! 아리만에게 스파이럴 가오가! 그리고 오르투스에게 제네식 갤레온이 힘차게 들이받았다!
「……제네식 머신!」
월면에 내팽겨쳐진 빅 볼포그가, 상공에서 전개된 6대 6의 격돌에 감탄해했다.
여섯이 퓨전한 제네식 머신 전기가 와다츠미에서 출발, 렙톤 트래블러를 웃도는 급가속으로 날아든 것이다.
「히야~ 역시 링커 젤! 이런 강한 G도 버텨내버리잖아!」
높은 G도 버텨낸 케이타가, 스파이럴 가오 내부에서 쾌재를 울렸다. 양 박사들이 기체와 인체의 신경전달을 원활하게 이끌기 위해서 각 기체 내부에 충전한 링커 젤이 충격흡수제로서도 충분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맨몸인 케이타나 히노키가 전투기동을 버틸 수 없었겠지.
「이것이 이성문명과의 뉴럴 네트워크…… 방대한 지식이 계속 흘러들어와……!」
케이타와는 다른 흥분을 느끼고 있는건 히노키다. 퓨전하여, 스트레이트 가오와의 제어 중추와 뇌신경의 접속으로 인해 미지의 정보가 홍수처럼 머리속을 휘몰아친다. 생체의공학자로서의 직감이 고하고 있었다. 머지 않아 이걸 체계적으로 해명할 수 있다면, 인류문명은 비약적으로 진보할 거라는걸!
월면상공의 우주공간에 춤추는 여섯의 이형생물진과 여섯의 이성 머신 부대. 각각 생명진화의 최첨단과 기계문명의 도달점이라 해도 좋을, 틀림없는 힘의 결정. 스피드와 스피드. 파워와 파워. 다섯의 부딪힘은 호각으로 보였지만, 단 하나.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한 싸움이 있었다.
『빛 된 자여…… 오르투스의 창세의 힘에, 저항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크윽. 지금까지의 라미아하고는 전혀 달라……!」
제네식 갤레온의 중추와 일체화된 마모루는, 일방적인 방어전에 몰리고 있었다. 트리플 제로로 인해 배가된 오르투스의 힘은, 지금까지 목격해온 베터맨 변신태와는 차원이 다른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마모루! 나도 함께 싸우겠어!」
「알았어, 가이 형!」
마모루가 수긍한 순간, 오르투스는 이미 제네식 갤레온의 등 뒤에 있었다. 물질은 커녕, 에너지나 생체 유전정보를 분해, 소실로 이끄는 필멸의 더블 파이어링 샤벨을 꽂아내려, 머리 부분에 내리찍는다. 하지만, 짐승의 사각――등 뒤로 돌아갈 거라는건 예측되어 있었다.
「――당할까보냐!」
마모루는 자신의 전신이 된 기계의 사지 제어 스라스터를 구사하여, 허공에서 뛰어오른다. 필멸의 일격을 피해진 오르투스가 밸런스를 잃은 순간, 제네식 갤레온의 입에서 뛰쳐나온 사람 그림자.
「라미아! 네 천적은 여기 있다!」
전신을 녹색으로 빛낸 에볼류더. GGG 그린 장관이며 기동대장, 시시오 가이다!
「퓨전!」
오르투스가 몸을 뒤집는 것 보다 빨리, 하얀 백수의 왕의 기체에 초진화인류가 그 몸을 회전시키며 일체가 되어, 인간형 메카노이드로 변형해갔다.
「가이가!」
지금, 제네식 갤레온은, 두 용자, 마모루와 가이와 더블 퓨전한 것에 의해, 제네식 가이가. 아니, 파이널 가이가로 진화한 것이다!
「굉장한걸…… 이것이 더블 퓨전! 엄청난 힘이, 전신에 흘러넘치고 있어!」
「…… 으, 응」
가이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마모루는 가벼운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같이 퓨전하였기에, 지금 가이와 마모루는 하나의 메카노이드로 일체화되어 있다. 그렇기에 느껴지는 희미한 위화감. 하지만, 그 감각이 날아가듯, 눈 앞의 오르투스에서 찔러오는 듯한 의사가 쏘아졌다.
『원흉 된 자여…… 아직 부족하다. 너의 진정한 힘을 보여봐라!』
「그런 말 듣지 않아도 그럴거다! 하지만 라미아…… 아니, 패계왕! 들려줘라. 너희들은 왜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한거지!」
『――침식 따윈, 되지 않았다』
가이의 질문에, 오렌지빛의 오라를 뿜으면서도, 라미아의 의사가 대답했다.
『우리들의 혼은, 우리들의 것이다』
「패계왕은 아니라는건가! 하지만, 그 힘은――」
「……Z마스터와의 결전을 떠올려라, 가이」
그렇게 고한 것은, 전신에 깊은 상처를 입은 킹 제이더, 그 내부에 메가퓨전한 솔다토 J다.
「그 때, 나와 용자들은 더 파워의 힘을 몸에 깃들여 싸웠다. 하지만, 마음까지 침식당하지는 않았지」
「즉, 더 파워의…… 아니, 트리플 제로의 힘 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건가! 하지만, 제어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을텐데!」
『음… 그것은 다르다, 용자의 왕이여』
J와 가이의 대화에 끼어든 것은 라칸이다. 라미아들과 함께 싸우지면, 그의 본질은 연구자이며 탐구자. 그리고, 지금까지 패계의 권속과의 싸움 도중 거듭해온 수많은 실험들을, 저속촬영 기록영상처럼 의식의 파장에 흘러보냈다.
「이것은…… 베터맨의 실험!?」
프로텍트 가오에 퓨전하던 미코토가 반응했다.
「칫, 바이오네트의 괴인들을 개조하는 것보다도 이해할 수 없는걸」
브로큰 가오의 르네도 혐오감을 드러냈다.
――영상 속, 세풀크룸의 속에서, 라칸이 실시하고 있었던 것은, 여러 동물을 이용한 생체실험이었다. 패계의 권속과의 전투 도중에 채취한 트리플 제로에, 일부러 동물을 침식시켜보는 것으로, 권속으로 화하는 프로세스를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Pectophores에 의한 정해의 비술도 짜낸 것 같았다――
「나, 나와 히노키가…… 가오가이고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베터맨 덕분인거야!?」
케이타도 링커 젤을 개입하여, 림피드 채널을 통해 선명한 영상을 수신하고 있었다. 2005년으로 옮겨지기 전, 패계의 권속이 되었던 그들이, 2017년에 귀환했을 때에는 흔적도 없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그것은, 라칸의 손에 의한 것이었다.
『음… 그런 거다. 그 능력의 응용으로, 정신에의 침식을 막고, 힘만을 이용할 방법을 짜냈다는거지』
트리플 제로는 의사가 없는 우주의 섭리 자체인 자연현상. 그건 우주를 탄생시켜서 종언으로 이끈다. 무한의 창생과 무한의 붕괴라는 양극단의 능력을 지닌 오르투스는, 그 닮은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인 탓에 공생이 가능한 것이다.
「그 힘을 손에 넣어, 무엇을 하려고 하는거지!?」
가이는 패계왕을 캐물었다. 아니, 눈 앞의 존재는 이미, 패계왕을 넘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패계의 제왕!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위해서다. 에볼류더』
라미아의 머리속에 떠오른, 어떤 광경. 그것이 가이들에게도 전달되어왔다.
――아름답지만, 하지만 불길한 경치. 조금 전까지 UN 알프스 기지였던 곳이, 화원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사람들의 사체를 모판삼아 피어나는 아니무스의 꽃밭. 기지에 상주된 관측원들이 전원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그 얼굴에서 아니무스의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라샤드!」
머리속에 보내져온 광경에 히노키가 비명을 질렀다. 관측원 라샤드 신은, 히노키가 GGG에 입대하는 연수를 받았을 당시의 동기. 미소가 상냥한 연상의 친구였다. 그 명랑했던 얼굴을, 아니무스의 뿌리가 빽빽히 뒤덮고 있었다.
「라미아…… 당신이, 이런 일을……」
『사람은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솜니움은, 시간과 함께 멸망을 향할 수 밖에 없다. 우리들에게는 필요한 거다. 아니무스가 자라고, 꽃을 피워서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목장이……』
히노키는 충격을 받았다. 타마라와 프리클에 대한 치료는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만약, 인류가 알저논을 극복할 수 있는게 예견되었다면, 자신의 연구가, 베터맨에게서 식량을 빼앗아, 이런 계획을 불러버린게 아닐까 하고.
「나 떄문……에……」
「녀석의 의사에 유혹되지 마!」
가이의 힘찬 말에도, 히노키의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아니, 그녀만이 아니다. 케이타는 물론이고 마모루와 카이도도 지금까지의 패계왕과의 싸움에서 솜니움에게 전우라는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그 탓에 이 아래의 월면기지 내부에서 행해지는 "참상"은 충격적인 배신이며, 전의조차 잃어버릴 정도로, 분노와 슬픔조차 넘은 경악스러운 장면이었다.
「솜니움은, ……인간과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거야……?」
마모루가 절망을 느낀 순간, 힘찬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당황하지 마라! 용자 제군!」
그 곳에 나타난 것은 와다츠미. 드디어 달에 도착한 기동완수요새함에서, 타이가 특무장관이 말을 걸어온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GGG는, 항상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는 상대와 싸워왔다. 그것이 지구외 지성체라 할지라도, 전 우주규모의 자연재해더라도, 바뀌는 것은 없다. 비록 베터맨이, 같은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난 이웃이라 하더라도, 생명을 위협한다면 같다! 화해의 방법을 잃었다면, 싸워야만 한다! 우리들은 싸운다……
생명이 있는 한!!」
브랜치 오더 룸의 스탭 일동들이 수긍했다. 아카마츠, 라이가, 양, 휴마, 기동부대를 서포트하는 하나와 알루에트, 오퍼레이터 들. 요양중인 타마라와 프리클을 제외한 메인 스탭 전원이 모여있었다. 전원이 같은 마음으로, 그들의 시선을 받아, 타이가가 역대 최대의, 포후같은 지령을 내렸다.
「최종 파이널 퓨전――승인!」
7
타이가의 지령을 받아, EM토네이도를 발생시키며 격벽을 만들어낸 파이널 가이가의 주변에 제네식 머신이 춤춘다.
「파이널 오브!」
주변의 동료들의 존재를 느낀 가이가 소리친다. 그리고 마모루가, 카이도가, 르네가, 미코토가, 케이타가, 히노키가 다음 말을 동시에 외쳤다.
「――파이널 퓨전!!」
파이널 오브 파이널 퓨전! 여섯 멋니은 하나의 파괴신으로 합체해간다. 그건 이미 기원기(起源機)가 아니라, 여러 살아있는 혼이 융합하여, 진화를 이룩한 최종기수(最終機獣)!
하지만, 그와 맞춰 거울같은 현상이, 그들의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Pectophores Sanctus』
베터맨 오우그의 중앙부의 흉선에서, 무지개빛의 입자가 뿜어진다. 그것은 자신을 포함한 솜니움 변신태들에게 쏟아져서, 퍼즐처럼 구조가 짜맞춰져간다.
『어울려져라(アワサレ)!』
그리고 오르투스 속에서, 라미아는 양 손에, 오렌지빛을 두른 네브라의 열매와 아쿠아의 열매를 쥐고 있었다.
『우리들도 솜니움의 존망을 걸고, 전력을 다해서, 이 최종결전에 도전하겠다……』
우걱우걱. 라미아는 두 열매를 베어물며, 자신의 몸으로 흡수했다. 안 그래도 3개의 포르테의 열매를 합성한 오르투스를 형성한 상태에서, 트리플 제로를 통해 더욱 더 합성변신태로, 그 모습은 진화해간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라미아의 깊고 강하며 용맹스러운 소리와 함께, 오르투스의 체표의 흑(黑)에, 힘찬 붉은색이나, 안개 같은 보라빛이나, 심해 같은 푸른 모양이, 아름답게 빛나며 달려간다. 그건 복잡한 퍼즐을 조립하듯, 다른 다섯 변신태와 합쳐져, 거대한 초거체로 합체해갔다. 그리고 신성하게, 두 거신은 완성되었다!
「가오―가이―가!!」
그것은 파괴신을 초월한 지고의 존재.
그것은, 용기의 궁극을 넘은 모습.
우리들이 도달한, 최종 최후의 승리의 열쇠.
그 이름은―――
용자왕 파이널 가오가이가(勇者王ファイナル・ガオガイガー)!!
그것은, 용기의 궁극을 넘은 모습.
우리들이 도달한, 최종 최후의 승리의 열쇠.
그 이름은―――
용자왕 파이널 가오가이가(勇者王ファイナル・ガオガイガー)!!
대치하는 것은 최강의 생명체.
적자생존의 구현화 그 자체.
생명의 진화의 끝에 도달한, 꿈의 파편이 합쳐진 현신.
그 이름은―――
초생왕 베터맨 카타프락트·改(超生王ベターマン・カタフラクト改)!!
적자생존의 구현화 그 자체.
생명의 진화의 끝에 도달한, 꿈의 파편이 합쳐진 현신.
그 이름은―――
초생왕 베터맨 카타프락트·改(超生王ベターマン・カタフラクト改)!!
지금 이 순간에도 월면상에서는 용자로보군단이 군집된 제로로보와 싸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순간적으로 싸움을 잊고, 머리 위에 출현한 둘의 모습에 정신을 빼앗겼다.
「저것이…… 일곱 생명과 융합한 최후의 가오가이가!」
「그리고…… 패계와 공생을 이룩한 최강합체 베터맨!」
용자들의 감개가 개막을 알리는 징이라는 듯,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은 서로를 향해 돌격해갔다. 수백m는 떨어져 있던 거리가 단숨에 줄어들어, 양자가 격돌하려던 순간, 베터맨의 오른손이 가오가이가의 왼팔을 잡고, 내밀어진 가오가이가의 오른 주먹은 베터맨의 왼 손바닥으로 가로막히고 있었다.
대항하는 초력(超力)과 초력! 기묘한 교착을 메인 스크린으로 본 아카마츠는, 나란히 앉아있는 하나와 알루에트를 바라봤다.
「시작됐다! G아머의 준비는!」
「앞으로 70s에 시스템 인스톨이 완료!」
「좋아. 그렇게 되면 이긴거나 다름없지!」
아카마츠는 자신의 오른주먹을 왼손바닥에 부딪혔다. 가오파이가용으로 준비해둔 최후의 TOOL은, 패계왕 제네식과의 결전에는 늦었다. 하지만 아카마츠나 양, 그리고 Doktor 아. 개발에 관련된 사람들의 총의로, 제네식 가오가아용으로 사양을 변경하여 완성시키게 되었다. 거기에 라이가가 당초 예정에 없었던 신기능을 추가, 상정조차 하지 않던 형태로 실전에 투입되게 된 것이다.
「봐라, 베터맨…… 우리 인간을 모판으로 삼아 양식장을 만들려고 하더라도, 그렇게는 안 된다!」
가오가이가와 베터맨의 결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월면 알프스 기지 내부에서는, 아니무스의 꽃밭에 머무는 7인째의 베터맨. 샤라가 동포들의 싸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손에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듯한 칠흑의 열매가 쥐어져 있었다.
『드디어, 이걸 사용할 때가 왔어……』
그 열매의 이름은, 소키우스 테라. 그 남극결전 때, 라미아에게 궤뚫려 사망한 데우스에게 맺힌 아니무스였다. 자신의 몸에 템푸스의 열매를 맺으며 공생하는 특이체질인 솜니움은, 그 죽는 순간에도, 이 터무니없는 이형의 열매를 남겼던 것이다. 샤라의 입술이, 소키우스 테라의 열매에 닿으려는 순간――
와다츠미에서 알루에트가 날카롭게 보고하고 있었다.
「G아머, 기동준비 완료!」
그 보고를 통신파 너머로 들은 GGG 그린 장관이 외쳤다.
「골디언 아머!」
GGG 블루 장관이 이어지는 말을 소리쳤다.
「발도오옹!!」
그리고, 마지막 말을, 특무장관이 울부짖었다.
「――승인!!!」
(계속)
다음화 2021년 2월 26일(금) 2021년 3월 1일(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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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6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최종장
2021. 2. 27.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했다! 또한 베터맨 군단에 의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진 갤레온이, 초대 가오가이가가 되어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서 더해졌다.
남극의 격전을 마친 후, 트리플 제로는 차원게이트의 너머로 사라지고, 제네식도 해방되었다.
오랫동안 이어진 싸움은 결국 끝난 것이다…….
그리고 오비트 베이스는 축복무드에 휩싸였다.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의 합동 결혼식의 발표. 그리고 마모루와 하나 사이에는 이제 곧 첫 아이가 태어난다. 베터맨에 의해서, 갤레온도 원래 시대로 되돌려졌다. 싸움의 끝과 새로운 미래로의 희망――하지만, 기구한 운명의 옛날 이야기은, 아직 끝을 맞이하지 않았다.
라샤드 신은 인도에서 태어나서 성인이 된 후 미국으로 이주. 미국 GGG의 스텝이 되었다. 현재는 UN 알프스 기지에서 근무중이지만 그 "이변"을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이 이 라샤드다.
그의 근무지는 알프스 산맥의 북측에 위치하여 이름이 붙여졌지만, 스위스나 독일 국내인 것은 아니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인류 공유의 토지다. 왜냐면, 이 산맥은 지구가 아니라 월면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알프스"이기에.
(※역주 : 루나 알프스(Lunar Alps)라고 해서, 달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일찍이――
2005년, 원종대전 도중. 이 곳에 기계 31원종이 내려왔었다. GGG 오비트 베이스를 습격한 기계최강7원종 중의 여섯이, 군용함을 소체 삼아 합체한 모습이었다. GGG와 킹 제이더와의 격전 끝에 격파당한 합체원종이었으나, 그 때 월면지형은 크게 변화했다. 근처 일대가 거대한 빈 터가 된 것이다.
2009년, UN이 이 빈 터에 알프스 기지를 건설하게 된 것은, 〈프로젝트 Z〉의 일환. 목성에서 채취해온 더 파워의 저장 중계지로서 월면이 선택되었지만, 2010년 인비저블 버스트로 인하여 프로젝트 Z는 동결. 목성을 정점관측하기 위한 기지로 소수의 주둔 스탭만으로 운영되어 왔다.
「어이, 저건 뭐지?」
강화유리 너머에 무언가를 발견한 라샤드가, 의심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지구의 빛에 비춰진 고요한 평원. 거기에 눈에 익지 않은 빛나는 광점 무리를 발견한 것이다. 저녁 노을의 빛 같은, 선명한 오렌지빛 색의 무리. 몇달 전까지, 달의 하늘까지 뒤덮던 오라와 비슷한 색이었다.
「패계왕의 색을 닮았는데……」
주변 스탭들도 라샤드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과 같이 바라보던 라샤드는, 이윽고 사태를 이해했다.
「비슷하다 운운할게 아냐! 저건……!」
유엔 알프스 기지 스탭들이 조우한 이변―― 그것이 끝났다 생각된 사태의 꺼지지 않고 남은 불씨인건지, 아니면 새로운 겁화의 불씨인건지, 이 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같은 시각. 카이도 이쿠미는 J-Ark의 함교에 찾아왔다. 남극결전의 손상에서도 완전히 수복된 초노급전함은, 오비트 베이스의 외부 행거에 도킹할 스페이스가 없어서, 계류용 볼라드에 유선으로 고정되어 정박되어 있었다.
1G의 중력이 존재하는 함내의 고마움을 만끽하며, 카이도는 손에 든 찻잔으로 녹차를 마시고 있었다. 옆에 있는 솔다토 J도 마찬가지. 사이보그 전사라고 해도, 생체파츠도 많은 이상 영양도 수분도 섭취해야만 한다. 필요한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으면 좋지만, 함내 합성 시스템은 아르마의 미각에 맞춰져 조정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솔다토 J도 일식을 접할 기회가 늘었다.
「………맛있는걸」
「아아, 맛있어」
솔다토 J와 카이도가 옥로(玉露)를 홀짝이며, 같은 감상을 내뱉었다. 오비트 베이스에서 재공된 새 찻잎을 샘플링하여 합성한 신 메뉴다.
「이런 차를 마실 수 있는 별…… 없어지게 되지 않아서, 요행이군」
원종이나 유성주, 패계의 권속에 의한 멸망의 위기를 몇번이고 직면한 지구가, 붉은 별과 같은 운명을 겪지 않은 것에, 솔다토 J는 솔직한 기쁨을 입에 담았다.
「……그런데, 가 버리는거야?」
카이도가 외롭다는 듯 물어온다. 토모로가 들여온 차로 중단될 때 까지, 둘은 앞으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이 별에서 모든 위협은 떠났다. 평화로운 별에, 전사가 있을 곳은 없어」
몇분 전과 같은 말을, J는 반복했다. 결의는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
「난 지구에 남아. 지금까지 고마웠어……J」
카이도의 말은, J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삼중련태양계의 생체병기 〈아르마〉로 살아온 그는, 지금은 지구인 카이도 이쿠미가 되었다. 이곳이 돌아갈 곳이며, 지켜야 할 곳이며, 언젠가 나이를 먹고 영면하게 될 곳이 되겠지.
「또 언젠가, 아르마와 같이, 함께 싸울 날도 오겠지」
같이 쉬는 나날이 있어도 되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지만, 카이도가 그 말을 하는 일은 없었다. 새가 날아다니는 것을, 물고기가 헤엄치는걸 멈출 수 없듯, 전사는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는, 역시 자신은 이제 전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용자의 얼굴이 되었군…… 이라던 재회했을 때 J가 했던 말이, 카이도의 마음 속에 떠오른다.
긍지와 쓸쓸함을 동시에 느끼는 청년에게, 전사는 말을 걸었다.
「아르마. 길은 달라졌어도…… 우리들은 영원히 동료다」
「J……」
둘의 사이에서 온화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순식간에 산산조각났다. 자극적인 경보음이, 마치 새로운 싸움의 시작을 고하는 징이라는 듯, J-Ark의 함교에 울리고 있었다.
그 소리는 메인 오더 룸에도 울려퍼졌다. GGG와 J-Ark는 유선을 통하여 서로의 경계망을 링크,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바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UN 알프스 기지에서 긴급경보, 레벨 5입니DA!」
「……아아! 경보가 두절됐습니다. 해제된 것은 아닙니다! 통신, 데이터 링크. 모든 것이 단절되었습니다!」
라샤드 관측원이 목격한 이변은, 바로 GGG나 J-Ark에도 전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상세는 모른다. 관측기지로 기능하고 있어야 할 센서나 데이터망이 모조리 침묵중이었다. 스완과 히노키가 고하는 긴급사태에, 타이가 특무장관은 즉시 지령을 내렸다.
「첩보부는 탐사 프로브를 사출, 현지 상황을 파악하라!」
「이미 발진시켰습니다. 140초 후, 광학관측가능범위에 도달합니다」
엔토우지의 재빠른 대처는, 역시 베테랑…… 이라며 GGG 블루의 젊은 대원들이 신음을 낼 정도였다. 아카마츠도 감탄한 듯, 턱을 쓰다듬었다.
「으음, 역시 관록인걸」
하지만, 우리 오퍼레이터도 지지 않는다고… 라며, 아카마츠가 가슴을 펴려던 순간.
「자, 자자자 장관! 이, 이이걸 보는검다!」
소리가 뒤집힌 고참 오퍼레이터 야마영감이 메인 스크린에 데이터를 띄웠다.
「U, UN 알프스 기지에서, 초 고밀도의 Z0 시밀러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좀 진정해! 라고 부하에게 고함치려던 아카마츠였으나, 표시된 상황의 불길함에 안색이 시퍼래졌다.
「이, 이건 도대체……」
「Z0 시밀러, 더욱 더 증가중. 이 패턴 분포는……」
보고 도중 히노키가 숨을 삼켰다. 메인 스크린이 데이터 표시에서 카메라 영상으로 전환되었다.
「데이터 프로브의 망원영상이 도달했습니다. 투영합니다!」
엔토우지의 조작에서 비춰진 것은, 탐사기에서 보내진 오렌지빛의 지옥도였다. 월면의 평원에 건설된 관측기지는, 새벽빛의 오라를 내뿜는 이형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니, 지금도 변모중이다.
「패턴 분포…… 제로 로보 대량 발생시와 일치하고 있습니다……」
재개된 히노키의 보고는, 비춰진 상황과 일치하고 있었다. UN 알프스 기지는 트리플 제로에 침식되어, 제로 로보를 대량으로 발생시키고 있다!
타이가나 아카마츠 옆에 서 있던 가이가, 주먹을 힘껏 쥐었다.
「어째서 이렇게…… 이제 패계의 권속은 없을텐데……」
끝났을게 틀림없는 싸움이, 다시 이어지는걸까. 틀림없이 손에 넣은 평화가, 벌써 사라져 버리는건가. 가이의 날카로운 시선은, 메인 스크린을 향하고 있었다. 영상의 딱 한 점. 망원촬영인지라 희미한 요동으로밖에 안 보이는, 그 그림자로――
「엔토우지 군. 저건 뭐지! 확대처리할 수 없나!」
동일한 그림자를 눈치챈 타이가의 지시에, 엔토우지가 영상에 보정처리를 하려던 그 순간――
「안 됩니다! 데이터 프로브, 파괴되었습니다. 무언가의 공격입니다!」
엔토우지가 분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두절되기 직전의 영상은 비춰졌다. UN 알프스 기지에 서 있던 오렌지빛의 그림자가, 한 팔을 치켜들고 공격을 하는 순간을.
(저게…… 저 녀석이, 패계의 권속인건가―――)
가이의 머리속에, 정체를 모르는 상대로의 적의가 타오른다. 비록 누구라 하더라도, 겨우 찾아온 다시금 없는 시간을, 짓밟게 둘 수는 없다――
「왔어…… 왔어……」
가늘고, 당장이라도 끊길듯한 연약한 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메인 오더 룸에 있는 모두의 이목을 끌어들였다. 메인 샤프트에서 나타난 사쿠라는, 본인의 다리로 걸어서,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은 노이즈 투성이의 메인 스크린을 바라보며, 다음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왔어…… 푸른 별의 패계왕―――!」
다음 순간, 정비부의 우시야마 형제의 긴급회선이 들어왔다.
「큰일입니다! 메인테넌스 중인 가오머신과 각성인이……!」
서브 스크린에 투영된 것은, 격납고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이었다.
「No!」
스완이 비통한 소리를 질렀다.
「어이, 거짓말이지?」
휴마가 눈을 의심했다.
「가이고가……!!」
마모루가 소리쳤다.
「팬텀 가오가…!」
알루에트도 소리쳤다.
「V2도……!?」
히노키도 아연실색했다.
「세컨드 오더 룸의 기동부대는 무사합니다만, 초AI가 없는 기체는……」
미코토가 각지의 확인을 하며 보고했다.
「가오머신이 전부……!?」
가이가 숨을 삼켰다.
「설마……」
아카마츠의 머리속에는, 프리클과 타마라의 얼굴이 떠올라 있었다. 알저논이 발병하여, 지금도 격리병동에서 혼수상태에 있어야 할 둘의 얼굴이.
단순한 사고는 아니었다.
이 긴급시에, 각성인 가이고, 팬텀 가오, 그리고 그들과 파이널 퓨전 가능한 모든 가오머신. 게다가 각성인 V2까지, G리퀴드나 링커젤에 혼합되어 있던 강년물질(強撚物質)에 의하여 내부 폭발이 일어나, 기체에 중대한 데미지를 입어버린 것이다. 오비트 베이스가 추락위기에 처한 전례도 있던터라, 알저논 발병자가 내부에서 파괴활동을 실시했다고 추측하는게 타당한 사건이다. 현재,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각성인V2는 대규모의 수복작업이 필요하여 출격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동시에 만능역작경악함 카나야고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서, 카펜터즈 전 기체가 기동불능상태에 빠져 있었다. 결국 무엇이 망가지더라도 단시간에 수리하는 것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감시카메라나 센서도 전부 끊겨서, 바로 범인을 특정할 수도 없었다.
(※역주 : 강년물질 - 꼬임력이 강한 물질. 매우 잘 꼬이는 성질을 지닌 물질을 의미. 다만 상황과 의미가 영 들어맞지 않는지라 強燃物質을 잘못 변환한게 아닌가 싶은 단어. 強燃物質은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 이쪽은 발화성 물질과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닌다.)
사태는 긴급해졌다――
「……빅 볼포그가 토모로-0117에. GGG 기동부대 및 첩보부 전원, J-Ark 갑판에 고정을 완료했습니다」
GGG 기동부대에 소속된 상초룡신, 격룡신, 천룡신, 성룡신,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그리고 첩보부의 빅 볼포그와 빅 포르코트는, 초강(超鋼)케이블로 그 기체를 J-Ark의 갑판에 고정하고 있었다.
「J, 언제라도 출항 가능해」
메인 컴퓨터가 그리 고했다.
「좋아! J-Ark 발진!!」
함교에서 솔다토 J가 오른손을 들어올리자, 초노급전함은 임펄스 드라이브를 풀 가동, 달을 향해 가속을 개시했다. 평범한 인간은 견딜 수 없는 급가속도, 사이보그 전사와 용자로보들에게는 괴롭지 않다. 단숨에 거대전함이, 오비트 베이스에서도 빛의 점 하나로 밖에 보이지 않는 사이즈로 멀어져갔다.
「J-Ark에 이어서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첩보경면유격함 〈야마츠미〉, 분리 발진!」
아카마츠의 발령에 따라, 디비전 플리트 둘이 오비트 베이스에서 분리되어간다. 렙톤 트래블러 탑재합이라고 해도, 최대 가속은 J-Ark를 넘을 수 없다. 그 탓에, 월면 UN 알프스 기지로, 용자 로보들을 동반하고 선행해달라 의뢰한 것이다. 와다츠미 함내로 이동한 브랜치 오더 룸에서 발진지휘를 마친 아카마츠는, 바로 그 곳을 떠났다…….
「어이, 늦다고, 시게루!」
「시꺼! 장관직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아카마츠가 친아버지인 시시오 라이가에게 소리친 것도 무리는 아니다. UN 알프스 기지의 통신이 두절, 고밀도 Z0 시밀러가 관측되었다는 사실이 이끌어낸 결론은, 새로운 패계의 권속에 의한 침식활동이 시작되었다는 소리가 된다. GGG로서는 바로 행동하여, 기지 스탭 구조에 전념해야 한다. 하지만, 이 비상사태인데 타이가 특무장관과 시시오 가이 GGG 그린 장관은 와다츠미 주 격납고에 틀어박혀 있어서, 아카마츠가 홀로 지휘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주격납고에 인접된 제어실에 드디어 도착한 아카마츠를, 소집을 건 타이가 특무장관이 위로했다.
「미안하군, 아카마츠 장관.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장관이 셋 있다는 체제는 살았어」
「아니, 특무장관. 그건 좋다고 치고, 이 비상사태에 이 멤버를 모으고. 뭔가 대책이라도 있는겁니까?」
그리 말하며 아카마츠는 주변을 둘러봤다. 타이가와 가이. 두 장관 외에도 시시오 라이가, 아마미 마모루, 카이도 이쿠미, 우츠기 미코토, 르네 카디프 시시오, 아오노 케이타, 사이 히노키가 이 곳에 모여있었다.
「프리클 탐모와 타마라 말입니다만…」
히노키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격리병동에서 빠져나간 증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 그런가…… 내 알저논 감시꾼 26호도 반응하고 있지 않으니, 일단 여기 범인은 없는 것 같지만……」
아카마츠의 무거운 표정에, 케이타가 태클을 걸었다.
「그런 말 하면서, 발병한 사장님이 스스로 위장했다는 결말은 안됨다」
「멍청아! 이럴 때 시시한 농담따먹기 할 때냐!」
아카마츠의 고함소리에, 케이타는 반쯤 안심한 듯 움츠러들었다.
「죄송함다…」
「지금, 스완의 지시로 전원의 알저논 검사를 실시중입니다」
미코토가 보고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다만…… 이런 상황이라는 점도 있어서, 아직 26%는 손이 닿지 않습니다만……」
그 수를 들은 케이타도, 불안한 눈초리로 중얼거렸다.
「26…… 26…… 26%인가……」
그 때 아카마츠는 어떤 것을 눈치챘다.
「조금 전에 양 양반도 불렸던 것 같은데……」
「양 박사에게는 내가 부탁한게 있어서 말이지. 노자키, 이누보자키, 히라타들 3박사와 정비부들과 함께 저 너머에서 노력해주고 있단 말이지!」
라이가가 가리킨 것은, 제어실 유리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주 격납고의 모습이었다. 남극에서 회수된 제네식 머신――초록 별의 위대한 유산에, 증원 태세로 개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오, 과연. 지금은 가오가이고도 가오파이가도 V2도 쓸 수 없어. 푸른 별의 패계왕이라는 녀석에게, 제네식 가오가이가로 맞서자는 거로군!」
납득한 듯 아카마츠는 양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일동을 대표하듯 말을 꺼낸 것은, 제네식과 퓨전할 입장인 가이다.
「시게루 씨…… 실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갤레온이나 제네식 머신은 제어중추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어서, 기동할 수 없습니다」
「제어중추라는건, 용자로보로 치면 초AI잖냐! 진짜냐!?」
「다른 모두들과 비교해서, 제네식은 트리플 제로에 침식된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고…… 그게 원인일거라고, 라이가 백부와 양 박사는 추측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아카마츠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지만 바로 라이가의 멱살을 잡았다.
「어이, 망할 영감탱아! 어떻게든 안 되는거냐. 차 떼고 포 떼고 패계왕과 싸우라니! 아무리 모두가 용자라도 무모에도 정도가 있지!」
「수, 숨막혀! 내가 대책 설명하려던 찰나에 네가 와서 이야기가 멈춰 있었단 말이다!」
「대책 있는거냐……!」
어안이 벙벙해진 아카마츠가 손을 놨다. 반쯤 들어올려져서 발 끝이 마루에서 떨어져 있던 라이가는 해방되자마자 부츠의 제트를 분사, 공중을 날면서 맹렬하게 설명을 개시했다.
「제네식 머신의 제어중추는, 삼중련태양계의 고도의 테크놀러지로 구성되어 있지. 지금도 그들은 내부의 자기수복과 재구성을 실시하고 있다고 봐도, 틀림없어! 그런데 말이지…」
「그들이 인공적인 뉴럴 네트워크를 지니고, 생명체의 뇌를 의사재현…… 아니, 오히려 아득하게 고도의 차원에 이르고 있다는 추측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라이가의 설명을 그리 말하며 긍정한 것은, 생체의공학자이기도 한 히노키였다.
「하지만, 시스템이 고도인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필요시간이 증가되는거 아닌가요?」
「히노키 군이 말하는 대로… 그게 며칠로 끝날지, 몇달일지, 혹은 그 이상 걸릴지, 나도 전혀 짐작가지 않는단 말이지……」
「……갤레온은 이대로 눈을 뜨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중얼거린건, 갤레온과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마모루다. 그런 신묘한 표정을 보지 못하겠다는 듯, 아카마츠는 마모루의 두 어깨에 손을 올리고 격려의 말을 걸었다.
「걱정 마라, 마모루. 이 버섯머리 영감탱이는, 이리 보여도 세계 10대 두뇌중 한명. 단숨에 해결책을 알려주겠지. 예를 들어서, 움직이지 않는 갤레온과 제네식 머신에 한명씩 퓨전해서, 제어중추를 대신시킨다던가, 어떠냐?」
「호홋……! 어떻게 알았냐!?」
버섯머리 라이가가 눈을 부릅뜨고 양손을 휘둘렀다.
「엑? 적당히 말했는데, 저스트 미트였어?」
「모처럼 극적으로 분위기를 북돋으려고 생각했는데…」
빈정상한듯한 표정의 라이가에게, 가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라이가 백부. 갤레온은 어쨌든, 제네식 머신에도 퓨전이……?」
「으음, 여기 온 것으로 밝혀졌겠지만…… 아마미 마모루 군, 카이도 이쿠미 군, 우츠기 미코토 군, 르네…… 그리고 아오노 케이타 군, 사이 히노키 군이라면 가능하다는 거다」
마모루와 카이도, 미코토, 르네는 각오하고 있었다…… 라는 표정으로 저마다 수긍했다. 모두 G스톤이나 J쥬얼의 산물이며, 미코토는 세미 에볼류더. 자신들 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거라고 저마다 자각은 하고 있었다.
「후우… 역시 저도인가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미코토는 동요를 숨기지 못해서 심호흡을 했다.
「이 중에서 가장 튼튼한건, 사이보그인 나일지도」
르네는 여유롭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양 손을 벌리고 익살맞게 말했다. 하지만, 각오도, 자각도 연이 없었던 둘도 있었다.
「에에엑~~! 저, 저와 히노키도임까!」
「헤드 다이버로도, 신체 능력적으로도 뒤떨어진 저희가……?」
「그래요! 듀얼카인드라고 해도, 뇌신경이 특별한 것 뿐이고, 몸은 평범함다!」
케이타의 말에 납득한 미소를 지은건, 뉴로노이드의 개발자이기도 한 아카마츠였다.
「아항. 그 뇌신경이 중요한거로군」
내 말이 그거다! 라는 표정으로, 옆의 라이가도 수긍했다. 본인들은 필사적으로 부정하겠지만, 이럴 순간, 이 부자의 표정은 매우 비슷해진다.
「그런거다! 모두 제네식 머신에 퓨전해서, 재구축중인 제어 중추와 뉴럴 네트워크를 구축해줬으면 해」
「확실히 그건 듀얼 카인드의 특기로군」
숨을 딱딱 맞춰서 수긍하는 라이가와 아카마츠 옆에서, 카이도가 중얼거렸다.
「G스톤이나 J쥬얼의 무한정보서킷으로도 할 수 있다면…… J로도 할 수 있다는 건가……」
「으음, 그 말대로지. 뭐, 그에게는 킹 제이더의 전력을 충분히 발휘해주는게 유리하지만」
「그 녀석은 전사니까…… 뭐」
르네가 조금 반응했다. 그 상태를 본 카이도였지만, 일부러 다른 말을 꺼냈다.
「J는 말했었지. 아오노 케이타라는 지구인도, 훌륭한 전사라고……」
「에? 날…… 솔J 형씨가?」
그 말에 매우 놀란건 아오노 케이타 본인. 남극의 싸움에서 같이 싸운 J에게, 뭔가 감동할 점이 있었겠지.
「아니~ 그런 식으로 말해지면, 저 불타오름다. 자, 히노키. 하자고. 우리 같은 일반인이라도 할 수 있는게 있다고, 증명해보자고!」
「응…… 자신은 없지만…… 해 볼게……」
「너희들은 드릴 두더쥐s에게 퓨전해줬으면 한단 말이지」
라이가의 말에 넘어진 케이타.
「뭠까? 두더지……s는?」
「스파이럴 가오와 스트레이트 가오……?」
「아, 과연……」
히노키의 말에 납득한 케이타였지만, 내심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났다.
(아하하, 우리들은 합체로보의 다리면 족하다는걸까. 하지만, 히노키와 같은 좌우 포지션. 누구에게도 건네주고 싶지 않으니 뭐 됐나!)
일동의 결의로 가득 찬 표정을 둘러본 뒤, 타이가는 벽면에 설치된 커뮤니케이터로 말을 걸었다.
「양 박사. 제네식 머신의 개수 작업은 어떻습니까?」
유리창 너머에서는, 정비 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는 양의 모습이 보였다. 입가의 인컴을 통한 대답이, 커뮤니케이터로 출력되었다.
「……뭐, 순조롭지. 렙톤 트래블러의 최대 가속으로 와다츠미가 달에 도착할 때 까지 앞으로 40분. 그 때 까지, 모든 작업을 끝내야지…… 아니, 끝내주겠어」
멀리 보이는 양이 오른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다. 주변에서 같은 작업을 맡은 노자키, 이누보자키, 히라타의 3박사나 정비부원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싸움이 끝났다는 분위기에 감싸여 있던 GGG였으나, 그들은 역시 인류 정예의 프로페셔널 집단. 한번 여차하면, 즉석에서 최적의 행동을 취한다. 그것이 GGG 대원으로서의 긍지였다.
말 보다도 믿음직한, 행동의 대답을 직접 목격한 타이가는 제어실의 일동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중후한 목소리로 고했다.
「……자네들은, 정체를 모르는 패계왕과 갑자기 싸워야만 한다. 하지만 난 믿고 있다. 자네들이라면, 이번에야말로 마지막일 시련을 극복해줄거라고」
마모루, 카이도, 르네, 미코토, 케이타, 히노키…… 그리고 가이가 수긍했다.
「제네식 갤레온에는 아마미 마모루! 가제트 가오에는 카이도 이쿠미! 브로큰 가오에는 르네 카디프 시시오! 프로텍트 가오에는 우츠기 미코토! 스파이럴 가오에 아오노 케이타! 스트레이트 가오에 사이 히노키! 그리고 전체를 통괄하는건 시시오 가이! 이게 파이널 가오가이가의 퓨전 요원이다!!」
「파이널·가오가이가!?」
놀란 가이의 말에, 타이가가 대답했다.
「그래…… 삼중련태양계에서 되살아난 것은 기원의 가오가이가. 지금 탄생하는건 모든 싸움을 끝낼 종국의 가오가이가! 그것이 이 기체에 담은 우리들의 소원이다! 그리고 저걸 보도록!」
타이가는 주격납고에 개수되는 도중인, 가제트 가오의 날개를 가리켰다.
「나는 파이널 가오가이가의 날개에, 이 마크를 새기기로 했다. GGG 개더링(Gathering) 마크를!」
그것은 특무장관이 된 타이가의 왼팔에 달린 배지와 같은 마크였다.
본떠진 3개의 G가 금빛, 초록, 푸른빛으로 빛나는, 모든 GGG를 짊어진 엠블럼―――그것이 GGG 개더링 마크!
「특무장관! 전 이 엠블럼을 등에 지고, 모든 싸움을 종국으로 이끌겠습니다. 여기 있는 동료들과 함께!」
「아아, 부탁한다…… 용자!」
타이가가 내민 손을 가이가 잡았다. 그 위에 동료들의 손이, 차례대로 쌓아올려진다.
마모루의 손이─
카이도의 손이─
미코토의 손이─
르네의 손이─
케이타와 히노키의 손이─
그리고 라이가와 아카마츠 부자가 단단히 어깨동무를 했다.
(이 정도의 동료들이 결집했어…… 질 리 없어!)
마음 속으로, 아직 보지 못한 적을 향해, 가이는 중얼거렸다.
(패계왕…… 아니…… 상대가 너라 해도……!)
아직 보이지 않은 적――
이라는건 아니다. 조금 전, 데이터 프로브에서 전송된 영상을 보고 있었을 때, 가이는 작은 광점의 적, 그 모습을 목격하고 있었다. 이치가 아니라 직감으로 가이는 느끼고 있었다. 그 적도 역시 가이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그래. 양자는 이미 서로를 적으로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항성간 공간을 질주하는 초노급 전함의 최대전속은, 디비전 플리트와의 속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구의 위성궤도상에서 월면까지의 거리를 몇분만에 도달한 J-Ark는 재빨리, UN 알프스 기지 상공에 도달해 있었다.
「……뭐야 저건!」
경악한 것은, 갑판 위에 매달린 상초룡신이었다. 맨 몸의 인간이라면 버틸 수 없는 초가속도, 굳센 용자로보군단이라면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 용자로보들을 아연실색시킨건, UN 알프스 기지가 변해버린 모습이었다.
마치 겁화에 휩싸인 듯한, 새벽의 빛의 불. 아니, 진공인 월면에서 불이 타오를리 없다. 그건 기지를 가득 채운 제로로보들이 내뿜는, 오라의 환염(幻炎)이다.
「기지 스탭은 도대체 어디에!」
생체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센서를 풀 가동하고 있는건 빅 볼포그. 하지만 농밀한 Z0 시밀러와 트리플 제로의 오라로 방해되어 탐사는 불가능. 일동이 J-Ark에서 기체 고정용 와이어를 분리하고 조사를 개시하려던 순간――
「용자들이여, 긴급이탈이다!」
솔다토 J의 날카로운 경고가 울렸다. 용자들이 각각 스라스터 분사로 날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J-Ark는 두꺼운 함저부 장갑을 기지로 향했다. 그 직후, 날아온 고열원체가 작렬!
「초압축 산소탄 감지!」
즉시 경고를 발한 토모로가 장갑에 제네레이팅 아머를 기동시켜 요격태세로 전환했다.
「역시…… 저 녀석들 나름대로의 인사라는건가」
J도 적의 정체는 이해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공격으로 손상받을 J-Ark가 아니라는걸, 적도 알고 있겠지. 솔다토 J는 오라 너머에 서 있는, 초압축 산소탄을 쏜 자의 모습을 바라봤다.
――즉, 푸른 별의 패계왕.
종국의 가오가이가를 기다리는 최대 최강 최후의 적. 새벽빛의 환염(幻炎)을 두른,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모습을!
다음화 2021년 2월 15일(월) 갱신 예정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했다! 또한 베터맨 군단에 의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진 갤레온이, 초대 가오가이가가 되어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서 더해졌다.
남극의 격전을 마친 후, 트리플 제로는 차원게이트의 너머로 사라지고, 제네식도 해방되었다.
오랫동안 이어진 싸움은 결국 끝난 것이다…….
그리고 오비트 베이스는 축복무드에 휩싸였다.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의 합동 결혼식의 발표. 그리고 마모루와 하나 사이에는 이제 곧 첫 아이가 태어난다. 베터맨에 의해서, 갤레온도 원래 시대로 되돌려졌다. 싸움의 끝과 새로운 미래로의 희망――하지만, 기구한 운명의 옛날 이야기은, 아직 끝을 맞이하지 않았다.
FINAL of ALL 対 -VERSUS- A.D. 2017 (2)
4
라샤드 신은 인도에서 태어나서 성인이 된 후 미국으로 이주. 미국 GGG의 스텝이 되었다. 현재는 UN 알프스 기지에서 근무중이지만 그 "이변"을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이 이 라샤드다.
그의 근무지는 알프스 산맥의 북측에 위치하여 이름이 붙여졌지만, 스위스나 독일 국내인 것은 아니다.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인류 공유의 토지다. 왜냐면, 이 산맥은 지구가 아니라 월면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알프스"이기에.
(※역주 : 루나 알프스(Lunar Alps)라고 해서, 달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일찍이――
2005년, 원종대전 도중. 이 곳에 기계 31원종이 내려왔었다. GGG 오비트 베이스를 습격한 기계최강7원종 중의 여섯이, 군용함을 소체 삼아 합체한 모습이었다. GGG와 킹 제이더와의 격전 끝에 격파당한 합체원종이었으나, 그 때 월면지형은 크게 변화했다. 근처 일대가 거대한 빈 터가 된 것이다.
2009년, UN이 이 빈 터에 알프스 기지를 건설하게 된 것은, 〈프로젝트 Z〉의 일환. 목성에서 채취해온 더 파워의 저장 중계지로서 월면이 선택되었지만, 2010년 인비저블 버스트로 인하여 프로젝트 Z는 동결. 목성을 정점관측하기 위한 기지로 소수의 주둔 스탭만으로 운영되어 왔다.
「어이, 저건 뭐지?」
강화유리 너머에 무언가를 발견한 라샤드가, 의심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지구의 빛에 비춰진 고요한 평원. 거기에 눈에 익지 않은 빛나는 광점 무리를 발견한 것이다. 저녁 노을의 빛 같은, 선명한 오렌지빛 색의 무리. 몇달 전까지, 달의 하늘까지 뒤덮던 오라와 비슷한 색이었다.
「패계왕의 색을 닮았는데……」
주변 스탭들도 라샤드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과 같이 바라보던 라샤드는, 이윽고 사태를 이해했다.
「비슷하다 운운할게 아냐! 저건……!」
유엔 알프스 기지 스탭들이 조우한 이변―― 그것이 끝났다 생각된 사태의 꺼지지 않고 남은 불씨인건지, 아니면 새로운 겁화의 불씨인건지, 이 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같은 시각. 카이도 이쿠미는 J-Ark의 함교에 찾아왔다. 남극결전의 손상에서도 완전히 수복된 초노급전함은, 오비트 베이스의 외부 행거에 도킹할 스페이스가 없어서, 계류용 볼라드에 유선으로 고정되어 정박되어 있었다.
1G의 중력이 존재하는 함내의 고마움을 만끽하며, 카이도는 손에 든 찻잔으로 녹차를 마시고 있었다. 옆에 있는 솔다토 J도 마찬가지. 사이보그 전사라고 해도, 생체파츠도 많은 이상 영양도 수분도 섭취해야만 한다. 필요한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으면 좋지만, 함내 합성 시스템은 아르마의 미각에 맞춰져 조정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솔다토 J도 일식을 접할 기회가 늘었다.
「………맛있는걸」
「아아, 맛있어」
솔다토 J와 카이도가 옥로(玉露)를 홀짝이며, 같은 감상을 내뱉었다. 오비트 베이스에서 재공된 새 찻잎을 샘플링하여 합성한 신 메뉴다.
「이런 차를 마실 수 있는 별…… 없어지게 되지 않아서, 요행이군」
원종이나 유성주, 패계의 권속에 의한 멸망의 위기를 몇번이고 직면한 지구가, 붉은 별과 같은 운명을 겪지 않은 것에, 솔다토 J는 솔직한 기쁨을 입에 담았다.
「……그런데, 가 버리는거야?」
카이도가 외롭다는 듯 물어온다. 토모로가 들여온 차로 중단될 때 까지, 둘은 앞으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이 별에서 모든 위협은 떠났다. 평화로운 별에, 전사가 있을 곳은 없어」
몇분 전과 같은 말을, J는 반복했다. 결의는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
「난 지구에 남아. 지금까지 고마웠어……J」
카이도의 말은, J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삼중련태양계의 생체병기 〈아르마〉로 살아온 그는, 지금은 지구인 카이도 이쿠미가 되었다. 이곳이 돌아갈 곳이며, 지켜야 할 곳이며, 언젠가 나이를 먹고 영면하게 될 곳이 되겠지.
「또 언젠가, 아르마와 같이, 함께 싸울 날도 오겠지」
같이 쉬는 나날이 있어도 되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지만, 카이도가 그 말을 하는 일은 없었다. 새가 날아다니는 것을, 물고기가 헤엄치는걸 멈출 수 없듯, 전사는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는, 역시 자신은 이제 전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용자의 얼굴이 되었군…… 이라던 재회했을 때 J가 했던 말이, 카이도의 마음 속에 떠오른다.
긍지와 쓸쓸함을 동시에 느끼는 청년에게, 전사는 말을 걸었다.
「아르마. 길은 달라졌어도…… 우리들은 영원히 동료다」
「J……」
둘의 사이에서 온화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순식간에 산산조각났다. 자극적인 경보음이, 마치 새로운 싸움의 시작을 고하는 징이라는 듯, J-Ark의 함교에 울리고 있었다.
그 소리는 메인 오더 룸에도 울려퍼졌다. GGG와 J-Ark는 유선을 통하여 서로의 경계망을 링크,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바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UN 알프스 기지에서 긴급경보, 레벨 5입니DA!」
「……아아! 경보가 두절됐습니다. 해제된 것은 아닙니다! 통신, 데이터 링크. 모든 것이 단절되었습니다!」
라샤드 관측원이 목격한 이변은, 바로 GGG나 J-Ark에도 전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상세는 모른다. 관측기지로 기능하고 있어야 할 센서나 데이터망이 모조리 침묵중이었다. 스완과 히노키가 고하는 긴급사태에, 타이가 특무장관은 즉시 지령을 내렸다.
「첩보부는 탐사 프로브를 사출, 현지 상황을 파악하라!」
「이미 발진시켰습니다. 140초 후, 광학관측가능범위에 도달합니다」
엔토우지의 재빠른 대처는, 역시 베테랑…… 이라며 GGG 블루의 젊은 대원들이 신음을 낼 정도였다. 아카마츠도 감탄한 듯, 턱을 쓰다듬었다.
「으음, 역시 관록인걸」
하지만, 우리 오퍼레이터도 지지 않는다고… 라며, 아카마츠가 가슴을 펴려던 순간.
「자, 자자자 장관! 이, 이이걸 보는검다!」
소리가 뒤집힌 고참 오퍼레이터 야마영감이 메인 스크린에 데이터를 띄웠다.
「U, UN 알프스 기지에서, 초 고밀도의 Z0 시밀러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좀 진정해! 라고 부하에게 고함치려던 아카마츠였으나, 표시된 상황의 불길함에 안색이 시퍼래졌다.
「이, 이건 도대체……」
「Z0 시밀러, 더욱 더 증가중. 이 패턴 분포는……」
보고 도중 히노키가 숨을 삼켰다. 메인 스크린이 데이터 표시에서 카메라 영상으로 전환되었다.
「데이터 프로브의 망원영상이 도달했습니다. 투영합니다!」
엔토우지의 조작에서 비춰진 것은, 탐사기에서 보내진 오렌지빛의 지옥도였다. 월면의 평원에 건설된 관측기지는, 새벽빛의 오라를 내뿜는 이형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니, 지금도 변모중이다.
「패턴 분포…… 제로 로보 대량 발생시와 일치하고 있습니다……」
재개된 히노키의 보고는, 비춰진 상황과 일치하고 있었다. UN 알프스 기지는 트리플 제로에 침식되어, 제로 로보를 대량으로 발생시키고 있다!
타이가나 아카마츠 옆에 서 있던 가이가, 주먹을 힘껏 쥐었다.
「어째서 이렇게…… 이제 패계의 권속은 없을텐데……」
끝났을게 틀림없는 싸움이, 다시 이어지는걸까. 틀림없이 손에 넣은 평화가, 벌써 사라져 버리는건가. 가이의 날카로운 시선은, 메인 스크린을 향하고 있었다. 영상의 딱 한 점. 망원촬영인지라 희미한 요동으로밖에 안 보이는, 그 그림자로――
「엔토우지 군. 저건 뭐지! 확대처리할 수 없나!」
동일한 그림자를 눈치챈 타이가의 지시에, 엔토우지가 영상에 보정처리를 하려던 그 순간――
「안 됩니다! 데이터 프로브, 파괴되었습니다. 무언가의 공격입니다!」
엔토우지가 분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두절되기 직전의 영상은 비춰졌다. UN 알프스 기지에 서 있던 오렌지빛의 그림자가, 한 팔을 치켜들고 공격을 하는 순간을.
(저게…… 저 녀석이, 패계의 권속인건가―――)
가이의 머리속에, 정체를 모르는 상대로의 적의가 타오른다. 비록 누구라 하더라도, 겨우 찾아온 다시금 없는 시간을, 짓밟게 둘 수는 없다――
「왔어…… 왔어……」
가늘고, 당장이라도 끊길듯한 연약한 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메인 오더 룸에 있는 모두의 이목을 끌어들였다. 메인 샤프트에서 나타난 사쿠라는, 본인의 다리로 걸어서,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은 노이즈 투성이의 메인 스크린을 바라보며, 다음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왔어…… 푸른 별의 패계왕―――!」
다음 순간, 정비부의 우시야마 형제의 긴급회선이 들어왔다.
「큰일입니다! 메인테넌스 중인 가오머신과 각성인이……!」
서브 스크린에 투영된 것은, 격납고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이었다.
「No!」
스완이 비통한 소리를 질렀다.
「어이, 거짓말이지?」
휴마가 눈을 의심했다.
「가이고가……!!」
마모루가 소리쳤다.
「팬텀 가오가…!」
알루에트도 소리쳤다.
「V2도……!?」
히노키도 아연실색했다.
「세컨드 오더 룸의 기동부대는 무사합니다만, 초AI가 없는 기체는……」
미코토가 각지의 확인을 하며 보고했다.
「가오머신이 전부……!?」
가이가 숨을 삼켰다.
「설마……」
아카마츠의 머리속에는, 프리클과 타마라의 얼굴이 떠올라 있었다. 알저논이 발병하여, 지금도 격리병동에서 혼수상태에 있어야 할 둘의 얼굴이.
5
단순한 사고는 아니었다.
이 긴급시에, 각성인 가이고, 팬텀 가오, 그리고 그들과 파이널 퓨전 가능한 모든 가오머신. 게다가 각성인 V2까지, G리퀴드나 링커젤에 혼합되어 있던 강년물질(強撚物質)에 의하여 내부 폭발이 일어나, 기체에 중대한 데미지를 입어버린 것이다. 오비트 베이스가 추락위기에 처한 전례도 있던터라, 알저논 발병자가 내부에서 파괴활동을 실시했다고 추측하는게 타당한 사건이다. 현재,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각성인V2는 대규모의 수복작업이 필요하여 출격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동시에 만능역작경악함 카나야고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서, 카펜터즈 전 기체가 기동불능상태에 빠져 있었다. 결국 무엇이 망가지더라도 단시간에 수리하는 것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감시카메라나 센서도 전부 끊겨서, 바로 범인을 특정할 수도 없었다.
(※역주 : 강년물질 - 꼬임력이 강한 물질. 매우 잘 꼬이는 성질을 지닌 물질을 의미. 다만 상황과 의미가 영 들어맞지 않는지라 強燃物質을 잘못 변환한게 아닌가 싶은 단어. 強燃物質은 잘 쓰지 않는 단어인데, 이쪽은 발화성 물질과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닌다.)
사태는 긴급해졌다――
「……빅 볼포그가 토모로-0117에. GGG 기동부대 및 첩보부 전원, J-Ark 갑판에 고정을 완료했습니다」
GGG 기동부대에 소속된 상초룡신, 격룡신, 천룡신, 성룡신,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그리고 첩보부의 빅 볼포그와 빅 포르코트는, 초강(超鋼)케이블로 그 기체를 J-Ark의 갑판에 고정하고 있었다.
「J, 언제라도 출항 가능해」
메인 컴퓨터가 그리 고했다.
「좋아! J-Ark 발진!!」
함교에서 솔다토 J가 오른손을 들어올리자, 초노급전함은 임펄스 드라이브를 풀 가동, 달을 향해 가속을 개시했다. 평범한 인간은 견딜 수 없는 급가속도, 사이보그 전사와 용자로보들에게는 괴롭지 않다. 단숨에 거대전함이, 오비트 베이스에서도 빛의 점 하나로 밖에 보이지 않는 사이즈로 멀어져갔다.
「J-Ark에 이어서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첩보경면유격함 〈야마츠미〉, 분리 발진!」
아카마츠의 발령에 따라, 디비전 플리트 둘이 오비트 베이스에서 분리되어간다. 렙톤 트래블러 탑재합이라고 해도, 최대 가속은 J-Ark를 넘을 수 없다. 그 탓에, 월면 UN 알프스 기지로, 용자 로보들을 동반하고 선행해달라 의뢰한 것이다. 와다츠미 함내로 이동한 브랜치 오더 룸에서 발진지휘를 마친 아카마츠는, 바로 그 곳을 떠났다…….
「어이, 늦다고, 시게루!」
「시꺼! 장관직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아카마츠가 친아버지인 시시오 라이가에게 소리친 것도 무리는 아니다. UN 알프스 기지의 통신이 두절, 고밀도 Z0 시밀러가 관측되었다는 사실이 이끌어낸 결론은, 새로운 패계의 권속에 의한 침식활동이 시작되었다는 소리가 된다. GGG로서는 바로 행동하여, 기지 스탭 구조에 전념해야 한다. 하지만, 이 비상사태인데 타이가 특무장관과 시시오 가이 GGG 그린 장관은 와다츠미 주 격납고에 틀어박혀 있어서, 아카마츠가 홀로 지휘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주격납고에 인접된 제어실에 드디어 도착한 아카마츠를, 소집을 건 타이가 특무장관이 위로했다.
「미안하군, 아카마츠 장관.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장관이 셋 있다는 체제는 살았어」
「아니, 특무장관. 그건 좋다고 치고, 이 비상사태에 이 멤버를 모으고. 뭔가 대책이라도 있는겁니까?」
그리 말하며 아카마츠는 주변을 둘러봤다. 타이가와 가이. 두 장관 외에도 시시오 라이가, 아마미 마모루, 카이도 이쿠미, 우츠기 미코토, 르네 카디프 시시오, 아오노 케이타, 사이 히노키가 이 곳에 모여있었다.
「프리클 탐모와 타마라 말입니다만…」
히노키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격리병동에서 빠져나간 증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 그런가…… 내 알저논 감시꾼 26호도 반응하고 있지 않으니, 일단 여기 범인은 없는 것 같지만……」
아카마츠의 무거운 표정에, 케이타가 태클을 걸었다.
「그런 말 하면서, 발병한 사장님이 스스로 위장했다는 결말은 안됨다」
「멍청아! 이럴 때 시시한 농담따먹기 할 때냐!」
아카마츠의 고함소리에, 케이타는 반쯤 안심한 듯 움츠러들었다.
「죄송함다…」
「지금, 스완의 지시로 전원의 알저논 검사를 실시중입니다」
미코토가 보고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다만…… 이런 상황이라는 점도 있어서, 아직 26%는 손이 닿지 않습니다만……」
그 수를 들은 케이타도, 불안한 눈초리로 중얼거렸다.
「26…… 26…… 26%인가……」
그 때 아카마츠는 어떤 것을 눈치챘다.
「조금 전에 양 양반도 불렸던 것 같은데……」
「양 박사에게는 내가 부탁한게 있어서 말이지. 노자키, 이누보자키, 히라타들 3박사와 정비부들과 함께 저 너머에서 노력해주고 있단 말이지!」
라이가가 가리킨 것은, 제어실 유리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주 격납고의 모습이었다. 남극에서 회수된 제네식 머신――초록 별의 위대한 유산에, 증원 태세로 개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오, 과연. 지금은 가오가이고도 가오파이가도 V2도 쓸 수 없어. 푸른 별의 패계왕이라는 녀석에게, 제네식 가오가이가로 맞서자는 거로군!」
납득한 듯 아카마츠는 양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일동을 대표하듯 말을 꺼낸 것은, 제네식과 퓨전할 입장인 가이다.
「시게루 씨…… 실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갤레온이나 제네식 머신은 제어중추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어서, 기동할 수 없습니다」
「제어중추라는건, 용자로보로 치면 초AI잖냐! 진짜냐!?」
「다른 모두들과 비교해서, 제네식은 트리플 제로에 침식된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고…… 그게 원인일거라고, 라이가 백부와 양 박사는 추측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아카마츠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지만 바로 라이가의 멱살을 잡았다.
「어이, 망할 영감탱아! 어떻게든 안 되는거냐. 차 떼고 포 떼고 패계왕과 싸우라니! 아무리 모두가 용자라도 무모에도 정도가 있지!」
「수, 숨막혀! 내가 대책 설명하려던 찰나에 네가 와서 이야기가 멈춰 있었단 말이다!」
「대책 있는거냐……!」
어안이 벙벙해진 아카마츠가 손을 놨다. 반쯤 들어올려져서 발 끝이 마루에서 떨어져 있던 라이가는 해방되자마자 부츠의 제트를 분사, 공중을 날면서 맹렬하게 설명을 개시했다.
「제네식 머신의 제어중추는, 삼중련태양계의 고도의 테크놀러지로 구성되어 있지. 지금도 그들은 내부의 자기수복과 재구성을 실시하고 있다고 봐도, 틀림없어! 그런데 말이지…」
「그들이 인공적인 뉴럴 네트워크를 지니고, 생명체의 뇌를 의사재현…… 아니, 오히려 아득하게 고도의 차원에 이르고 있다는 추측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라이가의 설명을 그리 말하며 긍정한 것은, 생체의공학자이기도 한 히노키였다.
「하지만, 시스템이 고도인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필요시간이 증가되는거 아닌가요?」
「히노키 군이 말하는 대로… 그게 며칠로 끝날지, 몇달일지, 혹은 그 이상 걸릴지, 나도 전혀 짐작가지 않는단 말이지……」
「……갤레온은 이대로 눈을 뜨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중얼거린건, 갤레온과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마모루다. 그런 신묘한 표정을 보지 못하겠다는 듯, 아카마츠는 마모루의 두 어깨에 손을 올리고 격려의 말을 걸었다.
「걱정 마라, 마모루. 이 버섯머리 영감탱이는, 이리 보여도 세계 10대 두뇌중 한명. 단숨에 해결책을 알려주겠지. 예를 들어서, 움직이지 않는 갤레온과 제네식 머신에 한명씩 퓨전해서, 제어중추를 대신시킨다던가, 어떠냐?」
「호홋……! 어떻게 알았냐!?」
버섯머리 라이가가 눈을 부릅뜨고 양손을 휘둘렀다.
「엑? 적당히 말했는데, 저스트 미트였어?」
「모처럼 극적으로 분위기를 북돋으려고 생각했는데…」
빈정상한듯한 표정의 라이가에게, 가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라이가 백부. 갤레온은 어쨌든, 제네식 머신에도 퓨전이……?」
「으음, 여기 온 것으로 밝혀졌겠지만…… 아마미 마모루 군, 카이도 이쿠미 군, 우츠기 미코토 군, 르네…… 그리고 아오노 케이타 군, 사이 히노키 군이라면 가능하다는 거다」
마모루와 카이도, 미코토, 르네는 각오하고 있었다…… 라는 표정으로 저마다 수긍했다. 모두 G스톤이나 J쥬얼의 산물이며, 미코토는 세미 에볼류더. 자신들 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거라고 저마다 자각은 하고 있었다.
「후우… 역시 저도인가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미코토는 동요를 숨기지 못해서 심호흡을 했다.
「이 중에서 가장 튼튼한건, 사이보그인 나일지도」
르네는 여유롭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양 손을 벌리고 익살맞게 말했다. 하지만, 각오도, 자각도 연이 없었던 둘도 있었다.
「에에엑~~! 저, 저와 히노키도임까!」
「헤드 다이버로도, 신체 능력적으로도 뒤떨어진 저희가……?」
「그래요! 듀얼카인드라고 해도, 뇌신경이 특별한 것 뿐이고, 몸은 평범함다!」
케이타의 말에 납득한 미소를 지은건, 뉴로노이드의 개발자이기도 한 아카마츠였다.
「아항. 그 뇌신경이 중요한거로군」
내 말이 그거다! 라는 표정으로, 옆의 라이가도 수긍했다. 본인들은 필사적으로 부정하겠지만, 이럴 순간, 이 부자의 표정은 매우 비슷해진다.
「그런거다! 모두 제네식 머신에 퓨전해서, 재구축중인 제어 중추와 뉴럴 네트워크를 구축해줬으면 해」
「확실히 그건 듀얼 카인드의 특기로군」
숨을 딱딱 맞춰서 수긍하는 라이가와 아카마츠 옆에서, 카이도가 중얼거렸다.
「G스톤이나 J쥬얼의 무한정보서킷으로도 할 수 있다면…… J로도 할 수 있다는 건가……」
「으음, 그 말대로지. 뭐, 그에게는 킹 제이더의 전력을 충분히 발휘해주는게 유리하지만」
「그 녀석은 전사니까…… 뭐」
르네가 조금 반응했다. 그 상태를 본 카이도였지만, 일부러 다른 말을 꺼냈다.
「J는 말했었지. 아오노 케이타라는 지구인도, 훌륭한 전사라고……」
「에? 날…… 솔J 형씨가?」
그 말에 매우 놀란건 아오노 케이타 본인. 남극의 싸움에서 같이 싸운 J에게, 뭔가 감동할 점이 있었겠지.
「아니~ 그런 식으로 말해지면, 저 불타오름다. 자, 히노키. 하자고. 우리 같은 일반인이라도 할 수 있는게 있다고, 증명해보자고!」
「응…… 자신은 없지만…… 해 볼게……」
「너희들은 드릴 두더쥐s에게 퓨전해줬으면 한단 말이지」
라이가의 말에 넘어진 케이타.
「뭠까? 두더지……s는?」
「스파이럴 가오와 스트레이트 가오……?」
「아, 과연……」
히노키의 말에 납득한 케이타였지만, 내심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났다.
(아하하, 우리들은 합체로보의 다리면 족하다는걸까. 하지만, 히노키와 같은 좌우 포지션. 누구에게도 건네주고 싶지 않으니 뭐 됐나!)
일동의 결의로 가득 찬 표정을 둘러본 뒤, 타이가는 벽면에 설치된 커뮤니케이터로 말을 걸었다.
「양 박사. 제네식 머신의 개수 작업은 어떻습니까?」
유리창 너머에서는, 정비 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는 양의 모습이 보였다. 입가의 인컴을 통한 대답이, 커뮤니케이터로 출력되었다.
「……뭐, 순조롭지. 렙톤 트래블러의 최대 가속으로 와다츠미가 달에 도착할 때 까지 앞으로 40분. 그 때 까지, 모든 작업을 끝내야지…… 아니, 끝내주겠어」
멀리 보이는 양이 오른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다. 주변에서 같은 작업을 맡은 노자키, 이누보자키, 히라타의 3박사나 정비부원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싸움이 끝났다는 분위기에 감싸여 있던 GGG였으나, 그들은 역시 인류 정예의 프로페셔널 집단. 한번 여차하면, 즉석에서 최적의 행동을 취한다. 그것이 GGG 대원으로서의 긍지였다.
말 보다도 믿음직한, 행동의 대답을 직접 목격한 타이가는 제어실의 일동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중후한 목소리로 고했다.
「……자네들은, 정체를 모르는 패계왕과 갑자기 싸워야만 한다. 하지만 난 믿고 있다. 자네들이라면, 이번에야말로 마지막일 시련을 극복해줄거라고」
마모루, 카이도, 르네, 미코토, 케이타, 히노키…… 그리고 가이가 수긍했다.
「제네식 갤레온에는 아마미 마모루! 가제트 가오에는 카이도 이쿠미! 브로큰 가오에는 르네 카디프 시시오! 프로텍트 가오에는 우츠기 미코토! 스파이럴 가오에 아오노 케이타! 스트레이트 가오에 사이 히노키! 그리고 전체를 통괄하는건 시시오 가이! 이게 파이널 가오가이가의 퓨전 요원이다!!」
「파이널·가오가이가!?」
놀란 가이의 말에, 타이가가 대답했다.
「그래…… 삼중련태양계에서 되살아난 것은 기원의 가오가이가. 지금 탄생하는건 모든 싸움을 끝낼 종국의 가오가이가! 그것이 이 기체에 담은 우리들의 소원이다! 그리고 저걸 보도록!」
타이가는 주격납고에 개수되는 도중인, 가제트 가오의 날개를 가리켰다.
「나는 파이널 가오가이가의 날개에, 이 마크를 새기기로 했다. GGG 개더링(Gathering) 마크를!」
그것은 특무장관이 된 타이가의 왼팔에 달린 배지와 같은 마크였다.
Gutsy Geoid Guard――
Gutsy Galaxy Guard――
Gutsy Global Guard――
Gutsy Galaxy Guard――
Gutsy Global Guard――
본떠진 3개의 G가 금빛, 초록, 푸른빛으로 빛나는, 모든 GGG를 짊어진 엠블럼―――그것이 GGG 개더링 마크!
「특무장관! 전 이 엠블럼을 등에 지고, 모든 싸움을 종국으로 이끌겠습니다. 여기 있는 동료들과 함께!」
「아아, 부탁한다…… 용자!」
타이가가 내민 손을 가이가 잡았다. 그 위에 동료들의 손이, 차례대로 쌓아올려진다.
마모루의 손이─
카이도의 손이─
미코토의 손이─
르네의 손이─
케이타와 히노키의 손이─
그리고 라이가와 아카마츠 부자가 단단히 어깨동무를 했다.
(이 정도의 동료들이 결집했어…… 질 리 없어!)
마음 속으로, 아직 보지 못한 적을 향해, 가이는 중얼거렸다.
(패계왕…… 아니…… 상대가 너라 해도……!)
아직 보이지 않은 적――
이라는건 아니다. 조금 전, 데이터 프로브에서 전송된 영상을 보고 있었을 때, 가이는 작은 광점의 적, 그 모습을 목격하고 있었다. 이치가 아니라 직감으로 가이는 느끼고 있었다. 그 적도 역시 가이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그래. 양자는 이미 서로를 적으로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6
항성간 공간을 질주하는 초노급 전함의 최대전속은, 디비전 플리트와의 속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구의 위성궤도상에서 월면까지의 거리를 몇분만에 도달한 J-Ark는 재빨리, UN 알프스 기지 상공에 도달해 있었다.
「……뭐야 저건!」
경악한 것은, 갑판 위에 매달린 상초룡신이었다. 맨 몸의 인간이라면 버틸 수 없는 초가속도, 굳센 용자로보군단이라면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 용자로보들을 아연실색시킨건, UN 알프스 기지가 변해버린 모습이었다.
마치 겁화에 휩싸인 듯한, 새벽의 빛의 불. 아니, 진공인 월면에서 불이 타오를리 없다. 그건 기지를 가득 채운 제로로보들이 내뿜는, 오라의 환염(幻炎)이다.
「기지 스탭은 도대체 어디에!」
생체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센서를 풀 가동하고 있는건 빅 볼포그. 하지만 농밀한 Z0 시밀러와 트리플 제로의 오라로 방해되어 탐사는 불가능. 일동이 J-Ark에서 기체 고정용 와이어를 분리하고 조사를 개시하려던 순간――
「용자들이여, 긴급이탈이다!」
솔다토 J의 날카로운 경고가 울렸다. 용자들이 각각 스라스터 분사로 날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J-Ark는 두꺼운 함저부 장갑을 기지로 향했다. 그 직후, 날아온 고열원체가 작렬!
「초압축 산소탄 감지!」
즉시 경고를 발한 토모로가 장갑에 제네레이팅 아머를 기동시켜 요격태세로 전환했다.
「역시…… 저 녀석들 나름대로의 인사라는건가」
J도 적의 정체는 이해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공격으로 손상받을 J-Ark가 아니라는걸, 적도 알고 있겠지. 솔다토 J는 오라 너머에 서 있는, 초압축 산소탄을 쏜 자의 모습을 바라봤다.
――즉, 푸른 별의 패계왕.
종국의 가오가이가를 기다리는 최대 최강 최후의 적. 새벽빛의 환염(幻炎)을 두른,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모습을!
(계속)
다음화 2021년 2월 15일(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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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5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최종장
2021. 1. 16. 00:00
1시부터 번역 돌입했는데, 한그오 관련 넷마블 터진게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했다! 또한 베터맨 군단에 의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진 갤레온이, 초대 가오가이가가 되어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서 더해졌다.
결전의 땅, 남극에서 패계왕 제네식은 최후의 힘으로 차원게이트를 열어, 트리플 제로를 불러들이려고 했다. 전 우주의 존망을 건 위기에 대항한 것은, 전 인류의 예지와 용기를 집약한, 위성궤도 사이즈의 팬텀 링! 궁극의 브로큰 팬텀으로, 트리플 제로를 차원게이트 너머로 되밀고, 오랫동안 이어져온 싸움은 드디어 끝이 났다…….
그리고, 하츠노 하나는 자신에게 새로운 생명이 깃들었다는 것을 마모루에게 전한 것이었다.
(※사과와 보고. 전체 구성을 재검토한 결과, 연재분량의 56~64화의 서브타이틀을 「number. 09 輪 -RING- A.D.2017」으로 고치고, 연재분량의 65화를 「FINAL of ALL 対 -VERSUS- A.D.2017」 제1화로 바꿨습니다.)
「축하해!!」
빅 오더 룸에 성대한 축하의 환호성과 건배의 소리가 울린다. 거대 스크린에는 전 세계에서 보내지는 축복의 메시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 이 거대한 공간에 사람들과 용자로보(당직과 치료, 수리중인 자들을 제외하고)가 모여든 것은, 축하를 위해서였다.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의 2세 회임――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 합동 결혼식 발표――
EI-01 내습부터 이어진 싸움의 나날과, 인비지블 버스트를 시작으로 한 재액의 나날의 종료라는 소식――
남극에서의 패계왕 제네식과의 결전 후, 그것들이 발표되고, 선언되어, GGG 오비트 베이스는 축하 분위기로 돌입했다. 물론, 그 분위기는 전 세계가 공유중이며, UN은 수많은 이벤트를 기획중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일단 동료들 사이에서 축하해두기로 해서, 빅 오더 룸에 사람들과 로봇들이 모여든 것이다.
「마모루 대장, 하츠노 오퍼레이터. 축하합니다. 이건 첩보부의 축하입니다」
메이드 로보 피기땅에게 한 손을 잡힌 채, 볼포그가 둘의 앞에 데이터 디스크를 내려놓았다.
「우왓하. 고마워, 볼포그! 뭐가 들어있어?」
「이걸 보면 됩니다」
디스크에 기록된것과 같은 영상을, 볼포그가 모니터에 띄웠다. 그건 일찍이, 볼포그가 마모루를 호위하던 임무를 맡고 있었을 무렵에 촬영해둔 영상을 편집한 것. 아직 소년이었던 마모루가 존더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장면이라던가, 그 근처에서 트러블에 휘말려든 하나의 모습이 비춰져 있었다.
「후에에, 싫어, 이런 영상도 남아있었어……!?」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자, 하나의 뺨은 희미하게 물들었다.
「역시 첩보부의 대선배. 일이 섬세하군!」
역시 첩보부 소속 로보인 포르코트는, 피기짱이 트레이에 올려놓은 로보쥬스를 받으며 익살맞게 말했다. 지금은 이미 노견이 되어 지구에서 여생을 보내는 요제프가 과거 영상 속에서는 힘차게 소녀 무렵의 하나를 마구 끌어당기고 있었다.
「우와……하아……」
아직도 호적상으로는 아니지만, 마모루는 10년 이상 전부터 하나를 자신의 "아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도 소녀처럼 청순함이 남은 애처를 보며, 마모루는 며칠 전, 회임 소식을 들었던 그 날의 대화를 떠올렸다.
「우…… 우와……우와……… 우왓하―――앗!!!」
「마, 마모루 군…… 소리가 커. 근처 병실에는, 다쳐서 잠든 사람도 있으니까」
「아, 미안……」
마모루는 당황해서 자신의 입을 양 손으로 막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환호성을 멈추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자제하던 동안, 조금 침착해진 듯 했다. 목소리를 낮춰서, 물어봤다.
「하지만 하나 짱…… 조금 전, 출격 전에 했던 『혹시 내가 인류의 적이 되면――』이라는건, 무슨 의미였어?」
「그, 그건 말이지……, 저. 나. 내 안에 기계신종의 종자가 파묻힌게 아닐까라고 생각해 버려서……」
기계신종―― 그것은, 원종대전 마지막에 나타난, 기계생명체의 궁극의 존재. 2003년 날아온 EI-01이 우츠기 미코토의 몸 안에 그 종자를 심어, 3년의 잠복기간을 걸쳐 발현했다. 기계신종 조누다가 된 미코토는, 물질승화로 인류를 멸하려고 한 것이다.
「목성에 가기 전부터, 컨디션에 이상해서…… 스스로 조사하던 동안… 조누다가 되기 전의 미코토 씨와 같은 증상 아닐까 마음 먹어버려서……」
하나는 새빨간 얼굴로, 자신의 착각의 전말을 설명했다. 목성에서 돌아오던 때. 양 손목의 염좌에 걸린 하나가, 소형 고속정 플라이D5로 먼저 지구로 돌아가는걸 선택하지 않았던 것도, 좁은 공간에서 조누다로 각성해버릴 가능성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좀 더 자세히 물어볼걸 그랬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하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내 정체를 들킨 후에도, 이랬었지……)
초등학생 무렵, 삼중련 태양계인으로서의 능력을 사용한 순간을 하나에게 들킨 적이 있었다. 그걸로 괴로워하던 하나는, 마모루에게 물어봤던 것이다.
「넌…… 우주인이야?」
겁을 먹고, 경계심을 보인, 차디찬 말. 마모루가 우주인이라고 알았기 때문에 나온 말은 아니다. 마모루가 되어버린 "우주인"에게 한 소리였던 것이다. 그 때의 하나는, 정말 좋아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바뀌어 버렸다고 생각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고 있었다.
트러블에 휘말려들기 쉬운 체질도, 혼자 끙끙거리며 착각해버리는 성격도, 어릴적부터 변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 마모루에게 있어서 사랑스러운 사람의 소중한 한 부분이었다.
침대 곁의 의자에서 몸을 내밀고, 마모루는 하나의 몸을, 살그머니 껴안았다. 말 그대로, 부숴지기 쉬운 것을 다루듯, 상냥하고 정중하게. 있는 힘껏 애정을 담아.
「하나 짱…… 앞으로도, 하나 짱은 얼마든지 착각해도 좋아」
「마모루 군……」
「싸움은 이미 끝났어. 지금부터는 내가 하나 짱을, 계속 보고 있을테니까…… 누구보다도 먼저 착각했다고 알아차려줄테니까……」
하나에게는 무엇보다도 기쁜 말이었다.
「응. 마모루 군…… 나, 아마도 앞으로도 잔뜩 착각해버릴 것 같지만……… 분명히 눈치채서, 정해해줘」
「어? ……정해? 그러니까, 크라티오~(くーらてぃお~)!」
바로 엉뚱한 소리를 하는 하나의 머리를, 마모루는 왼손으로 정해포즈를 흉내내며 상냥히 쓰다듬는다.
「에헤헤……」
훌륭한 태클에 온화해진 하나도, 서서히 마모루의 등에 양 손을 돌렸다.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 서로 다른 별에서 태어난 둘은, 10년도 더 지난 예전에 이미 부부로서 맹세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날, 둘은…… 아니, 셋은. 가족이 된 것이다.
지금, 빅 오더 룸에서 사람들과 로보 무리 한 가운데 있는, 아마미 마모루와 시시오 가이. 그리고 그들과 같이 있는 하츠노 하나와 우츠기 미코토. 마치 밝고 눈부실 정도의 항성이 세계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은 광경이다. 그런 그들의 빛을 보며, 빛을 반사하듯 바라보는 자들도 있다. 그 중 한명인, 르네 카디프 시시오는 누구에게 들려줄 의도도 아니지만, 조금씩 중얼거렸다.
「그건…… 가이와 내가 사이보그가 된 후,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었지……」
그건 2005년 가을. 원종대전 도중의 일이었다. 바이오네트의 에이전트를 쫓아 중국으로 넘어간 르네는, ZX-05 척추원종과 교전중인 GGG와 조우, 가이와 오랜만에 재회했던 것이다.
「그 무렵에는 여러모로 성질을 돋우고 있어서 말이지. 가이에게도 화를 내면서 말해버렸어…… 어머니를 버린 그 사람이 다시 만든, 이 몸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괴로움은, 너는 모른다고」
가이도 르네도, 본의치 않은 사정으로 원래의 육체를 잃고, 친아버지에 의해 사이보그 수술을 받아 연명했다는, 매우 비슷한 과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가이의 아버지인 시시오 레오가 평생 단 한명의 아내만을 사랑하며 따스한 가정을 쌓아올린 것과 달리, 르네의 아버지인 시시오 라이가는 자유분방한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가 헤어졌다는 사실이 르네의 성격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건…… 가이 씨, 곤란했겠는걸……」
르네의 중얼거림에 그렇게 감상을 내뱉은건, 옆에 서 있던 카이도 이쿠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버린 마음은 알아. 나도 옛날, 비슷한 일을 했었으니까……」
카이도가 말했던 것은, 역시 2005년 말. 목성에서의 기계 31원종과의 결전 직전의 일이다. 카이도와 양모를 걱정하는 마모루를 향해, 「너는 불쌍한걸」이라고 내뱉어 버린 것이다. 마모루도 카이도도 지구의 아이가 아니며, 삼중련 태양계에서 태어난 탓의 숙명을 짊어지고 있었다. 머지 않아 올 이별의 시간, 주변과 수많은 인연을 쌓아올린 마모루가 더 괴롭겠지…… 라는 의미의 말이다.
「저 꼬맹이가 그렇게 들었을 떄의 얼굴, 보고 싶었는걸」
당시의 마모루의 표정을 상상하며, 르네가 뿜을 뻔 했다.
「이제 꼬맹이가 아냐. 지금은 마모루도 나도, 르네 씨보다 연상이라고」
「하앙?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둘 다 꼬맹이인 채로거든?」
「……훗」
웃음의 충동이, 르네에게서 카이도로 전염된 것 같았다. 둘 다, 미소를 지은 채로 사람들의 중심에 있던 가이와 마모루를 바라본다.
「겨우 이해할 것 같아. 나와 르네 씨. 그다지 이야기한 적 없는데……… 왜 그 때, 그런 말을 걸어줬는지」
그건 솔 11 유성주와의 싸움 후, 삼중련 태양계에서 카이도와 마모루 둘만이 ES미사일로 태양계로 귀환할 때의 일이다. 여행을 떠나는 카이도에게 르네가 전한 「부모를 소중히 여기렴」이라는 말.
「아마, 나와 당신은 서로 비슷한 처지……」
「아… 동병상련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이야기를 시작한 카이도의 말을, 르네가 가로막았다. 가로막은 말의 지독한 센스에, 카이도가 경악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알루에트는, 그런 카이도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르네도, 카이도 씨도, 자신을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의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알루에트는 저도 모르게라는 듯, 오른손으로 카이도의 왼팔을 붙들고, 왼손으로 르네의 뜨거운 오른팔을 잘 잡은 뒤, 둘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저기, 둘 다 알고 있어?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아. 하지만, 달이 있어서 사람들은 밤에 걸을 수 있는걸!」
카이도도 르네도, 「하아?」 「무슨 소리야?」라는 표정을 지었다. 의미가 통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딱히 상관 없다. 그러니까 자신은 이 둘을 매우 좋아한다고, 알루에트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가이 장관. 우리 같은 로보는 결혼식인데도 초대받을 수 있는걸까?」
「염룡. 고집부리지 마. 이 빅 오더 룸 같이 넓은 회장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없다고」
고집부리는 염룡을 빙룡이 나무란다. 오랜만에 보는 형제의 평화로운 회화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가이는 늘어선 용신 형제자매들에게 말을 걸었다.
「모두, 마음은 기쁘지만, 식장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
가이의 말을 듣고, 풍룡과 뇌룡이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어이, 풍룡, 천장이 낮은 회장이라도, 비클모드라면 들어갈 수 있지 않던가?」
「그렇지 뇌룡. 전원이 세미 비클로보라면, 로보쥬스로 건배도 할 수 있을거고」
「어머, 오라버니들. 여차하면 제 브로큰 브레이커로, 천장을 파괴할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Ya, 맡겨주세요」
가슴 펴는 일룡과 경례하는 월룡. 다른 쪽 여동생들은, 넋을 잃고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암룡. 나도 언젠가, 결혼식 해보고 싶어~」
「광룡은 심머트리컬 도킹 때마다, 나와 이어지는거나 다름 없잖아」
변함없이 사이 좋은 광룡과 암룡. 형제자매들이 여러모로 격론을 나누는 가운데, 막내는 다른 것을 주목하고 있었다.
「저기~ 마이크 선배. 왜 그러시나요? 왠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상룡이 걱정스럽게 말을 건 것은, 눈 앞의 로보쥬스에 손을 대지도 않는 코스모 로보 형태의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OH! 그렇지 않걸랑! 마이크, MY FRIENDS의 경사스러운 Ceremony가 기대되서 어쩔 수 없걸랑!」
그리 말하며, 로보쥬스를 단숨에 원샷하는 마이크였으나, 아무리 봐도 허세다.
「마이크…… 골디가 신경쓰이는거야?」
가이의 지적에, 마이크의 안면 모니터 부분이 느낌표로 가득 매워졌다.
「NO! NO! 골더마 따윈, 없는게 Silent하고 Happy라고 생각하고 있었걸랑!」
지상에 추락하기 시작한 오비트 베이스를 위성궤도까지 밀어올리기 위해서 상당히 무리를 한 용자로보 군단. 하지만, 대부분의 기체에는 다시금 수리와 메인테넌스를 해서 이 곳에서 무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예외가 있다면 트리플 제로의 침식으로 인한 타격이 치유되지 않은 제네식 갤레온과 제네식 머신. 그리고 골더마…… 골디 더블마그다. 패계왕 제네식의 엄청난 공격으로부터 가오가이가의 방패가 되어 폭산한 골디의 수리에 대해서는, 아직도 계획도 서 있지 않다.
「걱정할 필요 없어. 그 녀석은 바로 돌아올걸. 지금까지도 그랬잖아」
가이의 그 말을 듣고, 마이크의 눈이 마구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숨에 환한 목소리로 주접을 떨기 시작했다.
「그랬었걸랑! 그런 돌대가리의 걱정 따윈, 해도 쓸데 없는걸! 부활하면, 마이크의 백 밴드로 마구 부려먹어 줄거걸랑! 골디언 더블해머로 드럼 연주 시킬거걸랑!」
「어이어이. 그러면 닥치는 대로 빛이 되어버린다고?」
젊은 GGG 그린 장관의 질린듯한 표정에, 용자로보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일어났다. 그런 일동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건, 우츠기 미코토와 GGG 그린 오퍼레이터 셋이다.
「미코토! 모처럼 싸움이 끝났는데, Darling을 로보들에게 빼앗겨버렸네YO!」
「그래도 좋은걸. 경계태세가 완전히 풀린 상황은 정비부로서도 오랜만이니까. 이렇게 축하연에도 참가 가능하고」
「첩보부도 경계레벨이 매우 낮으니까」
스완 화이트, 우시야마 카즈오, 엔토우지 코스케가 상냥하게 이야기한다.
「모두, 고마워요」
미코토도 다시 동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가이와 LoveLove Goal-in인거지♪」
「둘 다, 이 날을 위해서 노력해왔으니까」
「"지구외 지성체를 해치울 때 까지는 연인사이가 아냐. 단순한 동료다"라고 맹세했었으니까 말이지. 이야~ 정말 길었어」
세 고참 오퍼레이터들의 발언을 듣고, 미코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거야!?」
그건 시시오 가이가 사이보그로 다시 태어난 직후, GGG 입대를 결의한 미코토와의 사이에서 나눠진 약속이었다.
「Oh, 미코토. 취하면 언제나 그 소리 하고 있는거에YO」
「콘솔에서 선잠을 취할 때 정평인 잠꼬대니까」
「덧붙여서, 첩보부 비망록에도 기재되어 있는걸」
「에엑!?」
귀까지 새빨개져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미코토를, 셋이 흐뭇한 미소로 바라본다. 그들은 GGG가 설립되었을 때, 가장 초기에 선발된 정예 스탭이다. 입대 몇달 전까지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미코토에게 있어서, 여러 경력을 지닌 초 엘리트인 그들의 곁에 있다는건 커다란 프레셔가 존재했다. 하지만,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미코토에게, 셋은 선배로서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지도를 해 줬다. 그 덕분에 미코토는, 오늘까지 가이를 서포트해서 싸워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기동부대 대장인 가이의 멘탈을 고려하여, 최적의 서포트 역할을 필요로 했다는 측면도 있겠지. 하지만 결코 그것만이 아니라 그들은, 우츠기 미코토라는 한명의 개인을, 함께 싸우는 동료로서 인정해 준 것이다. 미코토에게 있어선 무엇보다도 기쁘며, 자랑스러운 훈장이었다.
「저, 이런 곳에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여러분, 지금까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 말하며, 미코토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스완은 눈가에 습기를 띄며 미소짓고, 우시야마는 웃으며 수긍. 엔토우지는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EI-01의 내습으로 부모님을 잃고 시작된, 그녀의 길고 가혹한 투쟁의 나날――― 그것이 드디어, 끝을 맞이한 것이다.
빅 오더 룸의 중앙에서는 타이가와 휴마도 논알콜 맥주로 축배를 나누고 있었다.
「게키……」
「다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코우 짱! 오늘은 마시고 죽어보자고!」
게키의 울먹거리는 소리에 감격한 타이가는, 조용하게 이 상황을 곱씹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미 좋은 기분으로 휘청이는건 야마 영감이다.
「이야~ 겨겨겨경사스럽슴다~. 사~사~사장!」
「야마영감. 취한건가?」
「뭐, 괜찮잖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양 롱리가 그리 말하며 미소지었다. 평상시에는 굳센 그 철면피지만, 어렴풋하게 붉게 물들어 있는 것 같았다.
「으음? 양 형씨도 좋은 냄새가 나잖나. 이거, 소흥주(紹興酒)잖나!」
(※역주 - 소흥주(紹興酒): 저장성 사오싱 시(절강성 소흥시)에서 만드는, 중국의 수많은 명주 중에서도 한 손에 손꼽히는 명주. 춘추전국시대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술이다.)
아카마츠는 콘솔 모니터에 기대, 자신의 콧수염을 쓰다듬고 있었다.
「뭐, 확실히 경사스럽다만, 나 말이지. 이럴 때는 뭐랄까, 조금 불안해진단 말이지……」
「영차!」
조금 묘한 표정이 지은 아들의 엉덩이에, 성대한 똥침을 먹인 라이가.
「으걋!? 으아아아악!!」
「시게루. 좀 더 기뻐하라고~ 자~자~!」
「크윽, 누구냐! 이 망할 영감탱이에게도 술 먹인 놈은!?」
「부자간임다~」
그런 소란스러운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히노키와 케이타는 조용히 나란히 서서 보고 있었다.
「히노키. 사쿠라 짱은?」
「아직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해서, 조금 쉬고 있어」
「그런가……」
「타마라와 프리클 참모도…… 아직 좀…… 그러니까……」
「아아…그렇……지……… 아…… 저기 말야……」
조금 지친 듯한 히노키를 격려하려고, 케이타는 화제를 바꿨다.
「우리도 말야…… 에헤헤. 같이 결혼식 올리는건…… 어떨까?」
「진심이야? 케이 짱…… 나, 야나기 씨와 카에데 씨가, 떠올라 버려서……」
「어…… 아아, 그… 그런가……」
과거, 아카마츠 공업에서 약혼을 발표한 커플의 전말을 떠올리고, 둘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거기서 가만히 입 다물고만 있을 케이타가 아니다.
(※역주 - 야나기 쇼 / 쿠레나이 카에데. 아카마츠 공업 소속의 초능력자들로 야나기 쇼는 의시능력, 쿠레나이 카에데는 초능력에 더불어 다우징 능력을 사용하여 앞날을 예견하는 힘을 지녔다. 약혼까지 해서 아이까지 가졌으나, 카에데가 알저논에 감염, 동반 사망한다. 그 둘 사이에서 나온 아이가 바로 2부 마지막에 챈디와 함께 나타나서 케이타를 구원한 "케이".)
「그런데 말이지, 히노키…… 지금까지 슬픈 일이라던가 여러가지 있었지만 말야. 그런 징크스라던가 전통이라던가로 하면 안 되는거 아냐? 그 사람들 몫까지, 우리가 행복하게 되어서, 전부 덧씌우자고!」
「……응」
히노키의 머리속에는 아직도, 죽은 오빠의 모습을 한 라미아의 모습이 스쳐지났다. 베터맨들도 신경쓰이지만, 지금의 자신은 알저논과 싸울 결의를 한 생체의공학자다. 이끌어준 고·미야코 아사미(都古麻御)의 의지를 이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관철해야만 한다.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고독하지 않다는 처지를 확실하게 자각한 그녀는 말을 꺼냈다.
(※미야코 아사미 : 베터맨의 등장인물. 생체의공학자였으며 천연 도짓코 성향. 알저논을 극복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한 과학자였으나, 사실 알고 보니 자신이 알저논의 전파자라서 절망하고 사망, 포르테의 열매를 맺었다.)
「……그렇지」
히노키는 그리 말하며 케이타의 팔에 매달렸다. 직장에서의 공사혼동을 싫어하는 그녀 치고는 매우 드문 일. 그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살아가려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폭풍우가 가신 후의 온화한 햇볕같은 순간 속에서, 그들은 그리 믿고 있었다…….
GGG 오비트 베이스. 제3데크의 감압이 완료되었다. 외벽으로 이어진 해치가 개방되고, 이곳은 이제 우주공간의 일부가 되었다. 진공환경에 고요히 서 있는 것은, 기계장치 사자―― 우주 메카라이온 〈갤레온〉 뿐. 아니, 생명체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환경에서, 갤레온에 달라붙은 두 그림자가 있다.
「………신세를 졌어. 갤레온」
「저 쪽으로 돌아가면, 초등학생인 나를, 잘 부탁해」
그리 말을 건 것은, 시시오 가이와 아마미 마모루다. 아니, 말을 건 것은 아니다. 이 곳에서는 소리는 닿지 않으니까. G스톤의 힘으로 전신을 녹색으로 빛내는 둘은, 마음 속으로 이별을 고했던 것이다.
두 눈동자를 빛난 갤레온은, 소리 없는 포효로 이별을 고하고 우주공간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둘이 분사염에 휘말려들지 않는 거리까지 떨어진 후, G 임펄스 드라이브를 구동, 날아올랐다―――지구를 향해.
남극의 결전 후, 솜니움들이 홀연히 자취를 감출 때, 베터맨 라이가 림피드 채널로 고했었다.
『기계장치의 사자는, 상처를 치유한 후, 우리들에게로 스스로 오겠죠. 그러면 소인이, 올바른 시간으로 되돌려 보내겠습니다』
그 말대로, 자기수복을 마친 갤레온은, 스스로의 의사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2005년의 과거로 돌아가, 가이와 마모루와 힘을 합쳐, 존더나 기계31원종과 싸우기 위해서――
저 너머로 사라지는 빛이 보이지 않게 되자, 가이와 마모루는 기지로 들어가는 에어록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와, 그리고 지금부터. 자신들의 힘이 되어준 갤레온을 아무래도 마중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윽고, 기압실 내부가 단숨에 압력으로 채워지고, 통로에서 미코토와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 하나 짱. 기다리게 해 버려서」
「으음, 갤레온을 마중하고 싶었던 기분, 아니까」
진공에 나갈 수 있었다면, 곁에 있고 싶었다…… 라는 마음을 담아, 하나가 미소지었다. 물론 우주복을 입으면 가능하지만, 지금의 하나는 특별한 몸이다. 마모루가 반대할 필요도 없이, 하나 스스로 자중하여, 여압구획(与圧区画)에서 창 너머로 지켜보는걸 선택하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들, 정기검진 갔다올게」
그리 말하고, 마모루와 하나는 의료구획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손을 잡은 둘은 소년소녀처럼 청순하게 보였다.
「좋은걸. 사이 좋아서」
「우리들이라도, 충분히 사이 좋잖아」
무심코 중얼거린 미코토의 어깨를 가이가 껴안았다. 창 밖으로 떠오른 지구의 푸른 빛에 비춰지면서, 미코토는 가이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올렸다. 그리하여 한동안, 둘 다 말 없이 이 온화한 시간에 잠겨있었지만, 미코토는 무언가를 떠올리고 깜짝 놀랐다.
「그렇지, 가이! 이거 봐!」
미코토는 GGG 대원복의 주머니에서 작은 악세사리를 꺼냈다. 가이는 물론 기억이 있었다. 원래 가이가 언제나 가지고 있던 것이며, 본인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잃어버린 것이었으니까.
「미코토, 이거…… 도대체 어디서?」
「삼중련 태양계의 레프리 지구에서 주웠어. 가오파이가의 잔해 속에서, 가이를 찾고 있었을 때……」
그 말에, 겨우 가이도 이해했다. 그래. 레프리 지구에서 한번 팔파레파에게 지기 직전까지, 이 팬던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ㅏㄷ.
「그런가, 그 때……」
「하지만 말야. 이상해. 내가 찾았을 때는, 상처투성이에 찌그러져 있었는데……」
딱 봐도, 팬던트는 새것 같이 빛나고 있었다. 절대로 격렬한 싸움에 휘말려들고 내던져진 것 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말야…… 이 사진……」
미코토가 팬던트를 열자, 거기에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미코토의 사진이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가이도 아연실색해졌다.
「어째서, 이 사진이……!」
가이가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애당초 이 사진은, 둘이 18세였던 무렵, 미코토에게 받은 팬던트에 들어있던 사진이다. 가이는 그 팬던트를 소중히 여겨, 사이보그가 된 후에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었다. 하지만――― 기계신종 조누다 로보와의 결전 때, 모든 것이 물질승화되며 이 팬던트도 사라졌다. 그 후, 미코토는 동일한 팬던트를 구입, 다시 가이에게 준 것이다. GGG 대원복을 입은 21세의 자신의 사진을 넣어서. 레프리 지구로 떠났을 때, 가이가 지니고 있던 것은 그 2대째 팬던트였을 터. 18세 미코토의 사진이 들어간, 초대 팬던트일리가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영문 모르겠지! 나도 어제, 겨우 되찾아서…… 안을 열어보니까, 깜짝 놀라버렸어………」
「되찾았어? 지금까지, 어디 있었는데?」
가이의 질문에, 미코토는 순서대로 대답했다. 레프리 지구에서 주운 2대 팬던트를, 미코토는 그 때 입던 GGG 대원복 주머니에 넣어놨었다. 하지만, 제네식 가오가이가를 기동시킬 때 진공에 노출되어 미코토는 한동안 위독한 상태였었다. 그 때, 치료복으로 갈아입혀지면서, 팬던트는 대원복채로 탈출정 쿠시나다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그러면 이 팬던트도, 우리들과 함께 오렌지 사이트에 있었던건가……」
미코토의 이야기를 듣다가 가이는 이해했다. 오렌지 사이트에 가득 차 있던 농밀한 트리플 제로는, 닿은 모든 것을 "있어야 할 모습"으로 재생했다. 골디언 크러셔의 제어 AI가 되어 있었던 골디를 용자로보의 모습으로 되돌렸던 것 처럼. 즉, 이 팬던트는, 그 때 처음 미코토에게 건내졌을 때의 모습이야말로, 있어야 할 모습이었을 터.
(물질로서의 형상보다, 소유자의 기억에 있는 형상을 우선시한 복원…… 이라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가이는 떠올렸다. 원종대전 당시, 우주에 있었을 때에만, 사이보그의 몸으로만 인식할 수 있었던 어머니를. 그 때 어머니 키즈나는, 젊은 시절의 모습이며, 3개의 감정이 하나 하나 나눠진 모습이었었다. 트리플 제로의 일부였던 더 파워에 의해 일으켜진 현상이지만, 우주의 섭리에 의한 너무나도 신비한 재생에, 인류가 그 법칙을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트리플 제로에게 감사해야겠네」
「무슨 말 하는거야? 그런 지독한 꼴을 당했었는데!」
가이의 말을 듣고, 미코토가 진지하게 분노했다.
「미안. 나중에 제대로 설명할게」
「나중이라니 언젠데!」
뺨을 부풀린 미코토가 가슴을 두드리자, 가이는 항복 포즈를 취했다. 사소한 싸움은 바로 끝나고, 가이는 팬던트를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도, 있어야 할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있어야 할 모습이라니, 이제 사이보그가 아닌걸」
「그런게 아냐」
가이는 강화유리 저 너머에 보이는 우주를 보았다. 푸른 지구를… 보는게 아니다. 좀 더 머나먼, 저 너머의 머나먼 우주를 보는 눈빛이다.
「난 원래, 우주비행사였으니까. 처음에는 목성에서 조난한 어머니를 마중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어머니나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더 멀리 가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가. 그게 가이의 "있어야 할 모습"이구나…… 어라? 혹시 나, 지구에서 집 지키고만 있어? 놔두고 가는거야!?」
「미코토가 그런다고 납득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 같이 가자…… 부부 비행사로서, 어디까지나. 모든 싸움이 끝나면……」
「하아아아아아? ……가이의 꿈은 너무 커. 응. 하지만, 난 그런 점도 좋아하려나」
환한 미소로 미코토는 끄덕였다. 그리고 너무 기쁜 나머지, 무심코 질문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도, 이 순간은 망각의 너머로 사라져갔다.
"모든 싸움이라니, 이미 끝난거 아냐?"
『이야, 곤란한걸요.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곤란하다, 로는 안 끝납니다. 저 스스로지만 한심하군요』
시간은, 갤레온이 떠난 것과 거의 동시각. 장소는 요코하마 세풀크룸. 곤란해하는건 솜니움 라이. 화를 내고 있는 것도, 동일한 다른 라이다.
라이와 라이가 림피드 채널로 말싸움을 하는 광경을, 라미아를 포함한 여섯 솜니움이 어이없어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라이…… 어떻게 된거지?』
평상시에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라미아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건 좀처럼 없는 일(椿事)라고 할 수 있겠지.
(※椿事 : 춘사. 원래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라는 의미이나, 일본어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의미)
『라이 끼리만 대화하지 말고,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어느쪽이 진짜고, 어느쪽이 가짜냐!?』
가쥬마루가 직정적인 의사를 말했다. 두 라이는 함께, 나이 어린 동포를 보고는, 완전히 같은 행동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이런.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답니다. 가쥬마루 군』
『그렇소이다. 소인들은 조금 위상이 어긋났을 뿐인 동일존재. 어느쪽이든 진짜나 다름없습니다』
그 설명에 이해한 라칸이 수긍했다.
『음…… 요컨데, 지금 나타난 쪽의 라이는, 템푸스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온 존재라는건가』
『오오. 역시 학구의 도는 이해가 빠르군요!』
역시 같은 행동으로, 라이와 라이가 비파 같은 악기를 훑었다. 찬사인 듯 하지만, 시끄러움이 배가 되었을 뿐이다.
『어떻게 된 일? 난 모르겠어……』
어쩔 바를 몰라하는 히이라기에게, 라칸이 설명했다.
『음… 머지 않아, 기계장치의 사자가 이곳에 온다』
남극에서, 시시오 가이와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전원이 알고 있다. 자기수복을 마친 갤레온이 그들에게 와서, 라이가 입수한 템푸스의 열매의 힘으로 과거로 되돌려준다. 그러는 것으로, 역사의 흐름에 새로운 분기를 만들지 않게 하려는 시도다. 그것은 솜니움과 인류. 양쪽 모두가 바라는 점이다.
『그렇소이다. 소인은 기계장치의 사자를 데리고 과거로 가서, 역사의 흐름을 바로잡은 후, 템푸스의 열매를 통해, 다시 이 시대로 돌아왔습니다』
의기양양한 표정의 라이의 옆에서 진절머리를 흔드는 라이가 보충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돌아올 시간을 틀렸다는겁니다. 원래, 출발한 시각보다 나중에 돌아와야 할텐데, 보다 먼저 돌아와 버렸다는……』
『뭐뭐, 여기 있는 소인이 아직 과거로 여행을 떠나지 않았기에, 동시에 둘이 존재해버린다니, 시간의 흐름은 이 어찌 기묘한건지……!』
여기까지의 설명에서, 솜니움들은 드디어 사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데우스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겠지』
조금 기가 막힌 유우야가 의사를 날리지만, 라미아는 일단 냉정하게 대답했다.
『………일어나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얀 사자가 올 때 까지,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음…… 라미아가 말한 대로지. 이 이상, 시간의 흐름을 뒤흔들어버리게 되면, 데우스의 소행을 부정한 의미가 없어져 버리니』
라칸도 라미아에게 동의했다. 하지만, 라이에겐…… 아니, 라이들에게는 이론이 있는 것 같다.
『무슨 소리를……』
『이대로, 이 기적을 없었던 걸로 해 버리라니, 너무나도 아까운 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는 라이와 라이. 수상한 듯 샤라가 바라봤다.
『뭔가,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거야?』
『듣지 마. 샤라. 어차피 변변찮은 일일테니까!』
진절머리 난 가쥬마루를 신경쓰지도 않고, 라이들은 현악기를 쥐었다.
『사람들의 세상에는, 연주라는 문화가 있답니다』
『소인. 전부터 동경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까지는 독주 밖에 하지 못하여, 아름다운 음색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있었소이다』
『운명의 장난! 소인들이, 이 곳에서 피로해보이죠!』
감격한 라이가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하고, 동감한다는 듯 다른 라이가 거기에 합주를 시작한다. 둘 다, 동포들의 귀찮다는 의사를 무시한 채로.
이 때, 이미 세풀크룸 상공에는 오비트 베이스에서 날아온 갤레온이 떠 있었다. 하지만, 두배가 된 소음을 감지한 하얀 사자는, 이 곳에 내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당황하는 것 같았다…….
다음화 2021년 1월 29일(금) 갱신 예정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했다! 또한 베터맨 군단에 의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진 갤레온이, 초대 가오가이가가 되어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서 더해졌다.
결전의 땅, 남극에서 패계왕 제네식은 최후의 힘으로 차원게이트를 열어, 트리플 제로를 불러들이려고 했다. 전 우주의 존망을 건 위기에 대항한 것은, 전 인류의 예지와 용기를 집약한, 위성궤도 사이즈의 팬텀 링! 궁극의 브로큰 팬텀으로, 트리플 제로를 차원게이트 너머로 되밀고, 오랫동안 이어져온 싸움은 드디어 끝이 났다…….
그리고, 하츠노 하나는 자신에게 새로운 생명이 깃들었다는 것을 마모루에게 전한 것이었다.
(※사과와 보고. 전체 구성을 재검토한 결과, 연재분량의 56~64화의 서브타이틀을 「number. 09 輪 -RING- A.D.2017」으로 고치고, 연재분량의 65화를 「FINAL of ALL 対 -VERSUS- A.D.2017」 제1화로 바꿨습니다.)
FINAL of ALL 対 -VERSUS- A.D. 2017 (1)
1
「축하해!!」
빅 오더 룸에 성대한 축하의 환호성과 건배의 소리가 울린다. 거대 스크린에는 전 세계에서 보내지는 축복의 메시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 이 거대한 공간에 사람들과 용자로보(당직과 치료, 수리중인 자들을 제외하고)가 모여든 것은, 축하를 위해서였다.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의 2세 회임――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 합동 결혼식 발표――
EI-01 내습부터 이어진 싸움의 나날과, 인비지블 버스트를 시작으로 한 재액의 나날의 종료라는 소식――
남극에서의 패계왕 제네식과의 결전 후, 그것들이 발표되고, 선언되어, GGG 오비트 베이스는 축하 분위기로 돌입했다. 물론, 그 분위기는 전 세계가 공유중이며, UN은 수많은 이벤트를 기획중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일단 동료들 사이에서 축하해두기로 해서, 빅 오더 룸에 사람들과 로봇들이 모여든 것이다.
「마모루 대장, 하츠노 오퍼레이터. 축하합니다. 이건 첩보부의 축하입니다」
메이드 로보 피기땅에게 한 손을 잡힌 채, 볼포그가 둘의 앞에 데이터 디스크를 내려놓았다.
「우왓하. 고마워, 볼포그! 뭐가 들어있어?」
「이걸 보면 됩니다」
디스크에 기록된것과 같은 영상을, 볼포그가 모니터에 띄웠다. 그건 일찍이, 볼포그가 마모루를 호위하던 임무를 맡고 있었을 무렵에 촬영해둔 영상을 편집한 것. 아직 소년이었던 마모루가 존더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장면이라던가, 그 근처에서 트러블에 휘말려든 하나의 모습이 비춰져 있었다.
「후에에, 싫어, 이런 영상도 남아있었어……!?」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자, 하나의 뺨은 희미하게 물들었다.
「역시 첩보부의 대선배. 일이 섬세하군!」
역시 첩보부 소속 로보인 포르코트는, 피기짱이 트레이에 올려놓은 로보쥬스를 받으며 익살맞게 말했다. 지금은 이미 노견이 되어 지구에서 여생을 보내는 요제프가 과거 영상 속에서는 힘차게 소녀 무렵의 하나를 마구 끌어당기고 있었다.
「우와……하아……」
아직도 호적상으로는 아니지만, 마모루는 10년 이상 전부터 하나를 자신의 "아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도 소녀처럼 청순함이 남은 애처를 보며, 마모루는 며칠 전, 회임 소식을 들었던 그 날의 대화를 떠올렸다.
「우…… 우와……우와……… 우왓하―――앗!!!」
「마, 마모루 군…… 소리가 커. 근처 병실에는, 다쳐서 잠든 사람도 있으니까」
「아, 미안……」
마모루는 당황해서 자신의 입을 양 손으로 막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환호성을 멈추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자제하던 동안, 조금 침착해진 듯 했다. 목소리를 낮춰서, 물어봤다.
「하지만 하나 짱…… 조금 전, 출격 전에 했던 『혹시 내가 인류의 적이 되면――』이라는건, 무슨 의미였어?」
「그, 그건 말이지……, 저. 나. 내 안에 기계신종의 종자가 파묻힌게 아닐까라고 생각해 버려서……」
기계신종―― 그것은, 원종대전 마지막에 나타난, 기계생명체의 궁극의 존재. 2003년 날아온 EI-01이 우츠기 미코토의 몸 안에 그 종자를 심어, 3년의 잠복기간을 걸쳐 발현했다. 기계신종 조누다가 된 미코토는, 물질승화로 인류를 멸하려고 한 것이다.
「목성에 가기 전부터, 컨디션에 이상해서…… 스스로 조사하던 동안… 조누다가 되기 전의 미코토 씨와 같은 증상 아닐까 마음 먹어버려서……」
하나는 새빨간 얼굴로, 자신의 착각의 전말을 설명했다. 목성에서 돌아오던 때. 양 손목의 염좌에 걸린 하나가, 소형 고속정 플라이D5로 먼저 지구로 돌아가는걸 선택하지 않았던 것도, 좁은 공간에서 조누다로 각성해버릴 가능성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좀 더 자세히 물어볼걸 그랬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하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내 정체를 들킨 후에도, 이랬었지……)
초등학생 무렵, 삼중련 태양계인으로서의 능력을 사용한 순간을 하나에게 들킨 적이 있었다. 그걸로 괴로워하던 하나는, 마모루에게 물어봤던 것이다.
「넌…… 우주인이야?」
겁을 먹고, 경계심을 보인, 차디찬 말. 마모루가 우주인이라고 알았기 때문에 나온 말은 아니다. 마모루가 되어버린 "우주인"에게 한 소리였던 것이다. 그 때의 하나는, 정말 좋아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바뀌어 버렸다고 생각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고 있었다.
트러블에 휘말려들기 쉬운 체질도, 혼자 끙끙거리며 착각해버리는 성격도, 어릴적부터 변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 마모루에게 있어서 사랑스러운 사람의 소중한 한 부분이었다.
침대 곁의 의자에서 몸을 내밀고, 마모루는 하나의 몸을, 살그머니 껴안았다. 말 그대로, 부숴지기 쉬운 것을 다루듯, 상냥하고 정중하게. 있는 힘껏 애정을 담아.
「하나 짱…… 앞으로도, 하나 짱은 얼마든지 착각해도 좋아」
「마모루 군……」
「싸움은 이미 끝났어. 지금부터는 내가 하나 짱을, 계속 보고 있을테니까…… 누구보다도 먼저 착각했다고 알아차려줄테니까……」
하나에게는 무엇보다도 기쁜 말이었다.
「응. 마모루 군…… 나, 아마도 앞으로도 잔뜩 착각해버릴 것 같지만……… 분명히 눈치채서, 정해해줘」
「어? ……정해? 그러니까, 크라티오~(くーらてぃお~)!」
바로 엉뚱한 소리를 하는 하나의 머리를, 마모루는 왼손으로 정해포즈를 흉내내며 상냥히 쓰다듬는다.
「에헤헤……」
훌륭한 태클에 온화해진 하나도, 서서히 마모루의 등에 양 손을 돌렸다. 아마미 마모루와 하츠노 하나―― 서로 다른 별에서 태어난 둘은, 10년도 더 지난 예전에 이미 부부로서 맹세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날, 둘은…… 아니, 셋은. 가족이 된 것이다.
지금, 빅 오더 룸에서 사람들과 로보 무리 한 가운데 있는, 아마미 마모루와 시시오 가이. 그리고 그들과 같이 있는 하츠노 하나와 우츠기 미코토. 마치 밝고 눈부실 정도의 항성이 세계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은 광경이다. 그런 그들의 빛을 보며, 빛을 반사하듯 바라보는 자들도 있다. 그 중 한명인, 르네 카디프 시시오는 누구에게 들려줄 의도도 아니지만, 조금씩 중얼거렸다.
「그건…… 가이와 내가 사이보그가 된 후,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었지……」
그건 2005년 가을. 원종대전 도중의 일이었다. 바이오네트의 에이전트를 쫓아 중국으로 넘어간 르네는, ZX-05 척추원종과 교전중인 GGG와 조우, 가이와 오랜만에 재회했던 것이다.
「그 무렵에는 여러모로 성질을 돋우고 있어서 말이지. 가이에게도 화를 내면서 말해버렸어…… 어머니를 버린 그 사람이 다시 만든, 이 몸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괴로움은, 너는 모른다고」
가이도 르네도, 본의치 않은 사정으로 원래의 육체를 잃고, 친아버지에 의해 사이보그 수술을 받아 연명했다는, 매우 비슷한 과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가이의 아버지인 시시오 레오가 평생 단 한명의 아내만을 사랑하며 따스한 가정을 쌓아올린 것과 달리, 르네의 아버지인 시시오 라이가는 자유분방한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가 헤어졌다는 사실이 르네의 성격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건…… 가이 씨, 곤란했겠는걸……」
르네의 중얼거림에 그렇게 감상을 내뱉은건, 옆에 서 있던 카이도 이쿠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버린 마음은 알아. 나도 옛날, 비슷한 일을 했었으니까……」
카이도가 말했던 것은, 역시 2005년 말. 목성에서의 기계 31원종과의 결전 직전의 일이다. 카이도와 양모를 걱정하는 마모루를 향해, 「너는 불쌍한걸」이라고 내뱉어 버린 것이다. 마모루도 카이도도 지구의 아이가 아니며, 삼중련 태양계에서 태어난 탓의 숙명을 짊어지고 있었다. 머지 않아 올 이별의 시간, 주변과 수많은 인연을 쌓아올린 마모루가 더 괴롭겠지…… 라는 의미의 말이다.
「저 꼬맹이가 그렇게 들었을 떄의 얼굴, 보고 싶었는걸」
당시의 마모루의 표정을 상상하며, 르네가 뿜을 뻔 했다.
「이제 꼬맹이가 아냐. 지금은 마모루도 나도, 르네 씨보다 연상이라고」
「하앙?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둘 다 꼬맹이인 채로거든?」
「……훗」
웃음의 충동이, 르네에게서 카이도로 전염된 것 같았다. 둘 다, 미소를 지은 채로 사람들의 중심에 있던 가이와 마모루를 바라본다.
「겨우 이해할 것 같아. 나와 르네 씨. 그다지 이야기한 적 없는데……… 왜 그 때, 그런 말을 걸어줬는지」
그건 솔 11 유성주와의 싸움 후, 삼중련 태양계에서 카이도와 마모루 둘만이 ES미사일로 태양계로 귀환할 때의 일이다. 여행을 떠나는 카이도에게 르네가 전한 「부모를 소중히 여기렴」이라는 말.
「아마, 나와 당신은 서로 비슷한 처지……」
「아… 동병상련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이야기를 시작한 카이도의 말을, 르네가 가로막았다. 가로막은 말의 지독한 센스에, 카이도가 경악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알루에트는, 그런 카이도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르네도, 카이도 씨도, 자신을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의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알루에트는 저도 모르게라는 듯, 오른손으로 카이도의 왼팔을 붙들고, 왼손으로 르네의 뜨거운 오른팔을 잘 잡은 뒤, 둘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저기, 둘 다 알고 있어?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아. 하지만, 달이 있어서 사람들은 밤에 걸을 수 있는걸!」
카이도도 르네도, 「하아?」 「무슨 소리야?」라는 표정을 지었다. 의미가 통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딱히 상관 없다. 그러니까 자신은 이 둘을 매우 좋아한다고, 알루에트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가이 장관. 우리 같은 로보는 결혼식인데도 초대받을 수 있는걸까?」
「염룡. 고집부리지 마. 이 빅 오더 룸 같이 넓은 회장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없다고」
고집부리는 염룡을 빙룡이 나무란다. 오랜만에 보는 형제의 평화로운 회화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가이는 늘어선 용신 형제자매들에게 말을 걸었다.
「모두, 마음은 기쁘지만, 식장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
가이의 말을 듣고, 풍룡과 뇌룡이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어이, 풍룡, 천장이 낮은 회장이라도, 비클모드라면 들어갈 수 있지 않던가?」
「그렇지 뇌룡. 전원이 세미 비클로보라면, 로보쥬스로 건배도 할 수 있을거고」
「어머, 오라버니들. 여차하면 제 브로큰 브레이커로, 천장을 파괴할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Ya, 맡겨주세요」
가슴 펴는 일룡과 경례하는 월룡. 다른 쪽 여동생들은, 넋을 잃고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암룡. 나도 언젠가, 결혼식 해보고 싶어~」
「광룡은 심머트리컬 도킹 때마다, 나와 이어지는거나 다름 없잖아」
변함없이 사이 좋은 광룡과 암룡. 형제자매들이 여러모로 격론을 나누는 가운데, 막내는 다른 것을 주목하고 있었다.
「저기~ 마이크 선배. 왜 그러시나요? 왠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상룡이 걱정스럽게 말을 건 것은, 눈 앞의 로보쥬스에 손을 대지도 않는 코스모 로보 형태의 마이크 사운더스 13세.
「OH! 그렇지 않걸랑! 마이크, MY FRIENDS의 경사스러운 Ceremony가 기대되서 어쩔 수 없걸랑!」
그리 말하며, 로보쥬스를 단숨에 원샷하는 마이크였으나, 아무리 봐도 허세다.
「마이크…… 골디가 신경쓰이는거야?」
가이의 지적에, 마이크의 안면 모니터 부분이 느낌표로 가득 매워졌다.
「NO! NO! 골더마 따윈, 없는게 Silent하고 Happy라고 생각하고 있었걸랑!」
지상에 추락하기 시작한 오비트 베이스를 위성궤도까지 밀어올리기 위해서 상당히 무리를 한 용자로보 군단. 하지만, 대부분의 기체에는 다시금 수리와 메인테넌스를 해서 이 곳에서 무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예외가 있다면 트리플 제로의 침식으로 인한 타격이 치유되지 않은 제네식 갤레온과 제네식 머신. 그리고 골더마…… 골디 더블마그다. 패계왕 제네식의 엄청난 공격으로부터 가오가이가의 방패가 되어 폭산한 골디의 수리에 대해서는, 아직도 계획도 서 있지 않다.
「걱정할 필요 없어. 그 녀석은 바로 돌아올걸. 지금까지도 그랬잖아」
가이의 그 말을 듣고, 마이크의 눈이 마구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숨에 환한 목소리로 주접을 떨기 시작했다.
「그랬었걸랑! 그런 돌대가리의 걱정 따윈, 해도 쓸데 없는걸! 부활하면, 마이크의 백 밴드로 마구 부려먹어 줄거걸랑! 골디언 더블해머로 드럼 연주 시킬거걸랑!」
「어이어이. 그러면 닥치는 대로 빛이 되어버린다고?」
젊은 GGG 그린 장관의 질린듯한 표정에, 용자로보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일어났다. 그런 일동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건, 우츠기 미코토와 GGG 그린 오퍼레이터 셋이다.
「미코토! 모처럼 싸움이 끝났는데, Darling을 로보들에게 빼앗겨버렸네YO!」
「그래도 좋은걸. 경계태세가 완전히 풀린 상황은 정비부로서도 오랜만이니까. 이렇게 축하연에도 참가 가능하고」
「첩보부도 경계레벨이 매우 낮으니까」
스완 화이트, 우시야마 카즈오, 엔토우지 코스케가 상냥하게 이야기한다.
「모두, 고마워요」
미코토도 다시 동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가이와 LoveLove Goal-in인거지♪」
「둘 다, 이 날을 위해서 노력해왔으니까」
「"지구외 지성체를 해치울 때 까지는 연인사이가 아냐. 단순한 동료다"라고 맹세했었으니까 말이지. 이야~ 정말 길었어」
세 고참 오퍼레이터들의 발언을 듣고, 미코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거야!?」
그건 시시오 가이가 사이보그로 다시 태어난 직후, GGG 입대를 결의한 미코토와의 사이에서 나눠진 약속이었다.
「Oh, 미코토. 취하면 언제나 그 소리 하고 있는거에YO」
「콘솔에서 선잠을 취할 때 정평인 잠꼬대니까」
「덧붙여서, 첩보부 비망록에도 기재되어 있는걸」
「에엑!?」
귀까지 새빨개져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미코토를, 셋이 흐뭇한 미소로 바라본다. 그들은 GGG가 설립되었을 때, 가장 초기에 선발된 정예 스탭이다. 입대 몇달 전까지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미코토에게 있어서, 여러 경력을 지닌 초 엘리트인 그들의 곁에 있다는건 커다란 프레셔가 존재했다. 하지만,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미코토에게, 셋은 선배로서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지도를 해 줬다. 그 덕분에 미코토는, 오늘까지 가이를 서포트해서 싸워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기동부대 대장인 가이의 멘탈을 고려하여, 최적의 서포트 역할을 필요로 했다는 측면도 있겠지. 하지만 결코 그것만이 아니라 그들은, 우츠기 미코토라는 한명의 개인을, 함께 싸우는 동료로서 인정해 준 것이다. 미코토에게 있어선 무엇보다도 기쁘며, 자랑스러운 훈장이었다.
「저, 이런 곳에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여러분, 지금까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 말하며, 미코토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스완은 눈가에 습기를 띄며 미소짓고, 우시야마는 웃으며 수긍. 엔토우지는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EI-01의 내습으로 부모님을 잃고 시작된, 그녀의 길고 가혹한 투쟁의 나날――― 그것이 드디어, 끝을 맞이한 것이다.
빅 오더 룸의 중앙에서는 타이가와 휴마도 논알콜 맥주로 축배를 나누고 있었다.
「게키……」
「다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코우 짱! 오늘은 마시고 죽어보자고!」
게키의 울먹거리는 소리에 감격한 타이가는, 조용하게 이 상황을 곱씹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미 좋은 기분으로 휘청이는건 야마 영감이다.
「이야~ 겨겨겨경사스럽슴다~. 사~사~사장!」
「야마영감. 취한건가?」
「뭐, 괜찮잖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양 롱리가 그리 말하며 미소지었다. 평상시에는 굳센 그 철면피지만, 어렴풋하게 붉게 물들어 있는 것 같았다.
「으음? 양 형씨도 좋은 냄새가 나잖나. 이거, 소흥주(紹興酒)잖나!」
(※역주 - 소흥주(紹興酒): 저장성 사오싱 시(절강성 소흥시)에서 만드는, 중국의 수많은 명주 중에서도 한 손에 손꼽히는 명주. 춘추전국시대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술이다.)
아카마츠는 콘솔 모니터에 기대, 자신의 콧수염을 쓰다듬고 있었다.
「뭐, 확실히 경사스럽다만, 나 말이지. 이럴 때는 뭐랄까, 조금 불안해진단 말이지……」
「영차!」
조금 묘한 표정이 지은 아들의 엉덩이에, 성대한 똥침을 먹인 라이가.
「으걋!? 으아아아악!!」
「시게루. 좀 더 기뻐하라고~ 자~자~!」
「크윽, 누구냐! 이 망할 영감탱이에게도 술 먹인 놈은!?」
「부자간임다~」
그런 소란스러운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히노키와 케이타는 조용히 나란히 서서 보고 있었다.
「히노키. 사쿠라 짱은?」
「아직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해서, 조금 쉬고 있어」
「그런가……」
「타마라와 프리클 참모도…… 아직 좀…… 그러니까……」
「아아…그렇……지……… 아…… 저기 말야……」
조금 지친 듯한 히노키를 격려하려고, 케이타는 화제를 바꿨다.
「우리도 말야…… 에헤헤. 같이 결혼식 올리는건…… 어떨까?」
「진심이야? 케이 짱…… 나, 야나기 씨와 카에데 씨가, 떠올라 버려서……」
「어…… 아아, 그… 그런가……」
과거, 아카마츠 공업에서 약혼을 발표한 커플의 전말을 떠올리고, 둘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거기서 가만히 입 다물고만 있을 케이타가 아니다.
(※역주 - 야나기 쇼 / 쿠레나이 카에데. 아카마츠 공업 소속의 초능력자들로 야나기 쇼는 의시능력, 쿠레나이 카에데는 초능력에 더불어 다우징 능력을 사용하여 앞날을 예견하는 힘을 지녔다. 약혼까지 해서 아이까지 가졌으나, 카에데가 알저논에 감염, 동반 사망한다. 그 둘 사이에서 나온 아이가 바로 2부 마지막에 챈디와 함께 나타나서 케이타를 구원한 "케이".)
「그런데 말이지, 히노키…… 지금까지 슬픈 일이라던가 여러가지 있었지만 말야. 그런 징크스라던가 전통이라던가로 하면 안 되는거 아냐? 그 사람들 몫까지, 우리가 행복하게 되어서, 전부 덧씌우자고!」
「……응」
히노키의 머리속에는 아직도, 죽은 오빠의 모습을 한 라미아의 모습이 스쳐지났다. 베터맨들도 신경쓰이지만, 지금의 자신은 알저논과 싸울 결의를 한 생체의공학자다. 이끌어준 고·미야코 아사미(都古麻御)의 의지를 이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관철해야만 한다.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고독하지 않다는 처지를 확실하게 자각한 그녀는 말을 꺼냈다.
(※미야코 아사미 : 베터맨의 등장인물. 생체의공학자였으며 천연 도짓코 성향. 알저논을 극복하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한 과학자였으나, 사실 알고 보니 자신이 알저논의 전파자라서 절망하고 사망, 포르테의 열매를 맺었다.)
「……그렇지」
히노키는 그리 말하며 케이타의 팔에 매달렸다. 직장에서의 공사혼동을 싫어하는 그녀 치고는 매우 드문 일. 그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살아가려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폭풍우가 가신 후의 온화한 햇볕같은 순간 속에서, 그들은 그리 믿고 있었다…….
2
GGG 오비트 베이스. 제3데크의 감압이 완료되었다. 외벽으로 이어진 해치가 개방되고, 이곳은 이제 우주공간의 일부가 되었다. 진공환경에 고요히 서 있는 것은, 기계장치 사자―― 우주 메카라이온 〈갤레온〉 뿐. 아니, 생명체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환경에서, 갤레온에 달라붙은 두 그림자가 있다.
「………신세를 졌어. 갤레온」
「저 쪽으로 돌아가면, 초등학생인 나를, 잘 부탁해」
그리 말을 건 것은, 시시오 가이와 아마미 마모루다. 아니, 말을 건 것은 아니다. 이 곳에서는 소리는 닿지 않으니까. G스톤의 힘으로 전신을 녹색으로 빛내는 둘은, 마음 속으로 이별을 고했던 것이다.
두 눈동자를 빛난 갤레온은, 소리 없는 포효로 이별을 고하고 우주공간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둘이 분사염에 휘말려들지 않는 거리까지 떨어진 후, G 임펄스 드라이브를 구동, 날아올랐다―――지구를 향해.
남극의 결전 후, 솜니움들이 홀연히 자취를 감출 때, 베터맨 라이가 림피드 채널로 고했었다.
『기계장치의 사자는, 상처를 치유한 후, 우리들에게로 스스로 오겠죠. 그러면 소인이, 올바른 시간으로 되돌려 보내겠습니다』
그 말대로, 자기수복을 마친 갤레온은, 스스로의 의사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2005년의 과거로 돌아가, 가이와 마모루와 힘을 합쳐, 존더나 기계31원종과 싸우기 위해서――
저 너머로 사라지는 빛이 보이지 않게 되자, 가이와 마모루는 기지로 들어가는 에어록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와, 그리고 지금부터. 자신들의 힘이 되어준 갤레온을 아무래도 마중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윽고, 기압실 내부가 단숨에 압력으로 채워지고, 통로에서 미코토와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 하나 짱. 기다리게 해 버려서」
「으음, 갤레온을 마중하고 싶었던 기분, 아니까」
진공에 나갈 수 있었다면, 곁에 있고 싶었다…… 라는 마음을 담아, 하나가 미소지었다. 물론 우주복을 입으면 가능하지만, 지금의 하나는 특별한 몸이다. 마모루가 반대할 필요도 없이, 하나 스스로 자중하여, 여압구획(与圧区画)에서 창 너머로 지켜보는걸 선택하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들, 정기검진 갔다올게」
그리 말하고, 마모루와 하나는 의료구획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손을 잡은 둘은 소년소녀처럼 청순하게 보였다.
「좋은걸. 사이 좋아서」
「우리들이라도, 충분히 사이 좋잖아」
무심코 중얼거린 미코토의 어깨를 가이가 껴안았다. 창 밖으로 떠오른 지구의 푸른 빛에 비춰지면서, 미코토는 가이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올렸다. 그리하여 한동안, 둘 다 말 없이 이 온화한 시간에 잠겨있었지만, 미코토는 무언가를 떠올리고 깜짝 놀랐다.
「그렇지, 가이! 이거 봐!」
미코토는 GGG 대원복의 주머니에서 작은 악세사리를 꺼냈다. 가이는 물론 기억이 있었다. 원래 가이가 언제나 가지고 있던 것이며, 본인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잃어버린 것이었으니까.
「미코토, 이거…… 도대체 어디서?」
「삼중련 태양계의 레프리 지구에서 주웠어. 가오파이가의 잔해 속에서, 가이를 찾고 있었을 때……」
그 말에, 겨우 가이도 이해했다. 그래. 레프리 지구에서 한번 팔파레파에게 지기 직전까지, 이 팬던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ㅏㄷ.
「그런가, 그 때……」
「하지만 말야. 이상해. 내가 찾았을 때는, 상처투성이에 찌그러져 있었는데……」
딱 봐도, 팬던트는 새것 같이 빛나고 있었다. 절대로 격렬한 싸움에 휘말려들고 내던져진 것 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말야…… 이 사진……」
미코토가 팬던트를 열자, 거기에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미코토의 사진이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가이도 아연실색해졌다.
「어째서, 이 사진이……!」
가이가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애당초 이 사진은, 둘이 18세였던 무렵, 미코토에게 받은 팬던트에 들어있던 사진이다. 가이는 그 팬던트를 소중히 여겨, 사이보그가 된 후에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었다. 하지만――― 기계신종 조누다 로보와의 결전 때, 모든 것이 물질승화되며 이 팬던트도 사라졌다. 그 후, 미코토는 동일한 팬던트를 구입, 다시 가이에게 준 것이다. GGG 대원복을 입은 21세의 자신의 사진을 넣어서. 레프리 지구로 떠났을 때, 가이가 지니고 있던 것은 그 2대째 팬던트였을 터. 18세 미코토의 사진이 들어간, 초대 팬던트일리가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영문 모르겠지! 나도 어제, 겨우 되찾아서…… 안을 열어보니까, 깜짝 놀라버렸어………」
「되찾았어? 지금까지, 어디 있었는데?」
가이의 질문에, 미코토는 순서대로 대답했다. 레프리 지구에서 주운 2대 팬던트를, 미코토는 그 때 입던 GGG 대원복 주머니에 넣어놨었다. 하지만, 제네식 가오가이가를 기동시킬 때 진공에 노출되어 미코토는 한동안 위독한 상태였었다. 그 때, 치료복으로 갈아입혀지면서, 팬던트는 대원복채로 탈출정 쿠시나다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그러면 이 팬던트도, 우리들과 함께 오렌지 사이트에 있었던건가……」
미코토의 이야기를 듣다가 가이는 이해했다. 오렌지 사이트에 가득 차 있던 농밀한 트리플 제로는, 닿은 모든 것을 "있어야 할 모습"으로 재생했다. 골디언 크러셔의 제어 AI가 되어 있었던 골디를 용자로보의 모습으로 되돌렸던 것 처럼. 즉, 이 팬던트는, 그 때 처음 미코토에게 건내졌을 때의 모습이야말로, 있어야 할 모습이었을 터.
(물질로서의 형상보다, 소유자의 기억에 있는 형상을 우선시한 복원…… 이라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가이는 떠올렸다. 원종대전 당시, 우주에 있었을 때에만, 사이보그의 몸으로만 인식할 수 있었던 어머니를. 그 때 어머니 키즈나는, 젊은 시절의 모습이며, 3개의 감정이 하나 하나 나눠진 모습이었었다. 트리플 제로의 일부였던 더 파워에 의해 일으켜진 현상이지만, 우주의 섭리에 의한 너무나도 신비한 재생에, 인류가 그 법칙을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트리플 제로에게 감사해야겠네」
「무슨 말 하는거야? 그런 지독한 꼴을 당했었는데!」
가이의 말을 듣고, 미코토가 진지하게 분노했다.
「미안. 나중에 제대로 설명할게」
「나중이라니 언젠데!」
뺨을 부풀린 미코토가 가슴을 두드리자, 가이는 항복 포즈를 취했다. 사소한 싸움은 바로 끝나고, 가이는 팬던트를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도, 있어야 할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있어야 할 모습이라니, 이제 사이보그가 아닌걸」
「그런게 아냐」
가이는 강화유리 저 너머에 보이는 우주를 보았다. 푸른 지구를… 보는게 아니다. 좀 더 머나먼, 저 너머의 머나먼 우주를 보는 눈빛이다.
「난 원래, 우주비행사였으니까. 처음에는 목성에서 조난한 어머니를 마중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어머니나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더 멀리 가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가. 그게 가이의 "있어야 할 모습"이구나…… 어라? 혹시 나, 지구에서 집 지키고만 있어? 놔두고 가는거야!?」
「미코토가 그런다고 납득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 같이 가자…… 부부 비행사로서, 어디까지나. 모든 싸움이 끝나면……」
「하아아아아아? ……가이의 꿈은 너무 커. 응. 하지만, 난 그런 점도 좋아하려나」
환한 미소로 미코토는 끄덕였다. 그리고 너무 기쁜 나머지, 무심코 질문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도, 이 순간은 망각의 너머로 사라져갔다.
"모든 싸움이라니, 이미 끝난거 아냐?"
3
『이야, 곤란한걸요.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곤란하다, 로는 안 끝납니다. 저 스스로지만 한심하군요』
시간은, 갤레온이 떠난 것과 거의 동시각. 장소는 요코하마 세풀크룸. 곤란해하는건 솜니움 라이. 화를 내고 있는 것도, 동일한 다른 라이다.
라이와 라이가 림피드 채널로 말싸움을 하는 광경을, 라미아를 포함한 여섯 솜니움이 어이없어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라이…… 어떻게 된거지?』
평상시에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라미아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건 좀처럼 없는 일(椿事)라고 할 수 있겠지.
(※椿事 : 춘사. 원래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라는 의미이나, 일본어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의미)
『라이 끼리만 대화하지 말고,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어느쪽이 진짜고, 어느쪽이 가짜냐!?』
가쥬마루가 직정적인 의사를 말했다. 두 라이는 함께, 나이 어린 동포를 보고는, 완전히 같은 행동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이런.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답니다. 가쥬마루 군』
『그렇소이다. 소인들은 조금 위상이 어긋났을 뿐인 동일존재. 어느쪽이든 진짜나 다름없습니다』
그 설명에 이해한 라칸이 수긍했다.
『음…… 요컨데, 지금 나타난 쪽의 라이는, 템푸스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온 존재라는건가』
『오오. 역시 학구의 도는 이해가 빠르군요!』
역시 같은 행동으로, 라이와 라이가 비파 같은 악기를 훑었다. 찬사인 듯 하지만, 시끄러움이 배가 되었을 뿐이다.
『어떻게 된 일? 난 모르겠어……』
어쩔 바를 몰라하는 히이라기에게, 라칸이 설명했다.
『음… 머지 않아, 기계장치의 사자가 이곳에 온다』
남극에서, 시시오 가이와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전원이 알고 있다. 자기수복을 마친 갤레온이 그들에게 와서, 라이가 입수한 템푸스의 열매의 힘으로 과거로 되돌려준다. 그러는 것으로, 역사의 흐름에 새로운 분기를 만들지 않게 하려는 시도다. 그것은 솜니움과 인류. 양쪽 모두가 바라는 점이다.
『그렇소이다. 소인은 기계장치의 사자를 데리고 과거로 가서, 역사의 흐름을 바로잡은 후, 템푸스의 열매를 통해, 다시 이 시대로 돌아왔습니다』
의기양양한 표정의 라이의 옆에서 진절머리를 흔드는 라이가 보충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돌아올 시간을 틀렸다는겁니다. 원래, 출발한 시각보다 나중에 돌아와야 할텐데, 보다 먼저 돌아와 버렸다는……』
『뭐뭐, 여기 있는 소인이 아직 과거로 여행을 떠나지 않았기에, 동시에 둘이 존재해버린다니, 시간의 흐름은 이 어찌 기묘한건지……!』
여기까지의 설명에서, 솜니움들은 드디어 사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데우스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겠지』
조금 기가 막힌 유우야가 의사를 날리지만, 라미아는 일단 냉정하게 대답했다.
『………일어나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얀 사자가 올 때 까지,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음…… 라미아가 말한 대로지. 이 이상, 시간의 흐름을 뒤흔들어버리게 되면, 데우스의 소행을 부정한 의미가 없어져 버리니』
라칸도 라미아에게 동의했다. 하지만, 라이에겐…… 아니, 라이들에게는 이론이 있는 것 같다.
『무슨 소리를……』
『이대로, 이 기적을 없었던 걸로 해 버리라니, 너무나도 아까운 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는 라이와 라이. 수상한 듯 샤라가 바라봤다.
『뭔가,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거야?』
『듣지 마. 샤라. 어차피 변변찮은 일일테니까!』
진절머리 난 가쥬마루를 신경쓰지도 않고, 라이들은 현악기를 쥐었다.
『사람들의 세상에는, 연주라는 문화가 있답니다』
『소인. 전부터 동경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까지는 독주 밖에 하지 못하여, 아름다운 음색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있었소이다』
『운명의 장난! 소인들이, 이 곳에서 피로해보이죠!』
감격한 라이가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하고, 동감한다는 듯 다른 라이가 거기에 합주를 시작한다. 둘 다, 동포들의 귀찮다는 의사를 무시한 채로.
이 때, 이미 세풀크룸 상공에는 오비트 베이스에서 날아온 갤레온이 떠 있었다. 하지만, 두배가 된 소음을 감지한 하얀 사자는, 이 곳에 내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당황하는 것 같았다…….
(계속)
다음화 2021년 1월 29일(금)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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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