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yneid의 패계왕&포켓몬&젤다 번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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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링크 대타의 Grand Order 포켓몬 월드 챔피언 시리즈의 번역을 맡고 있습니다.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에 해당되는 글 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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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4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12. 21. 19: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결전의 땅 남극에서, 사람과 솜니움의 쌍력을 결집한 헬 앤드 헤븐이 패계왕을 쳐부순다! 하지만, 최후의 힘을 쥐어짜낸 패계왕은, 갤리오리아 로드로 차원 게이트를 열었다. 트리플 제로의 본체가 흘러들면, 지구는 커녕, 전 우주가 멸망해버린다. 이 궁지에서 가오가이가는, 인류 모두의 용기 있는 맹세를 결집한 브로큰 팬텀을 쏜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9・完)



9(承-前)


「트리플 제로 관측한계치, 트럭넘버 003에서 665까지, 준위(準位) 저하중!」
「브로큰 에너지의 손실분량, 마이너스를 유지! 이대로면 됩니DA!」

알루에트와 스완의 보고가 메인 오더 룸에 울렸다. 그것이 의미하는건 명백했다. 남극 상공에 출현한 차원 게이트에서 흘러넘치려는 초 에너지 〈트리플 제로〉의 유출이, 제지당하려고 하고 있다. 아니, 차원 저 너머로 되밀리고 있는 것이다.

「만능역작경악함 〈카나야고〉에서, 카펜터즈를 발진!」

타이가의 지령에 따라, 남극점 부근에 체공하던 카나야고에서 툴 로보 무리가 발진한다. 패계왕 제네식에 의해 괴멸당하 남극관측기지 구원활동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여기서 생각지도 못할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부탁한다…… 모두!」
「라져!」
「맡겨줘!」

가오가이고와 가오파이가가 날아올랐다. 브로큰 팬텀을 쏜 자세의 가오가이가의 양 옆에서.

「툴 커넥트!」

공중에서 양 팔을 치켜든 두 용자왕에게, 카나야고에서 날아온 툴 로보가 셋 씩 커넥트해서, 플라이어 형태의 하이퍼 툴을 구성했다. 이어서, 제이더도 날아올랐다.

「우리들도 간다!」

당황하며 각성인 V2도 뒤를 이었다.

「저, 저돔까!?」

각각 치켜든 양 팔에는, 버전업된 DP-S4 / T5 / P6이라는 다른 기체가 커넥트해서 규격차를 조정, 미묘하게 사양이 다른 하이퍼 툴을 장비했다. 멀티툴(十得マルチ工具) 같은 수많은 편성의 커넥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확하게 오퍼레이트를 계속하는 메인 오더 룸의 오퍼레이터 진에 의한 숙련된 기술이다.

「좋아…… 나도 간다!」

마침내 트리플 제로를 완전히 밀어낸 가오가이가도 오른팔을 회수,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또 너희들의 힘을 빌리겠어…… 툴 커넥트!」

공중을 날아다니는 무수한 카펜터즈 중에서, 셋이 가오가이가에게 커넥트해간다. 기쁜 듯 카메라아이를 점멸시키는 그 셋은, 아무래도 시시오 라이가가 가장 처음 개발했던 플라이어즈였던 것 같았다. 커넥트를 마친 가오가이가,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제이더, 각성인 V2가 모였다!

「디멘전! 플라이어!!!」

다섯 기에 퓨전, 혹은 다이브한 여섯 명의 목소리가 일제히 겹친다.

『전 기체, 사방에서 게이트를 폐쇄하라!』
「라져!」

양 롱리의 지시에 따라, 전 기체가 하이퍼 툴로 공간을 왜곡시켜간다.

「……큭, 엄청난 압력이야」
「이쿠미! 나도 분담하겠어!」


거대한 브로큰 팬텀으로 되밀었다고는 해도, 차원게이트에서 흘러넘치려는 트리플 제로의 에너지 압력은 어마어마하다. 가오가이고의 메인 헤드 다이버인 카이도 이쿠미가 맹렬한 부하를 버티기 힘들어하는걸 알아차려, 마모루가 그 반의 컨트롤을 맡았다.

「살았어, 마모루!」
「이쿠미가 싸울 때도, 언제나 내가 같이 있으니까!」

바로 조금 전 들은 대사를, 마모루가 되받아쳤다. 카이도는 미소를 지으며, 디멘전 플라이어의 출력조정에 전념했다.

「끄아아아아악! 링커 젤이 끓어오르고 있어!」

기체가 분해될 것 같은 압력을 버티는 케이타. 강화된 투석시스템이 탑재된 V2였으나, 고출력에 의한 기동한계는 가까웠다.

「이것이 우리들 생명 있는 자의 최후의 발버둥이다!」

등에 제이쿼스를 짊어진 가오파이 속에서, 르네가 금빛의 하이퍼 모드로 출력을 상승시킨다. 다섯 기에 의한 하이퍼 툴의 동시 사용! 하지만, 그래도 트리플 제로의 방대한 압력을 이기고 차원 게이트를 닫는 것은 곤란했다. 그 때――

「와 줬나…… 벗이여!」
「기다렸구나, J!」

제이더의 머리 위에, 거대한 함선이 모습을 나타냈다. 패계왕 제네식에 의한 파손의 자기수복을 마친 킹 제이더의 동체부. 그 변형한 모습인 제이 캐리어다. 디멘전 플라이어를 휘두른 채로, 제이더가 소리쳤다.

「메가퓨전!」

솔다토 J가 퓨전하고 있는 제이더는 그 자리에서 머리파츠가 되어, 그의 벗인 생체컴퓨터 〈토모로 0117〉이 제어하는 제이 캐리어가 동체가 되고, 자이언트 메카노이드가 완성되었다.

「킹…… 제이더――――!!!」

머리 부분에 하이퍼 툴을 보유한 채로, 킹 제이더가 열 손가락을 내민다. 그러자, 거기에 서른기의 카펜터즈가 모여들었다. 3기 1조로 형성된 직렬합체의 10개 툴이 되어, 각각 자이언트 메카노이드의 열 손가락에 장착되어 간다.

「디멘전! 텐타임즈! 플라이어즈!!」

킹 제이더는 그 거대한 동체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파워를 통해, 열개의 툴을 단숨에 차원게이트에 꽂아넣었다. 이 강력한 원군의 파워 덕분에, 극점 상공에 발생된 왜곡된 공간의 구멍이, 조금씩 조여지듯 닫혀간다.

「이것으로 모든게 끝나…… 모든게……!」

일찍이, 멸망해가는 태양계에서, 사람들이 남기 위해 시작된 계획프로젝트―――그것은, 종언을 넘어서 미래의 우주를 희생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비롯된 위기에, 언제나 직면하고, 운명이 희롱당해온 것은, 시시오 가이와 그 혈족이었다.

(잘 했다, 가이…… 그대로, 차원 게이트를 닫는거다……)
(저희들도, 이쪽에서 터졌던 흔적을 수복하겠습니다……)

가이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림피드 채널하고도 다르다. 정신생명체로서, 오렌지사이트와 통상공간 사이의 틈새 차원에 존재하는 자들이, 가이의 지각에 간섭해온 것이다. 가이에게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친근하며 그리운 소리. 그 주인을, 착각할 리 없다.

「그런가. 아버지도 어머니도, 더 파워로 다시 태어난 정신생명체…… 이제 이쪽에는 존재할 수 없는건가……」

쓸쓸한듯한 가이의 말에, 둘이 웃는 듯한 소리가 돌아왔다.

(슬퍼할 필요 없단다, 가이………)
(우리 부부는, 이제부터 탄생할 우주의 알과 하나가 되는거지. 뭐, 간단히 말하면 태어나게 될 우주의 모든 것이, 나와 키즈나의 아이라는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잊지 마렴, 가이…… 150억년 전에 탄생한, 이 우주의 모든 것이…… 네 형제란다……)

둘의 말이, 가이의 마음 속에 스며든다. 이제 슬퍼할 일도, 쓸쓸해할 필요도 없다. 왜냐면, 용기 있는 맹세의 모든 것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고마워…… 아버지, 어머니……」

시시오 가이는 소년기에, 더 파워에 얽힌 탐사 계획으로 어머니를 잃고, 우주를 목표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계31원종과의 목성결전에서, 아버지를 잃었다. 그런 그의 여행길은, 지금 여기서 하나의 결말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우리 지적 생명체는, 앞으로도 이 우주에서 살아가…… 섭리로 우주가 식어가는, 몇십억년 후의 미래까지…… 그것이 나의, 우리들의, 우리 모두의 맹세……」

가이는 더욱 크게 소리질렀다.

「이것이 "종언을 초월한 맹세"다아아아앗!!!!」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킹 제이더, 각성인 V2, 그리고 가오가이가가 모든 출력을 쥐어짜내서, 하이퍼 툴을 휘두른다. 다섯 기에서 뿜어지는 에너지의 흐름은 오망성 같은 빛을 그리며, 그 빛은 전 우주를 씻어내려는 에너지의 흐름을 봉인해갔다……….



10

「차원 게이트의 폐색를 확인했습니DA!」
「트리플 제로의 에너지 반응, 관측되지 않음!」
「각 남극기지의 생존자들로부터의 통신을 확인. 남은 14개소의 기지는 건재합니다!」
「좋아, 야마츠미, 와다츠미를 구조로 보내! 따뜻한 거라도 전해주라고!!」

아카마츠가 큰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이 때, 이미 오비트 베이스는 안정된 위성궤도로의 천이를 마쳤다. 용자로보군단의 울텍 엔진을 통한 가속으로, 궤도유지에 필요한 대지(対地)속도를 회복한 것이다. 그 덕분에, 야마츠미와 와다츠미를, 구조 활동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했다.

「……뭐야뭐야. 서둘러서 돌아왔는데, 벌써 끝난거냐!」

메인 샤프트 옆에 휴마가 서 있었다. 중추 울텍엔진 제어실에서 돌아온 것이다. 바라보는 일동을 대표하듯, 타이가가 물어봤다.

「사이 군은 같이 있지 않았나?」
「의료블록이야. ……아틴과 타마라를 데리고 갔어」

침통한 대답에 고개숙인건, GGG 블루 장관이며 그들의 상사였던 아카마츠였다.

「젠장. 내가 고른 스텝은 왜 항상……」

언제나 알저논에 걸려버리는거냐―― 아마 그렇게 투덜거리고 싶었겠지. 사실, 기병(奇病)으로 분류되는 알저논을 발병하는데에는, 인류가 상상하지 못한 메커니즘(病因)이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그 메커니즘을 모르더라도, 병리(病理)와 계속 대치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 최전선에 서는 자들이 있었다.
오비트 베이스의 의료블록으로 옮겨진 아틴 프릭클과 타마라 고골 둘에게는, 즉시 히노키의 지시를 통한 치료가 베풀어지고 있었다.

「……PPS, 뇌실 내부로의 지속투여를 개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속적으로 드레이니지(Drainage)를 부탁합니다」

둘의 모니터에서 한눈 팔 틈도 없이, 히노키는 의료 스텝들에게 고했다. 짧지 않은 교제의 동료들에게, 저승사자가 다가오고 있다. 생각하는 점은 많지만, 히노키가 그걸 드러내는 일은 없다.

『……이미 무슨 짓을 해도, 둘은 살아나지 않을텐데?』
(아직 그렇다고 정해진건 아닙니다. 하지만……)

머리속으로 말을 걸어오는 의사에, 노력해서 냉정하게 히노키는 대답했다. 음성 언어에 의한 것이 아니다. 대답을 의식적으로 언어로 형성하는 것을 통한 발신――림피드 채널로 보낸 것이다.

(배양된 뇌조직에 대한 임상에서는, 분명히 이상형 프리온 단백질로의 변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 치료법에 거는 수 밖에……)

배양된 뇌조직――이라는 말을 했을 때, 히노키의 가슴 속에 따끔거리는 아픔이 달렸다. 명백하게 의식하지는 않았을텐데, 상대에게는 전해진 것 같다.

『고마워. 그 녀석을 신경써줘서. 하지만…… 분명 기뻐하고 있을거야. 이런 형태로나마, 너나 동료들의 힘이 될 수 있다면……』

림피드 채널 너머로도 분명히 전해져온다. 그 의사의 주인이 "그 녀석"이라고 부른 존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히노키가 시험투여를 할 때 사용된 뇌조직은,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의 것이었다. 지금까지 알저논을 발병한 사람은, 대규모 사건의 당사자가 되는 일이 많고, 그 사체 대부분은 아니무스 꽃의 열매가 맺히기에, 솜니움이 가지고 가 버린다. 하지만 다행이라 하기에는 어폐가 있지만, 카무이의 사체는 오비트 베이스 내부에 보관되고 있고, 본인의 생전의 의사도 있어서, 헌체(献体)로서 제공된 것이다.
(※헌체(献体) : 의료 실험을 위해서 기증된 시체, 혹은 자신이 죽은 뒤의 시체를 의료 발전을 위해서 제공하는 것)

(사기노미야 대원……… 저, 카무이 씨의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어요. 반드시, 이 치료법으로 둘을…… 프리클 참모와 타마라를 구해보겠어요)

그 결의에, 수십미터 떨어진 치료실에서 응원의 의사가 돌아왔다.

『성공하기를 기도할게…… 그게 바로, 그 녀석카무이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사기노미야 타카시와,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 트리플 제로와 알저논에 의해서, 기구한 운명을 강요당한 형제였다. 하지만, 인류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무수한 희생을 양식 삼아, 수많은 적과 싸워간다. 그것이, 병마라는 보이지 않는 적이라 할지라도, 히노키는 10년 이상이나 계속 싸워오는, 알저논과의 사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을, 다시 마음 속에 맹세한 것이었다.

디멘전 플라이어 무리로 인해, 공간수복된 남극 상공. 전 우주를 휘날려버리려 한 차원 게이트가 존재하고 있던 흔적은,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카펜터즈는 각 남극관측기지의 구원으로 흩어지고, 남겨진 용자왕들은 그 자리에 무릎꿇었다. 가오파이가와 킹 제이더는 서로를 지지하고, 각성인 V2는 큰 대자로 쓰러져 있었다.

「하, 하하하……나, 아직 살아있어…… 살아남았다고! 하하하하!」

세레프 헤드 안에서 케이타가 크게 웃는다. 그 옆에서 가오가이고는, 옆에 있는 초대 용자왕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가이 형……」

마모루가 걱정하는 소리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격전에서 만신창이가 된 가오가이가는, 그 상태에서 초 고출력 브로큰 팬텀을 쏘게 된 것이다. 기체 각부가 스파크를 뿜으며, 삐걱거리듯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가이는 작게 중얼거리듯 말을 걸었다.

「……무리를 시켜서 미안했어. 갤레온. 이제, 과거로 돌아가서, 또 나를 도와줘야 하는데……」

지금부터 갤레온이 가는 운명을 알고 있는 만큼, 가이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빙판에 쓰러진, 다른 파트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드디어 돌아왔구나. 갤레온」

거기에 쓰러져 있는 것은, 패계왕 제네식――아니,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통한 폭주상태에서 해방된 그것은, 더는 패계왕이 아니다. 왼 다리와 중추의 블랙박스를 잃은, 가이의 둘도 없는 전우다.

「가이 형…… 갤레온은, 예전처럼 될까?」

가오가이고의 움 헤드에서 마모루가 물어왔다.

「아마도…… 저 녀석들에게는, 무언가 생각하는게 있겠지……」

가이에게도,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제네식의 옆에는, 가오가이고가 쥐고 있던 블랙박스가 놓여져 있다. 거한 솜니움, 히이라기가 중력제어를 통해서 절단된 왼 다리 파츠와 함께 이동시켜놓은 것이다.

『이거면 되지…… 라칸』
『음…… 감사하마. 인력의 사용자여』

제네식의 앞에 선 라칸에게, 유우야가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라칸…… 그대, 우리들이 잠에서 깨기 전, 혼자서 무언가 잔재주를 부리고 있었던 것 같더만……』

라미아들이 선잠에 빠진 사이, 라칸만이 가장 먼저 잠에서 깨어나서, 무언가를 했던 것 같다.

『걱정하지 마라…… 유우야』

유우야의 추구를 막은 것은, 라미아다.

『모든 것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하기 위해……』

그러니, 조금 전의 행동에도 의미가 있다…… 라미아의 의사에는, 라칸의 움직임도 예정대로라고 느껴졌다.

『그런가……드디어……구나……』

유우야도 그 이상의 의사는 말하지 않는다. 라칸은 오만한 미소를 지은 채, 제네식을 다시 바라봤다.

『음…… 그러면, 시작해볼까』

그 곳의 자들에게 연설하듯, 림피드 채널로 라칸의 의사가 확산된다. 사람들과 솜니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라칸은 흉문을 전방으로 향했다.

『Pectusfollis…… Clarus!』
(※Clarus : 라틴어로 '맑아지다, 맑게 빛나다'라는 의미)

무색투명한 면역입자가 방출된다. 그것은, 부드러운 비눗방울처럼, 제네식의 기체와 파츠를 감싸갔다.

「굉장해…… 제네식에게서, Z0 시밀러(Similar)가 사라져 가……」

마모루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가오가이고의 움 헤드는, 각성인 가이고에 탑재된 조사기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센서나 리셉터에 관측된 수치에서, 잔류 트리플 제로가 소거되어 가는 것은 명백했다.

「놀라운걸…… 천룡신이나, 이 가오가이고의 시점에서, 그 효과는 증명되어 있었지만……」

카이도도 마모루의 목소리에 중얼거렸다. 패계 천룡신이나 패계 가오가이고를 분쇄하지 않고 트리플 제로를 소거하는 것으로, 솜니움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판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힘이 사용되는 순간을 실제로 직접 목격하면, 그건 경이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별 일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시원한 표정의 라칸이, 그 시선을 각성인 V2에게 향했다.

『음…… 사람이여, 공물은 눈치챘나?』

라칸의 시선을 느끼고 당황하는 케이타.

「에, 나? 나 뭔가 먹을거라도 받았던가!?」

V2의 세레브 헤드 안에서 얼빠진 목소리를 낸 케이타였지만, 바로 아래에 위치한 움 헤드에서 그 소리에 대답하는 답이 있었다.

「공물은…… 나……」
「어, 사…… 사쿠라 짱!?」

몽장 가오가이고가 패계왕 제네식을 격파했을 때, 제휴 플레이로 솜니움이 구해낸 사쿠라의 육체는, 베터맨 아리만의 섬세한 암 액션으로 옮겨지고 있었다――각성인 V2의 움 헤드 내부로. 극한의 극점에 내팽겨칠 수는 없다는 배려다.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라……고, 들었어……」

사쿠라의 시선은, 제네식 앞에 서 있는 라칸을 바라보고 있었다. 10년 이상 전, 본래의 육체에서 벗어나서, 계속 헤메던 사쿠라의 영혼마음이, 최근 몇년간 라칸이 사는 남미의 세풀크룸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자는 없다. 하지만――

(사쿠라 짱에게 돌아가라니…… 저 녀석베터맨들……)

케이타는 묘한 감개를 느끼며, 오비트 베이스의 메인 오더 룸으로 통신회선을 이어서, 아카마츠 장관을 불러냈다. 그리고 움 헤드 내부를 비췄다.

『아, 아아아……』

격전을 극복한 것에 대한 격려의 말이라도 할까 했던 아카마츠는, 화면에 비춰진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시트에는 앉아있었지만, 링크 캡슐에 손을 넣지 않았기에, 움 헤드의 시스템은 기동하고 있지 않았다. 격전으로 인해 각부의 고장을 알리는 경고표시도 점등하고 있었다. 그 탓에 사쿠라의 생체반응은, 메인 오더 룸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10년간, 계속 닫혀져 있던 사쿠라의 눈꺼풀이, 올라가 있었다. 모니터 너머로 사쿠라의 눈동자를 본 아카마츠는, 통곡하며 절규했다.

『우오오오오오, 사쿠라…… 드디어 눈을 떠 줬구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보여주거라아아아아!!』

영상이 나빠서, 잘 안 보이는 통신 모니터에, GGG 블루 장관의 눈물로 비뚤어진 얼굴이 달라붙었다. 아니, 그건 장관이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얼굴이다.

「응…… 여기 있어…… 이제 멀리 가지 않을테니까……… 괜찮아」

꺼져가는 모니터 안에서 블록 노이즈 범벅의 미소가 떠오르자, 아카마츠는 평상시의 노호성도 지를 수 없었다. 그저 오로지, 목 안에서 오열을 짜낸다. 소리로 나오지 않는 그 소리가, 통신을 듣는 케이타나 메인 오더 룸의 스탭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정말 잘 됐네요, 아카마츠 사장님……)

케이타 역시, 아카마츠 공업에서 알바를 뛰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마음이 뜨거워졌다. 생각지도 못한 우연에서, 여러 사건에 휘말려들며 생사의 위기에 빠진 그 무렵, 몇 명의 죽음을 바라보고, 비극과 종이 한장 차이였던 그 사건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사쿠라가 눈을 뜬 것은, 드디어 모든 것을 과거로 흘려보내듯, 상쾌한 마음을 케이타에게 전해준 것이다.

『샤라, 움직일 수 있어?』

가쥬마루가, 휘청거리는 샤라의 차가워진 어깨를 지지하며, 이마의 십자광을 빛냈다.

『가쥬마루는 언제나, 내 걱정만……』

의존할 생각은 없다는 의사를 전하면서도, 샤라의 림피드 채널에는 감사의 생각도 담겨져 있었다.

『때가 와…… 하지만…… 샤라……』
『괜찮아…… 난 그걸 위해 태어났으니까……』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의 샤라의 어깨를, 가쥬마루는 보다 꽉 껴안았다. 지금부터 일어나야 할 무언가에 대해서, 각오를 다진 샤라…… 가쥬마루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몸을 지지하는 것 뿐이었다.

「베터맨…… 제네식과 사쿠라 짱에 대해서, 감사한다. 고마워……」

가오가이가 속에서, 가이가 소리를 냈다. 지상에 서 있는 라미아와 전고 30m를 넘는 가오가이가의 시선이 교차한다. 발해진 말의 내용은 틀림없이 사례였으나, 그 말투는 차갑고 단단하여, 시시오 가이라는 인물의 인품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침묵하고 의사를 발하지 않는 라미아를 대신하여, 음유시인풍의 복장의 솜니움이, 가오가이가를 올려다보며, 의사를 음성언어로 표출했다.

「아뇨. 예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소인들에게는 소인들 나름대로의 형편이 있었기에 말이죠」
「형편…… 그건, 갤레온을 과거로 되돌릴 때가 왔다는 것도 포함인가?」
「호오, 그것도 눈치채신겁니까!」

라이가 더욱 호들갑스럽게 놀란 척 했다. 일찍이, 라이 본인이 설명한 것 처럼, 지금의 가오가이가의 코어인 갤레온은, 과거에서 데려온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다시 과거로 되돌리기로 한 상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에 모순이 생겨서, 새로운 분기가 생겨 버리겠지. 그것은 사람에게 있어서도, 솜니움에게 있어서도, 바라지 않는 점이다.

「……베터맨 라미아. 한가지 물어보고 싶어」
『………』
「파트리아의 때란―― 무엇을 의미하지?」

서로 바라본다――라기보다는, 서로를 궤뚫는듯한 시선을 내뿜는, 베터맨과 가오가이가. 즉, 라미아와 시시오 가이. 무언을 관철하던 라미아가, 드디어 자신의 의사를 발신했다.

『――에볼류더 가이.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들에게는 숙전이 찾아온다』
「역시…… 그렇게 되는건가」

라미아의 의사는, 약간 당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이는 놀라지도 동요하지도 않고, 조용히 그걸 받아들이고 있었다.

(에, 뭐야? 라미아와 가이 씨가 서로 싸운다는건가, 어째서!?)

그들의 의사의 교감을 듣고 깜짝 놀란건 케이타다. 베터맨들은, 인간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원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과 적대하는 존재는 아니어서, 케이타라던가는 소년 시대로부터 몇번이고 베터맨들에게 도움을 받아온 것이다. 눈 앞의 상황전개를, 믿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인간과는 공생한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에볼류더가 되면……)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추측을 해 온 카이도는, 베터맨의 행동원리에 거의 근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도…….

(가이 형, 라미아…… 함께 패계왕과 싸운 동지인데…… 어째서……?)

패계왕 제네식을 타파할 때, 마모루들은 베터맨의 힘을 빌렸다. 그 때, 분명히 베터맨은 이 지구별에 사는 생명체동료로서, 함께 싸웠다. 하지만, 그래도 와야 할 싸움은 결코 피할 수 없다고, 마모루도 느끼고 있었다.
가이와 라미아의 사이에, 그 이상의 의사의 교감은 없었다. 이윽고, 솜니움들은, 눈보라에 숨듯 그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림피드 채널로 나눠진 대화는, 통신이나 방송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 탓에, 라이가 말한 음성 외에, 솜니움과의 대화를 알고 있던 것은, 그 곳에 있던 사람들 뿐이었다.
전세계에서 중계영상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모든 싸움이 끝났다는 방송에 들끓고, 오비트 베이스의 스탭들도 귀환하는 용자들을 큰 환호로 마중했다.
그리고――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 그런 일이……」

프리클과 타마라의 알저논 발병에 의한, 오비트 베이스 추락의 위기. 그리고 용자로보군단의 목숨을 건 행동. 귀환하자마자 그것들을 알게 된 가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은, 남극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비트 베이스는 무사해. 지금은…… 그걸 기뻐하자!」

미코토가 그렇게 말하며, 피로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 무리도 아니다. 지금까지의 GGG의 싸움은, 하나의 승리를 얻더라도 바로 다음 싸움에 대비해야 했던, 한 순간의 승리뿐이었던 것이다.

「아아, ……여러가지 준비할 것도 있으니까!」

가이는 그렇게 말하며, 미코토의 어깨를 안았다. 패계의 권속에 있는 동료들을 구해내면, 가능한 빨리 결혼하자…… 몇주 전, 그렇게 이야기했던 직후다. 준비 해야 하는건 여럿 있었다.
시시오 가이와 우츠기 미코토. 너무나도 기구한 운명에 희롱당한 둘이, 이렇게 솔직하게 웃을 수 있는 순간은, 도대체 몇년만의 일인걸까. 곁에서 그걸 지켜보는 마모루에게도, 눈부시게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가슴도 아프다. 바로 방금 전, 가이와 라미아 사이에서 나눠진 "약속"을, 미코토는 아직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무엇보다도 걱정인 문제가 있어서, 마모루는 어떤 인물의 모습을 눈으로 찾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착함 데크에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시야에 들어온 것은, 사이 히노키였다.

「히노키 누나……」
「어서 와, 마모루 군. 이쪽으로…… 하나 짱이……」

심상찮은 모습에 말 없이 수긍한 마모루는, 히노키의 뒤를 따라갔다. 통로를 따라가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어도, 히노키는 묘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않았다. 참지 못한 마모루는, 드디어 물어보았다.

「저기…… 하나 짱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하나 짱 본인에게 부탁받아서, 간이 검사를 했어」

그 발언이 준 충격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생체의공학자인 히노키가 검사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였던건 틀림없다. 아니, 출격 전의 그 때, 하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내가 인류의 적이 되면, 마모루 군의 손으로 날 쓰러트려줬으면 해……)

거대한 충격과, 그에 수반된 공포에 찌부러질 것 같은 마모루에게, 히노키는 말을 걸었다.

「마모루 군, 자세한건 하나 짱과……」
「……」

마모루가 아무 소리도 못하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의료구획이 있는 플로어에 멈췄다. 망설임 없이 통로를 나아가는 히노키를 따라, 마모루도 쭈뼛거리며 벙실에 도착했다.
그 이후의 기억은 애매하다. 히노키에게 뭔가 듣고, 문을 노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안에서 대답이 들려서, 마모루는 입실했다. 히노키는 마모루에게 운명을 맡기듯 퇴실하고, 정적이 찾아왔다. 실내에는 침대가 있고, 거기에는 대원복에서 갈아입은 하나가 자고 있었다. 그 외에는 아무도 없다.

「마모루…… 군………」

힘 없는, 하나의 목소리.

「………」

마모루의 입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남극의 전투가 끝난 후에, 쓰러져 버려서……」

힘 없는 미소로 그렇게 말하는 하나의 모습은, 힘은 없지만 평상시와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하얗게 희미해지는듯한 마음으로, 마모루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하나 짱 ……검사 받았어?」

마모루는 드디어 말을 쥐어 짜냈다.

「……응」
「그거, 발진 전에 말하던 것하고, 관계…… 있어?」

하나는 말 없이 수긍했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마모루는 깜짝 놀랐다. 그 말은, 어릴 적, 마모루 본인이 가르쳐준 주문이었다. 겨울의 눈집에서 보냈던, 어렸을 적의 소중한 추억. 그 주문으로, 하나는 용기를 쥐어짜내려고 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말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도 용기를 강하게 먹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마모루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뭐든지 말해줘. 하나 짱. 어떤 일이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자」
「응……마모루 군, 고마워. 그래. 뭐든지 함께…… 지금부터 난 엄마가, 마모루 군은 아빠가 되니까」

그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허를 찔린듯한 마모루의 표정은, 눈물투성이가 된 환한 미소로, 서서히 변해갔다.

「우……우와……우와…… 우왓하―――!!!」


(number.09・完 FINAL of ALL로 이어진다)

다음화 2021년 1월 15일(금) 갱신 예정
저작자표시 변경금지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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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3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12. 1. 02: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그리고 패계왕의 내부에는, 행방불명이던 사쿠라가 갇혀 있었다. 흉기(凶刃)의 앞에 초대 가오가이가가 쓰러졌을 때, 대신 가로막은 것은 베터맨 카타프락트와 합체하여, 몽장 가오가이고가 된 신생 용자왕이었다. 지금 여기, 인류와 솜니움의 두 힘을 결집한 헬 앤드 헤븐이 패계왕을 때려부순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8)



9(承-前)

골디 더블마그의 기체가 산산조각으로 폭산하는 충격파를 지근거리로 맞아, 경미하기는 해도 손상을 입고 쓰러진 가이의 가오가이가. 충격에 의해서 의식을 잃었던 시시오 가이가 눈을 뜨고 본 것은, 몽장 가오가이고의 헬 앤드 헤븐이 패계왕 제네식을 때려부수는 광경이었다.

(마모루……)

가이의 가슴이 뜨거운 무언가로 채워졌다. 일찍이 함께 싸워 온 소년들――아마미 마모루와 카이도 이쿠미가, 지금 성인이 되어 훌륭한 용자가 되어, 가이의 부재를 넘어 최대의 강적을 이겨낸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모든 것이 끝난건 아니었다. 왼 다리와 갤레온의 중추 블랙박스를 잃고, 만신창이가 된 패계왕 제네식이, 최후의 힘으로 가제트 툴을 장비한 것이다.

「저건……… 갤리오리아 로드!」

차원게이트를 형성하는, 최후의 가제트 툴――일찍이 그 툴을 사용한 가이에게는, 다음에 일어날 사상이 눈에 선했다.

「소, 솔J 형씨! 저거 뭠까!」

각성인 V2가 티라노사우르스의 손톱을 본뜬 클로로, 상공에 출현한 공간의 일그러짐을 가리켰다. 형씨(旦那) 라던가 처럼, 지금까지 불린 적 없는 호칭으로 불린 솔다토 J는, 제이더 속에서 중얼거렸다.

「시간과 공간을 뚫는 게이트다. 아마, 패계왕의 최후의 발버둥이겠지……」
「발버둥이라니, 고작 그걸로 끝날리 없잖슴까!?」

우주개벽을 관장하는 순수한 에너지 〈트리플 제로〉. 그 구성성분의 일부가 목성에 발생한 시공의 틈새에서 새어나온게 〈더 파워〉이며, 그 유출에 의해 인비지블 버스트가 발생한 것은 케이타도 알고 있다. 머리 위에 차원 게이트가 열린다는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공포와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이야! 아직 포기하지 마, 절망할 필요는 없어! 우리들에게는…… 승리의 열쇠가 남아있어!」

빙판에 일어선 초대 용자왕 가오가이가에서, 가이가 소리쳤다.

「메인 오더 룸, 지금 당장 포메이션 F를!」

보통이라면, 시시오 가이의 요청에 메인 오더 룸이 주저할 일은 있을 수 없겠지. 하지만 이 순간, 우츠기 미코토는 즉답할 수 없었다.

(가이……!)


현재, 오비트 베이스는 비상사태의 도중이다. 대지속도(対地速度)의 저하로 인한 지상으로의 추락궤도에 돌입했으며, 전 스탭의 탈출과 각 블록의 분해가 진행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작업과 "포메이션 F"의 발동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현 상황에서, 날 포함해서 10명 정도의 인원이 남으면, 포메이션 F 발동은 가능해. 즉시 잔류스탭의 인선을 시작하지」

냉정한 목소리로, 양 롱리가 타이가 특무장관에게 제안했다. 남극에 차원게이트가 열리면, 방대한 트리플 제로의 분출로 인하여, 인류의 전멸은 커녕 이 우주 전체가 빅뱅급의 폭발로 소멸할 가능성조차 있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는, 10명 정도의 희생과 오비트 베이스가 그대로 추락하는 것에 의한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 라고 말 없이 주장하고 있다. 물론, 자신이 그 희생자중 한명이 되는 것에 망설임은 없다. GGG 상층부에 있어서, 그런 결단을 즉석에서 내릴 수 있는 것은, 이 양이라는 인물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안을 받은 타이가 역시,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에 주저나 감상에 젖어 판단이 흔들릴 인물은 아니었다. 한 순간에 결단을 내려, 지령을 발령하려던, 그 순간―――

「! 오비트 베이스의 궤도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NIDA!」

스완이 궤도 모식도를 메인 스크린에 투영했다. 조금씩이지만 대지속도가 오르고, 추락궤도에 오차가 생기는게 보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타이가의 중얼거림에 응한 것은, 오비트 베이스 분해작업을 일시 정지한 우시야마 츠구오다.

「특무장관, 이것을! 용자 로보들이 오비트 베이스를 밀고 있습니다!」

서브 스크린에 비춰진 것은 상초룡신, 격룡신, 천룡신, 성룡신, 빅 볼포그, 빅 포르코트, 바리바링에 탄 마이크 사운더스 13세가 오비트 베이스 후면에 매달린 광경이었다. 모두, 지난 전투의 손상을 완전히 수리 할 수 없어서 파손이나 장갑이 벗겨진 부분이 군데군데 남은 만신창이 모습. 그럼에도 그들은 울텍엔진을 전개하여 오비트 베이스를 가속, 상승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특무장관. 무단발진을 사과드립니다』

음성 모니터에서, 상초룡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오비트 베이스의…… 아니, 인류의, 지구의, 이 우주의 위기에 입 다물고 잠들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 기체는 간신히 트리니티 도킹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충격으로 언제 분해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상초룡신의 데이터 베이스에는 안전이나 신중 같은 단어가, 여러모로 삭제된 것 같은데』

바로 옆에서, 장갑도 제대로 장비되지 않은 격룡신이, 기체가 삐걱거리지만 익살맞게 굴었다.

『오라버니들을 뒤따를게요! 어디까지나!!』

천룡신과 성룡신이 소리모아, 기체 뒤쪽의 스라스터를 분사시켰다.

『마이크라도 노력하고 있걸랑!』

마이크 사운더스 13세가, CR로보의 파츠를 유용해서 응급수리된 바리바링으로 최대출력을 통해 오비트 베이스의 외벽을 밀어올린다.

『이쪽도 지지 않는다고』

빅 포르코트는 고출력의 클라이머 1을 안고 충격을 버티고 있다. 빅 와퍼로 그 기체를 묶어두고 있는건 빅 볼포그다.

『저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절대로!』

서브스크린에 비춰지는 용자들의 모습에, 메인 오더 룸의 스탭들은 가슴이 두들겨졌다.

「……감사한다, 용자 제군」

만감의 생각을 억누르고, 타이가는 그렇게 대답했다. 저궤도상에서 이 정도의 무리를 한다면, 오비트 베이스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힘이 다한 자는 초 AI까지 박살나서 지상으로 낙하할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을 감안하고, 용자들이 출격한 것이다. 타이가는 메인 오더 룸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만감의 생각에, 추가로 만감을 담아 외쳤다.

「포메이션 F!! ……발령!!!!!!」


「G 서큘레이션 베이스, 제1부터 제6. 포메이션 F 발동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고압 G-리퀴드. 순환속도를 최대 Gain으로 증폭 완료!」

포메이션 F의 오퍼레이션을 맡은 우츠기 미코토와 알루에트가 재빨리 보고를 잇는다. 일찍이, 글로벌 월 계획에서 인류를 구한 프로텍트 월―――그 원리는, 여섯 기의 월 위성에 지상의 G 서큘레이션 베이스에서 G-리퀴드를 공급, 비실체형 월 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위성 궤도 사이즈의 월 링은, 오비트 베이스에 장비된 프로텍트 셰이드를 거대한 프로텍트 월로 강화하여, 지구 전체를 두르는 방어벽을 전개한다.

「이 월 링을 모드 시프트 해서, 팬텀 링으로 운용한다는 시스템을, 양 박사나 시게루가 준비해 주고 있었으니까 말이지!」

그리 말하며 가슴을 편 것은 시시오 라이가. 덧붙여서 양과 아카마츠가 준비한 기능에, 추가로 강화 개수를 라이가 본인이 했다.

「위성 궤도 사이즈의 팬텀 링……… 얼마나 되는 출력을 발휘할지, 내게 보여주라고! 서둘러라, 가이…… 이 힘으로 트리플 제로에 대항하거라!」


「아아, 맡겨 줘…… 월 링, 모드 시프트!」

남극 대륙에서, 가오가이가가 오른팔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그 때, 전 방위의 지평선이 눈부시게 빛난다. 적도 상공의 위성궤도상에 전개된 월 링이, 팬텀 링으로 모드 시프트를 개시한 것이다.

(그오오오오오………)

이 때는 이미, 갤레오리아 로드로 차원 게이트를 개방한 패계왕 제네식에게도 여력은 없다. 그 현신에 남겨진 모든 힘을 쥐어 짜낸건지, 초재생력을 잃은 기체는 자괴하여 빙판에 붕괴되어 갔다.
하지만, 그 유산이라 해야 할 차원의 문은 드디어, 극점 상공에 개방되었다――




차원 게이트, 열리다!

「어떻게 할거냐, 가이!」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를, 이 손으로 되밀겠어!」
「뭐라고! 상대는 트리플 제로라고…… 그런 일이!」

솔다토 J는, 그 후 이어질 「가능한건가?」 라는 뒷말을 삼켰다. 지금까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더라도, 그들 GGG는 포기하지 않았다. 모든 대책을 상정하고, 준비를 거듭하여 실행해왔다. 그 결과를, 솔다토 J는 언제나 목격해왔다. 어느 때는 적으로서, 어느 때는 아군으로서.

『이 방송을 보고 계실, 전 인류 동포 제군에게 말씀드립니다……』

남극에서의 중계영상에 맞춰, 메인 오더 룸에서 보낸 타이가 코타로의 연설이 흘러나온다.

『바로 지금, 남극에서는 패계왕이라 불리는, 우주의 섭리를 이룩하려는 존재가 차원 게이트를 개방했습니다』

그 말과 함께, 극점 상공에 열린 게이트의 모습이 클로즈업됐다. UN은 그 정보를 숨길 생각이 없다. 하트 클로버 사무총장의 결단 하에, 모든 것을 숨김 없이 중계중이다.
오로라 너머에 보이는 차원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는 오렌지빛의 빛. 그것이 우주의 알이라 해야 할 방대한 에너지 〈트리플 제로〉이며, 그 편린이 일찍이 목성에서 관측된 〈더 파워〉라는 것도, 전 인류에게 공개되어 있다.

『이 게이트에서 흘러나올 에너지는, 단숨에 지구를 날려버리고, 태양계를 소멸시킬 방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에, 오비트 베이스에서 촬영된 우주공간의 영상이 삽입되었다. 황금빛의 링으로 휩싸인 지구의 모습이다.


『우리 인류는 지금까지의 나날―― 수많은 시련에, 그저 팔짱만 끼고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사력을 다해, 지력과 용기를 쥐어짜내, 언제건 저항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지금까지 중에서도 최대의 위기가 찾아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방송을 듣는, 전 인류 동포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인류 존망의 궁지를 맞이한 이 순간, 당신의 용기를 쥐어짜내 주십시오!』


이 때, 가오가이고에서 분리된 솜니움들은, 각각의 변신태가 한계를 넘어 섬유화했기에, 맨몸으로 극점의 대지에 서 있었다. 중계영상과 함께 흐르는 타이가의 목소리를 수신할 수단은 없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은, 림피드 채널을 통하여 그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었다.

『이런 이런. 이러니 인간이란 흥미롭죠』

손에 든 비파 같은 악기를 울리며, 라이가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들은 이 땅에서, 흥미로운 이웃과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그게 끝날지도 모른다니, 유람스러운 일이군요』

라이의 시선은, 가오가이가를 응시하는 라미아에게 향해졌다.

『………우리들은,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해야만 한다』

머리 위로 오른팔을 치켜든 용자왕을 바라보는 라미아의 핏빛 안광. 거기에는 여러 의사가 담겨져 있었다. 그걸 분석하자면, 적의와 경의의 혼합일지도 모른다.


『――당신들 한명 한명의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가슴 속에 강하게 품어줬으면 합니다!』


타이가의 호소는, 단순한 감상을 가져달라는 호소가 아니다. 적도상에 존재한 G 서큘레이션 베이스에는, 오비트 베이스의 울텍 엔진을 넘는 하이퍼 GS라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그것이 온 세상의 사람들이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 그 맹세를 결집한 영혼의 힘――즉 "용기"를 에너지로 변환, 위성궤도상의 팬텀 링에 공급한다. 그것이야말로, 트리플 제로에 대항할 유일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오비트 베이스의 하부에서 용자 로보들이 울텍 엔진을 풀 가동시켜서, 희망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상초룡신! 자네의 손상은 누구보다 중대하다…… 여기서는 동료들에게 맡기고, 물러서게!」

그런 타이가의 지시에, 상초룡신이 이의를 주장했다.

『기체나 초AI가 산산조각나더라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인간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인간의 명령에도 저항한다. 그것은 그들의 AI에 부과된 삼원칙 중 하나다. 아니, 주어진 원칙 이상으로, 그들이 배우고 길러낸 용자의 혼이, 이 곳에서 물러나는 것을 거절하고 있었다.

「빅 볼포그! 이대로는 300초로 가동한계에 도달한다!」
『엔토우지 오퍼레이터! 포메이션 F가 완수될 때 까지, 저희는 여기를 떠나지 않습니다!』

통신회선을 통해, 빅 볼포그의 단단한 의지가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자신의 냉철함을 자각하면서, 엔토우지는 할 수 있는 한의 서포트를 시도한다. 앞으로 수백초――트리플 제로를 되밀어낼 때 까지, 울텍 엔진이 버틸 수 있도록――

(함께 싸우자, 빅 볼포그. 최고의 오퍼레이션으로 보좌해줄테니까!)

사람과 용자들이, 모든 마음을 쥐어 짜내고 있다. 최대의 위기를 넘기 위해서라도!



『음…… 무한한 새벽의 영기에, 인간과 기계인형들의 마음이 대항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순간을 이용하여, 우리들은 잠에 들어야 할 터』

활동한계를 넘은 라칸은, 냉정하게 빙판에 선 다른 솜니움들에게 그렇게 의사를 전했다.

『태평하게 잘 수 있겠냐! 우리들까지 새벽의 영기에 휘날려질지도 모른다고!』

초조를 숨기지 못하는 가쥬마루의 의사였으나, 다른 솜니움들은 동조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에게는 잠이 필요해』

히이라기가 의사를 발하면서, 모피 같은것에 휩싸여,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로 잠에 빠졌다.

『완전히 자는건(完睡) 아냐. 가쥬마루는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하자면 선잠이야』

그렇게 의사를 전한 유우야도, 이미 물해파리 같은 부대 속에서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

언제나 말이 많던 라이조차, 대나무 숲 같은 덤불을 형성해서, 숨어들듯 자고 있다.

『가쥬마루,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오직 혼자, 변신태가 되지 않은 샤라도, 후드를 뒤집어 쓰고 주저앉았다.

『샤라…… 네가 잠든 동안, 내가 지킬게』

으르렁거리는 가쥬마루를 바라보는 라미아도, 누에고치 같은 껍질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가쥬마루…… 목적을 잃지 마라. 원흉 된 자와의 결착을 대비해라』

라미아는 가쥬마루를 억누르고, 그대로 이마의 십자광을 점멸하며, 잠에 빠지면서도 특별한 의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가쥬마루였으나, 마지막으로 라칸이 합성 피막 속에서 잠에 빠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흉문을 빛냈다.

『Pectusfollis…… Caleum』

가쥬마루에게서 뿜어진 창백하게 빛나는 면역입자는, 솜니움 전원을 둘러싸고, 그 신체를 주변의 혹독한 환경에서 지키는 것 같았다. 이윽고, 가쥬마루 본인도 입자에 휘감기듯 조용히 잠에 빠졌다. 하지만, 라미아의 특별한 의사에 호응하듯, 일곱 전원의 고동이 특정한 리듬을 새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라이가 자면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

손에 든 악기를 울리기 시작하자, 태고의 음유시인을 떠올리게 하는 몸짓으로, 일곱의 리듬에 맞춰, 자신의 의사를 발신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미래로의 희망을 노래하는 의사. 이웃과 손을 잡고, 고리를 만드는 것을 존경하는 의사. 그것이야말로, 밀어닥칠 우주의 섭리에 저항할 유일한 수단이라고. 이 행성별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말을 거는 의사였다.
일찍이, 용자들과 솔 11 유성주가 싸웠을 때.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의지를 잠에 빠진 채의 라미아가 한데 묶어서 삼중련 태양계로 전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역시, 라미아를 중심으로 한 일곱 솜니움이, 마치 저마다의 악기를 연주하듯 호응하여, 라이의 노래에 실어, 전 인류의 속마음에 말을 걸고, 그 때 이상의 결속력으로 사람들의 의사를 하나의 고리로 이어갔다.


「각 G 서큘레이션 베이스에서 피드백! 상정치의 35800% 이상의 출력으로, GS라이드가 활성화 하고 있습니다!」
「현재, 팬텀 링의 직경은 84400km!」

미코토와 알루에트의 보고는, 전 인류가 보인 "용기"가 GGG가 상정한 값을 아득하게 웃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걸 이해한 양이 지시를 내렸다.

「좋아, 이 직경을 유지한 챌, 남극 상공 2000까지 이동해라…… 서둘러!」
「Oui!」

알루에트의 정확한 오퍼레이션으로, 적도 상공에 체공하고 있던 비실체형 팬텀 링은 극점 방향으로 이동을 개시했다. 에너지 덩어리라고는 해도, 직경 8만km를 넘는 피조물의 이동이라니, 인류 역사상, 신들의 위업에 필적할 전무후무한 행위다. 게다가 거기에는, 수십억 전 인류의 용기 있는 맹세가 담겨져 있다.


「알루에트 짱, 남극 쪽은 맡겨줘! 가오파이가도 담당할게!」
「Merci, 하츠노 선배!」

후배의 큰 부담을 간파한 하나가 백업을 맡았다. 메인 오더 룸의 스텝들의 당장이라도 지상에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넘는 기세의 전념을 다한 오퍼레이션으로, 포메이션 F는 드디어 최대의 클라이맥스를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중계영상을 보던 사람들은, 혹은 백주대낮, 혹은 밤하늘에 떠오른 황금의 고리의 일부를 보고, 그것들이 자신들의 지혜와 용기가 이루어 낸 것이라 알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남아프리카 대륙――앙골라 공화국의 나미브(Namib) 사막에서, 한밤중에 떠오른 빛의 고리에 감동한 우시야마 미츠오도, 그런 인류 중 한명이다.

「굉장해…… 카즈오 형이나 츠구오 형, 스에오가 저기에 관련되어 있다니……」

UN 방위 용자대에서도 유명한 정비부의 우시야마 브라더즈. 그들의 형제면서도, 오직 한명 GGG에 참여하지 않은 미츠오가, 긍지를 품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황폐해진 지구 환경 연구에 평생을 바친다고 맹세한 자신의 결단에 후회한 적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다. 하지만, 사이 좋던 형제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에 외로움을 몇번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길로 나아가는게 아냐. 어디에 있든 혼자가 아냐. 모두 지구의 동료…… 우리들은 하나야……)

그런 미츠오 옆에서, 관심 없다는 듯 있는 소년 케이. 그 어깨에 손을 올리고, 미츠오는 말을 걸어싿.

「케이…… 분명 네 부모님도, 하늘 위에서 저 링에 힘을 보태주고 계실거야」

미츠오의 이 말에는 그렇게 깊은 의미가 담겨진 것은 아니다. 케이의 무감동한 얼굴을 보고 있으나, 무심코 흘러나와버렸을 뿐인, 미츠오 본인도 믿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케이라는 소년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마지막 나날을 함께 보낸 동료들의 마음도, 저 고리에 담겨져 있다. 누구도 아는 자가 없더라도, 마음이란 이렇게 계승되어 가는 것이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용자 로보들의 용기 있는 결사의 행동이, 오비트 베이스를 위성궤도까지 밀어냈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걸 안 GGG 크루도 일제히 환호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격전 끝에―― 남극 대륙.
상공에 열린 차원 게이트에서 눈부실 정도의 오렌지색 빛이 보인다. 왜곡된 공간을 통하여, 저 문은 〈우주의 알〉로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려고 하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구성하는 전 에너지. 수 피코초(ps) 후에는 빅뱅을 일으킬 방대한 압력이, 저기 있다.
(※역주 : 피코초(picosecond) - 10-12s. 즉 1조분의 1초를 의미하는 시간단위)
그것을 정면에서 맞서 싸우기 위해, 시작의 용자왕은 오른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있었다. 그에 응하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지혜와 용기 있는 맹세가 결집된, 직경 84400km의 링이, 지금 극점에 도착했다.

「팬텀 링, 정위치에 도착했습니다!」
「에너지 압축을 개시하라!」
「Oui! 긴급 압축 시퀀스를 스타트합니다!」

미코토와 타이가, 알루에트의 목소리가 메인 오더 룸에 울렸다. 눈 깜빡할 사이, 수천분의 1 이하까지 압축된 빛의 고리가, 가오가이가의 오른팔 주변에 체공한다.

「간다, 아버지…… 팬텀 링, 플러스!」

자각 없이, 가이는 죽은 아버지, 레오를 부르고 있었다. 메인 오더 룸에서 통신파로 전해진 그 호령을 듣고, 시시오 라이가는 생각지도 못하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라이가에게 있어서, 시시오 레오는 잔소리 많은 남동생이면서, 동시에 연구자로서는 생애 최대의 호적수였다. 하지만, 라이가 본인은, 자신의 실적 따위는 레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2003년 갤레온이 지구에 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그 블랙박스를 해석, 존더의 내습에 대비한다는 위업을 이룩했으니까.
디바이딩 드라이버, 헬 앤드 헤븐, 브로큰 매그넘, 골디언 해머, 프로텍트 셰이드……… 모두, 삼중련 태양계에서 유래된 위협적인 기술들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해석하여 용자왕에게 장비한 것 이상으로, 라이가가 경탄한 것이 있다. 그것이―― 팬텀 링이다.
원래는 브로큰 매그넘의 출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그것이 지금, G스톤의 인도를 통해, 사람들의 용기를 고리로 바꾸어, 힘이 된다――이 기술은, 인류인 레오의 천재성이 있었기에 실현된 것이다. 지금 그 힘을, 레오의 아들인 시시오 가이가 자신의 힘으로 삼아, 우주의 섭리에 맞선다.

(레오, 이 순간을 놓치지 마라고!)

애처인 시시오 키즈나와 함께 정신생명체가 된 남동생이, 지금도 곁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라이가는 말을 걸었다.



「우오오오오오오, 브로큰……… 팬터어어어어엄!!!」



전 지구를, 전 태양계를, 전 인류를 휘날려버릴 트리플 제로가 흘러나오는 차원 게이트. 그 최대 최강의 위협을 향해…… 직경 약 3km의 빛의 고리를 휘감은 고속회전하는 오른팔이 지금, 용자왕 가오가이가에게서 쏘아졌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2월 15일(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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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2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11. 17.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그리고 패계왕의 내부에는, 행방불명이던 사쿠라가 갇혀 있었다. 이윽고, 패계왕의 흉기 앞에 가오가이가가 쓰러졌을 때, 그 앞을 가오가이고가 가로막았다. 지금이야말로, 아마미 마모루가 시시오 가이를 지키기 위하여――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7)



8(承-前)

「……그렇게 두지는 않아…… 가이 형은」

빙판에 쓰러진 가오가이가. 그 앞에 가로막은 가오가이고. 내부의 움 헤드에서는 마모루가 여러 데이터에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메인 오더룸의 하나가 전송해온, 가오가이가의 기체 컨디션이다. 그 정보로 보면, 시시오 가이는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을 뿐이며, 생명활동에 이상이 없다는 것은 읽어낼 수 있었다.

『미코토 언니가, 마모루 군도 걱정하지 말래』

이 때, 하나는 필사적으로 냉정한 말투를 잃지 않게 하고 있었다. 프리클 참모와 타마라가 알저논이 발병하여, 오비트 베이스가 궁지에 몰려있다니, 패계왕과 싸우는 도중인 마모루 들에게 눈치채이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갤레온도 조금 망가졌지만, 자기수복 가능한 범위 내의 손상이라고, 라이가 박사님이 계산해 주셨어』
「다행이다…… 가이 형도, 갤레온도 무사하구나……」

어느쪽이건 마모루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소중한 존재다. 그 둘이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에 마모루는 진심으로 안도했다. 하나와의 통신을 마치고, 마음 속을 확인하듯, 중얼거렸다.

「그러면, 남은건 패계왕을 쓰러트릴 뿐이야……!」
「……마모루. 너무 힘 주지 마」

세레브 헤드의 카이도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가이 씨도 지구도, 모두가 지키는거야. 잊지 마. 네가 싸울 때는 언제고, 내가 같이 있으니까」

그 말대로였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위기를 같이 극복해온 파트너면서 친구.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고민을 품었던, 어린 시절의 아마미 마모루에게 있어서, 같은 처지인 카이도가 있어준 것이 얼마나 든든했던가.

「고마워, 이쿠미. 잊지 않아…… 같이 이기고, 같이 돌아가자. 오비트 베이스나 G아일랜드에 있을 모두들에게」
「……그래」

그 사소한 대화로, 마모루 속에서 기백도 공포도 휘날려졌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냉정한 머리로, 눈 앞의 패계왕 제네식의 눈을 본다. 쓰러져 엎어진 가오가이가를 노려보던, 머리의 두 눈동자가 아니다. 좀 더 아래쪽――가슴 부분의 갤레온 헤드의 두 눈이다. 일찍이, 기계의 시선이면서도, 깊고 따스하며 상냥한 시선으로 마모루를 바라봐주던, 그리운 눈.

(갤레온…… 기다려 줘…… 반드시 구해줄테니까. 같이 돌아가자. 나도, 가이 형도, 모두 함께!)

청년들의 결의를 구현화하듯, 가오가이고가 준비했다.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패계왕이 터무니 없는 강적이라는 것은, 싫을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두려워하는 마음도 겁먹는 마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증발시키는 뜨거운 에너지――"용기"가 충만하니까.
그런 가오가이고의 모습을, 상공에서 촬영하는 그림자가 있었다. 야마츠미가 발진시킨 정보수집용 드론이다. UN 사무총장의 의뢰를 통해, GGG 그린 첩보부가 패계왕과의 전투 모습을 촬영, 전세계에 중계하게 된 것이다.

일본 시간으로 주말 오후. 카페테라스에 모인 세 여대생은 한 대의 스마트폰에 비춰진 중계영상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아마미 군, 카이도 군. 그런 녀석 빨리 해치워 버려!」

초등학생처럼 소리지른건, 코모리 레이코. 티세트가 올라간 테이블을 뒤엎지 않게, 양 옆에서 오랜 친구인 스즈키 와카바와 테자토 타마요가 붙잡았다. 물론, 조용한 카페테라스에서 고함치는걸 나무랄 사람은 없다. 다른 손님이나 점원도, 저마다의 스마트폰이나 가게의 모니터로, 같은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GGG를 응원한다는, 하나의 마음으로.
병실의 소형 모니터에서는 카이도를 길러준 어머니가, 자택의 액정 TV로 우시야마 아야메와 그 아들 하지메가. 자기 방의 PC로 스노우 타카야스가, 역시 남극에서의 중계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상황은 GGG가 제공한 문자정보로 일반인도 알 수 있게 해설되어 있었다.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린 동료들과의 장렬한 싸움의 나날. 그 괴로움도 가혹함도,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이다.

「마모루 짱……」

자택의 거실에서 영상을 보며 중얼거린건, 아마미 이사무의 아내인 아이(愛)다. 혼잣말인지라 눈치채지 못했지만, "마모루 짱"이라고 말한 건 매우 오랜만이다. 몇년 전, 마모루가 고등학생 시절, 자택에 하나와 카이도, 우시야마 스에오를 데리고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마모루 짱"이라 불러버려서 마모루가 쓴웃음을 지으며 곤란해하는 표정이 되었던 것이다. 남자아이의 어머니로서 그 부분의 델리커시는 익혀야 한다고…… 그 날의 아이는 깊이 반성했다. 그 마음을 잊은 것은 아니었지만, 영상에 비춰지는 가오가이고의 모습과 겹쳐져서 떠오른 것은, 성인이 된 지금의 마모루가 아니다. 아직 초등학생이던, 존더와 싸우고 있었을 무렵의 어린 마모루의 모습이었다. 아이 본인도 어째서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무렵의 마모루가 가장 좋아하던 것으로 마중해줘야지…… 라는 기분이 들었다.

「마모루 짱…… 이 싸움이 끝나면, 트로피컬 햄버거 만들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격전이 계속되는 남극대륙. 지금 틀림없이 가오파이가, 제이더, 각성인 V2의 연속공격이 패계왕 제네식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늦다, 푸른 것(青の)아오노! 이쪽의 공격에 따라와라!」
「네에에에엣! 그보다, "아오노(蒼斧)"와 "아오노(青の)"를 겹친 개그임까 그거!」

좌우에서 휘둘러지는 플라스마 소드의 참격에 호흡을 맞추듯, V2도 양선의 클로를 폭렬사출했다. 팔 부분에서 체인으로 연결된 채인 클로는, 사슬낫처럼 패계왕을 베어내고 있었다. 모두 치명상까지는 아니지만, 한 순간이나마 패계왕을 방어에 전념하도록 몰아넣는 효과는 있었다.

(좋아, 지금이다……!)

솔다토 J와 케이타가 만들어 낸 틈을 노려, 패계왕의 품으로 가오가이고를 뛰쳐들게 하려고 카이도가 생각한 순간――

『빛 된 자여……』

청년들의 머리속에 말을 걸어오는 의사가 있었다.

「베터맨 라미아!」

뒤를 돌아본 가오가이가의 등 뒤에,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다가오고 있었다. 마모루의 놀람에 대답하지 않고, 라미아는 언제나 같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발신해온다.

『사람은 올바른 생명의 선택을 바라고 있는가?』

그 질문에는 기억이 있었다. 7년 전, 마모루가 처음으로 라미아를 조우했을 때, 같을 질문을 받았던 것이다.
(※역주 : 1부 3화.)

「라미아…… 그 때는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어. 바라고 있다고! 사람은…… 인류는…… 생명을 잘못된 일에 사용하지 않아! 올바른 생명의 존재방식을 탐구해가! 그걸 계속 바라고 있어! 그러니 난…… 우리는 멈춰 보이겠어. 패계왕의 혁명을!」

마모루는 그 의사를, 림피드 채널이 아니라 소리 높여 주장했다. 세레브 헤드에 있을 카이도는, 라미아와 마모루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그 침착한 표정은, 솜니움과 대면하는 사람으로서의 대표를, 마모루에게 맡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와 마찬가지로, 카타프락트를 구성하는 솜니움들도, 모든 것을 라미아에게 맡기듯, 침묵을 관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곳의 전원이, 마모루의 대답에 만족한 것 같았다. 파트너인 카이도 이쿠미는 물론이며, 이름도 모르는 솜니움들이 수긍하는듯한 의사가 전해져왔다. 그걸 분명하게 드러낸건, 라미아다.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빛 된 자들이여……』

다음 순간, 카타프락트가 분해되었다. 아니, 라칸의 펙토포레스에 의한 융합을 해제한 것이다. 각각의 변신형태로 돌아온 솜니움들. 그 중의 하나―― 라칸(오우그)이, 흉문에서 무지개빛의 입자를 발했다.

『음……Pectusfollis Sanctus!』

입자를 뒤집어 쓴 여섯의 변신형태는, 각각이 퍼즐처럼 변형되어, 가오가이고의 전신에 장착되어갔다. 등 파츠에는 투르바가, 다리 부분에는 폰두스가, 오른팔에는 포르테가, 왼팔에는 오우그가 겹쳐지고, 아리만이 꼬리처럼 뒷 부분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루메가 얇은 천처럼, 가오가이고의 상반신을 덮었다.

『이 별에 살아가는 살아있는 자 모두의 의사를 합력(合力)해야 할 때――!』

라미아의 그 의사는, 평상시와 다르게 환희를 띈 것 처럼 느껴진 마모루였다. 이윽고 완성된, 베터맨과 합체한 모습. 즉――

〈몽장 가오가이고!!〉

이미 말은 물론, 의사의 교감조차 필요 없었다. 사람이든 솜니움이든, 그저 생명의 존속을 위해서, 패계왕에게 이길 수 밖에 없다. 그 공통된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칠 필요가 있으며, 그 구현화야말로 몽장 가오가이고나 다름없다. 카이도와 마모루는 동시에 외쳤다.

「Hell and Heaven――!」

몽장 가오가이고가 양 손바닥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포르테와 오우그가 그 팔꿈치로부터 뻗어나와, 양팔은 원래의 배 이상의 사이즈로 부풀었다!

크오오오오오오!

강적의 출현을 감지한건지, 패계왕 제네식이 땅바닥부터 울리는듯한 포효를 내지른다. 동시에, 그 전신에서 고밀도의 트리플 제로가 방출되었다. 철판이나 큰 바위로 후려친듯한 물리적 압력을 받아, 빙판에서 휘날려지는 르네의 가오파이가.

「으아아아앗!」

각성인 V2와 제이더도 마찬가지다. 이 직전까지 휘몰아치던 연속공격을 신경쓰지도 않고, 셋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그리고 패계왕은 다음의 표적을 바라봤다.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허무의 눈동자가, 몽장 가오가이고를 바라본다.

『도·망·쳐……』

그건 패계왕의 말이 아니다. 그 속에 봉쇄된, 사쿠라의 의사. 다음 순간 일어날 사상을 예지한 사쿠라가, 림피드 채널로 경고한 것이다. 혹은 어떤 방법으로 패계왕 제네식이 전력을 다하는 것에 저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였다. 꼬리 부분의 가제트 툴. 그 몇개가 골무로 변경되어, 패계왕 제네식의 양손을 뒤덮는다.
최강의 헬 앤드 헤븐이다.
다음 사용될 공격을 예견한 사쿠라의 경고가 울렸다.

『도·망·쳐!』

하지만, 카이도도 마모루도, 그리고 솜니움들도 이제 와서 도망칠 생각은 없다.

「겜·기르·간·고·그훠……」

카이도와 마모루의 영창이 겹쳐져서, 몽장 가오가이고의 오른팔에서 J주얼의 힘이, 그리고 왼팔에서 G스톤의 힘이 방출된다. 그것들은 뒤섞이며, 젊은 용자왕의 전신을 은빛으로 물들인다. 거듭하여 합쳐진, 붉은 별과 초록 별, 두개의 힘――아니, 그 뿐만이 아니다. 지금 거듭하여 합쳐지고 있는 것은, 사람과 솜니움――두 종족의 힘이기도 하다.
이 별에 살아가는, 살아있는 모든 자들의 힘을 합쳐, 은빛의 용자가 돌진해간다.

「하아아아아앗!」

그에 맞서는 것은, 오렌지빛으로 타오르는 마의 모습(魔姿). 아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면에서 맞서 싸운다. 극한의 빙원에 격돌하는, 헬 앤드 헤븐 VS 헬 앤드 헤븐――!
굳게 쥐어진 주먹과 주먹이 서로 부딪히면서, 시간이 정지했다. 힘의 균형은 기묘한 교착을 불러와, 그건 한 순간이었겠지만, 영원하게 계속될지도 모를 정적을 발생시켰다. 아니,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듣는다면, 희미하게 들렸겠지. 몽장 가오가이고의 양 주먹에 조금씩 파열되는 미세한 균열의 소리를.
하지만, 카이도에게도 마모루에게도 두려움은 없다. 이 충돌의 교착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었으니까. 레이저 G장갑에 새겨지는 균열 너머, 또 하나의 다른 소리가 들린다. 얼어붙은 대기를 베어가르는 바람 가르는 소리. 그건, 헬 앤드 헤븐의 자세에 들어가기 직전, 베터맨 아리만의 꼬리가 투척한, 베터맨 오우그의 플라잉 샤벨이다. 카타프락트의 전신은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펙토포레스를 통한 화학분해로 접속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라칸은 자신의 변신형태에 깃든 검은 칼날을, 일부러 몽장 가오가이고의 팔에 합체시키지 않고, 투척병기로서 등 뒤의 라이에게 맡긴 것이ㅏㄷ.
그림자의 부메랑처럼 허공을 달리는 검은 플라잉 샤벨은 패계왕 제네식의 왼쪽 무릎에, 그 뒤에서 소리도 없이 직격했다! 완강했을 패계왕의 관절이 가볍게 절단되었다. 바로 조금 전, 카타프락트가 양 어깨의 돌기로 측정하고 있었던 것은, 패계왕 제네식의 물질구조였다. 생태계나 물질의 특성을 알아낸 라칸은, 가장 베터(Better)한 해리현상(解離現象)을 일으킬 조건을 화학적으로, 구조적으로, 역학적으로,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오우그의 칼날에 담은 것이다. 그 칼날 앞에서는, 어떤 장갑도 저항하지 못하고 베어 갈라질 수 밖에 없었다. 제네식 가이가의 다리를 내포한 차, 왼 다리의 무릎 아래쪽이 공중에 춤춘다――그건 틀림없이, 사쿠라가 가둬진 스트레이트 가오 파츠였다!

『건곤을 걸고, 일척을 이루노라――』

격돌한 채인 몽장 가오가이고의 오른 팔에서, 두 눈동자가 빛났다. 그건 융합한 베터맨 포르테의 눈이다. 노려본 것은 절단된 스트레이트 가오. 라미아 역시 크럼블 포인트의 서치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두 눈동자 바로 옆에 있는 슬라이딩 샤벨이, 신속한 기세로 내질러진다. 조금의 오차도 없이, 그 착탄점은 물질붕괴점을 정확하게 찔러서, 완강한 트리플 제로의 방어벽을 파괴하고 중앙부를 관철했다. 하지만, 사쿠라의 육체를 분쇄하지 않는다. 슬라이딩 샤벨의 끄트머리에는, 베터맨 루메의 얇은 천이 둘러져 있어서, 부드럽고 상냥하게, 사쿠라를 감싼 것이다.
솜니움들의 무언의 제휴플레이로 사쿠라가 보호된 것을 지켜보았을 때, 마모루의 머리속에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그건 10년 전. 솔 11 유성주와의 싸움을 마치고, 삼중련태양계에서 귀환한 뒤 본, 교토에서의 기록영상. 그 영상에서는 용자왕과 용자왕이 격돌하고 있었다. 복제된 또 한명의 자신이 파이널 퓨전한 레프리진 가오가이가. 그리고 에볼류더 시시오 가이의 가오파이가. 그건 지금의 패계왕 제네식과 몽장 가오가이고처럼 헬 앤드 헤븐 끼리의 격돌이며, 확실히 평행이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똑같은 구도의 재현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한쪽 다리를 잃은 패계왕 제네식은 대지를 밟지 못하여 밸런스를 잃었다. 그리고 재빨리 베터맨 폰두스의 초중력파가 지근거리에서 패계왕에게 압력을 가한다. 하지만 무한의 출력을 자랑하는 트리플 제로는 압도적인 힘으로 되받아친다.

「사이코 캄(Psycho Calm)!」

몽장 가오가이고의 후면추진력을 보충하고 있던 베터맨 투르바의 날개에서, 가쥬마루의 의사가 울려퍼졌다. 진공의 소용돌이가 패계왕의 재생오라를 좌우로 깎아낸다. 하지만, 아직도 쓰러지지 않는다. 패계의 왕은 그래도 오렌지빛의 겁화를 분출하고 있다.
마모루는 떠올리고 있었다――

(잊어버렸니, 마모루 마지막에 승리하는 건――)

기록영상 속에서, 가이는 또 다른 마모루를 부르고 있었다. 그 때의 말에, 마모루의 머리속에 떠오른다.

(잊지 않았어, 가이 형……)

아마미 마모루는 눈 앞의 패계왕 제네식을 바라본다. 이것이 마지막 싸움―― 어쩌면 트리플 제로의 침식에 의했을 Z마스터의 폭주로부터 시작되어, 오랫동안 이어져온 싸움의. 이것이 최후의 일격――여러 비극을 초래하여, 사람들을 괴롭혀온 운명의 장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마지막에 승리하는 건…… 용기 있는 자다아아앗!!」
(※역주 : OVA FINAL 2화, TVA FINAL GGG 3화)
기억 속의 가이의 말을 복창하듯, 마모루가 소리쳤다. 동시에 모든 마음과 모든 용기를 실은 두 주먹이, 패계왕 제네식의 양 주먹을 분쇄했다!
베터맨 아리만의 가늘고 긴 파츠가 뻗어, 앞에 뚫린 구멍이 막히지 않게 안쪽에서 가드한다. 카이도는 재빨리 몽장 가오가이고의 가이고 파츠인 애널라이즈 암을 구사, 그 구멍을 통해 그대로 갤레온의 중추부를 붙잡았다.

「좋아, 블랙박스를 확보했어!」
「하아아아아아앗!」

카이도와 마모루의 제휴에도 흔들림은 없다. 패계왕에게 재생할 틈을 주지 않고, 몽장 가오가이고는 갤레온의 블랙박스를 단숨에 뽑아냈다――!


9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남극에서 브로큰 윌 나이프라는 흉기가 골디 더블마그를 궤뚫은 순간――
동시에 GGG 오비트베이스 23층에서, 또 하나의 흉기가 휴마 게키의 숨통을 향해 휘둘러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쪽은 종이 한장차로 막아졌다. 휴마는 천성의 반사신경으로, 서브머신건의 총신을 자신의 목덜미에 밀어넣은 것이다. 강철의 총신이, 컴뱃 나이프의 도신을 막았다. 이상한 손맛에 프리클이 당황한 순간――

「으랴아아아아아앗!」

휴마는 몸을 억누르는 프리클의 양 다리를 풀어내고, 오른다리를 뒤쪽으로 힘차게 걷어올렸다. 자신의 허리를 축 삼아, 프리클의 전신을 회전시켰다. 유도의 허리후리기(払い腰)의 요령으로 몸의 자세를 바꾼 휴마는, 둘의 체중을 걸고 프리클의 몸을 마루에 때려박았다.

「커헉!」
「여전히 넌, 첫 공격이 막히면 약한걸!」

사투의 한창이라고는 생각되지도 않는 미소를 짓고 중얼거린 휴마는, 바로 근처에서 바라보는 히노키에게 말을 걸었다.

「사이! 어서 타마라를 멈춰!」
「아, 알겠습니다!」

한 순간에 정신을 차린 히노키는, 울텍 엔진의 제어단말로 가는 타마라에게 등 뒤에서 다가갔다. 그리고, 시냅스 탄격의 요령으로 재빨리 펜형 무침주사기를 목덜미에 밀어넣었다.

「아아무슨짓인가요히노키ㅆ……」

반응한 타마라였으나, 바로 피부 표면으로 침투된 마취성분에 졸도하여, 그 몸이 마루에 쓰러졌다. 시간은 없다. 히노키는 타마라를 방치하고 바로 제어판에 매달렸다.

(부탁해…… 늦지 말아줘. 오비트 베이스를 추락시킬 수는……!)

히노키는 정확한 조작으로 오비트 베이스의 울텍엔진을 풀로 가동시켰다. 대지속도(対地速度)를 올리면 원심력으로 궤도고도가 올라가서, 추락의 위기는 면한다.
――그랬을 텐데. 하지만, 너무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이미 위험할 수준으로 고도가 내려간 것에 의한 지구중력의 영향은, 너무나도 거대했다. 울텍엔진의 최대 가동으로도, 고도를 올린다는건 어려운 단계에 이른 것이다.

그 상황은 물론 메인 오더 룸에서도 파악하고 있었다.

「……스완 군. 그러면 추락은 피할 수 없다는 거로군」
「네……」

타이가의 확인에, 스완이 침통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하지만 지휘관에게는 멍하니 있을 여유따윈 허락되지 않는다. 타이가는 바로 그 순간 결단을 내리고 있었다.

「하츠노 군. 최대한 빨리(大至急で) 와다츠미와 야마츠미를 귀환시켜주게. 아카마츠 장관은, 오비트 베이스의 전 스텝을 양 함에 탈출시키는 지휘를 부탁합니다」
「그, 그래. 알았다!」
「우시야마 삼형제는, 오비트 베이스의 각 파츠를 분해할 시퀀스의 준비를. 해상에 떨어지기 전, 조금이라도 작은 블록으로 분해하여, 피해를 최소화한다!」
「라져!」

츠구오, 스에오와 함께, 우시야마 카즈오가 라져라고 소리쳤다. 이제부터, 그들의 행동은 1분 1초를 다투게 된다. 얼마 안 될 작업의 지연이, 지상의 피해를 수억 단위로 늘려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3형제는 숨이 딱 맞게 분담하여, 각각의 역할을 말 없이 배분하여, 작업을 개시했다. 그 순간이었다――

「특무장관! 제네식이 재가동했습니다! 패계왕은 아직 쓰러지지 않았습니……아앗, 그럴수가!」

알루에트의 그 목소리는, 보고라기 보다는 비명에 가까웠다.

남극대륙의 빙판――
왼쪽 다리를 잃고, 갤레온의 블랙박스가 적출된 패계왕 제네식은, 이제 폭산하기만을 기다릴 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슴의 사자는 눈동자에서 빛을 잃었지만, 머리 부분의 두 눈동자에서는 오렌지의 빛이 없어지지 않았다.
트리플 제로의 화신은, 아직도 죽지 않은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이상한 포효와 함께, 가제트 가오의 목 파츠가 분해되었다. 그리고 그건, 거대한 TOOL이 되어, 패계왕 제네식의 양팔에 장착되어갔다.

「저건…… 설마!」

대지에 쓰러진 채로, 움직이지 못하던 제이더 속에서, 솔다토 J가 경악했다. 그 툴은 틀림없이 그의 기억에 남아있던 것이다. 옆의 가오파이가에 파이널 퓨전한 르네에게도 마찬가지로.

「……갤리오리아 로드!」

패계왕 제네식은, 일찍이 오렌지 사이트에서 이용된 가제트 툴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J, 녀석은 무엇을 할 셈이지!」

카이도의 물음에 J가 대답했다.

「저건 차원게이트를 여는 TOOL이다……」

그 소리에 무력감을 흘리며, J는 말을 이었다――

「아마도 패계왕은, 이 곳과 오렌지사이트를 직결시켜, 트리플 제로의 모체인 본류를 불러들일 속셈이겠지……」
「그런 짓을 하면…… 지구는 단숨에!」

바로 사태를 이해한 카이도가 경악했다. 역시 몽장 가오가이고에 다이브한 마모루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갤레오리아 로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본류의 막대한 에너지의 유출에 의해, 우주 전체가 어떤 상태가 될 것인지, 트리플 제로 자체로도 시뮬레이션 할 수 없는 최종수단이기 때문이다. 멸망을 넘은 멸망. 무를 넘은 무로 도달할, 무시무시할 현상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그 절망이 그들을 뒤덮으려는 순간, "그 목소리"가 남극에 울려퍼졌다.

「아직이야! 아직 포기하지 마, 절망할 필요는 없어! 우리들에게는…… 승리의 열쇠가 남아있어!」

패계왕 제네식에게 패배한 것 처럼 보이던 초대 용자왕이, 다시 빙판에 서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울려퍼진 시시오 가이의 절규는, 모두의 영혼을 뒤흔들었다.
극점에서 같이 싸우는 젊은 용자들의 영혼을, 오비트 베이스에서 분투하는 GGG 스탭들의 영혼을. 그리고, 중계영상을 지켜보는 전 세계 사람들의 영혼을――.


(계속)

다음화 2020년 11월 30일(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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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1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10. 31. 21:3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극한의 대지에,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세 용자왕이 늘어서고, 제이더, 각성인V2, 베터맨 카타프락트도 전열에 더해졌다. 하지만, 솜니움 데우스의 간계에 의하여, 패계왕의 내부에는 행방불명이던 사쿠라가 갇혀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원인불명의 긴급사태에 의해, 오비트 베이스가 지구로 추락하는 궤도로 바뀌어 있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6)



8

A.D. 2005. 기계 31원종의 내습에 의해 건조된 우주기지 〈GGG 오비트 베이스〉는, 극궤도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관측위성은 아니기에 태양과 동기되지 않는 궤도가 선택된데다가, 대지고도(対地高度)가 낮은 점도 있어서, 언제나 전 세계의 아마추어 관측자들에게 주시되고 있다.
그 탓에, 궤도요소에 흔들림이 발생한 것은, 눈 깜빡할 사이에 밝혀졌다. 섭동에 의한 것은 아니다. 무언가의 이유로 대지속도가 저하되어 있어서 지상으로의 추락궤도로 옮겨져 있었다. 정확한 숫자는 전문기관이 아니면 산출할 수 없지만, 어림잡아 약 70시간…… 3일 후에는 태평양에 추락한다고 고려된다.
일본의 G아일랜드 시티에 존재하는 우주개발공단은 대응에 분주해졌다. 태평양 상에 대질량의 물체가 추락하면, 대재해의 발생은 틀림없는데다가, 대응해야 할 문제가 무수히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 전체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대재해가 되면, 사소한 문제에 대처하고 있을 때는 아니지만.
오비트 베이스와의 직통회선이 불통이 되어, 공단은 UN에 몇번이고 문의했지만, 기지를 담당하는 UN 최고평의회조차 정확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공단의 셔틀 이착륙(往還艇離発着) 센터 관제주임인 아마미 이사무는 독자적인 인맥으로 UN 상층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면, 오비트 베이스의 추락은 막을 수 없는건가요!?」
『저 정도의 대질량 물체입니다. 지상에서는 아무 방도가……』

주임석의 모니터에서 아름다운 얼굴에 고뇌를 띄운건, UN 사무총장 수석비서관인 일본인. 이소가이 사쿠라다. 과거, 사쿠라는 우주개발공단 총재 비서직을 맡고 있던 적도 있고, 이사무는 그 무렵부터 아는 사이다. 공식적인 루트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찾아 연락을 취해봤지만, 손에 들어온건 "절망"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다면, 절멸한 공룡의 반복이라고요!」

그건 6500만년 전에 일어난 대사건. 소행성대에서 두뇌원종이 옮겨온 거대 운석이, 더 파워의 반발현상으로 과거로 이동하여 그 시대의 지구에 추락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룡은 멸망하고, 지상의 주역의 자리를 인간에게 넘기게 되었다. 오비트 베이스 추락이 현실이 된다면, 다시 주역 교대의 시기가 찾아오게 되겠지.

『알고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들이 있습니다』
「그들……!? 그러면, GGG 조직은 아직 기능하고 있는거군요!」

표정이 밝아진 이사무에게 사쿠라가 설명했다. 현재 GGG는 대규모 작전을 전개중이기에 지상 각처의 문의에 응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UN과의 정보공유는 유지되고 있어서, 추락에 대한 대처도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작전……」

안색이 바뀐 이사무를 보고, 사쿠라는 순간 망설였다. 하지만 바로 마음을 다잡고, 남극에서 행해지는 패계왕과의 결전에 대해 말했다. 타이가 코타로가 GGG 특무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트리플 제로와 패계의 권속의 위협에 대해서는 전세계에 발표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바로 그 최종결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일부 인간밖에 파악하지 못한 정보였다. 하지만 남극에서 현재도 싸우고 있을 GGG 블루 기동대장 아마미 마모루는, 비록 피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사무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아들이다. 직무위반임을 자각한 후, 사쿠라는 정확한 사태를 전했다.

『GGG는 전 스탭이, 양쪽의 사태에 대응중입니다. 저는 그들을 믿고 있습니다. 반드시 지구는 구해진다고――』

사쿠라의 망설임 없는 말에, 이사무도 무심코 환희했다.

「우왓하! 아… 아니, 실례…… 저도 믿고 있습니다. 믿는 것이, 그들을 지지해주는 싸움이라고, 저희들도 배웠으니까요……」

그래. 원종이 내습했을 때도, 유성주의 위협이 닥쳐왔을 때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GGG를 믿는다…… 오직 그 뿐이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야말로 "용기"라는 힘. 그것은 원종과 격렬한 싸움을 이어온 GGG에게 희망을 주고, 삼중련태양계에서 잃어버릴뻔한 용기를 보충하여, 유성주를 이겨내는 힘이 된 것이다.

「이소가이 씨. 제안이 있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을 모든 일을, 전세계에 공표하죠!」
「전세계에!?」

이사무의 의외의 제안에 사쿠라는 놀랐다.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라는 중대사를 전세계에 알리자는걸까. 그에 이어질 패닉을 고려하면, 절대로 정보공개를 할 수 없다. 그것이 UN 최고평의회의 현 시점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오비트 베이스의 추락은, 감출 수 없습니다. 이미 전 세계의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고, 정보가 마구 뒤섞여 있습니다. 현실에 일어날 일보다 심각한 예측…… 아니, 유언비어가 되어 루머가 나돌고 있습니다. 이걸 가라앉히려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GGG가 전력으로 대처중이다…… 이 이상 안심할 수 있을 정보는 없습니다! 전 확신하고 있어요!」

이사무의 열변에, 사쿠라의 마음은 격렬히 뒤흔들렸다. 틀림없이 그 말대로였다.

『알겠습니다. 사무총장님께 제안해보겠습니다』

사쿠라는 그렇게 고하고, 이사무와의 통신을 마쳤다. 오늘 이 날까지, 상사와 쌓아올린 신뢰관계. 그건 모두, 이 날을 위해서였던 것이다――사쿠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UN본부 빌딩의 통신실에서 나온 사쿠라는, 통로의 창가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암울한 구름 낀 하늘 너머, 있어야 할 우주기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쿠라는 목소리로 내지 않고 불렀다.

(저희들은 반드시 이뤄내겠어요. 당신들을 믿어낸다는 싸움에 승리할 것을…… 그게 아무리 곤란한 싸움이더라도…… 총재……)

그 부름은, 원래는 어울리지 않는다. 불러지는 상대가 그 직함에서 이직하여,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사쿠라의 마음 속에서는, 그 인물은 언제까지고 경애하는 "총재"다. 그것은 그녀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로서 깊이 인지되어 있는 것이었다.


「으랴아아아아아아앗!」

GGG 그린 참모인 휴마 게키가, 서브 머신건을 연사하며 23층의 중앙통로를 돌진한다.
이소가이 사쿠라나 아마미 이사무가 믿은 것 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GGG는 전력으로 사태에 대응하고 있었다. 달인의 사격으로 벽면이나 천정에 설치된 침입자 요격 시스템을 정확하게 파괴하며 돌진하는 휴마. 그 뒤를 사이 히노키가 뒤따르고 있었다.
현재, 인공위성인 GGG 오비트 베이스는 대지속도(対地速度)의 저하로 인해 지상으로의 낙하궤도로 천이(遷移)되어 있었다. 이건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 아니다. 원래 비록 안정된 궤도더라도, 지구 그 자체나 달로부터의 중력. 또한 저궤도이기에 대기마찰로 인한 섭동은 반드시 발생한다. 오비트 베이스의 경우, 원래는 중추 울텍 엔진을 주로 하는 중력제어, 및 관성제어를 통해 섭동을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즉, 인공적으로 섭동을 증대시켜 궤도요소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키쿠호 에이루,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라는 대원들의 알저논 발병을 통해, 일반 대원들의 중추시스템의 액세스는 전보다 어렵게 제한되어 있다. 파괴활동에 대한 방위시스템도 증강되어 있다. 하지만 GGG가 조직인 이상, 고위 스탭의 엑세스권을 완전히 차단하는건 어렵다.



――시간은 조금 전의 오더룸으로 거슬러 오른다.

「틀림없습니다. 중추 울텍엔진 제어실에서, 프리클 참모와 타마라의 ID반응이 검출되어 있습니다. 둘의 텔레미터에서……」

오비트 베이스 전체에 충격이 일어나고, 궤도변경이 시작된 직후, 오퍼레이터들이 상황파악에 노력했다. 처음에 중추 울텍엔진의 이상을 밝혀낸 것은 히노키이며, 그녀는 무심코 보고 도중 말이 막혔다. 중단된 말을 이은 것은――

『알저논이다! 도망쳐! 알저논이다! 도망쳐!』

콘솔에서 들려온 것은, 텔로미터의 뇌파형에 반응한 감지 시스템의 음성. 밝은 소녀같은 음성으로 전해진 경보음이었다. 아카마츠 장관의 발명품 〈알저논 파수꾼 26호〉에도 사용되는 합성음성이지만, 이 때는 GGG 전 대원에게 사형선고같은 불길함으로 울리고 있었다.
재빨리 타이가가 확인했다.

「즉, 프리클 군과 타마라 군이 알저논에 발병하여, 파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는 건가!」
「네. 그렇게 생각하는게 타당합니다……」

기운 없는 표정으로 히노키는 대답했다. 전 GGG 스탭중, 가장 알저논에 대해 자세한 생체의공학자로서, 또 타마라의 친구로서 통한을 금치 못할 사실이었다.

「특무장관. 미이 무장대원들이 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알저논 발병자의 행동을 추측해서, 울텍엔진의 제어를 탈환하기 위해선, 오더 룸에서도 요원을 보내는게 유리한 계책이겠지…… 하지만, 최소인원수다」

GGG 블루의 슈퍼바이저인 양박사가 그렇게 진언했다. 「최소인원수」라는건 올바른 판단이다. 오비트 베이스가 지상에 추락한다는 사태를 막아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남극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패계왕과 용자들의 싸움도 지원해야 한다. 인재가 충분하지 않다. 어느쪽이건,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까.
타이가는 망설이지 않고, 구면의 동료에게 시선을 돌렸다.

「휴마 군. 수단은 불문이다…… 가 주겠나?」
「아아, ID슈트는 없지만, 화기 사용은 허가된다는거겠지」

특무장관의 지령에, GGG 그린 참모인 휴마가 즉답했다. 둘 다 침통한 음성이지만, 그에 미혹이나 두려움은 없다. 이미 알저논 발생시에 골라야 할 선택은, 몇번이고 확인되어 있다. 발증자의 치사율은 100%이며, 구할 방도는 없다. 아틴 프릭클과 오랜 세월의 친구인 휴마에게 있어서는 가혹한 임무지만, 일이 백병전이 될 이상, 그 이상의 적임자가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특무장관, 저도 가게 해 주세요」

히노키가 일어서서 타이가에게 신청했다. 이 긴급사태에, 이유를 따질 어리석음을 타이가는 범하지 않는다.

「살았어, 사이 군. 알저논의 전문가로서 자네의 대처에 기대하지」



그리고 오더 룸의 메인 샤프트를 이용하여, 휴마와 히노키는 최단루트를 통해, 오비트 베이스 23층의 최심부에 도착했다. 무장대원들은 다른 몇개의 루트로 최심부로 향하고 있지만, 제어권을 빼앗긴 침입자 요격 시스템에 방해받아 지금도 도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무장대원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무장대원들의 도착을 기다릴 수는 없다. 중추 울텍엔진 제어실의 문을 억지로 열어, 휴마와 히노키는 실내로 돌입했다. 거기서 본 것은,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제어단말에 매달린 타마라의 모습이었다.

「……26억명앞으로26억명은도태하지않으면지구는멸망해버립니다그걸위해서는오비트베이스를지상으로추락시켜야합니다저에게는숭고한사명이있습니다…」

타마라의 조작에 의해, 울텍엔진이 이상동작을 일으켜 오비트 베이스가 추락궤도로 옮겨진건 틀림없었다. 역시 타마라는 알저논에 발병해 있었던 것이다. 알고야 있었지만, 구할 방도가 없는 상황을 목격하고, 둘은 경악했다.
그 때, 히노키의 휴대단말에서 스완의 목소리가 울렸다.

『……히노키, 서둘러주세YO! 앞으로 260초 내로 대지고도를 높이지 않으면, 추락은 피할 수 없습NIDA!』

스완은 메인 오더 룸에서 남극의 싸움을 백업하면서 궤도 계산도 병행하고 있다. 그 소리를 들은 휴마가 비통한 표정으로 서브머신건을 쥐었다.

「……아틴 녀석, 어디야? 젠장. 수단이 하나뿐이라면 어리버리 있을 수는 없어」

총신 앞에 서서, 히노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아마, 하나가 아닙니다. 타마라를 제게 맡겨주실 수 있나요」

히노키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친구를 죽게 두고 싶지 않다. 그 마음으로 냉정함이 사라진 것으로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 판단한 휴마는 총구를 내렸다. 그 순간――대형 컴퓨터 서버 틈에 몸을 숨기던 인물이, 히노키에게 달려들었다.


「!!」

소리도 내지 못하고 얼어붙은 히노키를, 휴마가 제빨리 몸으로 감쌌다.

「위험해!」

하지만, 불리한 자세였던지라, 휴마가 등을 제압당했다.

「아하하하! 걸렸구나, 게키. 너와 결착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DAGO!」

광기에 휩싸인 아틴 프릭클이다. 오십줄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양 다리가 휴마의 양 팔을 서브 머신건 채로 등 뒤에서 고정하여, 강인한 팔이 목을 죈다. 원래 동년대였지만, 휴마는 삼중련태양계에서 10년만에 귀환했다는 사정도 있어서, 프리클보다 10세 젊은 육체의 소유자라는게 되었다. 하지만, 단련된 GGG 블루 참모의 근력은, GGG 그린 참모를 단단히 구속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오른팔에 쥐어진 컴뱃 나이프의 도신이 정확히 목구멍 바로 앞에 닿아 있었다.

「아하하하! 게키, 너하고는 26번의 모의전으로도 결착을 낼 수 없었지만, 이걸로 끝이야. 내가 26년의 교제를 승리로 마무리짓는거야. 네 죽음이라는 트로피로 말이지!」

그의 목적은 처음부터 히노키가 아니라 휴마였다. 그 목에 주저 없이 칼날이 다가온다.

「어이 잠깐…… 하지 마… 아틴 프리클!」

거기서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 순간, 휴마는 과거 자신의 여러 체험을 주마등처럼 회상하고 있었다. 대량의 기억의 물결이, 순간적으로 머리속을 헤집고다녔다.

「휴마 참모!」

이도저도 못하고, 히노키가 비명을 지른다. 그 눈 앞에서, 프리클은 컴뱃 나이프를 쥔 오른팔에 힘을 집중하고 있었다.

「으가아아아아아앗!」

밀레니엄 모히칸이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소리로 할 수 없는 휴마의 절규가 울렸다.



오비트 베이스가 알저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남극에서 싸우는 용자들은 알 방도가 없었다. 패계왕 제네식이라는 전대미문의 난적을 앞에 둔 그들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줘서 집중력을 흐트러트릴수는 없다―― 그것이 타이가나 아카마츠의 판단이었다.
실제로, 눈 앞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외를 생각할 여유는, 눈꼽만큼도 없었다.


「브로큰 팬텀!」

팬텀 링을 장착한 오른팔을, 가오가이고가 쏘아냈다. 그건 패계왕 제네식을 쓰러트릴 의사를 담은 공격이 아니다. 눈 앞에서 당장이라도 베어지려던 각성인 V2를 구하기 위한 일격이다. 조금의 오차도 없이, 브로큰 팬텀은 V2의 몸에 꽂히려던 패계왕의 오른주먹에 명중했다. 그 틈에 케이타는 골디언 네일의 치명적인 찌르기에서 V2를 필사적으로 회피시켰다.

「히익, 살았다!」
「이번에는 우리들의 차례다!」

추격을 시키지 않기 위해, 플라즈마 소드로 베어내는 제이더, 그리고 제이쿼스를 찍어내리는 가오파이가. 하지만 그 연격도 패계왕의 아성을 흔들 수 없었다. 오렌지빛으로 물든 왼팔이 가볍게 휘둘러지자 가볍게 튕겨내진다.

「큭, 프로텍트 쉐이드를 쓸 필요도 없다는거냐!」

같이 튕겨내진 작음 몸집의 제이더를 받아내며, 가오파이가가 빙원에 무릎 꿇었다.

「포기하지 마, 르네! 일격이 통하지 않으면 2격, 3격을 쏠 뿐!」
「알고 있어, J! 용기가 꺾이지 않는다면, 마지막에는 이쪽이 이긴다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제이더와 가오파이가가 좌우로 흩어졌다. 거기에 간발의 차로 제네식 볼트가 착탄. 두꺼운 얼음도, 그 아래의 영구동토도 분쇄하여, 거대한 크레이터가 뚫렸다. 조금이라도 회피가 늦었다면, 둘 모두 분쇄되어 있었을 터.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세 용자왕. 그리고 제이더와 각성인 V2. 모두 스트레이트 가오 속의 사쿠라의 구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전장 속에서, 솜니움들에게는 다른 기대도 있었다. 알저논의 감지에 뛰어난 그들은, 오비트 베이스와의 사이에 열린 소키우스의 길을 통해, 히노키의 위기까지 감지하고 있었다.

『이제 곧…… 소키우스의 길이 닫혀』

샤라의 의사가 허약하게, 림피드 채널을 통해 전해졌다.

『라미아…… 우리들의 희망이 없어져』

유우야의 의사가, 베터맨 카타프락트 속에서 울려퍼졌다. 이 곳에서의 싸움을 계속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오비트 베이스로 향해야 할 것인가. 원래라면 결코 드러날리 없는 라미아의 감정이, 그 의사에도 배어있었다.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패계왕을 멸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없어지지…』

고뇌가 배인 라미아의 의사에, 평상시에는 과묵한 히이라기가 응했다.

『응…나도…느껴져……유감이지만, 희망은 이젠……』

천성 난폭한 가쥬마루의 의사가 울부짖었다.

『샤라도 못 버틴다고! 빨리 패계왕을 박살내면 될 뿐이야! 서둘러!』

라이의 익살맞은 의사도 동의했다.

『그렇사옵니다.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약간 냉정하게, 라칸도 의사를 전했다.

『음…… 하지만, 그 속에는……』

라미아의 의사를 느낀 다른 솜니움들에게 망설임은 없지만, 만약 사쿠라를 구하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아도, 최후의 패계왕을 쓰러트리는 것은, 터무니 없이 어려운 것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카타프락트의 굳센 팔을 패계왕 제네식에게 때려박았다. 그와 동시에 그 양 어깨의 날카로운 돌기로 무언가를 측정했다.

『음… 한번 뿐이다. 놓치지 마라』

제네식 오라의 압력에 튕겨지면서도, 베터맨의 전투한계의 시간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라이가 백부가 말했지… Z마스터도, 역시 패계왕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격전 도중, 가이의 머리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지났다. 시시오 라이가의 그 추측이 올바르다면, 지금까지 그들은, 두 패계왕에 승리해왔던 것이 된다. 그리고 눈 앞의 존재가 최후의 패계왕이다.

(보라색의 별과 붉은 별의 패계왕을 이겨낸 우리야… 초록 별의 패계왕에게도, 질 리는 없어…!)

강한 적에게의 공포――그조차 웃도는 투지가, 가이 속에서 솟구쳤다. 이것이 용기――생명 있는 자에게서 태어나는 끝 없는 에너지. 용기는 G스톤을 활성화시켜, 용자왕 가오가이가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다!
골디온 더블해머를 쥔 가오가이가가, 남극의 빙원에 우뚝 서 있는 패계왕 제네식의 바로 위로 날았다. 

「골디, 아직 괜찮지!?」
「아앙? 누구에게 묻는거야? 이 몸이 지금까지, 힘들다거나 무리라거나, 한마리라도 한 적 있냐!?」

가이의 질문에 평상시와 다름없이 침착한……이라기 보다는 뻔뻔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래, 이 고집 센 초AI는 언제나 이랬다. 갤레온이 가이에게 있어서 유일무이한 전우이듯, 골디 역시 역전을 함께 극복해온 파트너다.

「그랬지, 의지하고 있다고, 골디!」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팔과 서로 격투중인 패계왕 제네식. 그 주의가 지상의 적에게만 향해지는 듯 여겨졌다. 공중에서 가오가이가는 더블 해머에서 크래커를 분리. 골디언 모터를 통해 중력충격파를 편향시켰다.

(목적은 패계왕의 왼쪽 무릎!)

얇게 편향된 중력충격파는, 초절의 절단력을 지닌 칼날이 된다. 가이가 노린 것은, 골디언 슬라이서를 통한 패계왕 제네식의 왼쪽 무릎을 절단하는 것. 그게 성공하면 스트레이트 가오 속에 붙잡힌 사쿠라의 구출은 쉬워진다.
지금 확실히 필살의 일격이 쏘아지려는 순간――
패계왕이 머리를 들었다. 의사가 없어야 할 두 눈동자가 타올랐다. 그곳에 사악한 미소가 떠오른 것 처럼 가이는 생각했다.

「그오오오오오오!」

포효와 함께 패계왕 제네식의 꼬리 끝 부분. 가제트 가오의 머리 파츠가 분리된다. 그 파츠는 오른팔에 장착되어 윌 나이프가 되어――
지체 없이 격렬한 회전과 함께 쏘아져나왔다!
고속회전하는 주먹 끝에,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칼날 역시, 필살의 송곳니가 되어 선회한다. 공중에서 공격 직전의 자세였던 가오가이가에게는, 다가오는 공격에 맞서기는 커녕, 피할 방도조차 없었다.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각성인 V2가, 가오파이가와 제이더가, 그리고 가오가이고가 머리 위를 올려보고, 절망에 굳어졌다.

「가이 형!!」

마모루의 소리가 울린다. 하지만, 그 소리가 닿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패계왕 제네식의 브로큰 윌 나이프가 가오가이가를 궤뚫는다! 아니, 그렇게 보인 순간, 자신의 몸을 던져 막아낸 자가 있었다!

「으가아아아아아앗!」

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대지를 뒤흔드는 절규. 그 주인은 가오가이가의 굳센 오른 팔, 아니 오른 팔이었던 존재는 스스로 분리하여, 마그 핸드에서 멀티 로보로 시스템 체인지하고 있었다. 가오파이가의 방패가 된 골디 더블마그! 그 동체의 복부에, 고속회전하는 칼날이 꽂혔다…… 그리고 그 직후, 소용돌이치는 도신이 등의 장갑까지 궤뚫고 있었다!

「골디이이이이!」

가이의 절규가 울렸다. 그 때도 그랬다. 핏짜가 변모한 EI-26과 교전했을 때, 골디는 자신의 판단으로 가오가이가에게서 분리되었다――승리를 위해. 레프리 가오가이가와 격돌했을 때도, 헬 앤드 헤븐의 직격을 받고, 골디는 가오파이가의 방패가 되어 부숴졌다――가이를 살아남게 만들기 위해. 승리와 생존을 맡기고, 자신의 몸을 내던지기를 아끼지 않는 것. 그것이 그 초AI의 삶이었다. 그 인격모델이 된 휴마 게키처럼, 흉기 앞에 몸을 던진 것이다.
기이하게도, 우주와 지상에서 같은 퍼스널리티를 지닌 자들의 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절규가 동시에 울린건,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운명의 못된 장난이었을까.
파트너인 멀티 로보가 산산조각 폭산한다. 그 파편을 전신에 맞고, 가오가이가는 제어를 잃었다. 지근거리에서 강철의 산탄을 맞은 거나 다름없다. 그대로 낙법을 취할 여유도 없이, 가오가이가는 빙원에 내동댕이쳐졌다.
사악한 미소――가이에게 그렇게 보인 두 눈동자로, 부숴진 동토에 쓰러진 용자왕을 내려다보는 패계왕. 그 오른팔에, 공중에서 선회비행을 마친 주먹이 귀환했다. 물론 윌 나이프는 장착된 채로다. 몇초 전, 골디 더블마그를 궤뚫은 칼날을, 패계왕은 머리 높이 치켜들었다. 이미 일어날 수 조차 없는 만신창이의 가오가이가에게, 결정타를 주겠다고.

하지만――
패계왕의 칼날 앞에, 가로막는 자가 있었다.


「……그렇게 두지는 않아…… 가이 형은」

고요한……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쓰러진 가오가이가의 앞에 선 것은, 슈퍼 뉴로메카노이드인 가오가이고였다. 용자왕을 계승하는 젊은 용자왕에게서 나온 청년의 목소리. 과거 소년 시대에는 언제나 시시오 가이에게 지켜지고 있었던, 성장한 지금의 아마미 마모루의 단호한 목소리 .지금, 지금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자신이 지키는 입장이 되겠다. 라는 강한 의사가 느껴지는 마모루의 목소리.
몇천, 몇만의 나날을 넘어, 어린 아이에서 용자로 성장한 사람의, 진가가 담긴 목소리였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1월 16일(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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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60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10. 16.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극점의 하늘에서, 가이의 가오가이가, 르네의 가오파이가, 카이도와 마모루의 가오가이고가 동시에 파이널 퓨전을 감행했다! 하지만 솜니움 데우스의 간계에 의하여, 패계왕의 내부에는 행방불명이던 사쿠라가 갇혀 있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5)



7(承-前)


포효와 함께, 백수의 왕인 사자가 빙설을 증발시키며 허공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원추와 소용돌이의 회전충격파를 내뿜는, 패계의 굉수(轟獸) 둘도 극한의 대지를 달렸다. 또한 패계의 맹금이 펼친 검은 날개로, 두꺼운 구름을 걷어내듯 하늘을 베어가른다. 마지막으로 공격과 방어를 담당하는 패계의 바닷짐승 둘이 누구도 포착하지 못할 스피드로 허공을 헤엄친다. 다하여 여섯의 짐승들은 오렌지빛의 오라를 뿜으며, 세계를 뒤흔들 기세로 선회하고 있었다.
이윽고,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와 패계 스파이럴 가오가 끄트머리의 드릴을 가동시키며, 각성인 V2에 돌격해왔다.

「히이이이이익, 무서워!」

트리플 제로로 위력이 강화된 첨각을 피하기 위해, 케이타는 필사적으로 뉴로노이드를 도약시켰다. 공룡의 꼬리를 본뜬 스태빌라이저가 아슬하게 도려내질 뻔 했다. 서툴리 저항하려 하지 않고, 회피에 전념한 케이타의 판단이 공을 세웠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빙원을 질주하는 패계 제네식 갤레온은, 골디온 더블 해머와 커넥트한 가오가이가의 목덜미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꽂으려 했다. 하지만, 보다 빨리 몸을 비튼 가슴부위의 목이, 그걸 정면에서 받아냈다. 교착하는 송곳니와 송곳니!

「――갤레온!」

무심코 가이가 부른건, 어느쪽 강철의 사자인가. 스스로의 몸을 바쳐서 자신을 지켜준 과거의 사자인가, 아니면 자신을 죽이기 위해 뛰어들어온, 오렌지빛의 오라를 휘감은 현재의 사자인가. 가이에게 있어서는 누구나 소중한 전우인 메카 라이온끼리 눈 앞에서 격돌하고 있었다.
거대한 검은 새는, 대지에 쓰러진 마모루와 카이도의 용자왕으로 덤벼들었다. 상공에서 급강하하는 패계 가제트 가오는, 그 머리부위를 날카로운 칼날로 변화시켰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칼끝이, 가오가이고의 등으로 덤벼들었다.

「프로텍트 월!」


실체형 월 링을 왼팔에 장착시키고, 마모루는 강고한 방어벽을 전개했다. 윌 나이프의 칼날이라도, 공간을 만곡시킨 배리어를 돌파할 수는 없다. 격돌이 튕겨내져서, 공중으로 피한 검은 새는, 민첩한 기동으로 상공을 선회했다. 다시 공격할 기회를 엿보는 듯 했다.

「살았어, 마모루!」

파트너의 순간적인 행동에 감사하면서, 카이도는 재빨리 가오가이고를 일으켰다. 머리 위에서의 제2격에 대비하여 자세를 잡는다.
그 곁에서 몸을 일으키는 가오파이가에게 덤벼든 것은, 패계 브로큰 가오와 패계 프로텍트 가오. 얼어붙은 대기가 액화한 듯, 바다의 생물을 모사한 패계의 권속들은 그 속을 헤엄쳐서 틀림없이 몸통박치기를 걸어오고 있었다. 르네의 투지를 반영하듯, 가오파이가는 피하려 하지 않는다. 양팔로 꽉 잡고 있던 거대하며 날카로운 무기를 힘차게 휘둘러, 앞으로 내밀었다.

「우오오오오옷!」

상어와 돌고래의 돌진을 막아낸 것은, 백은의 닻――제이쿼스다. 날카로운 칼날이 기세를 실어서 두마리를 양단할 것 처럼 보였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패계 프로텍트 가오가 끄트머리에 배리어를 전개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실체 장벽이 버퍼가 되어, 바닷짐승들은 격돌을 버텨냈다. 다음 순간, 패계 브로큰 가오가 전신을 급속 회전시켰다. 송곳처럼 배배 꼬인 회전돌진이 제로거리에서, 제이쿼스를 튕겨낸다!

「뭐라고!」

무방비해진 가오파이가에게, 배리어를 전개한 채로의 패계 프로텍트 가오가 돌진했다. 무적의 방패가 돌격무기가 되어, 파이팅 메카노이드의 전신을 강타했다.

「으아아아아앗!」

전신을 내달리는 고통에 르네는 비명을 질렀다.


용자왕들의 고군분투는, 오비트 베이스의 메인 오더 룸에 여지없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걸 지켜보는 비통한 표정의 스텝들. 그 중에서도 심장이 갈갈히 찢겨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건 시시오 라이가와 아카마츠 시게루다. 사랑스러운 손녀이면서, 딸인 사쿠라가 붙잡힌데다가, 그 탓에 동료들이 전력으로 반격도 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으니까.
GGG 블루 장관석에서 일어난 아카마츠가 저도 모르게…… 라는 말투로 소리쳤다.

「어어어어이잇! ……부탁한다! 모두 전력으로 싸워다오! 패계왕 상대로 봐줄 여유는 없잖냐!」

그 말이 의미하는건, 사랑스러운 딸을 못 본척 버리라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거짓 없는 본심이기도 했다. 아카마츠는 두 눈에서 눈물을 그렁그렁 맺으며, 필사적으로 말했다.

「사쿠라를 위해서 희생이 나온다면…… 그 탓에 인류가 멸망해버린다면…… 난 그쪽을 더 버틸 수 없다! GGG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그 녀석의 아버지로서 부탁하마! 모두 싸워다오!」

아카마츠의 절규에, 라이가가 툭. 고개를 숙였다. 평상시에는 충돌만 하는 부자지간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마음이겠지. 아들의 말에 축 처진 등이 말 없이 동의하고 있었다.
이 때, 모든 대원들의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이 있었다. 그들을 대표하여 타이가 코타로가 입을 열려던 순간――

「사장! 아니, 소장! 이 아니라…… 장관! 그게 본심임까!?」

오퍼레이터중 한명이 소리쳤다. 아카마츠 시게루라는 인물이 유한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근처에 있으며, 그 야심과 꿈을 계속 지지해온 남자――야마 영감이다. 신뢰하는 상사가 아카마츠 공업 사장에서 GGG 마린 레퓨지 기지 소장이 되고, GGG 블루 장관으로 직함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계속 지지해온 것이 이 야마 영감(본명 미상)이다.

「나, 계속 봐왔다고요. 사모님의 사고가 있고 나서, 장관이 어떤 마음으로 사쿠라 짱을 길러왔는지! 이런 곳에서, 포기한다는게 본심일리 없잖습니까! 난 알고 있다고!」

평상시와 달리 길게 마하면서도, 야마 영감의 시선은 콘솔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양 손은 키보드를 계속 두드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야마 영감은 사쿠라의 위치를 계속 해석하고 있었다. 그건 메인 오더 룸의 전원이 같았다. 모두 해석 작업을 지속하면서, 말 없이 수긍했다. 누구 하나 체념하지 않았다. 그건 남극에서 싸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공중에서 패계 가제트 가오와 고기동전투중인 가오가이고에서 마모루가 소리쳤다.

「아카마츠 장관, 저희는 아직 할 수 있어요! 사쿠라 누나를 구해낼 때 까지, 쓰러지지 않아요!」

패계 제네식 갤레온의 맹공에, 골디온 더블 해머를 휘두르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방어전중인 가오가이가. 하지만 가이의 투지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래! 사쿠라 짱도, 갤레온도,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아!」

패계 브로큰 가오와 패계 프로텍트 가오의 연계공격을 가오파이가가 거대한 제이쿼스를 방패삼아 버틴다.

「그렇다고, 아재 오빠(おっさんアニキ)! 조카 얼굴쯤은 보게 해 주라고!」

아카마츠의 이복동생 르네가 소리쳤다. 그건 먼 옛날 주고받은 약속. 남매의 첫 약속이 이뤄질 때 까지, 쓰러질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강하게 먹어도, 적은 강대하다. 우주의 섭리를 관장하는 무한한 에너지를 두르고 있다. 패계의 바닷짐승들이 앞뒤에서 맹렬한 기세로 가오파이가에게 다가온다.

「프로텍트 월!」


월 링을 두른 방어벽으로 전방의 브로큰 가오의 돌진을 막는다. 하지만 등 뒤로 다가오는 프로텍트 가오에 대처는 할 수 없다.
회피는 불가능――르네가 그렇게 깨달은 순간, 믿음직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는 맡겨라, 르네!」

가오파이가의 등 뒤로 뛰어든 조금 작은 초고속의 그림자.

「플라즈마 소드!」

양팔에서 빛의 검을 발생시킨 제이더가, 가오파이가와 등을 맞대는 위치에 나타났다. 무방비한 가오파이가의 등으로 돌진하려던 패계 프로텍트 가오에게 고속의 참격이 새겨졌다. 배리어로 몸통박치기를 하려던 패계의 바닷짐승도 이건 버티지 못하고, 빙원에 격렬하게 불시착할 수 밖에 없었다.


「……J!」
「답례라면, 싸움이 끝나고 듣겠어」

파손된 흉부를 수복중인 킹 제이더 본체를 방치하고, 플러그아웃한 머리파츠를 변형시킨 제이더가 되어, 그 전사가 달려든 것이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만으로 안다. 자신의 등이 믿음직스러운 아군에게 지켜지고 있다고…… 그렇게 느끼면서도 르네는 주저하지 않고 빛의 링을 용자왕의 오른팔에 둘렀다.

「팬텀 링 플러스! 브로큰 팬텀!」


고속회전으로 프로텍트 월을 돌파하려는 패계 브로큰 가오를, 마찬가지로 고속회전하는 오른팔이 대각선상에서 휘둘러진다. 정면에서의 충돌이라면 트리플 제로의 출력이 웃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세차게 격돌한 브로큰 에너지끼리 서로 반발되어, 공격을 담당하는 패계의 권속이 버티지 못하고 휘날려졌다.

「으랴아앗! 나도 사쿠라 짱을 구해낼 때 까지는……!」

르네와 마찬가지로 두 권속에세 몰리고 있던 케이타는 각오를 다졌다. 회피행동을 멈춘 각성인 V2가, 그 폭룡같은 다리발톱으로 빙원을 밟는다.

「브레이크 신서사이즈!」

V2 흉부의 TM시스템이 신음을 질렀다. 이판사판. 시냅스 탄격으로 반격으로 바꿀 셈이다. 그 행위를 신경쓰지도 않고, 두 줄로 늘어선 두더지들이, 각자의 드릴을 고속회전시키며 돌격해온다.

「G-Set!」

케이타가 카운터를 넣을 각오로 시냅스 탄격을 쏘려는 순간――

『사람이여…… 패계의 권속을 멸하기 위해, 우리들과 힘을 합쳐라……!』

거대한 모습이 V2 옆에 내려왔다. 공중에서 급강하해온 솜니움 변신태 융합체. 베터맨 카타프락트다.

「우오오오오! 왔다고 왔어 왔어! 기다렸다고!」

케이타의 목소리에 기쁨이 실렸다. 그 목적이 어쨌든, 과거 솜니움은 언제나 케이타의 위기에 나타나 구세주가 되었던 것이다. 이 때 역시, 공격태세의 V2의 방패가 되듯, 카타프락트는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곳에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와 패계 스파이럴 가오의 고속회전 드릴이 격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는 카타프락트의 굳센 팔에 막혔지만, 다른 한마리는 그 가드를 돌파, 굳건한 가슴판에 격돌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V2는 양팔에 합성한 화학물질의 충전을 마쳤다.

「으랴아아아아아아아앗, 시냅스 탄겨어어어어어어억!」

양팔에서 쏘아진 두 종류의 액상물질은, 카타프락트의 가슴팍을 궤뚫으려는 드릴에 쏟아졌다. 다음 순간, 홉합된 물질이 경화, 드릴의 회전운동을 저해한다!
시냅스 탄격으로 드릴이 고착되었다고 판단한 카타프락트는, 전신을 비틀며,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를 뒤로 휙 둔졌다. 베터맨과 각성인――10년 전에도 여러번 보인 말 없는 제휴. 그게 지금 재현되고 있었다.



솜니움의 그런 싸움을 바라보는 작은 그림자가 있다. 아니, 그 그림자는 이미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빙원에 쓰러진 데우스의 눈은 공허한 유리공처럼 되어,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것이다. 무한과도 동일한 세월을 살아왔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솜니움. 그 생명의 불이 지금 불타려고 하고 있었다. 작은 몸의 중앙에는 커다란 구멍이 비고, 상반신과 하반신은 아슬아슬 붙어있을 뿐. 동포인 라미아의 분노가 담긴 일격에 의한 것이다.

(어리석구나, 너희들은…… 나 처럼 특이한 개체인 변수치는 한 번 잃어버리면, 두번 다시 나타날 리 없을텐데……)

자신의 육체에 아니무스의 열매――그것도 시간이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템푸스의 열매를 깃들인 특이체질 소유자는, 조롱의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이제, 이 시간의 흐름에 있는 너희들은, 다른 시간선으로 피할 수 없어…… 멸망해야 할 세계와 함께, 멸해질 수 밖에 없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데우스는 힘이 다했다. 그 허약한 의사가 림피드 채널로 남에게 전해질 일도 더는 없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데우스는 지금까지 세계의 나무에 무수한 간섭을 해왔다. 시간축 하나 하나마다 자신의 분신을 남겨놨다고 해도 좋다.

(이 개체의 멸망은, 그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아――)

전설의 솜니움――그렇게 불리던 개체는, 물질로서의 유지력을 잃고, 전신이 섬유화하는 것과 동시에 극점의 눈과 바람에 먼지로 붕괴되어갔다…….



8


패계의 권속화한 제네식 갤레온, 가제트 가오, 브로큰 가오, 프로텍트 가오, 스트레이트 가오, 스파이럴 가오.
이에 맞서는건 가오가이가,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제이더, 각성인 V2, 베터맨 카타프락트.
6대 6의 싸움은 영원히 이어질것 같았다. 사람과 솜니움의 제휴로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승리의 열쇠 역시 찾아낼 수 없다. 남극의 하늘과 땅에서 펼쳐지는 권속과 용자들의 싸움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 끝없는 사투에서도, 드디어 전환기가 찾아왔다.

「찾아냈습NIDA!」
「사쿠라 양이 있는 곳은…… 스트레이트 가오의 동체 중앙…… 아마도 콕핏 부위입니다!」

스완과 엔토우지가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에너지 분포를 모식도로 서브 스크린에 투영했다. 틀림없이 다른 제네식 머신보다 출력이 높다.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각성인 V2의 방패가 되었을 때, 스파이럴 가오를 튕겨내면서도 스트레이트 가오의 돌진은 맞아버렸다. 그건 사쿠라의 〈용기〉의 생각을 변환한 힘으로 발생한, 에너지 총량차에 의한 것이었다.


「패계왕 제네식의 어디에 그녀가 있는지, 특정하는 것은 곤란했지. 하지만, 녀석이 분리해줘서, G스톤이 가장 활성화된게 어느 기체인지 해석할 수 있었던거다!」

평상시와 다르게 양의 목소리도 들떠 있었다. 지금까지 고전분투를 강요당한 용자들이 반격으로 전환할 계기를, 메인 오더 룸의 스탭의 손으로 찾아낸거니까.

「어떻게 할겁니까, 아카마츠 형씨(阿嘉松のダンナ)! 네 마음을 들려주라고!」

야마 영감이 필사적으로 불렀다. 장관도 소장도 사장도 아닌, 혹시 처음 만났을 무렵에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호칭으로 필사적으로 불렀다.
오랜 세월 심복같은 존재였던 남자의 말에, 아카마츠의 눈물이 터져나왔다. 폭포처럼 눈물을 흘리며, 솔직한 마음을 토해냈다.

「으아아아앗, 젠장 부탁한다! 모두…… 사쿠라를, 내 사쿠라를 구해다오오오오오오!」
『그 대사, 듣고 싶었슴다!』

통신 윈도우에서 가장 먼저 소리친건 각성인 V2에 다이브한 케이타다.

『나 따윈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용자왕이 이렇게나 모여 있다고! 반드시 사쿠라 짱을 구해내겠슴다! 맡겨주라고요!』

평상시와 다르게 믿음직스러운, 콧김을 내뿜는 케이타의 표정. 연구부 오퍼레이트 시트에 앉아있던 히노키의 가슴에, 새콤달콤한 감정이 차올랐다.

(케이 짱, 의욕에 넘치고…… 하지만, 멋져……)


헤드 다이버의 기합이 옮겨진건지, 각성인 V2도 전력을 쥐어짜냈다. 빙원을 달리는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V2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양다리의 거대한 손톱으로 꽉. 기체의 전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파워는 굉장하다. 추가 달린게 족쇄가 된 것도 아니고, 드릴전차는 매섭게 달린다. 거꾸로 매달린 V2는 떨어지지 않는 것 만으로도 한계다. 그렇지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기동성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모, 모두! 지금 어서 사쿠라 짱을 구해줘! 오래 못 버텨!」

케이타의 필사적인 절규에 동료들이 응했다.

「그래, 지금 간다!」
「놓치지 말라고!」

가이와 르네의 목소리가 겹쳤다. 골디온 더블 해머를 쥔 가오가이가와 제이쿼스를 들고 있는 가오파이가가 공중에서 급습한다. 하지만 그들과 닿지도 않고,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는 끄트머리의 드릴을 맹회전시키고는, 그대로 드릴을 빙원에 내던졌다. 아니, 땅 속에 파고들었을 뿐이다―――각성인 V2가 매달린 채로.

「으갸아아아아아아아앗!」

통신회선에 케이타의 비명이 울린다. 땅 속을 나아가는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매달린 V2의 상태는, 지상에서도 오비트 베이스에서도 알 수 없다. 양 팔의 플라즈마 소드를 장비한 채, 제이더도 당황했다.

「큭, 이래서는 포착할 수 없다!」

다른 패계 제네식 머신의 상대를 하면서도, 가오가이가와 가오파이가, 그리고 가오가이고도 제이더도, 베터맨 카타프락트도, 빙원의 광활한 대지를 바라본다. 눈 아래 땅 속 어딘가에,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가 있다. 하지만, 얼음과 흙 속을 고속 이동하는 패계의 권속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뇨. 위치라면 특정할 수 있습니다!」

메인 오더 룸의 메인 스크린에 광점이 표시되었다. 히노키의 조작에 의한 것이다.

「듀얼 임펄스의 반응을 도시(圖示)했습니다! 아오노 대원은, 이걸 위해서 무모한 짓을 한겁니다!」

자신을 마커로 삼기 위해, 몸을 바쳐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매달렸다……고 히노키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인걸까……라고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부분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동하는 광점을 뒤쫓는 가오가이고에게서 마모루의 통신이 전해졌다.

『하나 짱, 디바이딩 드라이버를!』
「알았어, 라져! 장관, 09로 가겠습니다!」

말의 후반부는, 아카마츠에게 승인을 요구한 것이다. 방금 전, 호쾌하게 눈물을 닦아낸 GGG 블루 장관은 수긍하는게 고작일 뿐, 승인의 말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무수한 싸움을 돌파해온 스탭들의 제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우시야마 스에오가, 남극 상고으이 기동요새완수함 〈와다츠미〉의 미러 캐터펄트를 원격기동시켰다. 재빨리 하나가 양 주먹을 꼭 쥐었다.

「디바이딩 드라이버! 킷 넘버 09……… Emission!」

컨트롤 패드에 양 주먹이 휘둘러지자, 미러코팅된 하이퍼 툴이 전자가속으로 사출되어 가오가이고의 왼팔에 장착되었다.

「디바이딩 드라이버!」

카이도의 조종으로, 하이퍼 툴이 빙원에 내리박혔다. 순간적으로 개방된 레프리션 필드와 어레스팅 필드는 땅 속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그 결과, 직경 20km에 이르는 광대한 디바이딩 필드를 형성했다.
필드 내부의 북측에서, 바로 전까지는 지중잠입하고 있었을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모습이 드러났다. 마모루의 예측대로였다. 그리고, 형성지속시간이 짧더라도, 필드 반경이 광활한 킷을 고른 하나의 판단도, 정확했다고 할 수 있겠지.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네 다리는 허무하게 공중을 긁고, 그 자리에 힘차게 내동댕이쳐졌다.

「봐, 봤냐. 이게 GGG의 연계플레이라고~~」

휘청거리는 각성인 V2가 힘이 다한 듯,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서 양 다리를 떼어놓고, 그 옆에 드러누웠다. 몇개의 파츠가 파손되어 떨어져나간 것으로 보아, 땅 속에서 받은 충격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는 바로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 드릴을 땅에 때려박으려 했다. 하지만, 다시 잠입할 수는 없었다. 무언가 안 보이는 힘이, 두더지를 그 곳에 억누르고 있었다.

『사람이여…… 지금이다』

림피드 채널로, 라미아의 의사가 그 곳에 흘렀다.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를 억누르고 있는 것은, 폰두스가 발생시킨 초중력이다. 히이라기가 변신한 폰두스는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두 다리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은 합체를 풀지 않고, 오브제 형태가 되어 먼 곳에서 지향성 중력파를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게 쏘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살았어, 베터맨!」

가오가이가가 등의 스라스타를 전개하여, 디바이딩 필드로 뛰어들었다. 골디언 더블 해머로 기동력이 떨어졌더라도, 초중력으로 못박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라면 놓칠 일은 없다.

「Hammer Hell!」


마그 핸드에서 뽑아낸 빛의 못을 쥔 가오가이가. 목표하는 것은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중앙부다. 그곳에 사쿠라가 있다는 것은, 메인 오더 룸에 의하여 이미 특정되어 있다. GGG의 용자들과 스탭, 그리고 솜니움…… 살아있는 살아가는 자들의 연계가, 지금 붙잡힌 사쿠라를 구해내려 하고 있었다.
그 때――
가오가이가보다 뒤늦게, 그 곳에 뛰어든 그림자가 단숨에 앞질렀다. 그 전신에서 뿜어진 오렌지빛의 오라. 트리플 제로의 충격파가 가오가이가를 더블 해머채로 튕겨냈다.

「크아아아앗!」

그림자는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를 향해, 힘차게 킥을 날렸다. 아니, 그건 공격이 아니라 재합체다!
가오가이가를 튕겨낸 그림자의 정체는, 패계 제네식 가이가였다. 아니, 그 등에는 패계 가제트 가오, 양 어깨에는 패계 브로큰 가오와 패계 스파이럴 프로텍트 가오. 오른 다리에는 패계 스파이럴 가오가 이미 합체한 모습이었다.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접근한 순간, 그 드릴부가 슬라이드하여 개구부가 패계 제네식 가이가의 왼 다리를 삼켰다.
순식간에 패계왕이 재강림을 마치고 있었다――

『구오오오오……옷!』

남극대륙의 빙원에 형성된 디바이딩 필드. 그곳에 다시 패계왕이 서 있었다. 자세를 바로잡은 가오가이가가, 그 정면에 착지했다.

「큭, 스스로 파이널 퓨전 할 수 있는건가……」

가이가 경악했다.

『사람이여…… 힘을 모아라……』

반대로 냉정한 의사로,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패계왕 제네식의 등 뒤에 내려섰다. 이어서 가오파이가와 제이더, 각성인 V2도 주변에 늘어섰다.

「알고 있어, 라미아…… 우리들은 패계왕에 저항해갈거야. 결코, 포기하지 않아……!」

마모루의 목소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가오가이고도 착지했다. 한 대의 패계왕을 둘러싼, 여섯 용자왕과 동료들. 그리고 베터맨.
가이와 퓨전하지 않아도, 막대한 파워와 교묘한 전술에 특화된, 트리플 제로의 마신인 패계왕 제네식. 하지만 지금 당장 움직이려는 모습은 아니다. 애당초부터 의사가 있는 존재라 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감정이 있다고 쳐도 뒷걸음질치지 않겠지. 비록 1대 6이라는 수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 정도로 패계왕의 힘은 강대했다.


「양 박사, "그것"은……」

메인 오더 룸에서, 시시오 라이가가 양 롱리에게 속삭였다. 승리의 열쇠로 준비한 것은, 발동에 시간이 걸린다. 타이밍을 치밀하게 노려,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언제라도 괜찮습니다」

긴장하면서도 양이 대답했다. 메인 오더 룸에 있는 스탭들도 모두 깨닫고 있었다. 드디어 패계왕과의 결전이, 최종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고. 승리하든 패배하든, 그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제 곧 그 순간이 찾아올거라, 누구나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메인 스크린에 비춰진 여섯 용자의 포위망. 하지만, 마른침을 삼키며 그 광경을 바라보는 일동을 덮친 것은, 물리적인 충격이었다. 격렬한 굉음과 진동, 그리고 틀림없이 일정 방향으로 향하는 강렬한 관성. 오비트 베이스에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재빨리 정보를 모은 스완 화이트가 긴박하게 소리질렀다.

「No! 오비트 베이스의 궤도속도가 급속 저하하고 있습니DA! 이대로는 지상으로 추락합NIDA!」

그 곳의 전원이, 예기치 못한 사태에 전율했다.
지상과 우주―― 두 곳에서 동시에 사태가 최종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0월 30일(금) 갱신 예정

저작자표시 변경금지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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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59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10. 3.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극점의 하늘에서, 가이의 가오가이가, 르네의 가오파이가, 카이도와 마모루의 가오가이고가 동시에 파이널 퓨전을 감행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4)



6(承-前)

가이가, 가오파, 가이고. 셋이 발생시킨 EM토네이도와 팬텀 튜브 속으로, 가오머신들이 돌입해간다.
극한의 땅에서 눈보라치는 빙설 속, 휘몰아치는 인공의 전자폭풍우. 그 내부에서는, 이성문명(異星文明)의 결정과 지구문명의 성과가 융합해간다. 이윽고, 전자폭풍우가 흩어지며 그 땅에 세 용자왕이 나타났다.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늘어선 강철의 거신들. 그 중, 가오파이가가 아주 살짝 휘청거렸다.


「르네! 괜찮겠어?」

그 모습을 간파한 가이가 말을 걸었다. 애당초 가오파이가는 에볼류더가 퓨전한다는걸 상정하여 개발된 기체다. 개발자인 라이가에 의해서 급히 르네용으로 개수되었지만, 이게 다짜고짜 실전 파이널 퓨전이다. 까놓고 말해서 강행공사급이다. 불편을 완벽하게 처리하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큭, 이 정도는……!」

밸런스가 무너진 가오파이가를 지지한건, 등 뒤에서 내밀어진 거대한 팔이었다. 용자왕들과 함께 메가 퓨전을 마친 거체―――킹 제이더다.

「알고 있겠지만, 패계왕 상대로 전력을 줄일 수는 없다」
「아아, 물론이야」

자이언트 메카노이드와 퓨전한 솔다토 J도 말투가 엄격했다. 배려나 우애가 결여된 것은 아니다. 질타야말로, 서로 살아남기에 필요한거라 알고 있으니까.

『르네…… 관성 모멘트 패러미터를 재설정했어. 이러면 안정될거라고 생각해!』

알루에트의 통신과 동시에, 가오파이가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가벼워졌다. 라이가가 하드웨어쪽의 개발자이듯,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건 알루에트다. 그 짧은 틈에 문제점을 간파하여, 대응을 마치고 있었다.

「Merci. 돌아가면 케이크 쏠테니까」
『De rien. 기대할게』

프랑스 소녀끼리 대화를 나눈다. 전에는 어른과 아이같은 연령차였으나, 지금은 나이 가까운 친구사이나 다름없다. 르네가 귀환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나, 이미 둘은 부담없이 말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농담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한 순간――

『가이, 조심해! 고에너지 반응이 급격하게 접――』

우츠기 미코토가 경고를 마칠 틈도 없었다. 용자왕들 앞에 땅을 울리며, 거대한 동체가 착지했다. 아니, 결코 거체는 아니다. 전고는 가오가이가와 별 차이가 없다. 전신에서 뿜어지는 타오르는 불길같은 새벽빛의 오라. 자릿수가 다른 출력을 숨긴 에너지 덩어리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그 곳에서 드러낸 것이다.

패계왕 강림――!

자신의 적수가 왔다고 인식한걸까. 바로 직전까지 수km는 떨어졌을 남극기지를 습격하고 있었을 패계왕이, 단숨에 이곳으로 날아왔다. 용자왕들이 맞서야 할 재액이,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

「왔구나. 제네식……」

가오가이가에 파이널 퓨전한 가이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지금의 그는 시간을 넘어 옮겨져 온 갤레온과 하나되어 있다. 하지만, 패계왕이 빙의체로 삼은 것은, 가이 자신과 셀 수 없는 격전을 헤쳐온 제네식 갤레온을 코어로 한 "원초의 용자왕"제네식 가오가이가인 것이다.
지금까지, 솔다토 J나 르네를 시작으로, 수많은 동료들을 패계의 권속에서 되찾아왔다. 그 마지막으로 가이가 탈환해야 할, 최후의 전우나 다름없다.

「간다, 반드시 널 되찾겠어!」

가오가이가가 오른팔을 들어올린다. 그 동작을 보고, 좌우에 선 용자왕도 빛나는 링을 오른팔에 둘렀다.

「팬텀 링 플러스!」

르네와 카이도의 절규에 뒤이어, 킹 제이더와 각성인 V2도 각자의 무장을 전개했다.

「팬텀 링 플러스!」
「브로큰 팬텀!」
「제이쿼스!」
「시냅스 탄격!」

다섯이 각자의 기술을 쏘았다――혼자뿐인 패계왕 제네식을 향해서.

(갸오오오오오오오온!)

다섯 공격이 동시에 직격한다고 보인 순간, 제네식이 포효했다. 그건 방어의 기합이 아니다. 사자의 포효는, 공격의 징조. 남극의 빙원에, 수백미터는 떨어져서 대치하고 있었을 패계왕 제네식이 단숨에 도약한다. 머리 위로, …가 아니다. 전방. 용자왕들을 향해 폭발적으로 달려온 것이다. 킹 제이더의 전고의 수배는 될 거리가, 단숨에 소멸했다.
도중에 하얀 닻이나 강철의 주먹. 강산성의 물질이 그 돌진을 막으려 했으나, 너무나도 무력. 모조리 트리플 제로의 오라로 가로막혀 패계왕 제네식의 본체에 닿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모든 것을 튕겨낸 패계왕 제네식이, 용자왕들의 눈 앞에 육박했다.

「큭!」

제이쿼스가 튕겨진 순간, 솔다토 J는 다음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킹 제이더의 거대한 몸을 한발짝 앞으로 내딛어, 한쪽 무릎을 꿇고 자세를 취한다. 머리쪽을 감싸듯 양팔을 자세잡고, 방어자세를 취한다. 굳센 거체로 등 뒤의 용자왕들의 방패가 된 것이다.
그 판단을 올발랐다. 모두 단숨에 유린되는 일은 없이, 패계왕의 맹공을 막아냈으니까. 하지만, 대가는 컸다.

「크오오오오옷!」

패계왕 제네식은 아무 생각없이 돌진해 온 것이 아니다. 그 기세를 타고, 오른손의 손톱을 내질러온 것이다. 트리플 제로를 휘감은, 골디언 네일! 모든것을 빛으로 변환하는 파괴신의 손톱이, 맹금형의 흉부에 깊이 꽂혀 있었다.

「J!」

가이와 르네의 목소리가 겹치듯, 울렸다. 하지만, 킹 제이더에게 있어서 치명상은 아니었다. 방어자세를 취한 양손으로, 간신히 패계왕 제네식의 팔뚝을 잡아서 손날(貫手)을 막은 것이다. 그 찰나의 판단이 없었다면, 흉곽 안쪽에 있을 생체컴퓨터 〈토모로 0117〉은 빛으로 변했겠지.

「J의 판단을 헛되이 돌리지 마!」

돌아온 브로큰 팬텀을 오른팔에 장착하고, 가오가이고가 도약했다. 솔다토 J의 전사로서의 전투법을 항상 근처에서 봐온 카이도만이 가능한 행동이다. J는 동료들의 방패가 되었을 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몸을 내주고, 패계왕 제네식을 구속한 것이다. 반격의 기회를 얻기 위해!

(가오오오오!)

오른팔을 뽑아내려고 발버둥치는 패계왕 제네식. 하지만, 킹 제이더의 굵은 팔이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메이저 포신이기도 한 10개의 손가락이, 팔뚝을 짜부러트리듯 쥐고 있기 때문이다. 손목만을 분리해서 이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드릴 니!」

킹 제이더의 머리 위를 뛰어넘은 가오가이고가 낙하의 기세를 타서, 오른 무릎을 내지른다.

「하아아아앗!」

바로 직후 뒤이은 가오가이가가 발 뒤꿈치를 내려찍고, 가오파이가가 오른주먹을 각각 패계왕 제네식의 상반신에 떄려넣는다!
하지만, 이런 맹공에서도, 패계왕 제네식의 아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연속공격을 퍼부어지면서도, 미동조차 없이 전신에서 농밀한 트리플 제로를 뿜어낸 것이다.

「으아아아아앗!」

물리적인 타격에 필적할 정도의 압력이, 가오가이고를 튕겨냈다. 가오가이가와 가오파이가도, 그리고 킹 제이더조차 휘날려져 극한의 빙원애 내평겨쳐졌다.

「달라…… 그 때하고는!」

고통을 참으면서도, 마모루가 중얼거렸다. 그 때――그건 목성권에서 싸웠을 때의 일이다. 분명 그 때도 패계왕 제네식은 완강했다. 하지만,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합체 베터맨의 동시공격에 그 몸을 뒤흔들 수 있었던 것이다.
각기에서 보내진 정보나 영상을 해석중인 메인 오더룸도 어수선해졌다.

「No! 데이터에 있는 패계왕 제네식의 세배 이상의 스펙이에YO!」
「무언가 미지의 요소가 더해졌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목성에서의 전투를 경험하지 않은 스완과 엔토우지의 목소리도 긴박했다. 데이터상의 지식조차도 위협스러웠다. 목성에서의 전투에 참가한 자들에게 있어서는, 공포를 느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오퍼레이터 시트에서 하나는, 자신의 컨디션 불량과 마모루들에게 찾아온 위기. 그 양쪽에 짜부러질 것 같았다.

(마모루 군…… 부탁해. 무사히 돌아와줘!)

그런데도 GGG 스탭은, 그런 감정에 짜부러지지 않는다. 공포를 극복하는 것―――그것이야말로 용기니까.

「라이가 박사! 패계왕의 이마를 봐 주시죠!」

양이 메인스크린을 가리켰다.

「으음, 이마의 G스톤이 빛나고 있군. 고출력의 근원은 저것인가!」

라이가도 바로 그 이변을 눈치챘다. 영상에서, 패계왕 제네식의 전신은 트리플 제로로 뒤덮여서, 오렌지색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요동치는 에너지의 너머, 이마에는 확실한 녹색 빛이 있었다.

그 이변은, 남극에서 싸우는 가이도 눈치채고 있었다.

「G스톤의 빛…… 누군가의 용기에 반응하고 있어!」
「가이 형, 설마 갤레온의!?」
「아니, 달라, 저건……」

일찍이 유일하게, 갤레온과 퓨전한 적 있는 가이만이 가능한 직감이다. 그리고 이어진 말을 하려는 순간, 가이의 머리속에 어떤 의사가 울려퍼졌다.

『도·망·쳐――』
「지금 목소리는―――!」

틀림없이 들은 적 있는 목소리같은 의사. 림피드 채널을 통해 실려온 그걸 수신한건, 가이만이 아니었다.

『어서 도망, 쳐――』
「도대체, 이 소녀의 소리는――」

메인 오더룸의 타이가 특무장관이 당황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GGG 블루 대원들은 베터맨과의 교류로, 림피드 채널을 경험한 자들이 많다. 하지만, 패계의 권속에서 귀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건 미지의 현상이었다.

「아, 아아아, 아카마츠 장관! 이 림피드 채널으으으으으은!」

비명같이 소리지른건, 각성인 V2에 다이브한 케이타다. 그는 의사의 주인이 누군인지 바로 알았다. 림피드 채널로 교신한 경험이 많기 때문………은 아니다. 그 의사의 주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카마츠 장관……」

연구부 오퍼레이터 시트의 히노키가 아카마츠를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숨을 삼켰다. 억센 얼굴의 장관의 양 눈에, 굵은 눈물이 고여있었다.

「사쿠라…… 거기 있는거냐……」

아카마츠의 말에, 메인 오더룸이 어수선해졌다.

「어, 어째서 오비트 베이스에서 사라진 사쿠라 짱이, 웜홀 너머에 있었을 패계왕에게!?」

당황해서 소리지른건 아카마츠와 사쿠라라는 부녀를 잘 아는 야마 영감이었다. 하지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트리플 제로는 의지를 지니지 않는 순수한 에너지. 그렇기에 목성권에서는 G스톤의 힘을 발휘하지 않았지. 그게, 지금은 그녀의 마음에 반응해서……」

양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항상 냉정침착한 그로서는 드문 일이다.

「어이어이, 곤란한거 아냐! 패계왕에게 G스톤의 힘이 실려서 오다니!」
「당황하지 말라고, 휴마 군! 오퍼레이터 각원은 전 정보를 해석하여, 아카마츠 사쿠라 양의 위치를 특정해라!」

휴마를 질타하며, 타이가가 지시를 내렸다. 스완과 히노키, 엔토우지와 야마 영감이 라져라고 소리지르며, 즉시 데이터 해석을 개시했다. GGG 헌장에 붙잡힌자를 버리라는 조항은 없다. 무엇보다도 우선은 사쿠라의 위치를 특정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우리 GGG는, 누구 하나 버리지 않는다!」


『무리야…… 너희들에게는 말이지』

이마에서 십자광을 점멸하며, 데우스의 의사가 중얼거렸다. 남극 대륙에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발견될 리 없던 불가지영역――이 세풀크룸이, 역사의 여명기로부터 데우스가 근거지로 삼아온 땅이었다.
사람을 아득하게 능가하는 생명체라고 해도, 솜니움도 물질이라는 육체를 지닌 이상, 극한환경에서는 수많은 제약이 생겨버린다. 지구상에 있어서 가장 극한의 땅인 남극에서 살려고 생각한 솜니움은, 데우스 단 하나뿐이었다.
지금까지 데우스는 몇번이고 사람이라는 종의 발흥과 멸종을 눈으로 목격해왔다. 오랜 수명을 지니고, 변화가 드러나는게 적은 솜니움에게 있어서, 사람은 빨리감기로 촬영된 동영상 같은 존재다. 얼마 되지 않는 사이 계속해서 발전하여, 기묘한 문화나 생태를 드러내고는 멸망해간다. 언제부터인가, 데우스는 그에 간섭하여, 원하는대로 이끄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멸망해버리면, 거기서 게임 끝. 템푸스의 열매로 시간의 나무를 거슬러, 새로운 나뭇가지를 피어나게 만들면 될 뿐이다.
같은 솜니움이면서도 어리석은 자들의 간섭으로 인해, 현재의 시간선(時間枝)은 재미 없는 진화를 이룩해 버렸다.

『제3의…… 최후의 시련을 앞두고 어리석은 고집에 목을 메고, 화려하게 멸망하라고』

그게 아카마츠 사쿠라라는 개체를, 남극에 출현한 패계왕 속에 놔둔 이유였다.

『……구제불능이로군』

새로운 의식의 물결이 나부낀다. 데우스의 의사가 아니다. 역사상, 데우스 혼자만이 체재할 뿐이었을 세풀크룸에, 복수의 존재가 방문하고 있었다.

『라미아……』

데우스의 의사가 증오를 품었다. 이 시간축에서 최후의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데 방해받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다. 12년 전―――2005년에서도 그들은 모든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칸, 유우야, 라이, 히이라기, 가쥬마루, 샤라, 그리고 라미아. 자신의 앞에 늘어서는 동족들에게, 데우스는 증오의 시선을 향했다. 아니, 그것은 동족에게로의 혐오는 아니다, 데우스에게 있어서, 자신 외의 모든 존재는, 하나의 시간선에 머물 수 밖에 없는, 불쌍한 버러지다. 시간선 그 자체를 전정 하는 자신과 동등한 자 따위는 존재할 리 없다. 없었을텐데─자신 외의 누군가가, 템푸스의 열매를 손에 넣을 때까지.

『데우스여…… 네가 수많은 세계를 멋대로 다시 만들어도,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 하지만――』

라미아의 핏빗의 눈동자가 데우스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멸해진 동포들이 지켜낸 이 세계만큼은, 네 맘대로 하게 두지 않는다』



7

『난 됐어…… 패계왕을…… 멸해……』

사쿠라의 의사가 가이 일행의 머릿속에 울렸다. 하지만 그 마음과는 반대로, 패계왕 제네식이 맹공을 멈추지는 않았다.
트리플 제로를 두른 손톱이 휘둘러지고, 갤레온 헤드의 송곳니가 용자왕들의 숨통을 끊으려고 한다. 가오가이가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용자왕들은 서로를 커버하며 패계왕 제네식의 치명적인 일격을 회피하는게 한계였다.
그 전투에서 벗어난 곳, 빙원에 쓰러진 킹 제이더는, 제네레이팅 아머를 통해 흉부의 손상을 수복하는 중이었다. 그 배 위에 올라탄 각성인 V2가 시냅스 탄격을 통해 화학물질로 수복을 지원한다.

「이제 됐다. 넌 가이들을 원호해줘라」
「그, 그렇슴까? 하지만……」

킹 제이더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옆에 쓰러진 것을 가리켰다.

「난 괜찮다. 그보다, 저걸……」

「메인 오더 룸. 사쿠라 누나의 위치는 아직인가요! 이제 이 이상은――」

필사적으로 회피행동을 하는 카이도를 대신하여, 움 헤드의 마모루가 통신기에 불렀다.

『미안해, 마모루 군. 지금 모두가 열심히 해석중이야! 조금만 더――』

눈물 섞인 하나의 목소리를 듣고, 마모루는 후회했다. 메인 오더 룸의 오퍼레이터들은 인류 최고봉의 프로페셔널이다. 그런 그들이 전력을 쥐어짜고 있으니, 질타한다고 상황이 개선될 것은 아니다. 게다가 출격 직전에 그렇게 심신의 부진을 호소하던 하나조차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내가 이런 곳에서 모두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돼……!)

마모루는 한 순간에 마음을 다잡고, 동료들을 불렀다.

「카이도, 르네 씨! 이판사판, 우리들이 패계왕의 발을 묶자!」
「마모루, 그런 위험에 나서면――」
「가이 형은, 그 틈에 골디언 더블해머를! 상황을 타개하려면, 그 수 밖에 없어!」

패계왕 제네식을 향해 브로큰 팬텀을 날리면서도, 카이도가 중얼거렸다.

「아아, 부대장으로서 대장에게 동의한다!」

가오가이고의 공격의 틈을 프로텍트 월로 보충하면서 르네도 소리쳤다.

「나도 찬성! 늙은이는 젊은이 말대로 하는거라고, 가이!」
「모두……」

가오가이가를 커버하며 싸우는 둘의 모습에, 가이는 즉석에서 결단했다.

「알았어…… 골디 더블마그!」
「그래! 기다리다 돌아가실 뻔 했다!」

상공을 유익(遊弋)하던 와다츠미에서, 오렌지 빛의 멀티로보가 하늘로 뛰쳐나왔다. 비슷한 색조지만, 그 기체의 색은 새벽빛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언제나 용자왕과 함께 격전을 돌파해온, 역전의 장갑이다.

「SYSTEM CHANGE!」
「간다아앗!」

공중에서 셋으로 분해되어, 마그핸드와 두 자루의 해머로 변형하는 골디 더블마그. 그곳을 향해 가오가이가가 날아오른다. 원래는 해머 커넥트 순간, 아무래도 틈이 생겨버린다. 하지만 이 때는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양 옆에서 제네식에 달라붙어 온 힘을 쥐어짜냈다.

「사쿠라…… 들리고 있으면, 너도 싸워!」

패계왕 안에 있을 조카를 향해, 르네가 말을 걸었다.

「여기에는 네가 어떻게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녀석은, 단 한명도 없어! 누구도 죽게 하고 싶지 않다면, 너도 싸워! 싸워서 거기에서 나와!」
「그래! 우리들은 반드시 너를 구해보이겠어…… 포기하지 마!」

르네의 질타에 카이도가 뒤를 이었다. 소년 시대의 그에게서는 아마 나오지 않을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그는, 전사로서 살아가는 방법 밖에 몰랐다. 하지만, 동료들을 구하기 위하여, 10년의 세월을 용자들과 함께 계속해서 싸워왔다. 지금 그 영혼은, 솔다토 J가 봐도 용자의 혼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하, 하지만……안, 돼……』

패계왕 제네식 안에서, 절망에 찬 의사가 울렸다. 동시에 그 양팔이 좌우로 내밀어지고, 매달린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튕겨졌다.

「으아아아아앗!」

낙법을 취할 여유도 없이, 빙원에 구르는 두 용자왕. 즉석에서 패계왕 제네식이 머리 위를 올려다봤다. 이 때는 아직, 가오가이가는 해머 커넥트가 끝나지 않았다.

(가오오오오오!)

패계왕 제네식이 포효하며, 갤레온의 턱이 크게 벌어진다. 다음 순간, 오렌지빛의 불꽃이 쏘아졌다. 제네식 볼트에 새벽의 에너지를 휘감고, 포탄처럼 쏘아낸 것이다.
치열한 일격은, 커넥트 직전의 무방비한 가오가이가에게 직격할거라 보였다. 하지만――

「우오오오오오오옷, 될대로 되라아아앗!」

액티브 모드의 각성인 V2가 전신을 비틀며, 자신보다 커다란 물체를 투척했다. 부메랑처럼 날아간 그것은, 공중에서 오렌지 포탄에 격돌! 좌우로 튕겨졌다.
각성인 V2가 던진 것은, 킹 제이더에게서 맡겨진 제이쿼스였다. 부메랑처럼 공중을 난 제이쿼스는 고도가 낮아지더니, 가오파이가의 눈 앞 빙원에 우뚝 박혔다.

「르, 르네 씨! 솔J 형씨가 그거 쓰라고!」

필사적으로 소리치면서, 케이타는 V2의 팔을 공중으로 뻗었다. 공룡형의 손톱이, 서툴지만 V라는 글자를 만든다.

(살았어, 케이타!)

가이가 마음 속으로 외쳤다.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마침내 가오가이가는, 하나로 연결된 더블해머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동시에 전신이 잉여에너지의 방출로 황금빛으로 빛난다.

「골디언 더블해머!」

공중에서 급습하며, 가오가이가는 더블해머 모드를 시프트했다.

(사쿠라 짱이 있다면, 갤레온의 중추거나, 제네식 머신의 콕핏…… 관절부에는 없을터!)

그렇게 직감한 가이는 중력충격파를 편향시킨다.

「골디언 슬라이서!」

더블 해머 표면부의 골디언 모터가 굉음을 내며, 중력충격파의 칼날을 발생시켰다. 노리는건 제네식 가이가와 제네식 머신의 도킹부. 머리 위에서 쏘아진 보이지 않는 칼날에 의해, 패계왕 제네식의 사지와 날개가 가이가에서 떨어졌다.

「좋아!」

회심의 절규와 동시에 착지한 가오가이가. 하지만 그 눈앞에서 펼쳐진건,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극한의 땅에 서 있는 거인과, 공중을 헤엄치는 상어와 돌고래. 그리고 한 쌍의 두더쥐와, 그 머리위를 춤추는 검은 새. 모두 트리플 제로를 휘감은, 패계의 권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네식…… 분리할 수 있는건가」

아직도 킹 제이더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는 빙원에 쓰러져 움직일 수 없다. 더블 해머를 쥔 가오가이가와 각성인 V2――지금도 서 있는 둘을 향해, 패계 가이가의 가슴에서 사자가 짖는다. 그걸 신호로 하듯, 패계의 짐승무리가 일제히 덤벼들었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0월 15일(목)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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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58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9. 16.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가이와 마모루, 카이도와 알루에트, 마모루와 하나. 결전을 앞에 두고, 저마다의 생각이 교착한다. 그리고 드디어, 패계왕 제네식이 강림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3)




5(承-前)

패계왕 제네식 강림――그 소식을 처음으로 알린 것은, 남극대륙에 프랑스가 설치한 콩코디아 기지(Concordia Station)였다. 패계왕이 어디에 나타나더라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깔던 GGG였으나, 이것에는 뒷통수를 맞았다.
(※역주 : 콩코디아 기지(Concordia Station) -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공동으로 운용하는 남극기지)

「으음, 패계왕 녀석…… 도대체 왜 그런 곳에……」
「현재, 남극대륙은 한겨울의 엄한기다. 우리 인류의 개입을 막는 자연의 요충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군」

GGG 블루의 아카마츠 장관의 의문에 그렇게 대답한 양 슈퍼바이저는 바로 자조의 미소를 지었다.

「애당초…… 패계의 권속을 이끌지 않은 패계왕이, 우리 인류를 어디까지 신경쓰고 있을지는 의문이다만」

제1보에 이어서, 메인 스크린에는 남극대륙의 지도가 표시되었다. 거기에는 각국의 관측기지가 적과 청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붉은 표시는, 유인기지. 푸른 표시는 무인기지에YO!」

정확하게, 지금 필요로 하는 정보를 표시한건 GGG 그린의 스완 화이트. 전 대원중에서도 최고참에 해당하는 베테랑만이 가능한 기술이라 할 수 있겠지.
남극 기지에는 하계에만 가동하는 것도 많지만, 연중 내내 가동하는 기지도 존재한다. 전투의 영향으로 시설에 피해가 생기면, 가혹한 환경 속에서 심각한 피해가 나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디에 얼마나 사람이 있을지는, 매우 중요한 정보다.

「GGG 그린 및 GGG 블루는 즉시 패계왕 제네식의 영격! 및 남극기지 대원 구출작전을 개시한다!」

양 GGG를 총괄하는 타이가 특무장관이 단호히 지령을 내렸다.

「좋아, 와다츠미는 현재 전투 가능한 전력을 태우고 패계왕을 향해 강하! 야마츠미와 미즈하, 카나야고는 구조작전으로 보내도록」

시시오 가이 GGG 그린 장관의 지령에 대해, 통신 모니터로 부르는 자가 있었다.

「……길을 여는건 J-Ark가 담당하도록 하지. 너희들은…… 뒤를 잇도록 해라!」

솔다토 J의 말에, 가이는 미소를 지었다. 비록 용자가 아니더라도, 전사로서 지금 이 순간은 지구를 위해 싸우지…… 그런 의지가 느껴지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전 GGG, 출격 개시!」

타이가의 호령에, 그 곳의 전원이 「라져!」라고 대답했다.



그 무렵, 다이빙 챔버 근처 통로에서는, 하츠노 하나가 허약한 불안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마모루 군, 가! 난 아무렇지 않으니까――」
「아무렇지 않을리 없잖아! 난 소중한 걸, 내 손으로 지켜. 지구도 그렇고. 지금은 하나 짱이야!」

하나의 눈에 눈물이 고여,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건 공포나 슬픔의 눈물이 아니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었다. 아마미 마모루에게 있어서, 하츠노 하나는 지구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소중하다고 선언된 것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전부 가르쳐줘.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자!」
「………」

하나는 격렬하게 갈등했다. 이 이상, 비상사태에 마모루를 붙잡아 둘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나를 대신해서 말을 꺼낸건, 다른 여성이었다.

「마모루 군, 그 마음, 멋져」
「히노키 누나……」

정말 우연히 지나가다가, 둘의 대화를 엿들어 버린 사이 히노키였다.

「엿들어버려서 미안해. 하지만 말야. 여자아이에게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심리상태가 필요할 때가 있어. 여기서는 내게 맡겨줘. 모든걸 이야기 할 수 있게, 하나 짱을 카운셀링해서 진정시켜줄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히노키는 하나의 등 뒤에서 양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몸을 지지하듯.


「………」

하나가 말 없이 눈을 감았다. 그 행동은 히노키의 말에 수긍하는 것 처럼 보였다.

「하나 짱을 지키고 싶으면, 일단 지구를 지켜. 둘이서 이야기하는 사이, 지구가 패계왕의 손에 넘어가면, 모든게 물거품이니까」

여기까지 말해서, 도리를 따지지 못할 만큼 마모루는 어리지 않았다.

「……알았습니다. 히노키 누나. 하나 짱을 잘 부탁드려요」

깊이 고개 숙였다.

「맡겨만 줘. 우리 달링, 혼자서 각성인 V2를 움직일 수 있을 생활력이 있으니까」

생활력 문제가 아니라 뇌경막 문제지만, 히노키는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이제 마모루에게 망설임은 없다.

「갔다 올께, 하나 짱. 반드시 돌아올테니까」
「응. 잘 갔다 와……」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마모루는 다이빙 챔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파트너인 카이도 이쿠미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와 함께 마모루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히노키는 무심코……라는 듯 중얼거렸다.

「으음, 멋지네. 저래서 7살이나 연하만 아니었다면 말이지」
「히, 히노키 언니!?」

히노키에게 양 어깨를 붙잡힌 채의 하나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미안. 농담이야 농담. 우리 케이짱도, 마모루 군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은 조금 멋질 때도 있는걸」
「그거, 칭찬하는건가요?」
「일단은, 말이지?」

히노키는 미소지었다. 기가 막혀하는 하나의 말투에서, 조금이지만 힘이 난 듯한 느낌이 느껴졌던 것이다.

「……히노키 언니. 고맙습니다. 저, 이제 괜찮아요」

하나는 히노키의 손에서 멀어져, 걸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가 향하려는 곳은――

「하나 짱. 너 메인 오더 룸으로 갈 생각이야?」
「네. 마모루 군과 카이도 군이 파이널 퓨전을 한다면, 제가 프로그램 드라이브를 해야……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아요」

소리는 허약했지만,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 얌전한 여성에게, 이런 굳센 심지가 있었다니……

「알았어. 하나 짱. 하지만 약속해. ……전투가 끝나면, 검사를 받겠다고」
「……네」
「그래서…… 네 고민이라는거 혹시, 전부터 우츠기 미코토 대원의 의료 데이터를 조사하던 것과 관련 있어?」

폭탄을 투하하는 말이었다. 하나의 얼굴빛이 단숨에 창백해졌다.

「히, 히노키 언니……」
「미안해. 직무상, 알아버려. 게다가 그거……… 각성 직전의 기록이었지. 미코토 씨가…… 기계신종으로 눈을 뜨기 전에」

히노키의 그 말은, 마구 혼란에 빠졌던 하나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예 배째라 식이었을지도. 아직도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된 말로, 하나는 말했다.

「……히노키 언니, 저……… 파묻힌 것 같아요. 기계신종의 종자를――」



6

요코하마 구석에 존재하는 불가지영역. 주로 라미아가 근거지로 삼은 세풀크룸이지만 최근에는 라칸, 유우야,, 라이, 히이라기, 가쥬마루, 샤라도 이 땅에 눌러붙어 있다. 고독을 사랑하는 자가 많은 솜니움이, 일곱이나 동거하는 것은 드물다. 얼마 안 되는 예외 중 하나는, 전투 후 깊은 잠에 빠질 때, 무방비한 상태를 서로 지켜주는 관계다. 일직이 라미아는 세메라는 개체와 그런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그 세메는 10년도 더 된 전, 칸켈과의 싸움에서 멸해졌다. 지금, 이 세풀크룸에 있는 여섯 중, 라미아와 그런 관계에 있는건, 유우야 뿐이라 해도 좋겠지. 다른 솜니움은 모두, 패계왕――그리고 원흉 된 자를 설하기 위해 서로 협력중이다. 아니, 또 하나…… 그 전에 있을, 파트리아의 때를 위하여. 하지만, 그것은 라미아 자신도 알고 있다.

『데우스가 예언한 숙전(宿戦)…… 두번까지는 승리했다. 남은건 단 한 번』
『으음…… 하지만, 남은건 최후의 패계왕. 평범하게는 이도저도 못 할거다』

라미아에게 주의를 준 것은 라칸이다. 애당초, 솜니움 중에서도 특히 고고함을 좋아하던 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경고를 한다는 것은, 몇달 전까지는 상상하기 어렵던 변화겠지. 그리고 그것은 라칸만이 아니다.

『비록 패계왕이 난적이더라도, 우리의 힘을 합치면 쓰러트리지 못할 리 없어!』
『우리들만이 아니라……… 인간의 힘도 있고』
『그렇다네. 라미아 군. 저래뵈도 인간이란 제법 흥미로운 생물. 자네도 좀 더 교류해보면, 재미있는 세계를 볼 수 있을거랍니다』

가쥬마루와 히이라기, 라이의 의사도 이어졌다. 몇번이고, 카타프락트가 되어 같이 싸운 경험이, 그들을 바꾼걸까. 라칸의 펙토포레스 상쿠스를 통한 "합체"는, 어디까지나 솜니움들의 변신상태를 물리적으로 접속시킬 뿐이다. 솜니움 저마다의 의지를 통합하는게 아니다. 그래도, 몇번이고 사지를 같이 헤쳐나온 경험이, 그들의 심리에 영향을 준거겠지.

『하지만 라미아…… 이 시대에도 존재할 데우스가, 더는 우리들에게 조력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어떻게 패계왕의 출현을 감지할거야』

애당초, 멸해지는 그 날까지 라미아를 따를 생각인 유우야의 의사가 물어왔다.

『우리들만으로는 곤란. 하지만……』

그 의사를 발한건 샤라다. 라미아가 다음을 대촉하듯 바라본다. 샤라는 겁먹은듯 가쥬마루를 바라보고, 소년은 걱정 없다는 듯 수긍했다. 가쥬마루에게 의지하는 듯, 샤라는 진정했다.

『……소키우스의 길을 항상, 우주의 요새(宙の塞)와 연결해둘게』
『과~연. 그 요새는 항상 패계왕에 대비하고 있는데다, 강한 의지의 소유자가 많지. 그럴 생각이 없더라도, 패계왕 재림을 알면, 의식이 공간에 흐른다는거군요!』

라이가 비파 같은 악기를 가볍게 훑어냈다. 아무래도 찬동과 칭찬의 의사를 담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항상 상처를 벌려두는 것과 같은 거다』

괜찮은건가……라는 의사만이 아니라, 붉은 눈동자로도 라미아가 물어온다.

『라미아, 샤라가 하고 싶은데로 하게 해 줘』
『가쥬마루……』
『지금까지 샤라는, 소키우스의 힘을 이용하려고 하는 자들에게 노려져 왔어. 그러니 내가 지켜줘야만 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응…… 난 나의 의지로 소키우스의 힘을 사용해. 패계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그건 샤라의 강고한 의사. 하지만 동시에 일곱 솜니움 전원에게 공통된 의사였다.


솜니움들의 계획대로, GGG 오비트 베이스는 남극에서 패계왕이 출현했다는 보고를 받고 즉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나를 히노키에 맡기고, 다이빙 챔버로 온 마모루는 재빨리 다이버 슈트로 환복한다. 그 등으로, 카이도와 케이타가 말을 걸었다.

「마모루, 늦어」
「어차피 하나 짱과 또 알콩달콩 염장질렀겠지」
「네. 뭐」
「뭐, 뭐라고?!」

등을 돌린 채 하는 마모루의 대답에, 케이타의 목소리가 뒤집혔다.

「놀랐네. 네가 그런 농담을 할 수 있을줄이야」
「이래뵈도 결혼생활도 오래됐는걸」

카이도에게도 그런 식으로 대답했다. 평상시의 마모루라면 계속 등을 돌린 채 대화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오늘은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하나에 대해서 여러모로 심란한 마음과, 그게 드러날 표정.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환복을 마친 마모루는 둘을 돌아봤다.

「……죄송해요. 케이타 형. 히노키 누나는 출격할 수 없어요」
「어? 무슨 일 있었어!?」
「실은 하나 짱이 갑자기 쓰러져 버려서…… 히노키 누나가 진찰해주고 있어요」
「그런가. 그래서 늦었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V2는 나 혼자 갈게」
「죄송해요……」
「괜~찮아. 내 뇌는 이럴 떄를 위한 특별제인걸」

밝게 웃어주는 케이타에게 감사하면서, 마모루는 파트너와 함께 가이고로 향했다.



한편 가이와 르네는 갤레온, 팬텀 가오와 함께 와다츠미의 발진 데크에 있었다. 메인 오더 룸의 우츠기 미코토에게서, 재빨리 정보를 받았다.

「그러면, 콩코디아 기지는 이미 침묵한건가……」
「응. 그 뿐만 아니라 각 남극기지가 차례대로 통신을 끊고 있어」
「패계왕 녀석……」

가이는 분한 듯 주먹을 세게 쥐었다. 일찍이 그는 우주비행사였다. 우주와 남극――방향성은 다르지만, 남극 기지의 연구자들에게는 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과학의 힘을 믿고, 프론티어로 도전하는 동지 같은 위치였으니까. 그 활동을 막는 패계왕에게는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물론, 트리플 제로의 활동은 자연현상이며, 누군가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혹시 그 분노는 가이 자신의, 스스로의 무력감에 유래된 것일지도 몰랐다.
무력감이라 하면, 제네식 갤레온도 있다. 지금 가이는 2005년에서 온 갤레온과 대기중이다. 하지만, 패계왕에 탈취된 제네식 갤레온은, 오랜 싸움을 같이 해온 전우라고 해도 좋다. 대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남극기지의 대원들을 한명이라도 많이 구해서, 갤레온을 되찾아 보이겠어……)

가이가 남 몰래 그렇게 맹세하고 있을 때, 통신 모니터에 시시오 라이가가 나타났다.

「가이…… 미안하구만. 아슬아슬할때까지 달라붙었는데, G 아머는 시간에 맞을 것 같지 않아」
「영감탱이. 뭐 하는거야. 그게 완성되면, 제네식하고도 호각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가이를 대신하여 대답한건, 갤레온의 옆에 주기(駐機)된 팬텀 가오의 르네다. 평상시라면 말다툼이 시작되겠지만, 이 날은 그렇지 않았다.

「정말 그 말대로다만, 내 역량부족이야. 면목 없어……」
「르네. 라이가 백부는 디스크 X를 증산해서 흑화를 막는 작업도 있었어. 무리한 말 하지 마」
「그쪽도 우선시되겠지만, 패계왕을 막지 못하면, 모든게 허사가 되는거 아니야?」

르네의 말은 틀림없이 올바르다. 하지만, 가이에게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 말대로야. 그러니 신 TOOL이 늦어도, 패계왕을 막는다……… 그걸 위해 우리가 있어」
「……확실히 말이지」

그 이상 르네가 반론해오지 않았다. 지금 늦었던 TOOL에 불평해도 의미는 없다. 그건 잘 분별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르네, 가이. 그 대신이라기는 뭐하지만, 승리의 열쇠가 하나 있지」

라이가는 둘에게 어떤 데이터를 보냈다. 슬쩍 보고, 가이도 르네도 의문을 가졌다. 딱히 기밀사항도 뭐도 아닌, 일반공개된 정보였으니까.

「라이가 백부. 이게 도대체……」
「아카마츠 장관이나 양 박사가, 이 녀석에게 살짝 장난을 쳐 둬서 말이지. 나도 조정에 협력했다는거다!」

라이가의 조작에, 데이터는 시뮬레이션으로 바뀌었다. 전 인류에게 있어서 익숙한 존재가, 모드 시프트 하는 모습이 표시되었다.

「이건…… 이런 터무니 없는 걸 잘 다루라고!?」
「아니, 이거라면 분명…… 고맙습니다. 라이거 백부. 잘 사용하겠습니다」
「감사라면 아카마츠 장관이나 양 박사에게…… 아니, 이 녀석을 만드는데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말해줘라. 그걸 위해서라도 돌아와라……… 르네, 가이」

그 말에는, 육친으로서 깊은 애정이 담겨져 있었다. 친딸인 르네는 물론이며, 죽은 동생, 레오가 남기고 간 아이에게도, 부모 대신이라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이가 감사의 마음을 품었을 때, 다른 서브모니터에서 미코토가 전해왔다.

「……가이, 르네. 마모루 군들도 발진 준비를 마쳤다고 해. 와다츠미. 분리 발진까지 30초!」


「무한연결수조함 〈미즈하〉, 분리!」
「이어서 만능역작경악함 〈카나야고〉, 첩보경면유격함 〈야마츠미〉, 발진!」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J-Ark의 강하궤도를 뒤잇습니다!」

정비부에 소속된 우시야마 가의 셋――아카마츠 장관 식이라면 1호, 2호, 4호의 오퍼레이트에 의해, 디비전 플리트가 GGG 오비트 베이스에서 발진했다. 지금까지 패계의 권속과의 싸움에서는 항상 양동이나 양면 작전에 대비하여 전력을 온존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총력전이다. 패계의 권속으로 되어버린 구 GGG 대원은 모두 정해되어 복귀. 남은건 패계왕 제네식 뿐이라 추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전에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에서 너덜너덜해진 용자로보들은, 실전에 복귀할 수 있을 목표부터 서 있지 않았다. 와다츠미에 탑재된건 갤레온과 팬텀 가오, 각성인 가이고. 및 그 가오머신군. 수복이 우선시된 골디 더블마그, 그리고 각성인 V2 뿐이다. 만전의 포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게 현재 동원 가능한 GGG 그린 및 GGG 블루의 모든 전력이었다.
작전 개시를 대비하여 오퍼레이션을 하던 메인 오더 룸에, 사이 히노키와 함께 하츠노 하나가 뛰어들어왔다.

「늦어졌습니다!」
「그래. 지금부터 바로 작전 개시다. 배치에 들어가라!」
「네!」

아카마츠 장관에게 그렇게 대답하고, 우츠기 미코토, 알루에트 포미에와 늘어선 기동부대 오퍼레이터 시트에 앉았다.

「하나 짱…… 얼굴 빛이 안 좋은데, 괜찮아?」

미코토가 작은 목소리로 신경썼지만, 「네. 괜찮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Oh 히노키. 좋은 찰나 와 줬군YO! 타마라가 보이지 않아서 일손 부족이YA. 도와줘 Plz!」
「알았습니다!」

스완 화이트와 늘어선 연구부 오퍼레이터 시트에 앉은 히노키.

「정말인지, 타마라도 프릭클도, 우리 스탭은 도대체 뭘 하고 자빠진거냐……」

아무래도, 타마라만이 아니라, 아틴 프릭클 참모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삐진 GGG 블루 장관을 향해, GGG 특무장관이 윙크를 했다.

「뭘, 양 GGG 스탭이 모여서, 메인 오더 룸도 좁아졌으니, 쉴 사람은 쉬어도 상관 없지」

실제로는, 임시로 설비 확장을 했기 떄문에, 브랜치 오더 룸으로서 디비전 플리트에 짜넣어지는 기능은 상실했다. 뭐, 인비지블 버스트로 인한 전파장애가 사라진 지금, 오비트 베이스에서의 작전 지휘에도 문제는 없다.

「그렇긴 해도 말이지. 이게 마지막 싸움 아니었어? 지금 쉬더라도, 그대로 바빠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확실히 그 말대로지만」

아카마츠의 태클에, 미소를 짓는 타이가. 하지만, 바로 긴장을 되찾고, 통신 마이크에 대고 말을 했다.

「………GGG 블루, 및 GGG 그린의 전 대원 제군. 이미 정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극에 패계왕이 출현했다. 드디어 이것이, 최후의 싸움이 되겠지. 떠올리도록…… 지금까지의 고뇌로 가득찬 나날을」

타이가의 말은, 오비트 베이스의 전 구획에 방송되고 있었다. 여러 부서에서 대원들이 손을 멈추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그래…… 과거의 동료와 싸워야만 했던 나날. 본의 아니게 인류에게 해를 끼치려고 해 버린 나날. 그리고, 지구외 생명체나 대재해에 맞서야 했던 나날. 그 모든 것이, 오늘로 끝난다. 단언하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지혜와 용기를 잃지 않는 한, 마지막에 승리하는건 우리 GGG라고! ―――GGG 최종작전 개시!」

그 말과 함께, 디비전 플리트는 남극을 향해, 대기권 돌입을 개시했다. 게다가, 그 앞에서 길을 여는 함영이 있다. 전리층에 돌입하기 직전의 흐트러지는 모니터로, 그 모습을 본 카이도는, 통신 마이크를 향해 말을 걸었다.

「……또 함께 싸울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고 있었다고. J, 토모로」

초노급 전함 J-Ark는, 광자변환을 통해 파손된 함체의 수복을 실시한다. 폭산된 파편 속에서, 토모로의 지시에 따라 수복기능을 담당하는 광자변환익을 GGG가 회수, 이후에는 변환효율을 높일 수 있게, 태양 근처를 유익(遊弋)하고 있었다. 그래서, 카이도도 오늘까지 느긋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유익(遊弋) : 군함이 수면을 돌아다니다. 라는 의미가 있는 단어. 한국어에서도 사용되는 군사용어. 여기서는 태양 주변 주역을 주유(周遊)하고 있었다. 라는 의미로 쓰였다.)

「여기에는, 우리들을 위해 싸워준 자들이 있다. 전사로서, 빚은 갚아야겠지……」

그런 표현으로, 솔다토 J는 스스로의 싸울 이유를 말했다. 전사에게 있어서 필요한 것은……적, 전장. 그리고 싸울 이유. 스스로의 의지로 그걸 선택했다면, 더는 망설일 일은 없다.

「가자, J, 아르마. 우리들의 운명은 끝까지 하나다」

토모로-0117의 목소리도, 평상시와 다르게 기쁜 듯 했다. J-Ark를 포함하여 다섯이 된 함대는, 이윽고 남극 상공에 도달했다. 와다츠미에서, 세 그림자가 튀쳐나온다.

「퓨전!」 가이가 소리쳤다.
「퓨전……」 르네가 중얼거린다.
「You have control!」「I have control!」 마모루와 카이도의 외침도 이어졌다.


남극 상공을 춤추던 사자와, 고기동전투기와 땅딸막한 인형이, 저마다 변형하여, 매우 흡사한 세개의 실루엣이 되었다.

「가이가!!」
「가오파!」
「가이고!」

세 메카노이드는 와다츠미에서, 9기의 가오머신을 불러냈다. 열 둘의 그림자가 극점의 하늘을 춤추고, 위성궤도상의 오비트 베이스에서 기동부대 오퍼레이터들의 콘솔에, 시그널이 명멸했다.
하나와 알루에트가 말 없이 수긍하고, 그걸 간파한 미코토가 대표로 보고했다.

「가이가, 가오파, 가이고로부터 파이널 퓨전 요청 시그널입니다!」

그 말을 들은 아카마츠 GGG 블루 장관이 소리쳤다. 다른 장관들에게, 목소리로 질 수 있겠냐. 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파이널 퓨전! 스응이이이이이인!!」

또한, 남극 상공을 나는 가이가――거기 퓨전한 시시오 가이 GGG 그린 장관이 소리쳤다.

「파이널 퓨전, 승인!」

마지막으로 타이가 GGG 특무 장관이, 오른손의 검지를 전방으로 내지르며, 본가의 격을 과시하듯 절규했다.

「파이널 퓨전! 승인!!」

즉시 세 기동부대 오퍼레이터가, 저마다의 말로 라져를 외쳤다.
그리고 일단, 하나가 양 주먹을 머리 위에 꽉 쥐었다.

「파,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휘둘러진 양 주먹이, 보호 플라스틱을 깨트리고, 그 바로 아래의 드라이브 키를 밀어넣는다.
사랑하는 청년과, 그 파트너인 지구인으로서의 친구에게로, FF프로그램을 송신하기 위해!
이어서 알루에트가, 발레니나 같은 회전운동의 에너지를 그대로 주먹에 실어, 드라이브 키로 전달했다.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어린 날 같이 행동했던 여성에게, 자신도 성장하여, 파트너로서 충분하게 되었다고 전하듯!
마지막으로 미코토가, 오랫동안 익숙해진 탓에 자연스럽게, 주먹을 내리친다.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기동부대 오퍼레이터를 목표하는 여성들이, 누구나 동경해 마지 않던 그 동작으로――미래를 함께 걸어가자고 맹세한 연인에게로,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을 보낸다!

극한의 지평선에 춤추는 세 메카노이드와 아홉의 가오머신. 거기에 여성들의 마음이 담긴 프로그램이 도달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넷의 목소리가 하나 되었다.

「파이널…… 퓨――저――――언!」

(계속)

다음화 2020년 9월 30일(수) 갱신 예정

역자 잡담. 다음화 번역은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5일(월)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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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57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9. 1.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그런 가운데, 사이 히노키는 카무이의 형――목성 결전에서 죽었다 여겨지던 사기노미야 타카시에게서, 놀라운 고백을 듣고 있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2)




3(承-前)

「터무니 없는 죄……뭔가요. 그건?」

히노키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알고 싶지 않지만, 몰라서는 안 된다. 그런 내심의 갈등이 목소리로 드러나버리고 있었다.

『나는 오렌지 사이트에서, 제로핵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어. 트리플 제로에 침식된 내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명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쿠시나다의 해치를 열어낸 거다』
「!!」
『그 때, 같이 타고 있던 GGG 대원은 모두 우주복을 입고 있었으니, 산소 유출을 통한 피해는 없었지. 하지만, 선내에는 진한 트리플 제로가 침입해 왔어……』
「그러면, 그들이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린건……」
『그래, 나의 죄야……』

히노키는 떨렸다. 이 몇달간 구 GGG 대원들과의 고투. 그게 눈 앞의 인물 탓이었다는건가? 물론, 비록 사기노미야 타카시가 그런 짓을 하지 않더라도, 머지 않아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했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혹시, 그 행위가 없었따면, 그들은 침식을 버텨내고, 태양계로의 트리플 제로의 유출을 막아내어, 귀환의 여정에 나설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 후, 난 아무렇지도 않게 타이가 장관의 지휘로 들어가, 패계의 권속으로 활동했지. 카무이에게 연락을 취한 것도, 그 일환이다. 오비트 베이스를 내부에서부터 교란하기 위해……』

히노키는 현기증이 일 것 같았다. 구 GGG 대원만이 아니라, 카무이도 이 남자를 위해 잘못된 길에 섰다는 거니까. 하지만……

「사기노미야 대원. 스스로르 탓하지 말아주세요」
『어째서? 난 그럴 정도의 일을 했는데……』
「당신의 행위는, 모두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한 결과입니다. 패계의 권속이 된 사이, 스스로의 행위에 괴로워하는건 모두가 같아요」

히노키의 말 대로였다. 첫 귀환자인 스탤리언 화이트가 매우 괴로워하며 그 죄악감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GGG 블루 대원들은 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 괴로움을 서로 나누게 되었다. 눈 앞에 있는 사기노미야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카무이 씨가 저렇게 된건, 알저논에 걸린 탓이기도 해요. 비록 형이 살아있고, 계획에 협력을 요구했다고 해도……… 알저논만 없었다면, 따랐을 리 없어요」

알저논을 발병하기 전, 상냥한 호청년이었던 무렵의 카무이를 떠올리며, 히노키는 말했다.

『고마워, 히노키 씨……』

그런 의지를 발한 사기노미야가,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에 무리를 시켜버린 것 같았다. 히노키는 의료부 스탭을 부르며, 사기노미야를 눕게 했다.

「쉬어 주세요. 사기노미야 대원. 다시 이야기를 들으러 올게요」

괴로운 듯 기침하면서도, 사기노미야는 수긍했다. 다가온 의료부 스탭에게 뒤를 맡기고, 히노키는 병실을 떠났다. 그런 그녀의 머리속에, 진정제로 잠에 들기 직전의, 사기노미야의 의지가 닿았다.

『네 이름은, 카무이에게 들었어. 오랜 연인이 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동생은 널 소중히 여기고 있었어……』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대신 분노가 있었다. 숙적에게의 분노다. 지금 GGG가 최우선으로 대처해야 하는건 패계왕이다. 하지만, 히노키에게 있어서는 알저논이야말로 최대의 숙적이었다. 10년을 걸쳐 생체 의공학자가 되어, 박멸을 맹세한 숙적. 그 마음이, 히노키의 마음 속에 다시 한번 깊게 새겨진 것이다.



4

―――두개의 잔이 서로 가볍게 부딪히며, 호박색 액체에 떠오른 얼음과 함께, 경쾌한 소리를 냈다. 장소는 오비트 베이스의 PX(酒保). 건배한 둘은, 시시오 가이와 아마미 마모루다.

「설마, 마모루와 대작할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난 이래뵈도…… 아, 벌써 스물 하나지」
「21세? 혹시 우리들…… 동갑인걸까?」

시시오 가이의 나이를 특정하는건 쉽지 않다. 호적상으로는 1985년생인 가이는, 2017년인 현재 32세가 된다. 하지만, 삼중련 태양계로 떠난 뒤, 본인의 주관시간은 거의 경과되지 않은 채로, 9년 후의 지구에 귀환되게 되었다. 게다가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가이는 18세에 사이보그가 되어, 3년 가까이 흐른 뒤 에볼류더가 되었다. 그 때 가이의 육체는, 18세 때의 유전정보를 베이스로 재구성 된 것이다. 그런 조건을 감안하여, 현재의 육체나이를 측정하면, 21세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우왓하! 가이 형이 나와 동갑이라니!」
「이봐, 동갑한테 "형(兄ちゃん)"은 아니잖아. "가이"라고 부르라고」

평상시의 마모루는, 21세의 청년으로서 나이에 걸맞는 언동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가이가 귀환한 이래, 단 둘만 되면 어린 시절의 말투로 돌아오는 순간도 있었다. 마모루가 자신과 동년대라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가이에게 있어서도, 옛날을 떠올리게 하며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이상한걸. 옛날에는 G 아일랜드에서, 같이 규동 먹고 했었는데」
「그러게…… 그 해변에서 먹은 규동, 정말 맛있었지!」

그건 가이가 에볼류더가 된 직후, 마모루가 우주로 떠나기 직전의 추억이다. 사이보그 보디일 무렵에도 식사를 하는 기능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미각을 즐겁게 한다는 오락일 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에볼류더의 신체가 되어서, 겨우 규동을 진짜 의미로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둘이서 알코올을 훌쩍일 날이 올 줄이야……. 하지만 가이와 마모루는 둘 다, 위스키 글래스를 기울이면서도,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이런, 시작은 맥주로 했어야 했나. 바 스페이스가 있어서 무심코……) 라는게 가이.
(으엑, 써…… 무심코 『같은 걸로』라고 말해버렸는데, 달콤한 칵테일 같은걸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게 마모루.

사실 가이도 마모루도 술에 강하지 않다. 가이는 18세에 사이보그가 되고, 에볼류더가 된 이후에도, 느긋하게 취할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마모루도 역시 기동부대 대장의 임무가 있던데다가, 엄청나게 단맛 취향(超甘党)이라는 사정이 있다(양부의 식생활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강하다)
(※역주 : 甘党 - 술보다 단 맛을 좋아하는 사람. 간단히 말하면 애들 입맛)
현재는 패계의 권속을 모조리 정해했기 때문에, 제로로보의 출현도 정지했다. 용자로보들의 수리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가오가이고의 예비 요원인 케이타와 히노키, 가오파이가의 르네, 그리고 (곧 부활할) 킹 제이더의 솔다토 J라는 믿음직스러운 동료들이 있다. 가이와 마모루, 카이도들의 어깨에 모든 책임을 짊어질 필요가 강요되는 상황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래서, 패계왕 제네식과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시간을 가질 여유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둘이 가볍게 가진 술잔치였다.

사실, 마모루는 어쨌든, 가이에게는 에볼류더 능력이 있다. 만취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의 의지로 신체 기능을 제어, 순식간에 알코올을 분해하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필요를 느끼지 않는 이상, 그 능력을 쓸 생각은 없다.

(도수 높은 술에 쓰러지는 것도, 다음 날에 숙취로 괴로워 하는것도, 내가 사람이라는 증거인걸……)

그렇다고는 하지만, 가이도 마모루도 둘 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도수 높은 술을 맛있게 마시는 척 하면서, 다음 잔부터 어떻게 잘 넘어가는 술로 갈아탈지를…….


그리하여 무사히, 마시기 좋은 칵테일로 전환한 둘이지만, 역시 첫잔 가득한 알코올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화제는 서로의 파트너인, 우츠기 미코토와 하츠노 하나에 대해서로 바뀌었다. 가이는 에볼류더로서, 마모루는 이성인으로서, 서로 반려를 가지는 것에 대해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 그걸 이해하고 있는 GGG 동료들도, 무신경하게 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알코올의 힘에 더하여, 동병상련의 고민을 품고 있기 때문이겠지. 가이와 마모루는, 솔직하게 자신의 결혼에 대해 말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미코토와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에게는 비밀이야」라고 말을 꺼낸 뒤 가이가 말했다.

「우왓하! 그럼 가이 형, 패계왕과의 싸움이 끝나면, 미코토 누나와 결혼식 올리는거야?」
「마모루들은 어떻게 할거야. 아직 입적은 하지 않았잖아? 두번째의 결혼식도 좋지 않을까」

첫번째는 물론, 원종대전 직후, 마모루가 우주로 떠나기 직전. 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올린 식이다. 철 없는 사람이라면 『애들 소꿉장난』이라 평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모루와 하나는 둘 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있어서 신성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신성한 순간이 고작 한번이 아니라도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하나 짱과 상담해볼까. 우리들도 이 싸움이 끝나면……」

그 말을 들은 순간, 가이의 머리속에 빛이 번뜩였다.

「저기 마모루. 미코토나 하나 짱도 찬성해준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지만…… 결혼식, 합동으로 올려볼까?」
「엑, 가이 형들하고 우리들하고 함께?」

놀란건 한 순간. 바로 그건, 최고로 훌륭한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응, 하자! 나, 멀지 않게 하나 짱에게 프로포즈 할거야. 그 때, 제안해볼게!」

이성인인 자신이, 평범한 지구인인 하나에게, 그런걸 요구해도 되는걸까…… 라는 망설임은, 단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애당초 마모루도 하나도, 서로의 마음은 굳건했다. 필요한건, 그저 사소한 계기였을지도 모른다.


――가이와 마모루가 그런 이야기로 분위기를 살리고 한시간 후. 두 여성이 바 스페이스에 왔다. 우츠기 미코토와 하츠노 하나다. 가이와 마모루가 걱정이 되어 상태를 보러 온 것이다. 미코토는 과음하면 꽐라(酒乱)가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술에 강하다. 하나는 술에 약하지만, 스스로의 주량을 잘 알고 있어서, 마모루처럼 허세부리며 과음하는 일은 없다.
그런 둘이 발견한 것은, 카운터에 푹 엎드린 가이와 마모루였다.

「아아, 가이…… 힘들어지면, 알코올 분해하면 될텐데」
「그런 아까운 짓 할 수 있을리가, 이렇게 즐거운 술인데……」
「자, 마모루 군. 물 마셔」
「고마워, 하나 짱……」

하나가 내민 물을 원샷한 뒤, 마모루는 당돌하게 말했다.

「하나 짱……나, 가이 형과 결혼식 올릴거야」
「에엑!?」

당황한건 하나가 아니라 미코토다. 하나는 충격으로 눈을 크게 뜨고, 떨고 있다. 그런 여성진의 모습을 눈치채지도 않고, 가이도 너무 기분 좋은듯 말을 이었다.

「아아, 그렇지 마모루. 교회에서 올릴지(教会式), 신사에서 올릴지(神前式), 정해야지…」
「………」

다음 순간, 하나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미코토가 당황해서 그 몸을 부축한다. 그 후에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 싫어하는 가이를 미코토가 잔소리를 해서, 에볼류더 능력 전개로, 알코올을 분해시켰다. 마모루에게는, GGG 연구부 특제 간기능 증진제를 투여하여, 둘 다 강제적으로 술을 깨게 한 것이다. 취기가 가신 가이와 마모루의 설명에, 미코토와 하나의 오해는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남성진 둘에게는 엄격한 금주령이 떨어진 건 무리도 아니겠지…….


가이와 마모루가 그런 추태를 부리고 있었을 무렵, 카이도와 알루에트는 전망실에 있었다. 24시간 체제인 우주기지에서, 시간감각은 희미해지게 된다. 심야에 밀회중이다……라는 생각은, 둘 다 하지도 않는다. 얼마 전, 『단 둘이서 식사하지 않겠다』라고 카이도가 선언했었다. 그걸 의리 있게 지키는 둘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카이도는 녹차, 알루에트는 애플티다.
이 날, 카이도는 근무시간부터 계속 기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주변에서 우연히 사람들이 안 보이게 된 순간, 알루에트가 물어봤다.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요, 카이도 씨?」
「너는, 뭐든 꿰뚫어 보는구나」

가볍게 놀란 카이도에게, 내심 (그렇게 싱글벙글하고 있으면 제가 아니라도 안다고요!)라며 태클을 걸면서, 알루에트는 말 없이 수긍했다. 그런 소녀의 내심을 눈치채지 못하고, 카이도는 대원복의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소중한 사람이, 결혼하게 되어서 말야. 그게 기뻐서 말이지……」

카드에 보인 것은, 청첩장이었다. 받은 알루에트는 펼쳐보고, 아연실색해졌다.

「카, 카이도 씨. 이, 이 사람……! 유카 씨 아니에요!?」
「그렇지만……?」

솔직하게 수긍한 카이도는, 알루에트가 왜 놀랐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알루에트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카이도가 어릴 적, 기억을 잃었던 시기에 신세를 진 농장의 외동딸. 그녀가 유카 코알라다. 그 후로도, 어른이 된 지금도 카이도는, 그녀를 계속 좋아하고 있었다. 그건 곁에서 봐도 틀림없었다. 그래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알루에트는, 유카를 카이도가 입원한 병실로 데리고 간 것이다.

「카이도 씨. 유카 씨를 좋아했었죠? 친구로서가 아니라……」
「아아, 여성으로서 좋아해」
「그런데, 유카 씨는 다른 남성과 결혼하는건가요!?」

카이도가 보여준 청첩장은, 유카와 낮선 남성의 결혼식 청첩장이었다. 햇살에 그을려 건강해보이는, 그야말로 호청년인 젊은이가, 유카와 같은 사진에 찍혀 있었다.

「그야, 그녀에게는 확실히 교제 상대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때, 병실에서 『사귀고 있다(付き合って)』라고……」
「좋은 친구로서 지내고 있어(づきあい). 그래서 기뻐. 그녀가 행복해지는게」

알루에트가 무엇에 흥분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말투로 카이도는 중얼거렸다. 현기증조차 일어날 것 같은 감각에 사로잡힌 채, 알루에트는 전에 들은 소문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 카이도는 하츠노 하나에게 희미한 연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걸 드러내지 않고, 하나와 마모루를 재회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당신이란 사람은……」

고개 숙이고 작게 중얼거리는 알루에트. 그 어깨는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왜 그러지, 알루에트……?」
「당신이라는 사람은 언제나 언제나 그렇게, 남의 행복만 생각하는거야!?」

알루에트는 엄청 가까운 거리에서, 눈물로 젖은 눈망울로, 카이도의 눈을 들여다봤다.

「가끔씩은 스스로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알루에트의 기세에 밀려, 카이도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수긍했다.

「아, 아아……」

말로는 이렇다지만, 이 사람은 스스로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알루에트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됐어. 지금부터 시간을 들여서, 내가 이해시켜줄테니까……!)

따뜻했던 녹차와 애플티는, 완전히 식어버렸다.



5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
그 날은 가깝다고, 가이――그리고 베터맨들은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언제, 어떤 장소가 될지 예상하기는 불가능했다. 작년, 목성 대결 당시, 가이들은 패계왕 제네식을 웜홀의 너머에 봉인했다.
즉, 다음에 나타날 때는, 어디선가 웜 홀의 출구를 열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게 지구상일지, 또 목성 근방일지, 완전히 다른 곳일지는, 예측하기는 곤란하다.
출현할 시각도, 공간축처럼 시간축이 어긋나있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특정하기 어렵다. 잘못하면 100년 후. 지금의 GGG가 사라진 후에 나타날 일 조차 있을 수 있겠지. 전 우주 규모에서의 영고성쇠를 관장하는 트리플 제로에게 있어서, 100~200년 정도의 엇갈림은 오차의 범위 내일 것이다.
그리고 GGG쪽에도 사정은 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싸움에서 사력을 다해서, 수많은 용자로보들이 큰 손상을 입었다. 정비부 인원에도 한계가 있는 이상, 모든 것을 동시 진행할 수는 없다. 그 중에서 대파한 가오파이가의 수복을 우선시한 결과, 용자로보들은 거의 손도 대지 못 한 상황이다. 이게 끝날 때 까지, 패계왕 제네식의 출현이 늦었으면…… 이라는 기원에 가까운 바람도 있다.
작은 희망으로서, 킹 제이더의 존재가 있다. 강력한 자기수복능력을 지닌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는, GGG의 힘을 빌리지 않고 본래의 기능을 전부 회복했다. 정해된 솔다토 J는 아르마를 위해서인지, 패계왕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었다.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와 함께, 믿음직스러운 힘이 되어주겠지.
그런 상황 속에서, GGG는 초계행동을 강화하며, 패계왕 제네식과의 재림에 대비하고 있었다…….

「……마모루 군」

하츠노 하나가 아마미 마모루를 불러 세운건, 다이빙 챔버로 이어지는 통로였다. 같이 대기하기 위해서, 행동을 같이 하던 카이도 이쿠미는 사정을 헤아려서, 말 없이 먼저 갔다.
파트너의 배려에 내심 감사하며, 마모루는 물어보았다.

「……왜 그래, 하나 짱?」
「저…… 저기……」
「응……」

스스로 불러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는 좀처럼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드문 일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하나는, 스스로의 기분을 말하는게 서툴렀다. 그래서 마모루도 초조해하지 않는다.

「저기…… 뭔지 모르겠지만, 말하고 싶지 않으면,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좋아. 나, 하나 짱이 말하고 싶어질 때 까지, 기다릴테니까」

마모루의 걱정에 감사하며, 하나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말야. 말해야 하는걸……」
「――응」

하나의 결의가 전해진건지, 마모루도 수긍했다. 이어지는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이 둘의 긴장감을, 본인의 의도는 아니지만, 공유해버리는 인물이 있다.
마모루와 하나가 있는 통로의 구석 바로 옆. 모퉁이 뒤에 숨어 있는 사이 히노키다.

(우와, 왠지 곤란한 타이밍에 다가와버렸네. 들어서는 곤란할 것 같지만, 이제 와서 나가기도――)

히노키도 역시 다이빙 챔버에 가는 도중이었다. 부담 없이 말을 걸고, 「바쁜 것 같으니, 먼저 갈게」라고 말하고 지나가면 됐을텐데, 완벽하게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그런 히노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 하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그건 어릴 적 살던 홋카이도의 눈집(かまくら)에서, 누구도 아니고 마모루에게 배운 주문. 그 후로도 계속, 사건과 마주치기 쉬운 체질인 하나를 지켜주었다.
(※역주 : 용자왕 가오가이가 드라마 CD 1 : 사이보그 탄생)
그런 주문에 용기를 북돋운 하나는, 마침내 뜻을 정하고 입을 열었다.

「저기, 마모루 군. 혹시 내가 인류의 적이 되면――」
「에엑!」

마모루는 진심으로 놀랐다. 하나의 분위기로 봐서, 심각한 내용일거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고민일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류의 적"이라는 단어가 나올거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모루 군의 손으로…… 날 쓰러트려줬으면 해」

그 말은, 그늘에서 듣던 히노키에게도 전해졌다. 그저 놀랄 뿐인 마모루와는 달리, 히노키에게는 한가지 짐작가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히노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 마모루의 말투가 거세졌다.

「무슨 소리야!? 하나 짱이 인류의 적이라니, 말도 안 되잖아!」
「나도, 되고 싶어서 되는게 아냐. 하지만…… 하지만……」
「부탁해, 하나 짱. 제대로 설명해줘」

마모루는 하나의 양 어깨를 잡고, 그 얼굴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하나는 고개를 돌렸다. 마치, 마모루의 시선에서 피하려는 듯――

「우리들, 11년 전에, 부부가 되었잖아. 그 별이 보이던 언덕에서――」
「응. 나한테도 소중한 추억――」
「그러면, 고민도 불안도 알려줘. 하나 짱은 이제 혼자서 무서워하지 않아도 좋아. 뭐든 함께 무서워하고, 함께 극복해가자!」

그건 하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기쁜 말이었다. 최근 한동안, 계속 홀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상담하고 싶다. 하지만 할 수 없다. 그런 하나에게 있어서, 역시 마모루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커다란 눈동자에, 굵은 눈물방울이 고인 채 수긍한다.

「……응」

――그 때였다. GGG 오비트 베이스의 전역에 비상경보가 울렸다. 그것도, 특별한 사태에만 발령되는 특급경보. 그게 의미하는건 분명했다. 마모루는 전율과 동시에 그걸 깨달았다.


(―――나타났구나, 패계왕이!!)

(계속)

다음화 2020년 9월 15일(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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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가 대 베터맨~ 제56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8. 16. 00: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 과거의 동료를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지금 여기에,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하여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찾아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년 (1)



1

「……오랜만이네, 시게루」
「아, 안젤리카……」
「본명으로 불리다니, 엄청 오랜만이네. 평상시에는 Doktor 아로 통하니까 말야」

GGG 오비트 베이스의 장관실에는 개인용 통신단말이 존재한다. 한정된 통신량을 전체와 나눠야 하는 우주기지에서, 일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애당초, 아카마츠 GGG 블루 장관이 이 특권을 행사하는 일은 어지간하면 없다. 육친도, 친한 동료도, 대부분이 오비트 베이스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드물게도, 프라이빗 통신을 받았다. 안젤리카 아네모네 아카마츠(Angelika Anemone 阿嘉松)――별거중인 아내로부터의 연락이다. 애당초, 그녀는 GGG 독일 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며, 프라이빗 통신에서도 임무 관련 화제가 많았다. 다만 이 날의 대화는 순수한 부부의――아니, 아버지와 어머니로서의 대화였다.

「미안해! 사쿠라 녀석, 아직 찾지 못했어! 필사적으로 찾고 있지만…… 난, 난……」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에서, 이미 사흘이 지났다. 그건 GGG 블루와 GGG 그린의 총력을 모은 일대 작전이며, 살얼음을 밟듯 얻어낸 승리였다. 그렇기에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 발착 도크의 구석에 주기(駐機)시켜놨던 각성인 V2의 움헤드에서, 아카마츠와 안젤리카의 딸인 사쿠라의 모습이, 어느샌가 사라져버린 것을…….

「모든 대원들의 개인실도 포함해서, 찾을 수 있는 곳은 전부 찾아봤어. 하지만, 어디에도 없어…… 마치, 카미카쿠시처럼, 사라져 버렸다고……」

아카마츠가 어쩔줄 몰라하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오비트 베이스는 중력제어되는 우주기지다. 인간 한명 분량의 질량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유일한 가능성이라면, 이미 기지 밖에 데리고 가졌을 가능성이다. 만약 사고로, 우주공간으로 내팽겨쳐졌다면…… 아카마츠의 마음은 미칠 듯 아파왔다.

「내가…… 내가 곁에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줘. 내 몫까지 그 애를 보살펴준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너니까」
「그쪽이야말로, 스스로를 탓하는거 아냐? 사쿠라를 돌봐주지 못한건, 당신 탓이 아닌데……」

Doktor 아는 십여년 전, 사고로 사지를 잃었다.그녀가 GGG 독일 과학연구소에 틀어박히게 된건 그 탓이다. 애당초 그녀는 로봇 팔의 우수한 개발자이며, 그 기술은 과거의 가이의 사이보그 보디나 용자로보의 사지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 본인의 의수와 의족이 된건 짓궂은 운명이었다.
아무튼, Doktor 아, 안젤리카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용자로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독일에서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다. 사쿠라도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통신으로 가끔씩 이야기할 뿐인 관계에 납득하고 있었다――납득하고 있는 듯 보였다.

「사람의 마음을 제법 이해할 수 있게 되었네. 시게루. 나도 기쁜걸」
「그만 둬. 그 무렵의 꼬맹이가 아니라고. 이제 나이도 적당히 먹은 중년 아저씨고, GGG의 장관이다만」
「……내게 있어서는, 언제나 그 무렵의 사랑스러운 소년인 채로야. 너는」

Doktor 아의 눈동자에 비쳐지는 건, 20세에 만난 은사의 조카인, 14살 소년의 모습인 듯 했다…….



2

「………여」

그런 인사일지, 신음일지 모를 소리를 내며, GGG 블루 장관이 메인 오더 룸에 들어왔다. 당직 스텝들이 놀라서 아카마츠를 바라봤다.

「장관!」
「벌써 복귀하시는건가요!?」

하츠노 하나와 우시야마 카즈오가 무심코…… 이런 소리를 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 사후처리 후, 사쿠라의 행방불명을 알고, 스스로 휴식을 신청했던 것이다. 1주 정도는 임무를 할 경황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겨우 24시간만에 복귀한거니까.

「저…… 이제 괜찮은건가? 좀 더 진정된 후라도……」
「뭘 나사 빠진 소리를 하는거냐!」

양 롱리 답지 않은 걱정에, 아카마츠는 일갈했다.

「우리들의 일은 말이지잇! 부모를 잃는 아이나, 아이를 잃는 부모를 만들지 않기 위한거다! 언제까지 쉬고 있을 틈 있겠냐!」

이 때, 아카마츠의 눈가에, 빛나는게 보였다. 하지만, 그걸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흐음…… 훌륭하게 자랐구만」
「정말, 영감탱이의 아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
「넨장 영감탱이! 르네!」

이 곳에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친부와 이복동생의 말에, 아카마츠의 소리가 뒤집혔다.

「……태도는 훌륭해졌지만, 말투가 거친건 여전하구만」

자신이 감정적으로 된 모습을 보여서, 아카마츠의 표정이 조금 붉게 물들었다. 뭐, 오랜 교제인 야마 영감이라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에 지나지 않겠지만.

「지금, 둘에게서 패계의 권속으로 있던 사이의 일을 듣고 있었던 참이다. 다행이라기에는 씁쓸하지만, 기억의 연속성은 유지되고 있는 듯 해서 말이지」

시시오 라이가와 르네 카디프 시시오가 이 메인 오더 룸에 있던 사정에 대해서는 양이 그렇게 설명했다.
평상시라면 아무리 나쁜 버릇을 지적받아도 기 죽지 않을 불량노인이,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인지, 내 손으로 인류를 멸하려고 했다니, 한심해서 눈물만 나오는구만」
「……그래도, 좌절하고 있을 정도라면, 해야 할 일을 하는게 좋으니까 말이지. 후회도 속죄도 그 후에 하면 돼」
「헷. 저 영감탱이 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좋은 마음가짐인걸」

아직도 죄의식에 시달리는 라이가와는 달리, 르네는 이미 회복한 것 같았다. 활수한(気っ風のいい) 여동생의 태도에, 아카마츠의 표정이 밝아졌다. 르네도 역시 아카마츠를 향해 히죽 미소지었다.
(※활수하다 : 털털하고 쪼잔하지 않고 기분좋게 멋있다라는 의미. 사람의 성격을 표현하는 형용사.)

「이봐! 너희는 남매 똑같이, 부모를 디스하냐, 끄윽!」

방금 전까지 낙담했을 부친이, 아들과 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런 광경을 보며, 알루에트가 중얼거렸다.

「성격은 역시 부모 자식 쌍둥이구나. 외모가 닮지 않아서 다행이네」
「……알루에트 짱. 너무 솔직해」

중얼거린거 치고는 소리가 너무 컸을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하나가 당황해했다. 다만, 그런 말을 들은 사람 중 한명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지만.

「괜찮아. 프랑스 소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게 장점인걸」
「그래 그래」

르네와 알루에트가 서로 웃었다. 사실 이 둘에게도 같은 국적 이상의 인연이 있었다.

「……그건 어쨌든 놀랐네. 그 때의 꼬맹이가 이렇게 커져서, 내 오퍼레이터를 해 주다니」
「오. 그러고 보니 알루에트는, 어릴 적에, 르네와 함께 수수한 적이 있었던가」
「네. 바이오네트에게 납치된 미코토를 되찾으려고」

그건 알루에트가, 아직 5살의 천재아로 GGG에 협력하고 있었던 무렵의 이야기다. 가오파이가 용으로 개발된 신형 가오머신이 바이오네트에게 탈취되고, 미코토가 납치된다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알루에트와 르네는 그 수사과정 도중, 한 때 행동을 같이했던 것이다.

「그 이후 콤비 부활이라는건가. ……응? 오퍼레이션이라니, 무슨 이야기지?」

아카마츠가 의문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건 타이가 특무장관이 바로 조금 전 승인한 결정사항이었으니까.

「GGG 그린 장관이, 베터맨이 가지고 온 가오가이가를 타게 되어서, 가오파이가가 남게 되었지. 그걸 르네 군에게 맡기기로 한거다」

양의 설명에 아카마츠가 눈을 크게 떴다.

「뭐, 뭐라고오오! 너도 파이널 퓨전 할 수 있는거냐?」
「할 수 있는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거니까」

단언하는 르네의 말에, 라이가가 보충했다.

「뭐, 내가 만든 사이보그 보디고, G스톤의 보유자니까 이상하지 않겠지」
「옛날 가이에 비하면 생체파츠의 비율이 많지만. 그 점은 영감탱이와 알루에트가 조정해주는 것 같아」

르네의 이 말에 아카마츠도 납득했다.

「으으음, 가오파이가의 하드와 소프트 개발자가 모이니, 그런 것도 할 수 있는건가…」

한 순간이라고 해도, 귀여운 딸이 행방불명된 슬픔을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며칠만인지 아카마츠는, 평상시의 호쾌한 미소를 지었다.

「한다면 그건가? GGG는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가. 세 용자왕을 운용할 수 있다는건가. 이거 굉장한걸!」

아카마츠는 순수하게 기뻐했지만, 실제로는 베터맨이 가지고 온 초대 가오가이가를 취급하는데는 신중론도 있었다.
가이를 적대시하는 베터맨에 의한 무언가의 함정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는 가이 본인이 반론했다.

「그 때, 난 베터맨 라미아의 의지를 받았어. 패계왕을 이기기 위해, 모든 힘을 결집한다――그 녀석의 의지에 거짓은 없었어. 난 알아」

그리고, 여러 해석데이터를 통해, 이 갤레온이 2005년 4월 7일에서 옮겨져 온 것이 확정되었다. 가오가이가의 첫출격. EI-02와 싸웠던, 틀림없는 그 날이다. 원종대전 동안, 가오가이가는 외견은 변하지 않아도, 몇번이고 버전 업과 개수를 반복하고 있었다. 최초기형 기체로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전혀 문제 없어! 개수된건 주로 가오머신이고, 그 쪽은 2017년 버전의 최신모델을 쓰니까, 오히려 성능은 압도적으로 향상하고 있다고. 응」

그렇게 말하며 확실하게 보증한건 시시오 라이가다. 가오파이가와는 달리, 가오가이가를 개발한건 시시오 레오다. 죽은 남동생이 만든 초대 가오머신의 선진적인 개발사상과 확장성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평가한 사람이 라이가였다.
무엇보다도, 이 갤레온은 삼중련태양계의 G크리스탈로 재조정되기 전의 상태다. 2003년의 EI-01와의 교전으로 내부 블랙박스가 손상,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걸 보충하고도 남을 가이의 에볼류더 능력이 있다. 퓨전하는 것과 동시에 가이가 자신의 신경계를 블랙박스에 접속, 보완하는 것으로 2005년보다도 아득하게, 갤레온의 능력을 끌어내는게 가능할거라 여겨진 것이다.
하지만, 초대 가오가이가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혹은 위험성은, 다른 곳에 있었다.

빅 오더 룸에서 이어지는 정비블록에서, 한 정비부원이 같은 제복을 입은, 비슷한 외모의 대원에게 보고했다.

「……형. 갤레온 정비 끝났어」
「그래. 지금 체크중이야」

보고한 사람은 우시야마 스에오. 보고된 사람은 우시야마 카즈오. 네 형제의 장남과 막내이며, 비슷한 것도 당연하다. 원래는 10살 이상의 연령차가 있지만, 장남이 연령 그대로 10년 후의 태양계에 귀환했기에, 외견은 완전히 동년배였다.

「……응. 완벽하네. 제법 성장했구나. 스에오」

카즈오가 안 그래도 가는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남동생을 칭찬했다.

「헤헤, 지금의 카즈오 형과 동갑이 될 때에는 틀림없이 앞질러줄테니까!」
「아무래도, 말만 그런건 아닌 것 같네」

동일한 GGG 정비부원이 된 우시야마 츠구오와 스에오에게 있어서, 카즈오는 동경하는 선배이면서도, 구름 위의 존재 였다. 하지만, 지금의 스에오는, 발돋움에 따라 손이 닿을 것 같이 여겨졌다.

「그러고 보니 갤레온 말인데……」
「뭔가 신경 쓰여?」
「응. 우리들이 보기에는, 10년 이상 전의 상태니까. 블랙박스의 손상부분이라던가 수복해보는게 어떨까 하는데」
「……절대 안 돼」

언제나 온후하던 카즈오 답지 않은 강한 어조로 부정되었다.

「역시구나……. 자칫 잘못하면, 역사가 바뀌어 버리는걸」

유혹을 느끼기야 하지만, 물론 스에오도 이해하고는 있다. 이 갤레온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 혹은 위험성이란, 역사의 개변의 위험성이다.
베터맨들은 약속했다. 패계왕과의 싸움이 끝난 후, 갤레온을 원래 시대로 돌려보낸다고. 잘못 건드리면, 역사에 어떤 영향이 나올지, 그 누구도 모른다.
갤레온을 결코 상처입히지 않는다. 비록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손대지 않는다. 그것이 GGG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우시야마 카즈오에게는, 또 하나의 이유가 존재했다.

「이 갤레온은 분명 일부 파손되어서, 문제도 있어. 하지만, 이 녀석과 시행착오하는건, 10년 전의 형들의 특권이야. 지금 시대의 인간이 손을 대서는 안 돼」

카즈오는 지나가버린 나날을 그리워하듯 중얼거렸다.

「형들 스스로 말이지……」


――드디어 찾아올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 그것이 내일 있을 일일지, 몇달 뒤가 될지, 혹은 다음 시대의 사람들이 맞이할 시련이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GGG는 싸움의 준비에 우선순위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즉,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가의 3대 용자왕이,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이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사투로 손상된 용자들의 수복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정비부나 연구부가 불면불휴의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기동부대에게는 또 다른 의무가 존재했다. 다음의 싸움에 대비하여,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다.

그 날,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인 우츠기 미코토는 약간 짧은듯한 근무시간을 마치고, 개인실로 돌아왔지만, 거기에는 내방자가 있었다.

「……죄송해요. 개인실까지 와 버려서」

사전의 약속을 통해, 미코토의 방을 찾아온 것은, 같은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인 하츠노 하나였다. 신 체재가 된 기동부대에서는 미코토가 가오가이가, 하나가 가오가이고, 이 곳에 없는 알루에트가 가오파이가의 오퍼레이트를 담당하게 되어 있다.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나도 하나 짱과는 여러모로 이야기 하고 싶었으니까」
「아, 저도 묻고 싶은게 있었어요!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의 마음가짐이라던가, 프로그램 드라이브때 주먹의 각도라던가…… 저, 바로 손목이 아파져버려요」
「아. 그거 조심하지 않으면 골수염에 걸려버리는걸」
「알루에트 짱하고 둘이서, 미코토 씨의 기록영상 보면서 연구했어요」

하나는 몸을 내밀며 뜨겁게 말했다.

「어떻게 하면 손목이 아프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답게 프로그램 드라이브 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 결과물이, 하나의 양손 드라이브이며, 알루에트의 회전 드라이브다.

「어머, 그런 영상 남아있었어!?」

미코토의 근무풍경은 일찍이, TV프로에서 밀착취재된 적도 있었다. 기록영상이 남아있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미코토 본인에게는, 후배들이 그걸 참고하고 있었다고 듣는건, 부끄럽달까, 간지럽달까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불쾌한건 아니다.

「하지만 기쁘네…… 하나 짱만이 아니라, 알루에트도 후배가 되어주다니…… 언젠가 이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실현되어 버리다니」
「저희들에게는, 눈 깜짝할 시간이 아니었어요」
「아, 그런가. 그렇지!」

천연스럽게 눈치채지 못했던 미코토는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선배지만, 그런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하나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렇게 되면 오늘은 소중하게 간직해둔 프로그램 드라이브나, 세이프티 디바이스 릴리브나, 이미션 가르쳐 줄테니까!」
「네, 코치!」

하나는 기쁜 나머지, 무심코 그렇게 대답해버렸다. 사실, 마음 속에는 기쁨만이 아니라, 불안 덩어리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아, 못 물어봤어…… 사실은 그 이야기가 듣고 싶었는데……. 미코토 씨가, 기계신종이 되어버렸을 때의 이야기를……)



3

사이 히노키는 어떤 연락을 받아 의무실에 찾아갔다. 실버리온 크러셔 속에서 회수된 27번째의 제로핵. 즉, 구 GGG 최후, 그리고 수수께끼의 귀환자가 정해되어 요양하고 있었지만, 의식을 회복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매우 닮아있어……)

침대 위에서 반신을 일으킨 남성의 옆모습을 보고, 히노키가 가진 감상이었다. 그 인물의 이름은, 사기노미야 타카시(鷺の宮隆). 몇달 전, 알저논이 발병하여 오비트 베이스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의 친형이다. 일본과 프랑스인의 하프였던 카무이의 머리카락은 짙은 갈색이었지만, 부모님이 둘 다 일본인인 타카시의 머리색은 칠흑. 둘의 외견의 차이는 그 정도였다.

「저기, 사기노미야 대원…… 이군요」
『넌…… 사이 히노키 군, 이구나』

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건가…… 그렇게 물으려다가, 히노키는 좀 더 놀라야 할 일을 눈치챘다. 지금, 사기노미야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의지가, 히노키의 머리속에 흘러온 것이다.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그런 의지를 발한 사기노미야의 이마에는, 십자광이 점멸하고 있었다. 그 의미는 명백했다. 적어도 히노키에게 있어서는.

『그래. 난 목성결전 당시 언어능력을 잃었지. 대신 얻은거다…… 림피드 채널 능력을――』

자신의 몸에 일어난 지금까지의 경위를 사기노미야는 설명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05년 12월. 당시 GGG는 목성에서, 기계 31원종과의 최종결전에 임하고 있었다. 그 격전 도중, 백식사령부다차원함 〈스사노오〉가 굉침당했다. 첩보부원으로 스사노오에 탑승하고 있었던 사기노미야는, 그대로 우주공간을 표류하게 된 것이다.
우주복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진공공간에서 즉사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산소 잔량에는 한계가 있다. 격전 도중인 GGG가, 구조하러 와줄 전망은 적다.

(내 생명도, 겨우 몇시간인가……)

사기노미야는 죽음을 각오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사기노미야 타카시는, 다른 무언가로 변모하여 살아남은 것이다――

『그 때의 난, 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 하지만, 지금이라면 알고 있어. 난 농밀한 더 파워의 흐름에 휩쓸린거다』
「농밀한 더 파워라니, 그건 즉……」
『그래. 오스 오버 오메가…… 트리플 제로다. 난 그 시점에서,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린거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고는 해도, 윤리관이 변질될 뿐, 육체적으로 다른것으로 변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로핵이라는 상태가 되는 것 만은 할 수 있다. 사기노미야는 이렇게 제로핵이 되어, 가사상태로 우주를 표류했다.
그에게 있어서 다행이었던 점은, 그로부터 1년 반 후, 갤리오리아 혜성의 궤도 바로 근처를 지나게 된 것이다. 마침 그곳에 반란자 취급으로 삼중련태양계를 향하던 GGG 디비전 함대가 왔다. 그리고, 디비전 함대는 갤리오리아 혜성이라는 차원게이트에 돌입하기 직전, GGG의 식별신호를 발하던 제로핵을 회수했던 것이다.

「그러면, 사기노미야 대원은 그 때 이미……」
『그래. 난 의식 없는 제로핵인채로 GGG의 동료들과 함께, 레프리진 지구에 가게 되었어……』

원래는 GGG는 회수한 제로핵을 철저하게 조사했었을 터. 하지만, 이 때 그들 눈 앞에는 레프리진 지구라는 방대한 조사대상이 존재했다. 게다가 그 직후, GGG 대원들은 솔 11 유성주에 의한 신경공격에 시달려버렸다. 사기노미야의 제로핵은, 최격다원연도함 〈타케하야〉의 구석에 방치되게 된 것이다.

『그 후, 솔 11 유성주와의 결전을 거치고, 오렌지사이트에서…… 난 터무니 없는 죄를 범하게 되었어…… GGG 동료들에게, 아니. 전 인류에게…』

기구한, 너무하도 기구한 운명을 강요당해버린 남자의 눈에, 굵은 눈물이 떠올랐다.

(계속)

다음화 2020년 8월 31일(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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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패계왕~가오가이고 대 베터맨~ 제55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7. 31. 18:00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을 이긴 GGG. 시시오 라이가를 되찾아서, 디스크 X 양산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가오가이고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는 흉보가, 오비트 베이스에 날아왔다! 전설의 솜니움이라 불리는 데우스는, 패계 가오가이고를 2005년으로 보내서, 패계의 권속에게 패배하는 역사를 개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라미아들에게 방해받았다.
한편, 2017년의 GGG 오비트 베이스에는 패계왕 킹 제이더가 습격해왔다. G스톤과 J쥬얼의 빛을 거듭한 실버리온 크러셔의 맹공을 막아낸 GGG. 패계왕 킹 제이더의 내부로 돌입한 가이와 카이도는 직접 정해를 통해 솔다토 J와 르네를 되찾는 것을 성공했다. 하지만, 패계왕 킹 제이더는 멈추지 않는다. 거기에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출현한다――강철의 사자를 데리고.


number.08 禽 -PHOENIX- A.D. 2017 / 2005년 (8·完)



9(承-前)
에볼류더 가이는, 갤레온과 퓨전하는 것으로, 메카노이드 〈가이가〉가 되었다!

(이건……역시, 그 갤레온이 아냐!)

퓨전한 가이에게 있어서, 그 기체는 구석구석이 자신의 육체나 마찬가지가 된다. 외관을 봤을 때도 희미하게 눈치채고는 있었지만, 일심동체가 된 지금, 그 태생이 분명했다.
가이가의 모습은 메인 오더 룸의 메인 스크린에도 비춰지고 있었다.

「어이어이, 저 녀석은 웜홀의 저 너머로 되튕겨졌잖아!? 왜 여기 있는거냐고!」
「아뇨, 다릅니다! 저건 제네식 갤레온이 아냐……… 저건!」

아카마츠의 의문에 답한건, 이 곳의 사람들 중 제네식 갤레온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경험이 있는 우츠기 미코토였다.

『미코토가 말하는대로야. 이건 제네식 갤레온이 아냐. ――"갤레온"이야!』

통신 모니터에서 퓨전중인 가이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떻게 된거냐 가이! 레프리진이라는거냐?」

휴마 참모가 되물었다. 복제라면 설명은 되지만, 눈 앞의 갤레온은 레프리진에게 일어나던 색소의 저하가 보여지지 않는다.

「나도 몰라. 하지만, 한가지 말할 수 있어. 이건…… 나와 같이 싸워나간, 그 갤레온이야. 특무장관, 파이널 퓨전을!」

여기서 판단을 망설이는 인물에게, GGG 장관 되는 자격은 없다. 타이가 코타로는 즉결했다.

「좋아…… 난 용자의 판단을 믿는다. 파이널 퓨전, 승인!」
「라져……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승인을 받고, 미코토가 주먹을 휘둘렀다. 보호 플라스틱이 부서지고, 그 바로 아래 드라이브 키가 밀어넣어졌다.
지금까지 여러 장관이 승인하고, 여러 오퍼레이터들이 프로그램을 드라이브 시켜왔다. 그리고 여러체의 용자왕이 탄생했다. 하지만,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다. 그들의 손에 의한 승인과 프로그램 드라이브와――

「파이널 퓨전!!」

가이가는 그렇게 외치며, EM토네이도를 발생시켰다. 오비트 베이스에서 사출된 가오머신 무리가 그 안으로 돌입해간다. 비록 예비기라 하더라도, GGG 정비부는 일상인 메인테넌스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평상시에는 쓰일 리 없는 초대 가오머신이더라도, 그 가동상황에 문제는 없었다.

「가오가이가!!」

EM토네이도가 개이자, 거기서 나타난 것은, 그야말로 용자왕 가오가이가였다. 일찍이, 존더리안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낸 강철의 거신.
시작의 용자왕이, 거기 있었다.

「Oh, 오랜만이라GO……!」
「대장의 저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우리들은 영상으로밖에 몰라…… 하지만, 정말 멋져……」

이미 싸울 힘을 잃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용자로보군단이 감탄했다. 일찍이 함께 싸운 GGG 그린의 용자들도, 기록으로밖에 모르는 GGG 블루 후진들도, 초 AI가 달아오르는걸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향해, 최신의 용자왕이 흘러왔다. 아니,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던져온 것이다. 상초룡신과 격룡신이 당황해서 받아냈다.

「가오가이고!」

상초룡신은 껴안게 된 가오가이고에서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Z0 시밀러가 검출되지 않아……!)

연락두절 전, 가오가이고는 틀림없이 패계의 권속이 되어 있었을 터. 하지만,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져있었다.
2005년에서 옮기기 직전, 라칸의 펙토포레이스로 정해한거지만, 카타프락트는 그걸 전하려 하지 않았다.

「난폭하잖냐! 어이, 무슨 짓이야!」

또한 격룡신의 항의에 응하지 않고, 카타프락트는 발길을 돌렸다. 일부러 무시한건 아니다. 림피드 채널을 이용하는 솜니움은, 생체가 아니면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원래라면, 이렇게도 전하고 싶었겠지.

『그 안에 있는건, 우리들의 희망 되는 자. 정중히 다루도록』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의사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카타프락트는 말 없이 전장으로 향했다. 패계왕과 용자왕이 격돌하는 전장으로――

「괜찮아…… 가이 형과 갤레온이 함께 있으면, 패계왕에게도 지지 않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모루는, 얼마 안 되는 남은 가동시간을 구사하여, 각성인 V2를 오비트 베이스의 이발착 포트에 주기(駐機)시켰다.

『오, 마모루. 미안하지만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다!』

기체를 정지시킬 틈도 없이, 아카마츠가 통신을 넣어왔다.

『슬슬 이쿠미나 제로핵을 실은 구명정이 돌아온다. 협력해서 정해해줘라!』
「알았습니다! 아, 하지만 움 헤드의 사쿠라 누나를……」
『전투 종료 후, 바로 의무실로 옮기마. 넌 정해를 서두르거라! 지금 기동부대가 가오가이고를 데리고 귀환중이다!』
「케이타 형과 히노키 누나가…… 알겠습니다!」

베터맨이 넘겨줬다는 가오가이고. 마지막에 확인되었을 때는 패계의 권속이 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 헤드 다이버를 포함하여, 서둘러서 정해해야만 한다. 라칸의 정해를 모르는 아카마츠의 판단은 당연하여, 마모루의 머리속에서도 이 때, 사쿠라에 관한 것은 잊혀졌다. 아니, 잊은 건 아니지만. 오비트 베이스로 돌아온 이상 당장 위협은 없다. 그렇게 마음먹은 탓에, 그녀를 각성인 V2의 움 헤드에 방치하게 되었다. 그 판단미스를, 아카마츠도 마모루도 곧 깊게 후회하게 된다.



10
「우주의 섭리를 위해…… 아직 싸움을 멈출 수는 없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서, 토모로 0117의 목소리가 울렸다. 솔다토 J와 르네가 정해된 지금도 여전히, 패계의 권속으로 싸우고 있다.
전 주파수대로 발신된 그 소리를 들으며, 구명정에서 오비트 베이스에 내려선 솔다토 J는 무력감에 자신의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부탁한다, 가이…… 토모로를, 내 벗을 구해다오……」

이 긍지 높은 전사가, 타인에게 무언가를 부탁한 일 따윈 한 번도 없었다. 바라는 일이 있다면, 자신이 싸워서 이뤄낸다――그것 밖에 모르는 생애였다. 하지만, 킹 제이더가 적이 되어버린 지금, J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비는 것 뿐이었다.
(※역주: 실은 삼중련 태양계의 레프리 몽생미셸에서 구속당했을 때 르네에게 딱 한번 봉인해제를 부탁한 적이 있다.)

「믿자고…… 용자들을」

J의 옆에 르네가 서 있었다. 조금도 불안도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그녀는 말을 이었다.

「저 녀석들은 지금까지, 기적을 일으켜 왔어. 분명, 앞으로도!」

그 말은 힘을 지니고 있었다. 싸울 방도를 잃은 전사의 마음에, 다시 뜨겁게 불길을 타오르게 할 힘을.

타케하야 파츠――즉, 손잡이만 남은 실버리온 크러셔를 내던진 패계왕 킹 제이더가 오비트 베이스를 향해 자세를 잡았다. 전신의 반중간자포, 메이저포, ES미사일, 그리고 제이쿼스를 일제 발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버리온 크러셔가 아니더라도,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그 공격을 받으면, 오비트 베이스는 조금도 버티지 못한다.

「프로텍트 리플렉터의 재가동은!」
「앞으로 602초가 필요합니DA!」

타이가 특무장관의 물음에, 스완 화이트가 대답했다.

「기동부대 녀석들은 재출격할 수 없는거냐!」
「무, 무리에요…… 모두 손상이 심해서……」

아카마츠 장관의 고함에 답한건 하츠노 하나였다. 실버리온 크러셔를 틀어막으며 데미지를 입은 용자들은, 가오가이고를 따라 귀환한 직후다. 수리나 메인테넌스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재출격을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지금 의지할 수 있는건――」

타이가와 아카마츠가 메인 스크린을 바라봤다. 거기에 비춰진 것은, 1기와 1체의 모습이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갤레온을 중핵 삼는, 초대 가오가이가. 가이는 에볼류더의 능력을 구사하여, 그 세부를 최적화시켜갔다. 삼중련태양계의 G크리스탈에서 수복받기 전, 블랙박스가 손상된 갤레온은, 기능에 제한이 많다. 그걸 가이 스스로 보충하며, 2017년 버전으로 업데이트 된 가오머신과 적합시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보충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다. 스텔스 가오 Ⅱ는 가오가이고에 사용되고 있기에, 스텔스 가오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전익기(全翼機)는 대기권내 용이다. 우주공간에서 쓰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그 기동성은 현저히 저하된다. 에볼류더의 능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건 아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로 향하는 가오가이가. 가속이 부족한 그 기체의 옆에,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늘어섰다.

『에볼류더 가이. 우리들의 힘을 빌려주마』
「베터맨 라미아…… 패계왕에 승리하기 위해서인가!」

머리 속으로 흘러들어온 림피드 채널에, 가이는 자신의 의지를 답했다.

「좋아. 비록 네가 천적이더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이의 의지에 수긍한듯한 의식의 물결이 떠들석해진다. 다음 순간,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분해되었다. 아니, 합체를 푼 것이다. 포르테, 오우그, 투르바, 아리만, 루메, 폰두스…… 여섯의 변신체가 가오가이가의 전신에 달라붙어간다.

『음……Pectusfollis.Sanctus!』
가이가 이름을 모르는 베터맨의 의지가 흘러왔다. 이어서 무지개빛 면역입자들이 베터맨 변신체에 쏟아졌다. 다음 순간, 그들은 가오가이가의 전신에 증가장갑(増加装甲)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유카탄 반도에서 신룡신에게 합체한 것 처럼, 이번은 가오가이가의 새로운 힘이 된 것이다.
몽인(夢人)들솜니움을 두른 용자왕――― 그 이름은, 몽장 가오가이가!

『――가라, 용자의 왕이여』
「너한테 그런 말 듣지 않아도!」

다리 파츠에 융합한 폰두스의 중력제어가, 불안정했던 가오가이가의 궤도에 지향성을 준다. 압도적인 기동력으로 몽장 가오가이가는 허공을 달려갔다.


그리고, 실은 이 때――은밀하게 싸우는 자도 있었다. 빅 볼포그다. 패계왕 킹 제이더가 타케하야를 내던졌을 때, 그는 다친 몸으로 오비트 베이스를 뛰쳐나와, 그 내부로 돌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케하야 내부에서 빅 볼포그가 대치하고 있던 것은, 또 하나의 패계의 권속――패계 피기짱. 트리플 제로로 인해, 전투력이 이상강화된 메이드 로보와의 사투를 홀로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반드시, 제가 구해내겠습니다!」

「……킹 제이더, 전 무장. 일제 발사……」

트리플 제로로 침식된 토모로가 지령을 내린다.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거체에서, 모든 무장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에너지와 미사일과 제이쿼스가, 오비트 베이스를 향해 쏘아진다. 인류방위의 요새도, 이 공격에는 조금도 버티지 못하겠지.
그렇지만 메인 오더 룸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희망을 잃지 않는다. 모두가 기적을 믿으며, 메인 스크린을 보고 있다.

「가이……!」

오퍼레이터 석의 우츠기 미코토가,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가장 믿음직한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린 순간, 기억이 일어났다. 모든 공격이 명중된다 생각한 순간, 오비트 베이스 앞으로 고속으로 돌입해오는 그림자!

「프로텍트 쉐이드!」

몽장 가오가이가가, 왼팔을 전방으로 내밀며 배리어 시스템을 전개한다. 차례대로 착탄한 반중간자와 메이저와 미사일은, 모두 궤도가 별 형태로 만곡되어 튕겨내졌다. 하지만, 킹 제이더 최대의 공격인 제이 쿼스의 돌진을 멈출 수는 없다. 물리적인 압력이 배리어 시스템을 돌파, 몽장 가오가이가에게 명중한다.
아니, 종이 한장 차이로 명중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종이가 아니다. 매우 얇은 세포층이다. 해서생물처럼 얇은 세포층이 초진동하여 에너지를 받아넘긴다. 밝게 빛나는 베터맨 루메가 망토처럼, 몽장 가오가이가의 동체를 보호하고 있다. 운동에너지가 감쇠된 제이쿼스를, 몽장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잡았다. 그것도, 포르테의 팔 파츠가 융합된, 궁극의 강완(剛腕)이!

「패계왕! 돌려주겠어!!」

제이쿼스를 쥔 채로, 오른팔뚝이 고속 회전을 시작했다.

「브로큰 매그넘!」

그리고, 그대로 쏘아냈다! 제이쿼스를 쥔 채로의 몽장 브로큰 매그넘이 우주공간을 달린다. 한 순간 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 직격, 마치 프로펠러처럼 기체 표면을 찢어갈랐다.

「아아아아앗!」

참지 못하고 토모로가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트리플 제로의 재생력은, 그대로 죽는걸 용서하지 않는다. 베이스인 제네레이팅 아머의 기능이 배가되어, 단일구조결정장갑이 순식간에 수복되어 간다.
하지만, 패계왕이 이어지는 제2격을 쏘려는 순간, 적은 이미 눈 앞까지 와 있었다. 폰두스의 중력제어와 날개와 융합한 투르바의 폭풍으로 급가속한 몽장 가오가이가가, 패계왕의 바로 앞까지 육박, 등 파츠에서 뻗은 아리만이, 크래쉬 휘퍼(Crash Whipper)가 되어 패계왕의 상반신을 연타한다.

『자 자 자!』

패계왕 킹 제이더의 가슴부 중앙에, 물질붕괴점――크럼블 포인트가 떠올랐다.

『저기에 때려박아라, 에볼류더!』
「알고 있다고, 베터맨!」

몽장 가오가이가가 양 팔을 좌우로 펼쳤다.

「Hell and Heaven!!」

오른손에서 공격의 에너지가, 왼손에서 방어의 에너지가 휘몰아친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음… 이 힘도 쓰거라』

오른팔에는 포르테가 장착되어 있듯, 왼팔에는 오우그의 힘이 깃들어 있다. 몽장 가오가이가의 배 이상으로 부풀어오른 양 팔에서, 두개의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겜·기르·간·고·그훠……」

그리고, 두 주먹이 가슴 앞에서 하나 되어――

「Vitaaaaaaaa!!」

몽장 가오가이가가 기체채로 돌진, 양 주먹을 패계왕 킹 제이더의 가슴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손가락이 찾던 것을 도려냈다!!


「하아아아아앗!」

뽑아내진 오른손이 쥐고 있던건, J-Ark의 메인 컴퓨터 〈토모로 0117〉, 그리고 왼손이 쥐고 있던건 쥬얼 제너레이터. 두뇌와 심장을 잃은 패계 킹 제이더의 눈동자에 빛이 사라져갔다.
그리고,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거체의 전신에 금이 퍼지고――트리플 제로로 침식당했던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는 폭발사산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메인 오더 룸의 면면에서도 환호성이 흘러넘쳤다.


「그래야만…… 용자다!」

타이가 코타로의 이 말이, 이 곳에 울린 것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뒤가 된다.


그리고, 우주공간을 감도는 반괴한 기체도, 감개를 품고 있었다.

(이제 다시금, 같이 싸울 수 있군요. 토모로 0117……)

펜치논, 그리고 토모로와는 기구한 인연으로 이어진 빅 볼포그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격투로 상처입은 첩보로보――그 팔에는, 확실하게, 최후의 친족에게서 적출한 AI블록을 껴안고 있었다.


「J…… 이걸로, 다시 모두 모였구나」
「……아아」

카이도 이쿠미와 솔다토 J도 수긍했다. 애당초 아르마와 솔다토 전사와 J-Ark는 셋이 한 팀의 존재였다. 하지만, 붉은 별이 괴멸한 그 날, 대부분의 전사는 쓰러지고, 우연히 지구에서 만난 그들이 새로운 한 팀이 된 것이다. 그건 우연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운명이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굳은 인연을 같이 공유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뿔뿔히 흩어졌던 이 팀은, 겨우 드디어, 하나가 되는 날이 찾아온 것이다.
킹 제이더는 폭산했지만, 다시 일어설 날은 온다. 아르마와 라티오의 정해를 받으면, 벗은 전사로 돌아와, 기체의 재성도 가능해지겠지. 불사조는 결코, 전부 타서 잿더미가 되는 일은 없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불 속에서 되살아나니까――
그런 전사들을 바라보는 르네에게, 옆에서 말이 걸려왔다.

「이런. 네가 그렇게 따스한 눈빛으로, 남을 볼 수 있게 되었다니」
「……누구야, 너?」
「어이! 르네! 설마 기억장해냐? 파트너를 잊어버린거냐!?」
「아, 포르코트인가」

야유나 심술부린건 아니다. 정말 눈치 못 챈 것이다. 무리도 아니라면 무리도 아니지만. 빅 포르코트와 말을 주고받는건 처음이었으니까.
10년 전, 르네와 GGG가 여행을 떠났을 때, 포르코트는 GS라이드도 변형기능도 잃은, 그저 특수차량이었던 것이다. 그 후, 다시 GS라이드를 얻어 건머신과 합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런 사정을 르네가 알 방도는 없었다.

「너무해…… 모습을 본 적이 없어도, 목소리로 눈치챈다거나, 영혼의 연결이라던가……」
「너, 영혼 없잖냐」
「그렇지 않다고, 르네! 내게도 영국 신사의 긍지와 영혼이……」
「아, 시끄러워, 또 개똥 밟은 뒤 타버린다!」

악담을 하면서도 르네는 즐거워보였다. 일찍이, 샤쇠르의 수사관으로 활동하고 있었을 무렵에는, 이런 대화를 반복하는게 일상이었다. 터무니 없는 시간과 공간을 넘는 여행을 거쳐, 겨우 사자의 여왕리온 레느(Lion Reine)도, 돌아올 곳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런 대화가 이루어지는 데크의 일각에서, 사소한. 하지만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주기상태로 방치되고 있던 각성인 V2의 움 헤드에는, 아직도 혼수상태인 사쿠라가 남겨져 있었다. 거기에,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대단히 기다렸지만, 드디어 그들도 돌아온 것 같네』

림피드 채널로 사쿠라에게 말을 건 것은 베터맨. 전설의 솜니움 데우스다. 물론 대답을 기대한것은 아니다.

『이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2005년에 남겨져서, 템푸스의 열매를 빼앗긴 데우스는 시간의 강을 건너 이 2017년의 오비트 베이스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12년동안,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카타프락트가 출현하는 이 날, 이 순간에 온 것이다.

『라미아 군, 너희들은 내가 지적한 결전의 때를 두번까지 극복했어. 하지만 세번째는 그렇게 되지 않아…… 내가 더욱, 너희들에게 시련을 내려주마』

이마에 십자광을 점멸하며, 소년처럼 보이는 솜니움은 사쿠라에게 손을 뻗었다.


――가오가이가에게서 분리된 솜니움 변신체들은 섬유질의 덩어리가 되어, 모래처럼 흩어졌다. 그 속에서, 사람으로밖에 안 보이는 솜니움들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진공 속에서 태연하게 노출도니 그들이 인간일리 없다. 인간을 넘은 영장류 솜니움―――베터맨.
그들과 마찬가지로, 진공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에볼류더가 가오가이가에서 퓨전아웃해서 나타났다. 가이와 라미아는 우주공간에서 두번째의 대면을 완수했다.

「……또, 구해졌는데. 베터맨 라미아」
『패계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이용한 것 뿐이다――에볼류더 가이』

림피드 채널의 대화는, 말이 아니라 의지를 주고받는다. 그것이 거짓 따위를 포함하지 않는 진실이라는 것은 가이도 이해할 수 있었다.

「………」

가이는 뒤를 돌아서, 등 뒤의 가오가이가를 바라봤다. 아니, 갤레온의 머리부분이다.

「너희는…… 시간을 넘을 수 있는건가」

이미 가이는 이해하고 있었다. 이건, 패계왕의 일부로 웜 홀의 너머로 사라진 강철의 사자가 아니다. 2005년에서――EI-02와의 전투 직후,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데리고 온 갤레온이다.

「하지만, 그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갤레온이 어디론가로 끌려갔다니……」
『당연하올시다. 이 기계장치의 사자는 모든 것이 끝난 후, 소인들이 다시 지나온 시간의 너머로 되돌리게 되니 말이죠. 당신의 기억에도, 남지 않은것도 당연지사』

라미아를 대신하여, 라이가 대답했다. 그 설명은 가이도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런가, 즉, 갤레온을 되돌려보내지 않으면,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난다는건가」
『그렇소이다! 결코 상처입히지 않게, 조심하시기를』

익살맞은 행동으로 양 손을 펼치는 라이의 등 뒤에, 공간이 비틀어졌다. 그들이 "소키우스의 문"이라 부르는 초공간 게이트다. 차례대로 게이트 너머로 사라져 가는 베터맨들에게, 가이는 더 이상 물어보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전하고 싶은 것만을 전하고, 질문에 대답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알고 싶은 건 알았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

솜니움은 말을 남겼다. "모든 것이 끝난 후"라고. 패계의 권속이 된 용자들과 GGG 대원들, 그들을 전원 되찾았음에도, 아직 끝난건 아닌 것이다.
이 후 기다리고 있는건 누구일까――그 역시 가이는 깨닫고 있었다.

(난 다시 싸우게 되는건가―――패계왕 제네식과……)

위성궤도상의 우주공간. 시시오 가이는 가오가이가와 함께, 지구의 빛에 비춰지고 있었다. 다가올 마지막 싸움의 예감에, 그 몸을 떨면서――

(number.08·完 FINAL of ALL에서 이어진다)

다음화 2020년 8월 14일(금)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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