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계왕~가오가이고 대 베터맨~ 제49화
패계왕 ~가오가이가 대 베터맨~/패계왕 3부
2020. 5. 29. 15:12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이 상황을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GGG 블루와 그린은, 죽음을 각오한 작전에 나선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용신 4형제를 이겨낸다는 작전을.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결사적인 싸움으로, 패계왕 킹 제이더에 맞선다. 그런 한편, 드디어 휘룡신과 신룡신이 환룡신과 강룡신을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그 속에서 제로핵이 되어 있던 타이가 코타로, 시시오 라이가, 스완 화이트――그리고 우츠기 미코토를 정해할 수 있었고, 드디어 GGG 블루와 GGG 그린은 패계의 권속과의 마지막 싸움에 도전한다.
그리고 결전을 앞둔 그날 밤, 시시오 가이는 우츠기 미코토에게 고했다――――「결혼하자」라고.
「……응」
거의 조금의 주저도 없이, 미코토는 수긍했다, 가이 역시 그 답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듯, 수긍했다. 둘에게 있어서, 이건 인생의 분기점이 아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연장선상에서 당연히 이어져갈 외길이니까. 그리고――
가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코토는 속삭였다.
「……그래서, 아직 있는거지. 할 말은」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 눈치챘던 것이다.
(가이의 이 표정…… 아직 본론이 아니구나……)
가이는 수긍하며, 왼손의 주먹을 얼굴 앞에 들어올렸다. 거기에는 〈G〉라는 문장이 빛나고 있었다. 전신 세포에, 극소사이즈의 G스톤이 융합한 초진화인류――에볼류더라는 증거. 그 희미한 녹색의 빛을 뿜으며 가이는 중얼거렸다.
「기억하고 있어? 삼중련태양계로 가기 전, 스완이나 파피용이 내 몸을 조사했던 것」
「응. 유전자 검사라던가 여러가지 하고 있었지」
말로는 간단하지만, 스완 화이트나 고 파피용 느와르가 가이를 전부 조사한건 아니다. 에볼류더라는 육체에는 미지의 요인이 많기에, 고도의 검사가 필요하다. 그 탓에, 그녀들이 채취한 검체나 데이터는, 복수의 생화학 권위자들에게 보내져서 철저하게 연구된 것이다. 그 결과 판명된 결론은―――
「내 유전자는, 현성(顯性)이 매우 높은 것 같아」
「그거, 초 우성이라는거야?」
「그래. 간단히 말하면…… 나에게 아이가 생길 경우, 반드시 에볼류더가 된다고 해」
유성생식에서, 형질이 발현되기 쉬운 유전자를 우성, 혹은 현성이라고 한다. 가이의 육체가 지닌 여러 특수능력은, 모체의 유전자 형질과 무관하게 반드시 계승된다.
「하지만, 그거 굉장한거 아냐? 인류가 모두 에볼류더가 되면, 어떤 적이 오더라도 무섭지 않을테니까」
「확실히……」
가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미래는 좋은 것 뿐이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아직 해명되지 않은 미지의 약점이 있다고 치면, 그것 역시 계승되어 버릴테니까.
「만약, 특정 질병에 매우 약하다는 형질이 있다면, 그것도 내 자손 전체로 계승되어버려」
「그런가. 그건 곤란하네……」
그 외에도 이유가 몇가지 있다. 미코토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지만, 차별 문제도 일어나겠지. 에볼류더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무시할 수 없게 된 시대. 인류와 에볼류더는 공존할 수 있을까? 한쪽이 다른 한쪽을 탄압하거나 할 가능성이 없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유전형질이 "원흉된 자"――솜니움이 가이를 그리 부르는 원인이겠지.
(녀석들은, 인류를 아니무스 꽃의 모판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 아니무스의 꽃밭에 어울리지 않을 토양은 배제한다는건가……)
거품처럼 떠오르고 사라지는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가이는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리고 난…… 미코토 외의 여성과 자손을 남길 생각은 없어」
미코토는 수긍했다. 역시 여기서 「저질. 무슨 말 하는거야!」 같이 되받아칠 생각은 없다. 대신 말한건 씁쓸한 인식.
「아, 그런가…… 나도 세미 에볼류더니까」
가이의 육체가 G스톤으로 에볼류더가 된 것 처럼, 미코토의 육체 역시 일반적인 육체는 아니다. 기계신종의 종자가 묻힌 것에 의한 것이므로 G스톤과는 관계 없다. 세미 에볼류더라는 명칭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명칭이고, 가이의 육체와 동계통이라는건 아니다.
「그래…… 만약 우리의 유전자가 교배될 경우, G스톤과 Z의 종자가 융합하게 돼. 그게 무엇을 일으킬지, 생화학의 세계적 권위자들도 예측할 수 없었어」
「그러면, 우리는 아이를 가지는게(子供を作る) 허락되지 않는구나……」
「누군가에게 허락된다거나, 허락되지 않는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냐. 난 내 의지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걸 미코토하고도 상담해두고 싶었어……」
「응, 고마워……」
미코토는 솔직하게 감사했다. 가이의 말은 지당하다. 미코토 본인도, 그 생각이 올바르다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이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말한 것이다. 결단 전, 둘이서 생각하고 싶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도 가이와 같은 마음이야. 그 전제로 가이와 함께 되고 싶어……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아직 패계의 권속에 남아있는 모두를 구해내면, 가능하면 빨리…… 말이지」
「그래. 전원 식에 부르고 싶은걸」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미코토는 순간 웃어버릴 뻔 했다. 정장으로 참가한 솔다토 J나, 부케를 다투고 있는 르네를 상상해버린 것이다.
「잠깐. 미코토. 이야기를 정리해버린 것 같은데, 상담하고 싶은건, 아직 남았다고」
「어, 아직 또 있어?」
「그래……」
가이는 그렇게 말하며, 머나먼 곳을 바라보는듯한 눈이 되었다. 그런 얼굴을 보며 미코토는 떠올렸다. 고등학교 시절, 우주로의 꿈을 말할 때, 가이는 언제나 이런 시선이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했지만, 아이를 가지는게 허락되지 않는건 아냐. 우리들」
그 말을 듣고, 미코토의 얼굴에도 이해의 색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친척 없는 아이들의 부모가 되면 되는거네!」
「그래. 가족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유전자의 연결만이 아니라는건, 우리 알고 있잖아」
이 때, 가이와 미코토의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아마미 가의 모습이며, 카이도 가의 모습이었다.
「언젠가, 아이들이 『파파와 마마는, 진짜 파파와 마마가 아냐?』라고 물으면, 말해주자고」
「『다른 아이와, 조금 내려받은 방식이 다를 뿐이야』라고!」
가이와 미코토는 좁은 침대 위에서 함께 웃었다. 그건 마모루가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았을 때, 아버지인 아마미 이사무에게 들은 말이다. 마모루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이도 미코토도 깊이 감명받은 것이다.
미소를 채 지우지 않고, 미코토는 가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가이, 아이들을 잔뜩 키우자! 야구팀 만들 수 있을 만큼…… 아니, 축구팀이라도 좋아!」
――골디언 크러셔를 장비한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최종결전. 상상하기만 해도 공포에 사로잡힐 것 같은 그 날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시오 라이가들에 의한 디스크 X의 증산체제는 진행되고 있으며, 제로로보도 세계 각지에서 출현했다. 흑화의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GGG 그린과 GGG 블루는 매일같은 출동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나날 속, 아홉 용이 뒤섞여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풍룡과 뇌룡, 월룡과 일룡이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빙룡과 염룡, 광룡과 암룡이 그걸 방어한다. 상룡은 전장의 상공을 종횡무진 난무하며, 형들과 누나들의 싸움을 지원한다.
훌륭한 제휴플레이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붉고 노란 용자로보가 이성을 잃었다.
「끄아아악! 언제까지 이런 짓만 해야 하는거냐고!」
「정말이지! 가상공간에서의 모의전은, 이젠 질렸다고!」
그 말을 신호로 시뮬레이션이 종료되자, 남은건 빅 오더룸에 놓여진 AI박스 9개 뿐이었다.
「억지부리지 마. 염룡, 뇌룡. 어떤 때라도, 앞으로의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들의 사명이다」
형제들의 장남인 빙룡의 AI박스 겉에서, 인디케이터 램프가 점멸한다. 현재 그들이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바디랭귀지다.
유카탄반도의 싸움에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서는 AI박스를 적출하고, 상휘룡신과 신룡신은 트리플 제로에 침식된 기체를 버리고, 스스로 AI박스를 퍼지했다. 유감이지만, 트리플 제로에 한번 침식당한 기체는 폭발시켜 처리할 수 밖에 없다. 정해된 9개의 AI박스는 대체 기체가 재건되기까지동안, 대기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제로로보가 출현하는 나날, 다른 용자로보들이 매일같이 출격하는 가운데, 계속 대기당하는건 기분좋지 않다. 하지만 그 외에 할 수 있는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새로운 몸이 완성되는 날을 대비하여, 시뮬레이션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에서 가치가 있던건, 초룡신, 격룡신, 천룡신과 상룡의 트리니티 도킹 훈련이다. 애당초 상룡은 〈GBR-5〉로 초룡신과 합체하기 위해 개발된 경위도 있는터라, 용신로보 시리즈중 누구와도 합체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그건 그래도, 트리니티 도킹은 매력적이었지」
「그래. 그렇게 기분 좋게 하늘을 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바람이나 자기력의 힘으로 억지로 떠오른 것과는 크게 다른걸」
풍룡과 뇌룡이 램프를 점멸시키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래도 트리니티 도킹이 생각보다 즐거웠던 것 같다. 몸이 있으면, 입술을 삐죽 내밀듯한 늬앙스로, 일룡과 월룡이 끼어들었다.
「어머, 원래 상룡은 저희와 실전경험을 쌓아온 아이인걸요」
「Ja. 우리들과의 교련경험이 풍부한 이상, 상성룡신으로 운용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게 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건 광룡과 암룡.
「치사해. 우리들도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은걸!」
「거기에…… 귀여운 남동생도 신선해서……」
「여동생들은 귀염성이 없는걸」
뺨을 붉힌 암룡에게, 광룡이 재빠르게 동의.
「오호호호. 실력이 뛰어난 후배는, 틀림없이 거슬리는 존재겠죠」
「거 봐! 귀염성 없는걸!」
잘못하면 두바이에서의 여신끼리의 대결이 재현될 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AI박스가 할 수 있는거라고는 말싸움 뿐이다. 동생들의 언쟁을 기가 막힌 듯 듣던 빙룡이, 침착한 목소리로 설득했다.
「모두 냉정해져. 어떤 편성으로 트리니티 도킹을 할지는, 메인 오더 룸에서 판단하는거다. 우리는 거기에 따르면 될 뿐이야」
「빙룡 오라버니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죄송해요. 빙룡 오빠………」
일룡도, 광룡도. 존경하는 큰오빠 앞에서는 얌전했다.
「역시 대단해요, 빙룡 형님! 아, 이렇게 리더십 있는 형님이 돌아와주셔서, 저 기뻐요!」
상룡이 막내다운, 순진하며 솔직하게 감탄했다.
「으, 으흠. 뭐, 오비트 베이스와 통신이 두절되었다거나 하면, 장남인 내 지시를 따르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봐 빙룡. 그렇게 말해두고는 새치기는 안되지!」
손발이 없는데도, 붉은 AI박스가 어째서인지 덜컹거리며 항의했다.
「염룡. 무슨 말 하는거야. 나와 합체한다는건, 너하고도 합체하게 되는거라고」
「아, 그렇지. 최근 계속, 합체 파트너가 풍룡이라 잊고 있었어!」
기가 막힌듯한 빙룡의 지적에, 제정신을 차린 염룡. 격전과 사투가 반복되는 나날 속. 그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마음 평온해지는 시간이 주어진 듯 했다.
―――패계 킹 제이더와의 결전을 앞두고.
빅 오더 룸에서 사소한 남매싸움이 전개되고 며칠 후의 오비트 베이스에서, 다이빙 챔버에 예상 외의 인물이 찾아왔다. 이 방은 가이, 마모루, 카이도, 케이타, 히노키라는 기동부대 인간 대원을 위해 준비된 대기실이라, 부서가 다른 사람이 오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 날은 케이타와 히노키가 출격중이라, 다른 셋이 대기중이었다.
「……라이가 숙부. 무슨 일이죠?」
「응, 뭐, 그게. 그게 말이다…… 가끔씩은 모두를 격려하려고 해서 말이지」
「……히노키 누나라면, 가오가이고를 타고 남아프리카로 갔는데요」
「오, 오오, 그랬었지. 유감인걸. 히노키 군의 다이브 슈트 모습, 보고 싶었다만, 아하하하하……」
평상시라면 마모루의 태클은 정확해서, 적중당한 라이가의 반응도 완전히 다르겠지. 하지만 왠지 어색하게 넘기는 모습은, 그게 본심이 아니라는걸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뭐, 모처럼이니까 앉아주세요. 디스크 X쪽은 어떻죠?」
가이는 라이가에게 의자를 내밀며, 다른 화제를 꺼내들었다. 애당초 라이가는 의도적으로 결점을 드러내서 본심을 속이는 타입이라, 솔직하게 본심을 보일 사람이 아니다.
「아, 아아. 순조롭지. 응. 내 천재적인 두뇌에 걸리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다」
말의 내용과는 달리, 말투가 왠지 허약했다. 허세라고 부르는게 정확할까. 그런 라이가의 모습에, 마모루와 카이도는 얼굴을 마주봤다. 라이가와의 교제가 깊지 않은 둘에게도, 오늘의 그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는건 안다. 「여기는 가이 형에게 맡기고, 가만히 있자」「그래」 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성립. 그런 둘을 눈치챘는지, 라이가에게 다른 질문을 향한 가이.
「그러고 보니, 사쿠라 짱은?」
「아아, 만나보고 왔다. 설마, 저런 상태가 되어 있었을줄이야……」
사쿠라는 GGG 블루의 아카마츠 장관의 딸…… 즉, 라이가에게 있어서는 손녀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혼수상태. 나이도 먹지 않은 사쿠라는, 이 오비트 베이스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오고 있었다. 애당초 치료라고는 해도 현대의학으로 원인을 특정할 수 있던 것도 아니라서, 영양 섭취등을 보조하며 경과관찰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때때로, 림피드 채널로 수신한 정보를 말하는게, 외계와의 유일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사쿠라가 이 상태가 된 것은, 가이나 라이가가 삼중련 태양계로 여행을 떠나기 몇달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애당초 아버지를 대놓고 싫어하는 아카마츠는, 빈번하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 탓에, 라이가는 귀여운 손녀의 상황을 몰랐던 것이었다. 10년이 흘러서야 겨우 알게 되었으니, 낙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세계 10대 두뇌라고 치켜세워져도, 전문외의 분야에서는 그저 아마추어니 말이다. 사쿠라를 어떻게든 해 주고 싶다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라이가 숙부……」
「그리고, 그 바보 딸내미(バカ娘)도……」
라이가가 "바보 딸내미"라고 부르는게 르네라는건 분명했다. 그녀는 삼중련 태양계에서 만난 솔다토 J에게 통하는 점을 느끼고 같이 킹 제이더에 퓨전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패계의 권속이 된 지금도…….
「가이, 너도 알고 있겠지. 그 아이가 킹 제이더와 같이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네……」
가이는 수긍했다. 레프리진 지구에서 J와 르네가 같이 퓨전하여, 킹 제이더는 경이적인 힘을 발휘했다. J주얼과 G스톤의 공진이, 붉은 별이나 초록 별의 개발자도 상정하지 못한 파워를 이끌어낸 것이다. 그 때는 그 힘이 GGG에 아군이 되어, 승리의 열쇠가 되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패계의 권속으로서 송곳니를 드러낸다. 게다가 거기에 트리플 제로와 골디언 크러셔라는 요소가 더해졌다.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조차 그렇게 고전했는데, 그 이상의 사투가 된다는 것은 틀림없다.
「만약 그 아이 탓에 인류가 멸망한다면…… 가이. 네 손으로 그 아이를……」
「그런 부탁이라면, 들을 수 없어요」
라이가의 말을 끊고, 가이는 거절했다. 지금까지 상냥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라이가 숙부도 알고 있잖아요. 패계의 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건, 본인의 의지가 아니에요. 트리플 제로에 침식되서 일시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을 뿐이고,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가능해요. 미코토나 라이가 숙부들처럼――」
「하지만 가이. 알고 있는게냐? 그런 감정론으로, 인류 전체를 위기에 몰아 넣을수는……」
「……인류 전체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 말에 말 없이 듣고 있던 마모루와 카이도도, 놀랐다. 라이가만이 아니라, 셋에게 설명하듯 가이는 말을 이었다.
「이건 단순한 예감에 지나지 않지만…… 킹 제이더와의 싸움에서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지 않아. 분명 더 큰 시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패계왕보다 큰 시련……」
「도대체 무엇이……」
마모루와 카이도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몰라. 하지만, 그에 맞서려면, J와 르네의 힘도 분명 필요해. 그런 예감이 들어. 라이가 숙부. 그 녀석들을 되찾는건,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에요……」
「………」
라이가의 표정에, 이해의 기색이 퍼져갔다.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내쉰다. 그 후, 거기 있던 것은, 평상시의 불량 노친네였다.
「알았다…… 내가 경박한 것 같구만. 이런~, 곤란한걸 곤란해」
「라이가 박사님. 저희도 전력을 다할게요.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그래. 나한테도 J와 토모로를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질 수 없는 싸움이야」
그렇게 중얼거린 카이도는, 10년 전 르네의 말을 떠올렸다. 삼중련 태양계에서 ES미사일로 옮겨질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를 소중히 여기렴」――이라고.
그 때는 이해가 안 갔지만, 라이가와 르네의 관계를 알게 된 지금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카이도에게 그 말을 한건지. 그리고――
(그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 직접 말해야 해………)
청년들의 말은, 라이가의 마음에도 울린 것 같았다.
「이런, 이거 곤란한걸. 나 말이지, 사실은 스스로 돌격해서, 그 아이를 후려칠 생각이었다만, 너희들에게 맡기는게 좋을 것 같구만~~」
그렇게 수줍음을 감추듯 말하면서도, 녹색 고글 안쪽에 있는 라이가의 눈동자는 눈물에 젖어있었다.
세컨드 오더 룸으로 향하는 라이가와 함께 가이도 다이빙 챔버를 나간 후, 마모루와 카이도는 소곤소곤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라이가 박사님, 울고 계셨지………」
「……저 사람, 정말로 킹 제이더에 돌격해서, 르네 씨를 때릴 생각이었을까?」
「말도 안 된다고는 생각해도…… 본심 아닐까」
「그런가…… 아버지란 그런걸까……」
카이도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어릴적부터 양모와 단 둘이서 살던 카이도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모른다. 물론 맞은 경험도 없어서 실감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게…… 모두 그럴지는 몰라도, 우리 아버지도 저런 마음이었을까……」
마모루의 말에 카이도는 깜짝 놀랐다.
「헤에! 너도 아버지에게 맞은 적 있는거야?」
「너도라니, 도대체 뭐야」
「아니, 나쁜 일 따윈 하지 않는 듯한,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나쁜 일은 한 건 아니지만 말이지……」
마모루는 어릴 적의 추억을 말했다. 근처에서 길러지던 작은 개와 놀고 싶어서, 안전을 확인하지도 않고 도로를 건넜을 때의 일이다. 위험하게, 우연히 지나가던 차에게 치일 뻔 했었다. 다행히, 마모루를 알아차린 차가 멈춰줬지만, 큰 사고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상태를 보던 아마미 이사무는 마모루를 도로 곁으로 데리고 가서, 운전수에게 몇번이고 고개를 숙이고――마모루의 뺨을 때렸던 것이다.
「그 때 아버지, 때리면서 울고 있었어. 조금 전 라이가 박사님처럼……」
혼나고, 맞았던 추억인데도, 그걸 말하는 마모루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기뻐보였다. 카이도는 평상시에 양모와 단 둘이 살던 자신의 처지를 불만으로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때는 조금이지만――마모루를 부럽다고 생각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싸움을 눈 앞으로 둔, 그 날. 결전은 조금 더 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흉보는, 의외의 형태로도 찾아온다. 남아프리카에 나타난 제로로보 무리에 가오가이고와 같이 대처하던 빅 볼포그에게서, 오비트 베이스로 긴급전문이 들어온 것이다.
『──이쪽, 빅 볼포그, 긴급사태입니다. 가오가이고가……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받았습니다. 반복합니다. 가오가이고가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받아, 패계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다음화 2020년 5월 갱신 예정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이 상황을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GGG 블루와 그린은, 죽음을 각오한 작전에 나선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용신 4형제를 이겨낸다는 작전을.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결사적인 싸움으로, 패계왕 킹 제이더에 맞선다. 그런 한편, 드디어 휘룡신과 신룡신이 환룡신과 강룡신을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그 속에서 제로핵이 되어 있던 타이가 코타로, 시시오 라이가, 스완 화이트――그리고 우츠기 미코토를 정해할 수 있었고, 드디어 GGG 블루와 GGG 그린은 패계의 권속과의 마지막 싸움에 도전한다.
그리고 결전을 앞둔 그날 밤, 시시오 가이는 우츠기 미코토에게 고했다――――「결혼하자」라고.
number.08 禽 -PHOENIX- A.D. 2017 / ????년 (2)
2(承-前)
「……응」
거의 조금의 주저도 없이, 미코토는 수긍했다, 가이 역시 그 답을 의심하지 않았다는 듯, 수긍했다. 둘에게 있어서, 이건 인생의 분기점이 아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연장선상에서 당연히 이어져갈 외길이니까. 그리고――
가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코토는 속삭였다.
「……그래서, 아직 있는거지. 할 말은」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 눈치챘던 것이다.
(가이의 이 표정…… 아직 본론이 아니구나……)
가이는 수긍하며, 왼손의 주먹을 얼굴 앞에 들어올렸다. 거기에는 〈G〉라는 문장이 빛나고 있었다. 전신 세포에, 극소사이즈의 G스톤이 융합한 초진화인류――에볼류더라는 증거. 그 희미한 녹색의 빛을 뿜으며 가이는 중얼거렸다.
「기억하고 있어? 삼중련태양계로 가기 전, 스완이나 파피용이 내 몸을 조사했던 것」
「응. 유전자 검사라던가 여러가지 하고 있었지」
말로는 간단하지만, 스완 화이트나 고 파피용 느와르가 가이를 전부 조사한건 아니다. 에볼류더라는 육체에는 미지의 요인이 많기에, 고도의 검사가 필요하다. 그 탓에, 그녀들이 채취한 검체나 데이터는, 복수의 생화학 권위자들에게 보내져서 철저하게 연구된 것이다. 그 결과 판명된 결론은―――
「내 유전자는, 현성(顯性)이 매우 높은 것 같아」
「그거, 초 우성이라는거야?」
「그래. 간단히 말하면…… 나에게 아이가 생길 경우, 반드시 에볼류더가 된다고 해」
유성생식에서, 형질이 발현되기 쉬운 유전자를 우성, 혹은 현성이라고 한다. 가이의 육체가 지닌 여러 특수능력은, 모체의 유전자 형질과 무관하게 반드시 계승된다.
「하지만, 그거 굉장한거 아냐? 인류가 모두 에볼류더가 되면, 어떤 적이 오더라도 무섭지 않을테니까」
「확실히……」
가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미래는 좋은 것 뿐이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아직 해명되지 않은 미지의 약점이 있다고 치면, 그것 역시 계승되어 버릴테니까.
「만약, 특정 질병에 매우 약하다는 형질이 있다면, 그것도 내 자손 전체로 계승되어버려」
「그런가. 그건 곤란하네……」
그 외에도 이유가 몇가지 있다. 미코토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지만, 차별 문제도 일어나겠지. 에볼류더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무시할 수 없게 된 시대. 인류와 에볼류더는 공존할 수 있을까? 한쪽이 다른 한쪽을 탄압하거나 할 가능성이 없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유전형질이 "원흉된 자"――솜니움이 가이를 그리 부르는 원인이겠지.
(녀석들은, 인류를 아니무스 꽃의 모판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 아니무스의 꽃밭에 어울리지 않을 토양은 배제한다는건가……)
거품처럼 떠오르고 사라지는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가이는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리고 난…… 미코토 외의 여성과 자손을 남길 생각은 없어」
미코토는 수긍했다. 역시 여기서 「저질. 무슨 말 하는거야!」 같이 되받아칠 생각은 없다. 대신 말한건 씁쓸한 인식.
「아, 그런가…… 나도 세미 에볼류더니까」
가이의 육체가 G스톤으로 에볼류더가 된 것 처럼, 미코토의 육체 역시 일반적인 육체는 아니다. 기계신종의 종자가 묻힌 것에 의한 것이므로 G스톤과는 관계 없다. 세미 에볼류더라는 명칭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명칭이고, 가이의 육체와 동계통이라는건 아니다.
「그래…… 만약 우리의 유전자가 교배될 경우, G스톤과 Z의 종자가 융합하게 돼. 그게 무엇을 일으킬지, 생화학의 세계적 권위자들도 예측할 수 없었어」
「그러면, 우리는 아이를 가지는게(子供を作る) 허락되지 않는구나……」
「누군가에게 허락된다거나, 허락되지 않는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냐. 난 내 의지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걸 미코토하고도 상담해두고 싶었어……」
「응, 고마워……」
미코토는 솔직하게 감사했다. 가이의 말은 지당하다. 미코토 본인도, 그 생각이 올바르다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이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말한 것이다. 결단 전, 둘이서 생각하고 싶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도 가이와 같은 마음이야. 그 전제로 가이와 함께 되고 싶어……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아직 패계의 권속에 남아있는 모두를 구해내면, 가능하면 빨리…… 말이지」
「그래. 전원 식에 부르고 싶은걸」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미코토는 순간 웃어버릴 뻔 했다. 정장으로 참가한 솔다토 J나, 부케를 다투고 있는 르네를 상상해버린 것이다.
「잠깐. 미코토. 이야기를 정리해버린 것 같은데, 상담하고 싶은건, 아직 남았다고」
「어, 아직 또 있어?」
「그래……」
가이는 그렇게 말하며, 머나먼 곳을 바라보는듯한 눈이 되었다. 그런 얼굴을 보며 미코토는 떠올렸다. 고등학교 시절, 우주로의 꿈을 말할 때, 가이는 언제나 이런 시선이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했지만, 아이를 가지는게 허락되지 않는건 아냐. 우리들」
그 말을 듣고, 미코토의 얼굴에도 이해의 색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친척 없는 아이들의 부모가 되면 되는거네!」
「그래. 가족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유전자의 연결만이 아니라는건, 우리 알고 있잖아」
이 때, 가이와 미코토의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아마미 가의 모습이며, 카이도 가의 모습이었다.
「언젠가, 아이들이 『파파와 마마는, 진짜 파파와 마마가 아냐?』라고 물으면, 말해주자고」
「『다른 아이와, 조금 내려받은 방식이 다를 뿐이야』라고!」
가이와 미코토는 좁은 침대 위에서 함께 웃었다. 그건 마모루가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았을 때, 아버지인 아마미 이사무에게 들은 말이다. 마모루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이도 미코토도 깊이 감명받은 것이다.
미소를 채 지우지 않고, 미코토는 가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가이, 아이들을 잔뜩 키우자! 야구팀 만들 수 있을 만큼…… 아니, 축구팀이라도 좋아!」
3
――골디언 크러셔를 장비한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최종결전. 상상하기만 해도 공포에 사로잡힐 것 같은 그 날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시오 라이가들에 의한 디스크 X의 증산체제는 진행되고 있으며, 제로로보도 세계 각지에서 출현했다. 흑화의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GGG 그린과 GGG 블루는 매일같은 출동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나날 속, 아홉 용이 뒤섞여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풍룡과 뇌룡, 월룡과 일룡이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빙룡과 염룡, 광룡과 암룡이 그걸 방어한다. 상룡은 전장의 상공을 종횡무진 난무하며, 형들과 누나들의 싸움을 지원한다.
훌륭한 제휴플레이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붉고 노란 용자로보가 이성을 잃었다.
「끄아아악! 언제까지 이런 짓만 해야 하는거냐고!」
「정말이지! 가상공간에서의 모의전은, 이젠 질렸다고!」
그 말을 신호로 시뮬레이션이 종료되자, 남은건 빅 오더룸에 놓여진 AI박스 9개 뿐이었다.
「억지부리지 마. 염룡, 뇌룡. 어떤 때라도, 앞으로의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들의 사명이다」
형제들의 장남인 빙룡의 AI박스 겉에서, 인디케이터 램프가 점멸한다. 현재 그들이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바디랭귀지다.
유카탄반도의 싸움에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에게서는 AI박스를 적출하고, 상휘룡신과 신룡신은 트리플 제로에 침식된 기체를 버리고, 스스로 AI박스를 퍼지했다. 유감이지만, 트리플 제로에 한번 침식당한 기체는 폭발시켜 처리할 수 밖에 없다. 정해된 9개의 AI박스는 대체 기체가 재건되기까지동안, 대기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제로로보가 출현하는 나날, 다른 용자로보들이 매일같이 출격하는 가운데, 계속 대기당하는건 기분좋지 않다. 하지만 그 외에 할 수 있는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새로운 몸이 완성되는 날을 대비하여, 시뮬레이션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에서 가치가 있던건, 초룡신, 격룡신, 천룡신과 상룡의 트리니티 도킹 훈련이다. 애당초 상룡은 〈GBR-5〉로 초룡신과 합체하기 위해 개발된 경위도 있는터라, 용신로보 시리즈중 누구와도 합체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그건 그래도, 트리니티 도킹은 매력적이었지」
「그래. 그렇게 기분 좋게 하늘을 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바람이나 자기력의 힘으로 억지로 떠오른 것과는 크게 다른걸」
풍룡과 뇌룡이 램프를 점멸시키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래도 트리니티 도킹이 생각보다 즐거웠던 것 같다. 몸이 있으면, 입술을 삐죽 내밀듯한 늬앙스로, 일룡과 월룡이 끼어들었다.
「어머, 원래 상룡은 저희와 실전경험을 쌓아온 아이인걸요」
「Ja. 우리들과의 교련경험이 풍부한 이상, 상성룡신으로 운용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게 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건 광룡과 암룡.
「치사해. 우리들도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은걸!」
「거기에…… 귀여운 남동생도 신선해서……」
「여동생들은 귀염성이 없는걸」
뺨을 붉힌 암룡에게, 광룡이 재빠르게 동의.
「오호호호. 실력이 뛰어난 후배는, 틀림없이 거슬리는 존재겠죠」
「거 봐! 귀염성 없는걸!」
잘못하면 두바이에서의 여신끼리의 대결이 재현될 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AI박스가 할 수 있는거라고는 말싸움 뿐이다. 동생들의 언쟁을 기가 막힌 듯 듣던 빙룡이, 침착한 목소리로 설득했다.
「모두 냉정해져. 어떤 편성으로 트리니티 도킹을 할지는, 메인 오더 룸에서 판단하는거다. 우리는 거기에 따르면 될 뿐이야」
「빙룡 오라버니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죄송해요. 빙룡 오빠………」
일룡도, 광룡도. 존경하는 큰오빠 앞에서는 얌전했다.
「역시 대단해요, 빙룡 형님! 아, 이렇게 리더십 있는 형님이 돌아와주셔서, 저 기뻐요!」
상룡이 막내다운, 순진하며 솔직하게 감탄했다.
「으, 으흠. 뭐, 오비트 베이스와 통신이 두절되었다거나 하면, 장남인 내 지시를 따르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봐 빙룡. 그렇게 말해두고는 새치기는 안되지!」
손발이 없는데도, 붉은 AI박스가 어째서인지 덜컹거리며 항의했다.
「염룡. 무슨 말 하는거야. 나와 합체한다는건, 너하고도 합체하게 되는거라고」
「아, 그렇지. 최근 계속, 합체 파트너가 풍룡이라 잊고 있었어!」
기가 막힌듯한 빙룡의 지적에, 제정신을 차린 염룡. 격전과 사투가 반복되는 나날 속. 그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마음 평온해지는 시간이 주어진 듯 했다.
―――패계 킹 제이더와의 결전을 앞두고.
빅 오더 룸에서 사소한 남매싸움이 전개되고 며칠 후의 오비트 베이스에서, 다이빙 챔버에 예상 외의 인물이 찾아왔다. 이 방은 가이, 마모루, 카이도, 케이타, 히노키라는 기동부대 인간 대원을 위해 준비된 대기실이라, 부서가 다른 사람이 오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 날은 케이타와 히노키가 출격중이라, 다른 셋이 대기중이었다.
「……라이가 숙부. 무슨 일이죠?」
「응, 뭐, 그게. 그게 말이다…… 가끔씩은 모두를 격려하려고 해서 말이지」
「……히노키 누나라면, 가오가이고를 타고 남아프리카로 갔는데요」
「오, 오오, 그랬었지. 유감인걸. 히노키 군의 다이브 슈트 모습, 보고 싶었다만, 아하하하하……」
평상시라면 마모루의 태클은 정확해서, 적중당한 라이가의 반응도 완전히 다르겠지. 하지만 왠지 어색하게 넘기는 모습은, 그게 본심이 아니라는걸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뭐, 모처럼이니까 앉아주세요. 디스크 X쪽은 어떻죠?」
가이는 라이가에게 의자를 내밀며, 다른 화제를 꺼내들었다. 애당초 라이가는 의도적으로 결점을 드러내서 본심을 속이는 타입이라, 솔직하게 본심을 보일 사람이 아니다.
「아, 아아. 순조롭지. 응. 내 천재적인 두뇌에 걸리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다」
말의 내용과는 달리, 말투가 왠지 허약했다. 허세라고 부르는게 정확할까. 그런 라이가의 모습에, 마모루와 카이도는 얼굴을 마주봤다. 라이가와의 교제가 깊지 않은 둘에게도, 오늘의 그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는건 안다. 「여기는 가이 형에게 맡기고, 가만히 있자」「그래」 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성립. 그런 둘을 눈치챘는지, 라이가에게 다른 질문을 향한 가이.
「그러고 보니, 사쿠라 짱은?」
「아아, 만나보고 왔다. 설마, 저런 상태가 되어 있었을줄이야……」
사쿠라는 GGG 블루의 아카마츠 장관의 딸…… 즉, 라이가에게 있어서는 손녀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혼수상태. 나이도 먹지 않은 사쿠라는, 이 오비트 베이스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오고 있었다. 애당초 치료라고는 해도 현대의학으로 원인을 특정할 수 있던 것도 아니라서, 영양 섭취등을 보조하며 경과관찰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때때로, 림피드 채널로 수신한 정보를 말하는게, 외계와의 유일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사쿠라가 이 상태가 된 것은, 가이나 라이가가 삼중련 태양계로 여행을 떠나기 몇달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애당초 아버지를 대놓고 싫어하는 아카마츠는, 빈번하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 탓에, 라이가는 귀여운 손녀의 상황을 몰랐던 것이었다. 10년이 흘러서야 겨우 알게 되었으니, 낙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세계 10대 두뇌라고 치켜세워져도, 전문외의 분야에서는 그저 아마추어니 말이다. 사쿠라를 어떻게든 해 주고 싶다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라이가 숙부……」
「그리고, 그 바보 딸내미(バカ娘)도……」
라이가가 "바보 딸내미"라고 부르는게 르네라는건 분명했다. 그녀는 삼중련 태양계에서 만난 솔다토 J에게 통하는 점을 느끼고 같이 킹 제이더에 퓨전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패계의 권속이 된 지금도…….
「가이, 너도 알고 있겠지. 그 아이가 킹 제이더와 같이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네……」
가이는 수긍했다. 레프리진 지구에서 J와 르네가 같이 퓨전하여, 킹 제이더는 경이적인 힘을 발휘했다. J주얼과 G스톤의 공진이, 붉은 별이나 초록 별의 개발자도 상정하지 못한 파워를 이끌어낸 것이다. 그 때는 그 힘이 GGG에 아군이 되어, 승리의 열쇠가 되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패계의 권속으로서 송곳니를 드러낸다. 게다가 거기에 트리플 제로와 골디언 크러셔라는 요소가 더해졌다.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조차 그렇게 고전했는데, 그 이상의 사투가 된다는 것은 틀림없다.
「만약 그 아이 탓에 인류가 멸망한다면…… 가이. 네 손으로 그 아이를……」
「그런 부탁이라면, 들을 수 없어요」
라이가의 말을 끊고, 가이는 거절했다. 지금까지 상냥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라이가 숙부도 알고 있잖아요. 패계의 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건, 본인의 의지가 아니에요. 트리플 제로에 침식되서 일시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을 뿐이고,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가능해요. 미코토나 라이가 숙부들처럼――」
「하지만 가이. 알고 있는게냐? 그런 감정론으로, 인류 전체를 위기에 몰아 넣을수는……」
「……인류 전체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 말에 말 없이 듣고 있던 마모루와 카이도도, 놀랐다. 라이가만이 아니라, 셋에게 설명하듯 가이는 말을 이었다.
「이건 단순한 예감에 지나지 않지만…… 킹 제이더와의 싸움에서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지 않아. 분명 더 큰 시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패계왕보다 큰 시련……」
「도대체 무엇이……」
마모루와 카이도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몰라. 하지만, 그에 맞서려면, J와 르네의 힘도 분명 필요해. 그런 예감이 들어. 라이가 숙부. 그 녀석들을 되찾는건,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에요……」
「………」
라이가의 표정에, 이해의 기색이 퍼져갔다.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내쉰다. 그 후, 거기 있던 것은, 평상시의 불량 노친네였다.
「알았다…… 내가 경박한 것 같구만. 이런~, 곤란한걸 곤란해」
「라이가 박사님. 저희도 전력을 다할게요.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그래. 나한테도 J와 토모로를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질 수 없는 싸움이야」
그렇게 중얼거린 카이도는, 10년 전 르네의 말을 떠올렸다. 삼중련 태양계에서 ES미사일로 옮겨질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를 소중히 여기렴」――이라고.
그 때는 이해가 안 갔지만, 라이가와 르네의 관계를 알게 된 지금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카이도에게 그 말을 한건지. 그리고――
(그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 직접 말해야 해………)
청년들의 말은, 라이가의 마음에도 울린 것 같았다.
「이런, 이거 곤란한걸. 나 말이지, 사실은 스스로 돌격해서, 그 아이를 후려칠 생각이었다만, 너희들에게 맡기는게 좋을 것 같구만~~」
그렇게 수줍음을 감추듯 말하면서도, 녹색 고글 안쪽에 있는 라이가의 눈동자는 눈물에 젖어있었다.
세컨드 오더 룸으로 향하는 라이가와 함께 가이도 다이빙 챔버를 나간 후, 마모루와 카이도는 소곤소곤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라이가 박사님, 울고 계셨지………」
「……저 사람, 정말로 킹 제이더에 돌격해서, 르네 씨를 때릴 생각이었을까?」
「말도 안 된다고는 생각해도…… 본심 아닐까」
「그런가…… 아버지란 그런걸까……」
카이도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어릴적부터 양모와 단 둘이서 살던 카이도는, 아버지라는 존재를 모른다. 물론 맞은 경험도 없어서 실감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게…… 모두 그럴지는 몰라도, 우리 아버지도 저런 마음이었을까……」
마모루의 말에 카이도는 깜짝 놀랐다.
「헤에! 너도 아버지에게 맞은 적 있는거야?」
「너도라니, 도대체 뭐야」
「아니, 나쁜 일 따윈 하지 않는 듯한,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나쁜 일은 한 건 아니지만 말이지……」
마모루는 어릴 적의 추억을 말했다. 근처에서 길러지던 작은 개와 놀고 싶어서, 안전을 확인하지도 않고 도로를 건넜을 때의 일이다. 위험하게, 우연히 지나가던 차에게 치일 뻔 했었다. 다행히, 마모루를 알아차린 차가 멈춰줬지만, 큰 사고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상태를 보던 아마미 이사무는 마모루를 도로 곁으로 데리고 가서, 운전수에게 몇번이고 고개를 숙이고――마모루의 뺨을 때렸던 것이다.
「그 때 아버지, 때리면서 울고 있었어. 조금 전 라이가 박사님처럼……」
혼나고, 맞았던 추억인데도, 그걸 말하는 마모루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기뻐보였다. 카이도는 평상시에 양모와 단 둘이 살던 자신의 처지를 불만으로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때는 조금이지만――마모루를 부럽다고 생각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싸움을 눈 앞으로 둔, 그 날. 결전은 조금 더 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흉보는, 의외의 형태로도 찾아온다. 남아프리카에 나타난 제로로보 무리에 가오가이고와 같이 대처하던 빅 볼포그에게서, 오비트 베이스로 긴급전문이 들어온 것이다.
『──이쪽, 빅 볼포그, 긴급사태입니다. 가오가이고가……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받았습니다. 반복합니다. 가오가이고가 트리플 제로의 침식을 받아, 패계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계속)
다음화 2020년 5월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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