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작중에 등장하는 고유명사나 지명은 최대한 한국 정발판의 고유명사에 일치시켰습니다. 예를 들어서 バド, インパ, カカリコ村는 각각 스카이워드 소드,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한국 정발판에 맞춰서 "버든", "임파", "카카리코 마을"로 번역했습니다.


젤다의 전설 최종장


전설이 시작되던 날




첫 기억은 『이번 생』의 어머니의 품 속.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흘러내리는 햇볕 아래서, 기분 좋은 봄의 따스한 속에서 공포와 혼란으로 울부짖는 나를, 그녀는 상냥하게 얼러주었다.

세계가 일변한 그 때부터, 갓난아이가 소년으로 성장할 정도로, 결코 짧지만은 않은 세월이 흘렀다.
12세의 생일을 맞이한 오늘은, 경사스러운 성인식의 날이다.

다른데는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지금 내가 태어나서 자란 이 마을은 12세를 아이가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하는 풍습이 있었다.
역시 술이나 담배의 해금까지는 아니지만, 잘 자랐다는걸 축하한다고 생각하면 이상한 점은 없다.

…………그래, 축하받는 것 자체에 불평은 없다고.

「그렇게 작았던 너도, 이제 성인을 맞이하는구나……」

갓난아이때 아버지를, 그리고 유소기에 어머니를 잃은 나를 혼자서 키워주신 할머니가, 눈가에 눈물이 배인 채 내 차림을 기뻐해주고 있었다.
기쁘고, 기뻐하고 싶기는 하지만, 공교롭게도 내 입에서 나오는건 메마른 쓴웃음 뿐.
부끄러워서 긴장하고 있을 뿐이라 생각해주는 할머니에게는 고맙지만 동시에 미안했다.
왜냐면,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이 『카카리코 마을』에서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해주는 복장이라는건…………

「용사의 옷을 입은 그 모습, 너희 부모님에게도 보여주고 싶구나.
이상한걸…… 마치 처음부터, 네가 입어야 하는 옷인 것 처럼도 보이는구나.
정말 잘 어울린단다, 링크」

녹색의 상의에, 뒤로 길게 늘어지는 초록 모자.
추가로 말하자면, 난 금발에 눈동자는 파랗고, 얼굴 양 옆에 길게 뾰족하게 뻗은 귀.
할머니의 재촉으로 전신거울 앞에 선 내 눈에 비친 것은, 틀림없이, 그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간판타이틀 중 하나.

『젤다의 전설』의, 녹색 옷을 입은 용사 링크.
그게, 곤란한듯한, 포기한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내』가 링크…… 정말 바보같다고, 뭔 농담이냐고, 지금까지 몇번이고 생각해온건지.
어릴 적부터 매우 게임을 좋아했고, 특히 『젤다의 전설』은 전 시리즈를 구석구석 파고들었다.
하이랄의 대지도, 사람들도, 링크도, 젤다 공주도, 가논돌프도 좋아했지만, 내가 당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번도 없다.

냉정하게 제3자의 시선만이 아니라, 색안경에 콩깍지가 끼기 쉬운 팬이 보더라도, 용사 링크의 모험이란 엄청난 고난이 가득하다.
가족이 없는건 심심하면 나오지, 친한 동료나 친구와 사별하게 된다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영원히 만나지 못하게 된다거나.
링크가 필사적으로 저항한 세계의 위기 그 자체가 숨겨졌기 때문에, 세계를 구한 영웅이면서도, 그 비밀이나 심경을 누구와도 나누지 못하는 고독을 계속 홀로 품기도 했다.

고독과 이별의 이야기…… 『젤다의 전설』을 그리 칭한 누군가의 말을 전의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납득했던 것 같다.
그게 당사자 『링크』에게 고통이었는지, 무거운 짐으로 느끼고 있었을지는 모른다. 아무튼 게임 속이니까.
용사라면 당연하다고, 이게 내가 이룩해야 할 사명이라고 라면서, 흔들림 없는 긍지와 자신감으로 싸워갔을지도 모른다.

………그게 『링크』라면, 나한텐 무리다.

무슨 인과인지…… 게임 속 세계여야 했을 하이랄에서 『링크』로 태어난 나는, 뭐랄까 허무감과 체념을 품으며, 유소기를 반쯤 타성으로 살고 있었다.
자포자기해서 집을, 마을을 뛰처나가거나, 차라리 죽어서 자유롭게 된다 따윈, 실행은 커녕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은, 할머니에게 손자까지 빼앗을 수는 없었으니까.

정말, 그저 그 뿐.

「링크, 벌써 방으로 돌아가니?
모처럼 차려입었으니, 마을을 돌아보고 오면 좋을텐데 말이다」

「그런다고 누가 기뻐해주는데. 이런 괴짜 성인을」

「링크……」

「괜찮아. 오늘 하루동안은 이 차림으로 있을테니까」

할머니가 걱정하는듯한, 슬퍼하는 표정과 목소리에서 도망치듯, 난 빠르게 방 문을 닫아버렸다.
미안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실제로 말한대로다.
틀림없이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으면서, 마을 사람들에게서 한걸음 물러서서, 벽을 세우고 살아온데다가, 10년 조금 넘은 인생 대부분을 이해하기 힘든 『기행』에 쏟아부은 나는, 동갑의 아이들은 커녕 어른들에게도 괴짜라고 불리며 소외되고 있었다.
성인을 축하하여, 녹색의 옷을 둘러서 틀림없이 『용사』의 복장인데도, 내 일과는 변하지 않는다.

창가의 책상에 걸터앉아, 서랍에서 종이다발을 꺼내서, 너무 써서 아이가 애용한 물건이라 생각되지도 않을 정도로 세월이 흐른 펜을 쥐고, 익숙하게 어제 쓴 다음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의 타이틀은, 『젤다의 전설』이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으로, 『시리즈 내부의 시계열이 타이틀별로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용사만이 다룰 수 있는 신검 『마스터 소드』가 완성될 때 까지를 묘사하는 『스카이워드 소드』

그 무렵에는 아직, 용사 링크의 복장으로 익숙한 녹색의 옷이란 아무런 특색이 없는 기사학교 교복에 지나지 않았다.
그게 지금 이 세상에서 성인식의 복장이 되었다는건, 지금은 이미 『녹색 옷을 입은 소년이 위업을 이룩한 후의 시대』라는게 된다.

과거와 미래를 왕복하는 모험을 펼치는 빅 타이틀, 『시간의 오카리나』에서는 시간축이 단숨에 분기를 이뤘다.
지금 여기가 그 이전인가, 이후인가. 이후라면 어느 루트인가.
적어도 파악은 해 두고 싶다. 위험도가 상당히 차이나니까.

용사가 마왕에게 패배하고, 뒤를 이은 현자들에 의해서 가까스로 봉인이 이뤄지고, 그 후 몇 번이고 부활한 마왕의 위협에 처하게 되는 세계.
용사가 마왕을 쓰러트리고, 그 후에 원래 시대로 돌아간 것으로, 『시간의 용사가 마왕을 쓰러트렸다』라는 전설이 후세에 전해졌다…… 하지만, 용사 그 자체는 사라져버린 세계.

용사가 돌아온 원래 시대. 마왕이 초래한 공포의 시대가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되어, 그 후를 살아간 용사의 혈통이 남겨진 세계.
의사를 통한 고찰까지 행해진 그걸, 지금 내가 하이랄의 어느 시대에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다시 정리하려고 했던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방대한 집필작업의 시작이었다.

이 세계에서, 이 곳에서 살아간다는 실감이 어찌됐든 부족했다.
내가 지금, 공상 속에서 살아간다는 감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할머니라는 쐐기를 잃은 후 내가 어떻게 될지, 스스로도 판단하지 못했다.
그런 불안을 불식해주고, 나를 이 세상에 묶어준 것은
짓궂게도, 세계가 공상이라는 증명에 지나지 않았던게 틀림없을 전생의 기억과 지식이었다.

기억이 희미해져버리기 전에, 다시금 『정보』로서 정리하려는 행동이, 그 후의 나의…… 『지금』의 인생을 크게 뒤바꿨다.
컨트롤러를 쥐고 따라간 링크의 모험을…… 놀라며 압도된 세계의 진실을, 문자로 바꿔 쓸 때마다.

그 여정이, 『그』가 뛰어가며 지켜온 하이랄의 아름다운 광경과, 하이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울고 싶어질 정도로 사랑스럽게, 영혼 깊숙히에서 솟아난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 했던 당시의 내가, 그 장면에서 그렇게까지 감동했던가.
애당초 게임에서,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던가.

그렇게, 어떤 의미로는 당연한 의문은, 그 기억이, 그 광경이 의심할 수 없는 『진짜』라는, 압도적인 자신과 확신감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워버렸다.
품은건 『감동』이나 『기쁨』만이 아니다.
무서운 강적을 앞뒀을 때의 『공포』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던, 혹은 늦어버렸던 때의 『슬픔』과 『분함』을.
무엇보다도, 그런것들을 몇번이고 극복하게 해 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마치, 정말로, 그 시대의 『그』 본인이 되어 모험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체험을, 집필활동과 동시진행형으로 겪는 동안, 『이 세계는 허구다』라는 생각은, 감각은, 어느샌가 사라져버렸다.
이 선명하고 아름다운 세계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영혼에서 울컥거리는 이 마음이 허구Fiction라니, 그럴 수는 없으니까.

(그건 용사의, 『링크』의 영혼의 기억이라는걸까.
……그러면, 왜 나 같은 불순물이 끼어든걸까.
여신 하일리아가, 뭐라도 삐끗한건가)

우연히, 어떤 타이밍에 운 나쁘게, 고귀한 영혼 속에 뒤섞여 들어간 유사품.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빌려버린 『링크』라는 이름과 혼을 더럽히지 않게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언젠가 이 영혼과 기억을, 진정한 『링크』에게, 이 세계의 일원으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담아 돌려줄 때 까지.

그것이 지금의 내가,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의미.

「………이!
어이, 링크, 문 열어!!」

「……나참, 시끄럽잖아.
문 안 잠겨 있다고, 버든(バド)」

필 받아서 집중한 찰나,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큰 목소리에 방해받은 나는, 그 이상의 작업을 포기하고 펜을 놓았다.
이곳이 2층이라는걸 일축하며 장난치듯 창문으로 들어온건, 마을 최고의 괴짜인 날 상대로, 옛날부터 끈질기게 얽혀오는 마을의 둘째 가는 괴짜.
방에서 거의 나갈 리 없는 나에게,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는 소년이었다.

「용무가 있으면 현관으로 들어오라고. 왜 일부러 2층 창으로 올라오는데」

「갔는데 부탁받았어. 네 할머니에게.
걱정이니까, 슬쩍 방의 상태를 보고 와 달라고」

「……할머니. 나 이제 성인인데 말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리 간단히 사람이 바뀔리 없잖아.
특히 넌, 너희 엄마 죽은 뒤가 지독했으니까」

「…………뭐, 그건 그렇네.
눈에 초점은 없고, 반응도 적고, 불필요하게 걱정끼친 기억이야 있지만」

(그건 어머니가 죽은 쇼크라기보다는, 이 세계와 내 자신에게 현실감이 없었던게 원인인데 말야………)

이런 말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오히려 더 걱정시켜버리는게 눈에 선하다.
이제 몇년만 더 노력하면 『젤다의 전설』을 다 쓸 수 있겠지.
그 무렵에는, 『링크』라고 불릴 때 느끼는 『그건 내가 아니다』라는 위화감에, 자신의 것이 아닌 명성과 위업을 들이대는 듯한 죄악감을 마음 속에서 결론짓고, 용사와 같은 이름일 뿐인 평범한 하일리아인으로서, 진정한 의미로 이 세계의 일원이 되겠지.

그걸 위해서라도 빠르게 다시 집필하려던 나는, 버든의 생각치도 못한 제안을 듣고 무심코 말을 잃어버렸다.

「행상의 마차를 맞이하러 가자니.
……확실히 슬슬 도착할 때니까, 지금 출발하면 이웃마을 가는 도중에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런데, 굳이 왜?」

「으음, 그건 말이지……」

목을 갸우뚱거리며 끙끙거리면서, 날 납득시킬 이유를 열심히 떠올리려는 버든의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뿜어버렸다.
옛날부터 이랬던 녀석이다.
친구를 사귀지 않고, 밖에서 놀지도 않고, 방에서 무언가를 쓰고만 있던 나를, 어떻게든 데리고 가려고 했다.
이번에도 그럴거라고, 버든 나름대로의 성인 축하라 생각한 나는, 아직도 끙끙거리는 버든에게 동앗줄을 내려주는 심정으로 말을 걸었다.

「알았다고. 모처럼이니 서둘러볼까」

「아…… 그, 그래!!


…………전에 왕도로 가는 마차에 끼워놓은 그 책에 대한 답변이, 빠르면 다음 마차로 오겠지.
링크의 성인축하, 잘 되면 좋겠는데……


「버든, 지금 뭐라고 했어? 책?」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 책 하니까……… 얌마, 버든!
전에 멋대로 빌려간 그 책, 어서 돌려줘!」

「지금은 무리」

「지금은, 어이…… 설마, 찢어버렸거나 잃어버린건」

「그게 아냐!
정말, 조금만 더, 중요한 일이 끝나면 돌려줄테니까!!」

「그거 쓰는데 얼마나 고생했다고 생각하는거냐고. 다시 쓰는건 사양이라고!!」

떠들석하게 말다툼하며 계단을 뛰어내려와, 그 기세로 달려나갔다.
갈아입는걸 완전히 잊어버린 나와 바드의 뒷모습을, 할머니가 안심한 듯한 미소로 전송하고 있었다.




덜컹, 덜컹. 소리를 내며, 그 때마다 짐받이가 뒤흔들리며, 대량의 상품을 쌓은 마차가 다음 마을을 목표로 길을 나아간다.
적당히 규모가 있고, 우유나 가죽제품이라는 특산품이 나와서, 주민들의 지갑이 허전하지 않은 카카리코 마을은, 상인들에게는 방문하는게 기대되는 익숙한 마을이었다.
식량부터 일용품, 기호품이라는, 평상시의 물건이 대량으로 쌓인 짐받이에, 이번에는 특이한 것이 끼어들어 있었다.
틀림없이 일반인과 다른, 검처럼 날카로운 기색을 풍기는 여성.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지켜지면서도, 아름답고 귀여운 얼굴이 이상하게 굳어진 소녀.

대량의 루피를 받고, 아무 잔소리도 없이 둘을 카카리코 마을까지 보내주는걸 의뢰받은 상인은 현명한 판단으로 그 약속을 지켜서, 덕분에 마을까지 앞으로 조금이라는 위치까지 와 있었다.
하얗고 작은, 생채기 하나 없는 손을, 무릎 위에 꾹 올려놓고 떨고 있는 소녀의 어깨를, 여성이 상냥하게 껴안았다.
자신의 불안과 긴장을 위로해주려는걸, 진심으로 기쁘고, 고맙게 생각하면서.
………그래도 조금도 안심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게, 소녀는 미안함만 품을 뿐이었다.

「………미안해요, 임파.
병사장인 당신을, 내 고집에 어울리게 해 버려서」

「신경쓰실 필요 없습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만나보고 싶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거겠죠?
그 책의 집필자와, 성을 뛰쳐나올 것도 불사할 각오로」

「그 이유가 문제에요.
마물의 피해를, 병사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저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해왔는데.
그 책은, 그 책의 집필자는, 그런 저…… 아니, 성의 모두를 눈 깜빡할 사이에 제쳐둬버렸죠.
그 사람을 전술고문으로 받아들이자라는, 아버님의 생각 자체에는 저도 찬성이에요.
하지만……… 아무래도 그 전에 만나보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던 변변찮은 시책 따윈 계집아이의 농담이었다고 일축받고 싶어요.
질투와 분한 마음으로,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범하기 전에, 제대로 포기하고 싶습니다.

…………민폐밖에 아니죠. 갑자기, 이런 제멋대로인 행동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양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소녀를, 여성은 참지 못하고 그 가슴에 껴안았다.

달라붙어서, 얼굴을 끌어안은 가슴팍에 오열이 깊게 스며들었다.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건, 소녀의 마지막 고집이라 할 수 있겠지.

(누군가……누구 없는걸까.
공주님의, 젤다 님의 마음을 이해해줄 사람, 함께 걸어갈 수 있을 사람은)

소녀를 달래며, 그 심중을 너무나도 염려한 나머지,
상인들에게서 미리, 정기적으로 순찰되고 있기에 이 길은 안전하다고 단언되어버렸기에, 분수에 맞지 않게 방심해버린 탓에 그녀는 깨닫지 못했다.

깊은 숲을 횡당하는, 어슴푸레한 가도를 달리는 마차를, 나무들 그림자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전설』의 시작은 바로 이 순간부터였다.
후세에, 모두가 그렇게 말할 순간이, 이제 곧 찾아오려 하고 있었다.
Posted by 리나네기
총력전 개시

전투개시를 알리는 명백한 신호가 나오기보다, 금속 둘이 서로 부딪히는 굉음이 먼저 앞섰다.
카운트다운이나, 이름을 대며 정정당당이라던가는, 필요하기도 하고 중요한 때도 있다는 것을 부정은 하지 않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완전히 무의미.
선수필승. 이걸로 통한다면 특급이라는 듯 가차없이 베어내려는 링크의 검을, 마르타는 그렇게 올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막아냈다.


양자의 무기를 구성하는 금속만이 아니라, 뼈나 근육이 삐걱거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격렬했던 승부의 균형은, 광화속성 부여에 의해 원래보다 근력이 대폭 강화된 마르타가, 성녀로서는 있을 수 없는 기합성과 함께 지팡이를 휘둘러 무너졌다.
어이없이 날려진 몸의 자세를 공중에서 바로잡고, 어떻게든 착지할 수 있던 링크를, 이번에는 타라스크가 쏘아낸 불꽃이 덮쳤다.
순간적으로 회피하여 그 범위에서 피한 링크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다가가려고 땅을 박찼다.
예상외의 정면돌격에 역시 용도 당황한건지, 순간적으로 토해낸 불꽃에 조금 전 같은 기세는 없다.
얼굴을 가리는 후드 역할을 하던 망토의 어깨죽지를 잡고, 눈 앞으로 다가온 불꽃을 단숨에 걷어내며 돌진, 괴물의 흉악한 면상에 검을 휘둘렀다.



올바르게, 신화 속 영웅담의 한 장면 같은 광경이었다.
영웅의 손에 쥐어진 것이, 전설의 성검이 아니라 흔해빠진 병사의 검에 지나지 않아서, 등껍데기를 피했어도 너무나도 강인한 가죽에 어이없이 되튕겨질 때 까지는.
결정타가 없는 상황에서 이 이상 달라붙는건 역시 악수라고 생각한건지, 유감스럽다는 듯 혀를 차면서도 일단 솔직하게 돌아온 링크를, 로마니의 경악에 찬 소리가 마중했다.



《지, 지…… 지금건 아까웠어, 무기가 통하기만 했으면 타격이 주어졌을거야!!
링크 군, 왜 네 활약이 후세에 남아있지 않는거야!?
혹시 전부 『용사 링크』의 전설과 혼동되거나, 혹은 용사를 모델로 한 창작이라 생각된거야!?
그렇다면 너무한데!!》


「지금은 그런 이야기는 아무래도 됐어, 지켜, 마슈!!」

「네!!」



링크에게 부탁받았다, 의지되었다 라는 사실이 기뻐서,
마슈는 진심을 담은 대답과 함께, 혼신의 힘으로 방패를 땅에 꽂았다.
조금 전, 링크를 덮친 것 보다 양도 열도 아득하게 웃도는 폭염이 그걸 덮쳐서, 방패 뒤에 지켜지는 얼마 안 되는 공간만을 남기고, 부근 일대를 싹 태워버리고 있었다.
누구나 가까이에서 불꽃을 상대하며, 방대한 열에 전신이 이글거리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방패를 지지하는 마슈의 사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먼저 한계를 맞이한 것은, 방패로, 마슈의 등으로 지켜지는 쪽이었다.



「리츠카 씨, 정신차리세요!」

「서번트의 몸으로도 이 열은 힘들어. 맨 몸의 인간이 그렇게 쉽게 버틸 수 있는게 아냐.
어서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초조해하며, 이를 가는 모두의 목소리와, 리츠카의 괴로워하는 신음소리를 들은 마슈는, 몸 안에서 폭발할 것 같은 마음과 마력의 열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풀어헤쳤다.



「진명, 위장등록…… 보구, 전개합니다!! 가상보구 『의사전개/인리의 초석』로드 칼데아스!!」



마슈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마력이 해방되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방패로 지켜지던 일동은, 강고한 성벽이 높고 두텁게 오롯히 서 있는 이미지의 환시와 함께, 방패에 지켜지는 곳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몸 자체에 강력한 수호의 가호가 걸린 것을 감지했다.



「마스터, 괜찮나요!?」

「고마워, 마슈. 덕분에 상당히 편해졌어」

「굉장하네. 이게 보구인가……」


《잘 했어, 마슈. 하지만 보구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아!!
수호의 가호가 있는 동안, 무슨 대책을 세워둬야 해!!》



초조해져서 목이 쉬어버린 로마니의 목소리를 BGM 삼아, 짦은 시간이나마 확보된 안전지대에서, 얼굴을 가리고 눈을 살짝 감으며 의식을 집중한 링크의 사고가 돌고 돈다.
반격의 제1진은, 타라스크의 불꽃이 기세가 약해질 때 까지 훌륭하게 참아낸 방패 뒤에서, 유리의 말을 타고 뛰쳐나온 왕비와 성녀였다.



「타라스크, 가렴!!」

「뭘, 몸이 가볍기로는, 그 거북이 씨에게는 지지 않아요!!」



마르타의 지시에 응해 불을 토하며, 팔과 꼬리를 흔드는 타라스크의 공격은, 아름다움과 내구도를 바꿔버린 유리의 말을 일격으로 분쇄하고, 그 등에 탄 소녀들을 매장할 힘을 지닌 것.
하지만, 그것은 『맞는다면』의 이야기다.
주인처럼 아름다우며 가련한 말은, 역시 주인과 마찬가지의 경쾌함으로 용의 맹공을 계속 피한다.
마르타와 타라스크의 의식이, 눈부실 정도의 빛을 뿌리며 뛰어다니는 유리의 말에 집중하여, 아주 조금이지만 틈이 생긴……… 그 때였다.



「하아아아아아아앗!!」

「즉흥곡이지만 자신작이라고, 감사히 들으렴!!」



방패라는 이름의 특대급 둔기가 타라스크의 정수리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찍어내려지고,
아마데우스가 지휘하는 악단의 고상한 불협화음이, 엄청난 충격을 받아 순간 흐려진 타라스크의 의식에, 새겨지는 듯한 불쾌감을 통해 추격을 가져온 것은.




「타라스크!?」

「공교롭지만, 성녀 씨!!」

「당신의 상대는 이쪽입니다!!」



한번의 도약으로 마르타의 머리를 뛰어 넘을 정도로 높이 뛰어오른 말이, 그 순간 떨어트리고 간 인영이 휘두른 기나긴 자루가, 굉음을 내지르며 두번째의 격렬한 승부가 시작되었다.
이 흐름을 지켜본 리츠카는, 로마니와 함께 환성을 질렀다.



「좋아, 잘 됐다!!」

《마르타와 타라스크를 갈라놨어. 이제는 각개격파만이 남았어!!》





『말을 잃은 기수도, 기수를 잃은 말도,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는 없어.
함께 싸우게 두지 말고, 어떻게든 갈라놓는거야.
기본적인 틀은 이걸로 해 두자』





둘의 머리속에서는, 마슈의 보구로 지켜지던 그 짧은 시간동안, 전원의 힘을 합친 작전을 훌륭하게 떠올린 링크의 목소리가 재생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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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성녀의 시련



「안녕, 여러분.
적막한 밤이네」



선행부대로 덤벼든 해골병과 와이번을, 이미 아무렇지도 않게 속공으로 정리한 그 직후.
뼈의 잔해와 비늘 달린 시체를 짓밟듯, 정결한 제사복을 죽음의 여운이 더럽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타난 것은, 용의 마녀 곁에 서 있던게 보였던 여성 서번트였다.
온화한 목소리, 상냥한 미소, 하지만 눈동자로 엿보이는 숨길 수 없는 광기.
순간적으로, 일동을 바로 커버할 수 있는 위치에서 검을 빼든 링크의 모습에, 그 비틀린 미소는 더욱 더 깊게, 만족스럽게 변해갔다.



「기쁜 오산이네요.
당신처럼 여러 의미로 강한 사람이, 그 쪽에 있어주다니」


「………아무래도 네게 있어서, 마녀의 부하로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은걸」


「당연하죠. 전 성녀입니다.
그리 있기 위해서 열심히 자신을 규율하는데, 이쪽 세계에서는 망가진 성녀의 잔심부름이라니.
한 나라를 멸하기 위해서 소환한데다가, 광화같은 정신나간걸 덧붙이다니.
덕분에 이성이 날아가서 광폭화하고 있어. 지금도 충동을 억누르는데 생각보다 필사적입니다」


「즉, 날뛰려는걸 참고 버티는 지금, 어서 숨통을 끊어달라고?」


「링크 씨, 그 말투는……!?」



마녀의 부하가 된 현 상황은, 프랑스의 국토와 국민의 유린이 본의가 아니라는 그녀의 말에, 아군이 늘어나기를 은밀하게 기대하던 마슈는, 그 원만하며 긍정적인 선택지를 애당초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듯한 링크의 모습에 무심코 언성이 높아질 뻔 했다.
그 경악에는,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방법도 찾지 않고, 아니, 찾으려고도 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버려진 그녀를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마슈의 걱정은 무의미하게 되어버렸다.
만족스럽게, 안심한 것 처럼, 광화와 동떨어진 진정한 미소를 지은, 바로 그 본인에 의해서.




「정말로 각오는 하고 왔는걸. 이야기가 빨라서 살았어」


「다, 당신은…… 정말, 그래도 괜찮은건가요?」


「고마워, 방패 아가씨. 넌 상냥한 아이구나.
그래도 괜찮아. 그게 가장 타당하고 확실한 선택.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어버리면, 당신들을 뒤에서 공격하는 서번트인데, 아군이 될 수 있을리 없잖아?
나도 그런건 하고 싶지 않아.
………상냥한 착한 아이니, 이것만은 기억해두렴.
확실한 불안요소를,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을 아무 대책도 없이 한 순간의 무르고 희망적인 예상만으로 끌어들인다니, 결코 상냥함이 아냐.
무언가를 무시하면 다쳐버리고, 자기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싶어서, 자신도 동료도 위험 앞에 끌어들이는…… 어리석고 안이한 행동이라는 것을 말야」

(※사자신중충. 원래는 범망경에 나오는 불교용어이지만, 일본에서 "사자 몸 속의 벌레(獅子身中の虫)"라는 속담으로 자주 인용한다. 아무리 외부의 해를 입지 않는 사자라도 몸 속의 벌레에게 파먹히면 결국은 죽는다는 말로, 내부의 적, 배신자를 의미.)

상냥하면서도 엄격한 말을 마슈에게 한 성녀는, 그에 따라 고조된 마음으로, 공기를 가르는 강한 신음소리를 내며, 십자가의 지팡이를 휘둘렀다.




「방금 전의 발언에, 조금의 정정을 더하죠.
공교롭지만, 이대로 가만히,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저 쓰러질 생각은 아닙니다.
당신들의 앞을 가로막는건 용의 마녀. 궁극의 용종에 기승하는 재액의 결정.
나 따위를 극복할 수 없다면, 그녀를 쓰러트릴 수 있을 리 없어」




처음부터 마음을 다잡은 링크와, 슬픈듯 이마를 찌푸리면서도 앞을 바라보는 마리, 귀찮은 듯 한숨을 내쉬면서도 지휘봉을 손에 든 아마데우스.
그리고, 조금 떨리는 허리와 창백한 안색이지만, 그래도 다부지게 소녀들을 격려하는 리츠카와, 그의 헌신에 의해서 어떻게든 각오를 다진 마슈와 잔느.
일동의, 몸과 마음의 준비가 갖춰진 것을 확인한 성녀는, 미친 살의가 아니라, 단호한 결의로 소리질렀다.




「나를 쓰러트리렴!!
주저하지 말고, 이 가슴에 칼날을 꽂으렴!!
이것을 시련으로 받아들여, 나의 시체를 넘을 수 있을지 지켜보리라!!
나의 진명은 마르타!!
자, 네 차례야, 대철갑룡 타라스크!!」




자신의 진명을 밝히고, 보구인 기수를 부르며 치켜올려진 그녀의 지팡이가, 막대한 마력의 방출로 빛나기 시작했다.
『마르타』란 누구이며, 『타라스크』란 무엇인가.
링크와 리츠카가 가슴 속에 동시에 품은 그 의문은, 일부러 물어볼 필요도 없이 대답이 돌아왔다.



《마르타…… 성녀 마르타인가!?
조심해, 모두! 그녀는 일찍이 용종을 기도만으로 굴복시킨 성녀야!!
그런 그녀가 서번트라는건, 즉……》


빛 속에서 나타난 것은 주인을 아득하게 웃도는 거체. 아름다운 성녀가 따르게 하기에는 너무나도 투박한 괴물이었다.
사자의 얼굴, 강철의 갑옷보다도 튼튼해보이는 등껍질을 지닌, 흉악한 거북이 괴물을 떠올리게 하는 그것. 하지만 절대 거북이 따위가 아니다.



《그녀는 드래곤 라이더야!!》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괴물 속에서도, 무엇보다도 이름 높으며, 무엇보다도 강하고 무섭다고 여겨지는 것.
용종을 거느리며 나타난 그녀는, 극복해야 할 시련은, 너무나도 강대한 모습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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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어둠 속의 성녀



왕비와 성녀, 역사의 전환기를 맞이한 프랑스에 인생을 희롱당한 두 여성이, 시대를 넘은 우호를 기른다.
일반적인 성배전쟁의 상태와 비교하여,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 상황에 대한 견해를 서로 이야기하고,
마리와 아마데우스처럼 용의 마녀 진영에 대한 대항책으로 소환되었다고 추측되는 서번트가, 그 외에도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이끌어 내어,
리츠카가 언급한 순수 전투요원이 부족한 현 상황을 고려하여 전력증강을 목적으로 아군이 되어줄 서번트를 찾는 것을 앞으로의 제1목적이라 정한 그 날 밤.
누가 의도한 것도 아닌데, 매우 자연스럽게, 우연히, 은은하게 타오르는 모닥불을 둘러싸고 한 때를 같이 하게 된 셋이 있었다.


「있죠, 기사 님. 링크 씨.
당신도 저희와 함께, 여자회 토크를 하지 않으실래요?」

「죄송합니다만 왕비 전하(妃殿下). 저는 『여자』가 아니기에」

「전혀 문제 없답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사교계의 숙녀들조차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해 버릴 정도인걸요.
적어도 저는, 당신이 저희들의 회화에 참가해주신다면, 매우 기꺼이 환영하겠습니다」

「봐주세요……」


이리하여 링크는, 얼마 되지 않은 저항도 허무하게, 결국은 왕비와 성녀의 대화에 끼어들게 된 것이었다.
멤버 선정에 위화감을 품은건 정작 본인 뿐이고, 주변에서 보면 위화감은 커녕 눈요깃거리만 된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






























「에엑!!
링크 씨는 정말로 15세였나요!?」

「(봉인되었을 때의 나이도 괜찮다면) 그렇습니다만. 그렇게 의외인가요?
외견은, 나이에 걸맞는다고 생각하는데요……」

「확실히, 외견만 보고 판단한다면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만.
그 나이에 그런 강함을 체득할 수 있다니…… 재능이 있는 것 만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도 하신거겠네요.
15세의 저라면 결혼은 했어도, 입장상으로서는 아직 마음 편하게 있었는데」

「저는, 밭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어요……」

「당신을 그렇게까지 노력하게 만든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마리의 그런 질문에, 링크는 순간 매우 놀랐지만, 머나먼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한 표정을 지은 후,
사랑스러운듯, 외로운듯한, 신기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둘도 없는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저를 필요로 해 주셨죠.
당신의 힘이 필요로 하다고 말해주셨고, 제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가능한 만큼의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링크 씨에게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분이셨군요」



웃으면서 조용히 수긍하는 링크와 달리, 마리와 잔느는 흐뭇하면서도 참혹한듯한, 뭐라 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을 맛보고 있었다.
그가 내심을 털어놓은 곳에 있던 잔느만이 아니라, 마리 역시 돌아갈 고향이나 맞이해줄 사람을 전부 잃고, 홀로 방랑하고 있다는 링크의 현 상황을 알고 있었다.
모르는 채, 저도 모르게 지뢰를 밟아서 링크를 상처입히지 않도록, 리츠카와 마슈가 은밀히 신경을 써 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링크 본인도, 리츠카 들이 마리와 아마데우스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한 것을 눈치챘다.
신경쓰는듯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동료들의 협조를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인걸까, 자신을 배려해줬기 때문이라 믿고 있었기 때문인걸까, 혹은 그 둘 다일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어떤 상황을 들이대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가슴 펴고 늠름하게 앞을 바라보며, 인리수복의 여행길을 지지해주는 링크.
그런 그의 모습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 조차 위험해져버린 지금의 잔느에게 있어서는, 눈이 아플 정도로 눈부셨다.
소환시의 이상사태로 인해 본래 있어야 할 능력이 제한되고, 소중한 나라와 사람들이 유린되며, 게다가 그것이 자신의 다른 측면의 짓이 되어버린다.
불합리한 재판에서 화형으로 이어진 생전조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지금의 잔느는 정신적으로 몰리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따지면, 문득 가슴 속에 떠올라버린 의문을, 평상시의 자신이라면 신경쓸 필요도 없다고 일소되어 치워버렸을 것을,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내 버렸을 정도로.


「…………하나만 대답해주세요.
링크 씨는, 그녀를…… 그 용의 마녀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잔느?」

「받은 처사에 대해서 화내거나 미워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리츠카 씨들은 그리 말해주셨습니다.
저를 격려해주려고 했다는건,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다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나 마음 속을 뒤지더라도.
그런 격정을, 정말로, 한 조각도 찾을 수 없는 저는, 역시 삐뚤어진 존재가 아닐까 해서.
화내고, 미워하는게, 사람으로서 정상적인 모습이라면…… 그 때 그녀가 말한 것 처럼, 죽음 직전에 모두를 저주한 그녀가 진짜 『잔느』이고, 지금 여기 있는 제가, 있을 수 없는건 아닌 아주 조그마한 가능성의 쪽이 아니었을까 하고.
………그런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한번 꺼낸 말은, 이미 멈출 수 없다.
듣고 있는 링크와 마리도, 참회처럼 생각되어버리는 그 말을, 그만두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때의…… 더는 만날 수 없다는 가족과 친구를 생각하며 한탄하시는 링크 씨의 모습을 봤을 때, 전 깨달아버렸어요.
말괄량이인 저를 사랑해주신 부모님이나, 꾸짖어주신 오라버니들. 그리운 친구들. 소박하면서도 행복했던 고향에서 보내던 나날.
그걸 전부 두고 와 버렸고, 두번 다시 되찾을 수 없다고 하는데.
배신당하고, 화형에 처해진 것에 대한 증오만이 아니라…… 그걸 아까워하며, 한탄하는 마음조차, 제 안에는 없어요.
…………가르쳐주셨으면 해요.
한탄하고, 후회하는게, 사랑한다는 증거라면……… 그것조차 할 수 없는, 가지고 있는게 당연하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마음을 지니지 않은 저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가슴 속에서 울컥거리는 감정의 물결에 떨리고, 흔들리면서도, 열심히 토해낸 그 말은,
참지 못하고 흘러내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은.
구국의 성처녀 따위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불안해하면서도 우두커니 서 있는 소녀의, 단순한 잔 다르크로서의,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참아온 생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건 신경쓰지 마』라던가, 『네가 진짜 잔 다르크인게 당연하잖아』 같은,
그런 말 뿐인, 듣기 좋을 뿐인 임시방편이나 다름없는 말은 이미 통하지 않을거라는 것을, 링크와 마리는 바로 알아차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뭐라고 말해줘야 하는걸까.
『그건 아니다』라는 틀림없는 본심을, 그녀의 마음에 조금의 왜곡도 없이 닿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을 써야 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할 수 없어서, 곤란해져버린 마리는 잠시 제쳐두고, 링크는 한 걸음 내딛었다.
조금씩 떨리며, 너무나도 허약해보이는 잔느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다른 누구도 아니라 그녀 자신이, 그 때 자신에게 그렇게 해 줬던 것 처럼.


「잔느…… 이야기를 하기 전에, 네 생각을 하나만 정정해두겠어.
난 확실히, 이제 그 곳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 이제 모두를 만날 수 없는걸 한탄했고…… 모두와 좀 더 이야기했다면 좋았을거라고, 좀 더 마주봤으면 좋았을거라고, 후회도 했었지만.
그런 결과로 이어지게 만든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아」

「………링크 씨?」

「진정하고, 천천히 생각해봐.
단순한 마을 소녀였다는 잔느가, 프랑스를 위해 일어난 것은, 수많은 군사를 이끌고 싸운 것은, 도대체 어째서였는지」

「그건, 주의 계시를 받았기에……」

「확실히 계기는 그랬을지도 몰라.
잘 생각해봐…… 계기를 얻어서 일어난, 네 등을 떠민건 무엇이었지?」

「………전, 주를, 프랑스를 위해서.
하지만, 사실은…… 제가 정말로 지키고 싶었던 것, 깃발을 들어올린 이유는………」



자신의 손을 살그머니, 상냥하게 잡는 링크의 손을 잡는 힘을, 자신의 사고가 진행될 수록 조금씩 강해져가는 잔느.
가만히 그에 마주보며, 그녀가 대답을 얻는 순간을 링크는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런 중요한 시간은 갑작스레, 무례하게 망가져버렸다.


「링크 씨, 잔느, 깨닫고 있나요?」

「……네. 바로 저기까지 왔군요」


저마다 요동치던 마음이 순식간에 잔잔해지고, 눈빛이, 사고가 예리해진 그 순간이었다.
야영지 주변의 순찰을 하러 갔던 마슈와 포우가, 적습 통지와 동시에 뛰어들어온 것은.


「아아, 정말. 왜 이리 운이 나쁜거야……!」

「아무튼, 일단 재정비를!」

「잔느!」

「네……?」

「나중에 한번 더, 다시 이야기할거니까!」

「………네. 잘 부탁드려요」


대답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상황은 아직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진솔하게, 진지하게 마주봐주는 사람이, 자신의 옆에 분명히 있어줬다.
그런 것을 실감하면서 조금 안심하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진 잔느의 얼굴에는, 정말 얼마 되지 않게나마 확실하게 미소를 되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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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원제: 成り代わりリンクのGrandOrder

작가: 후미즈키 하즈키(文月葉月)
링크: (본편) https://syosetu.org/novel/182479/

 

成り代わりリンクのGrandOrder - ハーメルン

 気がついたら、ハイリアにて『リンク』という金髪碧眼の少年になっていた元ゼル伝プレイヤー。  躊躇いながらも、成ってしまったからには『リンク』に恥じない生き方を…

syosetu.org

(외전) https://syosetu.org/novel/184842/

 

成り代わりリンクのGrandOrder 外伝 - ハーメルン

 ここでは、別枠で連載している『成り代わりリンクのGrandOrder』の外伝、もしくは番外編にあたる作品を投稿していきます。  本編を既に読まれていることが前…

syosetu.org

원작: Fate/Grand Order, 오리지널 젤다의 전설 시리즈

장르: 크로스오버

 

원래 타입문넷에서 번역중이던 팬픽인데, 노벨피아에 다른 분이 1화 번역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쌓아둔 비축분을 한번에 전부 올립니다.

Posted by 리나네기
음악마술


완성된 서클을 중심으로 긴장을 푼 일행은, 부드러운 분위기로 자기소개부터 교류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면 다시…… 저는 마슈 키리에라이트.
데미 서번트로, 진명은 모르고 있습니다.
이쪽은 리츠카. 제 마스터에 해당해요」

「두 사람 다. 잘 부탁해.」

「그래. 나야말로 잘 부탁해.
아마데우스도 게으름 피워서는 안 돼. 의지하고 있으니까」

「알고 있어. 다짐을 받아야 하는구나, 마리아는」

《그나저나 놀랐는걸. 설마 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서번트로 현계하고 있었을 줄이야.
겉의 세계에서는 천재 음악가로 이름을 날린 그가, 실은 뛰어난 음악마술의 사용자라는건 마술세계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야》

「거짓말. 모차르트는 마술사였어?」

「아…… 아니, 그에 관해서 말인데.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마술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음악가』로서 현계하고 있어.
그러니까, 기대되는 만큼의 일은 할 수 없달까…… 애당초 난 스스로 마술사라고 자칭한 적도 없고, 마술사가 된다는 생각도 없어.
오로지 그저, 음악의 마술이 지닌 힘이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가볍게 손을 대보니, 그 분야에서도 나는 천재였다는 것 뿐이니까」

《에엑. 그래서 당시 명문 마술사들을 압도한거야!?
체면이 말이 아니었겠는데. 마술사가 진정한 의미로서 음악에 정통하다고 자부하는 자는 많은데………… 아, 과연. 그래서구나》

「그런거지.
완전한 문외한에게 당했다는 것 보다는, 동지중 한명이라 취급해버리는게, 자존심적으로 차라리 나았을걸」

《그러면, 네 사인이 실은 병사가 아니라, 마술승부에 져서 주살당했다는 설은……》

「평범하게 병사라고? 그런 승부는 전혀 받지 않았으니까」

《이, 이럴수가…… 마술계에 유명한 역사 로망중 하나가 끔찍하게 사라졌어》

「그보다 애당초 나는, 마술사라는 인종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들의 말하는걸 보면, 내가 보면 꽝도 잘 봐주는거야.
음악이라는건 말이지. 하늘의 계시처럼 갑작스레 내려오는거야.
보다 높은 경지에 이르려고 한다면 필요한 것은 재능과 감성. 무엇보다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는 일념이지.
그것만에 애태우며, 조금도 곁눈질하지 않고 뒤쫓지 않으면, 좋은 소리를 캐치할 수 없을텐데.
그걸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어디까지나 근원이라는 것에 이르기 위한 『수단』으로서, 천상의 음악에 이치와 계산만으로 도달하려고 하다니…… 바보짓도 정도껏이어야지.
음악마술에 대해서는, 내가 천재라기보다는 다른이들이 바보였다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단언해두겠어」

《우와, 장난 아닌데…… 그정도 되는 천재 음악가가 저렇게까지 단언한 이상, 틀림없는 사실이겠지만.
세상의 마술사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려나. 음악마술을 대대로 갈고닦는 명문은 많은데……》

「저기, 마슈. 마술사는 모두 음악을 좋아해?」

「좋아한다기보다는, 당연한 교양이라는 느낌이네요.
그 시계탑에서도 『음악과』란 최대 파벌중 하나로, 전공으로 삼는 사람은 많아요.
비록 전문외라고 하더라도, 마술사라면 모름지기 음악을 즐기고 곱씹어야 한다는게 예로부터의 인식이에요.
실제로 저도, 악보를 읽고 간단하게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는 알고 있고요」

《아득한 고대 하일리아 시대부터 이어지는, 유서 깊은 마술계통중 하나야.
기록에 남은 가장 예전의 사용자는, 뭐니뭐니해도 그 용사 링크니까》

「컥…… 쿨럭, 쿨럭!!」

「우왓, 갑자기 왜 그래!?」

「무, 물이 기도로 들어갔어……」

《괜찮아, 링크 군? 조심해!》

(누구 때문인데……)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그렇지. 용사 링크가 원초의 음악마술의 사용자라는 거였지.
그가 성스러운 악기를 이용해서 연주했다는 음악은, 아주 짧은 선율만으로, 날씨를 바꾸거나 시간조차 조종해버리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고 『전설』에서 전하고 있어.
그걸 목표삼아, 혹은 그를 모방하여 음악에 숨겨진 가능성을 추구하는 마술사는, 어느 시대건 있었다는거야》

「헤에~ ……그러면 혹시, 그 유명한 음악가가 실은 마술사였다. 같은 경우는 제법 있는거야?」

「유감이지만, 그런 예외는 아마 나 뿐이라 생각해.
마술은 은닉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마술사 녀석들은, 모처럼 만든 곡이나 악기를 남들 앞에 보이지 않고, 단순한 연구재료로 삼아 자신들끼리 소비하고는 하고.
심한 경우는, 한번도 연주하지 않고 평생 소중히 묵혀두고 있다거나 한다니까」

「…………일반인의 감각으로 보면, 그거 음악이라는 의미 있는건지 의문인데 말야」

「그런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것을, 계~~~~속 눈치채지 못하니까.
정말 마술사 녀석들은 어쩔 수 없지」

자신이 마술사가 아니라 단언하면서도, 마술의 역사에서는 틀림없이 그 사용자로 이름을 남긴 사람이며, 틀림없는 천재이기도 한 그의 신랄한 말에 반론할 수 있는 마술사는, 공교롭게도 그 곳에는 없었다.



이 세계에서의 아마데우스는 ★3입니다.
『마술효과가 있는 음악을 자아내거나 연주하는 음악가』가 아니라, 『마술의 매개 삼아 음악을 사용하는 마술사』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현계할 수 있다면, ★4나 ★5도 될 수 있겠지만요.
음악가로서의 자신을 무엇보다 자긍심을 가지고 생각하는 그이기에, 어지간한 일이 없으면, 그런 의미로의 아마데우스의 진심을 볼 일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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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리츠카의 걱정


어떻게 위기를 넘고, 길동무가 늘어난 일행은, 영맥을 발견했다는 칼데아의 오퍼레이션을 의지하여, 라 샤리테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숲속을 탐색했다.
그리하여 발견한 영맥은, 빛에 꼬이는 벌레처럼 모여든 마물들이 이미 점거하고 있어서, 왕비라는데도 의욕만만인 마리를 달래고, 비전투원이라며 맡길 생각으로 가득한 아마데우스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검을 뽑고 솔선해서 뛰쳐나온 링크를 보며, 리츠카와 로마니는 함께 어깨가 축 쳐졌다.


《서번트가 늘어서, 이제서야 겨우 전투 부문을 통째로 떠넘긴 꼴이 된 링크 군이 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둘 다 비전투 타입이었을 줄이야…… 아마데우스는 어쨌든 마리는 의욕 있는 것 같지만, 왕비님을 전선으로 내보낼 수 없다고 링크 본인이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었는걸」
《아무래도 그는, 벼슬살이거나, 혹은 고귀한 분을 섬긴 경험이 있는 것 같아.
마리 님이 왕비라고 알자마자, 바로 무릎 꿇은 그 동작, 엄청 익숙한 동작이었어》
「그 말은 링크는, 가족이나 친구만이 아니라, 섬기던 집이나 주군조차 잃어버렸다는게……」
《리츠카 군. 그의 프라이빗에 발을 디디는건 멈추자.
저 쪽도 여러모로 알고 싶어하는게 있을텐데, 그래도 우리 형편을 신경써주면서, 일부러 물어봐주지 않고 있으니까》
「……그렇지」

「리츠카, 닥터. 소탕 완료!
지금부터 뭘 하면 돼!?」
《고마워, 링크 군. 이제 마슈와 우리들에게 맡겨주면 돼!》

그렇게 무사히 서클 설치가 완료되고, 소속된 서번트들의 일시 소환을 시작으로, 칼데아의 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공정이라면, 다음부터는 가장 먼저 해 두는게 좋을거라 생각한다는 링크의 냉정한 태클에, 일동은 쓴웃음으로 수긍했다.
실제로, 링크의 도움이 없으면 벗어날 수 없던, 혹은 애를 먹는다거나 어떤 피해가 나왔을게 틀림없는 상황을 겪은 그들에게는, 인재를 타고난다는 것의 중요함이 몸에 뼈저리게 서려있었다.
지금은 아직 인리수복에 대해서 아마추어인 칼데아에게 『앞으로』를 의식시키기 위한 발언은, 동시에 어떤 중요한 사실도 저도 모르게 지적하게 되는 것이었다.

(『다음』, 이구나……)

너무나 익숙해지고, 너무나도 의지할 수 있었던 탓에, 무심코 잊어버리기 십상이지만.
링크는 서번트도, 칼데아의 스탭도 아니며, 이 프랑스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 협력자다.
작전이 종료된 후, 함께 돌아갈 수도 없고, 레이시프트로 온 이 땅에서 스카우트해서 데리고 갈 수도 없다.
그와의 여행길에 『다음』이란 없다. 그걸 생각하면 기운이 축 빠지는걸 리츠카는 자각하고 있었다.

(역시, 슬슬 물러날 떄일지도 모르겠어)

협력해주는건 고맙고, 억지로라도 따라가겠다는 그의 마음도 정말로 기뻤다.
(※역주 : 사룡백년전쟁 8화 『현상 파악』)
그의 덕분에, 아군이 되어주는 서번트가 늘어나고, 칼데아의 서포트를 받을 수 있게 될 때 까지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체제가 갖춰진 이상, 아무리 본인이 승낙해주고 있다고는 해도, 그에게 완전히 의지해버리는 상황이 계속되어 버린다는 것. 그가 없다면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릴 현 상황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리츠카의 속에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이 후로는, 서번트와 교전할 기회도 서서히 늘어나겠지.
링크가 블라드 3세나 카밀라와 교전한 것은, 그의 강함이 파워만의 것은 아니었으니까. 사람과 서번트라는 사이의 전력차를 전술을 통해서 역전했기 때문이다.
전술이나 술책이 통하지 않을, 압도적인 힘으로 떄려잡아올 상대가, 앞으로 나타나 버린다면,
그럴 때가 되더라도 여전히, 그가 전투요원의 필두로 최전선에 있을 상태가 계속되어버린다면.


(언젠가 기회를 틈타서, 손도 쓸 수 없게 되기 전에, 확실히 헤어져야겠지……)


리츠카가 은밀하게, 아주 일반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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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스러운 철퇴

그녀에게 폭력이란, 유린이란, 고문이란, 아름다우면서도 세련된 것이었다.
상처입히고, 괴롭히고, 그러면서도 죽이지는 않는 아슬아슬한 선 위에서 설계, 개발된 고문기구만큼,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겸한 예술품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폭력이란 그런 도구를 이용해서 행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예술품을 이용하는 이상 그에 합당한 미학이 있어야만 한다는 고집조차 가지고 있었다.
그런 긍지를,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도구라는, 사람이 낳은 예지의 결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원초의 무기가, 야만의 극치인 주먹과 다리라는 일격이 그 몸에 때려박히자, 카밀라의 괴물로서의 자부심에 금이 가고, 무르게 무너져간다.

영핵을 파괴하는 기술을 모르는 맨몸의 공격은, 서번트인 카밀라에게 있어선 원래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할 것이며, 링크도 그건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가 공격하는건, 카밀라의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두 번 다시 적대하지 않도록, 두 번 다시 남을 괴롭힌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자신을 상대하기만 해도 그 마음의 심지가 가볍게 부러져 버리도록.
몇번이고, 몇번이고, 주의하고 주의하여, 몸과 마음은 커녕 영혼 깊숙히 때려박아, 새기려는 듯한 인정사정 없는 맹공을.
안 그래도 창백했는데 더욱 핏기가 가신 얼굴빛에, 항상 자신의 몸을 불태우고 있었을 복수라는 열기가 한 순간이지만 잊어버릴 듯한 공포심이 전신에 달린 검은 잔느가 기겁한 상태로 보고 있었다.

「…………아냐. 절대로 아냐.
저 녀석은 결코, 용사님 따위가 아냐」

「응. 그 말 대로야.
확실한 약점이나 약점을 일부러, 울든 아우성치든 철저하게 노려대서, 무자비하게 때려 눕혀서 상대방의 전의를 밑바닥까지 상실시키는.
압도적인 전력차를 뒤집을 가능성을 숨기면서도, 사용하는 측에 매우 정신적인 고통을 준다는 이유로 잘 쓰는 사람이 적고, 이 나조차 어지간한 상대가 아니고서야 사용을 주저해버린다고.

그런 "52의 전투살법"중에서도 특히 가차없이, 특히 실천적인 그걸, 저렇게나 자연스럽게 사용해버리다니.
뗏갈만 좋은 도련님인줄 알았더니, 상당한 달인이잖아.」

「버서크 라이더. 당신은 당신대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욕 나올 정도로 진지한 표정으로 터무니 없는 발언을 해 버린 성녀에, 광화시킨 탓이라 생각은 하지만 참지 못하고 힘차게 태클해버린 검은 잔느는, 그 때문에 시선을 돌려버린 얼굴을, 사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참극의 무대로, 마지못해 되돌렸다.
그 시선이 어느샌가 자신으로 향해지던 푸른 눈동자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쳐버린 탓에 전신이 움츠려버렸다.
몸 속을, 특히 자랑스러워하던 얼굴이 중점적으로 박살나서, 고귀한 여성으로서의, 괴물로서의 자부와 프라이드가 근간부터 꺾여버려서,
이미 싸우기는 커녕 일어설 기운조차 없어져서 쭈그려 앉은 채 흐느껴 울 수 밖에 없어진 카밀라는 이미 안중에도 없다.
여기까지 오니, 여기까지 당하니 억지로라도, 바보라도 안다.
그는 화를 내고 있다. 광분하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참극에…… 자신에게…….


(저 녀석……… 저 가짜 용사는 조금 전에 뭐라고 했었지!?)

적어도 이 곳에서, 모습만은 잔느를 닮은 저 얼굴에, 적어도 한발은 때려박아주겠어




확실히 아름답다고 솔직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던 카밀라의 얼굴에 인정사정 없이 때려박고, 그 잘 생긴 콧대를 뭉개버린 혼신의 일격을 정확하게 떠올린 검은 잔느의 목구멍 속에서, 쥐어 짜내는 비명이 흘러나왔다.
라이더의 말대로, 무자비한 유린으로 완전히 전의가 상실해버린 검은 잔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건, 아름다운 세이버였다.

「카밀라 뿐만이 아니라, 블라드 3세까지 전의를 상실해서, 전선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단 퇴각하고, 다시 태세를 정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그…… 그래. 그 말대로야!!
이건 전략적 철퇴라는거야. 꼴불견스럽게 무서워하거나 예상이 어긋난건 결코 아니니까!!
거기 가짜 용사, 기억해!!
넌 죽이겠어…… 반드시, 끔찍하게, 거기 멍하니 서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성녀님과 함께, 흔적도 남지 않게 태워줄테니까!!」

본인도 그렇다고 자각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패배자의 상투대사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말을 남기고.
불러낸 와이번으로 흡혈귀 둘을 회수한 검은 잔느는, 라이더, 세이버와 함께 자신도 올라타서, 순식간에 그 곳에서 멀리 도망쳐버렸다.
그녀들이 나타났을 당시의 예상을, 절망을 뒤엎고, 마녀와 그녀를 따르는 서번트들을 예상치도 못한 수단으로 공격하여 훌륭하게 되돌려보낸 링크에게, 경악과 흥분에 취한 리츠카들이 달려왔다.
이룩한 쾌거는 둘째치고, 정작 그 본인은 불만스러우면서도 왠지 부족한듯 소리지르고 있었다.

「아앗, 도망쳤어!! 아직 때리지 못했고, 아직 그 콧대를 뭉개지 못했는데!! 물리적으로!!」

《아니, 정말 이젠 봐줘!!》

「……뭐, 괜찮나. 관심 대상을 바꾸는데는 성공한 것 같으니까.
보니까, 한번에 하나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듯 하고,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 신경을 못 쓰는 직정형의 성격이야.
저렇게 겁먹게 만들었으니, 당분간 마을이나 거리를 덮치지는 않겠지」

「링크…… 너, 정말로 냉정했었구나」

「당연하잖아. 몇번이나 말했는데」

「아무리 무시무시한 흡혈귀라고는 해도, 울면서 벌벌 떠는 여성 상대로 저렇게 문답무용으로 때리는 녀석이 자칭 냉정하다는걸, 솔직하게 믿을 수 있을리가……」

「힘이 부족한건 사실. 압도적인 불리가 현실.
그런 상황을 뒤엎으려면 어찌 해야 할지 고려하고,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걸 실행했을 뿐인데 말이지」

「쓸데없이 더 성깔 나쁘잖아」

「참 고맙수다」

리츠카가 링크를 꾸짖고, 링크도 그에 반론하고 있는건가 해서 초조해진 마슈와 잔느는, 얼굴을 마주보며 거리낌 없이 말다툼중인 둘이, 즐겁다는 듯 웃는 것을 알아차리고 힘이 빠졌다.
무사히…… 라고 해야 할지 어떨지는 모르는 위기를 넘어서, 부드러워지는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명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경쾌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일동이 순식간에 경계하며 무기를 들고 돌아보니, 행동 그 자체에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고귀함이 깃들이고, 그 이상으로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웃는 여성과, 즐거워서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로 힘차게 웃으며, 마음에 든 세트리스트에 갈채를 보내듯 박수를 치는 남성이 서 있었다.

「이런, 재미있었어. 정말 최고였어.
멋지게 끼어들 타이밍을 노리던 마리아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일부러 끼어들지 않고 끝났으니, 내게 있어서는 최고의 전개인걸」

「확실히, 정의의 편이라 자칭할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용기를 지닌 한 소년이, 절망적인 상황을 훌륭하게 극복해낸 광경은, 정말로 훌륭했답니다.
마치 그 『전설』에서 읊어지는 싸움이, 바로 눈 앞에서 전개된 것 처럼!
사랑의 두근거림과는 다른, 뜨겁고 경쾌한 가슴의 뜀박질…… 이게 통쾌하다는거구나. 참을 수 없어!」

「……너희들은, 서번트?」

「저희들의 아군이라 생각해도, 괜찮습니까?」

「그래. 물론이지!
자기소개를 할께…… 나는 마리.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일설에 따르면 아무래도 위대한 음악마술을 부리는 자라고도 이름이 남은 듯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나는, 단순한 천재 음악가에 지나지 않지.
서번트로서의 전투능력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인리수복을 위한 첫 걸음. 프랑스를 구하기 위한 여정에, 새로운 동료들이 더해진 순간이었다.





























「위험해…… 그 가짜 용사. 그 녀석은 너무 위험해.
일단 성처녀는 뒷전이야. 그딴 녀석은 언제든 처리할 수 있어.
어떻게든지, 조금이라도 빨리, 서둘러, 그 녀석을 처리해야겠지.
일단은 순수한 전력의 증강. 귀환해서 새 서번트를 추가로 소환하자.
그 외에 할 수 있는건……」

「그러면 제가 나가서 그들의 현 위치나 동향을 밝혀두죠.
움직임을 파악해두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신속하게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도 그렇겠네.
그럼, 가도록 해. 버서크 라이더.
너의 『말(馬)』이라면, 아무리 정체 모르는 녀석이라도 뒤쳐질 일은 없겠지」

「알았습니다」



제1특이점 수복 완료 후, 칼데아 소환실에서.

「어머, 이것도 운명이란 것일까?
서번트 어새신, 카밀라라 불러줘요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앗……」

그 후 칼데아에서는, 용사를 무서워하며 도망치는 여자 흡혈귀라는 매우 당연한 광경과, 울면서 무서워하는 여자 흡혈귀에게 성섬성의껏, 고개를 팍 숙이며 사과하는 용사라는, 이색적이다 못해 상식을 의심하는 광경을 한동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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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카밀라

마슈의 방패 뒤쪽에서, 화면 너머 관제실에서.
어떤 공통의 지식을 지니고 전황을 지켜보던 리츠카와 에미야는, 그 광경을, 그 때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중에 이렇게 설명하게 된다.
「저건 틀림없는 라이더킥이었어」라고.

훌륭한 육체와 밸런스 감각을 통해,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자세를 바로잡은 링크는, 바로 내민 한쪽 발에 낙하의 기세를 더한 전 체중을 담아, 노린 그대로 힘차게 때려박았다.
카밀라의, 소녀를 죽여서 피로 목욕해서라도 미모를 유지하고 싶다고 바랬던 여자 흡혈귀의 맨얼굴에, 가면을 부수고도 멈추지 않는 위력과 기세로.

구두 바닥을 맛보면서 날아가서, 기왓조각과 돌무더기 산으로 굉음과 함께 머리부터 박힌 카밀라.
돌격의 기세를 전부 그녀의 안면에 넘기는 것으로, 자신은 문제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깔끔하게 착지한 링크.
처음에 상정한 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형태의 격전에, 그 광경에, 거기 있던 사람들은 적아를 가리지 않고, 멍하니 전의를 상실해서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뭐라 할 수 없는 침묵이, 파편과 돌무더기가 흩어지는 소리와, 그 속에서 일어난 카밀라의 움직임으로 사라진다.
아름다움을 긍지로 여기는 여성이, 하필이면 얼굴을 발로 맞고 날아갔다니…… 터무니 없는 굴욕을 맛본 그녀가 광분한다는 것을, 체면따윈 신경쓰지 않고 공격해 올 것을 상정하고 전투태세를 취한 마슈와 잔느였으나, 그 기세는 직후 사라져버렸다.

「으, 으윽…… 훌쩍, 히익, 으윽……………」

부숴진 가면 아래에서 나타난, 평상시라면 여자 흡혈귀의 대명사에 어울릴 냉철한 미모가 가득했을 얼굴이, 그 눈동자가, 고통과 공포와 굴욕에 흔들리면서, 약간 비틀어지고 피가 주륵주륵 흐르는 코를 힘차게 누르며, 유린된 소녀처럼 허약하게 흐느껴 울고 있었으니까.

「거짓말이야, 거짓말. 말도 안 돼…… 무슨 짓을 한거야. 이 나를, 백작부인인 나를, 하필이면 얼굴을 이렇푸휅!?」

《링크 군―――!!?》


적은 커녕 아군조차 기겁하고 있다는걸, 눈치채지 못할리 없는데, 그래도 상관 없다는 듯, 링크는 카밀라의 콧대에 추격의 발차기를 날렸다.
손만으로는 지키지 못하고, 완전히 뭉개져버린 코에서 폭포처럼 피가 쏟아져 내린다.
자랑의 얼굴을 구성하는 파츠를 웃는 얼굴로, 조금의 주저도 없이 뭉개버린다.
용사와 같은 이름을 지니고 있어야 할 눈 앞의 소년이, 카밀라에게는 흡혈귀와는 비교도 안 되는 괴물로 보이고 있었다.

「히이이이이익…!!」

「역시, 생각한 대로야.
넌, 약한 자. 도망치는 자, 저항하지 못할 자를 괴롭힌 적은 있어도, 자신이 책망당한 적은 없고, 직접적이거나 원시적인 폭력에 대한 정신적인 내성이나 마음가짐이 눈꼽만큼도 없어」

《그, 그렇구나…… 카밀라와 같이 소녀들을 고문, 학살하던 부하들은 전부 잔혹한 형을 받았지만, 주범격일 카밀라는 그렇지 않아!!
귀족이었기에, 틀림없이 고귀한 여성이었기에, 누구도 그녀를 처벌할 수 없었어!!
사형판결조차 직접적이 아니라, 출입구도 창도 전부 틀어막은 성의 자신의 방에 죽을 때까지 갇힌다는 형태로 집행되었어!!
링크 군의 말대로…… 그녀는 확실히 흡혈귀라는 괴물이지만, 그 베이스는 백작부인!!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유린, 착취하는 것 과는 달리, 고귀한 존재에게의 경의나 사양이 완전히 없어지고, 때로는 수렁이나 다름없을 난전에는, 그녀는 기본적으로 어울리지가 않아!!》

「나도 들었던 적 있어. S라서 당하는데 약하다고, 유리검이라고!!」

「………선배. 그런 편중된 지식을 도대체 어디서 얻으신건가요?
개인의 취미나 기호는,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역시 그건 어떨지……」

「아니아니아니 아니야. 그런 이상한건 아니니까!!
만화 읽었을 뿐이야! 그러니까 마슈,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줘?!」

《어, 어쨌든…… 이건 혹시, 정말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닥터. 왕이면서도 동시에 무인이기도 한 블라드 3세에게는 그 이치는 통하지 않아요!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너무 서두른다고 생각합니다!」

「………… 마슈, 저기, 저걸 봐」

「……………………………」

「가시공이 경악하고 있어요!?」

《그는 확실히 전장을 아는 무인이지만, 그 전에 여성을 존중하는 의식이 소양으로 몸에 익은 왕후귀족이니까 말야.
죽이는 데는 주저는 없겠지만, 얼굴은 상처입히지 않는다거나, 사체를 욕보이지 않는다거나, 그런 고결함과 경의는 지니고 있을거야.
그런 사람에게, 고귀한 여성을, 그것도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울고 있는 여성을, 상관 없다는듯 때려눕히는 행위와 광경이라니, 이해의 범주 밖이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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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블라드 3세

리츠카나 로마니들의 걱정과 명백하게 고양되던 전투 전의 모습과는 반대로, 두 서번트는 각자 싸움을 걸어왔다.
여유의 표현인건지, 아니면 그저 놀고 있을 뿐인건지, 자신들에게는 제휴 따윈 불가능하다는걸 자각한 후의 전술인건가.
아무튼 그건, 칼데아 측에서의 호기였다.


「링크 씨, 저도……!」

「마슈, 넌 움직이지 마!!」


달려가려던 그 다리를 일갈로 제지당해서, 발목만 잡을 뿐이라고 생각되고 있는건가 생각하여 머리속이 새하애진 마슈였지만, 링크의 말에는 그 다음이 있었다.


「눈 앞의 적을 쓰러트리는데만 붙잡히지 마. 방패병으로서의 싸우는 방식을 의식해!!
속도 대신 얻은 중후함은, 눌러붙어서 지키고, 시간을 벌고, 버텨내기 위한 거야!!」

「동료에게 조언을 하면서라니…… 상당한 여유로군, 용사여」

「큭……!」

「링크 씨!!」

보여버린 얼마 안 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찔러진 창이 링크의 몸을 스친다.
숨통을 끊는 것이 아닌, 희롱하고, 몰아붙이고, 조금이라도 오래 괴롭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차츰차츰 침식해 오는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무릎 꿇은 순간을 호기라 여긴 그 끄트머리가, 비록 직격을 맞아도 바로 죽지는 않을 곳을 향해 쏘아지고……… 둔탁한 금속음과 함께 튕겨내졌다.
몸의 자세가 무너트려진데다가, 예상하지 못한 저항을 받아서 경악하여 한 순간 사고가 정지되어버린 랜서를, 혼신의 칼날이 베어가른다.
어깻죽지에서 시작하여 몸의 전면을 힘차게 대각선으로 베어내렸는데, 살짝 피가 나올 정도의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는 것에, 불만스럽게 혀를 차는 링크.
자신이 대단한 짓을 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 그 모습을 앞에 두고, 그를 제외한 전원이 아연실색. 말을 잃었다.


「리, 링크 씨……」

「봤지. 마슈.
너의 그것만큼 훌륭하지는 않지만, 사용법에 따라서는, 전황을 얼마든지 바꿀 힘이 방패에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되돌아 본 링크가 보여준, 검을 든 것과는 반대측의 팔에, 단 한순간의 공방에 얼마나 굉장한 충격이 가해졌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금속판이 힘차게 찌그러져서 두번 다시 써먹지 못할 듯한, 아무런 특색도 없는 단순한 일반병사의 방패가 들려져 있었다.
지금은 잔해가 되어버린 마을을 열심히 지키려고 한, 이름도 모르는 병사의 소지품이었겠지.
그걸 그저 몸을 지키는데만이 아니라, 쏘아지는 공격을 받아내고, 막아낸 순간 되밀어서 튕겨내고, 공세로 바꾸는 절호의 찬스를 낳았다.
일련된 흐름은 틀림없이, 링크가 조금 전 마슈에게 조언하던, 방패를 이용하여 싸우는 방법의 실천 그 자체.
몰아넣기 위해 일부러 대충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하필이면 자신과의 공방 속에서, 동료에게 싸우는 법의 표본을 피로하는 여유를 줘 버렸다는,
프라이드를 성대하게 상처입어서 굉장한 표정으로 이를 가는 랜서에게, 어새신의 조소가 쏘아졌다.


『악마』드라클라고 두려워해진 흡혈귀인데도, 상당히 한심한걸.
놀이에도 정도가 있지」

「닥쳐라. 남의 잎에서 나의 진명을 말하지 마라.
그 애송이도 그렇고 네놈도 그렇고, 실로 불쾌하기 짝이 없구나」

「괜찮잖아.
우리 반영웅은 그 이름을 알려서, 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전율하게 하는게 본분일텐데」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다가 실수하여, 도망쳐버린 자의 손에 파멸당한건 네놈일텐데.
엘리자베트 바토리…… 아니, 카밀라.
끔찍하면서도, 정말 헛된 최후였지」

「………눈치 없는 분이네. 이러니 뿌리부터 무인인 남자분은.
흡혈귀로 영락했으면서도, 고결한 정신에 목매달다니」

진심으로 서로 죽이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살기를 두르며, 서로 노려보는 두 괴물의 대화에, 마지막 접전에 망가져버린 방패를 버리고, 다시 검을 쥔 링크가, 소리만 들리는 로마니에게 물어봤다.

「닥터. 지금 대화에서 저 녀석들의 정체는 알겠어?」

《남자 쪽은 블라드 3세. 통칭 『가시공』!!
압도적인 전력차로 쳐들어온 적국 병사들에게, 포로를 꼬챙이의 산으로 가득 채운 지옥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의를 잃게 만들고, 그로 나라를 지키면서도, 그 지나친 일화에 악마라 두려움받은 구국의 영웅!!

여자쪽은 엘리자베트 바토리. 블라드 3세의 발언을 고려하면 그 진명은 카밀라. 통칭 『피의 백작부인』!!
늙어서 미모가 쇠약해지는걸 두려워한 그녀는 소녀의 피에 회춘의 효력이 있다고 믿고, 자신의 영지에 사는 소녀들을 수백명 넘게 고문, 쥐어 짜낸 피로 목욕했다고 전해져!!

사람의 생혈을 갈구하는 무시무시한 괴물, 흡혈귀…… 둘 다, 그 이미지의 원점이 된 괴물들이야!!》

「……과연, 굉장한 녀석들인걸」

《알았구나. 그러면 조금이라도 빨리 철퇴 준비를》

「고마워, 닥터. 덕분에 싸울 방향성이 정해졌어」

《아직 이해하지 못했지. 나 제대로 설명한거 맞지!?
해골병이나 와이번을 압도한 네가 강하다는건 알고 있어. 하지만 서번트 상대는 역시 무모해!!
조금 전의 공격도 힘껏 했는데 별 타격도 없었어. 오히려 화만 돋궜잖아!!》

「현 상황에서 쓰러트릴 수 있다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어.
이건 어디까지나 위력정찰…… 덤으로, 저 높게 솟은 콧대를 힘차게 꺾어서, 한방 먹여주고 싶을 뿐이라고」

《부탁해, 링크 군. 분노는 접어둬. 제발 냉정하게 되어줘!!》

「몇번이나 말하지만, 난 냉정해」

링크는 그렇게 말하며 웃으며, 독특한 난폭한 금속음으로 날려진 쇠사슬을 검으로 튕겨냈다.
그 움직임에, 상정보다 빠르게 한계가 찾아왔다.
경련을 일으키며, 끌려가는 감각을 느껴 뒤돌아보니, 완전히 걷어냈다고 생각한 쇠사슬이, 검을 쥔 자신의 왼손을 힘껏 묶어버린 광경을 봐 버렸다.

「붙잡았는걸…… 공교롭게 됐네, 용사님.
고문기구를 다루는 방법과, 기분 좋게 비명지르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내 상대는 없다고 자부하고 있는걸.
자, 절망을 노래해주렴. 그 한탄과 피, 남김 없이 양식으로 삼아줄테니」

가면 너머의 눈동자를 요염하게 번뜩이며, 서번트와 괴물이 된 것으로 그 몸에 익힌 여력으로 사냥감을 잡은 쇠사슬을 힘차게 당긴다.
링크는 그에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그 기세를 타는 형태로 땅을 박찼다.
예측대로였다면, 조금의 오차도 없이 뛰어들었을 곳에 보구를 전개시킨 카밀라는, 자신의 상정을 넘은 속도로, 보구를 넘어서 자신을 향한 기세로 날아드는 링크에 놀랐고,
아주 조금이지만, 그에게는 결코 허락해서는 안 되는 순간을, 경직된 채로 맞이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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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