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시련



「안녕, 여러분.
적막한 밤이네」



선행부대로 덤벼든 해골병과 와이번을, 이미 아무렇지도 않게 속공으로 정리한 그 직후.
뼈의 잔해와 비늘 달린 시체를 짓밟듯, 정결한 제사복을 죽음의 여운이 더럽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타난 것은, 용의 마녀 곁에 서 있던게 보였던 여성 서번트였다.
온화한 목소리, 상냥한 미소, 하지만 눈동자로 엿보이는 숨길 수 없는 광기.
순간적으로, 일동을 바로 커버할 수 있는 위치에서 검을 빼든 링크의 모습에, 그 비틀린 미소는 더욱 더 깊게, 만족스럽게 변해갔다.



「기쁜 오산이네요.
당신처럼 여러 의미로 강한 사람이, 그 쪽에 있어주다니」


「………아무래도 네게 있어서, 마녀의 부하로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은걸」


「당연하죠. 전 성녀입니다.
그리 있기 위해서 열심히 자신을 규율하는데, 이쪽 세계에서는 망가진 성녀의 잔심부름이라니.
한 나라를 멸하기 위해서 소환한데다가, 광화같은 정신나간걸 덧붙이다니.
덕분에 이성이 날아가서 광폭화하고 있어. 지금도 충동을 억누르는데 생각보다 필사적입니다」


「즉, 날뛰려는걸 참고 버티는 지금, 어서 숨통을 끊어달라고?」


「링크 씨, 그 말투는……!?」



마녀의 부하가 된 현 상황은, 프랑스의 국토와 국민의 유린이 본의가 아니라는 그녀의 말에, 아군이 늘어나기를 은밀하게 기대하던 마슈는, 그 원만하며 긍정적인 선택지를 애당초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듯한 링크의 모습에 무심코 언성이 높아질 뻔 했다.
그 경악에는,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방법도 찾지 않고, 아니, 찾으려고도 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버려진 그녀를 배려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마슈의 걱정은 무의미하게 되어버렸다.
만족스럽게, 안심한 것 처럼, 광화와 동떨어진 진정한 미소를 지은, 바로 그 본인에 의해서.




「정말로 각오는 하고 왔는걸. 이야기가 빨라서 살았어」


「다, 당신은…… 정말, 그래도 괜찮은건가요?」


「고마워, 방패 아가씨. 넌 상냥한 아이구나.
그래도 괜찮아. 그게 가장 타당하고 확실한 선택.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어버리면, 당신들을 뒤에서 공격하는 서번트인데, 아군이 될 수 있을리 없잖아?
나도 그런건 하고 싶지 않아.
………상냥한 착한 아이니, 이것만은 기억해두렴.
확실한 불안요소를,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을 아무 대책도 없이 한 순간의 무르고 희망적인 예상만으로 끌어들인다니, 결코 상냥함이 아냐.
무언가를 무시하면 다쳐버리고, 자기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싶어서, 자신도 동료도 위험 앞에 끌어들이는…… 어리석고 안이한 행동이라는 것을 말야」

(※사자신중충. 원래는 범망경에 나오는 불교용어이지만, 일본에서 "사자 몸 속의 벌레(獅子身中の虫)"라는 속담으로 자주 인용한다. 아무리 외부의 해를 입지 않는 사자라도 몸 속의 벌레에게 파먹히면 결국은 죽는다는 말로, 내부의 적, 배신자를 의미.)

상냥하면서도 엄격한 말을 마슈에게 한 성녀는, 그에 따라 고조된 마음으로, 공기를 가르는 강한 신음소리를 내며, 십자가의 지팡이를 휘둘렀다.




「방금 전의 발언에, 조금의 정정을 더하죠.
공교롭지만, 이대로 가만히,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저 쓰러질 생각은 아닙니다.
당신들의 앞을 가로막는건 용의 마녀. 궁극의 용종에 기승하는 재액의 결정.
나 따위를 극복할 수 없다면, 그녀를 쓰러트릴 수 있을 리 없어」




처음부터 마음을 다잡은 링크와, 슬픈듯 이마를 찌푸리면서도 앞을 바라보는 마리, 귀찮은 듯 한숨을 내쉬면서도 지휘봉을 손에 든 아마데우스.
그리고, 조금 떨리는 허리와 창백한 안색이지만, 그래도 다부지게 소녀들을 격려하는 리츠카와, 그의 헌신에 의해서 어떻게든 각오를 다진 마슈와 잔느.
일동의, 몸과 마음의 준비가 갖춰진 것을 확인한 성녀는, 미친 살의가 아니라, 단호한 결의로 소리질렀다.




「나를 쓰러트리렴!!
주저하지 말고, 이 가슴에 칼날을 꽂으렴!!
이것을 시련으로 받아들여, 나의 시체를 넘을 수 있을지 지켜보리라!!
나의 진명은 마르타!!
자, 네 차례야, 대철갑룡 타라스크!!」




자신의 진명을 밝히고, 보구인 기수를 부르며 치켜올려진 그녀의 지팡이가, 막대한 마력의 방출로 빛나기 시작했다.
『마르타』란 누구이며, 『타라스크』란 무엇인가.
링크와 리츠카가 가슴 속에 동시에 품은 그 의문은, 일부러 물어볼 필요도 없이 대답이 돌아왔다.



《마르타…… 성녀 마르타인가!?
조심해, 모두! 그녀는 일찍이 용종을 기도만으로 굴복시킨 성녀야!!
그런 그녀가 서번트라는건, 즉……》


빛 속에서 나타난 것은 주인을 아득하게 웃도는 거체. 아름다운 성녀가 따르게 하기에는 너무나도 투박한 괴물이었다.
사자의 얼굴, 강철의 갑옷보다도 튼튼해보이는 등껍질을 지닌, 흉악한 거북이 괴물을 떠올리게 하는 그것. 하지만 절대 거북이 따위가 아니다.



《그녀는 드래곤 라이더야!!》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괴물 속에서도, 무엇보다도 이름 높으며, 무엇보다도 강하고 무섭다고 여겨지는 것.
용종을 거느리며 나타난 그녀는, 극복해야 할 시련은, 너무나도 강대한 모습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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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성녀



왕비와 성녀, 역사의 전환기를 맞이한 프랑스에 인생을 희롱당한 두 여성이, 시대를 넘은 우호를 기른다.
일반적인 성배전쟁의 상태와 비교하여,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 상황에 대한 견해를 서로 이야기하고,
마리와 아마데우스처럼 용의 마녀 진영에 대한 대항책으로 소환되었다고 추측되는 서번트가, 그 외에도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이끌어 내어,
리츠카가 언급한 순수 전투요원이 부족한 현 상황을 고려하여 전력증강을 목적으로 아군이 되어줄 서번트를 찾는 것을 앞으로의 제1목적이라 정한 그 날 밤.
누가 의도한 것도 아닌데, 매우 자연스럽게, 우연히, 은은하게 타오르는 모닥불을 둘러싸고 한 때를 같이 하게 된 셋이 있었다.


「있죠, 기사 님. 링크 씨.
당신도 저희와 함께, 여자회 토크를 하지 않으실래요?」

「죄송합니다만 왕비 전하(妃殿下). 저는 『여자』가 아니기에」

「전혀 문제 없답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사교계의 숙녀들조차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해 버릴 정도인걸요.
적어도 저는, 당신이 저희들의 회화에 참가해주신다면, 매우 기꺼이 환영하겠습니다」

「봐주세요……」


이리하여 링크는, 얼마 되지 않은 저항도 허무하게, 결국은 왕비와 성녀의 대화에 끼어들게 된 것이었다.
멤버 선정에 위화감을 품은건 정작 본인 뿐이고, 주변에서 보면 위화감은 커녕 눈요깃거리만 된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






























「에엑!!
링크 씨는 정말로 15세였나요!?」

「(봉인되었을 때의 나이도 괜찮다면) 그렇습니다만. 그렇게 의외인가요?
외견은, 나이에 걸맞는다고 생각하는데요……」

「확실히, 외견만 보고 판단한다면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만.
그 나이에 그런 강함을 체득할 수 있다니…… 재능이 있는 것 만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도 하신거겠네요.
15세의 저라면 결혼은 했어도, 입장상으로서는 아직 마음 편하게 있었는데」

「저는, 밭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어요……」

「당신을 그렇게까지 노력하게 만든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마리의 그런 질문에, 링크는 순간 매우 놀랐지만, 머나먼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한 표정을 지은 후,
사랑스러운듯, 외로운듯한, 신기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둘도 없는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저를 필요로 해 주셨죠.
당신의 힘이 필요로 하다고 말해주셨고, 제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가능한 만큼의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링크 씨에게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분이셨군요」



웃으면서 조용히 수긍하는 링크와 달리, 마리와 잔느는 흐뭇하면서도 참혹한듯한, 뭐라 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을 맛보고 있었다.
그가 내심을 털어놓은 곳에 있던 잔느만이 아니라, 마리 역시 돌아갈 고향이나 맞이해줄 사람을 전부 잃고, 홀로 방랑하고 있다는 링크의 현 상황을 알고 있었다.
모르는 채, 저도 모르게 지뢰를 밟아서 링크를 상처입히지 않도록, 리츠카와 마슈가 은밀히 신경을 써 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링크 본인도, 리츠카 들이 마리와 아마데우스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한 것을 눈치챘다.
신경쓰는듯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동료들의 협조를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인걸까, 자신을 배려해줬기 때문이라 믿고 있었기 때문인걸까, 혹은 그 둘 다일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어떤 상황을 들이대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가슴 펴고 늠름하게 앞을 바라보며, 인리수복의 여행길을 지지해주는 링크.
그런 그의 모습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 조차 위험해져버린 지금의 잔느에게 있어서는, 눈이 아플 정도로 눈부셨다.
소환시의 이상사태로 인해 본래 있어야 할 능력이 제한되고, 소중한 나라와 사람들이 유린되며, 게다가 그것이 자신의 다른 측면의 짓이 되어버린다.
불합리한 재판에서 화형으로 이어진 생전조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지금의 잔느는 정신적으로 몰리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따지면, 문득 가슴 속에 떠올라버린 의문을, 평상시의 자신이라면 신경쓸 필요도 없다고 일소되어 치워버렸을 것을,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내 버렸을 정도로.


「…………하나만 대답해주세요.
링크 씨는, 그녀를…… 그 용의 마녀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잔느?」

「받은 처사에 대해서 화내거나 미워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리츠카 씨들은 그리 말해주셨습니다.
저를 격려해주려고 했다는건,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다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나 마음 속을 뒤지더라도.
그런 격정을, 정말로, 한 조각도 찾을 수 없는 저는, 역시 삐뚤어진 존재가 아닐까 해서.
화내고, 미워하는게, 사람으로서 정상적인 모습이라면…… 그 때 그녀가 말한 것 처럼, 죽음 직전에 모두를 저주한 그녀가 진짜 『잔느』이고, 지금 여기 있는 제가, 있을 수 없는건 아닌 아주 조그마한 가능성의 쪽이 아니었을까 하고.
………그런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한번 꺼낸 말은, 이미 멈출 수 없다.
듣고 있는 링크와 마리도, 참회처럼 생각되어버리는 그 말을, 그만두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때의…… 더는 만날 수 없다는 가족과 친구를 생각하며 한탄하시는 링크 씨의 모습을 봤을 때, 전 깨달아버렸어요.
말괄량이인 저를 사랑해주신 부모님이나, 꾸짖어주신 오라버니들. 그리운 친구들. 소박하면서도 행복했던 고향에서 보내던 나날.
그걸 전부 두고 와 버렸고, 두번 다시 되찾을 수 없다고 하는데.
배신당하고, 화형에 처해진 것에 대한 증오만이 아니라…… 그걸 아까워하며, 한탄하는 마음조차, 제 안에는 없어요.
…………가르쳐주셨으면 해요.
한탄하고, 후회하는게, 사랑한다는 증거라면……… 그것조차 할 수 없는, 가지고 있는게 당연하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마음을 지니지 않은 저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가슴 속에서 울컥거리는 감정의 물결에 떨리고, 흔들리면서도, 열심히 토해낸 그 말은,
참지 못하고 흘러내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은.
구국의 성처녀 따위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불안해하면서도 우두커니 서 있는 소녀의, 단순한 잔 다르크로서의,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참아온 생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건 신경쓰지 마』라던가, 『네가 진짜 잔 다르크인게 당연하잖아』 같은,
그런 말 뿐인, 듣기 좋을 뿐인 임시방편이나 다름없는 말은 이미 통하지 않을거라는 것을, 링크와 마리는 바로 알아차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뭐라고 말해줘야 하는걸까.
『그건 아니다』라는 틀림없는 본심을, 그녀의 마음에 조금의 왜곡도 없이 닿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을 써야 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할 수 없어서, 곤란해져버린 마리는 잠시 제쳐두고, 링크는 한 걸음 내딛었다.
조금씩 떨리며, 너무나도 허약해보이는 잔느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다른 누구도 아니라 그녀 자신이, 그 때 자신에게 그렇게 해 줬던 것 처럼.


「잔느…… 이야기를 하기 전에, 네 생각을 하나만 정정해두겠어.
난 확실히, 이제 그 곳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 이제 모두를 만날 수 없는걸 한탄했고…… 모두와 좀 더 이야기했다면 좋았을거라고, 좀 더 마주봤으면 좋았을거라고, 후회도 했었지만.
그런 결과로 이어지게 만든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아」

「………링크 씨?」

「진정하고, 천천히 생각해봐.
단순한 마을 소녀였다는 잔느가, 프랑스를 위해 일어난 것은, 수많은 군사를 이끌고 싸운 것은, 도대체 어째서였는지」

「그건, 주의 계시를 받았기에……」

「확실히 계기는 그랬을지도 몰라.
잘 생각해봐…… 계기를 얻어서 일어난, 네 등을 떠민건 무엇이었지?」

「………전, 주를, 프랑스를 위해서.
하지만, 사실은…… 제가 정말로 지키고 싶었던 것, 깃발을 들어올린 이유는………」



자신의 손을 살그머니, 상냥하게 잡는 링크의 손을 잡는 힘을, 자신의 사고가 진행될 수록 조금씩 강해져가는 잔느.
가만히 그에 마주보며, 그녀가 대답을 얻는 순간을 링크는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런 중요한 시간은 갑작스레, 무례하게 망가져버렸다.


「링크 씨, 잔느, 깨닫고 있나요?」

「……네. 바로 저기까지 왔군요」


저마다 요동치던 마음이 순식간에 잔잔해지고, 눈빛이, 사고가 예리해진 그 순간이었다.
야영지 주변의 순찰을 하러 갔던 마슈와 포우가, 적습 통지와 동시에 뛰어들어온 것은.


「아아, 정말. 왜 이리 운이 나쁜거야……!」

「아무튼, 일단 재정비를!」

「잔느!」

「네……?」

「나중에 한번 더, 다시 이야기할거니까!」

「………네. 잘 부탁드려요」


대답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상황은 아직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진솔하게, 진지하게 마주봐주는 사람이, 자신의 옆에 분명히 있어줬다.
그런 것을 실감하면서 조금 안심하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진 잔느의 얼굴에는, 정말 얼마 되지 않게나마 확실하게 미소를 되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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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마술


완성된 서클을 중심으로 긴장을 푼 일행은, 부드러운 분위기로 자기소개부터 교류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면 다시…… 저는 마슈 키리에라이트.
데미 서번트로, 진명은 모르고 있습니다.
이쪽은 리츠카. 제 마스터에 해당해요」

「두 사람 다. 잘 부탁해.」

「그래. 나야말로 잘 부탁해.
아마데우스도 게으름 피워서는 안 돼. 의지하고 있으니까」

「알고 있어. 다짐을 받아야 하는구나, 마리아는」

《그나저나 놀랐는걸. 설마 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서번트로 현계하고 있었을 줄이야.
겉의 세계에서는 천재 음악가로 이름을 날린 그가, 실은 뛰어난 음악마술의 사용자라는건 마술세계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야》

「거짓말. 모차르트는 마술사였어?」

「아…… 아니, 그에 관해서 말인데.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마술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음악가』로서 현계하고 있어.
그러니까, 기대되는 만큼의 일은 할 수 없달까…… 애당초 난 스스로 마술사라고 자칭한 적도 없고, 마술사가 된다는 생각도 없어.
오로지 그저, 음악의 마술이 지닌 힘이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가볍게 손을 대보니, 그 분야에서도 나는 천재였다는 것 뿐이니까」

《에엑. 그래서 당시 명문 마술사들을 압도한거야!?
체면이 말이 아니었겠는데. 마술사가 진정한 의미로서 음악에 정통하다고 자부하는 자는 많은데………… 아, 과연. 그래서구나》

「그런거지.
완전한 문외한에게 당했다는 것 보다는, 동지중 한명이라 취급해버리는게, 자존심적으로 차라리 나았을걸」

《그러면, 네 사인이 실은 병사가 아니라, 마술승부에 져서 주살당했다는 설은……》

「평범하게 병사라고? 그런 승부는 전혀 받지 않았으니까」

《이, 이럴수가…… 마술계에 유명한 역사 로망중 하나가 끔찍하게 사라졌어》

「그보다 애당초 나는, 마술사라는 인종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들의 말하는걸 보면, 내가 보면 꽝도 잘 봐주는거야.
음악이라는건 말이지. 하늘의 계시처럼 갑작스레 내려오는거야.
보다 높은 경지에 이르려고 한다면 필요한 것은 재능과 감성. 무엇보다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는 일념이지.
그것만에 애태우며, 조금도 곁눈질하지 않고 뒤쫓지 않으면, 좋은 소리를 캐치할 수 없을텐데.
그걸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어디까지나 근원이라는 것에 이르기 위한 『수단』으로서, 천상의 음악에 이치와 계산만으로 도달하려고 하다니…… 바보짓도 정도껏이어야지.
음악마술에 대해서는, 내가 천재라기보다는 다른이들이 바보였다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단언해두겠어」

《우와, 장난 아닌데…… 그정도 되는 천재 음악가가 저렇게까지 단언한 이상, 틀림없는 사실이겠지만.
세상의 마술사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려나. 음악마술을 대대로 갈고닦는 명문은 많은데……》

「저기, 마슈. 마술사는 모두 음악을 좋아해?」

「좋아한다기보다는, 당연한 교양이라는 느낌이네요.
그 시계탑에서도 『음악과』란 최대 파벌중 하나로, 전공으로 삼는 사람은 많아요.
비록 전문외라고 하더라도, 마술사라면 모름지기 음악을 즐기고 곱씹어야 한다는게 예로부터의 인식이에요.
실제로 저도, 악보를 읽고 간단하게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는 알고 있고요」

《아득한 고대 하일리아 시대부터 이어지는, 유서 깊은 마술계통중 하나야.
기록에 남은 가장 예전의 사용자는, 뭐니뭐니해도 그 용사 링크니까》

「컥…… 쿨럭, 쿨럭!!」

「우왓, 갑자기 왜 그래!?」

「무, 물이 기도로 들어갔어……」

《괜찮아, 링크 군? 조심해!》

(누구 때문인데……)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그렇지. 용사 링크가 원초의 음악마술의 사용자라는 거였지.
그가 성스러운 악기를 이용해서 연주했다는 음악은, 아주 짧은 선율만으로, 날씨를 바꾸거나 시간조차 조종해버리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고 『전설』에서 전하고 있어.
그걸 목표삼아, 혹은 그를 모방하여 음악에 숨겨진 가능성을 추구하는 마술사는, 어느 시대건 있었다는거야》

「헤에~ ……그러면 혹시, 그 유명한 음악가가 실은 마술사였다. 같은 경우는 제법 있는거야?」

「유감이지만, 그런 예외는 아마 나 뿐이라 생각해.
마술은 은닉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마술사 녀석들은, 모처럼 만든 곡이나 악기를 남들 앞에 보이지 않고, 단순한 연구재료로 삼아 자신들끼리 소비하고는 하고.
심한 경우는, 한번도 연주하지 않고 평생 소중히 묵혀두고 있다거나 한다니까」

「…………일반인의 감각으로 보면, 그거 음악이라는 의미 있는건지 의문인데 말야」

「그런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것을, 계~~~~속 눈치채지 못하니까.
정말 마술사 녀석들은 어쩔 수 없지」

자신이 마술사가 아니라 단언하면서도, 마술의 역사에서는 틀림없이 그 사용자로 이름을 남긴 사람이며, 틀림없는 천재이기도 한 그의 신랄한 말에 반론할 수 있는 마술사는, 공교롭게도 그 곳에는 없었다.



이 세계에서의 아마데우스는 ★3입니다.
『마술효과가 있는 음악을 자아내거나 연주하는 음악가』가 아니라, 『마술의 매개 삼아 음악을 사용하는 마술사』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현계할 수 있다면, ★4나 ★5도 될 수 있겠지만요.
음악가로서의 자신을 무엇보다 자긍심을 가지고 생각하는 그이기에, 어지간한 일이 없으면, 그런 의미로의 아마데우스의 진심을 볼 일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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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
리츠카의 걱정


어떻게 위기를 넘고, 길동무가 늘어난 일행은, 영맥을 발견했다는 칼데아의 오퍼레이션을 의지하여, 라 샤리테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숲속을 탐색했다.
그리하여 발견한 영맥은, 빛에 꼬이는 벌레처럼 모여든 마물들이 이미 점거하고 있어서, 왕비라는데도 의욕만만인 마리를 달래고, 비전투원이라며 맡길 생각으로 가득한 아마데우스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검을 뽑고 솔선해서 뛰쳐나온 링크를 보며, 리츠카와 로마니는 함께 어깨가 축 쳐졌다.


《서번트가 늘어서, 이제서야 겨우 전투 부문을 통째로 떠넘긴 꼴이 된 링크 군이 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둘 다 비전투 타입이었을 줄이야…… 아마데우스는 어쨌든 마리는 의욕 있는 것 같지만, 왕비님을 전선으로 내보낼 수 없다고 링크 본인이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었는걸」
《아무래도 그는, 벼슬살이거나, 혹은 고귀한 분을 섬긴 경험이 있는 것 같아.
마리 님이 왕비라고 알자마자, 바로 무릎 꿇은 그 동작, 엄청 익숙한 동작이었어》
「그 말은 링크는, 가족이나 친구만이 아니라, 섬기던 집이나 주군조차 잃어버렸다는게……」
《리츠카 군. 그의 프라이빗에 발을 디디는건 멈추자.
저 쪽도 여러모로 알고 싶어하는게 있을텐데, 그래도 우리 형편을 신경써주면서, 일부러 물어봐주지 않고 있으니까》
「……그렇지」

「리츠카, 닥터. 소탕 완료!
지금부터 뭘 하면 돼!?」
《고마워, 링크 군. 이제 마슈와 우리들에게 맡겨주면 돼!》

그렇게 무사히 서클 설치가 완료되고, 소속된 서번트들의 일시 소환을 시작으로, 칼데아의 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공정이라면, 다음부터는 가장 먼저 해 두는게 좋을거라 생각한다는 링크의 냉정한 태클에, 일동은 쓴웃음으로 수긍했다.
실제로, 링크의 도움이 없으면 벗어날 수 없던, 혹은 애를 먹는다거나 어떤 피해가 나왔을게 틀림없는 상황을 겪은 그들에게는, 인재를 타고난다는 것의 중요함이 몸에 뼈저리게 서려있었다.
지금은 아직 인리수복에 대해서 아마추어인 칼데아에게 『앞으로』를 의식시키기 위한 발언은, 동시에 어떤 중요한 사실도 저도 모르게 지적하게 되는 것이었다.

(『다음』, 이구나……)

너무나 익숙해지고, 너무나도 의지할 수 있었던 탓에, 무심코 잊어버리기 십상이지만.
링크는 서번트도, 칼데아의 스탭도 아니며, 이 프랑스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 협력자다.
작전이 종료된 후, 함께 돌아갈 수도 없고, 레이시프트로 온 이 땅에서 스카우트해서 데리고 갈 수도 없다.
그와의 여행길에 『다음』이란 없다. 그걸 생각하면 기운이 축 빠지는걸 리츠카는 자각하고 있었다.

(역시, 슬슬 물러날 떄일지도 모르겠어)

협력해주는건 고맙고, 억지로라도 따라가겠다는 그의 마음도 정말로 기뻤다.
(※역주 : 사룡백년전쟁 8화 『현상 파악』)
그의 덕분에, 아군이 되어주는 서번트가 늘어나고, 칼데아의 서포트를 받을 수 있게 될 때 까지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체제가 갖춰진 이상, 아무리 본인이 승낙해주고 있다고는 해도, 그에게 완전히 의지해버리는 상황이 계속되어 버린다는 것. 그가 없다면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릴 현 상황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리츠카의 속에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이 후로는, 서번트와 교전할 기회도 서서히 늘어나겠지.
링크가 블라드 3세나 카밀라와 교전한 것은, 그의 강함이 파워만의 것은 아니었으니까. 사람과 서번트라는 사이의 전력차를 전술을 통해서 역전했기 때문이다.
전술이나 술책이 통하지 않을, 압도적인 힘으로 떄려잡아올 상대가, 앞으로 나타나 버린다면,
그럴 때가 되더라도 여전히, 그가 전투요원의 필두로 최전선에 있을 상태가 계속되어버린다면.


(언젠가 기회를 틈타서, 손도 쓸 수 없게 되기 전에, 확실히 헤어져야겠지……)


리츠카가 은밀하게, 아주 일반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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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스러운 철퇴

그녀에게 폭력이란, 유린이란, 고문이란, 아름다우면서도 세련된 것이었다.
상처입히고, 괴롭히고, 그러면서도 죽이지는 않는 아슬아슬한 선 위에서 설계, 개발된 고문기구만큼,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겸한 예술품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폭력이란 그런 도구를 이용해서 행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예술품을 이용하는 이상 그에 합당한 미학이 있어야만 한다는 고집조차 가지고 있었다.
그런 긍지를,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도구라는, 사람이 낳은 예지의 결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원초의 무기가, 야만의 극치인 주먹과 다리라는 일격이 그 몸에 때려박히자, 카밀라의 괴물로서의 자부심에 금이 가고, 무르게 무너져간다.

영핵을 파괴하는 기술을 모르는 맨몸의 공격은, 서번트인 카밀라에게 있어선 원래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할 것이며, 링크도 그건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가 공격하는건, 카밀라의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두 번 다시 적대하지 않도록, 두 번 다시 남을 괴롭힌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자신을 상대하기만 해도 그 마음의 심지가 가볍게 부러져 버리도록.
몇번이고, 몇번이고, 주의하고 주의하여, 몸과 마음은 커녕 영혼 깊숙히 때려박아, 새기려는 듯한 인정사정 없는 맹공을.
안 그래도 창백했는데 더욱 핏기가 가신 얼굴빛에, 항상 자신의 몸을 불태우고 있었을 복수라는 열기가 한 순간이지만 잊어버릴 듯한 공포심이 전신에 달린 검은 잔느가 기겁한 상태로 보고 있었다.

「…………아냐. 절대로 아냐.
저 녀석은 결코, 용사님 따위가 아냐」

「응. 그 말 대로야.
확실한 약점이나 약점을 일부러, 울든 아우성치든 철저하게 노려대서, 무자비하게 때려 눕혀서 상대방의 전의를 밑바닥까지 상실시키는.
압도적인 전력차를 뒤집을 가능성을 숨기면서도, 사용하는 측에 매우 정신적인 고통을 준다는 이유로 잘 쓰는 사람이 적고, 이 나조차 어지간한 상대가 아니고서야 사용을 주저해버린다고.

그런 "52의 전투살법"중에서도 특히 가차없이, 특히 실천적인 그걸, 저렇게나 자연스럽게 사용해버리다니.
뗏갈만 좋은 도련님인줄 알았더니, 상당한 달인이잖아.」

「버서크 라이더. 당신은 당신대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욕 나올 정도로 진지한 표정으로 터무니 없는 발언을 해 버린 성녀에, 광화시킨 탓이라 생각은 하지만 참지 못하고 힘차게 태클해버린 검은 잔느는, 그 때문에 시선을 돌려버린 얼굴을, 사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참극의 무대로, 마지못해 되돌렸다.
그 시선이 어느샌가 자신으로 향해지던 푸른 눈동자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쳐버린 탓에 전신이 움츠려버렸다.
몸 속을, 특히 자랑스러워하던 얼굴이 중점적으로 박살나서, 고귀한 여성으로서의, 괴물로서의 자부와 프라이드가 근간부터 꺾여버려서,
이미 싸우기는 커녕 일어설 기운조차 없어져서 쭈그려 앉은 채 흐느껴 울 수 밖에 없어진 카밀라는 이미 안중에도 없다.
여기까지 오니, 여기까지 당하니 억지로라도, 바보라도 안다.
그는 화를 내고 있다. 광분하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참극에…… 자신에게…….


(저 녀석……… 저 가짜 용사는 조금 전에 뭐라고 했었지!?)

적어도 이 곳에서, 모습만은 잔느를 닮은 저 얼굴에, 적어도 한발은 때려박아주겠어




확실히 아름답다고 솔직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던 카밀라의 얼굴에 인정사정 없이 때려박고, 그 잘 생긴 콧대를 뭉개버린 혼신의 일격을 정확하게 떠올린 검은 잔느의 목구멍 속에서, 쥐어 짜내는 비명이 흘러나왔다.
라이더의 말대로, 무자비한 유린으로 완전히 전의가 상실해버린 검은 잔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건, 아름다운 세이버였다.

「카밀라 뿐만이 아니라, 블라드 3세까지 전의를 상실해서, 전선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단 퇴각하고, 다시 태세를 정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그…… 그래. 그 말대로야!!
이건 전략적 철퇴라는거야. 꼴불견스럽게 무서워하거나 예상이 어긋난건 결코 아니니까!!
거기 가짜 용사, 기억해!!
넌 죽이겠어…… 반드시, 끔찍하게, 거기 멍하니 서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성녀님과 함께, 흔적도 남지 않게 태워줄테니까!!」

본인도 그렇다고 자각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패배자의 상투대사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말을 남기고.
불러낸 와이번으로 흡혈귀 둘을 회수한 검은 잔느는, 라이더, 세이버와 함께 자신도 올라타서, 순식간에 그 곳에서 멀리 도망쳐버렸다.
그녀들이 나타났을 당시의 예상을, 절망을 뒤엎고, 마녀와 그녀를 따르는 서번트들을 예상치도 못한 수단으로 공격하여 훌륭하게 되돌려보낸 링크에게, 경악과 흥분에 취한 리츠카들이 달려왔다.
이룩한 쾌거는 둘째치고, 정작 그 본인은 불만스러우면서도 왠지 부족한듯 소리지르고 있었다.

「아앗, 도망쳤어!! 아직 때리지 못했고, 아직 그 콧대를 뭉개지 못했는데!! 물리적으로!!」

《아니, 정말 이젠 봐줘!!》

「……뭐, 괜찮나. 관심 대상을 바꾸는데는 성공한 것 같으니까.
보니까, 한번에 하나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듯 하고,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 신경을 못 쓰는 직정형의 성격이야.
저렇게 겁먹게 만들었으니, 당분간 마을이나 거리를 덮치지는 않겠지」

「링크…… 너, 정말로 냉정했었구나」

「당연하잖아. 몇번이나 말했는데」

「아무리 무시무시한 흡혈귀라고는 해도, 울면서 벌벌 떠는 여성 상대로 저렇게 문답무용으로 때리는 녀석이 자칭 냉정하다는걸, 솔직하게 믿을 수 있을리가……」

「힘이 부족한건 사실. 압도적인 불리가 현실.
그런 상황을 뒤엎으려면 어찌 해야 할지 고려하고,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걸 실행했을 뿐인데 말이지」

「쓸데없이 더 성깔 나쁘잖아」

「참 고맙수다」

리츠카가 링크를 꾸짖고, 링크도 그에 반론하고 있는건가 해서 초조해진 마슈와 잔느는, 얼굴을 마주보며 거리낌 없이 말다툼중인 둘이, 즐겁다는 듯 웃는 것을 알아차리고 힘이 빠졌다.
무사히…… 라고 해야 할지 어떨지는 모르는 위기를 넘어서, 부드러워지는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명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경쾌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일동이 순식간에 경계하며 무기를 들고 돌아보니, 행동 그 자체에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고귀함이 깃들이고, 그 이상으로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웃는 여성과, 즐거워서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로 힘차게 웃으며, 마음에 든 세트리스트에 갈채를 보내듯 박수를 치는 남성이 서 있었다.

「이런, 재미있었어. 정말 최고였어.
멋지게 끼어들 타이밍을 노리던 마리아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일부러 끼어들지 않고 끝났으니, 내게 있어서는 최고의 전개인걸」

「확실히, 정의의 편이라 자칭할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용기를 지닌 한 소년이, 절망적인 상황을 훌륭하게 극복해낸 광경은, 정말로 훌륭했답니다.
마치 그 『전설』에서 읊어지는 싸움이, 바로 눈 앞에서 전개된 것 처럼!
사랑의 두근거림과는 다른, 뜨겁고 경쾌한 가슴의 뜀박질…… 이게 통쾌하다는거구나. 참을 수 없어!」

「……너희들은, 서번트?」

「저희들의 아군이라 생각해도, 괜찮습니까?」

「그래. 물론이지!
자기소개를 할께…… 나는 마리.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다.
일설에 따르면 아무래도 위대한 음악마술을 부리는 자라고도 이름이 남은 듯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나는, 단순한 천재 음악가에 지나지 않지.
서번트로서의 전투능력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인리수복을 위한 첫 걸음. 프랑스를 구하기 위한 여정에, 새로운 동료들이 더해진 순간이었다.





























「위험해…… 그 가짜 용사. 그 녀석은 너무 위험해.
일단 성처녀는 뒷전이야. 그딴 녀석은 언제든 처리할 수 있어.
어떻게든지, 조금이라도 빨리, 서둘러, 그 녀석을 처리해야겠지.
일단은 순수한 전력의 증강. 귀환해서 새 서번트를 추가로 소환하자.
그 외에 할 수 있는건……」

「그러면 제가 나가서 그들의 현 위치나 동향을 밝혀두죠.
움직임을 파악해두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신속하게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도 그렇겠네.
그럼, 가도록 해. 버서크 라이더.
너의 『말(馬)』이라면, 아무리 정체 모르는 녀석이라도 뒤쳐질 일은 없겠지」

「알았습니다」



제1특이점 수복 완료 후, 칼데아 소환실에서.

「어머, 이것도 운명이란 것일까?
서번트 어새신, 카밀라라 불러줘요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앗……」

그 후 칼데아에서는, 용사를 무서워하며 도망치는 여자 흡혈귀라는 매우 당연한 광경과, 울면서 무서워하는 여자 흡혈귀에게 성섬성의껏, 고개를 팍 숙이며 사과하는 용사라는, 이색적이다 못해 상식을 의심하는 광경을 한동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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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카밀라

마슈의 방패 뒤쪽에서, 화면 너머 관제실에서.
어떤 공통의 지식을 지니고 전황을 지켜보던 리츠카와 에미야는, 그 광경을, 그 때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중에 이렇게 설명하게 된다.
「저건 틀림없는 라이더킥이었어」라고.

훌륭한 육체와 밸런스 감각을 통해, 공중에서 몸을 비틀고 자세를 바로잡은 링크는, 바로 내민 한쪽 발에 낙하의 기세를 더한 전 체중을 담아, 노린 그대로 힘차게 때려박았다.
카밀라의, 소녀를 죽여서 피로 목욕해서라도 미모를 유지하고 싶다고 바랬던 여자 흡혈귀의 맨얼굴에, 가면을 부수고도 멈추지 않는 위력과 기세로.

구두 바닥을 맛보면서 날아가서, 기왓조각과 돌무더기 산으로 굉음과 함께 머리부터 박힌 카밀라.
돌격의 기세를 전부 그녀의 안면에 넘기는 것으로, 자신은 문제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깔끔하게 착지한 링크.
처음에 상정한 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형태의 격전에, 그 광경에, 거기 있던 사람들은 적아를 가리지 않고, 멍하니 전의를 상실해서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뭐라 할 수 없는 침묵이, 파편과 돌무더기가 흩어지는 소리와, 그 속에서 일어난 카밀라의 움직임으로 사라진다.
아름다움을 긍지로 여기는 여성이, 하필이면 얼굴을 발로 맞고 날아갔다니…… 터무니 없는 굴욕을 맛본 그녀가 광분한다는 것을, 체면따윈 신경쓰지 않고 공격해 올 것을 상정하고 전투태세를 취한 마슈와 잔느였으나, 그 기세는 직후 사라져버렸다.

「으, 으윽…… 훌쩍, 히익, 으윽……………」

부숴진 가면 아래에서 나타난, 평상시라면 여자 흡혈귀의 대명사에 어울릴 냉철한 미모가 가득했을 얼굴이, 그 눈동자가, 고통과 공포와 굴욕에 흔들리면서, 약간 비틀어지고 피가 주륵주륵 흐르는 코를 힘차게 누르며, 유린된 소녀처럼 허약하게 흐느껴 울고 있었으니까.

「거짓말이야, 거짓말. 말도 안 돼…… 무슨 짓을 한거야. 이 나를, 백작부인인 나를, 하필이면 얼굴을 이렇푸휅!?」

《링크 군―――!!?》


적은 커녕 아군조차 기겁하고 있다는걸, 눈치채지 못할리 없는데, 그래도 상관 없다는 듯, 링크는 카밀라의 콧대에 추격의 발차기를 날렸다.
손만으로는 지키지 못하고, 완전히 뭉개져버린 코에서 폭포처럼 피가 쏟아져 내린다.
자랑의 얼굴을 구성하는 파츠를 웃는 얼굴로, 조금의 주저도 없이 뭉개버린다.
용사와 같은 이름을 지니고 있어야 할 눈 앞의 소년이, 카밀라에게는 흡혈귀와는 비교도 안 되는 괴물로 보이고 있었다.

「히이이이이익…!!」

「역시, 생각한 대로야.
넌, 약한 자. 도망치는 자, 저항하지 못할 자를 괴롭힌 적은 있어도, 자신이 책망당한 적은 없고, 직접적이거나 원시적인 폭력에 대한 정신적인 내성이나 마음가짐이 눈꼽만큼도 없어」

《그, 그렇구나…… 카밀라와 같이 소녀들을 고문, 학살하던 부하들은 전부 잔혹한 형을 받았지만, 주범격일 카밀라는 그렇지 않아!!
귀족이었기에, 틀림없이 고귀한 여성이었기에, 누구도 그녀를 처벌할 수 없었어!!
사형판결조차 직접적이 아니라, 출입구도 창도 전부 틀어막은 성의 자신의 방에 죽을 때까지 갇힌다는 형태로 집행되었어!!
링크 군의 말대로…… 그녀는 확실히 흡혈귀라는 괴물이지만, 그 베이스는 백작부인!!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유린, 착취하는 것 과는 달리, 고귀한 존재에게의 경의나 사양이 완전히 없어지고, 때로는 수렁이나 다름없을 난전에는, 그녀는 기본적으로 어울리지가 않아!!》

「나도 들었던 적 있어. S라서 당하는데 약하다고, 유리검이라고!!」

「………선배. 그런 편중된 지식을 도대체 어디서 얻으신건가요?
개인의 취미나 기호는,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역시 그건 어떨지……」

「아니아니아니 아니야. 그런 이상한건 아니니까!!
만화 읽었을 뿐이야! 그러니까 마슈,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줘?!」

《어, 어쨌든…… 이건 혹시, 정말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닥터. 왕이면서도 동시에 무인이기도 한 블라드 3세에게는 그 이치는 통하지 않아요!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너무 서두른다고 생각합니다!」

「………… 마슈, 저기, 저걸 봐」

「……………………………」

「가시공이 경악하고 있어요!?」

《그는 확실히 전장을 아는 무인이지만, 그 전에 여성을 존중하는 의식이 소양으로 몸에 익은 왕후귀족이니까 말야.
죽이는 데는 주저는 없겠지만, 얼굴은 상처입히지 않는다거나, 사체를 욕보이지 않는다거나, 그런 고결함과 경의는 지니고 있을거야.
그런 사람에게, 고귀한 여성을, 그것도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울고 있는 여성을, 상관 없다는듯 때려눕히는 행위와 광경이라니, 이해의 범주 밖이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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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블라드 3세

리츠카나 로마니들의 걱정과 명백하게 고양되던 전투 전의 모습과는 반대로, 두 서번트는 각자 싸움을 걸어왔다.
여유의 표현인건지, 아니면 그저 놀고 있을 뿐인건지, 자신들에게는 제휴 따윈 불가능하다는걸 자각한 후의 전술인건가.
아무튼 그건, 칼데아 측에서의 호기였다.


「링크 씨, 저도……!」

「마슈, 넌 움직이지 마!!」


달려가려던 그 다리를 일갈로 제지당해서, 발목만 잡을 뿐이라고 생각되고 있는건가 생각하여 머리속이 새하애진 마슈였지만, 링크의 말에는 그 다음이 있었다.


「눈 앞의 적을 쓰러트리는데만 붙잡히지 마. 방패병으로서의 싸우는 방식을 의식해!!
속도 대신 얻은 중후함은, 눌러붙어서 지키고, 시간을 벌고, 버텨내기 위한 거야!!」

「동료에게 조언을 하면서라니…… 상당한 여유로군, 용사여」

「큭……!」

「링크 씨!!」

보여버린 얼마 안 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찔러진 창이 링크의 몸을 스친다.
숨통을 끊는 것이 아닌, 희롱하고, 몰아붙이고, 조금이라도 오래 괴롭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차츰차츰 침식해 오는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무릎 꿇은 순간을 호기라 여긴 그 끄트머리가, 비록 직격을 맞아도 바로 죽지는 않을 곳을 향해 쏘아지고……… 둔탁한 금속음과 함께 튕겨내졌다.
몸의 자세가 무너트려진데다가, 예상하지 못한 저항을 받아서 경악하여 한 순간 사고가 정지되어버린 랜서를, 혼신의 칼날이 베어가른다.
어깻죽지에서 시작하여 몸의 전면을 힘차게 대각선으로 베어내렸는데, 살짝 피가 나올 정도의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는 것에, 불만스럽게 혀를 차는 링크.
자신이 대단한 짓을 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 그 모습을 앞에 두고, 그를 제외한 전원이 아연실색. 말을 잃었다.


「리, 링크 씨……」

「봤지. 마슈.
너의 그것만큼 훌륭하지는 않지만, 사용법에 따라서는, 전황을 얼마든지 바꿀 힘이 방패에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되돌아 본 링크가 보여준, 검을 든 것과는 반대측의 팔에, 단 한순간의 공방에 얼마나 굉장한 충격이 가해졌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금속판이 힘차게 찌그러져서 두번 다시 써먹지 못할 듯한, 아무런 특색도 없는 단순한 일반병사의 방패가 들려져 있었다.
지금은 잔해가 되어버린 마을을 열심히 지키려고 한, 이름도 모르는 병사의 소지품이었겠지.
그걸 그저 몸을 지키는데만이 아니라, 쏘아지는 공격을 받아내고, 막아낸 순간 되밀어서 튕겨내고, 공세로 바꾸는 절호의 찬스를 낳았다.
일련된 흐름은 틀림없이, 링크가 조금 전 마슈에게 조언하던, 방패를 이용하여 싸우는 방법의 실천 그 자체.
몰아넣기 위해 일부러 대충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하필이면 자신과의 공방 속에서, 동료에게 싸우는 법의 표본을 피로하는 여유를 줘 버렸다는,
프라이드를 성대하게 상처입어서 굉장한 표정으로 이를 가는 랜서에게, 어새신의 조소가 쏘아졌다.


『악마』드라클라고 두려워해진 흡혈귀인데도, 상당히 한심한걸.
놀이에도 정도가 있지」

「닥쳐라. 남의 잎에서 나의 진명을 말하지 마라.
그 애송이도 그렇고 네놈도 그렇고, 실로 불쾌하기 짝이 없구나」

「괜찮잖아.
우리 반영웅은 그 이름을 알려서, 사람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전율하게 하는게 본분일텐데」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다가 실수하여, 도망쳐버린 자의 손에 파멸당한건 네놈일텐데.
엘리자베트 바토리…… 아니, 카밀라.
끔찍하면서도, 정말 헛된 최후였지」

「………눈치 없는 분이네. 이러니 뿌리부터 무인인 남자분은.
흡혈귀로 영락했으면서도, 고결한 정신에 목매달다니」

진심으로 서로 죽이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살기를 두르며, 서로 노려보는 두 괴물의 대화에, 마지막 접전에 망가져버린 방패를 버리고, 다시 검을 쥔 링크가, 소리만 들리는 로마니에게 물어봤다.

「닥터. 지금 대화에서 저 녀석들의 정체는 알겠어?」

《남자 쪽은 블라드 3세. 통칭 『가시공』!!
압도적인 전력차로 쳐들어온 적국 병사들에게, 포로를 꼬챙이의 산으로 가득 채운 지옥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의를 잃게 만들고, 그로 나라를 지키면서도, 그 지나친 일화에 악마라 두려움받은 구국의 영웅!!

여자쪽은 엘리자베트 바토리. 블라드 3세의 발언을 고려하면 그 진명은 카밀라. 통칭 『피의 백작부인』!!
늙어서 미모가 쇠약해지는걸 두려워한 그녀는 소녀의 피에 회춘의 효력이 있다고 믿고, 자신의 영지에 사는 소녀들을 수백명 넘게 고문, 쥐어 짜낸 피로 목욕했다고 전해져!!

사람의 생혈을 갈구하는 무시무시한 괴물, 흡혈귀…… 둘 다, 그 이미지의 원점이 된 괴물들이야!!》

「……과연, 굉장한 녀석들인걸」

《알았구나. 그러면 조금이라도 빨리 철퇴 준비를》

「고마워, 닥터. 덕분에 싸울 방향성이 정해졌어」

《아직 이해하지 못했지. 나 제대로 설명한거 맞지!?
해골병이나 와이번을 압도한 네가 강하다는건 알고 있어. 하지만 서번트 상대는 역시 무모해!!
조금 전의 공격도 힘껏 했는데 별 타격도 없었어. 오히려 화만 돋궜잖아!!》

「현 상황에서 쓰러트릴 수 있다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어.
이건 어디까지나 위력정찰…… 덤으로, 저 높게 솟은 콧대를 힘차게 꺾어서, 한방 먹여주고 싶을 뿐이라고」

《부탁해, 링크 군. 분노는 접어둬. 제발 냉정하게 되어줘!!》

「몇번이나 말하지만, 난 냉정해」

링크는 그렇게 말하며 웃으며, 독특한 난폭한 금속음으로 날려진 쇠사슬을 검으로 튕겨냈다.
그 움직임에, 상정보다 빠르게 한계가 찾아왔다.
경련을 일으키며, 끌려가는 감각을 느껴 뒤돌아보니, 완전히 걷어냈다고 생각한 쇠사슬이, 검을 쥔 자신의 왼손을 힘껏 묶어버린 광경을 봐 버렸다.

「붙잡았는걸…… 공교롭게 됐네, 용사님.
고문기구를 다루는 방법과, 기분 좋게 비명지르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내 상대는 없다고 자부하고 있는걸.
자, 절망을 노래해주렴. 그 한탄과 피, 남김 없이 양식으로 삼아줄테니」

가면 너머의 눈동자를 요염하게 번뜩이며, 서번트와 괴물이 된 것으로 그 몸에 익힌 여력으로 사냥감을 잡은 쇠사슬을 힘차게 당긴다.
링크는 그에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그 기세를 타는 형태로 땅을 박찼다.
예측대로였다면, 조금의 오차도 없이 뛰어들었을 곳에 보구를 전개시킨 카밀라는, 자신의 상정을 넘은 속도로, 보구를 넘어서 자신을 향한 기세로 날아드는 링크에 놀랐고,
아주 조금이지만, 그에게는 결코 허락해서는 안 되는 순간을, 경직된 채로 맞이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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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잔느

그건 현실감을 잃게 하는 광경이었다
괴물로 영락되어도 사라지지 않는 고귀한 행동과, 이미 그 존재에 스며든 피냄새를 겸비한 남녀.
남자인지 여자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용모에, 레이피어를 휴대한 기사.
제사복으로 매력적인 몸을 감싼, 지팡이를 든 성녀.
그리고, 광기로 눈동자가 탁해진 그들을 이끄는, 검과 깃발을 들고 있는 검은 소녀.
그녀야말로, 현 상황을 이형으로 바꾸고 있는 존재다.

저쪽은 은과 흑. 이쪽은 금과 백.
피부색이 하얀 색을 넘어서 병에 걸린거 아니냐 생각해 버릴 정도로 창백한 피부나, 치켜든 기의 문장 등, 세세한 차이를 찾는건 쉬웠지만.
얼굴의 외형이나 몸매, 그게 『그 사람』이라 인식시키는 대략적인 요소가 일치한다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감각이, 같은 얼굴로 마주보는 두 소녀가, 원래는 동일한 인간이라는 것을 강제로 납득하게 만들었다.
이 상황이 꿈도 환상도 착각도 아니라, 두 동일인물이 눈 앞에, 확실히 둘 다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 때는 바로 찾아왔다.
멍하니 서 있는 하얀 잔느를, 차갑게 바라보던 검은 잔느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며, 초승달 같은 차디찬 미소를 지었기에.

「……이게, 무슨.
설마,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저기, 부탁해. 누가 내 머리에 물좀 끼얹어 줘.
너무해. 너무하잖아. 정말 이상해질 것 같아.
그 정도 하지 않으면, 너무 웃겨서 죽어버릴 것 같다고!」

「당신은… 당신은, 누구죠!?」


자애롭던 미소를 모멸하는 조소로 바꾸고, 또 다른 자신의 왜소함을, 저런 계집에게 매달려야만 했던 프랑스라는 나라의 꼴불견을, 계속해서 비웃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두고 잔느는 저도 모르게, 알고 있었을텐데, 각오하고 있었을텐데, 결국 참지 못하고 그렇게 소리질러버렸다.
저게 자신이라니. 저게 자신 어딘가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니, 아무래도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그런 냉정함을 잃어버리려던 잔느를 억누르고, 대신 앞으로 나온 사람이 있었다.

「링크 씨……」

「물러 서, 잔느」

상처입고 초췌해진 성녀를 감싸고, 강대한 적과 상대하는 아름다운 소년기사.
의도해서 만들어진듯한, 매우 훌륭한 구도의 이 광경은, 미쳐버린 서번트들의 금선을 자극했다.
기사나 성녀는 무의식중에 감탄의 한숨을 내쉬고, 흡혈귀들은 극상의 사냥감의 예감에 침을 삼킨다.
갑작스러운 고조를 참는 부하들과는 다르게, 모처럼 즐겁게 조소하고 있던 찰나 단숨에 그럴 겨를이 아니게 된 검은 잔느는, 짜증난다는 듯 혀를 찼다.

「하핫. 그게 뭐야?
역시, 아름다운 성녀님은 다르시네요~. 아무 말도 없이 지켜주는 기사님이, 입만 다물고 있으면 다가오다니」

「물러서 주세요, 링크 씨. 이건 제 문제에요!!」

「당사자니까 안 되는거야. 냉정한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없게 되니까.
말하고 싶은건 지껄이라고 해. 뭐든 좋으니 그저 업신여기고 싶어하는 것 뿐이니까」

완전 무시. 그것도 매우 자연스럽게 『그 정도』 취급당한 검은 잔느의 이마에 힘찬 핏줄이 솟구쳤다는걸, 마슈의 방패 뒤에서 필사적으로 상황을 엿보던 리츠카는 알아차려버렸다.
빠득. 악문 이를 갈며, 깃대를 잡던 손이 그대로 짓눌러버릴 정도로 떨리면서, 그것만으로도 사람 하나 쏘아 죽일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검은 잔느.
그런 그녀에게 내심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둘째치고, 무심코 시선을 향한다거나 가득찬 살기에 당황하는 짓은 전혀 하지 않는다.
비록 겉모습 뿐이라고 해도, 무관심을 주장하는 그 모습은, 자기도 모를 자살지원자라고 의심해버릴 정도로,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하게 마녀의 정신을 부추기고 있었다.

「그럼 다시…… 처음 보는거지. 잔 다르크.
난, 링크라고 불러줘」

「링크…… 그 대단한 전설의, 훌륭하신 용사님의 이름이잖아.
그런 이름을 일부러 자칭하다니, 자신의 얼굴과 실력에 상당히 자신이 있는건지, 그렇지 않으면 그저 바보인건지.
그 여유로워보이는 표정. 정말 짜증나」

「그러면 들려주겠어?
넌 도대체 무슨 이유로, 무엇을 위해, 이런 악취미적인 기분전환(憂さ晴らし)에 즐거워 하는건지」

「기분ㅈ…… 내 복수가 기분전환이라고!?」

「그게 아니면 뭔데?
악의로 배반한 자, 폄훼한 자…… 명확한 대상에게만 그 증오를 향하고 끝냈다면 몰라도.
관계도, 안면도 없는 자들까지 무차별하게, 감정에 맡겨서 역정을 내는 시점에서, 네 복수에는 정당성은 없어.
규모가 너무 커서 큰 일로 보일 뿐인, 그저 애들 화풀이라고」

「이자식!!」

처음부터 참을 생각 따윈 없던 검은 잔느의 격정이, 최후의 한마디로 폭발해버렸다.
방대한 마력이 불꽃으로 무차별하게 흩뿌려지고, 머나먼 칼데아의 관제실까지 피해를 끼치면서, 충동대로 소리를 질렀다.


「버서크 랜서, 버서크 어새신. 그 녀석을 치워버려!!
별거 아닌 성녀 따윈 언제든 처리할 수 있어. 일단은 거기 불쾌하기 짝이 없는 가짜 용사를 처참하게 지워버려!!」

「괜찮군.
비록 이름뿐이라도 용사를 사냥한다니, 괴물의 이름에 아깝지 않으니」

「난 기본적으로, 남자는 안중에도 없지만…… 뭐, 좋아. 저렇게 아름다운 젊은이는 처녀라도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
이 때 남자인지 아닌지는 상관 없어. 살을 가르고 피를 받도록 하죠」

《위험해 위험해 정말 화났어. 왠지 굉장한 서번트를 둘이나 부추겼어!!
링크 군, 냉정해지지 못한다는 이유로 잔느를 물러서게 한 네가 뭘 하는거야!?》

「난 냉정하고, 확실하게 노림수대로인걸.
적의 강함, 싸우는 방법, 정체…… 그것들을 가장 정확하고 확실하게 조사하는 방법은, 실제로 싸워보는게 제일이니까.
적어도 이 곳에서, 모습만은 잔느를 닮은 저 얼굴에, 적어도 한발은 때려박아주겠어

얼핏 보기에는 침착해 보이듯 생각되지만, 이상한 박력이 담겨진 그 소리에
자신을 사냥감으로 바라보는 두 서번트는 어쨌든, 검은 잔느만 똑바로 바라보는 그 시선에 담겨진, 조용하게 끓어오르는 격정에.
어떤 참상을 앞둬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자신들을 이끌어주던 것 처럼 보이던 그가, 실은 남 몰래 화가 나 있었다는 것을, 리츠카들은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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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극의 거리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할 링크를 살그머니 놔두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마녀』라고 불리는 다른 잔느에 대한 정보와 견해를 서로 교환한 셋은, 그걸 다음날 다음 마을로 가던 도중에 링크와 공유했다.
그런 혼란과 한탄을 단 하룻만에, 외견상이라도 진정한 채, 눈 앞의 문제에 냉정하게 대처하는 링크가, 의지가 되는 것과 동시에 걱정도 되어버렸다.


(……링크 씨, 사실은 아직 괴롭겠죠)

(하지만 지금은, 링크를 의지할 수 밖에 없어.
난 제대로 뭘 할 수 없는 아마추어 마술사고, 마슈도 전투에는 아직 주저하고 있고, 잔느는 약체화한 데다가 마녀 운운때문에 정신적으로 망설이고 있고.
농담 빼고, 이 일행을 통솔하는건, 이 작전이 성공할지 어떨지는 링크에게 달려있어)


그 외에 할 수 있는 자가 없다.
정말 그 뿐의 이유로 인리수복에 도전하게 되어버린 자신들이 처음에 만날 수 있었던게 링크였다는 점이, 정말로 행운이라고 생각되어 버렸다.
그 행운이 『링크에게는』 어땠을지를 단언할 수 없다는게 괴로운 점이지만.
지켜보고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무서워하고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리츠카와 마슈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걸 실천해야 하는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오를레앙 근처에서 상세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목표삼은 다음 마을, 라 샤리테에 거의 다가왔을 무렵, 네비게이터인 로마니가 서번트 반응을 계측, 그 방향에서 마을이 전화로 불타는 광경을 직접 목격해버렸으니까.




















전력으로 달려들어도 이미 늦어서, 마을은 이미 주민 모두의 생명이 빼앗기고 건물 잔해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참혹한 리빙데드를, 조금 전까지 사람이었던 것을 먹어치우는 와이번을.
자신의 몸에 달라붙는 것을, 마음의 응어리를 뿌리치듯 소탕한 잔느가, 난폭하게 숨을 쉬며 멍하니 서 있었다.
검도 집어넣지 않고, 참상에 낙담한 마슈와 그녀를 격려한 리츠카가 합류하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한 링크는, 그런 잔느에게 말을 걸었다.



「잔느, 괜찮아?」

「……이걸 저지른건, 아마도 『저』겠네요」

「상황으로 봐서, 그렇게 생각하는게 자연스럽겠지」

「링크 씨. 아직 그렇다고 정해진건…!」

「고마워요, 마슈 씨. 하지만 괜찮아요.
저는 알아요. 링크 씨가 말하는 대로라는 확신이 있어요」

「하지만, 잔느 씨……」

「……마슈. 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네?」

「이 광경이 마녀 잔느의 짓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지금까지 모은 정보나 세워둔 방침을 통째로 뒤엎을지도 모르는걸, 정말로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거야?」

「그, 그건……」

「한 순간의 위안이나, 얼버무리며 문제를 유보하기 보다는, 빠르게 현실을 응시하고, 각오를 다지는게 좋을 때도 있어.
마슈의 마음씀씀이가 나쁘다는건 아냐. 잔느를 신경써서 그런 말을 한 것 자체는 결코 나쁜게 아냐.
다만, 그저,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았을 뿐이야.
이제부터의 경험을 통해서, 그 선을 판단할 수 있게 되면 되는거야.
그리고 잔느. 네 발언에도 한가지 정정을 해 둘게.
비록 근본이 동일하다고 해도, 갈라진 시점에서 이미 별개야.
같다고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면 『나』라고 부를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한 일에 자기 자신을 겹쳐서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참극은 마녀 잔느의 짓』이라는 현실에, 『갈라진 시점에서 별개인이니까 잔느가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다』라는 새로운 현실을 거듭하여, 자신의 위안보다 확실하게 잔느를 격려해냈다.
그저 이치를 말할 뿐만이 아니라, 그걸 바로 실증해낸 링크에, 마슈는 낙담하던 것도 잊고 감탄했다.
그저 응석부리게 하는 것 만이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것도 때로는 도움이 된다고, 세계에 대해서 또 하나를 알아간 데미 서번트.
그녀 앞에서 링크는 더욱, 대담하게 『현실』에 발을 디뎠다.



「이 상황에서, 조금 힘든 질문일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일부러 물어보겠어.
조금이라도 좋아. 아주 희미하게 짐작가는 내용이라도 좋아.
있을 수 있는 측면을 추출해서, 그것만으로도 일개 존재로 확립시키는게 서번트라면, 가능성이 있기만 해도 충분해.
잔느…… 네 안에, 이 정도의 일을 해 버릴저도 모를 분노, 증오의 씨앗은 존재해?」


그녀와 마녀는 별개인이라 단언하고 격려한 그 입으로서는, 너무나도 잔혹한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는 링크에게,
잔느는 조금 고개 숙인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없어요.
증오, 원망 따위, 정말로 있을리 없는데.
얼마나 사람을 미워한다면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될지, 진심으로 의아해할 지경인데.
그래도 마녀는 존재하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죠.
도대체 어째서 이런 일이……」

「……저기 말야, 잔느.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문제지만, 분노나 증오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특히 잔느는 너무한 배신을 당했으니까…… 성녀라고 유명한 잔느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아」

「아니에요. 리츠카 씨.
저는 성녀 따위도 아니고, 고집이나 허세를 부리는 것도 아니에요
정말…… 저는, 증오 같은건 품지 않아요.
…………그럴텐데요」


잔느를 격려하려고 한 리츠카였으나, 생각한대로 되지 않은데다가 더욱 고민을 부추겨버린 것 같았다.
일단 이야기를 마치고 침착하게 만들려던 것과, 통신 너머에서 로마니가 초조해서 소리지른건, 거의 같은 타이밍이었다.

몇개의 서번트 반응이 반전, 엄청난 속도로 이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상황에 철퇴를 재촉하는, 초조해하면서도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관제실의 판단과 지시에, 현장이 그 지시를 거역했다.


「도망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진심을 추궁해야만……!」
「잔느에게 동감. 당사자로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보다 좋은 건 없어」

《링크 군, 너 까지!!》


「정보가 너무 적어서, 움직이려고 해도 이도저도 못하는건 틀림없는 현실이야.
여기서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발을 내딛어야지」

《아아, 이제 늦었어……!!》


「마슈, 리츠카를 지켜!!」



그 말에 순식간에 반응하여, 리츠카의 정면에 방패를 쥔 마슈와, 비통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는 잔느. 냉정하게 검을 뽑은 링크.
그들의 눈 앞에, 와이번의 등을 타고 나타난, 다섯의 인영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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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계속(『終わり』の続き)


『인리소각』이라는 현상과, 그 인식을 공통인식으로 만든 일행은, 이어서 잔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서번트로서 현계한 것이 바로 직전이었다는 것. 소환에 무언가 문제가 있었는지 매우 약체화되었다는 것. 그런 상황에서도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싸울 기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 등등을.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링크가 가장 바라던 정보에도 접하게 되었다.



「위업이나 전설, 공적을 남기는 것으로, 그 이름과 존재가 어떤 형태로든 후세에 전해져서, 사람들의 무의식과 일종의 신앙 속의 존재로 승화된 것이 『영령』.
그 영령이 그걸 위한 술식을 아는 자…… 『마술사』에 의해, 말하자면 사역마로 불려온 것이 『서번트』.

……라고 인식하면, 틀린게 아냐?」
「성배전쟁이라던가 클래스라던가…… 자세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보다 복잡해집니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그 정도만 기억해주시면 충분할 것 같아요」
「그런가, 고마워」

(그렇다면, 혹시 난 『다른』걸까?
『우리들』이 해온 것은, 영령으로 인정되기에는 충분해. 그 정도의 자각과 긍지는 가지고 있고.
하지만, 들은 대로라면, 영령이 될 조건은, 그 존재와 활약이 후세에 확실하게 전해져서, 보편의 인식에 새겨져야 해.
이 세상은 아마도, 몇번이고 흥망성쇠를 반복한 하일리아의 시대가 정말로 끝나고, 문명이 일단 두절된 후 다시 태어난 시대.
그런 세계의 사람들이, 그 전설을 알고 있을리도 없는걸……)


자신이 품은 인식이 틀리지 않다고 확인한 링크는, 그와 동시에 태어난 엇갈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목을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그 의문은, 바로 다음 순간에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해결되게 된다.


「그나저나, 방금 전에는 놀라버렸어요.
전 틀림없이, 링크 씨도 마찬가지로 서번트라고 생각해서…… 혹시, 그 전설의 용사님 본인은 아닐까. 조금 설레고 있었던지라」
「잔느 씨도, 그 『전설』을 읽으셨었나요!」
「저 본인은, 공교롭게도 글을 읽을 수 없었던지라.
하지만, 이야기를 아는 어른이나, 가끔 마을을 방문하던 방랑하는 이야기꾼들이, 때때로 들려줬었어요.
예외 없이, 저도 그 분에게 동경했던 사람 중 한명인걸요」
《최고(最古)이며 최고(最高)인 용사의 이야기로 유명한 『젤다의 전설』이구나, 나도 엄청 좋아한다고!》

「……………엑?」

「젤다의 전설, 어떤 이야기였더라」
「선배, 모르시는건가요!?」
「모, 모르는건 아냐…… 제대로 읽어 본 적 없을 뿐이라서」
「안돼요. 그건 안됀다고요. 용사 링크의 활약을 모른다니!!」

진심으로 할 말을 잃고, 눈이 점이 되어 얼빠진 소리를 낸 링크의 기묘한 모습은, 그 이상으로 소란스러운 리츠카와 마슈의 대화로 완벽하게 가려졌다.

《리츠카 군. 마슈의 말은…… 너무 흥분한 것 같지만, 당연한 이야기야.
인간의 역사와 함께 전해져서, 인간의 발걸음을 따라 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전설은, 수많은 사람이나 나라,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위업을 이룬 사람들은, 누구나 빈도의 차이는 있어도 애독하고 있었다는 말까지 있었을 정도인걸.
글을 읽지 못한다는 잔느가, 그래도 알면서 동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느정도는 파악할 수 있잖아?
서번트를 이끌고, 지휘해야 할 마스터가 그걸 파악하지 못했다는건, 확실히 불안요소네》

「그것도 그런가…… 알았어. 무사히 돌아가게 되면 제대로 읽어볼게」
「돌아가고 나서는 늦어요!!
지금부터 앞으로 어떤 영령과 상대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래서는 안 돼요!!
적어도, 중요한 부분만이라도, 여기서 말하게 해 주세요!!」
「여, 여기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까진 없지 않을……」
「………난 듣고 싶어.
부탁해도 괜찮을까, 마슈」
「네. 마슈 키리에라이트에게 맡겨주세요!!」
「잠깐…… 링크, 쓸데 없는 짓을」
《링크 군은, 젤다의 전설에 흥미가 있구나.
그것도 그런가…… 네 이름은, 틀림없이 그 용사의 이름을 따와서 붙인거니까》

(어떤 의미로는 정답)

「말 그대로 용사님 처럼 된 링크 씨를 보면, 이름을 붙이신 부모님도 기뻐하시겠죠」
「하, 하하하……」

묘한 착각에, 차라리 전부 까발리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일단은 참고 마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꺼려하던 리츠카도 각오를 다진듯 했고…… 어린 시절을 떠올린건지, 소녀처럼 눈이 빛나는 잔느와 함께 경청 모드로 돌입.


「아득하게, 신대보다도 이전…… 지금 우리들에게로 이어지는 역사, 문명이 흥하기보다도 만년 단위로 예전의 일.
선의 여신 하일리아에게 지켜지고, 그녀의 이름이 붙여진 땅에 흥하여, 마술도 과학도 지금 시대보다 아득하게 발전하고 있었다는 전사문명(前史文明) 『하이랄』이 존재했습니다.
이게 바로, 이야기 도중의 공백의 시기를 포함하여, 적어도 수십만년에 이르는 전설의 무대입니다」

「이 땅에는, 역할을 마친 세명의 창조신이 떠날 때 남겼다는, 형태를 지닌 축복이 존재했습니다.
그것이 『황금의 성삼각』이라 불리는 트라이포스입니다.
힘, 지혜, 용기의 3대 요소로 구성된 이것은, 전부 한 곳에 모은 뒤 소원을 빌면, 어떠한 소원이라도 실현된다고 합니다.
현재의 성배. 『만능의 원망기』의 원초라고 해야 할 존재죠.
틀림없이, 하일리아의 땅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 트라이포스가, 후세에 많은 분쟁을 일으켜버렸습니다」

「트라이포스는 순수한 힘의 덩어리입니다. 스스로 사용자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힘, 지혜, 그리고 용기…… 저마다 관장하는 힘을, 가장 강하고 순수하게 지닌 자에게 깃듭니다」

「어떤 시대, 강대한 힘과 야심을 지닌 왕이 트라이포스의 힘을 손에 넣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힘』 뿐.
『지혜』는 어리지만 총명했던 하이랄 왕가의 공주님에게, 『용기』는 그녀의 소원을 받아들여 왕의 야망을 막기 위해 분주하던 소년에게.
왕은 나머지 두 힘을 빼앗아 트라이포스를 원망기로서 완성시키기 위해 공주와 소년을 노렸습니다.
하지만, 둘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혜』와 『용기』를 담당하는 자로서 계속해서 싸워나가, 마침내 무시무시한 마물로 변한 왕을 봉인하는데 성공합니다.
이것이 『힘』의 마왕 가논돌프, 『지혜』의 공주 젤다, 『용기』의 소년 링크. 셋의 기나긴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기나긴 인연의 시작이라니…… 마왕 쓰러졌잖아. 끝난거 아냐?」

「봉인된 마왕 가논돌프는, 이 후로도 몇번이고, 수많은 형태로 부활을 하게 됩니다.
그 정도로 그의 야심…… 자신들을 봉한 사람들과 여신 하일리아에 대한 분노, 원한이 강했던거겠죠.
그 때마다, 그 시대의 용사 링크와 젤다 공주가 나타나서 마왕에게 맞섰지만…… 그건 다른 장(章)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시작이 되는 이야기는 『스카이워드 소드의 장』이지만, 이번에는 가장 크나큰 전환기이면서, 전설의 메인이 되는 요소가 본격적으로 등장해오는 『시간의 오카리나의 장』을 단편적이나마 말해봤습니다」

(생각보다도 훨씬 자세하고, 제대로 전해져 있어.
그 무렵에는 알려지지 않았을 뒷사정까지 확실히…… 내가 잠든 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봉인 후 자신의 방이 손자를 사랑하던 할머니(사양이란 눈꼽만큼도 없는 가족 + 손자가 살아있었다는 증거를 더듬고 싶다는 대의명분까지 지녔음)의 손으로 구석구석 수색되고, 그 결과 발견된 책이 왕국이 자랑하던 최연소 전술고문 직필 서적으로 헌상되어 조사된 뒤의 내용이, 종족이나 태어나서 자랐던 문화의 경계를 넘어, 용사의 뒤를 쫓는 사람들에게 널리 공개되고, 원본은 국보가 되어 극진히 보호된 후 다음 문명으로 전해진데다가, 마무리로 수천년에 걸쳐 전 세계에 퍼졌다 라는……
아는 사람으로서는 최악이다 못해 소멸해지고 싶어지는 콤보가 깔끔하게 완성된 것을, 지금의 링크가 알 방도는 없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쑤욱 마음을 담아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하는 모습은 마슈가 진심으로 그 『전설』을 좋아한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다.
어느샌가 링크는 생각해봤자 답이 나오지 않을 질문을 일단 제쳐두고, 어린 아이가 열심히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으로 마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것도 리츠카가 어떤 실언을 하기 전까지였지만.


「용사 링크는 몇명이나 있었구나.
혹시 링크. 그 용사님의 환생이었다던가 하는건 아닐까」


내심 『움찌이이이이일!!』 하고 굳어버린 링크는 어쨌든, 마슈는 리츠카에게 평상시 그녀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로마니는 통신 너머에서 한숨을 내쉬고, 리츠카는 왜 그런 반응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당황하고 있었다.

「………마슈, 닥터. 나 뭔가 이상한 소리 했어?」
《리츠카 군, 너 정말로 안 읽었구나》

「선배가 지금 말씀하신건, 젤다의 전설에서 탑 클래스로 중요한 내용이에요.
조금이라도 개요를 알고 계셨다면, 그런 발언은 절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왜냐면…… 용사 링크는, 이 세계 어딘가에서 지금도 잠들어 있으니까요」
「………무슨 말이야? 몇만년이나 이전의 이야기잖아?」
「그 이야기를 하기 전, 하나의 커다란 『대전제』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용사 링크와 젤다 공주…… 장마다, 시대가 달라져도 나타나는 둘은, 어느정도 예외는 있지만 크게 보자면 동일인물입니다.
방금 전 선배가 말씀하신 『환생』이네요. 『용사의 영혼』을 이어받은 자야말로 그 시대의 『용사 링크』가 되는거에요」
「……즉, 용사님과 공주님은 몇번이고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서, 그 때마다 힘든 모험이나 싸움을 해야만 했다는거야?
과연, 그게 트라이포스의 인연이구나.
너무한 이야기네…… 고생해서 겨우 끝냈고, 겨우 평화롭게 되었다 생각했는데 다음 인생에서 다시 겪는다니.
어중간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장난 아닐텐데」


「………………」

「엑…… 잠깐, 왜, 무슨 일인데, 마슈」
《리츠카 군…… 너, 알면서 일부러 말 안하는거 아냐?
틀림없이, 네가 지금 말했던 그 염려가, 기나긴 전설의 막을 내린거야.
이유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어떤 시대에 태어났던 『링크』는 어릴적부터………… 혹시 태어났던 순간부터일지도 몰라.
자신이 용사의 영혼을 지닌 자라는 것, 『링크』로 태어난 자신에게는 세계의 위기에 맞서야 할 운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괴로운 싸움을 극복했음에도, 평화를 손에 넣었음에도, 그게 끝이 아니다.
언젠가의 시대에, 그 때 태어날 다음의 자신이 다시 싸운다.
그 사실을, 모든 것이 시작되기 전부터 알아버렸던거야》


《……『용사』를 밑도 끝도 없이 영웅시하는 사람들에게 혼날 것 같은데, 내 인상, 내 멋대로의 생각인데 말이지.
그는 결코, 타고난 영웅이 아니야.
머지 않아 용사가 되고, 세계를 구하는……… 그런 운명이 주어졌을 뿐인, 평범한 소년이었어.
그러니까, 그는 자신 같은 사람을 두 번 다시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 분쟁의 운명을 정말로 끝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거라 생각해》


《『마지막의 용사(末代の勇者)』라고 칭해지는 그가, 트라이포스에 건 마지막 소원은 『우리들의 운명을 마친다』라는 것.
언제나, 어떤 입장으로 태어나도, 자기자신을 제쳐두고 힘든 책무를 이뤄온 공주에게는, 평범한 여자애로서의 행복을.
힘을 중시한 나머지 방법을 틀려서, 결국 원한의 괴물로 전락해버렸지만…… 『자신이 다스리던 사막의 나라의, 가혹한 환경에 몰린 백성을 풍족하게 하고 싶다』라는 소원을 품은 위대한 왕이기도 했던 가논돌프에게는, 이번에만큼은 정당한 방식으로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이라고》


《운명의 성삼각 중에서 2획을 해방한 용사는, 행복보다 분쟁을 부르는 일이 많았던, 사람에게는 분에 넘치는 물건이던 트라이포스를, 다시는 남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봉인했어.
그걸 깃들인 자신과 함께 봉인해서, 영원한 잠에 빠진거야.
용사로서 사람들을 위해 생각한, 올바르며 용기 있는 행동이라 불리고 있지만
……싸움, 그리고 그걸 강요당하는 운명 그 자체에, 이미 진절머리를 내고 있었을지도.
언젠가의 시대, 어딘가의 장소에서 다시 태어나서, 다시 싸움에 나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두 번 다시 깨지 않을 잠에 빠지는 편이 매력적이었을지도 몰라》



「그렇지 않아」



지금까지 계속,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던 사람이 갑자기 부정하니, 로마니는 한 순간 말을 잃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디까지나 지론이었지만, 자신이 하던 말이, 사람에 따라서는 화낼 수도 있을 극론이라는 것도 자각하고 있었고.
게다가 무엇보다도…… 조금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무는 그의, 링크의 얼굴이, 지금 당장 울 것 같이 삐뚤어져 있었으니까.



《미…… 미안해, 링크 군. 뭐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안!!
널 화나게 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어!!》


「화난게 아냐」

《………그러면, 슬펐어?》


「………조금」

《으아아아아앙 미안, 정말 미안해애애!!》


「링크, 닥터의 저건 그냥 개인적으로 감상하고 고찰한거니까!!
너한테의 전설이나 용사를 부정한게 아니니까, 신경쓸 필요 없어!!」
「아냐」
「링크 씨, 아니라니 도대체?」
「…………고마워」


전혀 예상하지도, 맥락으로도 파악할 수 없던 감사의 말에, 지금까지 링크를 둘러싸고 당황하고 있던 일동은 한 순간에 입을 다물어 버렸다.
기분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것조차 판단할 수 없을 침묵 속에서, 천천히 나오는 링크의 목소리 만이, 매우 커다랗게 울리고 있었다.


「어째서 나냐고, 왜 내가 용사냐고, 몇번이고 생각했어.
진짜 『링크』가 아니라서 미안하다고…… 『링크』라면 보다 능숙하게, 보다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하면서, 그래도 열심히 『링크』가 되려고 했어.
『링크』로서의 나를 믿고, 의지해주는 모두가 소중했던건 틀림없으니까.
응하고 싶고, 지키고 싶다고 말하는 것 만이, 내가 유일하게 진짜라고 단언할 수 있는, 나 본인의 마음이었으니까」


그건 『용사』라는 직위를 떠맡겨진 소년의, 너무나도 딱하며 슬픈 고백이었다.
이름을 붙인 부모님이나, 주변인들로서는 그를 그렇게 몰아붙일 생각은 조금도 없었을텐데.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들조차도, 『링크』의 이름에 용사가 아니라, 눈 앞의 소년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많은 사건을 그와 같이 했을 주변 사람들이 떠올렸을, 의지하고 있을 『링크』는, 전설의 용사가 아니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데도.
그걸, 바로 본인만이, 지금까지 전혀 몰랐다니.


「하지만, 지금…… 내가 진절머리 난건지, 싸우고 싶지 않은건지 되돌아보면.
『그렇지 않다』라고 틀림없이 생각했어. 확실히 그런 생각이 든거야.
난 모두와 같이 확실하게 살아있고, 거기서 살며 틀림없이 즐거웠어.
난 링크라고, 이것이 나의 삶이라고, 자신을 가지고, 가슴을 펴도 괜찮았을거야.

……………바보지. 지금 와서야 눈치채다니」


「그런 말 하지 말아주세요. 너무 늦었다는건 없어요!!
지금 사건이 끝나면, 여행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이나 친구분들과 침착하게 이야기를 하면……」


마치 자기자신의 희망에 매달리는듯한 마슈의 목소리에, 표정이 보이지 않을 만큼 고개숙인 링크의 머리가, 천천히 좌우로 흔들렸다.


「이젠 어디에도 없고……… 이젠, 누구도 없어」



의미를 눈치채버린 마슈의 목이 꿀꺽 울리고, 그 이후 말이 나오는 일은 없었다.



「만나고 싶어, 돌아가고 싶어……… 또 모두와 같이 살고 싶고, 모두와 보낸 시간을 되찾고 싶어.
알고 있을텐데, 각오도 제대로 했을텐데.
왜, 어째서……… 되찾을 수 없게 된 지금이 되어서야, 이렇게」


링크가 살아가던 세상은, 신대보다도 아득하게 과거인 수만년 전의 옛날.
트라이포스를 지키기 위해, 꿈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었던 봉인의 잠은, 그 방대한 시간감각을 그에게서 앗아갔었다.
그로서는, 잠에 빠진 것은, 젤다들과 이별을 한 것은, 그녀들과 같이 살아갔던 것은, 바로 어제일같이 느껴진다.
이제 만날 수 없다. 이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이 지금이 되어서야, 터무니 없는 압박감과 함께 덮쳐왔다.

바지를 움켜쥐면서, 그래도 아직도 떨리고 있는 링크의 손을, 살그머니 상냥히 잡는 사람이 있었다.




「…………잔느?」
「부탁합니다. 링크 씨.
그 한탄을, 그 후회를, 받아들여주세요.
그건 당신이 그 사람들을, 그 사람들과 보낸 나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증거.
사랑하고 있었기에, 그에 답하지 못했다는게 슬프고 분한거에요.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당신이 자신들에게 붙잡혀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걸 바라고 있었나요?」

「그럴리가」


부정하는 말은, 생각보다 먼저 뛰쳐나왔다.
모든 것을 혼자서 짊어지기로 한 결단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현상을, 당사자를 제쳐두고 한탄하고, 화내며, 최후의 최후까지 필사적으로 반대하던 그녀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마음을 붙잡던 족쇄에서 해방된 것을, 진정한 의미로 살아갈 수 있을 지금부터를, 기뻐할지언정 싫어한다니.
만약이라는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 조차, 그녀들에게의 모욕이라 생각되었다.

그런 인식을 새롭게 가지는 것과 동시에, 날뛰던 속내가 순식간에 진정되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가혹한 현실을, 약하며 추악한 자신을, 받아들인 후 극복한다.
그것이야말로 『용기』이며, 용사인 링크의, 『나』의 진면목이었을테니까.

링크의 손과 몸에서 긴장이 풀린 것을, 이제 괜찮다고 파악한 잔느는, 뒷일은 그가 혼자서 마주볼 수 있게 해주려고 서서히 떨어졌다.



(지금도 엄청 슬프지만, 후회가 끊이지 않지만…… 그래도 난 괜찮아.
진심으로 웃으면서, 즐겁게 살아갈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줘)


그런 마음의 목소리가 들릴듯한 링크의 표정은, 그치지 않는 눈물이 전해지면서도 정말로 상냥하고, 온화한 미소.
그는 방금, 크나큰 벽을 넘었다.
그걸 한 눈에 알 수 있는, 마치 신성한 의식인듯한 아름다운 그 광경을, 일동은 말 없이 지켜봤다.
마음이 놓인 모습의 리츠카나, 조금 눈물짓는 마슈.

그런 둘에게서 조금 거리를 벌린 채, 잔느는 어째서인지, 살짝이지만 걱정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가 후서


제1특이점이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서 타이밍으로도 어중간합니다만,
다음화부터 당분간은 외전을 투고하고자 합니다.
여기까지 써 둔 시점에서, 역시 제대로 써 두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쓰기 시작한 마지막의 용사의 이야기.
제 나름대로의 『젤다의 전설 최종장』이, 당초 예정으로는 개요 정도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네타가 흘러넘쳐버려서.
차라리 제대로 쓸까 해서 당분간은 그 집필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다이제스트로 전개하며, 본편 수준의 볼륨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돌아올 수 있게 생각하며 쓰고 있습니다.
『그』는 이 이야기를 마친 후 칼데아에 오게 되었다는 것을, 다시 인식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실은 이 작품에서는, 본편에서는 앞으로도 절대로 쓰지 않고, 본인이 그 사실을 알 일도 아마 없을거라 생각되는, 어떤 뒷설정이 있습니다.
앞으로 읽어가는데 아무 영향도 없는데다가, (내보냈다가는)현재 상황이 그냥 뒤엎어버려지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상관 없고, 불평도 하지 않으시겠다는 분은, 아래 여백을 반전해서 봐 주세요.


실은 그는『링크가 된 플레이어』가 아니고, 『트라이포스와 그것에 얽힌 인연이 쐐기가 되어, 원래대로라면 이미 끝나 있었야 할, 다 죽어가는 상황을 억지로 질질 끌며 억지로 유예시키고 있는, 더 이상 계속되더라도 좋지 않은 상황에 빠져버린 하일리아의 시대를, 분쟁의 운명을 끝내기 위해, 「알고만 있다면 그라면 분명 이뤄 준다」라는 모 여신으로부터의 너무나도 무거운 기대와 신뢰로, 플레이어 시점의 지식과 기억이 주어져 태어난 정진정명 용사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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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나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