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극한의 대지에,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세 용자왕이 늘어서고, 제이더, 각성인V2, 베터맨 카타프락트도 전열에 더해졌다. 하지만, 솜니움 데우스의 간계에 의하여, 패계왕의 내부에는 행방불명이던 사쿠라가 갇혀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원인불명의 긴급사태에 의해, 오비트 베이스가 지구로 추락하는 궤도로 바뀌어 있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6)



8

A.D. 2005. 기계 31원종의 내습에 의해 건조된 우주기지 〈GGG 오비트 베이스〉는, 극궤도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관측위성은 아니기에 태양과 동기되지 않는 궤도가 선택된데다가, 대지고도(対地高度)가 낮은 점도 있어서, 언제나 전 세계의 아마추어 관측자들에게 주시되고 있다.
그 탓에, 궤도요소에 흔들림이 발생한 것은, 눈 깜빡할 사이에 밝혀졌다. 섭동에 의한 것은 아니다. 무언가의 이유로 대지속도가 저하되어 있어서 지상으로의 추락궤도로 옮겨져 있었다. 정확한 숫자는 전문기관이 아니면 산출할 수 없지만, 어림잡아 약 70시간…… 3일 후에는 태평양에 추락한다고 고려된다.
일본의 G아일랜드 시티에 존재하는 우주개발공단은 대응에 분주해졌다. 태평양 상에 대질량의 물체가 추락하면, 대재해의 발생은 틀림없는데다가, 대응해야 할 문제가 무수히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 전체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대재해가 되면, 사소한 문제에 대처하고 있을 때는 아니지만.
오비트 베이스와의 직통회선이 불통이 되어, 공단은 UN에 몇번이고 문의했지만, 기지를 담당하는 UN 최고평의회조차 정확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공단의 셔틀 이착륙(往還艇離発着) 센터 관제주임인 아마미 이사무는 독자적인 인맥으로 UN 상층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면, 오비트 베이스의 추락은 막을 수 없는건가요!?」
『저 정도의 대질량 물체입니다. 지상에서는 아무 방도가……』

주임석의 모니터에서 아름다운 얼굴에 고뇌를 띄운건, UN 사무총장 수석비서관인 일본인. 이소가이 사쿠라다. 과거, 사쿠라는 우주개발공단 총재 비서직을 맡고 있던 적도 있고, 이사무는 그 무렵부터 아는 사이다. 공식적인 루트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찾아 연락을 취해봤지만, 손에 들어온건 "절망"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다면, 절멸한 공룡의 반복이라고요!」

그건 6500만년 전에 일어난 대사건. 소행성대에서 두뇌원종이 옮겨온 거대 운석이, 더 파워의 반발현상으로 과거로 이동하여 그 시대의 지구에 추락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룡은 멸망하고, 지상의 주역의 자리를 인간에게 넘기게 되었다. 오비트 베이스 추락이 현실이 된다면, 다시 주역 교대의 시기가 찾아오게 되겠지.

『알고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들이 있습니다』
「그들……!? 그러면, GGG 조직은 아직 기능하고 있는거군요!」

표정이 밝아진 이사무에게 사쿠라가 설명했다. 현재 GGG는 대규모 작전을 전개중이기에 지상 각처의 문의에 응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UN과의 정보공유는 유지되고 있어서, 추락에 대한 대처도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작전……」

안색이 바뀐 이사무를 보고, 사쿠라는 순간 망설였다. 하지만 바로 마음을 다잡고, 남극에서 행해지는 패계왕과의 결전에 대해 말했다. 타이가 코타로가 GGG 특무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트리플 제로와 패계의 권속의 위협에 대해서는 전세계에 발표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바로 그 최종결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일부 인간밖에 파악하지 못한 정보였다. 하지만 남극에서 현재도 싸우고 있을 GGG 블루 기동대장 아마미 마모루는, 비록 피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사무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아들이다. 직무위반임을 자각한 후, 사쿠라는 정확한 사태를 전했다.

『GGG는 전 스탭이, 양쪽의 사태에 대응중입니다. 저는 그들을 믿고 있습니다. 반드시 지구는 구해진다고――』

사쿠라의 망설임 없는 말에, 이사무도 무심코 환희했다.

「우왓하! 아… 아니, 실례…… 저도 믿고 있습니다. 믿는 것이, 그들을 지지해주는 싸움이라고, 저희들도 배웠으니까요……」

그래. 원종이 내습했을 때도, 유성주의 위협이 닥쳐왔을 때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GGG를 믿는다…… 오직 그 뿐이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야말로 "용기"라는 힘. 그것은 원종과 격렬한 싸움을 이어온 GGG에게 희망을 주고, 삼중련태양계에서 잃어버릴뻔한 용기를 보충하여, 유성주를 이겨내는 힘이 된 것이다.

「이소가이 씨. 제안이 있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을 모든 일을, 전세계에 공표하죠!」
「전세계에!?」

이사무의 의외의 제안에 사쿠라는 놀랐다.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라는 중대사를 전세계에 알리자는걸까. 그에 이어질 패닉을 고려하면, 절대로 정보공개를 할 수 없다. 그것이 UN 최고평의회의 현 시점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오비트 베이스의 추락은, 감출 수 없습니다. 이미 전 세계의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고, 정보가 마구 뒤섞여 있습니다. 현실에 일어날 일보다 심각한 예측…… 아니, 유언비어가 되어 루머가 나돌고 있습니다. 이걸 가라앉히려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GGG가 전력으로 대처중이다…… 이 이상 안심할 수 있을 정보는 없습니다! 전 확신하고 있어요!」

이사무의 열변에, 사쿠라의 마음은 격렬히 뒤흔들렸다. 틀림없이 그 말대로였다.

『알겠습니다. 사무총장님께 제안해보겠습니다』

사쿠라는 그렇게 고하고, 이사무와의 통신을 마쳤다. 오늘 이 날까지, 상사와 쌓아올린 신뢰관계. 그건 모두, 이 날을 위해서였던 것이다――사쿠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UN본부 빌딩의 통신실에서 나온 사쿠라는, 통로의 창가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암울한 구름 낀 하늘 너머, 있어야 할 우주기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쿠라는 목소리로 내지 않고 불렀다.

(저희들은 반드시 이뤄내겠어요. 당신들을 믿어낸다는 싸움에 승리할 것을…… 그게 아무리 곤란한 싸움이더라도…… 총재……)

그 부름은, 원래는 어울리지 않는다. 불러지는 상대가 그 직함에서 이직하여,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사쿠라의 마음 속에서는, 그 인물은 언제까지고 경애하는 "총재"다. 그것은 그녀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로서 깊이 인지되어 있는 것이었다.


「으랴아아아아아아앗!」

GGG 그린 참모인 휴마 게키가, 서브 머신건을 연사하며 23층의 중앙통로를 돌진한다.
이소가이 사쿠라나 아마미 이사무가 믿은 것 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GGG는 전력으로 사태에 대응하고 있었다. 달인의 사격으로 벽면이나 천정에 설치된 침입자 요격 시스템을 정확하게 파괴하며 돌진하는 휴마. 그 뒤를 사이 히노키가 뒤따르고 있었다.
현재, 인공위성인 GGG 오비트 베이스는 대지속도(対地速度)의 저하로 인해 지상으로의 낙하궤도로 천이(遷移)되어 있었다. 이건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 아니다. 원래 비록 안정된 궤도더라도, 지구 그 자체나 달로부터의 중력. 또한 저궤도이기에 대기마찰로 인한 섭동은 반드시 발생한다. 오비트 베이스의 경우, 원래는 중추 울텍 엔진을 주로 하는 중력제어, 및 관성제어를 통해 섭동을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즉, 인공적으로 섭동을 증대시켜 궤도요소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키쿠호 에이루,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라는 대원들의 알저논 발병을 통해, 일반 대원들의 중추시스템의 액세스는 전보다 어렵게 제한되어 있다. 파괴활동에 대한 방위시스템도 증강되어 있다. 하지만 GGG가 조직인 이상, 고위 스탭의 엑세스권을 완전히 차단하는건 어렵다.



――시간은 조금 전의 오더룸으로 거슬러 오른다.

「틀림없습니다. 중추 울텍엔진 제어실에서, 프리클 참모와 타마라의 ID반응이 검출되어 있습니다. 둘의 텔레미터에서……」

오비트 베이스 전체에 충격이 일어나고, 궤도변경이 시작된 직후, 오퍼레이터들이 상황파악에 노력했다. 처음에 중추 울텍엔진의 이상을 밝혀낸 것은 히노키이며, 그녀는 무심코 보고 도중 말이 막혔다. 중단된 말을 이은 것은――

『알저논이다! 도망쳐! 알저논이다! 도망쳐!』

콘솔에서 들려온 것은, 텔로미터의 뇌파형에 반응한 감지 시스템의 음성. 밝은 소녀같은 음성으로 전해진 경보음이었다. 아카마츠 장관의 발명품 〈알저논 파수꾼 26호〉에도 사용되는 합성음성이지만, 이 때는 GGG 전 대원에게 사형선고같은 불길함으로 울리고 있었다.
재빨리 타이가가 확인했다.

「즉, 프리클 군과 타마라 군이 알저논에 발병하여, 파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는 건가!」
「네. 그렇게 생각하는게 타당합니다……」

기운 없는 표정으로 히노키는 대답했다. 전 GGG 스탭중, 가장 알저논에 대해 자세한 생체의공학자로서, 또 타마라의 친구로서 통한을 금치 못할 사실이었다.

「특무장관. 미이 무장대원들이 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알저논 발병자의 행동을 추측해서, 울텍엔진의 제어를 탈환하기 위해선, 오더 룸에서도 요원을 보내는게 유리한 계책이겠지…… 하지만, 최소인원수다」

GGG 블루의 슈퍼바이저인 양박사가 그렇게 진언했다. 「최소인원수」라는건 올바른 판단이다. 오비트 베이스가 지상에 추락한다는 사태를 막아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남극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패계왕과 용자들의 싸움도 지원해야 한다. 인재가 충분하지 않다. 어느쪽이건,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까.
타이가는 망설이지 않고, 구면의 동료에게 시선을 돌렸다.

「휴마 군. 수단은 불문이다…… 가 주겠나?」
「아아, ID슈트는 없지만, 화기 사용은 허가된다는거겠지」

특무장관의 지령에, GGG 그린 참모인 휴마가 즉답했다. 둘 다 침통한 음성이지만, 그에 미혹이나 두려움은 없다. 이미 알저논 발생시에 골라야 할 선택은, 몇번이고 확인되어 있다. 발증자의 치사율은 100%이며, 구할 방도는 없다. 아틴 프릭클과 오랜 세월의 친구인 휴마에게 있어서는 가혹한 임무지만, 일이 백병전이 될 이상, 그 이상의 적임자가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특무장관, 저도 가게 해 주세요」

히노키가 일어서서 타이가에게 신청했다. 이 긴급사태에, 이유를 따질 어리석음을 타이가는 범하지 않는다.

「살았어, 사이 군. 알저논의 전문가로서 자네의 대처에 기대하지」



그리고 오더 룸의 메인 샤프트를 이용하여, 휴마와 히노키는 최단루트를 통해, 오비트 베이스 23층의 최심부에 도착했다. 무장대원들은 다른 몇개의 루트로 최심부로 향하고 있지만, 제어권을 빼앗긴 침입자 요격 시스템에 방해받아 지금도 도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무장대원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무장대원들의 도착을 기다릴 수는 없다. 중추 울텍엔진 제어실의 문을 억지로 열어, 휴마와 히노키는 실내로 돌입했다. 거기서 본 것은,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제어단말에 매달린 타마라의 모습이었다.

「……26억명앞으로26억명은도태하지않으면지구는멸망해버립니다그걸위해서는오비트베이스를지상으로추락시켜야합니다저에게는숭고한사명이있습니다…」

타마라의 조작에 의해, 울텍엔진이 이상동작을 일으켜 오비트 베이스가 추락궤도로 옮겨진건 틀림없었다. 역시 타마라는 알저논에 발병해 있었던 것이다. 알고야 있었지만, 구할 방도가 없는 상황을 목격하고, 둘은 경악했다.
그 때, 히노키의 휴대단말에서 스완의 목소리가 울렸다.

『……히노키, 서둘러주세YO! 앞으로 260초 내로 대지고도를 높이지 않으면, 추락은 피할 수 없습NIDA!』

스완은 메인 오더 룸에서 남극의 싸움을 백업하면서 궤도 계산도 병행하고 있다. 그 소리를 들은 휴마가 비통한 표정으로 서브머신건을 쥐었다.

「……아틴 녀석, 어디야? 젠장. 수단이 하나뿐이라면 어리버리 있을 수는 없어」

총신 앞에 서서, 히노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아마, 하나가 아닙니다. 타마라를 제게 맡겨주실 수 있나요」

히노키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친구를 죽게 두고 싶지 않다. 그 마음으로 냉정함이 사라진 것으로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 판단한 휴마는 총구를 내렸다. 그 순간――대형 컴퓨터 서버 틈에 몸을 숨기던 인물이, 히노키에게 달려들었다.


「!!」

소리도 내지 못하고 얼어붙은 히노키를, 휴마가 제빨리 몸으로 감쌌다.

「위험해!」

하지만, 불리한 자세였던지라, 휴마가 등을 제압당했다.

「아하하하! 걸렸구나, 게키. 너와 결착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DAGO!」

광기에 휩싸인 아틴 프릭클이다. 오십줄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양 다리가 휴마의 양 팔을 서브 머신건 채로 등 뒤에서 고정하여, 강인한 팔이 목을 죈다. 원래 동년대였지만, 휴마는 삼중련태양계에서 10년만에 귀환했다는 사정도 있어서, 프리클보다 10세 젊은 육체의 소유자라는게 되었다. 하지만, 단련된 GGG 블루 참모의 근력은, GGG 그린 참모를 단단히 구속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오른팔에 쥐어진 컴뱃 나이프의 도신이 정확히 목구멍 바로 앞에 닿아 있었다.

「아하하하! 게키, 너하고는 26번의 모의전으로도 결착을 낼 수 없었지만, 이걸로 끝이야. 내가 26년의 교제를 승리로 마무리짓는거야. 네 죽음이라는 트로피로 말이지!」

그의 목적은 처음부터 히노키가 아니라 휴마였다. 그 목에 주저 없이 칼날이 다가온다.

「어이 잠깐…… 하지 마… 아틴 프리클!」

거기서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 순간, 휴마는 과거 자신의 여러 체험을 주마등처럼 회상하고 있었다. 대량의 기억의 물결이, 순간적으로 머리속을 헤집고다녔다.

「휴마 참모!」

이도저도 못하고, 히노키가 비명을 지른다. 그 눈 앞에서, 프리클은 컴뱃 나이프를 쥔 오른팔에 힘을 집중하고 있었다.

「으가아아아아아앗!」

밀레니엄 모히칸이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소리로 할 수 없는 휴마의 절규가 울렸다.



오비트 베이스가 알저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남극에서 싸우는 용자들은 알 방도가 없었다. 패계왕 제네식이라는 전대미문의 난적을 앞에 둔 그들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줘서 집중력을 흐트러트릴수는 없다―― 그것이 타이가나 아카마츠의 판단이었다.
실제로, 눈 앞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외를 생각할 여유는, 눈꼽만큼도 없었다.


「브로큰 팬텀!」

팬텀 링을 장착한 오른팔을, 가오가이고가 쏘아냈다. 그건 패계왕 제네식을 쓰러트릴 의사를 담은 공격이 아니다. 눈 앞에서 당장이라도 베어지려던 각성인 V2를 구하기 위한 일격이다. 조금의 오차도 없이, 브로큰 팬텀은 V2의 몸에 꽂히려던 패계왕의 오른주먹에 명중했다. 그 틈에 케이타는 골디언 네일의 치명적인 찌르기에서 V2를 필사적으로 회피시켰다.

「히익, 살았다!」
「이번에는 우리들의 차례다!」

추격을 시키지 않기 위해, 플라즈마 소드로 베어내는 제이더, 그리고 제이쿼스를 찍어내리는 가오파이가. 하지만 그 연격도 패계왕의 아성을 흔들 수 없었다. 오렌지빛으로 물든 왼팔이 가볍게 휘둘러지자 가볍게 튕겨내진다.

「큭, 프로텍트 쉐이드를 쓸 필요도 없다는거냐!」

같이 튕겨내진 작음 몸집의 제이더를 받아내며, 가오파이가가 빙원에 무릎 꿇었다.

「포기하지 마, 르네! 일격이 통하지 않으면 2격, 3격을 쏠 뿐!」
「알고 있어, J! 용기가 꺾이지 않는다면, 마지막에는 이쪽이 이긴다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제이더와 가오파이가가 좌우로 흩어졌다. 거기에 간발의 차로 제네식 볼트가 착탄. 두꺼운 얼음도, 그 아래의 영구동토도 분쇄하여, 거대한 크레이터가 뚫렸다. 조금이라도 회피가 늦었다면, 둘 모두 분쇄되어 있었을 터.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세 용자왕. 그리고 제이더와 각성인 V2. 모두 스트레이트 가오 속의 사쿠라의 구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전장 속에서, 솜니움들에게는 다른 기대도 있었다. 알저논의 감지에 뛰어난 그들은, 오비트 베이스와의 사이에 열린 소키우스의 길을 통해, 히노키의 위기까지 감지하고 있었다.

『이제 곧…… 소키우스의 길이 닫혀』

샤라의 의사가 허약하게, 림피드 채널을 통해 전해졌다.

『라미아…… 우리들의 희망이 없어져』

유우야의 의사가, 베터맨 카타프락트 속에서 울려퍼졌다. 이 곳에서의 싸움을 계속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오비트 베이스로 향해야 할 것인가. 원래라면 결코 드러날리 없는 라미아의 감정이, 그 의사에도 배어있었다.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패계왕을 멸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없어지지…』

고뇌가 배인 라미아의 의사에, 평상시에는 과묵한 히이라기가 응했다.

『응…나도…느껴져……유감이지만, 희망은 이젠……』

천성 난폭한 가쥬마루의 의사가 울부짖었다.

『샤라도 못 버틴다고! 빨리 패계왕을 박살내면 될 뿐이야! 서둘러!』

라이의 익살맞은 의사도 동의했다.

『그렇사옵니다. 파트리아의 때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약간 냉정하게, 라칸도 의사를 전했다.

『음…… 하지만, 그 속에는……』

라미아의 의사를 느낀 다른 솜니움들에게 망설임은 없지만, 만약 사쿠라를 구하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아도, 최후의 패계왕을 쓰러트리는 것은, 터무니 없이 어려운 것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카타프락트의 굳센 팔을 패계왕 제네식에게 때려박았다. 그와 동시에 그 양 어깨의 날카로운 돌기로 무언가를 측정했다.

『음… 한번 뿐이다. 놓치지 마라』

제네식 오라의 압력에 튕겨지면서도, 베터맨의 전투한계의 시간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라이가 백부가 말했지… Z마스터도, 역시 패계왕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격전 도중, 가이의 머리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지났다. 시시오 라이가의 그 추측이 올바르다면, 지금까지 그들은, 두 패계왕에 승리해왔던 것이 된다. 그리고 눈 앞의 존재가 최후의 패계왕이다.

(보라색의 별과 붉은 별의 패계왕을 이겨낸 우리야… 초록 별의 패계왕에게도, 질 리는 없어…!)

강한 적에게의 공포――그조차 웃도는 투지가, 가이 속에서 솟구쳤다. 이것이 용기――생명 있는 자에게서 태어나는 끝 없는 에너지. 용기는 G스톤을 활성화시켜, 용자왕 가오가이가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다!
골디온 더블해머를 쥔 가오가이가가, 남극의 빙원에 우뚝 서 있는 패계왕 제네식의 바로 위로 날았다. 

「골디, 아직 괜찮지!?」
「아앙? 누구에게 묻는거야? 이 몸이 지금까지, 힘들다거나 무리라거나, 한마리라도 한 적 있냐!?」

가이의 질문에 평상시와 다름없이 침착한……이라기 보다는 뻔뻔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래, 이 고집 센 초AI는 언제나 이랬다. 갤레온이 가이에게 있어서 유일무이한 전우이듯, 골디 역시 역전을 함께 극복해온 파트너다.

「그랬지, 의지하고 있다고, 골디!」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팔과 서로 격투중인 패계왕 제네식. 그 주의가 지상의 적에게만 향해지는 듯 여겨졌다. 공중에서 가오가이가는 더블 해머에서 크래커를 분리. 골디언 모터를 통해 중력충격파를 편향시켰다.

(목적은 패계왕의 왼쪽 무릎!)

얇게 편향된 중력충격파는, 초절의 절단력을 지닌 칼날이 된다. 가이가 노린 것은, 골디언 슬라이서를 통한 패계왕 제네식의 왼쪽 무릎을 절단하는 것. 그게 성공하면 스트레이트 가오 속에 붙잡힌 사쿠라의 구출은 쉬워진다.
지금 확실히 필살의 일격이 쏘아지려는 순간――
패계왕이 머리를 들었다. 의사가 없어야 할 두 눈동자가 타올랐다. 그곳에 사악한 미소가 떠오른 것 처럼 가이는 생각했다.

「그오오오오오오!」

포효와 함께 패계왕 제네식의 꼬리 끝 부분. 가제트 가오의 머리 파츠가 분리된다. 그 파츠는 오른팔에 장착되어 윌 나이프가 되어――
지체 없이 격렬한 회전과 함께 쏘아져나왔다!
고속회전하는 주먹 끝에,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칼날 역시, 필살의 송곳니가 되어 선회한다. 공중에서 공격 직전의 자세였던 가오가이가에게는, 다가오는 공격에 맞서기는 커녕, 피할 방도조차 없었다.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각성인 V2가, 가오파이가와 제이더가, 그리고 가오가이고가 머리 위를 올려보고, 절망에 굳어졌다.

「가이 형!!」

마모루의 소리가 울린다. 하지만, 그 소리가 닿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패계왕 제네식의 브로큰 윌 나이프가 가오가이가를 궤뚫는다! 아니, 그렇게 보인 순간, 자신의 몸을 던져 막아낸 자가 있었다!

「으가아아아아아앗!」

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대지를 뒤흔드는 절규. 그 주인은 가오가이가의 굳센 오른 팔, 아니 오른 팔이었던 존재는 스스로 분리하여, 마그 핸드에서 멀티 로보로 시스템 체인지하고 있었다. 가오파이가의 방패가 된 골디 더블마그! 그 동체의 복부에, 고속회전하는 칼날이 꽂혔다…… 그리고 그 직후, 소용돌이치는 도신이 등의 장갑까지 궤뚫고 있었다!

「골디이이이이!」

가이의 절규가 울렸다. 그 때도 그랬다. 핏짜가 변모한 EI-26과 교전했을 때, 골디는 자신의 판단으로 가오가이가에게서 분리되었다――승리를 위해. 레프리 가오가이가와 격돌했을 때도, 헬 앤드 헤븐의 직격을 받고, 골디는 가오파이가의 방패가 되어 부숴졌다――가이를 살아남게 만들기 위해. 승리와 생존을 맡기고, 자신의 몸을 내던지기를 아끼지 않는 것. 그것이 그 초AI의 삶이었다. 그 인격모델이 된 휴마 게키처럼, 흉기 앞에 몸을 던진 것이다.
기이하게도, 우주와 지상에서 같은 퍼스널리티를 지닌 자들의 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절규가 동시에 울린건,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운명의 못된 장난이었을까.
파트너인 멀티 로보가 산산조각 폭산한다. 그 파편을 전신에 맞고, 가오가이가는 제어를 잃었다. 지근거리에서 강철의 산탄을 맞은 거나 다름없다. 그대로 낙법을 취할 여유도 없이, 가오가이가는 빙원에 내동댕이쳐졌다.
사악한 미소――가이에게 그렇게 보인 두 눈동자로, 부숴진 동토에 쓰러진 용자왕을 내려다보는 패계왕. 그 오른팔에, 공중에서 선회비행을 마친 주먹이 귀환했다. 물론 윌 나이프는 장착된 채로다. 몇초 전, 골디 더블마그를 궤뚫은 칼날을, 패계왕은 머리 높이 치켜들었다. 이미 일어날 수 조차 없는 만신창이의 가오가이가에게, 결정타를 주겠다고.

하지만――
패계왕의 칼날 앞에, 가로막는 자가 있었다.


「……그렇게 두지는 않아…… 가이 형은」

고요한……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쓰러진 가오가이가의 앞에 선 것은, 슈퍼 뉴로메카노이드인 가오가이고였다. 용자왕을 계승하는 젊은 용자왕에게서 나온 청년의 목소리. 과거 소년 시대에는 언제나 시시오 가이에게 지켜지고 있었던, 성장한 지금의 아마미 마모루의 단호한 목소리 .지금, 지금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자신이 지키는 입장이 되겠다. 라는 강한 의사가 느껴지는 마모루의 목소리.
몇천, 몇만의 나날을 넘어, 어린 아이에서 용자로 성장한 사람의, 진가가 담긴 목소리였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1월 16일(월)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극점의 하늘에서, 가이의 가오가이가, 르네의 가오파이가, 카이도와 마모루의 가오가이고가 동시에 파이널 퓨전을 감행했다! 하지만 솜니움 데우스의 간계에 의하여, 패계왕의 내부에는 행방불명이던 사쿠라가 갇혀 있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5)



7(承-前)


포효와 함께, 백수의 왕인 사자가 빙설을 증발시키며 허공을 날아다닌다. 그리고, 원추와 소용돌이의 회전충격파를 내뿜는, 패계의 굉수(轟獸) 둘도 극한의 대지를 달렸다. 또한 패계의 맹금이 펼친 검은 날개로, 두꺼운 구름을 걷어내듯 하늘을 베어가른다. 마지막으로 공격과 방어를 담당하는 패계의 바닷짐승 둘이 누구도 포착하지 못할 스피드로 허공을 헤엄친다. 다하여 여섯의 짐승들은 오렌지빛의 오라를 뿜으며, 세계를 뒤흔들 기세로 선회하고 있었다.
이윽고,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와 패계 스파이럴 가오가 끄트머리의 드릴을 가동시키며, 각성인 V2에 돌격해왔다.

「히이이이이익, 무서워!」

트리플 제로로 위력이 강화된 첨각을 피하기 위해, 케이타는 필사적으로 뉴로노이드를 도약시켰다. 공룡의 꼬리를 본뜬 스태빌라이저가 아슬하게 도려내질 뻔 했다. 서툴리 저항하려 하지 않고, 회피에 전념한 케이타의 판단이 공을 세웠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빙원을 질주하는 패계 제네식 갤레온은, 골디온 더블 해머와 커넥트한 가오가이가의 목덜미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꽂으려 했다. 하지만, 보다 빨리 몸을 비튼 가슴부위의 목이, 그걸 정면에서 받아냈다. 교착하는 송곳니와 송곳니!

「――갤레온!」

무심코 가이가 부른건, 어느쪽 강철의 사자인가. 스스로의 몸을 바쳐서 자신을 지켜준 과거의 사자인가, 아니면 자신을 죽이기 위해 뛰어들어온, 오렌지빛의 오라를 휘감은 현재의 사자인가. 가이에게 있어서는 누구나 소중한 전우인 메카 라이온끼리 눈 앞에서 격돌하고 있었다.
거대한 검은 새는, 대지에 쓰러진 마모루와 카이도의 용자왕으로 덤벼들었다. 상공에서 급강하하는 패계 가제트 가오는, 그 머리부위를 날카로운 칼날로 변화시켰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칼끝이, 가오가이고의 등으로 덤벼들었다.

「프로텍트 월!」


실체형 월 링을 왼팔에 장착시키고, 마모루는 강고한 방어벽을 전개했다. 윌 나이프의 칼날이라도, 공간을 만곡시킨 배리어를 돌파할 수는 없다. 격돌이 튕겨내져서, 공중으로 피한 검은 새는, 민첩한 기동으로 상공을 선회했다. 다시 공격할 기회를 엿보는 듯 했다.

「살았어, 마모루!」

파트너의 순간적인 행동에 감사하면서, 카이도는 재빨리 가오가이고를 일으켰다. 머리 위에서의 제2격에 대비하여 자세를 잡는다.
그 곁에서 몸을 일으키는 가오파이가에게 덤벼든 것은, 패계 브로큰 가오와 패계 프로텍트 가오. 얼어붙은 대기가 액화한 듯, 바다의 생물을 모사한 패계의 권속들은 그 속을 헤엄쳐서 틀림없이 몸통박치기를 걸어오고 있었다. 르네의 투지를 반영하듯, 가오파이가는 피하려 하지 않는다. 양팔로 꽉 잡고 있던 거대하며 날카로운 무기를 힘차게 휘둘러, 앞으로 내밀었다.

「우오오오오옷!」

상어와 돌고래의 돌진을 막아낸 것은, 백은의 닻――제이쿼스다. 날카로운 칼날이 기세를 실어서 두마리를 양단할 것 처럼 보였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패계 프로텍트 가오가 끄트머리에 배리어를 전개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실체 장벽이 버퍼가 되어, 바닷짐승들은 격돌을 버텨냈다. 다음 순간, 패계 브로큰 가오가 전신을 급속 회전시켰다. 송곳처럼 배배 꼬인 회전돌진이 제로거리에서, 제이쿼스를 튕겨낸다!

「뭐라고!」

무방비해진 가오파이가에게, 배리어를 전개한 채로의 패계 프로텍트 가오가 돌진했다. 무적의 방패가 돌격무기가 되어, 파이팅 메카노이드의 전신을 강타했다.

「으아아아아앗!」

전신을 내달리는 고통에 르네는 비명을 질렀다.


용자왕들의 고군분투는, 오비트 베이스의 메인 오더 룸에 여지없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걸 지켜보는 비통한 표정의 스텝들. 그 중에서도 심장이 갈갈히 찢겨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건 시시오 라이가와 아카마츠 시게루다. 사랑스러운 손녀이면서, 딸인 사쿠라가 붙잡힌데다가, 그 탓에 동료들이 전력으로 반격도 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으니까.
GGG 블루 장관석에서 일어난 아카마츠가 저도 모르게…… 라는 말투로 소리쳤다.

「어어어어이잇! ……부탁한다! 모두 전력으로 싸워다오! 패계왕 상대로 봐줄 여유는 없잖냐!」

그 말이 의미하는건, 사랑스러운 딸을 못 본척 버리라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거짓 없는 본심이기도 했다. 아카마츠는 두 눈에서 눈물을 그렁그렁 맺으며, 필사적으로 말했다.

「사쿠라를 위해서 희생이 나온다면…… 그 탓에 인류가 멸망해버린다면…… 난 그쪽을 더 버틸 수 없다! GGG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그 녀석의 아버지로서 부탁하마! 모두 싸워다오!」

아카마츠의 절규에, 라이가가 툭. 고개를 숙였다. 평상시에는 충돌만 하는 부자지간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마음이겠지. 아들의 말에 축 처진 등이 말 없이 동의하고 있었다.
이 때, 모든 대원들의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이 있었다. 그들을 대표하여 타이가 코타로가 입을 열려던 순간――

「사장! 아니, 소장! 이 아니라…… 장관! 그게 본심임까!?」

오퍼레이터중 한명이 소리쳤다. 아카마츠 시게루라는 인물이 유한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근처에 있으며, 그 야심과 꿈을 계속 지지해온 남자――야마 영감이다. 신뢰하는 상사가 아카마츠 공업 사장에서 GGG 마린 레퓨지 기지 소장이 되고, GGG 블루 장관으로 직함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계속 지지해온 것이 이 야마 영감(본명 미상)이다.

「나, 계속 봐왔다고요. 사모님의 사고가 있고 나서, 장관이 어떤 마음으로 사쿠라 짱을 길러왔는지! 이런 곳에서, 포기한다는게 본심일리 없잖습니까! 난 알고 있다고!」

평상시와 달리 길게 마하면서도, 야마 영감의 시선은 콘솔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양 손은 키보드를 계속 두드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야마 영감은 사쿠라의 위치를 계속 해석하고 있었다. 그건 메인 오더 룸의 전원이 같았다. 모두 해석 작업을 지속하면서, 말 없이 수긍했다. 누구 하나 체념하지 않았다. 그건 남극에서 싸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공중에서 패계 가제트 가오와 고기동전투중인 가오가이고에서 마모루가 소리쳤다.

「아카마츠 장관, 저희는 아직 할 수 있어요! 사쿠라 누나를 구해낼 때 까지, 쓰러지지 않아요!」

패계 제네식 갤레온의 맹공에, 골디온 더블 해머를 휘두르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방어전중인 가오가이가. 하지만 가이의 투지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래! 사쿠라 짱도, 갤레온도,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아!」

패계 브로큰 가오와 패계 프로텍트 가오의 연계공격을 가오파이가가 거대한 제이쿼스를 방패삼아 버틴다.

「그렇다고, 아재 오빠(おっさんアニキ)! 조카 얼굴쯤은 보게 해 주라고!」

아카마츠의 이복동생 르네가 소리쳤다. 그건 먼 옛날 주고받은 약속. 남매의 첫 약속이 이뤄질 때 까지, 쓰러질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강하게 먹어도, 적은 강대하다. 우주의 섭리를 관장하는 무한한 에너지를 두르고 있다. 패계의 바닷짐승들이 앞뒤에서 맹렬한 기세로 가오파이가에게 다가온다.

「프로텍트 월!」


월 링을 두른 방어벽으로 전방의 브로큰 가오의 돌진을 막는다. 하지만 등 뒤로 다가오는 프로텍트 가오에 대처는 할 수 없다.
회피는 불가능――르네가 그렇게 깨달은 순간, 믿음직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는 맡겨라, 르네!」

가오파이가의 등 뒤로 뛰어든 조금 작은 초고속의 그림자.

「플라즈마 소드!」

양팔에서 빛의 검을 발생시킨 제이더가, 가오파이가와 등을 맞대는 위치에 나타났다. 무방비한 가오파이가의 등으로 돌진하려던 패계 프로텍트 가오에게 고속의 참격이 새겨졌다. 배리어로 몸통박치기를 하려던 패계의 바닷짐승도 이건 버티지 못하고, 빙원에 격렬하게 불시착할 수 밖에 없었다.


「……J!」
「답례라면, 싸움이 끝나고 듣겠어」

파손된 흉부를 수복중인 킹 제이더 본체를 방치하고, 플러그아웃한 머리파츠를 변형시킨 제이더가 되어, 그 전사가 달려든 것이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만으로 안다. 자신의 등이 믿음직스러운 아군에게 지켜지고 있다고…… 그렇게 느끼면서도 르네는 주저하지 않고 빛의 링을 용자왕의 오른팔에 둘렀다.

「팬텀 링 플러스! 브로큰 팬텀!」


고속회전으로 프로텍트 월을 돌파하려는 패계 브로큰 가오를, 마찬가지로 고속회전하는 오른팔이 대각선상에서 휘둘러진다. 정면에서의 충돌이라면 트리플 제로의 출력이 웃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세차게 격돌한 브로큰 에너지끼리 서로 반발되어, 공격을 담당하는 패계의 권속이 버티지 못하고 휘날려졌다.

「으랴아앗! 나도 사쿠라 짱을 구해낼 때 까지는……!」

르네와 마찬가지로 두 권속에세 몰리고 있던 케이타는 각오를 다졌다. 회피행동을 멈춘 각성인 V2가, 그 폭룡같은 다리발톱으로 빙원을 밟는다.

「브레이크 신서사이즈!」

V2 흉부의 TM시스템이 신음을 질렀다. 이판사판. 시냅스 탄격으로 반격으로 바꿀 셈이다. 그 행위를 신경쓰지도 않고, 두 줄로 늘어선 두더지들이, 각자의 드릴을 고속회전시키며 돌격해온다.

「G-Set!」

케이타가 카운터를 넣을 각오로 시냅스 탄격을 쏘려는 순간――

『사람이여…… 패계의 권속을 멸하기 위해, 우리들과 힘을 합쳐라……!』

거대한 모습이 V2 옆에 내려왔다. 공중에서 급강하해온 솜니움 변신태 융합체. 베터맨 카타프락트다.

「우오오오오! 왔다고 왔어 왔어! 기다렸다고!」

케이타의 목소리에 기쁨이 실렸다. 그 목적이 어쨌든, 과거 솜니움은 언제나 케이타의 위기에 나타나 구세주가 되었던 것이다. 이 때 역시, 공격태세의 V2의 방패가 되듯, 카타프락트는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곳에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와 패계 스파이럴 가오의 고속회전 드릴이 격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는 카타프락트의 굳센 팔에 막혔지만, 다른 한마리는 그 가드를 돌파, 굳건한 가슴판에 격돌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V2는 양팔에 합성한 화학물질의 충전을 마쳤다.

「으랴아아아아아아아앗, 시냅스 탄겨어어어어어어억!」

양팔에서 쏘아진 두 종류의 액상물질은, 카타프락트의 가슴팍을 궤뚫으려는 드릴에 쏟아졌다. 다음 순간, 홉합된 물질이 경화, 드릴의 회전운동을 저해한다!
시냅스 탄격으로 드릴이 고착되었다고 판단한 카타프락트는, 전신을 비틀며,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를 뒤로 휙 둔졌다. 베터맨과 각성인――10년 전에도 여러번 보인 말 없는 제휴. 그게 지금 재현되고 있었다.



솜니움의 그런 싸움을 바라보는 작은 그림자가 있다. 아니, 그 그림자는 이미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빙원에 쓰러진 데우스의 눈은 공허한 유리공처럼 되어,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것이다. 무한과도 동일한 세월을 살아왔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솜니움. 그 생명의 불이 지금 불타려고 하고 있었다. 작은 몸의 중앙에는 커다란 구멍이 비고, 상반신과 하반신은 아슬아슬 붙어있을 뿐. 동포인 라미아의 분노가 담긴 일격에 의한 것이다.

(어리석구나, 너희들은…… 나 처럼 특이한 개체인 변수치는 한 번 잃어버리면, 두번 다시 나타날 리 없을텐데……)

자신의 육체에 아니무스의 열매――그것도 시간이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템푸스의 열매를 깃들인 특이체질 소유자는, 조롱의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이제, 이 시간의 흐름에 있는 너희들은, 다른 시간선으로 피할 수 없어…… 멸망해야 할 세계와 함께, 멸해질 수 밖에 없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데우스는 힘이 다했다. 그 허약한 의사가 림피드 채널로 남에게 전해질 일도 더는 없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데우스는 지금까지 세계의 나무에 무수한 간섭을 해왔다. 시간축 하나 하나마다 자신의 분신을 남겨놨다고 해도 좋다.

(이 개체의 멸망은, 그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아――)

전설의 솜니움――그렇게 불리던 개체는, 물질로서의 유지력을 잃고, 전신이 섬유화하는 것과 동시에 극점의 눈과 바람에 먼지로 붕괴되어갔다…….



8


패계의 권속화한 제네식 갤레온, 가제트 가오, 브로큰 가오, 프로텍트 가오, 스트레이트 가오, 스파이럴 가오.
이에 맞서는건 가오가이가,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제이더, 각성인 V2, 베터맨 카타프락트.
6대 6의 싸움은 영원히 이어질것 같았다. 사람과 솜니움의 제휴로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승리의 열쇠 역시 찾아낼 수 없다. 남극의 하늘과 땅에서 펼쳐지는 권속과 용자들의 싸움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 끝없는 사투에서도, 드디어 전환기가 찾아왔다.

「찾아냈습NIDA!」
「사쿠라 양이 있는 곳은…… 스트레이트 가오의 동체 중앙…… 아마도 콕핏 부위입니다!」

스완과 엔토우지가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에너지 분포를 모식도로 서브 스크린에 투영했다. 틀림없이 다른 제네식 머신보다 출력이 높다.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각성인 V2의 방패가 되었을 때, 스파이럴 가오를 튕겨내면서도 스트레이트 가오의 돌진은 맞아버렸다. 그건 사쿠라의 〈용기〉의 생각을 변환한 힘으로 발생한, 에너지 총량차에 의한 것이었다.


「패계왕 제네식의 어디에 그녀가 있는지, 특정하는 것은 곤란했지. 하지만, 녀석이 분리해줘서, G스톤이 가장 활성화된게 어느 기체인지 해석할 수 있었던거다!」

평상시와 다르게 양의 목소리도 들떠 있었다. 지금까지 고전분투를 강요당한 용자들이 반격으로 전환할 계기를, 메인 오더 룸의 스탭의 손으로 찾아낸거니까.

「어떻게 할겁니까, 아카마츠 형씨(阿嘉松のダンナ)! 네 마음을 들려주라고!」

야마 영감이 필사적으로 불렀다. 장관도 소장도 사장도 아닌, 혹시 처음 만났을 무렵에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호칭으로 필사적으로 불렀다.
오랜 세월 심복같은 존재였던 남자의 말에, 아카마츠의 눈물이 터져나왔다. 폭포처럼 눈물을 흘리며, 솔직한 마음을 토해냈다.

「으아아아앗, 젠장 부탁한다! 모두…… 사쿠라를, 내 사쿠라를 구해다오오오오오오!」
『그 대사, 듣고 싶었슴다!』

통신 윈도우에서 가장 먼저 소리친건 각성인 V2에 다이브한 케이타다.

『나 따윈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용자왕이 이렇게나 모여 있다고! 반드시 사쿠라 짱을 구해내겠슴다! 맡겨주라고요!』

평상시와 다르게 믿음직스러운, 콧김을 내뿜는 케이타의 표정. 연구부 오퍼레이트 시트에 앉아있던 히노키의 가슴에, 새콤달콤한 감정이 차올랐다.

(케이 짱, 의욕에 넘치고…… 하지만, 멋져……)


헤드 다이버의 기합이 옮겨진건지, 각성인 V2도 전력을 쥐어짜냈다. 빙원을 달리는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V2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양다리의 거대한 손톱으로 꽉. 기체의 전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파워는 굉장하다. 추가 달린게 족쇄가 된 것도 아니고, 드릴전차는 매섭게 달린다. 거꾸로 매달린 V2는 떨어지지 않는 것 만으로도 한계다. 그렇지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기동성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모, 모두! 지금 어서 사쿠라 짱을 구해줘! 오래 못 버텨!」

케이타의 필사적인 절규에 동료들이 응했다.

「그래, 지금 간다!」
「놓치지 말라고!」

가이와 르네의 목소리가 겹쳤다. 골디온 더블 해머를 쥔 가오가이가와 제이쿼스를 들고 있는 가오파이가가 공중에서 급습한다. 하지만 그들과 닿지도 않고,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는 끄트머리의 드릴을 맹회전시키고는, 그대로 드릴을 빙원에 내던졌다. 아니, 땅 속에 파고들었을 뿐이다―――각성인 V2가 매달린 채로.

「으갸아아아아아아아앗!」

통신회선에 케이타의 비명이 울린다. 땅 속을 나아가는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매달린 V2의 상태는, 지상에서도 오비트 베이스에서도 알 수 없다. 양 팔의 플라즈마 소드를 장비한 채, 제이더도 당황했다.

「큭, 이래서는 포착할 수 없다!」

다른 패계 제네식 머신의 상대를 하면서도, 가오가이가와 가오파이가, 그리고 가오가이고도 제이더도, 베터맨 카타프락트도, 빙원의 광활한 대지를 바라본다. 눈 아래 땅 속 어딘가에,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가 있다. 하지만, 얼음과 흙 속을 고속 이동하는 패계의 권속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뇨. 위치라면 특정할 수 있습니다!」

메인 오더 룸의 메인 스크린에 광점이 표시되었다. 히노키의 조작에 의한 것이다.

「듀얼 임펄스의 반응을 도시(圖示)했습니다! 아오노 대원은, 이걸 위해서 무모한 짓을 한겁니다!」

자신을 마커로 삼기 위해, 몸을 바쳐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매달렸다……고 히노키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인걸까……라고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부분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동하는 광점을 뒤쫓는 가오가이고에게서 마모루의 통신이 전해졌다.

『하나 짱, 디바이딩 드라이버를!』
「알았어, 라져! 장관, 09로 가겠습니다!」

말의 후반부는, 아카마츠에게 승인을 요구한 것이다. 방금 전, 호쾌하게 눈물을 닦아낸 GGG 블루 장관은 수긍하는게 고작일 뿐, 승인의 말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무수한 싸움을 돌파해온 스탭들의 제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우시야마 스에오가, 남극 상고으이 기동요새완수함 〈와다츠미〉의 미러 캐터펄트를 원격기동시켰다. 재빨리 하나가 양 주먹을 꼭 쥐었다.

「디바이딩 드라이버! 킷 넘버 09……… Emission!」

컨트롤 패드에 양 주먹이 휘둘러지자, 미러코팅된 하이퍼 툴이 전자가속으로 사출되어 가오가이고의 왼팔에 장착되었다.

「디바이딩 드라이버!」

카이도의 조종으로, 하이퍼 툴이 빙원에 내리박혔다. 순간적으로 개방된 레프리션 필드와 어레스팅 필드는 땅 속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그 결과, 직경 20km에 이르는 광대한 디바이딩 필드를 형성했다.
필드 내부의 북측에서, 바로 전까지는 지중잠입하고 있었을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모습이 드러났다. 마모루의 예측대로였다. 그리고, 형성지속시간이 짧더라도, 필드 반경이 광활한 킷을 고른 하나의 판단도, 정확했다고 할 수 있겠지.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네 다리는 허무하게 공중을 긁고, 그 자리에 힘차게 내동댕이쳐졌다.

「봐, 봤냐. 이게 GGG의 연계플레이라고~~」

휘청거리는 각성인 V2가 힘이 다한 듯,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서 양 다리를 떼어놓고, 그 옆에 드러누웠다. 몇개의 파츠가 파손되어 떨어져나간 것으로 보아, 땅 속에서 받은 충격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는 바로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 드릴을 땅에 때려박으려 했다. 하지만, 다시 잠입할 수는 없었다. 무언가 안 보이는 힘이, 두더지를 그 곳에 억누르고 있었다.

『사람이여…… 지금이다』

림피드 채널로, 라미아의 의사가 그 곳에 흘렀다.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를 억누르고 있는 것은, 폰두스가 발생시킨 초중력이다. 히이라기가 변신한 폰두스는 베터맨 카타프락트의 두 다리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은 합체를 풀지 않고, 오브제 형태가 되어 먼 곳에서 지향성 중력파를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게 쏘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살았어, 베터맨!」

가오가이가가 등의 스라스타를 전개하여, 디바이딩 필드로 뛰어들었다. 골디언 더블 해머로 기동력이 떨어졌더라도, 초중력으로 못박힌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라면 놓칠 일은 없다.

「Hammer Hell!」


마그 핸드에서 뽑아낸 빛의 못을 쥔 가오가이가. 목표하는 것은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의 중앙부다. 그곳에 사쿠라가 있다는 것은, 메인 오더 룸에 의하여 이미 특정되어 있다. GGG의 용자들과 스탭, 그리고 솜니움…… 살아있는 살아가는 자들의 연계가, 지금 붙잡힌 사쿠라를 구해내려 하고 있었다.
그 때――
가오가이가보다 뒤늦게, 그 곳에 뛰어든 그림자가 단숨에 앞질렀다. 그 전신에서 뿜어진 오렌지빛의 오라. 트리플 제로의 충격파가 가오가이가를 더블 해머채로 튕겨냈다.

「크아아아앗!」

그림자는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를 향해, 힘차게 킥을 날렸다. 아니, 그건 공격이 아니라 재합체다!
가오가이가를 튕겨낸 그림자의 정체는, 패계 제네식 가이가였다. 아니, 그 등에는 패계 가제트 가오, 양 어깨에는 패계 브로큰 가오와 패계 스파이럴 프로텍트 가오. 오른 다리에는 패계 스파이럴 가오가 이미 합체한 모습이었다. 패계 스트레이트 가오에 접근한 순간, 그 드릴부가 슬라이드하여 개구부가 패계 제네식 가이가의 왼 다리를 삼켰다.
순식간에 패계왕이 재강림을 마치고 있었다――

『구오오오오……옷!』

남극대륙의 빙원에 형성된 디바이딩 필드. 그곳에 다시 패계왕이 서 있었다. 자세를 바로잡은 가오가이가가, 그 정면에 착지했다.

「큭, 스스로 파이널 퓨전 할 수 있는건가……」

가이가 경악했다.

『사람이여…… 힘을 모아라……』

반대로 냉정한 의사로,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패계왕 제네식의 등 뒤에 내려섰다. 이어서 가오파이가와 제이더, 각성인 V2도 주변에 늘어섰다.

「알고 있어, 라미아…… 우리들은 패계왕에 저항해갈거야. 결코, 포기하지 않아……!」

마모루의 목소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가오가이고도 착지했다. 한 대의 패계왕을 둘러싼, 여섯 용자왕과 동료들. 그리고 베터맨.
가이와 퓨전하지 않아도, 막대한 파워와 교묘한 전술에 특화된, 트리플 제로의 마신인 패계왕 제네식. 하지만 지금 당장 움직이려는 모습은 아니다. 애당초부터 의사가 있는 존재라 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감정이 있다고 쳐도 뒷걸음질치지 않겠지. 비록 1대 6이라는 수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 정도로 패계왕의 힘은 강대했다.


「양 박사, "그것"은……」

메인 오더 룸에서, 시시오 라이가가 양 롱리에게 속삭였다. 승리의 열쇠로 준비한 것은, 발동에 시간이 걸린다. 타이밍을 치밀하게 노려,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언제라도 괜찮습니다」

긴장하면서도 양이 대답했다. 메인 오더 룸에 있는 스탭들도 모두 깨닫고 있었다. 드디어 패계왕과의 결전이, 최종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고. 승리하든 패배하든, 그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제 곧 그 순간이 찾아올거라, 누구나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메인 스크린에 비춰진 여섯 용자의 포위망. 하지만, 마른침을 삼키며 그 광경을 바라보는 일동을 덮친 것은, 물리적인 충격이었다. 격렬한 굉음과 진동, 그리고 틀림없이 일정 방향으로 향하는 강렬한 관성. 오비트 베이스에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재빨리 정보를 모은 스완 화이트가 긴박하게 소리질렀다.

「No! 오비트 베이스의 궤도속도가 급속 저하하고 있습니DA! 이대로는 지상으로 추락합NIDA!」

그 곳의 전원이, 예기치 못한 사태에 전율했다.
지상과 우주―― 두 곳에서 동시에 사태가 최종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0월 30일(금)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드디어 최종결전에 임하는 GGG 그린과 GGG 블루. 패계왕이 선택한 결전의 땅은 남극. 극점의 하늘에서, 가이의 가오가이가, 르네의 가오파이가, 카이도와 마모루의 가오가이고가 동시에 파이널 퓨전을 감행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4)



6(承-前)

가이가, 가오파, 가이고. 셋이 발생시킨 EM토네이도와 팬텀 튜브 속으로, 가오머신들이 돌입해간다.
극한의 땅에서 눈보라치는 빙설 속, 휘몰아치는 인공의 전자폭풍우. 그 내부에서는, 이성문명(異星文明)의 결정과 지구문명의 성과가 융합해간다. 이윽고, 전자폭풍우가 흩어지며 그 땅에 세 용자왕이 나타났다.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늘어선 강철의 거신들. 그 중, 가오파이가가 아주 살짝 휘청거렸다.


「르네! 괜찮겠어?」

그 모습을 간파한 가이가 말을 걸었다. 애당초 가오파이가는 에볼류더가 퓨전한다는걸 상정하여 개발된 기체다. 개발자인 라이가에 의해서 급히 르네용으로 개수되었지만, 이게 다짜고짜 실전 파이널 퓨전이다. 까놓고 말해서 강행공사급이다. 불편을 완벽하게 처리하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큭, 이 정도는……!」

밸런스가 무너진 가오파이가를 지지한건, 등 뒤에서 내밀어진 거대한 팔이었다. 용자왕들과 함께 메가 퓨전을 마친 거체―――킹 제이더다.

「알고 있겠지만, 패계왕 상대로 전력을 줄일 수는 없다」
「아아, 물론이야」

자이언트 메카노이드와 퓨전한 솔다토 J도 말투가 엄격했다. 배려나 우애가 결여된 것은 아니다. 질타야말로, 서로 살아남기에 필요한거라 알고 있으니까.

『르네…… 관성 모멘트 패러미터를 재설정했어. 이러면 안정될거라고 생각해!』

알루에트의 통신과 동시에, 가오파이가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가벼워졌다. 라이가가 하드웨어쪽의 개발자이듯,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건 알루에트다. 그 짧은 틈에 문제점을 간파하여, 대응을 마치고 있었다.

「Merci. 돌아가면 케이크 쏠테니까」
『De rien. 기대할게』

프랑스 소녀끼리 대화를 나눈다. 전에는 어른과 아이같은 연령차였으나, 지금은 나이 가까운 친구사이나 다름없다. 르네가 귀환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나, 이미 둘은 부담없이 말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농담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한 순간――

『가이, 조심해! 고에너지 반응이 급격하게 접――』

우츠기 미코토가 경고를 마칠 틈도 없었다. 용자왕들 앞에 땅을 울리며, 거대한 동체가 착지했다. 아니, 결코 거체는 아니다. 전고는 가오가이가와 별 차이가 없다. 전신에서 뿜어지는 타오르는 불길같은 새벽빛의 오라. 자릿수가 다른 출력을 숨긴 에너지 덩어리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그 곳에서 드러낸 것이다.

패계왕 강림――!

자신의 적수가 왔다고 인식한걸까. 바로 직전까지 수km는 떨어졌을 남극기지를 습격하고 있었을 패계왕이, 단숨에 이곳으로 날아왔다. 용자왕들이 맞서야 할 재액이,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

「왔구나. 제네식……」

가오가이가에 파이널 퓨전한 가이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지금의 그는 시간을 넘어 옮겨져 온 갤레온과 하나되어 있다. 하지만, 패계왕이 빙의체로 삼은 것은, 가이 자신과 셀 수 없는 격전을 헤쳐온 제네식 갤레온을 코어로 한 "원초의 용자왕"제네식 가오가이가인 것이다.
지금까지, 솔다토 J나 르네를 시작으로, 수많은 동료들을 패계의 권속에서 되찾아왔다. 그 마지막으로 가이가 탈환해야 할, 최후의 전우나 다름없다.

「간다, 반드시 널 되찾겠어!」

가오가이가가 오른팔을 들어올린다. 그 동작을 보고, 좌우에 선 용자왕도 빛나는 링을 오른팔에 둘렀다.

「팬텀 링 플러스!」

르네와 카이도의 절규에 뒤이어, 킹 제이더와 각성인 V2도 각자의 무장을 전개했다.

「팬텀 링 플러스!」
「브로큰 팬텀!」
「제이쿼스!」
「시냅스 탄격!」

다섯이 각자의 기술을 쏘았다――혼자뿐인 패계왕 제네식을 향해서.

(갸오오오오오오오온!)

다섯 공격이 동시에 직격한다고 보인 순간, 제네식이 포효했다. 그건 방어의 기합이 아니다. 사자의 포효는, 공격의 징조. 남극의 빙원에, 수백미터는 떨어져서 대치하고 있었을 패계왕 제네식이 단숨에 도약한다. 머리 위로, …가 아니다. 전방. 용자왕들을 향해 폭발적으로 달려온 것이다. 킹 제이더의 전고의 수배는 될 거리가, 단숨에 소멸했다.
도중에 하얀 닻이나 강철의 주먹. 강산성의 물질이 그 돌진을 막으려 했으나, 너무나도 무력. 모조리 트리플 제로의 오라로 가로막혀 패계왕 제네식의 본체에 닿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모든 것을 튕겨낸 패계왕 제네식이, 용자왕들의 눈 앞에 육박했다.

「큭!」

제이쿼스가 튕겨진 순간, 솔다토 J는 다음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킹 제이더의 거대한 몸을 한발짝 앞으로 내딛어, 한쪽 무릎을 꿇고 자세를 취한다. 머리쪽을 감싸듯 양팔을 자세잡고, 방어자세를 취한다. 굳센 거체로 등 뒤의 용자왕들의 방패가 된 것이다.
그 판단을 올발랐다. 모두 단숨에 유린되는 일은 없이, 패계왕의 맹공을 막아냈으니까. 하지만, 대가는 컸다.

「크오오오오옷!」

패계왕 제네식은 아무 생각없이 돌진해 온 것이 아니다. 그 기세를 타고, 오른손의 손톱을 내질러온 것이다. 트리플 제로를 휘감은, 골디언 네일! 모든것을 빛으로 변환하는 파괴신의 손톱이, 맹금형의 흉부에 깊이 꽂혀 있었다.

「J!」

가이와 르네의 목소리가 겹치듯, 울렸다. 하지만, 킹 제이더에게 있어서 치명상은 아니었다. 방어자세를 취한 양손으로, 간신히 패계왕 제네식의 팔뚝을 잡아서 손날(貫手)을 막은 것이다. 그 찰나의 판단이 없었다면, 흉곽 안쪽에 있을 생체컴퓨터 〈토모로 0117〉은 빛으로 변했겠지.

「J의 판단을 헛되이 돌리지 마!」

돌아온 브로큰 팬텀을 오른팔에 장착하고, 가오가이고가 도약했다. 솔다토 J의 전사로서의 전투법을 항상 근처에서 봐온 카이도만이 가능한 행동이다. J는 동료들의 방패가 되었을 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몸을 내주고, 패계왕 제네식을 구속한 것이다. 반격의 기회를 얻기 위해!

(가오오오오!)

오른팔을 뽑아내려고 발버둥치는 패계왕 제네식. 하지만, 킹 제이더의 굵은 팔이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메이저 포신이기도 한 10개의 손가락이, 팔뚝을 짜부러트리듯 쥐고 있기 때문이다. 손목만을 분리해서 이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드릴 니!」

킹 제이더의 머리 위를 뛰어넘은 가오가이고가 낙하의 기세를 타서, 오른 무릎을 내지른다.

「하아아아앗!」

바로 직후 뒤이은 가오가이가가 발 뒤꿈치를 내려찍고, 가오파이가가 오른주먹을 각각 패계왕 제네식의 상반신에 떄려넣는다!
하지만, 이런 맹공에서도, 패계왕 제네식의 아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연속공격을 퍼부어지면서도, 미동조차 없이 전신에서 농밀한 트리플 제로를 뿜어낸 것이다.

「으아아아아앗!」

물리적인 타격에 필적할 정도의 압력이, 가오가이고를 튕겨냈다. 가오가이가와 가오파이가도, 그리고 킹 제이더조차 휘날려져 극한의 빙원애 내평겨쳐졌다.

「달라…… 그 때하고는!」

고통을 참으면서도, 마모루가 중얼거렸다. 그 때――그건 목성권에서 싸웠을 때의 일이다. 분명 그 때도 패계왕 제네식은 완강했다. 하지만,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합체 베터맨의 동시공격에 그 몸을 뒤흔들 수 있었던 것이다.
각기에서 보내진 정보나 영상을 해석중인 메인 오더룸도 어수선해졌다.

「No! 데이터에 있는 패계왕 제네식의 세배 이상의 스펙이에YO!」
「무언가 미지의 요소가 더해졌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목성에서의 전투를 경험하지 않은 스완과 엔토우지의 목소리도 긴박했다. 데이터상의 지식조차도 위협스러웠다. 목성에서의 전투에 참가한 자들에게 있어서는, 공포를 느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오퍼레이터 시트에서 하나는, 자신의 컨디션 불량과 마모루들에게 찾아온 위기. 그 양쪽에 짜부러질 것 같았다.

(마모루 군…… 부탁해. 무사히 돌아와줘!)

그런데도 GGG 스탭은, 그런 감정에 짜부러지지 않는다. 공포를 극복하는 것―――그것이야말로 용기니까.

「라이가 박사! 패계왕의 이마를 봐 주시죠!」

양이 메인스크린을 가리켰다.

「으음, 이마의 G스톤이 빛나고 있군. 고출력의 근원은 저것인가!」

라이가도 바로 그 이변을 눈치챘다. 영상에서, 패계왕 제네식의 전신은 트리플 제로로 뒤덮여서, 오렌지색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요동치는 에너지의 너머, 이마에는 확실한 녹색 빛이 있었다.

그 이변은, 남극에서 싸우는 가이도 눈치채고 있었다.

「G스톤의 빛…… 누군가의 용기에 반응하고 있어!」
「가이 형, 설마 갤레온의!?」
「아니, 달라, 저건……」

일찍이 유일하게, 갤레온과 퓨전한 적 있는 가이만이 가능한 직감이다. 그리고 이어진 말을 하려는 순간, 가이의 머리속에 어떤 의사가 울려퍼졌다.

『도·망·쳐――』
「지금 목소리는―――!」

틀림없이 들은 적 있는 목소리같은 의사. 림피드 채널을 통해 실려온 그걸 수신한건, 가이만이 아니었다.

『어서 도망, 쳐――』
「도대체, 이 소녀의 소리는――」

메인 오더룸의 타이가 특무장관이 당황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GGG 블루 대원들은 베터맨과의 교류로, 림피드 채널을 경험한 자들이 많다. 하지만, 패계의 권속에서 귀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건 미지의 현상이었다.

「아, 아아아, 아카마츠 장관! 이 림피드 채널으으으으으은!」

비명같이 소리지른건, 각성인 V2에 다이브한 케이타다. 그는 의사의 주인이 누군인지 바로 알았다. 림피드 채널로 교신한 경험이 많기 때문………은 아니다. 그 의사의 주인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카마츠 장관……」

연구부 오퍼레이터 시트의 히노키가 아카마츠를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숨을 삼켰다. 억센 얼굴의 장관의 양 눈에, 굵은 눈물이 고여있었다.

「사쿠라…… 거기 있는거냐……」

아카마츠의 말에, 메인 오더룸이 어수선해졌다.

「어, 어째서 오비트 베이스에서 사라진 사쿠라 짱이, 웜홀 너머에 있었을 패계왕에게!?」

당황해서 소리지른건 아카마츠와 사쿠라라는 부녀를 잘 아는 야마 영감이었다. 하지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트리플 제로는 의지를 지니지 않는 순수한 에너지. 그렇기에 목성권에서는 G스톤의 힘을 발휘하지 않았지. 그게, 지금은 그녀의 마음에 반응해서……」

양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항상 냉정침착한 그로서는 드문 일이다.

「어이어이, 곤란한거 아냐! 패계왕에게 G스톤의 힘이 실려서 오다니!」
「당황하지 말라고, 휴마 군! 오퍼레이터 각원은 전 정보를 해석하여, 아카마츠 사쿠라 양의 위치를 특정해라!」

휴마를 질타하며, 타이가가 지시를 내렸다. 스완과 히노키, 엔토우지와 야마 영감이 라져라고 소리지르며, 즉시 데이터 해석을 개시했다. GGG 헌장에 붙잡힌자를 버리라는 조항은 없다. 무엇보다도 우선은 사쿠라의 위치를 특정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우리 GGG는, 누구 하나 버리지 않는다!」


『무리야…… 너희들에게는 말이지』

이마에서 십자광을 점멸하며, 데우스의 의사가 중얼거렸다. 남극 대륙에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발견될 리 없던 불가지영역――이 세풀크룸이, 역사의 여명기로부터 데우스가 근거지로 삼아온 땅이었다.
사람을 아득하게 능가하는 생명체라고 해도, 솜니움도 물질이라는 육체를 지닌 이상, 극한환경에서는 수많은 제약이 생겨버린다. 지구상에 있어서 가장 극한의 땅인 남극에서 살려고 생각한 솜니움은, 데우스 단 하나뿐이었다.
지금까지 데우스는 몇번이고 사람이라는 종의 발흥과 멸종을 눈으로 목격해왔다. 오랜 수명을 지니고, 변화가 드러나는게 적은 솜니움에게 있어서, 사람은 빨리감기로 촬영된 동영상 같은 존재다. 얼마 되지 않는 사이 계속해서 발전하여, 기묘한 문화나 생태를 드러내고는 멸망해간다. 언제부터인가, 데우스는 그에 간섭하여, 원하는대로 이끄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멸망해버리면, 거기서 게임 끝. 템푸스의 열매로 시간의 나무를 거슬러, 새로운 나뭇가지를 피어나게 만들면 될 뿐이다.
같은 솜니움이면서도 어리석은 자들의 간섭으로 인해, 현재의 시간선(時間枝)은 재미 없는 진화를 이룩해 버렸다.

『제3의…… 최후의 시련을 앞두고 어리석은 고집에 목을 메고, 화려하게 멸망하라고』

그게 아카마츠 사쿠라라는 개체를, 남극에 출현한 패계왕 속에 놔둔 이유였다.

『……구제불능이로군』

새로운 의식의 물결이 나부낀다. 데우스의 의사가 아니다. 역사상, 데우스 혼자만이 체재할 뿐이었을 세풀크룸에, 복수의 존재가 방문하고 있었다.

『라미아……』

데우스의 의사가 증오를 품었다. 이 시간축에서 최후의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데 방해받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다. 12년 전―――2005년에서도 그들은 모든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칸, 유우야, 라이, 히이라기, 가쥬마루, 샤라, 그리고 라미아. 자신의 앞에 늘어서는 동족들에게, 데우스는 증오의 시선을 향했다. 아니, 그것은 동족에게로의 혐오는 아니다, 데우스에게 있어서, 자신 외의 모든 존재는, 하나의 시간선에 머물 수 밖에 없는, 불쌍한 버러지다. 시간선 그 자체를 전정 하는 자신과 동등한 자 따위는 존재할 리 없다. 없었을텐데─자신 외의 누군가가, 템푸스의 열매를 손에 넣을 때까지.

『데우스여…… 네가 수많은 세계를 멋대로 다시 만들어도,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 하지만――』

라미아의 핏빗의 눈동자가 데우스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멸해진 동포들이 지켜낸 이 세계만큼은, 네 맘대로 하게 두지 않는다』



7

『난 됐어…… 패계왕을…… 멸해……』

사쿠라의 의사가 가이 일행의 머릿속에 울렸다. 하지만 그 마음과는 반대로, 패계왕 제네식이 맹공을 멈추지는 않았다.
트리플 제로를 두른 손톱이 휘둘러지고, 갤레온 헤드의 송곳니가 용자왕들의 숨통을 끊으려고 한다. 가오가이가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 용자왕들은 서로를 커버하며 패계왕 제네식의 치명적인 일격을 회피하는게 한계였다.
그 전투에서 벗어난 곳, 빙원에 쓰러진 킹 제이더는, 제네레이팅 아머를 통해 흉부의 손상을 수복하는 중이었다. 그 배 위에 올라탄 각성인 V2가 시냅스 탄격을 통해 화학물질로 수복을 지원한다.

「이제 됐다. 넌 가이들을 원호해줘라」
「그, 그렇슴까? 하지만……」

킹 제이더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옆에 쓰러진 것을 가리켰다.

「난 괜찮다. 그보다, 저걸……」

「메인 오더 룸. 사쿠라 누나의 위치는 아직인가요! 이제 이 이상은――」

필사적으로 회피행동을 하는 카이도를 대신하여, 움 헤드의 마모루가 통신기에 불렀다.

『미안해, 마모루 군. 지금 모두가 열심히 해석중이야! 조금만 더――』

눈물 섞인 하나의 목소리를 듣고, 마모루는 후회했다. 메인 오더 룸의 오퍼레이터들은 인류 최고봉의 프로페셔널이다. 그런 그들이 전력을 쥐어짜고 있으니, 질타한다고 상황이 개선될 것은 아니다. 게다가 출격 직전에 그렇게 심신의 부진을 호소하던 하나조차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내가 이런 곳에서 모두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돼……!)

마모루는 한 순간에 마음을 다잡고, 동료들을 불렀다.

「카이도, 르네 씨! 이판사판, 우리들이 패계왕의 발을 묶자!」
「마모루, 그런 위험에 나서면――」
「가이 형은, 그 틈에 골디언 더블해머를! 상황을 타개하려면, 그 수 밖에 없어!」

패계왕 제네식을 향해 브로큰 팬텀을 날리면서도, 카이도가 중얼거렸다.

「아아, 부대장으로서 대장에게 동의한다!」

가오가이고의 공격의 틈을 프로텍트 월로 보충하면서 르네도 소리쳤다.

「나도 찬성! 늙은이는 젊은이 말대로 하는거라고, 가이!」
「모두……」

가오가이가를 커버하며 싸우는 둘의 모습에, 가이는 즉석에서 결단했다.

「알았어…… 골디 더블마그!」
「그래! 기다리다 돌아가실 뻔 했다!」

상공을 유익(遊弋)하던 와다츠미에서, 오렌지 빛의 멀티로보가 하늘로 뛰쳐나왔다. 비슷한 색조지만, 그 기체의 색은 새벽빛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언제나 용자왕과 함께 격전을 돌파해온, 역전의 장갑이다.

「SYSTEM CHANGE!」
「간다아앗!」

공중에서 셋으로 분해되어, 마그핸드와 두 자루의 해머로 변형하는 골디 더블마그. 그곳을 향해 가오가이가가 날아오른다. 원래는 해머 커넥트 순간, 아무래도 틈이 생겨버린다. 하지만 이 때는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양 옆에서 제네식에 달라붙어 온 힘을 쥐어짜냈다.

「사쿠라…… 들리고 있으면, 너도 싸워!」

패계왕 안에 있을 조카를 향해, 르네가 말을 걸었다.

「여기에는 네가 어떻게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녀석은, 단 한명도 없어! 누구도 죽게 하고 싶지 않다면, 너도 싸워! 싸워서 거기에서 나와!」
「그래! 우리들은 반드시 너를 구해보이겠어…… 포기하지 마!」

르네의 질타에 카이도가 뒤를 이었다. 소년 시대의 그에게서는 아마 나오지 않을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그는, 전사로서 살아가는 방법 밖에 몰랐다. 하지만, 동료들을 구하기 위하여, 10년의 세월을 용자들과 함께 계속해서 싸워왔다. 지금 그 영혼은, 솔다토 J가 봐도 용자의 혼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하, 하지만……안, 돼……』

패계왕 제네식 안에서, 절망에 찬 의사가 울렸다. 동시에 그 양팔이 좌우로 내밀어지고, 매달린 가오파이가와 가오가이고가 튕겨졌다.

「으아아아아앗!」

낙법을 취할 여유도 없이, 빙원에 구르는 두 용자왕. 즉석에서 패계왕 제네식이 머리 위를 올려다봤다. 이 때는 아직, 가오가이가는 해머 커넥트가 끝나지 않았다.

(가오오오오오!)

패계왕 제네식이 포효하며, 갤레온의 턱이 크게 벌어진다. 다음 순간, 오렌지빛의 불꽃이 쏘아졌다. 제네식 볼트에 새벽의 에너지를 휘감고, 포탄처럼 쏘아낸 것이다.
치열한 일격은, 커넥트 직전의 무방비한 가오가이가에게 직격할거라 보였다. 하지만――

「우오오오오오오옷, 될대로 되라아아앗!」

액티브 모드의 각성인 V2가 전신을 비틀며, 자신보다 커다란 물체를 투척했다. 부메랑처럼 날아간 그것은, 공중에서 오렌지 포탄에 격돌! 좌우로 튕겨졌다.
각성인 V2가 던진 것은, 킹 제이더에게서 맡겨진 제이쿼스였다. 부메랑처럼 공중을 난 제이쿼스는 고도가 낮아지더니, 가오파이가의 눈 앞 빙원에 우뚝 박혔다.

「르, 르네 씨! 솔J 형씨가 그거 쓰라고!」

필사적으로 소리치면서, 케이타는 V2의 팔을 공중으로 뻗었다. 공룡형의 손톱이, 서툴지만 V라는 글자를 만든다.

(살았어, 케이타!)

가이가 마음 속으로 외쳤다.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마침내 가오가이가는, 하나로 연결된 더블해머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동시에 전신이 잉여에너지의 방출로 황금빛으로 빛난다.

「골디언 더블해머!」

공중에서 급습하며, 가오가이가는 더블해머 모드를 시프트했다.

(사쿠라 짱이 있다면, 갤레온의 중추거나, 제네식 머신의 콕핏…… 관절부에는 없을터!)

그렇게 직감한 가이는 중력충격파를 편향시킨다.

「골디언 슬라이서!」

더블 해머 표면부의 골디언 모터가 굉음을 내며, 중력충격파의 칼날을 발생시켰다. 노리는건 제네식 가이가와 제네식 머신의 도킹부. 머리 위에서 쏘아진 보이지 않는 칼날에 의해, 패계왕 제네식의 사지와 날개가 가이가에서 떨어졌다.

「좋아!」

회심의 절규와 동시에 착지한 가오가이가. 하지만 그 눈앞에서 펼쳐진건,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극한의 땅에 서 있는 거인과, 공중을 헤엄치는 상어와 돌고래. 그리고 한 쌍의 두더쥐와, 그 머리위를 춤추는 검은 새. 모두 트리플 제로를 휘감은, 패계의 권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네식…… 분리할 수 있는건가」

아직도 킹 제이더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는 빙원에 쓰러져 움직일 수 없다. 더블 해머를 쥔 가오가이가와 각성인 V2――지금도 서 있는 둘을 향해, 패계 가이가의 가슴에서 사자가 짖는다. 그걸 신호로 하듯, 패계의 짐승무리가 일제히 덤벼들었다!

(계속)

다음화 2020년 10월 15일(목)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가이와 마모루, 카이도와 알루에트, 마모루와 하나. 결전을 앞에 두고, 저마다의 생각이 교착한다. 그리고 드디어, 패계왕 제네식이 강림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3)




5(承-前)

패계왕 제네식 강림――그 소식을 처음으로 알린 것은, 남극대륙에 프랑스가 설치한 콩코디아 기지(Concordia Station)였다. 패계왕이 어디에 나타나더라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깔던 GGG였으나, 이것에는 뒷통수를 맞았다.
(※역주 : 콩코디아 기지(Concordia Station) -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공동으로 운용하는 남극기지)

「으음, 패계왕 녀석…… 도대체 왜 그런 곳에……」
「현재, 남극대륙은 한겨울의 엄한기다. 우리 인류의 개입을 막는 자연의 요충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군」

GGG 블루의 아카마츠 장관의 의문에 그렇게 대답한 양 슈퍼바이저는 바로 자조의 미소를 지었다.

「애당초…… 패계의 권속을 이끌지 않은 패계왕이, 우리 인류를 어디까지 신경쓰고 있을지는 의문이다만」

제1보에 이어서, 메인 스크린에는 남극대륙의 지도가 표시되었다. 거기에는 각국의 관측기지가 적과 청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붉은 표시는, 유인기지. 푸른 표시는 무인기지에YO!」

정확하게, 지금 필요로 하는 정보를 표시한건 GGG 그린의 스완 화이트. 전 대원중에서도 최고참에 해당하는 베테랑만이 가능한 기술이라 할 수 있겠지.
남극 기지에는 하계에만 가동하는 것도 많지만, 연중 내내 가동하는 기지도 존재한다. 전투의 영향으로 시설에 피해가 생기면, 가혹한 환경 속에서 심각한 피해가 나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디에 얼마나 사람이 있을지는, 매우 중요한 정보다.

「GGG 그린 및 GGG 블루는 즉시 패계왕 제네식의 영격! 및 남극기지 대원 구출작전을 개시한다!」

양 GGG를 총괄하는 타이가 특무장관이 단호히 지령을 내렸다.

「좋아, 와다츠미는 현재 전투 가능한 전력을 태우고 패계왕을 향해 강하! 야마츠미와 미즈하, 카나야고는 구조작전으로 보내도록」

시시오 가이 GGG 그린 장관의 지령에 대해, 통신 모니터로 부르는 자가 있었다.

「……길을 여는건 J-Ark가 담당하도록 하지. 너희들은…… 뒤를 잇도록 해라!」

솔다토 J의 말에, 가이는 미소를 지었다. 비록 용자가 아니더라도, 전사로서 지금 이 순간은 지구를 위해 싸우지…… 그런 의지가 느껴지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전 GGG, 출격 개시!」

타이가의 호령에, 그 곳의 전원이 「라져!」라고 대답했다.



그 무렵, 다이빙 챔버 근처 통로에서는, 하츠노 하나가 허약한 불안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마모루 군, 가! 난 아무렇지 않으니까――」
「아무렇지 않을리 없잖아! 난 소중한 걸, 내 손으로 지켜. 지구도 그렇고. 지금은 하나 짱이야!」

하나의 눈에 눈물이 고여,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건 공포나 슬픔의 눈물이 아니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었다. 아마미 마모루에게 있어서, 하츠노 하나는 지구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소중하다고 선언된 것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전부 가르쳐줘.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자!」
「………」

하나는 격렬하게 갈등했다. 이 이상, 비상사태에 마모루를 붙잡아 둘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나를 대신해서 말을 꺼낸건, 다른 여성이었다.

「마모루 군, 그 마음, 멋져」
「히노키 누나……」

정말 우연히 지나가다가, 둘의 대화를 엿들어 버린 사이 히노키였다.

「엿들어버려서 미안해. 하지만 말야. 여자아이에게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심리상태가 필요할 때가 있어. 여기서는 내게 맡겨줘. 모든걸 이야기 할 수 있게, 하나 짱을 카운셀링해서 진정시켜줄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히노키는 하나의 등 뒤에서 양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몸을 지지하듯.


「………」

하나가 말 없이 눈을 감았다. 그 행동은 히노키의 말에 수긍하는 것 처럼 보였다.

「하나 짱을 지키고 싶으면, 일단 지구를 지켜. 둘이서 이야기하는 사이, 지구가 패계왕의 손에 넘어가면, 모든게 물거품이니까」

여기까지 말해서, 도리를 따지지 못할 만큼 마모루는 어리지 않았다.

「……알았습니다. 히노키 누나. 하나 짱을 잘 부탁드려요」

깊이 고개 숙였다.

「맡겨만 줘. 우리 달링, 혼자서 각성인 V2를 움직일 수 있을 생활력이 있으니까」

생활력 문제가 아니라 뇌경막 문제지만, 히노키는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이제 마모루에게 망설임은 없다.

「갔다 올께, 하나 짱. 반드시 돌아올테니까」
「응. 잘 갔다 와……」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마모루는 다이빙 챔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파트너인 카이도 이쿠미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와 함께 마모루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히노키는 무심코……라는 듯 중얼거렸다.

「으음, 멋지네. 저래서 7살이나 연하만 아니었다면 말이지」
「히, 히노키 언니!?」

히노키에게 양 어깨를 붙잡힌 채의 하나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미안. 농담이야 농담. 우리 케이짱도, 마모루 군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은 조금 멋질 때도 있는걸」
「그거, 칭찬하는건가요?」
「일단은, 말이지?」

히노키는 미소지었다. 기가 막혀하는 하나의 말투에서, 조금이지만 힘이 난 듯한 느낌이 느껴졌던 것이다.

「……히노키 언니. 고맙습니다. 저, 이제 괜찮아요」

하나는 히노키의 손에서 멀어져, 걸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가 향하려는 곳은――

「하나 짱. 너 메인 오더 룸으로 갈 생각이야?」
「네. 마모루 군과 카이도 군이 파이널 퓨전을 한다면, 제가 프로그램 드라이브를 해야……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아요」

소리는 허약했지만,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 얌전한 여성에게, 이런 굳센 심지가 있었다니……

「알았어. 하나 짱. 하지만 약속해. ……전투가 끝나면, 검사를 받겠다고」
「……네」
「그래서…… 네 고민이라는거 혹시, 전부터 우츠기 미코토 대원의 의료 데이터를 조사하던 것과 관련 있어?」

폭탄을 투하하는 말이었다. 하나의 얼굴빛이 단숨에 창백해졌다.

「히, 히노키 언니……」
「미안해. 직무상, 알아버려. 게다가 그거……… 각성 직전의 기록이었지. 미코토 씨가…… 기계신종으로 눈을 뜨기 전에」

히노키의 그 말은, 마구 혼란에 빠졌던 하나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예 배째라 식이었을지도. 아직도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된 말로, 하나는 말했다.

「……히노키 언니, 저……… 파묻힌 것 같아요. 기계신종의 종자를――」



6

요코하마 구석에 존재하는 불가지영역. 주로 라미아가 근거지로 삼은 세풀크룸이지만 최근에는 라칸, 유우야,, 라이, 히이라기, 가쥬마루, 샤라도 이 땅에 눌러붙어 있다. 고독을 사랑하는 자가 많은 솜니움이, 일곱이나 동거하는 것은 드물다. 얼마 안 되는 예외 중 하나는, 전투 후 깊은 잠에 빠질 때, 무방비한 상태를 서로 지켜주는 관계다. 일직이 라미아는 세메라는 개체와 그런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그 세메는 10년도 더 된 전, 칸켈과의 싸움에서 멸해졌다. 지금, 이 세풀크룸에 있는 여섯 중, 라미아와 그런 관계에 있는건, 유우야 뿐이라 해도 좋겠지. 다른 솜니움은 모두, 패계왕――그리고 원흉 된 자를 설하기 위해 서로 협력중이다. 아니, 또 하나…… 그 전에 있을, 파트리아의 때를 위하여. 하지만, 그것은 라미아 자신도 알고 있다.

『데우스가 예언한 숙전(宿戦)…… 두번까지는 승리했다. 남은건 단 한 번』
『으음…… 하지만, 남은건 최후의 패계왕. 평범하게는 이도저도 못 할거다』

라미아에게 주의를 준 것은 라칸이다. 애당초, 솜니움 중에서도 특히 고고함을 좋아하던 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경고를 한다는 것은, 몇달 전까지는 상상하기 어렵던 변화겠지. 그리고 그것은 라칸만이 아니다.

『비록 패계왕이 난적이더라도, 우리의 힘을 합치면 쓰러트리지 못할 리 없어!』
『우리들만이 아니라……… 인간의 힘도 있고』
『그렇다네. 라미아 군. 저래뵈도 인간이란 제법 흥미로운 생물. 자네도 좀 더 교류해보면, 재미있는 세계를 볼 수 있을거랍니다』

가쥬마루와 히이라기, 라이의 의사도 이어졌다. 몇번이고, 카타프락트가 되어 같이 싸운 경험이, 그들을 바꾼걸까. 라칸의 펙토포레스 상쿠스를 통한 "합체"는, 어디까지나 솜니움들의 변신상태를 물리적으로 접속시킬 뿐이다. 솜니움 저마다의 의지를 통합하는게 아니다. 그래도, 몇번이고 사지를 같이 헤쳐나온 경험이, 그들의 심리에 영향을 준거겠지.

『하지만 라미아…… 이 시대에도 존재할 데우스가, 더는 우리들에게 조력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어떻게 패계왕의 출현을 감지할거야』

애당초, 멸해지는 그 날까지 라미아를 따를 생각인 유우야의 의사가 물어왔다.

『우리들만으로는 곤란. 하지만……』

그 의사를 발한건 샤라다. 라미아가 다음을 대촉하듯 바라본다. 샤라는 겁먹은듯 가쥬마루를 바라보고, 소년은 걱정 없다는 듯 수긍했다. 가쥬마루에게 의지하는 듯, 샤라는 진정했다.

『……소키우스의 길을 항상, 우주의 요새(宙の塞)와 연결해둘게』
『과~연. 그 요새는 항상 패계왕에 대비하고 있는데다, 강한 의지의 소유자가 많지. 그럴 생각이 없더라도, 패계왕 재림을 알면, 의식이 공간에 흐른다는거군요!』

라이가 비파 같은 악기를 가볍게 훑어냈다. 아무래도 찬동과 칭찬의 의사를 담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항상 상처를 벌려두는 것과 같은 거다』

괜찮은건가……라는 의사만이 아니라, 붉은 눈동자로도 라미아가 물어온다.

『라미아, 샤라가 하고 싶은데로 하게 해 줘』
『가쥬마루……』
『지금까지 샤라는, 소키우스의 힘을 이용하려고 하는 자들에게 노려져 왔어. 그러니 내가 지켜줘야만 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응…… 난 나의 의지로 소키우스의 힘을 사용해. 패계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그건 샤라의 강고한 의사. 하지만 동시에 일곱 솜니움 전원에게 공통된 의사였다.


솜니움들의 계획대로, GGG 오비트 베이스는 남극에서 패계왕이 출현했다는 보고를 받고 즉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나를 히노키에 맡기고, 다이빙 챔버로 온 마모루는 재빨리 다이버 슈트로 환복한다. 그 등으로, 카이도와 케이타가 말을 걸었다.

「마모루, 늦어」
「어차피 하나 짱과 또 알콩달콩 염장질렀겠지」
「네. 뭐」
「뭐, 뭐라고?!」

등을 돌린 채 하는 마모루의 대답에, 케이타의 목소리가 뒤집혔다.

「놀랐네. 네가 그런 농담을 할 수 있을줄이야」
「이래뵈도 결혼생활도 오래됐는걸」

카이도에게도 그런 식으로 대답했다. 평상시의 마모루라면 계속 등을 돌린 채 대화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오늘은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하나에 대해서 여러모로 심란한 마음과, 그게 드러날 표정.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환복을 마친 마모루는 둘을 돌아봤다.

「……죄송해요. 케이타 형. 히노키 누나는 출격할 수 없어요」
「어? 무슨 일 있었어!?」
「실은 하나 짱이 갑자기 쓰러져 버려서…… 히노키 누나가 진찰해주고 있어요」
「그런가. 그래서 늦었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V2는 나 혼자 갈게」
「죄송해요……」
「괜~찮아. 내 뇌는 이럴 떄를 위한 특별제인걸」

밝게 웃어주는 케이타에게 감사하면서, 마모루는 파트너와 함께 가이고로 향했다.



한편 가이와 르네는 갤레온, 팬텀 가오와 함께 와다츠미의 발진 데크에 있었다. 메인 오더 룸의 우츠기 미코토에게서, 재빨리 정보를 받았다.

「그러면, 콩코디아 기지는 이미 침묵한건가……」
「응. 그 뿐만 아니라 각 남극기지가 차례대로 통신을 끊고 있어」
「패계왕 녀석……」

가이는 분한 듯 주먹을 세게 쥐었다. 일찍이 그는 우주비행사였다. 우주와 남극――방향성은 다르지만, 남극 기지의 연구자들에게는 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과학의 힘을 믿고, 프론티어로 도전하는 동지 같은 위치였으니까. 그 활동을 막는 패계왕에게는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물론, 트리플 제로의 활동은 자연현상이며, 누군가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혹시 그 분노는 가이 자신의, 스스로의 무력감에 유래된 것일지도 몰랐다.
무력감이라 하면, 제네식 갤레온도 있다. 지금 가이는 2005년에서 온 갤레온과 대기중이다. 하지만, 패계왕에 탈취된 제네식 갤레온은, 오랜 싸움을 같이 해온 전우라고 해도 좋다. 대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남극기지의 대원들을 한명이라도 많이 구해서, 갤레온을 되찾아 보이겠어……)

가이가 남 몰래 그렇게 맹세하고 있을 때, 통신 모니터에 시시오 라이가가 나타났다.

「가이…… 미안하구만. 아슬아슬할때까지 달라붙었는데, G 아머는 시간에 맞을 것 같지 않아」
「영감탱이. 뭐 하는거야. 그게 완성되면, 제네식하고도 호각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가이를 대신하여 대답한건, 갤레온의 옆에 주기(駐機)된 팬텀 가오의 르네다. 평상시라면 말다툼이 시작되겠지만, 이 날은 그렇지 않았다.

「정말 그 말대로다만, 내 역량부족이야. 면목 없어……」
「르네. 라이가 백부는 디스크 X를 증산해서 흑화를 막는 작업도 있었어. 무리한 말 하지 마」
「그쪽도 우선시되겠지만, 패계왕을 막지 못하면, 모든게 허사가 되는거 아니야?」

르네의 말은 틀림없이 올바르다. 하지만, 가이에게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 말대로야. 그러니 신 TOOL이 늦어도, 패계왕을 막는다……… 그걸 위해 우리가 있어」
「……확실히 말이지」

그 이상 르네가 반론해오지 않았다. 지금 늦었던 TOOL에 불평해도 의미는 없다. 그건 잘 분별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르네, 가이. 그 대신이라기는 뭐하지만, 승리의 열쇠가 하나 있지」

라이가는 둘에게 어떤 데이터를 보냈다. 슬쩍 보고, 가이도 르네도 의문을 가졌다. 딱히 기밀사항도 뭐도 아닌, 일반공개된 정보였으니까.

「라이가 백부. 이게 도대체……」
「아카마츠 장관이나 양 박사가, 이 녀석에게 살짝 장난을 쳐 둬서 말이지. 나도 조정에 협력했다는거다!」

라이가의 조작에, 데이터는 시뮬레이션으로 바뀌었다. 전 인류에게 있어서 익숙한 존재가, 모드 시프트 하는 모습이 표시되었다.

「이건…… 이런 터무니 없는 걸 잘 다루라고!?」
「아니, 이거라면 분명…… 고맙습니다. 라이거 백부. 잘 사용하겠습니다」
「감사라면 아카마츠 장관이나 양 박사에게…… 아니, 이 녀석을 만드는데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말해줘라. 그걸 위해서라도 돌아와라……… 르네, 가이」

그 말에는, 육친으로서 깊은 애정이 담겨져 있었다. 친딸인 르네는 물론이며, 죽은 동생, 레오가 남기고 간 아이에게도, 부모 대신이라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이가 감사의 마음을 품었을 때, 다른 서브모니터에서 미코토가 전해왔다.

「……가이, 르네. 마모루 군들도 발진 준비를 마쳤다고 해. 와다츠미. 분리 발진까지 30초!」


「무한연결수조함 〈미즈하〉, 분리!」
「이어서 만능역작경악함 〈카나야고〉, 첩보경면유격함 〈야마츠미〉, 발진!」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J-Ark의 강하궤도를 뒤잇습니다!」

정비부에 소속된 우시야마 가의 셋――아카마츠 장관 식이라면 1호, 2호, 4호의 오퍼레이트에 의해, 디비전 플리트가 GGG 오비트 베이스에서 발진했다. 지금까지 패계의 권속과의 싸움에서는 항상 양동이나 양면 작전에 대비하여 전력을 온존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총력전이다. 패계의 권속으로 되어버린 구 GGG 대원은 모두 정해되어 복귀. 남은건 패계왕 제네식 뿐이라 추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전에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에서 너덜너덜해진 용자로보들은, 실전에 복귀할 수 있을 목표부터 서 있지 않았다. 와다츠미에 탑재된건 갤레온과 팬텀 가오, 각성인 가이고. 및 그 가오머신군. 수복이 우선시된 골디 더블마그, 그리고 각성인 V2 뿐이다. 만전의 포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게 현재 동원 가능한 GGG 그린 및 GGG 블루의 모든 전력이었다.
작전 개시를 대비하여 오퍼레이션을 하던 메인 오더 룸에, 사이 히노키와 함께 하츠노 하나가 뛰어들어왔다.

「늦어졌습니다!」
「그래. 지금부터 바로 작전 개시다. 배치에 들어가라!」
「네!」

아카마츠 장관에게 그렇게 대답하고, 우츠기 미코토, 알루에트 포미에와 늘어선 기동부대 오퍼레이터 시트에 앉았다.

「하나 짱…… 얼굴 빛이 안 좋은데, 괜찮아?」

미코토가 작은 목소리로 신경썼지만, 「네. 괜찮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Oh 히노키. 좋은 찰나 와 줬군YO! 타마라가 보이지 않아서 일손 부족이YA. 도와줘 Plz!」
「알았습니다!」

스완 화이트와 늘어선 연구부 오퍼레이터 시트에 앉은 히노키.

「정말인지, 타마라도 프릭클도, 우리 스탭은 도대체 뭘 하고 자빠진거냐……」

아무래도, 타마라만이 아니라, 아틴 프릭클 참모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삐진 GGG 블루 장관을 향해, GGG 특무장관이 윙크를 했다.

「뭘, 양 GGG 스탭이 모여서, 메인 오더 룸도 좁아졌으니, 쉴 사람은 쉬어도 상관 없지」

실제로는, 임시로 설비 확장을 했기 떄문에, 브랜치 오더 룸으로서 디비전 플리트에 짜넣어지는 기능은 상실했다. 뭐, 인비지블 버스트로 인한 전파장애가 사라진 지금, 오비트 베이스에서의 작전 지휘에도 문제는 없다.

「그렇긴 해도 말이지. 이게 마지막 싸움 아니었어? 지금 쉬더라도, 그대로 바빠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확실히 그 말대로지만」

아카마츠의 태클에, 미소를 짓는 타이가. 하지만, 바로 긴장을 되찾고, 통신 마이크에 대고 말을 했다.

「………GGG 블루, 및 GGG 그린의 전 대원 제군. 이미 정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극에 패계왕이 출현했다. 드디어 이것이, 최후의 싸움이 되겠지. 떠올리도록…… 지금까지의 고뇌로 가득찬 나날을」

타이가의 말은, 오비트 베이스의 전 구획에 방송되고 있었다. 여러 부서에서 대원들이 손을 멈추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그래…… 과거의 동료와 싸워야만 했던 나날. 본의 아니게 인류에게 해를 끼치려고 해 버린 나날. 그리고, 지구외 생명체나 대재해에 맞서야 했던 나날. 그 모든 것이, 오늘로 끝난다. 단언하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지혜와 용기를 잃지 않는 한, 마지막에 승리하는건 우리 GGG라고! ―――GGG 최종작전 개시!」

그 말과 함께, 디비전 플리트는 남극을 향해, 대기권 돌입을 개시했다. 게다가, 그 앞에서 길을 여는 함영이 있다. 전리층에 돌입하기 직전의 흐트러지는 모니터로, 그 모습을 본 카이도는, 통신 마이크를 향해 말을 걸었다.

「……또 함께 싸울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고 있었다고. J, 토모로」

초노급 전함 J-Ark는, 광자변환을 통해 파손된 함체의 수복을 실시한다. 폭산된 파편 속에서, 토모로의 지시에 따라 수복기능을 담당하는 광자변환익을 GGG가 회수, 이후에는 변환효율을 높일 수 있게, 태양 근처를 유익(遊弋)하고 있었다. 그래서, 카이도도 오늘까지 느긋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유익(遊弋) : 군함이 수면을 돌아다니다. 라는 의미가 있는 단어. 한국어에서도 사용되는 군사용어. 여기서는 태양 주변 주역을 주유(周遊)하고 있었다. 라는 의미로 쓰였다.)

「여기에는, 우리들을 위해 싸워준 자들이 있다. 전사로서, 빚은 갚아야겠지……」

그런 표현으로, 솔다토 J는 스스로의 싸울 이유를 말했다. 전사에게 있어서 필요한 것은……적, 전장. 그리고 싸울 이유. 스스로의 의지로 그걸 선택했다면, 더는 망설일 일은 없다.

「가자, J, 아르마. 우리들의 운명은 끝까지 하나다」

토모로-0117의 목소리도, 평상시와 다르게 기쁜 듯 했다. J-Ark를 포함하여 다섯이 된 함대는, 이윽고 남극 상공에 도달했다. 와다츠미에서, 세 그림자가 튀쳐나온다.

「퓨전!」 가이가 소리쳤다.
「퓨전……」 르네가 중얼거린다.
「You have control!」「I have control!」 마모루와 카이도의 외침도 이어졌다.


남극 상공을 춤추던 사자와, 고기동전투기와 땅딸막한 인형이, 저마다 변형하여, 매우 흡사한 세개의 실루엣이 되었다.

「가이가!!」
「가오파!」
「가이고!」

세 메카노이드는 와다츠미에서, 9기의 가오머신을 불러냈다. 열 둘의 그림자가 극점의 하늘을 춤추고, 위성궤도상의 오비트 베이스에서 기동부대 오퍼레이터들의 콘솔에, 시그널이 명멸했다.
하나와 알루에트가 말 없이 수긍하고, 그걸 간파한 미코토가 대표로 보고했다.

「가이가, 가오파, 가이고로부터 파이널 퓨전 요청 시그널입니다!」

그 말을 들은 아카마츠 GGG 블루 장관이 소리쳤다. 다른 장관들에게, 목소리로 질 수 있겠냐. 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파이널 퓨전! 스응이이이이이인!!」

또한, 남극 상공을 나는 가이가――거기 퓨전한 시시오 가이 GGG 그린 장관이 소리쳤다.

「파이널 퓨전, 승인!」

마지막으로 타이가 GGG 특무 장관이, 오른손의 검지를 전방으로 내지르며, 본가의 격을 과시하듯 절규했다.

「파이널 퓨전! 승인!!」

즉시 세 기동부대 오퍼레이터가, 저마다의 말로 라져를 외쳤다.
그리고 일단, 하나가 양 주먹을 머리 위에 꽉 쥐었다.

「파,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휘둘러진 양 주먹이, 보호 플라스틱을 깨트리고, 그 바로 아래의 드라이브 키를 밀어넣는다.
사랑하는 청년과, 그 파트너인 지구인으로서의 친구에게로, FF프로그램을 송신하기 위해!
이어서 알루에트가, 발레니나 같은 회전운동의 에너지를 그대로 주먹에 실어, 드라이브 키로 전달했다.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어린 날 같이 행동했던 여성에게, 자신도 성장하여, 파트너로서 충분하게 되었다고 전하듯!
마지막으로 미코토가, 오랫동안 익숙해진 탓에 자연스럽게, 주먹을 내리친다.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기동부대 오퍼레이터를 목표하는 여성들이, 누구나 동경해 마지 않던 그 동작으로――미래를 함께 걸어가자고 맹세한 연인에게로,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을 보낸다!

극한의 지평선에 춤추는 세 메카노이드와 아홉의 가오머신. 거기에 여성들의 마음이 담긴 프로그램이 도달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넷의 목소리가 하나 되었다.

「파이널…… 퓨――저――――언!」

(계속)

다음화 2020년 9월 30일(수) 갱신 예정

역자 잡담. 다음화 번역은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5일(월) 예정입니다.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하지만 GGG 블루는 사력을 다해 싸워서, 패계 환룡신,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하여, 과거의 동료들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지금 여기,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떠났던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전부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그런 가운데, 사이 히노키는 카무이의 형――목성 결전에서 죽었다 여겨지던 사기노미야 타카시에게서, 놀라운 고백을 듣고 있었다…….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 (2)




3(承-前)

「터무니 없는 죄……뭔가요. 그건?」

히노키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알고 싶지 않지만, 몰라서는 안 된다. 그런 내심의 갈등이 목소리로 드러나버리고 있었다.

『나는 오렌지 사이트에서, 제로핵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어. 트리플 제로에 침식된 내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명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쿠시나다의 해치를 열어낸 거다』
「!!」
『그 때, 같이 타고 있던 GGG 대원은 모두 우주복을 입고 있었으니, 산소 유출을 통한 피해는 없었지. 하지만, 선내에는 진한 트리플 제로가 침입해 왔어……』
「그러면, 그들이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린건……」
『그래, 나의 죄야……』

히노키는 떨렸다. 이 몇달간 구 GGG 대원들과의 고투. 그게 눈 앞의 인물 탓이었다는건가? 물론, 비록 사기노미야 타카시가 그런 짓을 하지 않더라도, 머지 않아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했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혹시, 그 행위가 없었따면, 그들은 침식을 버텨내고, 태양계로의 트리플 제로의 유출을 막아내어, 귀환의 여정에 나설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 후, 난 아무렇지도 않게 타이가 장관의 지휘로 들어가, 패계의 권속으로 활동했지. 카무이에게 연락을 취한 것도, 그 일환이다. 오비트 베이스를 내부에서부터 교란하기 위해……』

히노키는 현기증이 일 것 같았다. 구 GGG 대원만이 아니라, 카무이도 이 남자를 위해 잘못된 길에 섰다는 거니까. 하지만……

「사기노미야 대원. 스스로르 탓하지 말아주세요」
『어째서? 난 그럴 정도의 일을 했는데……』
「당신의 행위는, 모두 트리플 제로에 침식당한 결과입니다. 패계의 권속이 된 사이, 스스로의 행위에 괴로워하는건 모두가 같아요」

히노키의 말 대로였다. 첫 귀환자인 스탤리언 화이트가 매우 괴로워하며 그 죄악감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GGG 블루 대원들은 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 괴로움을 서로 나누게 되었다. 눈 앞에 있는 사기노미야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카무이 씨가 저렇게 된건, 알저논에 걸린 탓이기도 해요. 비록 형이 살아있고, 계획에 협력을 요구했다고 해도……… 알저논만 없었다면, 따랐을 리 없어요」

알저논을 발병하기 전, 상냥한 호청년이었던 무렵의 카무이를 떠올리며, 히노키는 말했다.

『고마워, 히노키 씨……』

그런 의지를 발한 사기노미야가,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에 무리를 시켜버린 것 같았다. 히노키는 의료부 스탭을 부르며, 사기노미야를 눕게 했다.

「쉬어 주세요. 사기노미야 대원. 다시 이야기를 들으러 올게요」

괴로운 듯 기침하면서도, 사기노미야는 수긍했다. 다가온 의료부 스탭에게 뒤를 맡기고, 히노키는 병실을 떠났다. 그런 그녀의 머리속에, 진정제로 잠에 들기 직전의, 사기노미야의 의지가 닿았다.

『네 이름은, 카무이에게 들었어. 오랜 연인이 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동생은 널 소중히 여기고 있었어……』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대신 분노가 있었다. 숙적에게의 분노다. 지금 GGG가 최우선으로 대처해야 하는건 패계왕이다. 하지만, 히노키에게 있어서는 알저논이야말로 최대의 숙적이었다. 10년을 걸쳐 생체 의공학자가 되어, 박멸을 맹세한 숙적. 그 마음이, 히노키의 마음 속에 다시 한번 깊게 새겨진 것이다.



4

―――두개의 잔이 서로 가볍게 부딪히며, 호박색 액체에 떠오른 얼음과 함께, 경쾌한 소리를 냈다. 장소는 오비트 베이스의 PX(酒保). 건배한 둘은, 시시오 가이와 아마미 마모루다.

「설마, 마모루와 대작할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난 이래뵈도…… 아, 벌써 스물 하나지」
「21세? 혹시 우리들…… 동갑인걸까?」

시시오 가이의 나이를 특정하는건 쉽지 않다. 호적상으로는 1985년생인 가이는, 2017년인 현재 32세가 된다. 하지만, 삼중련 태양계로 떠난 뒤, 본인의 주관시간은 거의 경과되지 않은 채로, 9년 후의 지구에 귀환되게 되었다. 게다가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가이는 18세에 사이보그가 되어, 3년 가까이 흐른 뒤 에볼류더가 되었다. 그 때 가이의 육체는, 18세 때의 유전정보를 베이스로 재구성 된 것이다. 그런 조건을 감안하여, 현재의 육체나이를 측정하면, 21세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우왓하! 가이 형이 나와 동갑이라니!」
「이봐, 동갑한테 "형(兄ちゃん)"은 아니잖아. "가이"라고 부르라고」

평상시의 마모루는, 21세의 청년으로서 나이에 걸맞는 언동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가이가 귀환한 이래, 단 둘만 되면 어린 시절의 말투로 돌아오는 순간도 있었다. 마모루가 자신과 동년대라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가이에게 있어서도, 옛날을 떠올리게 하며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이상한걸. 옛날에는 G 아일랜드에서, 같이 규동 먹고 했었는데」
「그러게…… 그 해변에서 먹은 규동, 정말 맛있었지!」

그건 가이가 에볼류더가 된 직후, 마모루가 우주로 떠나기 직전의 추억이다. 사이보그 보디일 무렵에도 식사를 하는 기능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미각을 즐겁게 한다는 오락일 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에볼류더의 신체가 되어서, 겨우 규동을 진짜 의미로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둘이서 알코올을 훌쩍일 날이 올 줄이야……. 하지만 가이와 마모루는 둘 다, 위스키 글래스를 기울이면서도,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이런, 시작은 맥주로 했어야 했나. 바 스페이스가 있어서 무심코……) 라는게 가이.
(으엑, 써…… 무심코 『같은 걸로』라고 말해버렸는데, 달콤한 칵테일 같은걸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게 마모루.

사실 가이도 마모루도 술에 강하지 않다. 가이는 18세에 사이보그가 되고, 에볼류더가 된 이후에도, 느긋하게 취할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마모루도 역시 기동부대 대장의 임무가 있던데다가, 엄청나게 단맛 취향(超甘党)이라는 사정이 있다(양부의 식생활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강하다)
(※역주 : 甘党 - 술보다 단 맛을 좋아하는 사람. 간단히 말하면 애들 입맛)
현재는 패계의 권속을 모조리 정해했기 때문에, 제로로보의 출현도 정지했다. 용자로보들의 수리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가오가이고의 예비 요원인 케이타와 히노키, 가오파이가의 르네, 그리고 (곧 부활할) 킹 제이더의 솔다토 J라는 믿음직스러운 동료들이 있다. 가이와 마모루, 카이도들의 어깨에 모든 책임을 짊어질 필요가 강요되는 상황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래서, 패계왕 제네식과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시간을 가질 여유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둘이 가볍게 가진 술잔치였다.

사실, 마모루는 어쨌든, 가이에게는 에볼류더 능력이 있다. 만취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의 의지로 신체 기능을 제어, 순식간에 알코올을 분해하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필요를 느끼지 않는 이상, 그 능력을 쓸 생각은 없다.

(도수 높은 술에 쓰러지는 것도, 다음 날에 숙취로 괴로워 하는것도, 내가 사람이라는 증거인걸……)

그렇다고는 하지만, 가이도 마모루도 둘 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도수 높은 술을 맛있게 마시는 척 하면서, 다음 잔부터 어떻게 잘 넘어가는 술로 갈아탈지를…….


그리하여 무사히, 마시기 좋은 칵테일로 전환한 둘이지만, 역시 첫잔 가득한 알코올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화제는 서로의 파트너인, 우츠기 미코토와 하츠노 하나에 대해서로 바뀌었다. 가이는 에볼류더로서, 마모루는 이성인으로서, 서로 반려를 가지는 것에 대해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 그걸 이해하고 있는 GGG 동료들도, 무신경하게 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알코올의 힘에 더하여, 동병상련의 고민을 품고 있기 때문이겠지. 가이와 마모루는, 솔직하게 자신의 결혼에 대해 말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미코토와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에게는 비밀이야」라고 말을 꺼낸 뒤 가이가 말했다.

「우왓하! 그럼 가이 형, 패계왕과의 싸움이 끝나면, 미코토 누나와 결혼식 올리는거야?」
「마모루들은 어떻게 할거야. 아직 입적은 하지 않았잖아? 두번째의 결혼식도 좋지 않을까」

첫번째는 물론, 원종대전 직후, 마모루가 우주로 떠나기 직전. 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올린 식이다. 철 없는 사람이라면 『애들 소꿉장난』이라 평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모루와 하나는 둘 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있어서 신성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신성한 순간이 고작 한번이 아니라도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하나 짱과 상담해볼까. 우리들도 이 싸움이 끝나면……」

그 말을 들은 순간, 가이의 머리속에 빛이 번뜩였다.

「저기 마모루. 미코토나 하나 짱도 찬성해준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지만…… 결혼식, 합동으로 올려볼까?」
「엑, 가이 형들하고 우리들하고 함께?」

놀란건 한 순간. 바로 그건, 최고로 훌륭한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응, 하자! 나, 멀지 않게 하나 짱에게 프로포즈 할거야. 그 때, 제안해볼게!」

이성인인 자신이, 평범한 지구인인 하나에게, 그런걸 요구해도 되는걸까…… 라는 망설임은, 단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애당초 마모루도 하나도, 서로의 마음은 굳건했다. 필요한건, 그저 사소한 계기였을지도 모른다.


――가이와 마모루가 그런 이야기로 분위기를 살리고 한시간 후. 두 여성이 바 스페이스에 왔다. 우츠기 미코토와 하츠노 하나다. 가이와 마모루가 걱정이 되어 상태를 보러 온 것이다. 미코토는 과음하면 꽐라(酒乱)가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술에 강하다. 하나는 술에 약하지만, 스스로의 주량을 잘 알고 있어서, 마모루처럼 허세부리며 과음하는 일은 없다.
그런 둘이 발견한 것은, 카운터에 푹 엎드린 가이와 마모루였다.

「아아, 가이…… 힘들어지면, 알코올 분해하면 될텐데」
「그런 아까운 짓 할 수 있을리가, 이렇게 즐거운 술인데……」
「자, 마모루 군. 물 마셔」
「고마워, 하나 짱……」

하나가 내민 물을 원샷한 뒤, 마모루는 당돌하게 말했다.

「하나 짱……나, 가이 형과 결혼식 올릴거야」
「에엑!?」

당황한건 하나가 아니라 미코토다. 하나는 충격으로 눈을 크게 뜨고, 떨고 있다. 그런 여성진의 모습을 눈치채지도 않고, 가이도 너무 기분 좋은듯 말을 이었다.

「아아, 그렇지 마모루. 교회에서 올릴지(教会式), 신사에서 올릴지(神前式), 정해야지…」
「………」

다음 순간, 하나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미코토가 당황해서 그 몸을 부축한다. 그 후에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 싫어하는 가이를 미코토가 잔소리를 해서, 에볼류더 능력 전개로, 알코올을 분해시켰다. 마모루에게는, GGG 연구부 특제 간기능 증진제를 투여하여, 둘 다 강제적으로 술을 깨게 한 것이다. 취기가 가신 가이와 마모루의 설명에, 미코토와 하나의 오해는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남성진 둘에게는 엄격한 금주령이 떨어진 건 무리도 아니겠지…….


가이와 마모루가 그런 추태를 부리고 있었을 무렵, 카이도와 알루에트는 전망실에 있었다. 24시간 체제인 우주기지에서, 시간감각은 희미해지게 된다. 심야에 밀회중이다……라는 생각은, 둘 다 하지도 않는다. 얼마 전, 『단 둘이서 식사하지 않겠다』라고 카이도가 선언했었다. 그걸 의리 있게 지키는 둘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카이도는 녹차, 알루에트는 애플티다.
이 날, 카이도는 근무시간부터 계속 기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주변에서 우연히 사람들이 안 보이게 된 순간, 알루에트가 물어봤다.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요, 카이도 씨?」
「너는, 뭐든 꿰뚫어 보는구나」

가볍게 놀란 카이도에게, 내심 (그렇게 싱글벙글하고 있으면 제가 아니라도 안다고요!)라며 태클을 걸면서, 알루에트는 말 없이 수긍했다. 그런 소녀의 내심을 눈치채지 못하고, 카이도는 대원복의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소중한 사람이, 결혼하게 되어서 말야. 그게 기뻐서 말이지……」

카드에 보인 것은, 청첩장이었다. 받은 알루에트는 펼쳐보고, 아연실색해졌다.

「카, 카이도 씨. 이, 이 사람……! 유카 씨 아니에요!?」
「그렇지만……?」

솔직하게 수긍한 카이도는, 알루에트가 왜 놀랐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알루에트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카이도가 어릴 적, 기억을 잃었던 시기에 신세를 진 농장의 외동딸. 그녀가 유카 코알라다. 그 후로도, 어른이 된 지금도 카이도는, 그녀를 계속 좋아하고 있었다. 그건 곁에서 봐도 틀림없었다. 그래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알루에트는, 유카를 카이도가 입원한 병실로 데리고 간 것이다.

「카이도 씨. 유카 씨를 좋아했었죠? 친구로서가 아니라……」
「아아, 여성으로서 좋아해」
「그런데, 유카 씨는 다른 남성과 결혼하는건가요!?」

카이도가 보여준 청첩장은, 유카와 낮선 남성의 결혼식 청첩장이었다. 햇살에 그을려 건강해보이는, 그야말로 호청년인 젊은이가, 유카와 같은 사진에 찍혀 있었다.

「그야, 그녀에게는 확실히 교제 상대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때, 병실에서 『사귀고 있다(付き合って)』라고……」
「좋은 친구로서 지내고 있어(づきあい). 그래서 기뻐. 그녀가 행복해지는게」

알루에트가 무엇에 흥분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말투로 카이도는 중얼거렸다. 현기증조차 일어날 것 같은 감각에 사로잡힌 채, 알루에트는 전에 들은 소문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 카이도는 하츠노 하나에게 희미한 연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걸 드러내지 않고, 하나와 마모루를 재회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당신이란 사람은……」

고개 숙이고 작게 중얼거리는 알루에트. 그 어깨는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왜 그러지, 알루에트……?」
「당신이라는 사람은 언제나 언제나 그렇게, 남의 행복만 생각하는거야!?」

알루에트는 엄청 가까운 거리에서, 눈물로 젖은 눈망울로, 카이도의 눈을 들여다봤다.

「가끔씩은 스스로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알루에트의 기세에 밀려, 카이도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수긍했다.

「아, 아아……」

말로는 이렇다지만, 이 사람은 스스로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알루에트는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됐어. 지금부터 시간을 들여서, 내가 이해시켜줄테니까……!)

따뜻했던 녹차와 애플티는, 완전히 식어버렸다.



5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
그 날은 가깝다고, 가이――그리고 베터맨들은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언제, 어떤 장소가 될지 예상하기는 불가능했다. 작년, 목성 대결 당시, 가이들은 패계왕 제네식을 웜홀의 너머에 봉인했다.
즉, 다음에 나타날 때는, 어디선가 웜 홀의 출구를 열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게 지구상일지, 또 목성 근방일지, 완전히 다른 곳일지는, 예측하기는 곤란하다.
출현할 시각도, 공간축처럼 시간축이 어긋나있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특정하기 어렵다. 잘못하면 100년 후. 지금의 GGG가 사라진 후에 나타날 일 조차 있을 수 있겠지. 전 우주 규모에서의 영고성쇠를 관장하는 트리플 제로에게 있어서, 100~200년 정도의 엇갈림은 오차의 범위 내일 것이다.
그리고 GGG쪽에도 사정은 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싸움에서 사력을 다해서, 수많은 용자로보들이 큰 손상을 입었다. 정비부 인원에도 한계가 있는 이상, 모든 것을 동시 진행할 수는 없다. 그 중에서 대파한 가오파이가의 수복을 우선시한 결과, 용자로보들은 거의 손도 대지 못 한 상황이다. 이게 끝날 때 까지, 패계왕 제네식의 출현이 늦었으면…… 이라는 기원에 가까운 바람도 있다.
작은 희망으로서, 킹 제이더의 존재가 있다. 강력한 자기수복능력을 지닌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는, GGG의 힘을 빌리지 않고 본래의 기능을 전부 회복했다. 정해된 솔다토 J는 아르마를 위해서인지, 패계왕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었다. 가오가이가,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고와 함께, 믿음직스러운 힘이 되어주겠지.
그런 상황 속에서, GGG는 초계행동을 강화하며, 패계왕 제네식과의 재림에 대비하고 있었다…….

「……마모루 군」

하츠노 하나가 아마미 마모루를 불러 세운건, 다이빙 챔버로 이어지는 통로였다. 같이 대기하기 위해서, 행동을 같이 하던 카이도 이쿠미는 사정을 헤아려서, 말 없이 먼저 갔다.
파트너의 배려에 내심 감사하며, 마모루는 물어보았다.

「……왜 그래, 하나 짱?」
「저…… 저기……」
「응……」

스스로 불러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는 좀처럼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드문 일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하나는, 스스로의 기분을 말하는게 서툴렀다. 그래서 마모루도 초조해하지 않는다.

「저기…… 뭔지 모르겠지만, 말하고 싶지 않으면,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좋아. 나, 하나 짱이 말하고 싶어질 때 까지, 기다릴테니까」

마모루의 걱정에 감사하며, 하나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말야. 말해야 하는걸……」
「――응」

하나의 결의가 전해진건지, 마모루도 수긍했다. 이어지는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이 둘의 긴장감을, 본인의 의도는 아니지만, 공유해버리는 인물이 있다.
마모루와 하나가 있는 통로의 구석 바로 옆. 모퉁이 뒤에 숨어 있는 사이 히노키다.

(우와, 왠지 곤란한 타이밍에 다가와버렸네. 들어서는 곤란할 것 같지만, 이제 와서 나가기도――)

히노키도 역시 다이빙 챔버에 가는 도중이었다. 부담 없이 말을 걸고, 「바쁜 것 같으니, 먼저 갈게」라고 말하고 지나가면 됐을텐데, 완벽하게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그런 히노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 하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그건 어릴 적 살던 홋카이도의 눈집(かまくら)에서, 누구도 아니고 마모루에게 배운 주문. 그 후로도 계속, 사건과 마주치기 쉬운 체질인 하나를 지켜주었다.
(※역주 : 용자왕 가오가이가 드라마 CD 1 : 사이보그 탄생)
그런 주문에 용기를 북돋운 하나는, 마침내 뜻을 정하고 입을 열었다.

「저기, 마모루 군. 혹시 내가 인류의 적이 되면――」
「에엑!」

마모루는 진심으로 놀랐다. 하나의 분위기로 봐서, 심각한 내용일거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고민일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류의 적"이라는 단어가 나올거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모루 군의 손으로…… 날 쓰러트려줬으면 해」

그 말은, 그늘에서 듣던 히노키에게도 전해졌다. 그저 놀랄 뿐인 마모루와는 달리, 히노키에게는 한가지 짐작가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히노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채, 마모루의 말투가 거세졌다.

「무슨 소리야!? 하나 짱이 인류의 적이라니, 말도 안 되잖아!」
「나도, 되고 싶어서 되는게 아냐. 하지만…… 하지만……」
「부탁해, 하나 짱. 제대로 설명해줘」

마모루는 하나의 양 어깨를 잡고, 그 얼굴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하나는 고개를 돌렸다. 마치, 마모루의 시선에서 피하려는 듯――

「우리들, 11년 전에, 부부가 되었잖아. 그 별이 보이던 언덕에서――」
「응. 나한테도 소중한 추억――」
「그러면, 고민도 불안도 알려줘. 하나 짱은 이제 혼자서 무서워하지 않아도 좋아. 뭐든 함께 무서워하고, 함께 극복해가자!」

그건 하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기쁜 말이었다. 최근 한동안, 계속 홀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상담하고 싶다. 하지만 할 수 없다. 그런 하나에게 있어서, 역시 마모루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커다란 눈동자에, 굵은 눈물방울이 고인 채 수긍한다.

「……응」

――그 때였다. GGG 오비트 베이스의 전역에 비상경보가 울렸다. 그것도, 특별한 사태에만 발령되는 특급경보. 그게 의미하는건 분명했다. 마모루는 전율과 동시에 그걸 깨달았다.


(―――나타났구나, 패계왕이!!)

(계속)

다음화 2020년 9월 15일(화)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난적을 공략, 과거의 동료를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지금 여기에, 10년 전,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하여 떠난 Gutsy Galaxy Guard의 용자와 대원들이 모두 귀환한 것이다!
게다가 베터맨 군단이 2005년이라는 과거에서 옮겨 온, 초대 가오가이가도 가이의 새로운 힘으로 더해졌다. 가이는 드디어 최후의 싸움이 찾아오는 것을 예감했다.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을――


FINAL of ALL 輪 -RING- A.D. 2017년 (1)



1

「……오랜만이네, 시게루」
「아, 안젤리카……」
「본명으로 불리다니, 엄청 오랜만이네. 평상시에는 Doktor 아로 통하니까 말야」

GGG 오비트 베이스의 장관실에는 개인용 통신단말이 존재한다. 한정된 통신량을 전체와 나눠야 하는 우주기지에서, 일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애당초, 아카마츠 GGG 블루 장관이 이 특권을 행사하는 일은 어지간하면 없다. 육친도, 친한 동료도, 대부분이 오비트 베이스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드물게도, 프라이빗 통신을 받았다. 안젤리카 아네모네 아카마츠(Angelika Anemone 阿嘉松)――별거중인 아내로부터의 연락이다. 애당초, 그녀는 GGG 독일 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며, 프라이빗 통신에서도 임무 관련 화제가 많았다. 다만 이 날의 대화는 순수한 부부의――아니, 아버지와 어머니로서의 대화였다.

「미안해! 사쿠라 녀석, 아직 찾지 못했어! 필사적으로 찾고 있지만…… 난, 난……」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에서, 이미 사흘이 지났다. 그건 GGG 블루와 GGG 그린의 총력을 모은 일대 작전이며, 살얼음을 밟듯 얻어낸 승리였다. 그렇기에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 발착 도크의 구석에 주기(駐機)시켜놨던 각성인 V2의 움헤드에서, 아카마츠와 안젤리카의 딸인 사쿠라의 모습이, 어느샌가 사라져버린 것을…….

「모든 대원들의 개인실도 포함해서, 찾을 수 있는 곳은 전부 찾아봤어. 하지만, 어디에도 없어…… 마치, 카미카쿠시처럼, 사라져 버렸다고……」

아카마츠가 어쩔줄 몰라하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오비트 베이스는 중력제어되는 우주기지다. 인간 한명 분량의 질량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유일한 가능성이라면, 이미 기지 밖에 데리고 가졌을 가능성이다. 만약 사고로, 우주공간으로 내팽겨쳐졌다면…… 아카마츠의 마음은 미칠 듯 아파왔다.

「내가…… 내가 곁에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줘. 내 몫까지 그 애를 보살펴준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바로 너니까」
「그쪽이야말로, 스스로를 탓하는거 아냐? 사쿠라를 돌봐주지 못한건, 당신 탓이 아닌데……」

Doktor 아는 십여년 전, 사고로 사지를 잃었다.그녀가 GGG 독일 과학연구소에 틀어박히게 된건 그 탓이다. 애당초 그녀는 로봇 팔의 우수한 개발자이며, 그 기술은 과거의 가이의 사이보그 보디나 용자로보의 사지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 본인의 의수와 의족이 된건 짓궂은 운명이었다.
아무튼, Doktor 아, 안젤리카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용자로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독일에서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다. 사쿠라도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통신으로 가끔씩 이야기할 뿐인 관계에 납득하고 있었다――납득하고 있는 듯 보였다.

「사람의 마음을 제법 이해할 수 있게 되었네. 시게루. 나도 기쁜걸」
「그만 둬. 그 무렵의 꼬맹이가 아니라고. 이제 나이도 적당히 먹은 중년 아저씨고, GGG의 장관이다만」
「……내게 있어서는, 언제나 그 무렵의 사랑스러운 소년인 채로야. 너는」

Doktor 아의 눈동자에 비쳐지는 건, 20세에 만난 은사의 조카인, 14살 소년의 모습인 듯 했다…….



2

「………여」

그런 인사일지, 신음일지 모를 소리를 내며, GGG 블루 장관이 메인 오더 룸에 들어왔다. 당직 스텝들이 놀라서 아카마츠를 바라봤다.

「장관!」
「벌써 복귀하시는건가요!?」

하츠노 하나와 우시야마 카즈오가 무심코…… 이런 소리를 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결전 사후처리 후, 사쿠라의 행방불명을 알고, 스스로 휴식을 신청했던 것이다. 1주 정도는 임무를 할 경황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겨우 24시간만에 복귀한거니까.

「저…… 이제 괜찮은건가? 좀 더 진정된 후라도……」
「뭘 나사 빠진 소리를 하는거냐!」

양 롱리 답지 않은 걱정에, 아카마츠는 일갈했다.

「우리들의 일은 말이지잇! 부모를 잃는 아이나, 아이를 잃는 부모를 만들지 않기 위한거다! 언제까지 쉬고 있을 틈 있겠냐!」

이 때, 아카마츠의 눈가에, 빛나는게 보였다. 하지만, 그걸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흐음…… 훌륭하게 자랐구만」
「정말, 영감탱이의 아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
「넨장 영감탱이! 르네!」

이 곳에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친부와 이복동생의 말에, 아카마츠의 소리가 뒤집혔다.

「……태도는 훌륭해졌지만, 말투가 거친건 여전하구만」

자신이 감정적으로 된 모습을 보여서, 아카마츠의 표정이 조금 붉게 물들었다. 뭐, 오랜 교제인 야마 영감이라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에 지나지 않겠지만.

「지금, 둘에게서 패계의 권속으로 있던 사이의 일을 듣고 있었던 참이다. 다행이라기에는 씁쓸하지만, 기억의 연속성은 유지되고 있는 듯 해서 말이지」

시시오 라이가와 르네 카디프 시시오가 이 메인 오더 룸에 있던 사정에 대해서는 양이 그렇게 설명했다.
평상시라면 아무리 나쁜 버릇을 지적받아도 기 죽지 않을 불량노인이,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인지, 내 손으로 인류를 멸하려고 했다니, 한심해서 눈물만 나오는구만」
「……그래도, 좌절하고 있을 정도라면, 해야 할 일을 하는게 좋으니까 말이지. 후회도 속죄도 그 후에 하면 돼」
「헷. 저 영감탱이 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좋은 마음가짐인걸」

아직도 죄의식에 시달리는 라이가와는 달리, 르네는 이미 회복한 것 같았다. 활수한(気っ風のいい) 여동생의 태도에, 아카마츠의 표정이 밝아졌다. 르네도 역시 아카마츠를 향해 히죽 미소지었다.
(※활수하다 : 털털하고 쪼잔하지 않고 기분좋게 멋있다라는 의미. 사람의 성격을 표현하는 형용사.)

「이봐! 너희는 남매 똑같이, 부모를 디스하냐, 끄윽!」

방금 전까지 낙담했을 부친이, 아들과 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런 광경을 보며, 알루에트가 중얼거렸다.

「성격은 역시 부모 자식 쌍둥이구나. 외모가 닮지 않아서 다행이네」
「……알루에트 짱. 너무 솔직해」

중얼거린거 치고는 소리가 너무 컸을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하나가 당황해했다. 다만, 그런 말을 들은 사람 중 한명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지만.

「괜찮아. 프랑스 소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게 장점인걸」
「그래 그래」

르네와 알루에트가 서로 웃었다. 사실 이 둘에게도 같은 국적 이상의 인연이 있었다.

「……그건 어쨌든 놀랐네. 그 때의 꼬맹이가 이렇게 커져서, 내 오퍼레이터를 해 주다니」
「오. 그러고 보니 알루에트는, 어릴 적에, 르네와 함께 수수한 적이 있었던가」
「네. 바이오네트에게 납치된 미코토를 되찾으려고」

그건 알루에트가, 아직 5살의 천재아로 GGG에 협력하고 있었던 무렵의 이야기다. 가오파이가 용으로 개발된 신형 가오머신이 바이오네트에게 탈취되고, 미코토가 납치된다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알루에트와 르네는 그 수사과정 도중, 한 때 행동을 같이했던 것이다.

「그 이후 콤비 부활이라는건가. ……응? 오퍼레이션이라니, 무슨 이야기지?」

아카마츠가 의문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건 타이가 특무장관이 바로 조금 전 승인한 결정사항이었으니까.

「GGG 그린 장관이, 베터맨이 가지고 온 가오가이가를 타게 되어서, 가오파이가가 남게 되었지. 그걸 르네 군에게 맡기기로 한거다」

양의 설명에 아카마츠가 눈을 크게 떴다.

「뭐, 뭐라고오오! 너도 파이널 퓨전 할 수 있는거냐?」
「할 수 있는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거니까」

단언하는 르네의 말에, 라이가가 보충했다.

「뭐, 내가 만든 사이보그 보디고, G스톤의 보유자니까 이상하지 않겠지」
「옛날 가이에 비하면 생체파츠의 비율이 많지만. 그 점은 영감탱이와 알루에트가 조정해주는 것 같아」

르네의 이 말에 아카마츠도 납득했다.

「으으음, 가오파이가의 하드와 소프트 개발자가 모이니, 그런 것도 할 수 있는건가…」

한 순간이라고 해도, 귀여운 딸이 행방불명된 슬픔을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며칠만인지 아카마츠는, 평상시의 호쾌한 미소를 지었다.

「한다면 그건가? GGG는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가. 세 용자왕을 운용할 수 있다는건가. 이거 굉장한걸!」

아카마츠는 순수하게 기뻐했지만, 실제로는 베터맨이 가지고 온 초대 가오가이가를 취급하는데는 신중론도 있었다.
가이를 적대시하는 베터맨에 의한 무언가의 함정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는 가이 본인이 반론했다.

「그 때, 난 베터맨 라미아의 의지를 받았어. 패계왕을 이기기 위해, 모든 힘을 결집한다――그 녀석의 의지에 거짓은 없었어. 난 알아」

그리고, 여러 해석데이터를 통해, 이 갤레온이 2005년 4월 7일에서 옮겨져 온 것이 확정되었다. 가오가이가의 첫출격. EI-02와 싸웠던, 틀림없는 그 날이다. 원종대전 동안, 가오가이가는 외견은 변하지 않아도, 몇번이고 버전 업과 개수를 반복하고 있었다. 최초기형 기체로 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전혀 문제 없어! 개수된건 주로 가오머신이고, 그 쪽은 2017년 버전의 최신모델을 쓰니까, 오히려 성능은 압도적으로 향상하고 있다고. 응」

그렇게 말하며 확실하게 보증한건 시시오 라이가다. 가오파이가와는 달리, 가오가이가를 개발한건 시시오 레오다. 죽은 남동생이 만든 초대 가오머신의 선진적인 개발사상과 확장성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평가한 사람이 라이가였다.
무엇보다도, 이 갤레온은 삼중련태양계의 G크리스탈로 재조정되기 전의 상태다. 2003년의 EI-01와의 교전으로 내부 블랙박스가 손상,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걸 보충하고도 남을 가이의 에볼류더 능력이 있다. 퓨전하는 것과 동시에 가이가 자신의 신경계를 블랙박스에 접속, 보완하는 것으로 2005년보다도 아득하게, 갤레온의 능력을 끌어내는게 가능할거라 여겨진 것이다.
하지만, 초대 가오가이가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혹은 위험성은, 다른 곳에 있었다.

빅 오더 룸에서 이어지는 정비블록에서, 한 정비부원이 같은 제복을 입은, 비슷한 외모의 대원에게 보고했다.

「……형. 갤레온 정비 끝났어」
「그래. 지금 체크중이야」

보고한 사람은 우시야마 스에오. 보고된 사람은 우시야마 카즈오. 네 형제의 장남과 막내이며, 비슷한 것도 당연하다. 원래는 10살 이상의 연령차가 있지만, 장남이 연령 그대로 10년 후의 태양계에 귀환했기에, 외견은 완전히 동년배였다.

「……응. 완벽하네. 제법 성장했구나. 스에오」

카즈오가 안 그래도 가는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남동생을 칭찬했다.

「헤헤, 지금의 카즈오 형과 동갑이 될 때에는 틀림없이 앞질러줄테니까!」
「아무래도, 말만 그런건 아닌 것 같네」

동일한 GGG 정비부원이 된 우시야마 츠구오와 스에오에게 있어서, 카즈오는 동경하는 선배이면서도, 구름 위의 존재 였다. 하지만, 지금의 스에오는, 발돋움에 따라 손이 닿을 것 같이 여겨졌다.

「그러고 보니 갤레온 말인데……」
「뭔가 신경 쓰여?」
「응. 우리들이 보기에는, 10년 이상 전의 상태니까. 블랙박스의 손상부분이라던가 수복해보는게 어떨까 하는데」
「……절대 안 돼」

언제나 온후하던 카즈오 답지 않은 강한 어조로 부정되었다.

「역시구나……. 자칫 잘못하면, 역사가 바뀌어 버리는걸」

유혹을 느끼기야 하지만, 물론 스에오도 이해하고는 있다. 이 갤레온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최대의 문제점, 혹은 위험성이란, 역사의 개변의 위험성이다.
베터맨들은 약속했다. 패계왕과의 싸움이 끝난 후, 갤레온을 원래 시대로 돌려보낸다고. 잘못 건드리면, 역사에 어떤 영향이 나올지, 그 누구도 모른다.
갤레온을 결코 상처입히지 않는다. 비록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손대지 않는다. 그것이 GGG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우시야마 카즈오에게는, 또 하나의 이유가 존재했다.

「이 갤레온은 분명 일부 파손되어서, 문제도 있어. 하지만, 이 녀석과 시행착오하는건, 10년 전의 형들의 특권이야. 지금 시대의 인간이 손을 대서는 안 돼」

카즈오는 지나가버린 나날을 그리워하듯 중얼거렸다.

「형들 스스로 말이지……」


――드디어 찾아올 패계왕 제네식과의 최종결전. 그것이 내일 있을 일일지, 몇달 뒤가 될지, 혹은 다음 시대의 사람들이 맞이할 시련이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GGG는 싸움의 준비에 우선순위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즉, 가오가이고, 가오파이가, 가오가이가의 3대 용자왕이,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이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의 사투로 손상된 용자들의 수복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정비부나 연구부가 불면불휴의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기동부대에게는 또 다른 의무가 존재했다. 다음의 싸움에 대비하여,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다.

그 날,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인 우츠기 미코토는 약간 짧은듯한 근무시간을 마치고, 개인실로 돌아왔지만, 거기에는 내방자가 있었다.

「……죄송해요. 개인실까지 와 버려서」

사전의 약속을 통해, 미코토의 방을 찾아온 것은, 같은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인 하츠노 하나였다. 신 체재가 된 기동부대에서는 미코토가 가오가이가, 하나가 가오가이고, 이 곳에 없는 알루에트가 가오파이가의 오퍼레이트를 담당하게 되어 있다.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나도 하나 짱과는 여러모로 이야기 하고 싶었으니까」
「아, 저도 묻고 싶은게 있었어요! 기동부대 오퍼레이터의 마음가짐이라던가, 프로그램 드라이브때 주먹의 각도라던가…… 저, 바로 손목이 아파져버려요」
「아. 그거 조심하지 않으면 골수염에 걸려버리는걸」
「알루에트 짱하고 둘이서, 미코토 씨의 기록영상 보면서 연구했어요」

하나는 몸을 내밀며 뜨겁게 말했다.

「어떻게 하면 손목이 아프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답게 프로그램 드라이브 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 결과물이, 하나의 양손 드라이브이며, 알루에트의 회전 드라이브다.

「어머, 그런 영상 남아있었어!?」

미코토의 근무풍경은 일찍이, TV프로에서 밀착취재된 적도 있었다. 기록영상이 남아있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미코토 본인에게는, 후배들이 그걸 참고하고 있었다고 듣는건, 부끄럽달까, 간지럽달까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불쾌한건 아니다.

「하지만 기쁘네…… 하나 짱만이 아니라, 알루에트도 후배가 되어주다니…… 언젠가 이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실현되어 버리다니」
「저희들에게는, 눈 깜짝할 시간이 아니었어요」
「아, 그런가. 그렇지!」

천연스럽게 눈치채지 못했던 미코토는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선배지만, 그런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하나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렇게 되면 오늘은 소중하게 간직해둔 프로그램 드라이브나, 세이프티 디바이스 릴리브나, 이미션 가르쳐 줄테니까!」
「네, 코치!」

하나는 기쁜 나머지, 무심코 그렇게 대답해버렸다. 사실, 마음 속에는 기쁨만이 아니라, 불안 덩어리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아, 못 물어봤어…… 사실은 그 이야기가 듣고 싶었는데……. 미코토 씨가, 기계신종이 되어버렸을 때의 이야기를……)



3

사이 히노키는 어떤 연락을 받아 의무실에 찾아갔다. 실버리온 크러셔 속에서 회수된 27번째의 제로핵. 즉, 구 GGG 최후, 그리고 수수께끼의 귀환자가 정해되어 요양하고 있었지만, 의식을 회복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매우 닮아있어……)

침대 위에서 반신을 일으킨 남성의 옆모습을 보고, 히노키가 가진 감상이었다. 그 인물의 이름은, 사기노미야 타카시(鷺の宮隆). 몇달 전, 알저논이 발병하여 오비트 베이스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사기노미야 포브르 카무이의 친형이다. 일본과 프랑스인의 하프였던 카무이의 머리카락은 짙은 갈색이었지만, 부모님이 둘 다 일본인인 타카시의 머리색은 칠흑. 둘의 외견의 차이는 그 정도였다.

「저기, 사기노미야 대원…… 이군요」
『넌…… 사이 히노키 군, 이구나』

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건가…… 그렇게 물으려다가, 히노키는 좀 더 놀라야 할 일을 눈치챘다. 지금, 사기노미야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의지가, 히노키의 머리속에 흘러온 것이다.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그런 의지를 발한 사기노미야의 이마에는, 십자광이 점멸하고 있었다. 그 의미는 명백했다. 적어도 히노키에게 있어서는.

『그래. 난 목성결전 당시 언어능력을 잃었지. 대신 얻은거다…… 림피드 채널 능력을――』

자신의 몸에 일어난 지금까지의 경위를 사기노미야는 설명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05년 12월. 당시 GGG는 목성에서, 기계 31원종과의 최종결전에 임하고 있었다. 그 격전 도중, 백식사령부다차원함 〈스사노오〉가 굉침당했다. 첩보부원으로 스사노오에 탑승하고 있었던 사기노미야는, 그대로 우주공간을 표류하게 된 것이다.
우주복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진공공간에서 즉사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산소 잔량에는 한계가 있다. 격전 도중인 GGG가, 구조하러 와줄 전망은 적다.

(내 생명도, 겨우 몇시간인가……)

사기노미야는 죽음을 각오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사기노미야 타카시는, 다른 무언가로 변모하여 살아남은 것이다――

『그 때의 난, 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 하지만, 지금이라면 알고 있어. 난 농밀한 더 파워의 흐름에 휩쓸린거다』
「농밀한 더 파워라니, 그건 즉……」
『그래. 오스 오버 오메가…… 트리플 제로다. 난 그 시점에서, 패계의 권속이 되어버린거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고는 해도, 윤리관이 변질될 뿐, 육체적으로 다른것으로 변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로핵이라는 상태가 되는 것 만은 할 수 있다. 사기노미야는 이렇게 제로핵이 되어, 가사상태로 우주를 표류했다.
그에게 있어서 다행이었던 점은, 그로부터 1년 반 후, 갤리오리아 혜성의 궤도 바로 근처를 지나게 된 것이다. 마침 그곳에 반란자 취급으로 삼중련태양계를 향하던 GGG 디비전 함대가 왔다. 그리고, 디비전 함대는 갤리오리아 혜성이라는 차원게이트에 돌입하기 직전, GGG의 식별신호를 발하던 제로핵을 회수했던 것이다.

「그러면, 사기노미야 대원은 그 때 이미……」
『그래. 난 의식 없는 제로핵인채로 GGG의 동료들과 함께, 레프리진 지구에 가게 되었어……』

원래는 GGG는 회수한 제로핵을 철저하게 조사했었을 터. 하지만, 이 때 그들 눈 앞에는 레프리진 지구라는 방대한 조사대상이 존재했다. 게다가 그 직후, GGG 대원들은 솔 11 유성주에 의한 신경공격에 시달려버렸다. 사기노미야의 제로핵은, 최격다원연도함 〈타케하야〉의 구석에 방치되게 된 것이다.

『그 후, 솔 11 유성주와의 결전을 거치고, 오렌지사이트에서…… 난 터무니 없는 죄를 범하게 되었어…… GGG 동료들에게, 아니. 전 인류에게…』

기구한, 너무하도 기구한 운명을 강요당해버린 남자의 눈에, 굵은 눈물이 떠올랐다.

(계속)

다음화 2020년 8월 31일(월)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을 이긴 GGG. 시시오 라이가를 되찾아서, 디스크 X 양산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가오가이고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는 흉보가, 오비트 베이스에 날아왔다! 전설의 솜니움이라 불리는 데우스는, 패계 가오가이고를 2005년으로 보내서, 패계의 권속에게 패배하는 역사를 개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라미아들에게 방해받았다.
한편, 2017년의 GGG 오비트 베이스에는 패계왕 킹 제이더가 습격해왔다. G스톤과 J쥬얼의 빛을 거듭한 실버리온 크러셔의 맹공을 막아낸 GGG. 패계왕 킹 제이더의 내부로 돌입한 가이와 카이도는 직접 정해를 통해 솔다토 J와 르네를 되찾는 것을 성공했다. 하지만, 패계왕 킹 제이더는 멈추지 않는다. 거기에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출현한다――강철의 사자를 데리고.


number.08 禽 -PHOENIX- A.D. 2017 / 2005년 (8·完)



9(承-前)
에볼류더 가이는, 갤레온과 퓨전하는 것으로, 메카노이드 〈가이가〉가 되었다!

(이건……역시, 그 갤레온이 아냐!)

퓨전한 가이에게 있어서, 그 기체는 구석구석이 자신의 육체나 마찬가지가 된다. 외관을 봤을 때도 희미하게 눈치채고는 있었지만, 일심동체가 된 지금, 그 태생이 분명했다.
가이가의 모습은 메인 오더 룸의 메인 스크린에도 비춰지고 있었다.

「어이어이, 저 녀석은 웜홀의 저 너머로 되튕겨졌잖아!? 왜 여기 있는거냐고!」
「아뇨, 다릅니다! 저건 제네식 갤레온이 아냐……… 저건!」

아카마츠의 의문에 답한건, 이 곳의 사람들 중 제네식 갤레온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경험이 있는 우츠기 미코토였다.

『미코토가 말하는대로야. 이건 제네식 갤레온이 아냐. ――"갤레온"이야!』

통신 모니터에서 퓨전중인 가이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떻게 된거냐 가이! 레프리진이라는거냐?」

휴마 참모가 되물었다. 복제라면 설명은 되지만, 눈 앞의 갤레온은 레프리진에게 일어나던 색소의 저하가 보여지지 않는다.

「나도 몰라. 하지만, 한가지 말할 수 있어. 이건…… 나와 같이 싸워나간, 그 갤레온이야. 특무장관, 파이널 퓨전을!」

여기서 판단을 망설이는 인물에게, GGG 장관 되는 자격은 없다. 타이가 코타로는 즉결했다.

「좋아…… 난 용자의 판단을 믿는다. 파이널 퓨전, 승인!」
「라져…… 파이널 퓨전, 프로그램 드라이브!!」

승인을 받고, 미코토가 주먹을 휘둘렀다. 보호 플라스틱이 부서지고, 그 바로 아래 드라이브 키가 밀어넣어졌다.
지금까지 여러 장관이 승인하고, 여러 오퍼레이터들이 프로그램을 드라이브 시켜왔다. 그리고 여러체의 용자왕이 탄생했다. 하지만,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다. 그들의 손에 의한 승인과 프로그램 드라이브와――

「파이널 퓨전!!」

가이가는 그렇게 외치며, EM토네이도를 발생시켰다. 오비트 베이스에서 사출된 가오머신 무리가 그 안으로 돌입해간다. 비록 예비기라 하더라도, GGG 정비부는 일상인 메인테넌스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평상시에는 쓰일 리 없는 초대 가오머신이더라도, 그 가동상황에 문제는 없었다.

「가오가이가!!」

EM토네이도가 개이자, 거기서 나타난 것은, 그야말로 용자왕 가오가이가였다. 일찍이, 존더리안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낸 강철의 거신.
시작의 용자왕이, 거기 있었다.

「Oh, 오랜만이라GO……!」
「대장의 저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우리들은 영상으로밖에 몰라…… 하지만, 정말 멋져……」

이미 싸울 힘을 잃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용자로보군단이 감탄했다. 일찍이 함께 싸운 GGG 그린의 용자들도, 기록으로밖에 모르는 GGG 블루 후진들도, 초 AI가 달아오르는걸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향해, 최신의 용자왕이 흘러왔다. 아니,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던져온 것이다. 상초룡신과 격룡신이 당황해서 받아냈다.

「가오가이고!」

상초룡신은 껴안게 된 가오가이고에서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Z0 시밀러가 검출되지 않아……!)

연락두절 전, 가오가이고는 틀림없이 패계의 권속이 되어 있었을 터. 하지만, 그 흔적이 완전히 사라져있었다.
2005년에서 옮기기 직전, 라칸의 펙토포레이스로 정해한거지만, 카타프락트는 그걸 전하려 하지 않았다.

「난폭하잖냐! 어이, 무슨 짓이야!」

또한 격룡신의 항의에 응하지 않고, 카타프락트는 발길을 돌렸다. 일부러 무시한건 아니다. 림피드 채널을 이용하는 솜니움은, 생체가 아니면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원래라면, 이렇게도 전하고 싶었겠지.

『그 안에 있는건, 우리들의 희망 되는 자. 정중히 다루도록』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의사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카타프락트는 말 없이 전장으로 향했다. 패계왕과 용자왕이 격돌하는 전장으로――

「괜찮아…… 가이 형과 갤레온이 함께 있으면, 패계왕에게도 지지 않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모루는, 얼마 안 되는 남은 가동시간을 구사하여, 각성인 V2를 오비트 베이스의 이발착 포트에 주기(駐機)시켰다.

『오, 마모루. 미안하지만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다!』

기체를 정지시킬 틈도 없이, 아카마츠가 통신을 넣어왔다.

『슬슬 이쿠미나 제로핵을 실은 구명정이 돌아온다. 협력해서 정해해줘라!』
「알았습니다! 아, 하지만 움 헤드의 사쿠라 누나를……」
『전투 종료 후, 바로 의무실로 옮기마. 넌 정해를 서두르거라! 지금 기동부대가 가오가이고를 데리고 귀환중이다!』
「케이타 형과 히노키 누나가…… 알겠습니다!」

베터맨이 넘겨줬다는 가오가이고. 마지막에 확인되었을 때는 패계의 권속이 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 헤드 다이버를 포함하여, 서둘러서 정해해야만 한다. 라칸의 정해를 모르는 아카마츠의 판단은 당연하여, 마모루의 머리속에서도 이 때, 사쿠라에 관한 것은 잊혀졌다. 아니, 잊은 건 아니지만. 오비트 베이스로 돌아온 이상 당장 위협은 없다. 그렇게 마음먹은 탓에, 그녀를 각성인 V2의 움 헤드에 방치하게 되었다. 그 판단미스를, 아카마츠도 마모루도 곧 깊게 후회하게 된다.



10
「우주의 섭리를 위해…… 아직 싸움을 멈출 수는 없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서, 토모로 0117의 목소리가 울렸다. 솔다토 J와 르네가 정해된 지금도 여전히, 패계의 권속으로 싸우고 있다.
전 주파수대로 발신된 그 소리를 들으며, 구명정에서 오비트 베이스에 내려선 솔다토 J는 무력감에 자신의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부탁한다, 가이…… 토모로를, 내 벗을 구해다오……」

이 긍지 높은 전사가, 타인에게 무언가를 부탁한 일 따윈 한 번도 없었다. 바라는 일이 있다면, 자신이 싸워서 이뤄낸다――그것 밖에 모르는 생애였다. 하지만, 킹 제이더가 적이 되어버린 지금, J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비는 것 뿐이었다.
(※역주: 실은 삼중련 태양계의 레프리 몽생미셸에서 구속당했을 때 르네에게 딱 한번 봉인해제를 부탁한 적이 있다.)

「믿자고…… 용자들을」

J의 옆에 르네가 서 있었다. 조금도 불안도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그녀는 말을 이었다.

「저 녀석들은 지금까지, 기적을 일으켜 왔어. 분명, 앞으로도!」

그 말은 힘을 지니고 있었다. 싸울 방도를 잃은 전사의 마음에, 다시 뜨겁게 불길을 타오르게 할 힘을.

타케하야 파츠――즉, 손잡이만 남은 실버리온 크러셔를 내던진 패계왕 킹 제이더가 오비트 베이스를 향해 자세를 잡았다. 전신의 반중간자포, 메이저포, ES미사일, 그리고 제이쿼스를 일제 발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버리온 크러셔가 아니더라도, 트리플 제로로 강화된 그 공격을 받으면, 오비트 베이스는 조금도 버티지 못한다.

「프로텍트 리플렉터의 재가동은!」
「앞으로 602초가 필요합니DA!」

타이가 특무장관의 물음에, 스완 화이트가 대답했다.

「기동부대 녀석들은 재출격할 수 없는거냐!」
「무, 무리에요…… 모두 손상이 심해서……」

아카마츠 장관의 고함에 답한건 하츠노 하나였다. 실버리온 크러셔를 틀어막으며 데미지를 입은 용자들은, 가오가이고를 따라 귀환한 직후다. 수리나 메인테넌스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재출격을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지금 의지할 수 있는건――」

타이가와 아카마츠가 메인 스크린을 바라봤다. 거기에 비춰진 것은, 1기와 1체의 모습이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갤레온을 중핵 삼는, 초대 가오가이가. 가이는 에볼류더의 능력을 구사하여, 그 세부를 최적화시켜갔다. 삼중련태양계의 G크리스탈에서 수복받기 전, 블랙박스가 손상된 갤레온은, 기능에 제한이 많다. 그걸 가이 스스로 보충하며, 2017년 버전으로 업데이트 된 가오머신과 적합시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보충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다. 스텔스 가오 Ⅱ는 가오가이고에 사용되고 있기에, 스텔스 가오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전익기(全翼機)는 대기권내 용이다. 우주공간에서 쓰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그 기동성은 현저히 저하된다. 에볼류더의 능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건 아니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로 향하는 가오가이가. 가속이 부족한 그 기체의 옆에,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늘어섰다.

『에볼류더 가이. 우리들의 힘을 빌려주마』
「베터맨 라미아…… 패계왕에 승리하기 위해서인가!」

머리 속으로 흘러들어온 림피드 채널에, 가이는 자신의 의지를 답했다.

「좋아. 비록 네가 천적이더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이의 의지에 수긍한듯한 의식의 물결이 떠들석해진다. 다음 순간,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분해되었다. 아니, 합체를 푼 것이다. 포르테, 오우그, 투르바, 아리만, 루메, 폰두스…… 여섯의 변신체가 가오가이가의 전신에 달라붙어간다.

『음……Pectusfollis.Sanctus!
가이가 이름을 모르는 베터맨의 의지가 흘러왔다. 이어서 무지개빛 면역입자들이 베터맨 변신체에 쏟아졌다. 다음 순간, 그들은 가오가이가의 전신에 증가장갑(増加装甲)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유카탄 반도에서 신룡신에게 합체한 것 처럼, 이번은 가오가이가의 새로운 힘이 된 것이다.
몽인(夢人)들솜니움을 두른 용자왕――― 그 이름은, 몽장 가오가이가!

『――가라, 용자의 왕이여』
「너한테 그런 말 듣지 않아도!」

다리 파츠에 융합한 폰두스의 중력제어가, 불안정했던 가오가이가의 궤도에 지향성을 준다. 압도적인 기동력으로 몽장 가오가이가는 허공을 달려갔다.


그리고, 실은 이 때――은밀하게 싸우는 자도 있었다. 빅 볼포그다. 패계왕 킹 제이더가 타케하야를 내던졌을 때, 그는 다친 몸으로 오비트 베이스를 뛰쳐나와, 그 내부로 돌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케하야 내부에서 빅 볼포그가 대치하고 있던 것은, 또 하나의 패계의 권속――패계 피기짱. 트리플 제로로 인해, 전투력이 이상강화된 메이드 로보와의 사투를 홀로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반드시, 제가 구해내겠습니다!」

「……킹 제이더, 전 무장. 일제 발사……」

트리플 제로로 침식된 토모로가 지령을 내린다.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거체에서, 모든 무장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에너지와 미사일과 제이쿼스가, 오비트 베이스를 향해 쏘아진다. 인류방위의 요새도, 이 공격에는 조금도 버티지 못하겠지.
그렇지만 메인 오더 룸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희망을 잃지 않는다. 모두가 기적을 믿으며, 메인 스크린을 보고 있다.

「가이……!」

오퍼레이터 석의 우츠기 미코토가,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가장 믿음직한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린 순간, 기억이 일어났다. 모든 공격이 명중된다 생각한 순간, 오비트 베이스 앞으로 고속으로 돌입해오는 그림자!

「프로텍트 쉐이드!」

몽장 가오가이가가, 왼팔을 전방으로 내밀며 배리어 시스템을 전개한다. 차례대로 착탄한 반중간자와 메이저와 미사일은, 모두 궤도가 별 형태로 만곡되어 튕겨내졌다. 하지만, 킹 제이더 최대의 공격인 제이 쿼스의 돌진을 멈출 수는 없다. 물리적인 압력이 배리어 시스템을 돌파, 몽장 가오가이가에게 명중한다.
아니, 종이 한장 차이로 명중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종이가 아니다. 매우 얇은 세포층이다. 해서생물처럼 얇은 세포층이 초진동하여 에너지를 받아넘긴다. 밝게 빛나는 베터맨 루메가 망토처럼, 몽장 가오가이가의 동체를 보호하고 있다. 운동에너지가 감쇠된 제이쿼스를, 몽장 가오가이가의 오른팔이 잡았다. 그것도, 포르테의 팔 파츠가 융합된, 궁극의 강완(剛腕)이!

「패계왕! 돌려주겠어!!」

제이쿼스를 쥔 채로, 오른팔뚝이 고속 회전을 시작했다.

「브로큰 매그넘!」

그리고, 그대로 쏘아냈다! 제이쿼스를 쥔 채로의 몽장 브로큰 매그넘이 우주공간을 달린다. 한 순간 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 직격, 마치 프로펠러처럼 기체 표면을 찢어갈랐다.

「아아아아앗!」

참지 못하고 토모로가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트리플 제로의 재생력은, 그대로 죽는걸 용서하지 않는다. 베이스인 제네레이팅 아머의 기능이 배가되어, 단일구조결정장갑이 순식간에 수복되어 간다.
하지만, 패계왕이 이어지는 제2격을 쏘려는 순간, 적은 이미 눈 앞까지 와 있었다. 폰두스의 중력제어와 날개와 융합한 투르바의 폭풍으로 급가속한 몽장 가오가이가가, 패계왕의 바로 앞까지 육박, 등 파츠에서 뻗은 아리만이, 크래쉬 휘퍼(Crash Whipper)가 되어 패계왕의 상반신을 연타한다.

『자 자 자!』

패계왕 킹 제이더의 가슴부 중앙에, 물질붕괴점――크럼블 포인트가 떠올랐다.

『저기에 때려박아라, 에볼류더!』
「알고 있다고, 베터맨!」

몽장 가오가이가가 양 팔을 좌우로 펼쳤다.

「Hell and Heaven!!」

오른손에서 공격의 에너지가, 왼손에서 방어의 에너지가 휘몰아친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음… 이 힘도 쓰거라』

오른팔에는 포르테가 장착되어 있듯, 왼팔에는 오우그의 힘이 깃들어 있다. 몽장 가오가이가의 배 이상으로 부풀어오른 양 팔에서, 두개의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겜·기르·간·고·그훠……」

그리고, 두 주먹이 가슴 앞에서 하나 되어――

「Vitaaaaaaaa!!」

몽장 가오가이가가 기체채로 돌진, 양 주먹을 패계왕 킹 제이더의 가슴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손가락이 찾던 것을 도려냈다!!


「하아아아아앗!」

뽑아내진 오른손이 쥐고 있던건, J-Ark의 메인 컴퓨터 〈토모로 0117〉, 그리고 왼손이 쥐고 있던건 쥬얼 제너레이터. 두뇌와 심장을 잃은 패계 킹 제이더의 눈동자에 빛이 사라져갔다.
그리고,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거체의 전신에 금이 퍼지고――트리플 제로로 침식당했던 자이언트 메카노이드는 폭발사산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메인 오더 룸의 면면에서도 환호성이 흘러넘쳤다.


「그래야만…… 용자다!」

타이가 코타로의 이 말이, 이 곳에 울린 것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뒤가 된다.


그리고, 우주공간을 감도는 반괴한 기체도, 감개를 품고 있었다.

(이제 다시금, 같이 싸울 수 있군요. 토모로 0117……)

펜치논, 그리고 토모로와는 기구한 인연으로 이어진 빅 볼포그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격투로 상처입은 첩보로보――그 팔에는, 확실하게, 최후의 친족에게서 적출한 AI블록을 껴안고 있었다.


「J…… 이걸로, 다시 모두 모였구나」
「……아아」

카이도 이쿠미와 솔다토 J도 수긍했다. 애당초 아르마와 솔다토 전사와 J-Ark는 셋이 한 팀의 존재였다. 하지만, 붉은 별이 괴멸한 그 날, 대부분의 전사는 쓰러지고, 우연히 지구에서 만난 그들이 새로운 한 팀이 된 것이다. 그건 우연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운명이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굳은 인연을 같이 공유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뿔뿔히 흩어졌던 이 팀은, 겨우 드디어, 하나가 되는 날이 찾아온 것이다.
킹 제이더는 폭산했지만, 다시 일어설 날은 온다. 아르마와 라티오의 정해를 받으면, 벗은 전사로 돌아와, 기체의 재성도 가능해지겠지. 불사조는 결코, 전부 타서 잿더미가 되는 일은 없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불 속에서 되살아나니까――
그런 전사들을 바라보는 르네에게, 옆에서 말이 걸려왔다.

「이런. 네가 그렇게 따스한 눈빛으로, 남을 볼 수 있게 되었다니」
「……누구야, 너?」
「어이! 르네! 설마 기억장해냐? 파트너를 잊어버린거냐!?」
「아, 포르코트인가」

야유나 심술부린건 아니다. 정말 눈치 못 챈 것이다. 무리도 아니라면 무리도 아니지만. 빅 포르코트와 말을 주고받는건 처음이었으니까.
10년 전, 르네와 GGG가 여행을 떠났을 때, 포르코트는 GS라이드도 변형기능도 잃은, 그저 특수차량이었던 것이다. 그 후, 다시 GS라이드를 얻어 건머신과 합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런 사정을 르네가 알 방도는 없었다.

「너무해…… 모습을 본 적이 없어도, 목소리로 눈치챈다거나, 영혼의 연결이라던가……」
「너, 영혼 없잖냐」
「그렇지 않다고, 르네! 내게도 영국 신사의 긍지와 영혼이……」
「아, 시끄러워, 또 개똥 밟은 뒤 타버린다!」

악담을 하면서도 르네는 즐거워보였다. 일찍이, 샤쇠르의 수사관으로 활동하고 있었을 무렵에는, 이런 대화를 반복하는게 일상이었다. 터무니 없는 시간과 공간을 넘는 여행을 거쳐, 겨우 사자의 여왕리온 레느(Lion Reine)도, 돌아올 곳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런 대화가 이루어지는 데크의 일각에서, 사소한. 하지만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주기상태로 방치되고 있던 각성인 V2의 움 헤드에는, 아직도 혼수상태인 사쿠라가 남겨져 있었다. 거기에,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대단히 기다렸지만, 드디어 그들도 돌아온 것 같네』

림피드 채널로 사쿠라에게 말을 건 것은 베터맨. 전설의 솜니움 데우스다. 물론 대답을 기대한것은 아니다.

『이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2005년에 남겨져서, 템푸스의 열매를 빼앗긴 데우스는 시간의 강을 건너 이 2017년의 오비트 베이스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12년동안,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카타프락트가 출현하는 이 날, 이 순간에 온 것이다.

『라미아 군, 너희들은 내가 지적한 결전의 때를 두번까지 극복했어. 하지만 세번째는 그렇게 되지 않아…… 내가 더욱, 너희들에게 시련을 내려주마』

이마에 십자광을 점멸하며, 소년처럼 보이는 솜니움은 사쿠라에게 손을 뻗었다.


――가오가이가에게서 분리된 솜니움 변신체들은 섬유질의 덩어리가 되어, 모래처럼 흩어졌다. 그 속에서, 사람으로밖에 안 보이는 솜니움들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진공 속에서 태연하게 노출도니 그들이 인간일리 없다. 인간을 넘은 영장류 솜니움―――베터맨.
그들과 마찬가지로, 진공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에볼류더가 가오가이가에서 퓨전아웃해서 나타났다. 가이와 라미아는 우주공간에서 두번째의 대면을 완수했다.

「……또, 구해졌는데. 베터맨 라미아」
『패계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이용한 것 뿐이다――에볼류더 가이』

림피드 채널의 대화는, 말이 아니라 의지를 주고받는다. 그것이 거짓 따위를 포함하지 않는 진실이라는 것은 가이도 이해할 수 있었다.

「………」

가이는 뒤를 돌아서, 등 뒤의 가오가이가를 바라봤다. 아니, 갤레온의 머리부분이다.

「너희는…… 시간을 넘을 수 있는건가」

이미 가이는 이해하고 있었다. 이건, 패계왕의 일부로 웜 홀의 너머로 사라진 강철의 사자가 아니다. 2005년에서――EI-02와의 전투 직후, 베터맨 카타프락트가 데리고 온 갤레온이다.

「하지만, 그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갤레온이 어디론가로 끌려갔다니……」
『당연하올시다. 이 기계장치의 사자는 모든 것이 끝난 후, 소인들이 다시 지나온 시간의 너머로 되돌리게 되니 말이죠. 당신의 기억에도, 남지 않은것도 당연지사』

라미아를 대신하여, 라이가 대답했다. 그 설명은 가이도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런가, 즉, 갤레온을 되돌려보내지 않으면,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난다는건가」
『그렇소이다! 결코 상처입히지 않게, 조심하시기를』

익살맞은 행동으로 양 손을 펼치는 라이의 등 뒤에, 공간이 비틀어졌다. 그들이 "소키우스의 문"이라 부르는 초공간 게이트다. 차례대로 게이트 너머로 사라져 가는 베터맨들에게, 가이는 더 이상 물어보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전하고 싶은 것만을 전하고, 질문에 대답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알고 싶은 건 알았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

솜니움은 말을 남겼다. "모든 것이 끝난 후"라고. 패계의 권속이 된 용자들과 GGG 대원들, 그들을 전원 되찾았음에도, 아직 끝난건 아닌 것이다.
이 후 기다리고 있는건 누구일까――그 역시 가이는 깨닫고 있었다.

(난 다시 싸우게 되는건가―――패계왕 제네식과……)

위성궤도상의 우주공간. 시시오 가이는 가오가이가와 함께, 지구의 빛에 비춰지고 있었다. 다가올 마지막 싸움의 예감에, 그 몸을 떨면서――

(number.08·完 FINAL of ALL에서 이어진다)

다음화 2020년 8월 14일(금)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을 이긴 GGG. 시시오 라이가를 되찾아서, 디스크 X 양산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가오가이고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는 흉보가, 오비트 베이스에 날아왔다! 전설의 솜니움이라 불리는 데우스는, 패계 가오가이고를 2005년으로 보내서, 패계의 권속에게 패배하는 역사를 개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라미아들에게 방해받았다.
한편, 2017년의 GGG 오비트 베이스에는 패계왕 킹 제이더가 습격해왔다. G스톤과 J쥬얼의 빛을 거듭한 실버리온 크러셔의 맹공을 막아낸 GGG는, 드디어 반격을 시작했다!


number.08 禽 -PHOENIX- A.D. 2017 / 2005년 (7)



7(承-前)
프로텍트 리플렉터가 공간만곡으로 반전시킨 중력충격파는, 패계왕 킹 제이더의 전신에 마구 쏟아졌다. 일찍이 삼중련 태양계에서 사용되었던 골디언 크러셔의 일격은 항성 사이즈의 적――피사 솔을 빛으로 바꾸었다. 그걸 상회하는 출력의 실버리온 크러셔. 그 공격에 적중한 이상, 패계왕 킹 제이더라고 하더라도 빛이 될 터였다.
하지만, 우주개벽을 담당하는 에너지, 트리플 제로의 힘은 기존의 상식을 넘는다. 중력충격파로 빛이 되어가는 자신의 빙의체―――킹 제이더를 순식간에 재생시켜갔다. 초익사출사령함 츠쿠요미, 극휘각성복동함 히루메의 대부분은 빛이 되었지만, 최격다원연도함 타케하야에 해당하는 부위와 킹 제이더 본체는 살아남아, 거의 재생을 마치고 있었다. 히루메에 도킹했던 머리 파츠도 이미 뿜어진 오라는 수습되고, 통상 사이즈로 돌아오고 있었다.
프로텍트 리플렉터 발동에 대비해서 퇴피행동을 취한 용자로보군단도 그 재생 스피드에 경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불사조――피닉스 같은 모습이다.

「트리플 제로……적대해보니, 정말로 무시무시하군」
「아니, 하지만 통했어. GGG의 작전대로다!」

빅 볼포그에게 상초룡신이 말을 걸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 효과적인 일격을 주기 위해서는, 실버리온 크러셔의 공격력 밖에 없다. 그것이 기사회생의 수단이었다.

「칫, GGG 녀석들! 어이없는 방어책을!」
「멍 때리고 있을 여유는 없다!」

분한듯 중얼거리는 르네를, 솔다토 J가 질타했다. 그래, 눈 앞에는 이미 무시무시한 적이 다가오고 있었다.
금빛의 파괴신! 중력충격파의 분류 속, 골디언 모터의 힘으로 돌파해온 가오파이가는, 골디언 더블 해머를 치켜들었다.

「Hammer Hell!」
그건 적을 쓰러트리기 위한 공격이 아니다. 2개의 핵 적출용 네일을 때려박아, 무언가를 적출해내려는 행위다. 그 대상이 무엇인지, J는 깨닫고 있었다.

「무르다 가이! 이 상황에서까지 우리들을 구해내려고 하다니!」

타케하야――즉, 실버리온 크러셔의 손잡이에 융합한 채인, 패계왕 킹 제이더의 머리 파츠가 울부짖었다. 그리고, 양 측면에 달린 파츠가 섬광을 뿜었다.

「플라스마 소드!」

그 파츠는, 머리 부분이 킹 제이더로 변형했을 때는 팔이 된다, 그로부터 내질러지는 격투무기를, 포효를 발하는 머리 부분인 채로 쏘아낸 것이다!
오른쪽에서 뻗어진 플라스마 소드가 마그핸드를 궤뚫었다. 그리고 다른 한쪽의 검은, 왼쪽에서 가오파이가의 옆구리로 깊이 꽂혔다.


「크아아아아악!」

두 곳에서 검은 연기와 스파크가 휘날리며, 골디의 절규와 함께 금빛의 빛이 사라져갔다. J-ark 함교부에 끄트머리가 박힌 못도, 에너지 공급이 끊기고 소실되었다.

「가이 혀엉, 이쿠미이!」

링커 젤이 한계에 이르러, 이미 전투 계속능력을 잃은 각성인 V2에서 마모루가 소리쳤다. 플라스마 소드를 통한 가오파이가의 손상이, 치명상――혹은 그 일보직전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가오파이가의 두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졌다. 용자왕의 죽음――그걸 깨달은 솔다토 J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존다리안이었던 시대부터 오랫동안 이어져온 용자와 전사의 연전에, 드디어 결착이 지어졌다. 그걸 확신한 미소였다.
하지만 전사는 착각하고 있었다. 마그핸드의 못은, 솔다토 J와 르네를 적출하기 위해 때려박힌게 아니었다. 그리고, 가오파이가의 눈의 불빛이 꺼진건, 용자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함교부의 창에 구멍을 뚫으려는 행위이며, 퓨전 아웃을 통한 가동 정지였던 것이다.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지금에야말로, 구해내겠어!」

가오파이가의 동체부에서 가이가, 왼쪽 어깨의 라이너 가오Ⅱ 콕핏에서 카이도가 허공으로 뛰쳐올랐다. 녹색과 적색으로 빛나는 모습이, 창에 뚫린 구멍으로 뛰어들어간다. 둘은 드디어, 패계왕 킹 제이더 함교부의 마루에 내려섰다.


8
「가이, 아르마……」
「너희들, 이걸 노리고 있었구나……!」

눈 앞의 가이와 카이도를 보며, 솔다토 J와 르네 역시 퓨전 아웃했다. 패계왕 킹 제이더에게 그 어떤 강대한 힘이 있더라도, 내부로 파고들어서는, 그 힘을 휘두를 수 없다.
이미 구멍에 셔터가 내려왔기에, 공기의 유출은 멈췄다. 고요로 가득한 공간에서, 르네의 발언에 가이가 수긍했다.


「그래. 모든 건 이 순간을 위해서였어」

GGG의 용자로보군단 8기가 실버리온 크러셔의 GGD 8기에 대항한 것도. 그것을, 카이도 이쿠미를 제외하고 실시해야만 했던 것도, 가오파이가를 희생해서라도 파고든 것도.
그 모든 것은, 실버리온 크러셔를 손에 넣은 패계왕 킹 제이더라는, 전대미문의 난적에게 대항하기 위한 GGG의 작전이었다.

「……우리들과 너희 둘이라면, 반반의 가능성의 승부가 된다는건가. 잘도 여기까지 몰아붙였군」
「하지만, 이걸로 이겼다고 생각하면 실수야…… 우리들의 사이보그 보디 역시, 트리플 제로로 강화되고 있으니까 말야」

솔다토 J는 오른팔에 붉게 빛나는 칼날, 라디언트 리퍼(Radiant Reaper)를 발생시켰다. 르네는 양 손에 두개의 핸드건을 쥐었다.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질 수도 없어…… 윌 나이프!」

가이는 그렇게 말하며 윌 나이프를 뽑아냈다. 옆에 선 카이도는 맨손인 채로. 애당초 무기는 준비하지 않았다.

「간다, 이쿠미!」
「그래!」

서로 수긍한 가이와 카이도는 같이 손을 내밀었다. 둘의 전신이 녹색과 적색으로 빛난다.

「Curatio!!」
「Templum!」

그들이 공격해올거라 생각하던 J와 르네는 뒷통수를 맞았다. 하지만, 바로 그 의도를 이해했다. 내뱉은 주문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는 뻔했기 떄문에.

「네놈들, 우리들을 정해할 셈인가!」
「얕보고 있어――!」

J가 빛의 검을 쥐고 돌진했다. 이어서 르네는 핸드건――스마이슨(Smython)을 연사했다. 주문을 완창하기(唱えきる) 전에, 쓰러트려버리려는거겠지.
하지만, 카이도는 영창하면서도 염동력으로 장벽을 치고 있었다. 배리어가 총탄을 전부 튕겨낸다.

「Teneritas!!」
「Mundus!」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패계의 권속을 정해하려면 2명의 능력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의식 없는 사쿠라를 각성인 V2에 다이브시켜서까지 카이도가 가이와 동행한 이유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모루나 그들이 정해해 온 것은, 존더 코어, 원종핵, 제로핵. 모두 적 로보에게서 적출해낸 코어였다. 스스로 퓨전 아웃한 적을 상대한 적은 없다.
눈 앞까지 다가온 솔다토 J는 라디언트 리퍼를 신속으로 휘둘렀다.

「하아아아아앗!」

하지만, 무수한 참격을 가이는 모두 윌 나이프로 받아넘겼다. 그리고 소리쳤다.

「Sectio!!」

가이의 등으로 지켜지면서, 배리어를 치면서 카이도도 뒤를 이었다.

「Infinitio!」

J와 르네가 제로핵이 되어있지 않을 경우도 상정하여, 가이와 카이도는 여기까지 들어왔다. 남은건 윌 나이프와 배리어의 콤비네이션으로 버티며, 정해의 주문을 완창한다. 그것이, 치밀하게 짜인 작전의 최종단계다.
하지만, 상정했음에도 쏟아지는 공격은 치열했다.

「왜 그러지, 가이. 언제까지고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라디언트 리퍼의 맹격이, 마침내 윌 나이프의 검날을 산산조각냈다!

「우리를 정해하고 싶으면, 일단 쓰러트리고 하라고!」

스마이슨의 탄창을 비운 르네가, 주먹으로 카이도를 후려치며 덤벼들었다!

「Salus!!」
「Tum!」

가차없이 휘둘러지는 붉은 참격이, 가이의 ID 아머를 파괴해간다. 흡수하지 못한 데미지가 육체를 찢고, 피부를 베어가른다.
G스톤이 파묻힌 강철의 주먹. 그 무거운 타격이 카이도의, 가느다란 몸의 명치에 때려박혔다. 바이오넷의 수인을 가볍게 희롱하는 육체가, 더욱 몸집 작은 상대의 일격에 삐걱거린다. 숨이 막힌다――하지만, 호흡을 멈출 수는 없다. 아직 주문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으니까.
아무리 다치더라도, 가이와 카이도는 주문을 멈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J와 르네도 알고 있다. 트리플 제로로 윤리관을 침식당하더라도, 그들의 본래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저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보다, 우주의 섭리를 따라야만 한다―――그런 충동이,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르마……여기서 도망쳐라. 고향을 잃고, 한번은 패배한 전사에게 다시 싸울 의미를 준 너를, 이 손으로 쓰러트리고 싶지는――)
(가이, 너 바보지. 진심이라면, 하프 사이보그인 나 따윈, 단숨에 쓰러트릴 수 있으면서――)

마음과 충동이, 사이보그들의 속에 갈등을 낳았다. 그게 정밀한 공격을 어지럽힌건가. 칼날과 주먹이, 한 순간이지만 흐트러졌다.
그리고, 그 틈을 가이도 카이도도 놓치지 않았다. 지금 끝내지 않으면, 더는 버틸 수 없다.


「………Coctura!!」

절규하며, 가이는 J의 얼굴에 왼주먹을 때려박았다!

「……Redire!」

르네의 타격을 피해가며, 품으로 파고든 카이도는 장타를 날렸다! 주먹과 손바닥이 닿은 부위에서 섬광이 뿜어지며, 함교를 뒤덮었다.
창문의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보며, 각성인 V2의 마모루는 미소지었다. 그 빛이 의미하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해냈구나…… 가이 형! 이쿠미!)

「………」

쓰러져 있던 르네가 서서히 눈을 떴다. 눈에 들어온건, 오른손을 뻗는 청년의 모습이었다. 자신을 때려눕힌 손을 빌려, 르네는 일어섰다.

「난폭하게 대해서, 미안했어. 하지만…… 라이가 박사의 손이었다. 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며칠 전, (사실은 스스로 돌격해서, 그 아이를 후려칠 생각이었다만)이라고 투덜거린 라이가의 발언. 카이도는 그걸 잊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청년의 말을 들은 르네는 싫다는 듯 손을 뿌리쳤다.

「흥, 영감탱이의 손이라고 생각하면, 잡을 생각이 없어졌수다!」

개똥이라도 만진듯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저었다.

「………부모를 소중히 여겨」

진지한 표정으로 카이도가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네 차례야」

잊을 수 없다. 카이도에게는 10년만이지만, 르네에게 있어서는 바로 며칠 전에 말했던 말이다. 뭐라 말대꾸하려다가, 르네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어떤 표정인지 알고 있었으니까.

(영감탱이, 쓸데 없는 기능을 붙여놓고……)

과거의 가이와 지금의 르네. 같은 사이보그 보디지만, 그 구조에는 여러 차이점이 있다. 그 중 하나――눈물샘이 살아있다는 것을, 르네는 자각하고 있었다.
반면, 솔다토 J는 솔직하게 적이면서 라이벌이던 남자의 손을 빌려 일어났다.

「……가이」
「아아……」
「우리들의 결착은…… 드디어 나버렸군. 내…… 패배다」
「지금은 정해했을 뿐이야. 이건 승부 따위가――」

J가 고개를 저었다. 조용한 동작이었지만, 가이는 가로막힌 듯, 이어지는 말을 삼켰다.

「그렇지 않아. 그 오렌지 사이트에서, 난 트리플 제로에게 침식되고, 넌 버텨냈지. ………그 때, 결착은 났던거다」

밝은 말투였다. 존더리언이었던 시절, 붉은 별의 전사로 돌아왔던 시절. 그리고, 패계의 권속으로 있던 동안에도, 계속 품고 있던 그 고집. 그게 드디어 녹아내린 것이디.


「J……」

무거운 옷을 벗어 던진듯한 전사의 앞에, 청년이 섰다.

「아르마인가, 폐를 끼쳤구나……」

카이도는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

이어질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둘을 바라보던 르네에게, 가이가 말을 걸었다.

「……타케하야 쪽에도, 수많은 생명반응이 있었어. 구조하고 싶어. 도와줘」
「아아, 알았어」


그 정도는 혼자서 하라고. 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가이도 르네도 이 이상은 아무 말도 없이 함교에서 나갔다.
단 둘이 남겨지고 몇분이 지났을 까, 넘쳐나올듯한 마음이, 액체가 되어 청년의 뺨에 흘렀다.

「눈물을 흘리다니…… 전사, 실격이네」

말의 내용과 다르게, 그 말투는 평온했다. 아니, 오히려 전사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상냥했다.


「누군가를 위해 우는 자…… 그건 전사가 아니라, 용자다」

일찍이 소년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청년이 된 그 모습을, J는 바라봤다.

「……아르마, 용자의 얼굴이 되었군」

전에는 언제나, 그 모습을 올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올려볼 뿐. 그런 모습을 보며, 카이도는 말했다. 10년 이상이나, 계속해서 말하고 싶었던 말. 말하지 못했던 그 말을.

「J……… 어서 와, J」




9
타케하야의 함내 곳곳에서, 26개의 제로핵이 발견되었다. 미 귀환한 구 GGG 대원의 인원 수와 동일했다. 패계의 권속이었을 무렵의 타이가가 남긴, 스스로를 인질로 삼는 전술. 그걸 끝까지 충실하게 실행해왔던거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의무실을 찾은 가이와 르네는, 거기서 마지막――27번째 제로핵을 발견했다.

(대원명부에 없는 제로핵, 이 사람은……)

가이는 짐작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 곳에 정해능력자가 한명뿐인 이상, 확인할 수 없다. 마모루에게 와달라고 하자…… 그렇게 생각했을 때, 진동과 굉음이 덮쳐왔다. 그리고, 격렬한 신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오오오오오오!!


「이건……! 르네, 제로핵을 부탁해!」

대답을 듣지 않고, 가이는 우주공간으로 뛰어올랐다. 에볼류더인 가이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이 진공에 대응할 수 있다.
그곳에서 본 것은, 일찍이 목성에서 목격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패계왕, 강림─

트리플 제로로 침식된 메카노이드가, 퓨전하는 사람도 없이 활동을 개시한 모습이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 재기동했습니DA! 기체 각부에 에너지 반응의 급상승을 관측!」
「용자로보군단, 모두 수리와 보급이 필요합니다! 즉시 요격은 불가능!」
「패계왕 킹 제이더, 오비트 베이스를 향해 옵니다!」

스완이나 우시야마 츠구오의 비통한 목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아카마츠가 소리질렀다.

「이쿠미와 가이는 어떻게 됐지!」
「카이도 군은 구출한 솔다토 J, 르네, 제로핵과 함께 구조정에 수용된 모양!」
「가이는 가오파이가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안 돼, 손상이 격려해서 재기동할 수 없습니다!」

하나와 알루에트가 대답했다.

「누군가 요격 가능한 자는 없는건가!」
「없습니다…… 모두,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힘을 전부 소진해서……」

타이가의 질문에 미코토가 절망적인 대답을 했다. 무리도 아니다. 패계왕 킹 제이더와 실버리온 크러셔의 공략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만 했었다. 솔다토 J와 르네를 정해한 후, 더욱 싸움이 이어질거라고는 예상할 수 있었던 자는 없다.
메인 스크린에는, 더욱 더 격렬한 오렌지빛의 오라를 뿜으며 다가오는 패계왕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 때였다――

『메인 오더 룸…… 움 헤드의 음성을 확인해주세요! 사쿠라 누나가 무언가――』

마모루의 통신을 듣고, 하나가 통신모니터를 조정했다. 속삭이는듯한 작은 목소리가 증폭되어, 메인 오더 룸에 울렸다.

『와……와………카타크락트가, 와……』
「카타프락트라고?」

익숙하지 않은 발언에 아카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 모니터 영상에 이변이 일어났다. 패계왕 킹 제이더의 등 뒤에, 시공의 왜곡이 발생했던 것이다.

『템푸스의 강을 거슬러서……』


플라스마 소드의 참격으로 대파한 가오파이가. 간신히 가동하는 부위만이라도 사용해서, 패계왕을 공격할 수 없을까 하고, 가이는 에볼류더 능력을 구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플리 지구에서 팔파레파 플러스에게 대항했을 때 처럼은 되지 않았다. 솔다토 J의 공격은, 정확하게 가오파이가와 마그핸드의 급소에 적중해 있었다.

「큭, 뭔가 할 수 있는건――」

가이는 뒤돌아서, 오비트 베이스로 돌진하는 패계왕 킹 제이더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 시선을 빼앗은 것은, 지금 열리려고 하는 시공의 왜곡이었다.

「설마 베터맨…… 하지만, 저건!」


그건, 소키우스의 문이라 불리는 차원 게이트와는 명백하게 다른 현상이다. 샤라의 능력으로 열리는 소키우스의 길은 공간도약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데우스로부터 빼앗은 능력을 통한 템푸스의 강은 시간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패계왕 킹 제이더의 뒤에 출현하려고 하는건, 2005년에서 시공을 넘어온 거인이었다.
카타프락트―――베터맨 데우스에게 그렇게 불린 합체 거인. 그 거체가 통상공간에 출현하자, 차원게이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허공으로 사라졌다.

「좋아, 베터멘이 와 줬군!」
「하지만, 합체 베터맨 만으로 패계왕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윽…… 그러고 보니, 목성에서는 가오가이고와 가오파이가도 있었지……」

양의 지적에 그렇게 대답하던 아카마츠도 의기소침했다.

「……장관, 봐 주세요! 합체 베터맨의 뒤에!」

양 만이 아니라, 하나 역시 "베터멘(Bettermen)"이라는 호칭을 피하는 것에 내심 실망하면서도, 아카마츠는 메인 스크린을 보았다.
하나의 말대로, 합체 베터맨의 뒤에 무언가가 있었다. 아니, 그 갓쇼즈쿠리의 세공물 같은 꼬리 부분으로, 무언가를 끌어온 것이다.

「저, 저건…… 가오가이고!」

그들 GGG 대원들이 착각할 리 없다. 그건 패계의 권속이 된 후, 모든 감시망에서 소실되었던 가오가이고였다.

「그 말은, 아오노 군과 사이 군은!」

이번에는 타이가의 질문에 스완이 대답했다.

「둘의 Dive suit로부터의 Physical Feedback을 확인! 살아있습니DA! 다만, 의식을 잃고 있는 듯 합니DA!」
「그런가, 그들은 무사한가!」

타이가는 그렇게 기뻐했지만, 사태를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건 확실했다. 하지만, 메인 스크린에 비춰진 패계왕 킹 제이더는 반전, 오비트 베이스에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슈퍼바이저 석에서, 라이가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으으음? 아무래도 우리들보다 베터맨이 위협이라 인식한건가!?」

아니, 그게 아니다. 패계왕 킹 제이더는, 카타프락트의 뒤, 가오가이고와 같이 견인되어 온 것에 반응한 것이다.



가오오오오오온!

패계왕에 적의를 품은 것이, 포효했다. 우주에 울려퍼지는 긍지 높은 울음소리. 이 곳의 거의 대부분이 그 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이 울음소리는……」

이미 움직일 수도 없는 세레브 헤드에서, 마모루가 아연실색해했다. 마찬가지로 침묵하는 가오파이가 속에서, 가이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그 이름을 불렀다.

「갤레온……인건가!?」

강철의 사자는 온 몸을 떨며, 카타프락트의 꼬리를 풀어냈다. 그곳으로 몇 줄기 빛줄기가 쏟아졌다. 패계왕 킹 제이더의 메이저 포격이다. 트리플 제로로 위력이 배가된 공격을 거뜬히 피하며, 갤레온은 우주를 달렸다. 그를 누구보다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로!

「또 같이 싸워주는거구나…… 나와!」

가이 역시 진공 속을 날았다. 일찍이 무수한 싸움을 같이 극복해낸 용자와 사자가, 지금 최대의 적을 앞에 두고 재회한 것이다. 용자는 소리쳤다.


「간다 갤레온! 퓨전!!」
(계속)

다음화 2020년 7월 31일(금)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을 이긴 GGG. 시시오 라이가를 되찾아서, 디스크 X 양산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가오가이고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는 흉보가, 오비트 베이스에 날아왔다! 전설의 솜니움이라 불리는 데우스는, 패계 가오가이고를 2005년으로 보내서, 패계의 권속에게 패배하는 역사를 개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라미아들에게 방해받았다.
한편, 2017년의 GGG 오비트 베이스에는 패계왕 킹 제이더가 습격해왔다. G스톤과 J쥬얼의 빛을 거듭한 실버리온 크러셔를 손에 들고!


number.08 禽 -PHOENIX- A.D. 2017 / 2005년 (6)




7

「실버리온 크러셔!」

GGG 오비트베이스를 앞둔 우주공간에, 패계의 권속인 솔다토 J와 르네의―――패계왕 킹 제이더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골디마그(정확히는 그 AI블록)가 없으면, 골디언 크러셔는 완성되지 않는다. 그런 예측에 희망을 지니고 있던 젊은 용자들은, 동요를 숨길 수 없었다.

「Oh No! 이런 수단이 있다니 예상 못했다고!」
「골디언 크러셔가 사용되면, 오비트 베이스가 단숨에 빛으로 되어버려!」
「아뇨, 저건 실버리온 크러셔! J쥬얼과 G스톤의 힘이 합쳐진거에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마이크, 천룡신, 성룡신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그 때, 그들을 일갈하는 통신파가 허공을 달렸다.

「모두 당황하지 마!」

그건 용자로보군단의 선두를 가던 초룡신――아니, 상룡과 합체한 상초룡신의 믿음직스러운 목소리.

「우리들에게는 GGG 스탭이 입안한 작전이 있다! 모두 성공을 믿고,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완수해!」

두려워하던 초AI들을, 다시금 분발시키는 힘을 지닌, 힘찬 목소리였다.

「그 말대로입니다! 저희들은 GGG의 용자로서, 승리를 믿는겁니다!」

빅 볼포그의 냉정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선배들의 말대로라고!」
「아아, 역시 역전의 용사는 다르군요. 자, Boys&Girls. 침착하게 가 볼까」

이 중에서는 중견이라 할 수 있는 격룡신과 빅 포르코트가, 서포트하듯 말을 걸었다. 순식간에 퍼졌던 동요가 잦아들고, 용자들은 다시 포메이션을 짰다.
그들에게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나아가는 가오파이가의 속에서, 가이는 깊은 안심감 비스무리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믿음직스러운 동료가 돌아와줬는걸……!)

삼중련태양계에서 귀환한 후, 가이는 젊은 용자들을 고무하며, 가혹한 싸움을 이어왔다. GGG 블루의 용자들이 믿음직스럽지 않다고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초룡신과 볼포그가 곁에 있어주는 안심감은 크다. 존다와의 싸움이 막을 열었던 그 무렵, 가이를 지지해 주었던 것이, 그 둘이었으니까.


「용자들이여…… 네놈들이 우주의 섭리를 잊어버린 이상!」
「이 힘에 저항할 수 있겠냐!」

실버리온 크러셔의 손잡이와 융합한 패계왕의 목이 울부짖었다. 동시에 크러셔의 상부가 폭발했다.
아니, 부숴진건 아니다. 8개의 파츠로 분해되어 각각이 그래비티 쇼크웨이브를 생성하는 독립된 부위GGD로서 전개되고 있다. 인류 사상 처음으로 중력충격파를 발생시키는 것을 성공한 골디언 해머는, 20m의 해머가 발생원이 되었다. 그 탓에 출력에도 발생범위에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인류는 목성결전에서 Z마스터라는 거대한 적과 대치했다. 그 교훈에서 개발된 것이 골디언 크러셔다. 중력충격파의 발생원을 고정장치가 아닌, 길이 20km에 이르도록 전개한 에너지 필드로 하는 것으로, 빛으로 바꾸는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포메이션 P의 발동 준비는!」

타이가의 물음에 알루에트가 재빨리 대답했다.

「앞으로 400초입니다!」

다음 순간, 알루에트의 모니터 화면에서, 몇개의 윈도우 표시가 사라져갔다.

「GGG 그린의 각기 관제는 모두 맡겨줘!」

소실된 윈도우는 모두 우츠기 미코토의 윈도우로 옮겨져 있었다. 기동부대 오퍼레이터로서의 임무와 "포메이션 P"의 설정―――아무리 알루에트가 천재라고 해도, 병렬작업에서는 정밀도도 속도도 떨어진다. 그리 간파한 미코토의 순간적인 판단이었다.

「미코토…… Je vous remerci」

대선배이기도 한 미코토의 판단에 감사하며, 알루에트는 타이핑중인 손을 재촉했다. 미코토 역시, 후배의 그런 모습에 기뻤다.

(알루에트…… 그 아이가, 이렇게 되다니……)

일찍이, 아직 5세였던 알루에트와 미코토는 한동안 행동을 같이 했던 적이 있었다. 알루에트가 기억을 잃은 것으로 그 인연은 잃었지만, 평범한 생활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파리까지 보러 간 적도 있었다.
패계의 권속에서 회복된 미코토를, 오비트 베이스에서 처음으로 마중나온 것도 알루에트였다(가이는 우주로 가기 전, 지상에서 검사, 입원한 병원으로 만나러 갔었다). G 아일랜드 시티에서 출발한 셔틀이 오비트 베이스와 도킹, 수용구역이 여압되는 것과 동시에 그리운 우주기지로 돌아온 미코토의 앞에, 아름다운 금발 여성이 있었다


「………어서 와, 미코토」
「저기……… 누구세요?」

그게, 알루에트와 재회한 미코토의 첫 목소리였다. 오비트 베이스에서 떠나, 10년이 지났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른스러워진 알루에트는 도저히 15세로 보이지 않았고, 기억 속의 어린아이와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 가이는 바로 알아채줬는데!」

재회를 손꼽아 기다리던 알루에트는, 그렇게 말하며 삐졌었다. 그런 행동에는 나이에 어울리는 귀여움이 엿보였다.
하지만, 이 며칠간의 연습에서, 알루에트가 우수한 오퍼레이터이며, 믿음직스러운 GGG 스탭 동료라는 것을 미코토도 알게 되었다.

(함께 힘내자, 알루에트………!)

이 싸움의 장래를 좌지우지할 수많은 요인 중 하나――포메이션 P. 그 성공을 향해, 메인 오더 룸의 스탭들도 온 힘을 다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전개를 마친 실버리온 크러셔에 대항하여, 400초의 유예를 확보한다는건 절망적이라 생각되었다. 패계왕 킹 제이더의 머리 위에 지금 이 순간, 에너지 필드가 완성되려고 하고 있었다.
그 순간 8개의 그림자가 맹렬히 8개의 GGD를 향해 덤벼들었다!

「모두, 간다!」

GGG 블루 기동부대 대장이 호령을 외쳤다. 의식 없는 사쿠라와 같이 다이브한 각성인 V2가, 체인으로 연결된 양팔을 사출했다. 그 내부에 충전된 강산성의 물질이 GGD중 하나에 쏟아졌다.

「더블 시냅스 탄격!」

이어서 초상룡신이 양 팔의 더블건과 허리춤의 더블 라이플을 일제 소사했다

「우오오오오오, 전탄발사!

격룡신은 양 팔에서 녹색과 황색의 용을 쏜다.

「울부짖어라 질풍! 울려퍼져라 뇌광! 쌍두룡!슈앙토우롱

천룡신은 마이크로 미사일로 살포한 거울 파편으로, 메이저를 난반사시켰다.

「천룡신……빛과 어둠의 춤!

상룡신의 등 부위에서, 은과 금의 광륜이 빛을 뿜었다.

「빛나라 월륜(月輪)! 가려라 일륜(日輪)! 별들의 원무(星たちの円舞)S o n n e n f i n s t e r n i s!」

빅 볼포그는 은빛의 팽이가 되어 GGD로 돌격했다.

「대회전대마탄!」

빅 포르코트도 마찬가지로 팽이처럼 춤추며, 미러입자의 차크람을 허공에 쏘아댔다.

「대회전마륜!」

마지막으로 마이크 사운더스 13세가 기라기랑 VV와 도카도캉 V를 손에 들고, 은빛의 디스크를 흉부 트레이에 삽입했다.

「C'mon Rock'n Roll! Disk F, Set On!!」

이어서 힘찬 고함을 내질렀다.

「웨이브 라이저!」

뜨거운 보컬을 타고, 가오파이가를 본뜬 그라비티 쇼크웨이브가 쏘아졌다!
여덟 용자들의 동시공격은 조금도 어긋나지 않고 8개의 GGD에 직격, 완전하게 파괴했다. 실버리언 크러셔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GGD 자체는 단단한 장갑 같은건 없는 파츠에 지나지 않는다. 에너지 필드가 완성되기 전에 돌격하면 유효한 공격이 가능한 것이다.
실버리온 크러셔의 공략에는 8개의 GGD에 동시공격을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GGG의 결론이며, 억지로라도 각성인 V2를 전열로 내던져야 했던 이유였다. 하지만, 이걸로 침묵할 패계왕이 아니다.

「J를 방해하게 두지 않겠어……!」

실버리온 크러셔의 손잡이를 잡고 있던, 목 없는 패계왕 킹 제이더가 전신에서 ES미사일을 발사했다.

「방해하게 두지는 않겠습니다……… 토모로 0117!」

서로의 수를 아는 자끼리――첩보로보가 대회전마탄으로 ES미사일을 차례대로 박살내어갔다.

「네놈, 빅 볼포그!」

과거, 몇번이고 "보라색의 로봇"이라 불렀던 그 목소리가, 분하다는 듯 그 이름을 불렀다. 적으로든 아군으로든, 다시 적으로 만나는 것도 묵은 인연이었다.

「용자녀석들, 제법이군…… 하지만, 이게 끝이라 생각하지 마라!」

솔다토 J가――패계왕의 머리파츠가 울부짖었다. 실버리온 크러셔에서 뿜어지는 오렌지빛의 오라는 완벽하게 박살낸 8개의 GGD를 즉석에서 재생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6500만년의 시간을 넘어, 녹슬어 문들어진 초룡신의 기체를 재생했던 그 파워가, 잔해로 감돌던 GGD군을 순식간에 되살렸다.

「아직이다! 몇번이든 계속 부순다!」

200m를 넘는 GGD. 그 재생 도중인 거체를 향해, 상초룡신이 더블 톤파를 휘두르며 돌격했다. 분자결합되어가는 부분부터, 하이파워 로봇의 굳센 파워가 부숴간다.

「오오!」

다른 용자들도 상초룡신을 본받아, GGD의 재생을 막기 위해 공격을 개시했다. GGG 스탭은 선제공격으로 GGD를 파괴한 후, 즉시 트리플 제로로 재생이 시작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 대응책은 단 하나. 힘이 다할 때 까지 계속해서 파괴하는 것. 실버리온 크러셔는 8개의 GGD가 하나라도 결손이 생기면, 에너지 필드를 완성할 수 없다. 즉, 항상 누군가가 눈 앞의 GGD를 파괴할 수 있다면, 실버리온 크러셔의 완전 발동을 봉쇄하는게 가능한 것이다.
여덟의 용자가 모여있기에! GGG 그린이 완전 복귀하여, GGG 블루와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이다. GGG의 총력을 다하면, 비록 상대가 패계왕이라 하더라도, 무서워할 일은 없다――!!

「무의미한 짓을……!」

다시 패계왕 킹제이더가 ES 미사일이나 5연 메이저포를 발사했다. 호우 같은 공격에 노출되면서도, 용자들은 싸웠다. 여덟 모두가 힘이 다했을 때, 오비트 베이스는 빛이 되어, 이 우주에서 사라지니까!

「……하나 짱, 사쿠라 누나의 모습은 어때!?」

익숙하지 않은 각성인 V2로 열심히 싸우면서, 마모루는 하나에게 물어보았다. 통상적으로 헤드 다이버가 한명이라도 의식을 잃으면 뉴로노이드는 가동이 정지된다. 하지만 이 10년간의 사쿠라의 상태는 혼수와도 다른 듯 하여, 의식은 없는데 듀얼 임펄스를 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카마츠의 괴로운 결단이었지만, 마모루에게도 결의가 있었다.

(내가 지켜야 해…… 오비트 베이스도, 사쿠라 누나도!)

마모루에게 특별하게 부탁받은 것도 있어서, 하나는 꼼꼼히 사쿠라의 바이탈 체크를 실시하고 있었다. 현재로서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괜찮아, 마모루 군!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대처할테니…… 마모루 군은 전투에 전념해!」

사쿠라의 세레브 헤드의 상태는, 하나의 콘솔로 모니터링 되어서 필요하면 투약도 실시할 수 있다. 하나는 마모루를 안심시키도록, 있는 힘껏 믿음직스럽게 말했다.

(그래…… 내가 계속 무섭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건, 마모루 군이나 모두가 지지해줬으니까. 지금은 내가 마모루 군을 지지할거야! 아무 불안도 없이 싸울 수 있게!)

하나의 백업을 얻어, 마모루는 각성인 V2로 싸워간다. 하지만, G스톤으로 구동되는 용자로보에 비하면, 링커 젤의 투석 한계가 있는 뉴로노이드는, 전투지속능력(継戦能力)에 불안이 있다. 원래는, 이 역할을 가오가이고가 담당할 터였던 것이다.

(이쿠미가 있어준다면……)

마모루의 머리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지났다. 하지만 고개를 저으며 무기력을 뿌리쳤다. 카이도에게는 이 작전에서 해야만 하는 소중한 역할이 있다. 지금은 각자의 장소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마모루는 괴로운 다이브를 계속하며, 지금 현재의 파트너를 향해 말을 걸었다.

「꼭 이기자, 사쿠라 누나……!」


「쌍두룡의 출력 저하! GGD2를 완전히 파괴할 수 없습니다!」
「천룡신, 멀티플 암드 컨테이너의 잔탄이 10% 미만으로 돌입! 보급이 필요합니다!」

미코토와 하나의 오퍼레이션에 긴장감이 높아져갔다. 이대로 싸움이 계속되면, 트리플 제로에 의한 재생속도가 용자들의 파괴속도를 웃도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되면 이 공간에 존재할 모든 것이 빛이 되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GGG 스탭은 아무도 그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세팅 완료입니다!」

알루에트가 두 장관을 돌아보며 보고했다.

「잘 했다, 알루에트 군!」
「좋아아아아아앗, 포메이션 P 발령!」

아카마츠 특무장관이 알루에트를 위로하며, 아카마츠 장관이 지령을 내렸다. 메인 오더 룸의 스탭은 그 지령에 근거하여, 디비전 플리트를 발진시켰다.

「무한연결수조함 〈미즈하〉, 분리 발진!」
「기동완수요새함 〈와다츠미〉, 변형 개시!」
「첩보경면유격함 〈야마츠미〉, 도킹 상태로 이행!」

프로젝트 Z시 개발된 와다츠미와 야마츠미는 미즈하를 지원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디비전 트레인〉 형태도 그 중 하나이며, 세 함의 렙톤 트래블러를 연결하는 것으로 고속 행성간 항행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 세 함에는, 아직도 숨겨진 기능이 존재한 것이다. 게다가 그건 양 박사나 타카노스케 박사의 손으로 개발된 후, 알루에트나 귀환한 라이가에 의해 더욱 더 개수를 받았다. 그 최종 마무리가 되는 시스템 조정도, 지금 완료되었다!

「용자로보 각기에! 포메이션 P 스탠바이! 즉시 축선상에서 회피해줘!」

미코토의 통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용자들은 퇴피를 시작했다.

「Nice Timing이라고…… 이 이상은 더는……」
「무리하지 마, 마이크 군」
「우리들의 임무는 완료했습니다. 지금은 생환에 집중을!」
「Loger. Beauty Sisters……」

GS라이드의 한계까지 싸운 용자들이, 실버리온 크러셔로부터 이탈했다. 방해자가 사라져, GGD는 즉시 재생을 완료. 에너지 필드가 완성되었다.

「용자 녀석들, 잘도 발버둥쳤군…… 이렇게까지 애를 먹을 줄이야」
「그것도 끝이야. 서둘러, J. GGG도 대항책을 준비한 듯 한걸」

르네의 시선이 바라보는 곳은 미즈하, 와다츠미, 야마츠미가 도킹한 거대한 구조체다. 열차 형태가 된 미즈하가 둥글게 고리처럼 되어, 그 내측을 야마츠미와 와다츠미가 채우고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원반형태로, 우주에 피어난 꽃 같았다.

「어떤 기능이 있더라도…… 빛으로 만들어버리면 관계 없어. 간다!」

목이 없는 패계왕 킹 제이더가 실버리온 크러셔를 치켜들고, 그곳에서 전개된 8기의 GGD가 전체 길이 20km의 에너지 필드를 발생시킨다! 그 빛나는 필드는 어느덧 새 같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우주공간에 날개를 펼치는 오렌지빛의 오라를 휘금은 독수리. 그건 패계의 에너지의 구현화이며, 모든 것을 부수려고 하는 의지의 모습. 애당초 트리플 제로라는 에너지에는 지적생명체를 섬멸하려는 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임종으로 향하는 역학에 영향을 받은 자의 의지가, 형태를 얻은 것이다.
전방에 가로막는 모든 것을 빛으로 바꾸기 위해, 불사조가 날개를 퍼덕였다. 그 전방에 있는 것은 인류의 희망인 우주의 요새.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 요새를 지키는 힘이 존재했다――그 이름은, 프로텍트 리플렉터(プロテクトリフレクサー)!

「공간 반전률 80을 돌파!」
「리플렉션 실드, 임계까지 287000!」

알루에트와 하나의 보고를 들으며, 휴마가 히죽 웃었다.

「UN 평의회 겁쟁이들이, 도움이 될 날이 올 줄이야!」
「Oh, 게키! 그거 애당초 MO'DU, 너희들이 반란한 탓이라GO」

타이가 코타로 이하 구 GGG 스탭에 의한 10년 전의 반란사건. 이 때 그들이 디비전 플리트를 가지고 간 후, 포메이션 G의 프로텍트 해제 키까지 손에 넣었다는 사실은 UN 상층부를 뒤흔들었다.
그들이 그럴 마음만 먹으면, 골디언 크러셔로 전 인류를 일방적으로 섬멸조차 할 수 있었으니까. 삼중련 태양계에서 일어난 진실이 귀환한 마모루와 카이도의 입에서 전해졌음에도 여전히 망상과도 다름 없는 걱정을 하는 자는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개발된 것이――디비전 플리트 3기로 만들어진 창을 막을 수 있는, 신형 디비전 플리트 3기를 통한 방패――즉, 프로텍트 리플렉터다.

오비트 베이스여, 빛이 되어라!!

솔다토 J와 르네의 목소리가 겹쳐, 오렌지빛의 독수리가 돌격해온다. 에너지 필드는 우주에 핀 꽃의 중앙에 직격, 한 순간에 빛으로 바꿨다―――라고 보였다.
하지만, 중력충격파로 광자변환된 것은, 꽃의 중심부에 부유하던 데브리에 지나지 않았다. 빛의 독수리는 거울의 꽃에 빨려들어 다시 날아올랐다――자신이 온 방향으로

「뭐!?」

신형 디비전 플리트 3기가 렙톤 트래블러 3기의 출력으로 발생시킨건 거대한 반사경이다. 아니, 정확히는 거울이 아니다. 미즈하의 원형 함체로 구성하고 있는 고리 내부는 공간이 왜곡반전되어 있다. 디바이딩 드라이버에 이용되는 공간만곡기술로, 고리의 입구와 출구를 힘껏 비틀어 직결시킨 것이다. 어떤 강대한 공격도, 공간을 비틀어 구부려서 반전시키면 얌전히 따를 수 밖에 없다.
되돌아온 빛의 독수리는 정면에서 패계왕 킹 제이더를 집어삼켰다!

「아아아아아앗!」

토모로의 괴로운 울음소리가 우주공간에 울렸다.

「성공이다!」
「실버리온 크러셔의 중력충격파, 100% 반전에 성공!」

UN 평의회가 꾸민 것은, 골디언 크러셔로 반란자들에게 공격받았을 경우, 그 모든 것을 반대로 되받아쳐주다는 것이었다. 짖궂게도, 그들의 그 신중함, 주도함이 지금 지구를 구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킹 제이더는 어떻게 됐지!」
「반응관측할수없습니다저중력충격파이기에한순간에빛이되었다고생각합니다발견되지않습니다……」

타이가의 물음에 타마라가 대답했다. 분명 그렇게 생각하는게 올바르겠지. 휘몰아치는 중력충격파의 폭풍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자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아직이야, 아직 긴장을 풀지 마!」
「그래! J가…… 토모로가 이런 곳에서!」

지금도 완전히 확산되지 않은 중력충격파 속을 돌진하는, 한 줄기의 빛. 아니, 그건 빛을 궤뚫는 한 가닥의 화살이다.

가이와 카이도가 탄 용자왕 가오파이가. 오른팔에 커넥트한 골디언 더블해머가, 그래비티 버스트 기능으로 중력충격파를 감쇠하며 돌진하고 있었다.


「크하하하하하! 이몸에게 걸리면 이런건, 산들바람이나 다름없다고!!」

휘몰아치는 중력충격파도, 발생원이 가동정지하면 잦아들 터. 그리고, 그 중심이야말로, 가오파이가가 노리는 것이 있을 터였다―――있다!
섬광의 중심에 자리잡은, 패계왕 킹제이더의 수급. 아니, 그건 본체가 뿜어낸, 공격적인 의지의 구현화에 지나지 않는다. 실체는 오라의 중심에 있다.
그리고 가오파이가는 드디어 붙잡았다. 오라의 중심핵, 패계왕 킹제이더에게로!
아무리 패계왕이 강대하더라도, 그 힘을 이용하면 틈을 만들 수 있다. 그 순간, 가이와 카이도가 돌격한다――이것이 작전의 최종단계다.

「……솔다토 J! 르네! 너희를 돌려받겠어!」

(계속)

다음화 2020년 7월 15일(수)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
《지난화까지의 줄거리》

패계의 권속에 의하여, 전 세계에 트리플 제로가 확산되었다! 제로로보가 대량 발생하고, 지구 전역이 제압될때까지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용신 4자매에 의한 기적의 심메트리컬 도킹으로, 패계 환룡신과 패계 강룡신을 이긴 GGG. 시시오 라이가를 되찾아서, 디스크 X 양산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가오가이고가 패계의 권속이 되었다는 흉보가, 오비트 베이스에 날아왔다! 전설의 솜니움이라 불리는 데우스는, 패계 가오가이고와 함께 어딘가로 떠나, 라미아들이 그 뒤를 쫓는다―――


number.08 禽 -PHOENIX- A.D. 2017 / ????년 (5)


6(承-前)
시간의 강을 떨어져 내리는 외딴 그림자가 있다.
아니, 떨어져 간다는 표현은 올바른걸까. 적어도 관찰자에게 인식되는 한도 내에서는, 시간의 강에는 벡터가 존재한다. 유구한 태고로부터, 아득한 미래로 이어져가는 향기로운 시간의 흐름.
과거로 향하는 외딴 그림자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도중이라 할 수 있겠지. 그래도 외딴 그림자의 현 상태는 "낙하"라 부르기에 어울렸다. 왜냐면 필연이라고도 해야 할 인력에 끌려들어가는 이동이었기 때문이다.
어딘가로 낙하해가는 외딴 그림자――그 이름은 〈패계 가오가이고〉. 가슴에 왕관을 품은 검은 광택의 거체. 그리고 지금은, 새벽빛의 타오르는듯한 환상의 불꽃을 두르고 있다. 내부에는 두 생명체가 숨쉬고 있지만, 의식을 잃고 있는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 평상시 속하는 영역보다도, 고차원의 정보가 흘러넘치는 이 강 속에서는, 세계를 지각하는 것 만으로도 뇌에 크나큰 부하가 걸릴테니까.

그리고, 그 외딴 그림자 주위에는, 일곱의 작은 개체가 마찬가지로 낙하중이었다. 고차원의 정보도, 공간으로서의 위상이 완전히 다른 영역도, 그들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런이런, 겨우 납득이 되는군요』

음성언어를 전달하는 매질로서의 공기가 존재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이 영역에서 태연하게 의지소통을 해내는 자들――솜니움. 그들은 행동을 같이 하는 동지가 아니다. 데우스라 불리는 전설의 솜니움과, 그를 뒤쫓아 온 여섯이다. 자신의 의지를 발신한 것은, 추격자중 하나인 라이.

『유구한 태고로부터 살아왔다고 칭송되는 전설의 솜니움, 그 이름은 데우스――』

노래하는 듯한 의지에 맞춰, 라이는 애용하는 현악기를 튕겼다. 하지만, 말도 할 수 없는 이 곳에서, 소리가 날 리 없다. 연주가 불발로 끝난 것을 애석해하는듯한 표정으로, 의지의 발신을 계속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 솜니움이 환경에 적응하더라도, 육체가 물질인 이상, 영원한 시간동안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 그러면, 진실은 단 하나』
『끄응……시간의 강을 헤엄쳐서, 수많은 시대에 존재하게 된다. 그 목격담이 집적되어, 어느덧 전설이 되었다』

라이가 지적하려던 진실을, 옆에서 라칸이 가로챘다. 조금 불만스러운듯한 표정을 짓는 라이는 신경도 쓰지 않고, 라칸은 말을 이었다.

『으음…… 너를 경시하고 있는건 아니다. 가장 옛된(最古) 솜니움. 그런 희소한 힘을 지닌 아니무스의 열매. 어떻게 손에 넣은거지? 나로서는, 영원을 살아가는 것 보다도 아득하게 훌륭하다만』

진심으로 칭찬하는 표정이 라칸에게서 떠오른다.

『어떻게라고는 해도, 아무 고생도 하지 않아. 나 자신이, 그런 열매의 숙주로 태어났다. ……그 뿐이야』
『스스로 아니무스의 숙주가 되는 특이체질인가…… 그렇다고 해도, 다른 아니무스를 경시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렇게 고한 것은 라미아다. 언제나 침착한 솜니움이지만, 그 의지에는 차가운 불길같은 분노가 꾹꾹 눌러담겨져 있었다.
아니무스라는 식물의 열매는, 마음 있는 생명체의 생명을 결정화한 것. 말하자면 혼백 그 자체라고 해도 좋다. 그것을 섭취한다는 행위는, 솜니움에게 있어서 지극히 신성한 일이다. 그저 먹이사슬상, 하위의 생물을 먹는다는 것 만이 아니다――라미아를 비롯한 수많은 솜니움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때로는 목숨을 걸어서까지 인간을 위해 싸운다. 요코하마의 세풀크룸에서, 아니무스의 꽃밭을 짓밟고 있던 데우스의 모습을, 라미아는 잊지 않았다.

『섭취하는 생명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다……라. 마치 인간이 지니는 듯한 유치한 윤리구나. 아무래도, 나와 너희들 사이에는, 인간에게 돌리는 애정의 가치가 다른 것 같은걸』
『그럼, 네놈이 품은 사랑이란 어떤거지. 새벽의 영기에 의한 인간의 멸망――너는 봤겠지?』

마침내, 라미아는 결정적인 물음을 던졌다. 잠시간의 시간을 두고, 데우스는 긍정의 의지로 답했다.

『남겨진 세번의 위기 중, 첫번째를 너희들과 인간은 넘었어. 하지만, 두번째……불꽃의 맹금과의 싸움에서, 인간과 너희들 대부분이 사그라들어.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도 세번째의 위기 앞에서 져 버리지…… 그게, 내가 봐 온 역사다』

데우스의 의지에 반응하는 자는 없다. 그것이 진실이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데우스는 예상을 고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동을 통해서 봐 온 미래를, 단순하게 고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걱정할 일은 없어. 이대로, 지구상에서 지성을 지니는 존재가 멸망해버리는건 아까우니까. 내가 다시금 어떻게든 해 보일게』
『으음…… 다시금이란, 무슨 의미지. 지금까지 네가 지성체를 지켜왔다는 건가?』
『그래. 나는 힘 없는 보는 자. 그리고, 시간의 수면에 조약돌을 던지는 자. 비록 자그마한 물결이라도, 그건 넓게 퍼져서 시간의 강을 새로운 흐름으로 이끌 수 있어』

몇달 전에도, 챤디와 행동을 같이 하는 소년에게 몇가지 암시를 주는 것으로, 가오가이고가 패계의 권속에게 승리할 계기를 주었다. 그 행위는, 틀림없이 시간의 흐름을 확정한 자가 아니면, 불가능했겠지.

『시간의 강이란 평범하지 않아. 나나 나와 같은 존재가, 끊임없이 흐름을 비틀고 구부리고, 막아내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어. 그렇기에 인간이라는 취약한 지성체가, 이렇게까지 번영할 수 있는거야』
『나………인간, 정말 좋아…… 그건 좋은 일이라 생각해………』

즉석에서 동의한건, 평상시에는 좀처럼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 히이라기다. 온화하고 호오(好惡)의 감정을 지니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거인이지만, 이 정도로 인류에게 호의를 품고 있던 것이다.

『그렇지?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을 잘 지켜봐줘』

그렇게 말하면서, 데우스는 패계 가오가이고라는 이름의 외딴 그림자를 보았다.

『이 조약돌로, 나는 시간의 강을 새로운 곳으로 이끌거야. 사람이 우주의 섭리 앞에서 멸망할 리 없는 역사로 말이지――』

히이라기의 표정이 희망으로 빛났다. 하지만 다른 자들은――

이윽고, 조약돌은 어느 강가로 흘러들었다.



7

――때는 A.D. 2005년 4월 11일. 지구 인류에게 있어서 기나긴 고난의 나날.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해야 하는,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는 날이다.

첫 출격에서, 지구외지성체인정넘버-2EI-02를 격파한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앞에, 이변이 발생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갈라진 틈"이 생긴 것이다. 시시오 가이와 아마미 마모루 소년 앞에, 누군가가 나타난다――허공에 생긴 틈에서 기어나오듯.

「뭐지…… 저건!」

그 갈라진 틈이 템푸스라 불리는 능력으로, 시간의 강을 비집고 열린 것이라고는, 가이도 마모루도 몰랐다. 갈라진 곳에서 깊고 짙은 안개도 피어나서, 주변을 덮어간다. GGG 베이타워 기지에서는 이 순간, 신주쿠 부도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게 되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 나타난 외딴 그림자――패계 가오가이고의 어깨에는, 이 시점에서의 마모루와 동년대로 보이는 소년이 타고 있었다.

『자, 동포여. 변신해라…… 그리고 용자왕과 힘을 합쳐, 새벽의 앞잡이를 쓰러트려라!』

그런 의지를 발하며, 패계 가오가이고에게서 뛰어내린 데우스의 이마에, 더욱 더 눈부실 정도로 십자광이 점멸한다. 거세게 선언하는 의지에 반론하지 않고, 솜니움들은 꺼내든 아니무스의 열매를 베어물기 시작했다.
라미아가 합성 포르테를, 라칸이 오우그를, 라이가 아리만을, 유우야가 루메를, 히이라기가 폰두스를, 가쥬마루가 투르바를――각자의 열매를 먹으며 변신해간다.
각각 5m를 넘는 거대한 생체로 변모, 어떤 자는 대지를 밟고, 어떤 자는 공중에 부유하여, 가오가이가나 마모루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뭐, 뭐야 저거!?」

공중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마모루가, 무서워서 소리쳤다. 무리도 아니겠지. 학교 행사료 유메노시마로 왔는데, 갑자기 지구외지성체의 로봇에 휘말려들고, 수수께끼의 방위조직의 로봇과의 싸움에 휘말려들었다. 그 후, 자신의 몸에 미지의 힘이 발현되고, 게다가 이형의 로봇과 괴수들이 출현한 것이다.

「이 녀석들은 도대체…… 적인가!?」

갤레온이 가져온 정보를 해석한 GGG에서, 여러 시뮬레이션을 반복해온 가이에게 있어서도, 이건 상정외의 사태였다.
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검은 괴수――베터맨 오우그가 흉문에서 무지개빛 입자를 내뿜었다.

Pectusfollis.Sanctus!
무지개빛의 면역입자로, 여섯의 변신체는 몸이 분해되어 퍼즐처럼 짜맞춰진다. 이윽고 완성되는, 용자왕에 필적하는 30m급의 거체.

『그래. 그 모습이야――솜니움이 환경 적응 끝에 손에 넣은 모습 〈카타프락트(Cataphract)〉!』
(※역주 : 카타프락트(カタフラクト) - 그리스어의 카타프락토스(κατάφρακτος)의 복수형 카타프락토이(κατάφρακτοι)에서 온 단어. 완전무장 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동시에 "철갑기병"을 의미한다.)
카타프락트라고 불린 합체 베터맨은, 그 목을 데우스에게 향했다.

『카타프락트와 힘을 합치면, 용자왕은 새벽의 앞잡이를 쓰러트릴 수 있어! 그리고 2005년에 녀석들을 격파한 지식은 연구되어, 2017년에 인간의 힘을 더욱 갈고 닦게 되지! 그래, 난 이렇게 역사를 짜내려왔어…… 가라, 카타프락트!』

베터맨 카타프락트. 여섯의 의식대로 조종되는 거인이 돌격했다.

『새벽의 앞잡이를 때려부숴라!』

카타프락트가 오른팔을 치켜들었다. 그 내부에 아오노 케이타와 사이 히노키가 잠든, 패계 가오가이고를 향해서――
하지만 휘둘러진 곳은, 다른 하나의 용자왕이었다. 그 머리 부분을 잡고, 가슴의 갤레온에 얼굴을 접근한다.

「이 녀석, 나를 노리고――!」

허를 찔린 가이의 반응은 늦었다. 애당초 초전투의 영향으로 과잉으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사이보그 보디가 기능부전을 일으키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카타프락트는 열려진 턱에서, 녹색의 빛을 뿜었다.


『Pectusfollis Viride――』

갤레온 내부로 방출된 면역입자가, 사이보그 보디에 간섭, 기능을 정지시켰다. 안전기능에 따라 기체 밖으로 배출된 가이를, 카타프락트는 왼손으로 받아냈다.

『무, 무슨 짓을 하는거야――!?』

데우스가 아연실색한 의지를 뿜었다. 이 세상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보았다고 자인하는 데우스에게 있어서, 그건 일찍이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다――그래. 그 이름은 경악.
베터맨 카타프락트는 가오가이가를 해방하고는, 비어있는 오른 팔로 공중의 마모루를 잡았다.

「아앗, 이거 놔――!」

『Pectusfollis Flavum――』

이번에는 하얀 면역입자로 마모루를 기절시켰다. 그리고, 두 손으로 잡고 있던 가이와 마모루를, 발 밑의 땅에 나란히 놓았다.

『라, 라미아여―― 라칸이여. 자네들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거지!』
『으음…… 모든 것을 간파하는 데우스가, 우리들의 행동은 알지 못하는 것인가?』

카타프락트의 안에서, 라칸이 비웃었다.

『당연하지――내가 이 시대에 간섭하는 것은, 지금 이게 처음이니까. 왜, 이런 짓을…… 너희들은 인간이 멸망해도 상관 없다는건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들은 인간과 함께, 새벽의 영기에게서 살아남겠어』

단언하는 듯한 의사에, 데우스가 적의를 보였다.

『어떻게! 이 시대의 인간에게 손을 빌려주면, 12년 후에 도와주는 것 보다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건 우리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
『도대체 왜……!』

데우스의 물음에, 라미아가 아니라, 라이가 대답했다.

『당신의 목적대로 움직이면, 역사가 분기되어 버리니까 말이지』

평상시에는 경박하게 익살맞은 태도를 취하는 라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냉철한 의지. 이 문제가 그에게 있어서, 아니 그들에게 있어서, 간단하게 말할 수 있을 내용이 아니라는걸 보이고 있었다.

『데우스여, 그대는 소인들에게 숨기고 있는게 있겠죠―― 역사는 개편되는 일은 없다. 그저 분기할 뿐이다라는걸

라이의 의지는, 인간이 평상시 사용하는 평범한 표현이 많다. 인류가 적은 서적을 읽는 것이 개인적인 취미이기 때문이다. 그가 림피드 채널에 맞춰 입술을 움직여서 실제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속임수도, 인간과의 대화를 즐기기 위해 습득한 것이다.

『그게 어쨌다는거지? 간섭자는 분기한 후의 역사를 살게 되는걸. 개편되는 것과 같잖아――』
『그게 같다고 생각하는건 당신뿐이랍니다. 데우스 군. 소인들이 여행을 떠난 2017년에 놔두고 온 자들과, 분기한 후의 2017년에 사는 자들은, 같은 자가 아니니까. 비록 생물학적으로 동일개체라고 해도 말이지』
『――라이의 인식은 올바르다. 같이 보낸 시간을 공유하지 않은 그들은 완전히 별개의 존재다』

라이의 의지를 뒤이은 라미아도, 마찬가지로 강하고 냉철하고 단단한, 영하의 얼음 같은 의지를 발했다.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지? 분기한 후 새로운 역사를 밟아가면, 멸했던 자들을 구하는 것도 할 수 있어. 그들과 한번 더 존재하고 싶다고는 생각한 적 없는거야―― 파키라 장로나 보다이쥬, 그리고 세메와』

그 이름을 듣고, 히이라기와 가쥬마루, 유우야의 의식이 흔들렸다. 각각 같은 열매의 내성을 지닌다. 육친과도 동등한 자. 아니, 생물학적인 연결 이상으로, 히이라기는 파키라 장로에게, 가쥬마루는 보다이쥬에게, 유우야는 세메에게 깊은 인연을 지니고 있는게 엿보였다.

『데우스여――너는 솜니움의 동포이면서도, 우리들을 너무 모르는군』
『우리는 멸해진 자들을 애도할 망정, 소생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
『그, 그건 열심히 살고 멸해진 자들에게의 모역이야……』

유우야가, 가쥬마루가, 그리고 히이라기가 스스로의 의지를 드러냈다. 인류라는 친구를 잃어버리는걸 두려워하던 히이라기가, 파키라 장로와의 재회를 바라지 않을줄이야――데우스에게 있어서 뜻밖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간섭으로 역사가 분기했을 경우, 우리들은 원래의 역사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라미아는 시간의 강이라는 것의 성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시간을 거스르는 항행자에게 간섭될 경우, 시간의 강은 간섭을 받기 전의 흐름과, 간섭을 받은 후의 흐름으로 분기된다. 그 때, 간섭자가 다시 시간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본래의 미래로는 도달할 수 없다.
그래. 역사개변이라는 사상은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2017년에서, 양 롱리가 생각했던 가능성은, 시간을 넘는 방법이 없는 인간이라는 종의 인식의 한계였던 것이다.

『분기 후의 새로운 미래로 귀환한다――그것은 세메들이 멸해서까지 지켜낸 세계를, 버린다는 거다. 우리들은, 그걸 견딜 수 없다――』

라미아는 핏빛의 눈을 좁혔다. 그건 공포였을지도 모른다. 파키라 장로나 보다이쥬, 세메와의 새로운 이별을 강요당하는 것에 대해서.


『───』

데우스는 한동안,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안개 속에 갇힌 신주쿠 신도심. 거기 존재하는 자들을 바라봤다. 자신과 카타프락트. 케이타와 히노키를 태운채로 있는 패계 가오가이고. 가이를 잃고 기동정지한 가오가이가. 그리고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가이와 마모루――

『……마음대로 해』

데우스는 툭 내뱉듯 의지를 발했다.

『너희들이 나와 같은 역사를 거절한다면, 간섭을 중지한 세계에서 인류와 같이 멸망해가라고. 난 다시 다른 시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 뿐이야』

데우스는 관두의 속으로 손을 넣었다. 거기 있어야 할 작은 주머니를 꺼내려다가, 순간 표정이 변했다――

『─――!』
『이런이런, 이걸 찾으시나요?』

라이가 평상시처럼 익살맞은 의지를 발했다. 그가 변신한 베터맨 아리만. 즉, 카타프락트의 꼬리 부분의 끝에, 작은 주머니가 달려 있었다. 그건, 데우스가 템푸스의 열매를 담아둔 주머니였다.

『너――어느 틈에!』
『시간의 강을 건너던 동안, 틈을 봐서……려나요』

작은 주머니 속에는, 몇개의 템푸스가 있었다. 희소한 열매, 그 전부인 것 같았다.

『원래의 시대로 돌아간다면, 소인들과 동행하겠습니까?』
『누가!』
『이런, 유감이군요. 소인으로서는 사과할 셈이었는데─―』

소지한 템푸스 열매를 모두 잃었다고 해도, 또 자신이 숙주인 아니무스의 꽃이 피면 될 뿐. 데우스로서는, 이 2005년에 머물러서 그걸 그저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너희들은 어쩔 셈이지? 인간이 멸망하는건 슬프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에서 살아가는 것도 거절했다는 것은, 어떻게 할 셈이지?』
『흥… 대답이 알고 싶다면, 우리들이 살아간 후의 역사를, 엿보러 가면 된다. 열매가 생기기 까지, 얼마나 되는 시간이 필요로 할지는 모르겠다만』

다시 비웃는듯한 라칸의 의지. 이렇게까지 듣고, 데우스가 그 이상의 대답을 바랄 일은 없었다.

일동에게 등을 돌리고, 데우스가 안개 너머로 사라진 후――가쥬마루가 상쾌한 표정으로 라미아를 바라봤다.

『감사할게. 라미아. 그 세계를 버렸으면, 난 샤라를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 테니까!』

라미아가 처음으로 보는 표정이었다. 아마 샤라 외의 자에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얼굴이겠지. 여기서 그들이 데우스의 유혹을 받아들였다면, 역사는 새로운 분기로 돌입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록 템푸스의 열매로 미래로 돌아가더라도, 낯선 미래가 되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샤라가 있다고 해도, 다른 존재가 되어 있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뒷처리가 큰일인걸……』

라며, 유우야가 주변을 둘러봤다. 라미아가 선언한 것 처럼, 역사를 분기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이 2005년에, 미래로부터의 간섭의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된다. 가이나 마모루의 기억도 지워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아직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으음…… 그래서 어떻게 할거지, 라미아. 역사를 분기시키지 않고, 새벽의 영기를 이겨낼 방법을, 찾은건가?』
『――물론이다』

라미아는 수긍하며, 카타프락토이의 머리 부분으로 옆을 돌아봤다. 거기에는 두 용자왕이 쓰러져 있었다.

『우리 솜니움과 인간――그 모든 힘을 결집한다』



* * *


「……뭐가 일어난거지?」

시시오 가이는 머리를 흔들며, 현기증 같은 감각을 뿌리쳤다. 격파한 EI-02의 내부에서 코어를 적출해낸 후, 갑자기 눈 앞이 암전된듯한 감각이 있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지금은 일단, 이 코어를 파괴해야……!)

적의 코어를 쥐고 있는 가오가이가의 손에, 힘을 집중했다. 그 때, 소년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걸 부숴서는 안 돼에에엣!」

――이 후, 시시오 가이와 아마미 마모루는 영혼의 형제로서, 무수한 시련을 같이 극복해간다. 그 모든 것이 2005년에 시작되어, 최대의 시련이 2017년에 찾아오게 된 것이었다.
(계속)

다음화 2020년 6월 15일(월) 갱신 예정
Posted by 리나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