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만남
링크 대타의 Grand Order/사룡백년전쟁 오를레앙
2021. 9. 30. 08:56
사룡백년전쟁
숲 속의 만남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르기까지, 수천년간 자아내진 인간이라는 종의 발자취. 그 모두가 단숨에 흔적도 없이 타버린 『인리소각』이라는 종말의 참극과 절망.
그 사건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밤하늘이 아니라 역사를 지켜보는 천문대 『인리계속보증기관 피니스 칼데아』
사람의 세계의, 인리의 최후의 희망으로서 수많은 희생과 난관을 극복하여 가동을 시작한 칼데아가, 본격적으로 임하게 된 제1특이점의 수복.
수백년 전의 프랑스의 땅에서, 작고 귀여운 예정 외의 인원이 섞여있었지만 무사히 레이시프트를 성공하여, 첫 마을 사람……이 아니라 첫 프랑스 사람에게 일단은 우호적인 접촉을………, 하고 어설프게나마 최선을 다한 첫 걸음을 내딛고 겨우 몇분 후.
「저기다, 놓치지 마!!」
「이상한 장비로 무장한데다가, 명백하게 적대행동까지 취한 녀석들이다!!
이 사태와 무관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니, 잡아서 심문해라!!」
인류 최후의 희망을 맡게 된 마스터와 서번트는, 단숨에 궁지에 몰려있었다.
「죄송해요, 마스터. 제 방패 다루는게 미숙해서……윽!」
「애당초, 그 특대 둔기로 원만하게 칼등치기를 한다는게 무모한 일이었으니까!!!」
「포―――우!」
접촉에 실패하고, 반격해야 할까 말까를 거론해야 하는 두번째 행동에서, 설득도 도망도 아니라 실력행사로 다물게 한다는 선택지가 가장 먼저 나온 시점에서, 리츠카는 자신의 판단 미스와 인식의 엇갈림을 느끼고 있었다.
(마슈 만이 아냐, 닥터도 상당히 물정 모르고 있어…… 연구소 외의 세계를, 정보로밖에 모른다는걸까)
열심. 확실히 열심히 하고 있다는건 알고 있다. 「이렇게 되었다면 이렇게 하자」라고, 온갖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상정과 시뮬레이션을 거듭했을거라는건 상상할 수 있었다.
그것밖에 할 수 없고, 그것밖에 모른다. 그렇기에 상정 외의 예상외의 사태에 약한 것이다.
『적의를 가지지 않고 미소로 말을 건다』라는 최대급 우호적 어프로치가 통하지 않는다. 는 커녕 오히려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이런 상정외의 사태를 대응하지 못해서 패닉에 빠진 결과, 『실력행사』라는 무엇보다도 단순하며 쉬운 대처법을 골라버렸겠지.
마슈는 물론이고, 로마니도, 자신과 칼데아와 인리의 아군이라 진심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사전지식도 각오도 없이 이런 세계와 사태에 발을 디디게 된 처지가 되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해설과 보조가 필요한 생초짜로서는,
전문분야에서는 의지가 되는 사람이, 그 외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오히려 이쪽이 서포트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처음으로 깨달은 이 사태는 상당히 하드했다.
「저기, 마스터…… 잠시 생각했는데요.
병사 분들은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정하고 서로 이야기하면 오해를 풀 수 있는건 아닐까요」
「그 발상이 나올 수 있으면, 왜 실력행사가 먼저였는데!?
이미 몇명 후려갈겨버렸으니 이제 와서라고, 완전히 적대시되니까 들을 리가 없어!!」
「죄,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조심하자고!!」
「네…」
명백하게 낙담해버린 마슈가, 필사적으로 달리면서도 어떻게든 덧붙인 『다음부터』라는 말을 눈치챘을지 어떨지는 이상하지만, 역시 이 곳에서 이 이상의 서포트는 어렵다.
진지하고 깊숙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는 마슈를, 너무 오랫동안 혼자 낙담하게 만들면 뒷일이 두렵다.
마슈와 다시 제대로 이야기 하기 위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빨리 이 위기를 타파해야 한다.
서번트인 마슈에게 의지할 뿐만이 아니라, 변변찮은 왕초보 마스터로서도, 리츠카는 필사적으로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닥터, 이 부근에 몸을 숨길만한 곳 없어!?」
《진행방향에 숲이 있어. 나무 사이로 숨으면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숲인가…」
《어, 어라…… 왜 그래, 리츠카 군. 무슨 문제라도?》
「……아무것도 아냐. 고마워 닥터.
마슈, 들었지!!
일단 지금은 추격자를 떨쳐내는데 집중해!!」
「네, 마스터. 마슈 키리에라이트. 확인했습니다!!」
로마니의 진언과 서포트를 통해, 숲으로 도망친 리츠카와 마슈였지만, 상황은 타개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었다.
「이제 됐어요, 마스터…… 선배. 절 두고 도망쳐주세요」
「아직 아무것도 된게 아닌데 무슨 말 하는거야, 포기하지 마!!」
「죄송해요…… 저, 선배의 힘이 되기는 커녕, 방해만 하는 상황을 더는 참을 수 없어요」
《정신차려, 마슈. 리츠카 군이 말하는 대로야, 포기하지 마!!
아아아아아 어쩌지, 나 때문이야.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숲으로 도망치라고 해서……》
「다 빈치 짱. 닥터는 맡겼어. 이 상황에서 둘을 동시에 보충하는건 역시 무리야!!」
《라져, 맡겨줘~.
이쪽은 신경쓰지 말고, 리츠카 군은 어쨌든지 자신들의 안전확보에 전념해줬으면 해》
로마니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통신에서 떨어지는걸 들으며, 리츠카는 반쯤 주저앉은 마슈의 손을 잡아끌고 앞으로 나선다.
추격자는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이 자신들을 놓친다. 혹은 추적을 포기한다. 그런 낙관적인 기대는 리츠카의 머리속에서 가장 먼저 없어져 있었다.
숲이 아무리 깊고 어둡더라도, 자신들이 아무리 신중하게 몸을 숨기더라도.
마슈의 커다란 방패를 억지로 끌고 온 흔적이 사방에 남아버린 이상, 따라잡혀서 발견되는건 시간문제라는걸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이랬다면, 쓸데없이 배려 말고, 그 때 제대로 말해둘걸 그랬어.
그랬다면, 조금이라도 다른, 제대로 된 선택지가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숲』이라고 들은 시점에서, 리츠카는 이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필사적인 서포트가 꽝이었다니, 그 요인이 자신의 장비에 있다니, 그걸 지적하면 로마니와 마슈가 얼마나 낙담할지, 그렇게 생각하니 아무래도 말할 수 없었다.
뭐라도 하자, 뭐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네 라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론짓고.
그 결과가 이거다. 생각보다 더욱 낙담한 마슈와 혼란에 빠진 로마니.
근성론의 정신론으로는 어쩔 수 없다. 틀림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는 최후의 수단을, 독선에서 나온 선의로 밀어버린건, 다른 누구도 아니라 자신이다.
사태를 얕잡아 보던 건, 세상 물정 모르던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고, 이제 와서 후회해도 어쩔 수 없다. 보충하든 사과하든, 다시 제대로 이야기하는 것도, 모두 이 궁지를 벗어나서 살아남은 뒤의 일이다.
인류 최후의 희망으로서, 마스터로서…… 마슈가 존경해주는 『선배』로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마슈의 손을 잡아 끌고, 힘 없이 고개 숙이는 방패의 소녀를 그 등으로 지키면서, 리츠카는 필사적으로 눈 앞의 수풀을 헤쳐나갔다.
나뭇가지와 잎사귀로 빛이 가로막혀 어슴푸레했던 시야가 밝게 보인 것은, 정말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너, 누구?」
「그거, 내가 할 소린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대로 품은 의문이 입으로 바로 흘러나와버렸다.
그런 리츠카의 얼빠진 질문에, 반 정도는 어이없는 목소리로, 그래도 의리있게 대답한건, 후드를 깊이 눌러써서 코 아래밖에 보이지 않는 소년이었다.
소년의 손에 들린건 가지로 꽂은 생선구이. 아무래도 식사를 방해해버린 것 같아서, 말투나 슬쩍 보이는 표정에 약간의 짜증이 보인건 그것 때문일까.
숲을 가로지르는 강가의 조금 열린 공터. 장작이 반쯤 숯이 되어서 남은 모닥불과, 그 주변에 꽂힌 몇개의 구워지고 있는 생선.
땅에 걸터앉은 소년 옆에는 짐 같은 것도 있어서, 그의 야영지에 무례하게 뛰어들었다고 깨달은 리츠카와 마슈는 몇초 늦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조금 사정이 있어서!」
「바로 떠나겠습니다. 시끄럽게 해서 정말 죄송…… 윽, 선배!!」
「켁, 벌써 뒤쫓아왔나……」
마구 뒤쫓게 된 짜증이 쌓인건지, 이미 자포자기로 외치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목소리가 조금씩 커져온다.
불안을 몸을 움츠리는 마슈와 그 어깨를 순간적으로 껴안은 리츠카. 둘의 귀에, 무언가를 힘차게 무너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순식간에 뒤돌아 본 둘이 본 것은, 후드를 쓴 소년이 갑자기 모닥불을 짓밟아 부수는 이상한 광경이었다.
「……저, 저기, 무슨 짓을」
「거기에서 바로, 이걸 힘차게 박차듯 기세를 붙여 달려.
숯으로 발자국을 만들면서 강 속으로…… 건너지는 말고, 하류로 내려와서 돌아와」
소년의 말에 마슈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리츠카는 번개에 맞은 듯한 충격에 깜짝 놀랐다.
「마슈, 이쪽이야!!」
「선배!?」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마슈의 손을, 문답무용으로 잡아당기며 리츠카는 달렸다.
숲속을 도망치는 기세로 수풀에서 뛰쳐나와, 야영지에 있던 사람도 눈치채지 못하고 모닥불을 힘차게 발로 차 버리고, 두 사람의 숯검댕 발자국을 남기며 강으로 도망쳤다. 후에 따라잡은 사람이 그런 흐름을 마음 속으로 그릴 수 있는 흔적이 남았다.
소년의 말대로, 건너편 물가로 건너지는 않고, 강의 중간 정도에서 방향을 바꾼 둘은, 야영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기슭에서 다시 수풀 속에 몸을 숨겼다.
처음부터 뒤쫓았다면 몰라도, 상정외의 흔적을 제로에서부터 찾아낸다니, 숲의 전문가라도 아닌 이상 어렵다.
소리를, 기척을 숨기고, 야영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까지 돌아온 둘은, 추격자 병사들과 새침한 얼굴로 그들과 상대하는 소년의 대화를 보았다.
「녀석들은 건너편 물가로 도망친거겠지!?」
「틀림 없어. 방금 이 눈으로 봤으니까」
「고맙다, 협력에 감사하지」
「……그 녀석들, 뭘 한거야?」
「그걸 알아내려고 뒤쫓고 있다.
이상한 복장에, 거동도 매우 의심스러웠던데다가, 동료가 몇명 문답무용으로 쓰러졌으니까.
최근의 이상한 사태와 무관계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주먹을 쥐고, 이를 악물며, 분노와 분한 모습을 보이는 병사와, 그런 그를 앞에 둔 소년에 몰래 엿보던 리츠카와 마슈는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신들의 뒤쫓기는 걸 파악하여, 순식간에 도와준 그가, 병사의 이야기를 듣고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는 보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둘의 걱정은 헛되이, 소년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추적을 계속하려고 강을 건너는 병사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중보냈다.
그들의 모습이, 소리가, 수풀 저 너머로 사라질 무렵, 후우. 하고 어깨의 힘을 빼고, 모닥불의 잔해를 서서히 정리하는 소년을 앞에 두고, 리츠카 들은 좀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먼저 참지 못하고 행동한건 소년이었다. 크게 한숨을 내쉬며, 리츠카와 마슈가 숨어있는 수풀을 향해 확신을 가지고 돌아봤다.
「언제까지 숨어있으려는데. 이미 갔다고」
「……………아, 네.
저기…… 정말, 감사합니다」
「하아, 정말…… 정말 살았어. 고마워.
………그런데 왜?」
「나쁜 일을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녀석들이 쫓기고 있었어. 그러니까 도와준거야
그런데, 뒤쫓는 녀석들도 악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무언가 착각인지, 엇갈린건지, 혹은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도왔어.
들려줄 수 있겠지. 이쪽은 휘말려들었으니까」
모닥불을 다시 지피고, 장작을 넣어, 익숙하게 불을 지핀 소년은, 자신이 앉은 반대편으로 리츠카와 마슈를 권유했다.
끝났다. 침착해질 수 있었다. 살아났다라고 겨우 실감한 둘에게 피로가 단숨에 몰아닥쳤다.
특히, 마술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이었던 리츠카는 버티지 못하고, 무심코 무릎을 꿇었을 정도였다.
「선배!!
………죄송해요. 제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자」
고개숙인 마슈에게 건네진 가죽자루. 무심코 받은 그 내용물이 물이라는걸 확인한 마슈는 바로 그걸 리츠카에게 내밀었다.
사양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채 벌컥벌컥 마시는 리츠카를 보며, 후드 속으로 엿보이는 소년의 입가에 상냥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건 아직도 경계와 불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리츠카와 마슈가, 그라면 괜찮다고, 이 곳이라면 안전하다고 겨우 생각할 수 있었던, 그런 힘을 지닌 미소였다.
「나는 후지마루 리츠카」
「마슈 키리에라이트라고 합니다. 이쪽은 포우 씨」
「포우포우!」
「난 링크.
리츠카, 마슈, 포우.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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