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평온
링크 대타의 Grand Order/사룡백년전쟁 오를레앙
2021. 9. 30. 08:58
순간의 평온
「……저기 말야, 이거 정말 벗으면 안 되는거야?」
「안 됩니다. 링크 씨는 제발 그대로 있어주세요」
「……정말, 이런걸로 해결 되는거야?」
「보증할게」
「………이야기를 들을 때 뒤집어 쓰고 있어서는, 실례라고 생각하는데 말야」
(과연, 그래서 의리있게 맨얼굴을 드러낸건가)
(링크 씨가 말하시는 말도 당연하고, 전혀 잘못 되지 않았습니다만.
………누구도, 아무것도 나쁘지 않은데 사태가 나쁘게 흘러가는 일도 있는거군요. 공부가 되었습니다)
후드 구석을 잡으며,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해야 해서 약간 불만인 듯 했지만, 객관적으로 받은 조언을 무시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아슬아슬 시야가 확보 가능한 수준으로 후드를 덮어써준 링크 덕분에, 리츠카와 마슈는 우호적인 접촉에 대한 제1관문이 돌파된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리츠카, 마슈. 여기서 잠깐 문제다」
「문제?」
「우리들이 지금 걷는 이 길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말해 봐」
「이, 이 길에서인가요!?
그렇다고는 해도, 제 눈으로는, 아무런 특색도 없는 길이라고밖에……」
「갑자기 정보를 말해보라는건 심했나.
그러면, 뭐라도 신경쓰이는 점, 깨달은 점은 없어?
다른 곳의 다른 길과 비교해서, 다른 점을 지적하기만 해도 좋아」
다른 곳의, 다른 길. 그 말을 듣고, 마슈는 더욱 입을 다물어 버렸다.
칼데아의 시설과 극한의 설산. 게다가 불타오르는 후유키의 거리 말고는, 자료 외의 수단으로 세계를 알 방도가 없었던 마슈에게는 가혹한 질문이라는걸 링크는 모른다.
악의는 없고, 누구도 나쁘지 않은데 상황만이 나쁘게 굴러간다. 다시 일어나버리려는 예시에, 리츠카는 보충하기 위해 당황하며 끼어들었다.
「어, 어디…… 그러고 보니 꽤 폭이 넓은데. 셋이서 나란히 걸어도 여유롭게 걸을 수 있어」
필사적으로 굴린 머리 속에서, 일단 깨달은걸 말해봤지만 그 직후, 『그게 뭐 어쨌는데』라며 스스로에게 태클걸고 있었다.
쓴웃음 직후 낙담하는 리츠카였지만, 그런 그의 내심은 제쳐두고, 링크의 답변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리츠카, 한가지 말해두겠는데. 이 세상에 쓸데없는 정보, 쓸데없는 걸 눈치채는 일은 없어.
어떤 것이든, 어떤 일이든지, 그렇게 된 이유나 원인이 있어.
거기에서 정보를 끄집어 낼 수 있을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지, 도움이 되게 할 수 있을지도 사람마다 달라.
처음부터 『바보같은데』라고 잘라버릴 만큼 『바보같은 짓』도 없어.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사소하고, 너무나도 당연해서 놓치기 십상인걸 알아차릴 수 있다는 건 훌륭한 능력이야.
그리고 마슈도…… 모른다, 알지 못한다라고 죄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잘못된게 아니니까.
지식이나 경험만 많다고 우월감에 빠져서, 주변을 깔보는 녀석에게, 적당한 수준에서 『알고』 『배운 것』에 만족해 버리는 녀석에게 앞날은 없어.
마슈는 그저, 자란 환경이 나빴을 뿐……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뭔가 사정이 있어보이니 묻지는 않겠는데, 그럴 만 한 일이겠지.
중요한 건 지금부터. 배운다는 것에 중요함과 즐거움을 아는 마슈라면, 바로 따라잡아서 추월할거야」
「………네, 감사합니다」
「덧붙여서, 리츠카가 눈치챈 길의 폭은, 이 길을 사용하며 얼마나 되는 양의 짐을 옮길 수 있을지에 관련된거야. 말하자면 짐수레를 쓰느냐 어떠냐.
인편으로 옮길 수 있는 수준의 물자로는 못 버티는, 그 정도의 수의 사람과 그걸 조달하는 시설이 이 길 끝에 있다는 증거야」
「과연……」
「또한 다른 점에서, 그 인원수나 시설의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도 알아.
그 『다른 점』은 과연 뭘까, 자. 리츠카」
「몰라. 알려줘」
「……조금은 생각 좀 해라」
「모른게 나쁜게 아니다. 그렇게 말한건 너잖아」
「배우려고 하는게 중요하다고도 말했을텐데…… 뭐, 괜찮나. 왠지 넌 그래도 문제 없을 것 같고.
대답은 길에 포장이 어중간하다는 점. 이런 길은 살짝만 비가 내려도 진창이 되어버려.
그 정도라면 어떻게든 되는 수준의 왕래밖에 없다. 혹은 길을 정비할 우선도가 낮다. 어느쪽이든지, 사람들의 거점 치고는 소규모라는거야」
「과, 과연…… 굉장하시네요, 링크 씨. 매우 사소한 점에서 여러가지를 알아차리시네요!!」
「경험과 축적이야. 한 번 배워두면 여러 곳이나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아.
여러가지로 가르쳐준다고 했으니까,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야」
「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우울해진 상황에서 반전. 반짝반짝 눈빛을 빛내며 링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마슈와, 그런 그녀를 미소지으며 바라보는 리츠카.
여기가 인리붕괴를 일으키는 특이점 중 하나라는 점이나,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이상현상의 키워드라 생각되는 『마녀』라는 존재를, 알고 있는데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온화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아니… 진짜, 쫓겨서 숲으로 도망치게 되었을 땐 어쩌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해서 링크와 만날 수 있었으니까, 손익으로 따지면 이득이네」
「이게바로 『전화위복』이군요. 유도해준 닥터에게 감사해야겠어요.
…………어라, 닥터?」
《내가 왜!?》
「으앗!?」
「다, 닥터!!」
갑자기 큰 소리로 울려퍼진, 지금까지 완벽하게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 목소리와 그 주인에, 멍하니 소리를 낸 사람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 링크때문에, 리츠카와 마슈는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을 통신처 너머로 당황해서 말리려고 했……지만, 늦었다.
《리츠카 군, 마슈. 둘 다 괜찮아!? 그 후에 어떻게 됐어!?
………………어랏. 거기 너 누구?》
말릴 틈도 없이, 통신은 커녕 영상까지 이어져버렸다.
기분탓 아냐? 라고 속여넘기지 못할 결정적인 단서가 목격되어버려서, 리츠카와 마슈는 태클 걸 기력도 없었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 있는건, 모처럼 쌓아올린 현지민과의 우호관계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고, 지켜보기만 하자는 마음씀씀이가 단숨에 짓밟혀버린 오퍼레이션 룸의 일동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리츠카와 마슈의 몸을 진심으로 걱정했기 때문에 일어난 폭주라는건 누구도 의심하지 않아서, 기가 막혔지만 실망까지는 하지 않은건, 로마니의 평상시 행동에 의한 덕망 덕분이었지만.
코까지 가릴 정도로 깊이 내린 후드를, 그림자 속에 눈동자가 엿보일 정도까지 끌어올리고, 허공에 떠오른 식은땀 범벅으로 눈가가 경련하는 로마니의 얼굴을 바라보는 링크.
한 순간의 사고를 거쳐서, 리츠카는 각오를 다졌다. 속일 각오가 아니라, 제대로 설명할 각오를.
아직 짧은 교제지만, 링크라면 알아줄거라는 신뢰는 이미 있었고.
무엇보다도 리츠카 본인이, 그에게 성실하게 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링크, 소개할게.
그 사람은 로마니 아키만. 우리들의 닥터야」
「아군인거지?」
「보증할게」
그렇게 말하자 내쉰 한숨과 함께 링크의 어깨에, 시선에 담긴 부자연스러운 힘이 빠진 것을 알았다.
리츠카의 말과 그 발언을 듣고 경계를 푼 링크를 보고, 낯선 소년이 리츠카들이 현지에서 얻은 동료라는걸 로마니도 파악했다.
소장 대리로서, 그들의 상사로서, 보호자로서, 연장자로서, 그다지 한심한 모습만 보여줄 수는 없다.
『이제와서』라는 말을 들을듯한, 이미 확신이라 할 수 있는 예감을 일단 무시하고.
새로운 동료이며,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존재에게 제대로 마주하려는 리츠카의 마음을 존중하여, 칼데아와 자신들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로마니였지만, 그 결의는 다음 순간 무산되었다.
긴장이 풀려서 일단 풀려가야 할 링크의 표정이, 이번은 표정만이 아니라 전신에 두른 기색까지, 경계를 넘어 전의(戦意), 투지(闘志)가 흘러넘쳤으니까.
그걸 바로 정면에서 마주친 로마니가, 통신 너머에서 넘어진 걸 알았지만, 지금 걱정해야 하는건 그 쪽이 아니다.
말을 걸 틈도 없이, 자신들이 가고 있던 방향으로…… 그가 『요새가 있다』라고 말한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 링크의 뒤를, 리츠카와 마슈가 한 박자 늦게 뒤쫓았다
「링크, 왜 그래!?」
「사람의 비명!! 그리고 싸움의 소리야, 확실히 들렸어!!」
「……!! 마스터, 서두르죠!!」
그 말에, 결단에,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수긍하는 소년소녀들.
다 자란 어른조차 등을 돌려도 이상하지 않을 전쟁터 한 복판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그 모습은, 최신의 영웅담의 장면이라 부르기 합당한 광경이었다.
'링크 대타의 Grand Order > 사룡백년전쟁 오를레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VS 익룡 (0) | 2021.09.30 |
---|---|
마녀의 복수 (0) | 2021.09.30 |
VS 해골병 (0) | 2021.09.30 |
계약 성립 (0) | 2021.09.30 |
숲 속의 만남 (0) | 2021.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