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성립
링크 대타의 Grand Order/사룡백년전쟁 오를레앙
2021. 9. 30. 08:56
계약 성립
창백하고 무기질적인 인공의 빛이 비추는 칼데아 오퍼레이션 룸.
인리수복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소리를 내는 것 조차 꺼려질 정도의 긴박감이 가득한 이 방에, 어떠한 예고도 없이 당당히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에 무심코 돌아본 붉은 외투의 남자가, 시야 구석에서 등까지 쭉 뻗은 푸른 머리카락과 드루이드 지팡이를 발견한 시점에서 한숨과 함께 자세를 원상복귀했다.
「너냐, 랜서」
「유감이지만, 지금은 캐스터다.
적당히 그렇게 부르는건 그만둬주라고. 도통 미련이 가시지를 않는다고.
참나…… 다음에는 랜서로 불러달라고 사라질때 그렇게 일러뒀는데.」
「불사신의 창병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궁지 속에서 인도해준 드루이드가 그들에게 『쿠 훌린』이었겠지」
「……뭐, 기대받고 있는 이상 응해줄거다」
막대한 희생 속에서도, 리츠카와 마슈가 뜨겁게 타오르는 후유키에서 귀환했다.
그 얼마 뒤 행해진 의식에서, 후유키라는 토지에서 연을 맺었다 생각되는 몇명의 서번트가 소환되었다.
캐스터 쿠 훌린, 마찬가지로 캐스터 메데이아, 라이더 메두사, 어새신 사사키 코지로.
그리고 아처 에미야에 세이버 알트리아 얼터.
소환된 직후 아비규환이었다.
현재 적대할 의사는 없다, 오히려 인리수복에 힘을 다할 생각이라고(어째서인지 에미야가 알트리아 몫까지) 성심성의로 주장하는 것으로 겨우 진정되었던 것이다.
서번트라는 최상클래스의 사역마가, 마술사로서 감각이 적은 자라고 해도, 역사나 전설상의 영웅이 여기 있다는 현상에 처음에는 하나하나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했던 칼데아 스텝이나,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져 있었다.
비록 영웅이라도 언제까지나 주저하고 있을 수 있을 정도로, 모처럼의 인원을 놀려둘 수 있을 여유가 현재 전혀 없다는게 이유였다.
완전히 손도 대지 않아서 신품 상태였고, 시설적으로도 중요하다고 보이지 않아서 무상으로 남아있던 식당의 주인으로 순식간에 들어가서, 질려버린 보존식을 어떻게든지 어레인지해서 영양과 식사의 즐거움을 제공해 준 에미야에게는 리츠카를 포함한 스탭 전원이 굴복했다.
쿠 훌린도 익숙하지는 않아도 캐스터로서 메데이아와 함께 파괴되어 버린 칼데아 시설을 하나라도 더 복구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다 빈치라는 전례가 있었던 것이 다행인지라, 서번트들이 그저 강력한 사역마가 아니라 인리수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료라는 위치를 칼데아에서 확립하고 있다.
그러니까 쿠 훌린이 들어온 것을 알아차려도, 스탭들은 신경쓰지 않고 존재증명을 계속한거다.
자주 빈정거리기는 해도, 실제로는 MAMA 기질이라는 것이 단시간으로 알려진 에미야가, 레이시프트로 가는 둘을 전송한 후에도 자신의 성에서 심하게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상태를 보러 왔을 때도, 아무도 태클걸지 않았다.
에미야에게의 태클을 무시하는건, 실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불로 구워진 껍질이 바삭하고 향기로운데다가, 뜨거운 기름이 입안 한가득 퍼져서…… 아주 살짝 소금을 뿌리고, 불로 구웠을 뿐인데도 이렇게나 맛있다니!!
이게 생선구이, 이게 레이션이나 영양보조식품과는 다른 진짜 야외요리!!》
《레이…… 영양보조라니?》
《마, 마슈는 말하자면 규중처녀라서…… 얼마 전까지 집 밖으로 나와 본 적이 없었어》
《사정 있다는건가. 그러면 자세히 묻지는 않겠어.
마슈, 더 먹을래?》
《잘 먹겠습니다!!》
「……제대로 된 식재료만 있었다면, 마슈에게 좀 더 공을 들인 가정의 맛을, 좀 더 빠르게, 좀 더 많이 맛보게 해 줬을텐데.
소환된 후 난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거냐……!!」
「요리, 때때로 청소였지.
……너 말야. 자기가 아처의 서번트라는거 진짜 잊어버린거 아니냐?」
「애당초, 제대로 된 식재료는 커녕, 가까스로 어레인지를 할 수 있는 보존식도 거의 바닥났어!!
이대로는 통조림은 커녕, 고형 영양보조식품으로 삼시세끼를 먹어야 하는데…… 큭, 내가 식재료 투영을 할 수만 있었다면」
「전혀 듣지를 않는데」
주변이 일부러 무시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잘 아는 녀석의 처음 보는 일면에 무시하지 못하고 의리 있게 태클을 건 쿠 훌린이었지만, 단숨에 포기하고 의식을 교체.
「다 빈치. 지금 어떻게 되고 있어?」
「수복을 마치고 어느정도 안정된 특이점에서라면, 식재료나 기타 물자를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어.
지금은 거기에 기대할 수 밖에 없어. 에미야는 조금만 더 버텨줬으면 하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알고 있어. 농담이 안 통하네」
「완전히 농담으로 받아들인건 아니라고.
우리 서번트는 어쨌든, 마스터나 스탭들. 순수한 인간들에게는 진짜 절실한 안건이니까」
「그런거지. 일단 진지하게 고려는 하고 있어.
그리고 현재 상황인데 말이지…… 일단, 조금 더 지나면 진정해서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게 되려는 찰나려나」
레이시프트의 동향을 엿보기 위한 대형 스크린에는, 숲 속에서 모닥불 곁에 앉아서, 생선구이나 훈제육, 직화로 구운, 혹은 생과일이라는 심플하며 와일드한 메뉴에 입맛을 다시는 리츠카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외부 세계를 모르는 마슈는 물론이고, 에미야의 필사적인 어레인지가 있었다고는 해도 최근 너무 단조로워진 메뉴에 죽는 소리가 나왔던 리츠카 역시, 오랜만의 신선한 재료의 식사에 빠져들어 있었다.
스탭들로서는 지독한 식사테러가 될 광경이었지만, 레이시프트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리츠카와 마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본 것에 대한 안도감이, 전원의 냉정함을 유지시키고 있었다.
현재 상황을 대충 확인한 쿠 훌린은, 최종적으로 당연히 지적해야 할 점을. 유일하게 처음 보는 존재인 소년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 꼬마는?」
「위험한 찰나의 리츠카 군들을 도와준 사람.
이름이 말이지…… 글쎄 놀랍게도, 『링크』라더라」
다 빈치가 약간 주저하며 말한 그 이름에, 쿠 훌린은 무심코 숨을 삼켜버렸다.
그 정도로, 너무나도 강한 힘과 의미를 지닌 이름이었다.
「…………인리소각에 대한 세계의 카운터로서, 특이점에는 서번트가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라고 했었지」
「나도 혹시나 했는데 말야…… 유감스럽지만 그건 아닌 듯 해. 서번트 반응이 측정되지를 않아.
오랜 세월 속에서, 『그』의 이름을 아이에게 붙이는 강직한 부모도 있었다는거겠지」
「붙여진 쪽에서는 좀 봐줬으면 했겠지만」
소년이 지금까지 겪었을 노고를 상상하며 조금 동정한 쿠 훌린은 제쳐두고, 정작 그 소년은 배가 불러서 진정한 리츠카들에게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이변을 조사, 해결하러 왔다…라》
《소속된 조직의 형편상, 그다지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혼란을 틈타서 이상한 짓을 꾸민다거나 하는건 절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사전정보를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도착한 직후인데, 오해로 갑자기 저렇게 되어버려서, 아직 자세한 일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뭐든지 좋아… 알고(知って) 있는 것, 알고(分かって) 있는 것. 알려줄 수 있어?》
(※역주 - 알다. 라는 의미를 지닌 일본어는 크게 知る[1단동사], 解る[5단동사], 分かる[5단동사]의 3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각각 "지식상으로, 혹은 사전정보로" 알다(知る). 이해하다(解る), (그런거 상관 없이 광의적으로) 알다, 이해하다(分かる) 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여기서 리츠카는 "무언가 지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그 외에 정보를 종합했거나 주워들어서)알고 있는 것"을 물어본 것)
《가르쳐주는거야 상관 없지만…… 공교롭게도, 나도 거의 몰라.
나도 홀로 여행하고 있는데다가, 이 나라도 도착한 직후라서.
여기가 『프랑스』라는 나라라는 것도 방금 듣고서야 처음 알게 되었으니까》
《그런가요!?
이런 숲 속에서 딱히 부자연스럽지 않고 익숙한 모습으로 보내고 있어서, 틀림없이 현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막 도착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이 있는 곳에서 정보를 모으지 않고, 이런 곳에서 홀로 서바이벌 생활…… 저기 링크, 혹시 너도 사정이 있는거야?》
정보원으로서의 기대가 어긋나서 가볍게 어깨를 움츠린 다 빈치를 뒷전으로, 쿠 훌린은 얼마 안 되는 정보와 사고의 여지에서 의심스러운 점을 파악한 리츠카에게 무심코 미소를 지으며 감탄하고 있었다.
위기적인 상황, 이상사태 속에서 초조해하고,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사고 구석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냉정함을 유지한다.
그런 어떤 의미로의 둔감, 마이페이스는 후유키 때 봤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한 걸음 물러서서 상황을 부감하고, 어떤 때에도 객관적으로 견해와 판단을 할 수 있다.
지휘관, 마스터에게 필요한 소질이 있다는 것을, 이렇게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요행이었다.
그런 쿠 훌린의 시선 너머, 커다란 스크린 너머에서는 당황하면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링크의 모습이, 리츠카의 지적이 올바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사정 있다……라고 해야 하나? 나도 잘 몰라서.
나도 처음에는, 뭐든지 좋으니까 정보수집을 하려고 해서 마을을 찾았어.
몇군데 찾아서, 여러가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어디를 가도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도 전에 문제가 일어나서……》
《문제……라니, 구체적으로는?》
《어디를 가도, 왠지 이상하게 사람들이 꼬여.
성별도, 직업도, 지위도, 그때마다 제각각, 그래서 대처법을 찾을 수도 없어서.
물건도 뭘 사지를 못했으니까, 이렇게 자력으로, 사냥이나 채집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여행할지 준비중이었어》
《씩씩하네……》
《뭐가 원인이었을까요》
기막힘 밤, 감탄 반의 리츠카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진지하게 고찰하는 마슈.
그때, 둘 사이를 갑작스레 분 바람이, 반쯤 남아있던 모닥불의 재를 흩었다.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둘의 정 반대편에 앉아있던 링크는 재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게다가 조금 마셔버린 것 같아서 목이 메이기 시작했다.
《링크 씨, 괜찮으신가요!?》
《자, 물이라도 마…셔……………》
당황한 마슈와, 방금 전의 반대로 가죽자루를 내민 리츠카.
둘의 그런 행동은, 어떤 것을 봐서 저도 모르게 멈춰버렸다.
멈춰버린 것은 그들만이 아니다. 화면 너머 오퍼레이터 룸에서 지켜보던 전원도 예외는 없었다.
《커헉…… 고마ㅇ…………………리츠카, 마슈. 왜 그래?》
《……링크 씨.
이상하게 사람이 꼬인 이유 말이지만, 판명됐습니다》
《그보다 너 말야…… 그렇게 자각 없이, 지금까지 잘도 무사했네》
《무슨 말이야?》
아직도 잦아들지 않은 괴로움에 더해서, 영문을 모르는지라 짜증까지 더해져서, 약간 이마가 찡그려진 그 표정조차, 예술가가 한 평생을 들여 완성시킨 걸작 같다.
머리부터 뒤집어 쓴 재를 털어내기 위해 벗은 후드 아래에서 나타난 것은, 무심코 그런 것을 생각해버린 자신을 비웃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년이었다.
「……과연, 부모도 그런 이름 붙일만 하군」
「아까워, 진짜 유감인데!! 이런 상황만 아니었으면 전신전령을 건 그림의 모델로 삼았을텐데!!」
모나리자에 뒤잇는 걸작이 그려졌을지도 모르는데!! …라고 소란피우는 다 빈치와, 아직도 멍하니 있는 스탭들을 뒷전으로 한 채, 화면 너머 소년소녀들은 어떻게든지 대화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링크, 거래를 하자.
이 나라의 현재 상황을 알고 싶다…… 좀 더 넓게 말하자면 우리들에게는 『정보를 원한다』라는 공통점이 있어.
우리들은 링크가 왠지 사람이 꼬이게 된 원인을 알아차렸고, 그 대처법도 생각나고 있어》
《그 부분을 보조하는 대신, 여행길에 동행해서 여러가지로 도와달라…… 라는거구나》
《정답…… 보면 알았겠지만, 우리들. 야영이나 여행에 대해서는 책으로 배웠을 뿐 현장지식이 전무해서 말야.
도움만이 아니라, 제발 가르쳐줬으면 좋겠어》
《알았어. 그 이야기 받아들일게.
도와준다면 고맙고, 슬슬 움직이려고 생각하던 찰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희들과 같이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고》
《감사합니다, 링크 씨. 잘 부탁드립니다!》
《나야말로, 다시금, 잘 부탁해.
그러면 협력관계 체결을 축하하며, 현 시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볼까》
《어, 정보 있었어!?》
《일단은 제법 여러군데 돌았다고. 몇개의 마을이나 요새 위치 정도는 파악하고 있아.
이 숲을 나가서 조금 떨어진 곳에도, 작게나마 요새가 있어.
지금의 전황이나 정세를 알고 싶으면, 이야기를 듣는 대상은 일반인보다는 병사겠지》
《과연…… 그러면 다음 목적은, 그 요새에서, 이번에야말로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거네요》
《……그리고, 또 하나.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랐던……… 너희들에게 전해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 지금까지 헤매던 정보가 있어》
《………들려줘》
《자세히 듣기 전에 마을을 떠나야만 해서, 살짝 주변에서 들리던 대화를 들은 것 뿐인데 말야…… 뭐라더라,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는 것 같아.
『되살아 난 마녀가, 나라에, 자신들에게 복수한다』라고》
인리수복의 여정을 더듬는 본편에서는, 특이점에서 메인으로 활약하는 서번트는 마슈와 링크 외에는 그 특이점 본편에서 등장하는 자들 뿐이라는 속박을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칼데아에서 자유롭게 인원을 동원할 수 있게 된다면, 선택지나 전략의 폭이 너무 느슨해져서 쉬운 게임이 되어버리니까.
쓰는 쪽에서는, 어느 정도 제약을 걸어둔 편이 쓰기 쉽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리츠카의 스펙으로 봐서도, 칼데아에서 서번트를 마구 불러내다니, 도저히 할 수 없으니까요.
레이시프트 시에 데리고 갈 수 있는건, 리츠카 본인의 스펙으로 계약과 현현을 유지 가능한 자 뿐…… 요점은 칼데아를 개입하지 않고 개인이서 계약한 서번트, 즉 마슈와 링크.
그 외의 모두는, 서클 설치가 완료되어 칼데아에서의 백업을 받게 된 후에야, 일시적인 소환으로 힘을 빌릴 수 있을 정도로만 해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칼데아에서 소속된 서번트를 소환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만.
스탭이 격감해버린 칼데아라는 조직 자체의 운용, 리츠카나 마슈에게의 지도, 막간의 이야기나 이벤트에 해당하는 소규모 특이점에의 대응 등.
메인 외에도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있으니까, 평상시에는 그 쪽에 종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이점에서 싸우는 것 만이 인리수복인건 아니라는겁니다. 그 부분의 일상이나 이벤트 스토리도 앞으로 써 보고 싶습니다.
어떤 서번트라도 평범하게 등장해주는, 짤막 네타나 막간의 시간축에 대해서는, FGO 게임 본편의 그것처럼 무시해주세요.
'링크 대타의 Grand Order > 사룡백년전쟁 오를레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VS 익룡 (0) | 2021.09.30 |
---|---|
마녀의 복수 (0) | 2021.09.30 |
VS 해골병 (0) | 2021.09.30 |
순간의 평온 (0) | 2021.09.30 |
숲 속의 만남 (0) | 2021.09.30 |